20240426

따뜻, 앵앵, 증거

1. 시험 기간이 끝났나 보다. 도서관은 다시 조용해졌다. 4월 말의 햇빛도 무척 따뜻하다.


2. 운동을 좀 해야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문제가 무릎과 발이다. 조금만 무리하면 둘 다 아파. 이 둘이 아프면 유산소, 근력 모두 문제가 생긴다. 스트레칭은 생각날 때 마다 하고 있는데 숨이 차는 경험을 일주일에 세네번은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어디서 듣고 나서 그게 꽤 신경이 쓰인다. 하지만 저번 주에 도서관 뒷산에 올라갔다가 일주일 간 잘 걷지도 못했던 과거가 있다.


3. 자려고 누웠는데 모기가 앵앵거리는 소리가 났다. 돌아왔구나 모기. 모기는 앵앵거리는 소리만 없으면 최후의 승리자가 되지 않을까. 애써 잡을 이유가 사라진다. 생존을 위한 최고의 비행술을 위해 앵앵거리는 소리를 낼 수 밖에 없다는 건 뭐랄까, 마블 영화에 완벽한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생태계의 균형감이랄까. 

얼마 전 뉴스에 보니까 미국에서 올해가 매미가 깨어나는 해라 1000조마리인가가 예상된다고 한다. 아마도 모기는 훨씬 더 많을 거다. 이렇게 개체수가 많으면 뭔가 굉장한 돌연변이가 발생하고 그걸 중심으로 진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세상이 그렇게 쉽게 돌아가지는 않나 보다.

아무튼 모기향을 꺼냈는데 이게 머리가 꽤 아프다. 예전에는 괜찮았는데 왜 그럴까 곰곰이 생각해 본 결과 방이 좁기 때문이다. 전자 모기향은 아주 아프고 매트형은 약간 덜 아프기 때문에 작년부터 매트형을 쓰는데 그렇게 큰 차이가 나는 거 같진 않다. 그렇다고 모기향을 피울 수는 없잖아. 연기가 자욱할 거 같은데.


4.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진화에 대해 의심을 하게 되는데 수백, 수천 만년 단위로 변화하는 건 또 나로서는 상상의 영역 바깥이긴 하다. 증거들이 꽤 있으니 믿을 수 밖에. 


5. 유튜브 뮤직에 대한 불만 중 하나는 검색을 할 때 연도별 검색 같은 게 안된다는 것. 관심있는 장르, 분야에서 최근에 어떤 음악이 나오는 지 궁금한데 쉽게 눈에 보이질 않는다.


6. 무슨 대단한 음악을 듣고, 무슨 대단한 세상을 만들겠다고 미성년을 대상화하고 방패막으로 쓰는 분을 옹호하는 걸 보면서 케이팝이라는 거 자체에 좀 질려버렸다. 재미는 없어지겠지만 약간 멀리하려고.

20240424

휘청, 유지, 저편

1. 도서관 사람이 많아서 집에 이틀 있었다가 오늘 나갔다. 이틀 정도만 집에 있어도 다리가 살짝 휘청거려. 하체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하나 봄.


2. 하이브 - 어도어 사건에서 흥미로운 지점 중 하나는 민희진이 지분을 20%나 가지고 있는 것. 자본 투자 없이 어떻게 이렇게 가지고 있나 했는데(예전에 봤을 때는 분명 하이브 100%였다) 옵션이 있었다. 20%라니! 대단하다! 저거 공시가 저번 달인가 그랬더만.

아무튼 이 사건은 본체와 자회사로 운영되는 하이브의 운영 방식에 의문을 남기게 된다. 평상시라면 케이팝이라는 특수한 직종의 특징으로 볼 때 각자의 운영 방식을 유지할 수 있고 적당한 거리감은 서로 윈윈하는 데 도움이 된다. LVMH나 케링 같은 패션 conglemate가 이런 방식이다. 

하지만 자회사가 본체보다 더 수익이 높고 인기가 많은 경우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독립을 꿈꾸게 되는 거다. 법이 어떻게 되어있는 지는 모르겠는데 어도어의 경우 사내이사가 민희진 임명이었다고 한다. 즉 본체로부터 간섭이 없는 상태다. 규모가 작으니까 그러지 않을까 싶은데 이런 구조라면 문제가 안 생길 수가 없다. 처음에는 시스템이 아쉽겠지만 성장하고 나면 왜 내가 먹을 걸 쟤가 가져가지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이럴 경우 본진에서는 팔아 넘긴다와 다 쫓아내고 유지한다 중 선택을 하게 된다.

패션 대기업 집단의 경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경영 CEO를 본진에서 임명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분을 51%만 가지고 있는 경우도 꽤 있는데 아마도 이런 권리를 통해 균형과 견제를 꾀하고 있는 듯. 물론 여기라도 완전히 안정적인 건 아니다. 그렇지만 예컨대 구찌는 케링의 브랜드라는 인식이 사람들에게 그렇게까지 크지는 않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거다. 이건 누가 자본을 대고 이익을 가지고 가느냐의 문제다.


3. 그러고보니 구찌를 두고 벌어진 케링(당시는 PPR)과 LVMH의 인수 대결도 꽤 흥미진진했었다. 예전 일이라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 있었군.


4. 아무튼 하이브의 질문에 대한 어도어의 첫번째 회답은 세상이 다 나를 베끼고 있어 + 뉴진스는 내 편 이 두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거 같다. 이 두 가지 답이 다 문제가 많지만 가장 큰문제는 이게 여론에 특히나 좋지 않다는 것. 이후 답이 있었지만 비공개라서 알기 어렵고 결국 하이브가 배임 혐의로 고발하는 수순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제부터 궁금한 건 하이브는 뉴진스를 어떻게 빼낼 것인가, 그게 가능할까 정도인 듯. 어도어를 껍데기를 만들어서 다시 사들인다는 점과 그 실현 방식에 있어서는 피프티 피프티와 비슷한 점이 좀 있는데 피프티의 경우 아티스트의 계약 당사자가 어트랙트였던 데 비해 뉴진스는 계약 대상이 하이브가 아니라 어도어라는 차이가 있다. 


5. 민 대표의 기자회견 혹은 라방이라 할 만한 일이 있었다. 이걸 보면서 문득 든 생각.

일단 이 무대의 주인공인 방 의장과 민 대표 두 명은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회사 대표들이다. 그게 너무나 전형적이고 그 모습을 그대로 생방에서 이야기 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나름의 공감을 하며 받아들이게 되지 않았나 싶다. 그렇다고 해도 내가 기대하는 건 뉴진스의 음악이지 민희진이 아니기 때문에 이건 별로 도움이 안됨.

아무튼 하이브의 남초 이사진과 민 대표의 막무가내식을 비교해 보자면 양쪽 다 직원들에게는 재앙일텐데 그래도 하이브 고위, 하이브 직원, 어도어 고위, 어도어 직원 사이에는 약간씩 다른 반응이 생기기 마련이다. 우리 사회에서 어느 쪽이 다수냐 하면 당연히 하이브 직원 같은 상황이다. 물론 슬쩍슬쩍 걸러서 본 반응은 커뮤니티 별로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어도어 입장에서 바라본 하이브 고위직의 모습에 빙의를 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기사 딸린 차 타고 골프나 치러 다니면서 같은 말은 매우 효과적이다. '그래 맞아'를 하지 않을 수가 없음.

민 대표의 케이팝에 대한 불만과 별개로 개인적으로는 민 대표 타입의 사람과 일을 해본 적이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그 생각이 지워지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오늘 같은 말투, 언어의 사용 방식은 오랫동안 기억 어딘가에 묻혀 있던 불쾌한 감정들을 자극한다. 시혁님이 개꼰대로 호칭이 바뀌는 타임까지 보고 더 보기가 어려워지고 급격하게 피곤해진 건 그런 이유다. 힘들다. 이걸 다시 기억의 저편에 묻기 위해서는 무엇인가 전환의 계기가 필요할 거 같다.


6. 아무튼 그의 라방 속에는 쉼없는 욕설, 미성년 착취, 엄한 곳에 자아 의탁, 인형놀이, "어렸을 때가 더 예뻤다" 류의 가스라이팅 등등 혐오스러운 모든 것이 들어있었다. 아무래도 케이팝을 그만 들을 때가 된 듯.


7. 야구를 안 본다고 했지만 집에 오는 길에 티빙에서 딱 하기 때문에 조금씩 챙겨보게 된다. 응원할 팀이 딱히 없는데 최강야구에서 본 두 선수가 가 있는 팀 한화와 키움을 일주일 쯤 봤는데 둘 다 정말... 황영묵이 10경기 연속 안타를 치고 있다지만 다 부질없다. 야구는 안 보는 게 맞는 거 같다.

20240422

수급, 변함, 위상

1. 아이언 렁이라는 게 있다고 한다(링크). 철 원통으로 몸을 감싸고 기계식 인공 호흡을 하도록 만드는 기계로 사람은 머리만 빼놓고 살게 된다. 소아마비 환자들이 들어가는 데 계속 거기에만 있는 건 아니고 건강이 좋을 때는 잠깐 씩이라도 나올 수 있다. 어릴 때, 나이가 든 후에는 거기 있어야 한다. 이제는 현대적인 호흡 치료법도 있고 소아마비 자체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쓰지 않는다. 가장 오랫동안 사용한 분이 2명이 있는데 폴 알렉산더와 마사 릴라드다. 

폴 알렉산더는 1946년생인데 1953년에 처음 아이언 렁에 들어갔다. 10살이 넘어가면서 부터 철폐 바깥에서 사는 삶을 늘려갔고 법학 박사 학위도 따고 변호사 자격증도 따는 등 열심히 살았다. 2020년 8년에 걸쳐 집필한 자서전 Three Minutes for a Dog: My Life in an Iron Lung을 내놨고 2024년에는 틱톡 계정을 계설하기도 했는데 올해 3월, 78세로 세상을 떠났다. 아이언 렁 속에 가장 오랫동안 산 사람으로 기네스 북에도 올랐다.

마사 릴라드는 1948년생이고 역시 1953년에 아이언 렁에 들어갔다. 미국에서 아이언 렁을 사용한 거의 마지막 환자였다고 한다. 지금도 아이언 렁 속에 있고 폴 알렉산더 사망 이후 이 기계에 살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한다. 소식에 의하면 오래된 기계라 부품 수급 등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


2. ㅁㅎㅈ이 케이팝의 큰 문제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이건 기획사 성비 균형 문제와 큰 연관이 있는데 덕분에 ㅁㅎㅈ에게 엄한 방어막이 깔린다. 성비가 균형을 이루고 있다면 발을 붙일 수 없을 거다. 사실 사건이 알려진 이후 ㅁㅎㅈ 없는 ㄴㅈㅅ를 약간 기대해 봤고 그럴 때가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한데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그건 쉽지 않을 듯.


3. 시험 기간이라고 도서관이 시끄럽길래 집에 있다. 집에 있으면 2시간 정도 여유가 생기는 게 장점이지만 밥을 해먹고 뒹굴거리고 하는 시간이 늘어나는 단점이 있다. 그래도 할 일을 해야지.


4. 최강야구 시즌 3가 시작되었다. 1회 스토브 리그, 2회 트라이 아웃이 있었는데 이 둘은 역시 좀 재미가 없다. 스토브 리그는 유튜브로만 올려도 충분하고, 트라이 아웃은 더 재미 없지만 그래도 시청자들이 새로운 선수 만나는 거니 반 회차 분 정도면 충분하지 않았을까 싶다. 시즌 3 돌아가는 분위기를 보면 최소 승률 조절이 있는 걸 암시하며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한 새로운 시도가 있는 거 같은데 엄한 몰카를 두 번이나 하는 제작진의 감각을 보면서 약간 왜 저러지 하는 것도 있기 때문에 두고봐야 할 듯. 정의윤은 경고의 의미라도 있어 보이지만 신재영은 그냥 만만해서 저러는 거 아닌가 하는 싶어서 좀 그랬음. 아무튼 시즌 3가 정점이 되어야 할텐데 깔끔하게 떠내 보내는 방법이 무엇이라고 생각하고 그걸 보여줄 지 기대해 보고 있다. 그리고 김성근이 조련하는 니퍼트가 궁금하다. 부디 뭉찬처럼 과도한 무거움과 결과 집착으로 나아가지 않기를.


5. 여고추리반 시즌 3도 이번 주 시작된다. 박지윤이야 그렇다 쳐도 멤버 모두가 이 시리즈가 시작될 때와 소위 위상이 좀 달라져 있다. 연예인 짬을 꽤 먹은 상태라 퀄리티가 꽤 높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20240415

두통, 공습, 직감

1. 주말에 날씨가 무척 더웠는데 월요일이 되니 비가 내린다. 날씨가 종잡을 수가 없어. 오늘은 왠지 머리가 아파서 집에서 일하는 중. 하지만 졸리다.


2.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이 있었다. 드론과 미사일을 상당히 많이 날렸고 대부분 요격되었다. 돌아가는 걸 봤을 때 이란 쪽에서는 현재 확전을 별로 원하지 않고, 그럼에도 공격 받은 거에 대해 뭐라도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방법을 선택하지 않았나 싶다. 대부분 요격 당했다고 해서 이란이 체면을 구겼다는 뉴스도 나오는 데 투입된 자본을 비교해 보면 이란이 딱히 믿지는 장사를 한 거 같지는 않다. 공격 전에 며칠 간 미국과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는 소식도 있다. 즉 대화가 끊겨있는 게 아닌 상황에서 뭐라도 했다는 명분과 확전도 막는 실리를 양쪽 다 적절히 챙기려 하는 거 같다. 문제는 이스라엘인데 처음에는 신중론이 우세했는데 이후 보복 뉴스가 계속 나오고 있다. 정전보다는 보복이 더 뉴스가 되니까 그런 걸 수도 있는 거 같긴 한데 어떻게 할 지 궁금하다.


3. 날이 급격하게 더워지면서 선풍기를 언제 꺼낼 것인가 고민중이다. 아직은 괜찮은 거 같긴 하지만 이게 갑자기 더워지니까 감이 좀 잡히지 않는다.


20240405

외투, 질림, 격차

1. 날씨가 좀 오락가락한데 아침과 밤에 여전히 춥다. 적어도 울 펠트 안감이나 플리스 안감이 들어간 색 코트라도 입어야 된다. 물론 그렇게 입으면 낮에는 덥다. 그러므로 입었다 벗었다 하기 좋게 매니징을 해보고 있다. 좀 귀찮음. 


2. 기본적인 방침은 외투의 단추를 다 채우고 나가서 아무 것도 건드리지 않고도 하루를 쾌적하게 날 수 있는 착장이다. 일교차가 10도가 넘는 나라에서 불가능한 일처럼 보이긴 한다. 그렇지만 어떻게 하면 될 거 같기도 한데 잘 안된다.


3. KT 장기 사용자 쿠폰으로 밀리의 서재를 구독했다. 그래서 밤에 자기 전, 지하철에서, 일하다 능률이 안 오를 때 각각 3권의 책을 읽고 있다. 

밤에 자기 전에는 최근 조 홀드먼의 영원한 전쟁을 읽고 있다. 하인라인의 스타십 트루퍼스를 읽고 나서 그걸 뒤집어 놓았다는 이야기를 선택했다. 둘을 비교해 보자면 완성도 측면에서는 역시 스타십 트루퍼스인 거 같다. 뭔가 단단한 고전, 마스터피스의 느낌이 있다. 조 홀드먼은 그에 비해서는 좀 어수선하다. 그 이유는 아마도 밀리터리 SF에서 한 칸 더 나아가 다른 사상, 다른 이상향이 스쳐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1970년대 히피들은 감명을 받았을 지 몰라도 이제와서 보기엔 좀 민망한 느낌이 있다. 예전에 읽은 거지만 낯선 땅 이방인에서 비슷한 느낌을 받았었는데 다시 볼려고 보니까 절판이군.

지하철에서는 하인라인의 우주복 있음, 출장 가능을 좀 읽다가 지겨워졌다. 기본적으로 청소년 도서 특유의 우화 느낌이 잔잔히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듄, 파운데이션, 낯선 별자리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SF 보기가 약간 질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밀리의 서재에 검색해도 나오는 책이 너무 없어서 뒤적거리다가 존 르 카레의 스마일리의 사람들을 읽기 시작했다. 이건 BBC 드라마로 봤었고 영어 책으로 시도하다가 관뒀었다. 

하지만 이 책은 지하철에서 보기에 적합하진 않은게 등장인물이 너무 많다. 책 속의 이름을 잘 못 외워서 옆에다 A4지 가져다 놓고 이름과 관계 다이어그램을 그리면서 읽는 사람에게 이런 건 좀 힘들다. 이건 중학교 때 폭풍의 언덕을 읽으면서 몇 번을 읽어도 누가 누군지 모르겠고, 누가 누군지 모르겠으니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다가 이름을 적어 놓으면서 읽었더니 이야기 진행 파악이 아주 쉬워지길래 생긴 습관이다. 이번 기회에 그런 거 없이 읽는 데 익숙해져 볼까 하고 있긴 한데 아직 어렵다.

일하다가 졸릴 때 읽는 건 그래도 패션 관련 책들이다.


4. OTT로는 슬로 호시스 시즌 2를 보고 있다. 시즌 1 보면서 개리 올드만이 너무 더러워서 겨우겨우 끝냈는데 뭐 볼까 하다 문득 시작했다. 여전히 너무 더럽다. 게걸스럽게 국수 먹는 거하고 그놈의 코트. 코트를 세탁할 수 있는거야? 하는 대사가 웃기긴 했다. 

그리고 이 시리즈의 장벽같은 문제는 슬라우 하우스에서 잭슨 램과 나머지 다른 사람들 간의 능력 격차가 너무 크다는 거다. 얼치기 같은 놈들이 잔뜩 쌓여서 설레발레 하다가 어쩌다 일을 해결함. 데이터 매트릭스에 기반한다면 일 해결의 확률적 측면에서 필터링이 당연하다. 나름 잘 걸러내고 있는 MI5가 그렇게까지 나쁜 조직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존 르 카레 풍 첩보물은 아직은 BBC가 만든 게 최고다. MI5나 BBC나 얼추 같은 사람들이 인생의 어느 갈림길에서 갈린 결과일테니 그런 거 아닐까 싶기도 하다. 존 스마일리가 BBC에서 일하고, BBC 시리즈의 제작 스탭이 MI5에서 일하는 평행 우주는 그렇게 멀지 않은 데 있을 테니까.

이렇게 해서 한창 우주 전쟁을 보다가 1943년 독일과 싸우는 거를 지나(마스터스 오브 디 에어와 더 뉴 룩), 영국과 소련의 냉전 시대로 넘어갔다.

이상한 점은 애플TV가 참 볼 게 없다고 생각하는 데도 시리즈를 쭉 보는 건 애플TV다. 넷플릭스 구독하면 삼체랑 뭐 이런 거 보게 되겠지만. 근데 삼체 이번 시즌엔 우주인들 쳐들어 오는 거 없다고 해서 약간 시큰둥해졌다.


5. 지구마블 세계 여행 시즌 2가 생각보다는 재미있는데 티빙판과 유튜브 판에 미묘하게 다른 점이 있다. 그래서 둘 다 보게 만들긴 한데 안 보는 사람은 아예 관심 없음, 보는 사람에게 2배의 시간을 쓰게 함 전략은 약간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이 있다. 곧 최강야구와 여고추리반이 시작한다. 그거 나오면 SF, 2차 대전, 첩보 전쟁은 좀 뒤로 밀리지 않을까 싶음. 


6. 야구를 몇 경기 봤다. 한화는 좋은 마무리가 없으면 좀 어렵지 않을까 싶다. 다저스는 글래스노우가 정말 잘 던지던데 내구성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저스는 왠지 별로기 때문에 그들을 견제할 브레이브스를 응원해볼까 하고 최근 경기 하일라이트를 봤는데 화이트 삭스에게 지는 경기를 봤다. 메츠는 뭘 해도 지지부진의 느낌이 있다.

20240401

활력, 패턴, 대비

1. 살면서 주로 하는 일과 다른 종류의 활력이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그런 걸 아이돌 음악이나 예능 방송에서 찾았다. 아이돌 음악에 약간 시큰둥해지고, 예능 방송이 유튜브로 옮겨가면서 불규칙성, 비정기성, 너무 많음 등의 이유로 고민을 하다가 스포츠를 보면 약간 다른 종류의 활력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에 대한 검토가 지난 몇 주간 있었다.


2. 일단 보고 있는 채널이 유튜브, 티빙, 쿠팡 플레이가 있는 상황이다. 

일단 야구. 국내 리그의 경우 딱히 응원하는 팀이 생기지가 않는다. 한화의 최근 활약은 아주 흥미진진하지만 과연 내가 계속 보려나 싶다. 야구의 문제점은 경기가 너무 많다는 것. 매일 해. 이래서는 활력의 '다른 종류'가 되기는 어렵다. 

MLB의 경우는 국내에서 치뤄진 개막전을 보면서 잘하네 재미있긴 하군, 유니폼도 훨씬 좋군, 영상 참 잘 찍네 등의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역시 여러가지 문제가 있는데 매일 한다는 것과 시차. 보려면 지금보다 추가 비용이 들고 새벽에 깨어야 한다. 이것도 지금의 생활 패턴 안에 넣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해도 이왕 보는 거 이 정도 수준의 스포츠라면 감수할 만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몇 팀을 살펴 봤는데 원래 호감이 좀 있던 메츠와 카디널스는 하필 딱 볼 때 졸전을 펼쳤고 재미도 없었다. 파드리스는 유니폼이 장벽이다. 다저스의 경우 무키 베츠의 전성기, 오타니의 전성기를 볼 수 있고 무키 베츠 - 오타니 - 프리먼으로 이어지는 타선이 실로 어마무시하다는 포인트가 있다. 하지만 다저스는 이상하게 정이 좀 안 가.

그리고 축구. 해외 리그는 역시 시차로 접근이 좀 어렵다. 그래도 이번 기회에 몇 가지 챙겨봤는데 EPL은 스포티비를 따로 구독해야 하고 정이 가는 팀이 좀 없다. 예전에 아스날 좋아했지만 벵거 나간 이후 별로 재미가 없고 토튼햄 손흥민 화이팅이지만 역시 좀 그렇다. 하필 아스날에서 토트넘으로 옮기는 것도 좀 이상하고. 맨유나 맨시티는 원래 관심 별로 없다. 그런데 최근 문득 리버풀에 약간 관심이 가고 있다. 다른 종류의 활력을 얻기에는 상당히 좋은 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외에 라리가에서 레알 마드리드 경기를 봤는데 비니시우스 정말 잘하긴 한다. 다음 월드컵 때 대활약을 보게 될 듯. 하지만 라리가는 너무나 레이시즘의 세상, 굳이 접근할 생각이 안 든다. 세리에 A와 리그앙은 응원하고 싶은 팀이 없다. 이외에 쿠팡플레이에 별 자잘한 리그 중계를 다 하고 있던데. 분데스리가를 조금 봤는데 레버쿠젠 약간 재미있었다. 특히 보니페이스 보는 재미가 있었음. 부상으로 지금은 결장 중인데 곧 복귀한다는 거 같다. 티빙에서 해주고 있어서 중계 접근성도 좋다. 잠자는 시간을 조절할 가치가 있는건가 하는 게 문제.

국내 축구의 경우 린가드의 서울과 이정효의 광주가 관심이 갔고 몇 경기를 봤다. 하지만 이전에 말했듯 서울은 과연 저걸 봐야되는 건가 싶은 경기를 계속 치루고 있다. 광주 경기는 재미있는데 이상과 현실 사이에 아직 갭이 좀 있음. 이걸 극복해 가는 과정을 본다면 괜찮을 것도 같은데 스트레스가 좀 생길 거 같다.

F1이 있길래 바레인, 사우디를 하일라이트로 보고 호주의 퀄러파잉과 레이스를 봤다. 졸려서 끝까지 보기가 좀 어려워... 졸면서 재방송으로 끝까지 봤는데 이래서 보는가 보다하는 감이 좀 생기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졸리다.

이런 이유로 거의 모든 종목을 결국 보류중이다.


3. 이렇게 뒤적거리다가 지구마블 세계여행을 봤는데 재미있었다. 사실 저번 시즌은 열심히 봤지만 이번 시즌은 거의 아무런 관심이 생기지 않고 있었는데 막상 보니까 또 재미가 있다. 이게 진행중이고 곧 여고추리반도 방영을 시작하니까 그렇다면 스포츠 없어도 당분간 괜찮겠다 싶다.


4. 구입해 놓고 안 읽던 스타십 트루퍼스 소설을 읽었다. 하루 한 챕터씩 읽었는데 중간에 못 읽은 날도 꽤 생겨서 3주 정도 걸린 거 같다. 폴 버호벤의 스타십 트루퍼스 영화를 꽤 좋아하지만 그것과는 느낌이 좀 다르다. 양쪽 다 충분히 납득은 간다. 소설을 보면 배경 상황을 정밀하게 설정하고 그 속에 주인공의 이야기를 집어 넣는 게 상당히 매끄럽다. 그 세계 안에서라고 생각해 보면 그렇게 생각하고 대비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거다.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최근 영상과 인터넷 화면에 매몰되어 텍스트를 받아들이고, 생각하는 다른 방식을 활성화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가만히 읽다보면 확실히 머리가 리프레시된다. 잠 자기 전 한 챕터 정도가 딱 좋은 듯 해 다른 것들도 계속 읽을 생각이다.

20240323

탁월, 표현, 방식

1. 듄의 캐릭터 중 가장 재미있는 건 레이디 제시카다. 그리고 집단 중에서도 베네 게세리트다. 예컨대 듄의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건 누군가라고 하면 베네 게세리트다. 수천 년의 계획 속에서 적당히 결함있는 귀족 집단, 황제 집단을 재생산하며 자신들의 포지션을 유지한다. 너무 두드러지면 물리적 공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건 자제한다. 즉 능력을 적당히 봉인한다. 사실 뭔가 전형적인 캐릭터이긴 한데 듄에 나오는 인물들이 대부분 전형적인 캐릭터다. 어차피 1960년대 소설이고 이제와서 이 안에서 굉장히 솔깃하고 참신한 내러티비를 발견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레이디 제시카의 경우 나름의 야심을 실현하고 있고 전투력도 상당할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사이비 종교를 만들고 리드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제와서 듄의 영화화를 한다면 그 주인공은 베네 게세리트의 이야기가 되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2. 유튜브를 보면 린치의 듄과 빌뇌브의 듄을 비교한 장면들을 꽤 볼 수 있다. 린치의 영화를 보진 못했지만 보다보니 정이 든다. 특히 그 방어막 같은 걸 블록으로 그려낸 건 상당히 감탄이 나온다. 굳이 멋지게 표현할 이유가 없다. 항성간 여행이 가능한 시대라고 해도 그들은 칼싸움을 하고 있는 거다. SF 고전의 영화화란 이런 우악스러운 면이 있어야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 더 잘 살지 않을까 싶다.


3. 이런 점에서 폴 버호벤의 스타쉽 트루퍼스를 꽤 좋아한다. 소설에 면면히 흐르는 잔소리의 느낌을 제거하고 전반적으로 빈정거리는 어조를 잘 살리고 있다. 어이쿠 그러셔~가 나름 괜찮음.


4. 날씨가 갑자기 더워졌다. 어제는 춥고 비가 내렸는데 오늘은 덥다. 이 환절기 일교차의 문제를 해결할 착장의 방식은 대체 무엇인가.


5. F1을 좀 보고 있다. 아직은 어디서 재미를 느끼는 건지 잘 모르겠음... 나스카나 WRC 중계는 안 해주나.


6. 사실 안티가 진짜 팬이 아니냐 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아마도 디나이얼의 사고 방식 때문이 아닐까 싶다. 누가 시간을 가장 많이 쓰고 누가 가장 부지런히 소식을 찾느냐는 관점이라면 맞는 이야기일 수 있다. 사실 일종의 안쓰러움을 표시하기 위한 반농담의 이야기일텐데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는 건가 하는 식의 이야기를 가끔 볼 때가 있다. 물론 아닐 거다. 

안티 소셜이 주류가 되기 위해 안티 소셜을 파격하는 구조에서는 가능하긴 하다. 혹은 그냥 직업으로, 먹고 살기 위한 방편으로 안티의 길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는 애증 따위는 없고 이슈가 있을 뿐이다. 하지만 프랑스 레지스탕스가 나치군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허튼 소리라도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를 몰래 듣고, 본인은 기억도 못할 자질구레한 정보를 수집하고, 아침에 뭐 했는지 뭐 먹었는지를 알 수만 있다면 알려고 하는 건 '사실은 사랑해서' 같은 게 아니다. 반대 방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많은 경우 안티는 자신의 생존 혹은 생존 방식, 존재 방식에 대한 위기에서 시작된다. 대부분의 경우 안티의 증오도 그냥 증오다. 


7. 뭔가 지나치게 지치고 지루하다. 재미있어지기 위해서는 탐색을 해야하고 거기서 새로운 걸 발견하면 재미있어지는 과정을 거치게 될텐데 탐색의 에너지가 부족하다. 그러므로 탐색 실패, 재미없음이라는 악순환에 접어들게 된다. 그게 문제임.


8. 오래간 만에 뭉찬을 봤다. 시즌이 몇 인지는 모르겠음. 초창기에 챙겨봤었는데 그러다가 말았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선수 선발할 때의 그 불쾌한 비장함, 경기 중에서의 비장함 같은 것들 때문. 뭔가 지나치게 심각하고 진지하다. 초창기에는 축구를 열심히 함 해볼란다 + 중간중간 웃김이 있었는데 그런 게 잘 안보이게 되었다. 간만에 본 건 옛날 멤버들도 나오고 한 청백전이었는데 아무튼 김병현이 너무 웃겼음. 하지만 멤버는 안 되겠지.


20240319

이상, 희생, 첨부

1. 하루 딱 따뜻하더니 다음 날에는 한파주의보가 나올 정도로 기온이 떨어졌다. 그래놓고 꽃샘추위라는데 한참 따뜻하다 추워야 꽃샘추위지 하루 따뜻하다가 다시 추우면 그건 그냥 이상고온이지.


2. 마스터스 오브 디 에어가 끝났다. 9회. 전쟁 영화는 공포가 주 소재가 되는데 2차 대전 폭격기 부대의 공포는 날아오는 독일 전투기와 대공포에 별 대책이 없이 독일 땅 위를 날아야 하는 거다. 이건 잘못된 작전이기도 하지만 기술의 문제기도 하다. 한정된 예산을 가지고 전투기와 폭격기 중 어디에 투자를 해야하는가의 갈림길에서 일단 폭격기 쪽에 우선 순위를 뒀고 그 다음은 전투기였다. 그러므로 이 사이에 시간차가 생긴다. 별 큰 일 없을 때라면 이게 문제가 있다는 걸 깨닫고 전투기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겠지만 그럴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희생이 뒤따른다. 

그렇다고 해도 9편짜리 시리즈에서 이런 공포는 한 두번 이상 나오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그 다음은 뭘로 채울려나 했는데 일단 터스키기 전투 비행단 이야기가 살짝 있고 나머지는 적진에 떨어진 비행사들의 탈출 과정이다. 포로 수용소에 갇히고, 포로 수용소에서 탈출하고, 레지스탕스의 도움으로 탈출을 하고, 같은 연합군인 소련군에 의해 구출되고 등등의 과정이 이어진다. 이렇게 보면 이 시리즈의 주요 내용 중 하나로 봐도 되는데 시리즈 진행 상에서 보면 그렇게 메인 무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포로 수용소에 집중하면 장르가 너무 크게 바뀌게 된다.

그런 결과 좀 애매한 결과물이 나오게 되었다. 여기에 문제가 더 있는데 주인공 두 명 벅과 버키가 무슨 패션 화보 촬영하듯 모든 장면을 대하고 있다는 점. 이건 비행사는 평시와 폭격기 탑승시 차이가 극명하게 크기 때문에 그럴 수 있기는 하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밴드 오브 브라더스나 더 퍼시픽에서 지상 전투가 이어지고 있을 때는 편안함 같은 게 존재할 시간이 거의 없고 배우가 폼을 잡을 타이밍도 없다. 아무튼 이런 결과 이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인 더럽고 너저분하고 지쳐있는 모습이 부각되지 않는다. 포로 수용소에 있을 때 그러긴 하는데 위 단락의 이유처럼 그 장면을 시리즈의 주요 무대로 부각하진 않는다. 어차피 화면은 다른 데를 좀 보여주다가 영국의 비행단과 드넓게 펼쳐진 초원, 비행장이니까, 으로 돌아온다.

결론적으로 거의 같은 내용을 다룬 1회짜리 다큐멘터리가 첨부되어 있는데 그것만 봐도 되긴 함.


3. 보일러를 끈지는 좀 됐는데 히트텍은 아직 놓지 못하고 있다.


20240315

만두, 한산, 온도

1. 4일째인가 만두를 먹고 있다. 찐만두, 만두국, 군만두. 어디에든 만두가 있음. 오대수냐. 만두를 먹을 때는 단무지가 좋다.


2. 듄2를 봤다. 듄1 때 용산 아이맥스 말고는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크고 + 용아맥에는 자리가 존재하지 않고가 반복되면서 어영부영하다가 못봤었다. 1.43:1 화면비가 아쉽기는 하지만 이번에는 그냥 적당히 큰 사이즈 화면이면 일단 보자 해버렸다. 이게 좀 재미있는 게 덕분에 용아맥은 미어터지는 데 다른 데는 한산하다. 

전작과 비슷한 스코어가 나올 거 같은데 듄2 홍보도 아이맥스로 봐야 한다는 걸 강조하고 있어서 용아맥 못갈 바에야 다른 데는 포기해 버리는 경향이 크다. 이 홍보 방향이 좀 이해가 안 감. 아무튼 고급 전용관 쏠림 현상이 점점 심해지는 데 대응이 필요하지 않을까. 용아맥에서도 보고 싶기는 해서 가끔 CGV앱을 열어보긴 하는데 불가능한 듯. 

영화는 상당히 스피디해서 잡다한 건 그냥 다 던져버리면서 끝을 향해 질주한다. 1에서 곱씹으면서 천천히 나아가는 것과 좀 다른 분위기. 그리고 영화의 제반 기술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느낄 수 있다. 말도 안되는 우주선, 풍경이 펼쳐지는 데 이질적이지 않다. 저런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시점에 도달한 거다.


3. 요즘에 애플TV에서 마스터즈 오브 디 에어를 보고 있는데 여기 나오는 벅이 듄2에서 페이드 로타로 나오는 오스틴 버틀러다. 마스터즈에서 캐릭터를 왜 저렇게 무겁게 잡았을까 했는데 홍보 영상 같은 걸 보다보니까 원래 말투가 그렇더만. 할 수 있는 역할과 한계가 너무 뚜렷하다.


4. 최저온도는 고정되어 있는데 최고온도는 올라가고 있다. 1도~10도에서 1도 15도 정도로 변하고 있는데 최저온도에 맞춰 옷을 입다보니 낮에는 좀 답답하긴 하다. 하지만 아침과 밤에 이동을 하기 때문에 히트텍과 머플러는 아직 놓을 수가 없다. 15도로 올라가면서 꽃이 좀 피기 시작한다. 이쪽은 최고온도에 맞춰 움직이는 듯. 아무튼 이 말은 알러지가 심해질 시기라는 뜻이다.


20240312

졸음, 패딩, 표정

1. 봄이 찾아왔다. 몇 개의 나무에는 꽃이 핀 게 보이고 목련에도 꽃망울이 붙어 있다. 그리고 알러지가 도지고 있다. 콧물이 계속 난다. 항히스타민 제가 불러오는 막대한 졸음이야 그냥 잠깐 자면 괜찮긴 한데 이게 이뇨기관이 마비되는 건지 화장실을 너무 간다. 졸린데 화장실을 가야 해. 불편하다.


2. 봄이 찾아왔지만 추운 건 개선의 기미가 없다. 너무 춥다. 으슬으슬. 원래 3월 신학기가 시작되면 멋도 모르는 신입생들이 3월 = 봄이니까 마이, 자켓 이런 거 입고 나왔다가 오들오들 떨면서 다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올해는 2월 말, 3월 초에 강추위가 와서 그런지 여전히 패딩입은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3. 며칠 전에 상암에서 경기가 있다길래 도서관을 일찍 나와서 귀가했다. 상암 끝나는 시간과 겹치면 6호선에 사람이 너무 많아진다. 아무튼 그래서 FC서울과 인천의 경기를 집에 가면서 좀 봤다. 그래도 린가드에 기성용도 있고 하니 본 건데 정말 놀라울 정도로 못했다. 이런 경기를 5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경기장에 모여서 보다니. 내가 린가드면 나는 대체 어떤 팀에서 뛰고 있는 건가 싶고 고향에 가고 싶을 거 같다. 

들어와서 하이라이트 좀 보다보니 광주 경기는 좀 재미있어 보였다. 적어도 공을 돌리는 시간에 멈춰서서 경기장을 바라보며 누굴 줄까나... 하는 장면은 없었다. 


4. 애플TV의 더 뉴 룩을 보고 있는데 중간에 디올이 스위스 초콜릿 먹는 장면이 나온다. 초콜릿이란 과연 무엇일까. 어떻게 그런 표정이 나오는 걸까.


5. 지금도 너무 졸려서 이걸 쓰고 있다. 정신이 하나도 없네. 

20240307

난감, 내용, 두통

1. 헤일로 시즌 2가 너무 재미가 없어서 난감해 하고 있다가 애플 TV+ 구독권이 생겨서 거기 걸 좀 챙겨보고 있다. 디올과 샤넬의 이야기를 다룬 더 뉴 룩과 밴드 오브 브라더스, 더 퍼시픽 후속편인 마스터스 오브 디 에어를 하나씩 봄. 우연히도 둘 다 1943년의 이야기다. 프랑스와 영국. 같은 시기의 비슷하지만 다른 장소. 

더 뉴 룩을 보면서 새삼 생각이 드는 게 디올을 영화화 한 게 꽤 많다는 것. 디올의 정책일까 아니면 2차 세계 대전의 암울함을 거치고 전후의 기분을 가장 만끽하게 해준 상징적인 디자이너이기 때문일까. 여기는 파헤치면 파헤칠 수록 나치와의 관계가 부각될 수 밖에 없긴 한데 가만히 보면 프랑스 인들이 패션 디자이너들에게 좀 더 관대한 건지 어떤 건지 모르겠는데 그냥 그려려니 하는 분위기가 있다.


2. 마스터 오브 디 에어는 공군 이야기다. 공수사단의 유럽전선, 해병대의 태평양 전쟁의 다음이라면 해군, 공군이 나오든가 한국 전쟁이 나오든가 그 정도가 아닐까 했는데 공군이었다. 하지만 밀리터리 영화의 긴박성이라면 일단 육지에서의 전투일테고 그 다음은 해군이 낫지 않을까 싶긴 한데. 예전에 넷플릭스인가에서 제8공군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는데 같은 내용인 거 같다.

미군 입장에서 한국 전쟁이라면 어느 부분이 영화화가 될까. 1950년 10월 미군이 북으로 막 밀고 올라가다가 중공군 개입하고 장진호 전투, 흥남 철수까지면 드라마틱 하긴 하지만 끝이 너무 어둡기는 하겠다. 중공을 막강 빌런 이미지로 만드는 데는 적합할 듯. 


3. 점심을 한 시에 먹으니까 식당에 사람이 너무 많다. 그리고 2시부터 쏟아지는 졸음이 너무 힘들다.


4. 독감이 퍼지고 있다.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 앓아 떨어지는 거 같음. 오늘 두통이 좀 있는데 수상하다.


20240302

하루, 깊이, 의탁

1. 3.1절을 맞이한 연휴가 시작되었고 날이 엄청나게 춥다. 꽃샘이라기 보다는 한파에 가깝다. 하지만 하루 정도로 끝나는 듯. 


2. 듄1을 봤다. 저번에 극장 관람을 놓쳤기 때문에 어떻게 볼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마침 연휴에 집에 있고 OCN에서 매일 2부로 나눠 방송을 하길래 그걸 봤다. 2일 정도에 걸쳐서 봤는데 시작 타임을 놓쳐서 앞 부분 20분 정도는 못봤다. 시간을 기억해 놓고 아 듄 하지 하고 티빙에서 틀어보면 이미 방송 중이다. 3번 연속 놓침. TV는 그게 문제임. 


3. OTT는 거의 처음부터 뭘 보게 되어있다. 별일 없으면 중간부터 보게 되는 TV와 제작에 있어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예전에 아침 드라마 같은 걸 보면 중간부터 봐도 대략 10분 정도 보고 있으면 등장 인물의 캐릭터와 관계, 무슨 일이 있는지가 거의 드러난다. 그게 파악되고 나서 부터는 어딜 봐도 익숙하게 볼 수 있게 된다. 대신 캐릭터를 계속 설명해주다 보니 깊이 들어가기가 어려워진다. 

OTT는 중간부터 보게 되는 일이 별로 없으니 중간에 계속 뭔가 정리해 줄 필요는 없지만 앞 부분이 중요하다. 이게 약간 문제인데 이러다보니 앞 부분이 인트로처럼 만들어지게 된다. 왜 OTT로 영화나 시리즈를 잘 못보냐 하면 그게 좀 부담스럽다.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하지 않았던 이유와 비슷한데 처음 시작하고 네 마리 나와 있는 거 보면 앞으로 해야할 일을 생각하면 갑갑해진다. 이 부분을 잘 넘길 방법이 없을까.


4. 뉴진스 멤버들이 각자의 방 인테리어를 하는데 가구 사진을 인터넷 펌 같은 게 아니라 다 직접 보고 찍은 사진이라고 한 디자이너의 인터뷰가 화제가 되었다. 직접 보는 일, 앉아 보는 일은 중요하다. 옷도 그렇다. 패션쇼나 룩북에서 본 궁금한 옷은 당연히 직접 보는 게 좋다. 하지만 그게 쉽지는 않은게 고급 브랜드들은 주요 고객들에게만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부가 전제로 깔린 분야라 어쩔 수 없다. 

아무튼 뭐 그렇구나 했는데 이를 민 대표의 인형 놀이 비슷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어서 약간 놀랐다. 물론 민 대표의 행보에 대해 탐탁치 않게 생각하고 자아 의탁 경향이 너무 심하지 않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미 몇 번의 활동을 하고 3년차에 접어든 이상 아티스트의 기본적 능력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즉 위 문제는 민 대표의 관점이 아니라 뉴진스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게 모두에게 더 낫지 않나 싶다. 

아티스트가 그저 어깨너머로 이러이런 게 있다고 듣는 게 아니라 직접 보러다니고 있다. 패션쇼 참가나 국제적 교류 등에 있어서도 이미 3세대 이전과 차원이 다른 경험을 쌓고 있다. 민 대표를 의심할 시간에 이게 앞으로 뭘 만들어 낼 지 기대하고 응원을 해보는 게 더 낫다.


5. 드리스 반 노텐 2024 FW쇼의 배경 음악인 샤데이가 오래간 만에 들었더니 꽤 좋아서 듣고 있다. 집에서 일할 때 매우 좋군. 드리스 반 노텐을 비롯해 꾸레쥬, 언더커버 등이 런웨이에 매우 정적인 사운드를 사용했는데 꽤 괜찮았다.

20240225

방향, 어색, 개입

1. 르세라핌의 새 앨범 EASY가 나왔다. 5곡 수록. 타이틀에 대해 말이 좀 있는 걸 봤지만 다섯 중에 타이틀을 고르라면 역시 이지일 거 같다. 문제는 저번과 같은데 르세라핌은 좋은 팀이라고 생각하지만 활동의 방향성이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누군가가 생각나지 않는 음악을 만들 수 없는건가. 


2. 파묘를 봤다. 약간은 이질적인 내용의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눠볼 수 있을텐데 그 중간을 이어주는 게 아마도 최민식의 연설, 설득 뭐 이런 장면일 거 같다. 이런 식의 구성이 드물지는 않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어딘가 마음에 걸리는 게 있고 그게 대체 어딜까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바로 그 장면이다. 그 점프가 어색하고 뜬금없이 진지하게 세계관을 설파하기 때문에(더 나은 세상 그리고 자식 사랑) 전반부와 후반부의 결합이 그다지 매끄럽게 느껴지지가 않는다. 차라리 프로페셔널 특유의 직업적 도전 정도로 비춰졌다면 나았을까? 

이런 스토리의 어색함 그리고 속도의 느슨함에 비해 화면에 상당히 공이 들어가 있는 덕분인지 장면 만으로 영화를 따라가게 만드는 건 좋았다. 도깨비 불은 CG가 아니라고 하는데 그래서 화면 너머로 열기가 느껴졌던 걸까 싶기도 하고. 영화를 보고 나서 무속복 = 무복에 대해 좀 찾아봤는데 김고은이 입은 무복이 어떤 계열인지는 잘 모르겠다. 


3. 트라이비의 신곡 뮤비를 우연히 보고 괜찮네 생각한 다음날 신호의 부고가 들려왔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4. 헤일로 2는 역시 별로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꽤 개입했다고 하던데 그것 때문일까.

20240211

당황, 특성, 시시

1. 설 연휴다. 도서관 근처 식당도 하지 않아서 그냥 토, 일 이틀 집에 있었다. 금요일에는 서피스 구경을 해볼까 하고 더 현대에 갔는데 쉬는 날이라고 해서 약간 당황. 다른 현대는 토, 일 쉬는데 여의도만 금, 토 쉰다고 한다. 뭐하는 거야... 쉴 거라는 예상이 전혀 없어서 당황했다. 일요일에는 소화가 안되서 좀 돌아다니다 왔음.


2. 크라임씬 시즌 4와 헤일로 시즌 2가 올라왔다. 

크라임씬은 에피소드 하나당 40분 정도 되는 영상 2편으로 되어 있는데 2개 에피소드, 4편이 올라왔다. 첫 에피소드는 약간 어색함이 있는데 2번째는 좀 나아진다. 이 시리즈는 역할 연기에 몰두하는 게 중요한데 그 문제가 해결이 좀 어려운 듯. 좀 나아진 상태로 2번째 에피소드가 나와서 이후가 기대되는데 3개의 에피소드, 6편 밖에 남지 않았다.... 이번 시즌은 게스트가 없고 대신 뭔가 서로 연결되는 듯한 분위기가 있다. 기존 멤버 중 장진, 박지윤, 장동민 셋 데리고 가는 것도 좋고 키, 주현영, 안유진 새 멤버도 딱 좋은 거 같다. 키가 혼자 약간 진지한 면이 있는데 기본 캐릭터 특성이라 어쩔 수 없을 듯.

헤일로는 2편만 올라왔길래 보다가 말았다. 다 올라오면 볼까 생각 중이다.


3. 근데 2번 보러 들어갔다가 문득 눈에 걸린 원펀맨 시즌 1, 2를 다 봤다. 대적 상대가 전혀 없는 주인공이 아무도 모르게 세상을 계속 구하고 있다는 점이 원펀맨 세계관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텐데 이걸 가지고 재미있게 이끌어 가고 있는 게 좀 신기하다. 똑같은 구조의 범죄도시가 계속 흥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있다. 아무튼 시즌 1 마무리는 굉장했는데 시즌 2 마무리는 약간 시시했음.


4. 요즘 1965년에서 1970년 사이의 하드락을 계속 듣고 있다. 유튜브 뮤직이 지정해서 랜덤 플레이를 해주면 좋을텐데 그런 기능은 없어서 아쉽다.


5. 공기가 좀 안 좋다. 다음 주에는 갑자기 따뜻해졌다가 비가 내린다는 거 같다.


6. 내일은 도서관에 갈까 생각 중인데 아직 잘 모르겠다. 

20240205

시즌, 방전, 고민

1. 최강야구 끝난 이후 볼 게 없었는데 곧 크라임씬 새 시즌과 헤일로 새 시즌이 시작된다고 한다. 볼 게 생겼군..


2. 맥북이 맛이 좀 가있다. 일단 액정이 맛이 가서 밝기를 최대로 올려야 뭐라도 할 수 있다. 그 덕분에 배터리 소비량이 늘어서인지 배터리도 맛이 갔는데 잠깐 화장실 다녀올 때 어댑터를 연결해 놓고 있으면 과열되서 꺼진다. 반드시 빼놔야 함. 전원 연결해 놓고 쓰다가도 손바닥이 델 거 처럼 꺼진다. 다행인 건 겨울이라 컴퓨터 들고 바깥에 잠깐 나가면 식긴 빨리 식는다. 완충을 했어도 아침에 와서 컴퓨터를 켜보면 방전되어 꺼져있다. 전원 사용 항목을 보면 크롬과 디스플레이 밝기가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고 나오는데 왜인지 스팟라이트가 많이 쓰고 있다고 계속 나와서 해당 기능을 꺼버렸다. 뭐 이런 상황. M2 파격 할인이나 M3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데 일단 그때까지만이라도 버텨줘...


3. 밴드 오브 브라더스와 퍼시픽 제작진이 만들었다는 마스터스 오브 에어는 애플 티비에 올라왔다. 앞의 둘이 재미있긴 한데 공군 쪽에는 관심이 그다지 크지 않아서 보게 될 지는 모르겠다. 세브란스 새 시즌이 나오면 같이 볼까 싶은데 이게 언제 나올 지도 모르겠다.


4. 갑자기 눈이 펑펑 내린다. 뭐가 어떻게 되는건지 모르겠음. 

20240130

바람, 기억, 잠잠

1. 몇 년 전부터 겨울 날씨 패턴이 상당히 이상하다. 일단 초겨울에는 비가, 본격 겨울에는 눈이 지나치게 많이 내린다. 그 덕분인지 기본 겨울 날씨가 상당히 습한 느낌이다. 거기에 찬 바람이 부니 으슬으슬하다. 어제 낮 온도계는 4.7도였는데 전혀 영상의 기운이 나지 않는다. 그저 기분 나쁘게 춥다. 그러다 북극 냉기가 내려오면 영하 15도 내외로 떨어진다. 그때는 건조하고 강한 바람이 분다. 동토의 날씨다. 이 둘이 반복된다. 3한 4온 시절의 아, 좀 살 것 같다 싶은 타이밍이 없다. 근데 북극 다 녹고 나면 그때부터는 뜨거운 바람만 오는 건가.

2. 2024년 1월은 여러가지 일이 겹쳐있고 상당히 힘들다. 역시 무엇보다 경제적인 문제가 결정적으로 발목을 잡는다. 뭐 인생사 새옹지마겠지 하고 버텨보는 수 밖에 없다. 아주 예전에, 한 이십 년 전 일인데 무언가를 너무 원해서 절박한 심정인 적이 있었다. 그러다 다 망쳐버렸는데 인간이 절박해지면 될 일도 안 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그때 했었다. 어떤 순간에도 여유가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꼭 이거 아니어도 문제 없고 잘 살 수 있다는 준비가 필요하다. 얼마 전에 최강 야구 보는 데 딱 그 이야기가 나오더라고. 잊고 있었는데 기억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3. 그건 그렇고 최강야구의 최근 패턴, 팬덤의 양상을 보면 이런 류의 방송은 시즌 2 정도가 한계가 아닐까 싶다. 도시어부와는 다르게 기본 구조 자체가 절박함을 안고 있다. 방송 끝나버려도 다들 잘 살 사람들이고 그러므로 따지고 보면 별 거 아닌데 반복되는 방송이 희미한 존재감의 절박함을 증폭시킨다. 또한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팬덤의 우악스러움도 점점 한계를 향해 치닫고 있다. 이건 케이팝부터 푸바오까지 비슷하다. 비현실공간에 사람들이 모여있으면 극단적인 의견이나 침소봉대의 의견, 큰 맥락과 무관한 작은 거슬림이 점점 힘을 얻게 되는 거 같다. 책 리뷰에 내용 이야기는 하나도 없고 오자 이야기만 있는 것과 비슷한데 확신을 가지고 건드릴 수 있는 부분이 오자이니까 거기에 집착하게 되는 것과 비슷한 패턴이 아닌가 싶다.

4. 3층 정도를 올라갔다 내려와야 하기 때문에 이용하는 지하철 역의 엘리베이터는 필수 요건인데 부실 공사로 만들어놔서 툭하면 고장이 난다. 한동안 잠잠하더니 어제 갑자기 엘리베이터와 계단까지 모조리 폐쇄해 버렸다. 덕분에 아침에 1킬로미터 넘게 걸었더니 피곤하다. 언제 정상화되냐.

5. 1월도 벌써 끝이났다.

20240126

웅장, 품질, 태도

1. 아이들의 선공개곡 와이프가 공개되었고 이후 슈퍼 레이디의 티저가 공개되었다. 일단 와이프 뮤직 비디오의 기발함, 의외성은 굉장하고 전원 랩만 하는 곡의 선택도 허를 찌른다. 하지만 가사의 유치함, 구태의연함은 여전하다. 사실 이런거야 더한 그룹도 많으니까 그런가보구나 싶긴 한데 문제라면 그런 메시지가 앞서나간다, 멋지다고 믿는 데에 있지 않나 싶다. 그러니까 빈정대는 게 세련되지가 않다. 슈퍼 레이디 티저는 매우 웅장하고 앨범 메들리에서 들려온 민니의 곡은 역시 훌륭하다. 


2. 르세라핌의 새 앨범 티저도 공개되었다. 대자본이 투입된 병맛 오타쿠의 품질을 점점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흥미로운 점이 있다. 내레이션 테크닉도 늘어서 이제는 막 오그라들 정도는 아니다. 물론 그간의 방식에 익숙하지 않고 갑자기 처음 접한다면 쉽지 않을 거 같긴 함. 르세라핌은 중간중간 녹아있는 캐릭터 지속성에서 나오는 유머가 일종의 그룹 정체성이 아닐까 싶다.


3. 최강야구의 시즌 2가 마무리되자 마자 심수창이 메시지를 보냈다. 그로서는 최대한의 예의를 차린 듯. 왜 나갔는지, 어떻게 되는건지 궁금해 하고 있었는데 답을 주긴 했다. 뭐든 그렇지만 특히 프로의 세계에서 서로의 윈윈을 향한 마무리와 매듭을 짓는 방식은 어렵지만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 싶다. 좋은 말이 와야 좋은 말이 가는 법이다.


4. 문이 닫히면 다른 창문이 열린다. 닫힌 문을 바라보지 말고 열린 창문을 바라보는 게 그래도 어떻게든 삶을 이어가고자 하는 좋은 태도가 아닐까 싶다.


5. 며칠 엄청나게 추웠는데 슬슬 마무리가 되어가는 거 같다. 북극 추위 지긋지긋하다.


6. 항상 보면 전쟁과 무관할 거 같은 사람들이 전쟁이 어쩌구 하는 초연한 메시지를 던진다. 역사가 알려주듯 전쟁의 고난도 가난하고 약한 이들에게 가장 크게 전가된다. 그렇기에 그러한 태도를 참기는 어렵다.


7. 3과 관련해 여러 댓들을 좀 봤는데 팽당하고 투덜거린다, 어리다 같은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다수가 편하라고 침묵을 강요하고 그게 어른의 덕목이라 여기는 건 우스운 일이다. 성숙한 사회인이란 하고 싶은 말, 해야 할 말을 어떻게든 해내는 사람이 아닐까.


20240118

엄정, 적응, 불만

1. 야구에 AI 판정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여러가지로 말이 많다. 전격 도입이고 보조도 아니고 그게 메인. 이건 저번에 말했던 AI에 의한 법적 판결과 비슷한 분위기가 난다. 사람이 하는 일률적이지 못함, 엄정하지 못함을 믿을 수 없고, 그러므로 비공정하다. AI가 하면 일단 반박이 불가능하다. 따지려고 해봐야 따질 데가 없다. 하지만 분명 일률적일 거다. 

알파고 때 알파고가 왜 저렇게 두는 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기는 걸 보면 인간의 두뇌를 뛰어넘는 이유가 있겠지하는 것의 발전판이다. 몇 달 전에 바둑 채널을 몇 개 본 적이 있는데 지금의 바둑은 AI처럼 두는 게 유행이라고 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AI가 그렇게 두는 걸 보면 그게 더 낫다는 거겠지 이런 식이다. 

AI 심판의 판결은 처음에는 이해가 어려운 데가 있겠지만 세세하게 따지고 들어가보면 아마도 그쪽이 맞을 거다. 그러므로 인간은 AI 식의 판결에 적응하면 된다. 그렇게 '공정함'을 획득한다.


2. 1과 관련해 결국 이런 식으로 나가면 신은 AI다 같은 게 나올 수 밖에 없을 거 같다. 종교를 만들고 싶다면 신을 AI로 설정할 것. 


3. 문화의 동기가 인간의 불완전성 덕분이라고 믿는 입장에서 이런 식의 전개에 불만과 우려가 있긴 하지만 이걸 과연 피할 수가 있는건가를 모르겠다. 결국 이렇게 흘러가지 않을까.


4. 약간 다른 이야기인데 SNS에 기반한 현대 문명은 공정함에 대한 욕구는 넘치는 데 비례에 대한 이해는 전혀 없는 거 같다. 무슨 잘못을 하든 다 그냥 죽일 놈이 된다. 그런 흐름 속에서 칼국수 사건처럼 말도 안되는 일이 생긴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면 판결을 믿을 수 없음,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별로 없음 -> 사이다에 열광. 뭐든 사이다면 다 됨. 머리가 이렇게 굳어지다 보니 지금의 모습이 된 게 아닐까. 어쨌든 너가 잘못했으니까 식으로 도덕적 우위를 함부로 점해버림. 이것도 AI 밖에 해결책이 없는 걸까.


5. 사실 당면한 최고의 문제는 이보다 중동이긴 하다. 이란의 목표는 과연 무엇인가. 전쟁의 화마에 접어들면 AI 문명이 도래하기 직전 선사 시대 쯤으로 다시 물러날 거니까.


20240114

체크, 엉망, 레벨

2024년 들어서 한 일을 생각해 보면 우선 M65 야상의 견장을 떼어냈다. 어깨 부분의 실을 끊어내고 견장을 빼내고 다시 꿰매는 작업이다. 어려운 점은 옷이 복잡하게 얽혀있어서 바늘이 들어가는 자리와 나오는 자리를 계속 체크해야 하는 점. 이걸 2벌, 4개를 했다. 

그 다음 늘어난 스웨터의 목 부분을 좁혔다. 우레탄 끈을 목 주위를 빙 둘러서 두 칸 꿰맸다. 어려운 점은 우레탄 끈이 잘 묶이지 않는다는 점. 그렇다고 순간 접착제를 붙이면 딱딱해져서 끊어지기 쉽다고 한다. 다른 스웨터 팔이 늘어나서 우레탄 끈을 둘러 시보리 비슷한 걸 만들어 봤는데 이건 입었다 벗었다 몇 번 했더니 끊겨버렸다.

그리고 키보드의 고질적인 문제점이었던 T와 S 스위치를 교체했다. 박스 안에 새 스위치가 몇 개 들어있어서 그걸 사용. 납땜을 벗겨내고 스위치를 빼내고 다시 끼운 다음 납땜하는 작업. 어려운 점은 납땜을 벗겨내는 게 깔끔하게 잘 안되고 스위치를 빼내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 그러는 바람에 빼낸 스위치는 다 엉망이 되었다.

작년 12월에는 패딩의 스티치 부분에 왁스칠 하는 작업을 했구나.

그리고 괴마옥을 키우고 있는데 쉽지 않다. 시름시름할 때 뭘 해야하는지 잘 모르겠음. 올해는 드루이드 책을 읽어볼까 싶다. 

아직 못하고 있는 건 사용하고 있는 두 개의 마우스를 같은 생김새의 무소음 버전으로 바꾸는 것. 운동화 사이드 부분 떨어진 고무를 붙이는 것. 위 작업들의 문제는 바느질과 스위치 교체라는 게 작업의 난도가 높지는 않지만 끈질김과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거다. 사시코 같은 거 하는 분들 대단함. 어쨌든 모두 큰 문제없이 마무리를 했지만 모두다 상품화를 할 정도로 깔끔하게 마무리가 되지는 않았다는 게 문제다. 뭘 하든 그 정도 레벨이 되어야 하는데 역시 끈질김과 인내심의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20240109

적응, 신뢰, 믿음

1. 날씨가 공기 안좋은 따뜻함과 폭설, 강추위가 반복되고 있다. 매년 있는 일이지만 공기 안 좋은 거, 영하 15도 모두 적응이 불가능하다. 오늘은 눈이 많이 내림. 천천히 차곡차곡, 하지만 아주 많은 양의 눈이 내리고 있다. 아주 두꺼운 구름에서 잔뜩 품고 있는 눈을 내려보내는 거 같다. 뭔가 세상이 멸망하고 나서 내리는 눈이 이런 느낌이 아닐까 싶다.


2. AI로 인한 해고 소식이 종종 들린다. 아마도 더 커지겠지. 또한 사법부의 잘못된 판결 등에 대한 반발로 차라리 AI가 해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린다. 특히 형벌과 관련해 말하자면 인간의 선택에 의한 AI의 지배는 가능성이 높을 거 같다. 지금은 변수를 다 소화해 내지 못하지만 앞으로는 충분히 가능해 질 거다. 기계에 의한 판결의 완벽성 문제는 앞으로 논쟁 거리가 될 거 같다. 사실 형법을 높인다고 해서 범죄가 낮아지진 않는다. 공포가 답이라면 중국이나 북한 같은 데 범죄가 거의 없겠지. 그보다는 사회의 투명함과 공정성, 신뢰성 같은 게 더 큰 영향을 미칠 거 같다. 죄를 범하면 처벌을 받는다는 믿음, 죄를 저지르지 않아도 먹고 사는 데 문제가 없다는 믿음 같은 것들. 


3. 치과에서 마취를 기다리며 멍하니 X레이 사진을 보고 있는데 위 치아가 12개, 아래가 16개가 있다. 4개가 비네...


4. 이번 ITZY 앨범이 꽤 좋다. 10곡인데 미니 앨범임. 왜? 아무튼.

20240104

악화, 일과, 계획

1. 세계적으로 지진과 테러, 전쟁 등 악재가 거듭되고 있는 2024년 1월 나에게도 몇 가지 일이 있다. 우선 형광등이 나갔다. 형광등 안정기가 나간 거라 상당히 귀찮은 타입이다. 

그리고 이를 뽑았다. 앓던 이를 뽑았으니 시원섭섭한 일이긴 한데 위쪽 어금니가 양쪽 다 없는 인간이 되었다. 다만 이를 닦는데 시간이 확 줄은 느낌도 드는데 이는 이 뺀 부분을 당분간 닦지 말라고 해서 그런 것도 있다. 아무튼 3군데 치료를 하고 3개의 이를 뽑았다.

웅이의 만성 피부염이 상당히 악화되었다. 너무 긁어서 바닥에 피를 뿌리고 다니는 바람에 매우 슬퍼졌다. 주사를 맞고 약을 먹고 스프레이를 뿌리고 연고를 바른 후 아주 약간은 안정된 거 같긴 하다. 그래도 아직 긴 일이 남았다.

문고리가 부러졌다. 방문 고리가 정말 뚝 하고 부러졌다. 뭔 일인지 모르겠네. 인터넷 쇼핑몰에서 주문을 했고 2일 혹은 3일 후 도착한다.

2월에 큰 돈 나갈 일이 있다.

스웨터 뜯어진 부분을 재수선을 시도하다가 북 하고 더 찢어져 버렸다. 땜빵을 했는데 몰골이 말이 아니다.

아무튼 이런 이유로 인해 경제적 사정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나가서 사 먹는 밥을 1회로 줄였는데 역부족인거 같다. 인생사 새옹지마. 그거 하나 믿고 간다.


2. 1의 이유로 아침에 일어나면 작년 건강검진 때 나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약을 하나 먹고, 이를 뽑은 이후 먹게 된 항생재, 진통제, 위장약 세트를 먹고 강아지에게 스프레이를 뿌리고 연고를 바르고 가루약을 먹인다. 밤에 자기 전 역시 같은 일이 반복된다.


3. 밤 시간에 책을 읽고 있다. 아저씨 도감과 현대 미술에 대한 책을 읽었고 영화에 대한 책을 읽을 예정이다. 받아놓고 쌓아놓기만 한 책들을 다 읽을 계획이다.


따뜻, 앵앵, 증거

1. 시험 기간이 끝났나 보다. 도서관은 다시 조용해졌다. 4월 말의 햇빛도 무척 따뜻하다. 2. 운동을 좀 해야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문제가 무릎과 발이다. 조금만 무리하면 둘 다 아파. 이 둘이 아프면 유산소, 근력 모두 문제가 생긴다. 스트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