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3

좀비, 연출, 스쿨

1. 토요일이고 종일 집에 있었다. 꽤나 오래간 만에 종일 집에 있는 기분이었지만 사실 그렇진 않다. 의지의 유무 차이로 오늘이 더 크게 느껴질 뿐인 거 같다. 아무튼 달리기도 등산도 귀찮고 그냥 집에 있었다. 형광등 안정기를 교체하고, 초밥과 피자를 먹고, 아 피자스쿨 가느라 나갔다 오긴 했구나, 강아지와 터그 놀이도 잠깐 하고, 원고도 대략 6~7페이지 정도를 썼다. 책을 잠깐 읽었고, MAMA의 에스파 무대를 봤다. 그리고 좀비 버스도 몇 편 봤다.


2. 좀비 버스는 좀 애매한데 재밌냐 하면 그건 아니고 재미없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정말 애매하다. 두니아 시절부터 개척해 온 박진경 PD 특유의 예능 세계관 심화판이라고 할 수 있는데 몰입과 현실 사이에 줄을 타는 걸 보는 게 이 장르의 재미라 할 수 있겠다. 생각해 보면 예능에 잘 없어서 그렇지 왜 이렇게 낯설게 느껴질까 했는데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다. 뮤지컬 영화를 보면 대사를 하던 배우가 갑자기 노래를 시작한다. 아무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인다. 그런 전환을 상당히 좋아하는데 지나치게 몰입하는 것도 별로고 그렇다고 배우의 사는 이야기에 별로 관심이 없는 상황에서 그 사이에 놓은 미묘한 경계를 오가는 느낌이 재미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런 류 예능은 출연자들의 플레이와 의도적으로 보이지 않는 연출이 중요할 거 같다. 그리고 딘딘이 두니아부터 계속 출연하고 있는데 주변 인물들에게 적당히 몰입감을 제공해 줄 수 있는 그런 류의 캐릭터가 중요할 거 같다. 그런 점에서 좀비 버스는 아직 약간 아쉽긴 하다.


3. 피자스쿨의 좋은 점은 밖에서 가끔 피자를 먹고 싶을 때 대부분 혼자 먹기는 어려운 양이고 그렇다고 편의점이나 여타 등등에서 파는 냉동 피자는 파자를 먹고 싶다는 욕구를 해결하기에 적당하지 않은 음식이기 때문이다. 코스트코 피자가 있지만 왔다 갔다 지나치게 피곤하다. 대신 나쁜 점은 혼자 먹는 피자의 장점, 남겨놨다가 다음날 뭐 먹을까 하는 걱정도 해결이 된다는 게 사라진다. 예전에 피자나라 치킨공주에서 뭔가 시키면 3일은 먹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너무 맛없어서 이젠 관뒀다. 그리고 피자스쿨에서는 쓸데 없이 복잡한 거 시키지 말고 페페로니가 딱 적당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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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토요일이고 종일 집에 있었다. 꽤나 오래간 만에 종일 집에 있는 기분이었지만 사실 그렇진 않다. 의지의 유무 차이로 오늘이 더 크게 느껴질 뿐인 거 같다. 아무튼 달리기도 등산도 귀찮고 그냥 집에 있었다. 형광등 안정기를 교체하고, 초밥과 피자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