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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08

추석 잡담

추석하고는 별 관계 없는 이야기고. 아이돌 기획 방송으로써 주간아이돌은 여러가지 장점이 있다.

우선 최근 들어 한 아이돌 팀만 20분 쯤 보여주는 방송이 없다. 보통은 여러 팀이 함께 나와 분량 싸움을 해야 하는데 - 그 와중에 팀의 멤버 한 명이라면 정말 어렵다 - 오직 한 팀만 나오는 건 요즘 세상에 정말 드문 장점이다.

또 주간아이돌 MC진이 예전 모닝구 전성 시대의 우타방의 이시바시와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멤버 한 명 한 명 캐릭터를 만들고 눈에 띄는 사람이 있으면 집중하고 강화한다. 그러고 나면 나중에 이걸 다른 방송에 나갔을 때도 써먹게 된다. 이건 사실 이 방송에 나오는 팀이 어떤 전략을 가지고 나오는가에서 향방이 약간 갈리기는 한다. 신곡 홍보나 팀을 알리는 데 우선 집중하는 팀과 이제 그 단계는 지났다고 판단해 멤버 각자의 인지도 향상을 노리는 팀은 입장이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하는 건 '노래를 부르는 행위'에 전혀 집중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간아이돌에서 팀으로 보여주는 건 랜덤 플레이 댄스다. 즉 팀으로써 군무의 완성도에 집중하지 노래 부르는 건 거의 시키지도 않고 보여주지도 않는다. 사실 케이 아이돌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이 부분이다. 이 방송에서 보컬이 소비되는 부분은 기껏해야 고음 대결 같은 데나 아주 가끔 메인 보컬이 요청에 의해 한 소절 정도 부르면서 실력 과시하는 경우 뿐이다. 이런 점에서 립싱크를 반대하는 음악 방송과 극단적으로 대치점에 서 있고, 같은 음악이지만 전혀 다른 방식으로 아이돌을 소비하게 한다. 사실 이건 초기에 주간아이돌 세트의 한계에서 비롯된 방식일텐데 우연이든 뭐든 매우 훌륭한 결과를 만들었다.

그리고 라스를 비롯해 아이돌이 나오면 곤란하고 민감한 질문을 던지는 방송과 완전히 다른 점인데 예를 들어 연애 스캔들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 단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이 방송에서 소비되는 아이돌 스캔들은 오직 주간아이돌이 자체 제작한 스캔들 뿐이다. 방송을 보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 방송에서는 이상한 꼬투리를 잡아 자체 연애설을 양산한다. 그리고 기획의 일부로써 가공된 연애담만을 계속 이용할 뿐 실제와는 완전 괴리되어 있다. 3년을 넘게 했으니 이제는 자체 내러티브가 얼추 형성되었고 그러므로 그 안에서 계속 소비할 수 있다. 실제 연애담을 지닌 게스트가 올 경우 보통은 아예 언급을 안한다.

이 방송이 이렇게 틀이 꽉 잡혀있기 때문에 만들어지는 다른 장점 중 하나는 게스트로 찾아온 아이돌 팀을 보고 있으면 이들이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 - 그 전략에 충실한 지 같은 걸 대략 엿볼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베스티나 레인보우의 경우 한계 같은 게 한 눈에 들어와버렸다. 너무 준비한 듯한 것도 웃기지만 너무 준비 안 한 듯한 것도 웃기게 된다. 이 선이 매우 어려운데 그 지점을 파악하고 대처하는 데서 실력이 나오는 듯.

문제는 시청률이 낮고 케이블의 파급력이 낮다보니 팬덤 외에는 인지도가 거의 없다는 건데 사실 뭐 팬덤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좀 더 분명하고 명확한 캐릭터를 보여준 다는 것만 가지도고 충분히 존재 가치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20130801

브아걸을 듣다

정규 5집 'Black Box'가 나왔다. 브아걸의 행보는 여러가지로 좀 아쉬운데 그래도 이번 음반에서는 브아걸 원래 색을 조금 더 표면 위에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특히 레시피나 날아갈래 같은 곡들이 그렇다. 그렇다고 해도 하나하나는 어디다 내 놔도 별로 꿀릴 일이 없는 멤버 4명을 데려다 놓고 결과물이 이런 음반이라는 건 역시 아쉽다.

킬 빌 MV 같은 경우 굳이 저렇게 까지 할 필요가 있는 건지 여전히 잘 모르겠다. 드라마틱한 쎈 언니 이미지에 너무 집착하다보니 그런 거 같은데 사실 너무 요란하다. 좀 더 어울리는 다른 길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이대로 가다가는 대하 장편 사극같은 걸 찍어야 될 판이다.

약간 다르지만 에펙스가 snapshot 같은 곡에서 뜬금없이, 하지만 매우 스무스하게 뮤지컬같은 걸 하는 걸 생각해보면 이렇게 너무 '맘 잡고' 자 이제 내가 지금부터 뭔가 보여줄꺼야! 하고 소리를 질러대는 거 같아 약간 민망하다.

미료의 랩을 좋아하긴 하지만 미료의 인기가 좋아지다 보니 그런 건지 랩의 비중이 너무 늘어갔고 그 때문에 전체적인 발란스가 깨졌다. 랩 음악에 코러스를 얹든지, 보컬 음악에 랩을 양념처럼 넣든지 둘 중 하나 일텐데 이건 이도 저도 아니어서 둘 다가 조금씩 걸린다. 원래의 균형을 유지하고 미료 솔로를 더 내는 게 낫지 않을까 싶은데...

브아걸은 멤버 각자의 목소리가 참 매력적인데 그걸 다 묻어버렸다.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20130729

에펙스를 듣다

EP가 나오는 줄 알고 있었는데 12곡 정규 음반이었다. 여튼 종일 듣고 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 음악 자체는 이전에 나온 Electric Shock가 더 마음에 든다. 하지만 이번 음반은 듣고 있자니 에펙스 애들이 점점 좋아지는 거 같다. 무슨 재주지. 꽤 다양한 방식의 실험을 하고 있고 약간 애매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 위로 뭔가가 흐른다. 1번곡 부터 차례대로 듣다보면 이런 저런 우여곡절들이 지나가고 마지막 곡 Ending Page 후반부에서 빅토리아인가 루나인가가 에에에~에 에에에~에 하는 코러스가 샤악- 하며 나타나는 때 쯤 되면 나름 감동을 받게 된다.

20130522

간만에 들은 것 이야기들

1. 다프트 펑크의 Random Access Memories를 듣다. 휴먼 애프터 올과 트론을 들으면서 좀 재미없다 했었는데 이번 건 그래도 약간 재미있다. 사실 홈워크 때부터 다프트 펑크는 아 참 곱구나... 하면서 졸음이 오는 그런 것이었는데 지금도 크게 다르진 않다. 물론 졸리다고 나쁘다는 건 아니다.

어쨌든 요새 몸이 이상할 정도로 피곤한데 잠 속에서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2. 데이빗 보위의 Scray Monster를 듣다. 이유는 간단한데 Daft Punk를 아이튠스에 넣고 보니 그 아래에 David Bowie가 보이길래 아, 오래간 만에 이런 느낌으로. 이 둘 사이에 댄디 워홀과 다리엔 브록킹튼이 있는데 전혀 땡기지 않는다. 지금 시점에 가만히 듣고 있자니 꽤 재미있는 음반이었군 싶다.

3. 포미닛의 Name Is 4Minute을 듣다. 인트로 격인 What's My Name?은 이전 포미닛 느낌이 좀 나는데(뭔가 씩씩한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진군가라 하기도 그렇고 아레나 풍이라고 하기도 좀 그렇고 여튼 들어보면 됨) 다음 곡부터는 약간 바뀐 새 분위기다. 여전히 무수한 걸그룹들 사이에서 현아말고 포미닛 만의 특징을 찾는 게 애매하지만 나쁘진 않은 듯.

예전에도 그랬나 싶은데 소현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린다.

4. She & Him의 Volume 3. 이전 음반들과 크게 다르진 않다. 바뀌면 사실 그것도 이상하지.

5. 비욘세의 4. 이런 건 잘 못 듣겠어...

20130423

슬플 땐 힙합을 듣지

며칠 전에 써스틴 무어 - 킴 고든 이혼 이유 기사에서 킴 고든이 이혼하고 나서 힙합을 자주 들었다는데... 요새 힙합 플레이리스트를 채워 넣고 듣고 있다.

구루의 재즈마타즈, 드 라 소울의 3피트 하이 앤 라이징, 에미넴의 디 에미넴 쇼, 에릭 비 앤 라킴의 패이드 인 풀, 칸예 웨스트의 808's와 마이 뷰티풀 다크 트위스티드 어쩌구, 더 마이티 언더독스의 드로핑 사이언스 픽션과 더 프렐루드, 아웃캐스트의 스피커박스xxxm, 퍼블릭 에너미의 잇 테이크스 어 네이션 오브 밀리언스..., 스눕 독의 베스트 오브 스눕 독, 투팍의 미 어게인스트 더 월드, 부기 다운 프로덕션의 크리미널 마인디드 그리고 비욘세의 4.

하지만 의도와는 다르게 영 시원찮다.

20130209

카라 2012 디비디를 보다

며칠 전 투NE원의 2012 글로벌 투어(링크)를 본 김에 좀 더 본류, 코어템을 찾아서 봐보자 하는 생각에 보게 되었다. 2012년 카라 공연 디비디는 한국콘하고 일본콘 두 가지가 나온 거 같다. 일본콘의 경우 요코하마 아레나를 시작으로 사이타마까지 3개월 간 12번을 했고 그 중 디브이디는 주로 사이타마 공연이다. KARASIA라는 타이틀로 나왔다.

몇 백년이 지난 후 아발론 연대기같은 한국 대중문화 신화가 적힌다면 카라는 원더걸스, 소녀시대, 2NE1과 함께 케이팝, 아이돌, 걸그룹이라는 교집합의 한 가운데에 함께 등장하겠지만, 물론 투NE원 디브이디하고는 완전히 다르다.

여하튼 화면으로 보고 있자니 - 저런 행동과 저걸 보고 있는 나라는 - 민망한 구석도 나름 있지만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하지만 약간 아쉬운 점을 말해 보자면 :

카라는 허니, 점핑, 스텝, 두잇 두잇처럼 내달리는 곡들과 그리운 날에(Miss You), 윈터 매직, 今, 贈りたい「ありがとう」같은 오글거리는 곡들을 시치미 뚝 떼고 하는 두 가지가 장점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이런 것들을 익스트림하게 끌고 가면 뭔가 대단한 장면을 볼 수 있을 거 같은데 기본적으로 오글거리는 걸 깔고 내달리는 걸 양념으로만 사용하고 있다.

멤버고 관객이고 다들 싱글벙글 즐거워하는 건 물론 좋지만 구조적으로 펑하고 터지는 극적인 지점이 없어서 아쉬웠다.

그러고보니 카라도 일본 공연, 한국 공연 모두 2시간이 넘게 끌고갈 수 있는 리스트와 그 안에서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관록을 어느새 확보하고 있다. 세월이 이렇게나 흘렀군.

20130131

2NE1의 Global Tour를 보다

며칠 전에 말했던 2ne1의 2012년 공연을 담은 dvd를 봤다. cd로도 발매되었다. 제목이 글로벌로 달려있지만 디브이디는 한국 공연이다. 그렇다면 투어 이름이 글로벌이었나 본데 레이디 가가처럼 좀 그럴 듯한 타이틀을 달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여하튼 공연은 시종일관 화이팅이 넘치고 흥겹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걸그룹, 만약 이들이 그렇게 불리는 걸 원치 않는다면 대충 멋진 그룹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공연으로서는 아쉬움이 좀 있다. 기본적으로 공연에서 락 그룹의 포지셔닝을 취하고 있고, 보다보면 어딘가 군대.. 같다. 그것도 공연용으로 구조된 군대가 아니라 현역같다.

결국 공연이란 완성도 높게 만들고(악기 소리가 꽤 잘들린다) 흥겨우면 그만 아닌가하는 태도인데 글쎄, 잘 모르겠다. 보는 동안 내내 소리 좀 그만 지르고 좀 더 시간방지게 디테일을 많이 살려가며 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

오늘 밤 여러분들이 너무 사랑스러워요 같은 닭살스러운 멘트가 나오면 팬들은 정말 기쁜가. 오늘 신나게 놀아요라고 말하면 정말 그 전보다 신나지는가. 어떤 면에서는 대규모 락페에 처음 나온 이제 막 핫한 자리에 올라서 의욕이 넘치는 한국 밴드같고, 또 어떤 면에서는 사랑과 우정이 넘실거리는 청춘 드라마같다.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 기획사의 메이저 공연이란 학예회의 연장같다.

뭐 이런 건 그룹의 애티튜드와 포지셔닝에 좀 더 충실했으면 하는, 더 바라는 바고 팬 입장에서라면 볼만한 가치가 있다. 팬이니까. 아임 유어 팬. 다라의 저 오늘 좀 끈적거릴게요 같은 멘트는 ㅎㅎㅎ

20121225

또 이것저것 듣다

1. 올 봄에 나온 SEOUL SEOUL SEOUL을 뒤늦게 들었다. 총 27곡. CD에는 히든이 하나 들어있나 본데 음원 구입이라 없다. 주제가 있을 지 몰라도 품고 있는 종류의 레인지가 좀 많이 넓어서 멍하니 듣고 있으면 좀 왔다갔다 한다는 기분이 든다. 그래도 이런 종류의 컴필이 그러하듯 나같은 사람에게는 인덱스로서의 기능 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다.

2. 키카와 유의 One for You와 Vocalist? 를 들었다. 하로프로에서 솔로로 독립해 작년에 싱글을 냈었는데 올해 들어 1월과 11월 두 장의 정규 음반을 냈다. 왜 이러지? 싶은 행보가 아닐 수 없는데 두 장 총 26곡에 걸쳐 혼자 하면서도 위에 들었던 서울 컴필레이션 만큼 이리저리 왔다갔다 한다. 퍼퓸의 강력한 영향 아래 있는 곡이 몇 있는데 그것들은 나름 재미있다. 하지만 거의 모든 면에서(음악, 연기, 생긴 것, 캐릭터) 애매한 게 사실이다.

3. 트램폴린의 첫번째 음반 Trampauline을 듣다. 하도 세월도 시절도 나도 우중충해서 아이튠스를 뒤적거리다가 이건 어떨까 싶어서 쭉 들었는데 요즘 같은 기분에 나쁘지 않다.

4. White, 뮤직뱅크. 하지만 사실 요 며칠 가장 많이 들은 곡은 뮤직뱅크에서 94년 스페셜로 소현, 설리, 크리스탈, 지영, 수지가 함께 부른 White다. 강지영한테 레드 립스틱을 자꾸 바르게 시키는 자가 누구인지 궁금하다. 안 어울리지 않나.

5. OneTuner Pro라는 아이폰용 라디오 앱이 무료로 풀렸길래 다운받았다. 인터넷 라디오 앱이 여러가지 있는 거 같은데 잘 모른 채 뒤적거리다 받은 거라 이것보다 더 좋은 게 있는 지도 모르겠는데 여하튼 꽤 편하고 좋다.

신기한 기능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트위터 타임라인을 읽어주는 기능. 한글도 지원하는데 한글로 해 놓으면 영어를 못 읽고, 영어로 해 놓으면 한글을 못 읽는다. 성능이 알아들을 정도로 좋은 건 아닌데 그래도 밤에 누워서 틀어놓으면 대충 들을 수 있어서 좋다. 트위터에서 만들어 놓은 리스트만 읽어주게 하는 기능을 넣어달라고 제작사에 메일을 보냈는데 답변이 오긴 했다. 넣어줬으면 좋겠다.

여하튼 거기에서 K Pop 라디오를 멍하니 듣고 있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신보라 목소리가 틀림없는 심각한 노래가 나오길래 찾아봤다. 용감한 녀석들의 '멀어진다'라는 곡이다. 교회 성가대에서 갈고 닦인 매우 익숙한 발성톤. 하지만 이 심플함과 전형성에 잠시라도 마음이 편하다.

20121024

여러가지 듣기

요즘도 물론 여러가지 듣고 있다.

1. 미스에이 - Independent Women Part III

5곡짜리 싱글. Independent Women Part I, II가 데스티니 차일드 음반일텐데 III라고 얹어서 나왔다. 하지만 이것부터가 인디펜던트가 아니잖아...

소시/원걸이 있고 에프엑스/미스에이가 있다. 지금은 이 사이에 수많은 변수들이 존재하고 있지만 어쨌든 처음엔 이랬다. 개인적으로는 에프엑스/미스에이 쪽에 더 관심이 있다. 그리고 원걸과 미스에이에 관심이 있다. SM은... 뭐랄까... 그렇다면 JYP는 좋냐 하면 그건 더 별루고 솔직한 심정은 얘네들이 차라리 SM에 갔으면 더 만개하지 않았을까 하는 팬의 심정이랄까.

여하튼 약간 전형적인 선을 걸을 수 밖에 없는 소/원 라이벌 구도에 비해 후발인 이 두 그룹은 보다 도발적인 이미지로 구축되었다. 에프엑스는 충분히 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미스에이는... 사실 이 전 음반까지는 그럭저럭 따라가고는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건.. 말하자면 지나간 유행같다.

타이틀 곡을 제외한 나머지 곡들이 원걸 음반에서 타이틀 곡을 제외한 나머지 곡들과 무슨 차이가 있는 지 모르겠다. 거기다가 인디펜던트 위민이라니. 여타 걸 그룹 다들 밀고 있는 섹시한 분위기로 밀고 나가지 않은 건 그래도 다행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민의 팬이다... 슬슬 솔로 EP 쯤 나와도 될 듯한데 왜 안 내지.

 

2. 에픽하이 - 7집 99

타블로가 중간에 솔로 음반을 나름 괜찮게, 그러니까 에픽하이의 기존 팬들이 좋아할 만하게 내버리는 바람에 이 음반이 사실 애매해졌다. 똑같은 걸 연속으로 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너무 다른 걸 할 수도 없다. 뭐 이제와서 옛날에 에픽하이는, 옛날에 미쓰라는 이런 이야기는 아무 짝에도 쓸데 없는 이야기고.

YG는 다 좋은데 '피처링 봄'이라는 아이템을 너무 남발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 이하이 목소리가 상당히 좋다는 생각을 했다. 이하이하면 Mercy를 부를 때의 그 출렁거림이 머리 속에 남아 있는데 이 곡에서는 아주 직선으로, 목소리 만으로 승부를 본다 - 그런데 에픽하이가 이런 곡 + 이런 목소리 조합을 너무 선호하는 것도 사실이다 / Don't hate Me 뮤직 비디오는 이상하다 / 사랑해서는... 의 심플함은 괜찮다. 다른 곡들 사이에서 알맞게 자리 잡고 있다 / .. 생각나는 건 이 정도.

 

3. 제시카 - Younique Album Vol.1

한곡 밖에 없는데 앨범이라고 적혀 있는 거 보면 계속 나오는 건지 어떻게 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이건 뭐지 하고 구입했다... -_- feat DoK2인데 물론 도끼다.

여하튼 난 이렇게 입을 끝까지 안 닫는 것처럼 들리는 목소리가 무척 신경쓰인다.

 

4. 장재인 - 여름밤

저번 겨울에 겨울밤이라는 한 곡을 내 놓은 적이 있는데 이번엔 여름밤이라는 타이틀로 5곡 EP가 나왔다.

장재인은 예전에 통기타칠 때는 잘 안 듣다가(포크송이 싫다는 게 아니라 포크송에 그렇게 어울리는 거 같지가 않다), 중간에 잠시 발라드 풍의 곡들이 나올 때 좀 들었다. 그리고 이 EP인데 자켓부터 다시 통기타... STEP, Rainy Day같은 곡들 조곤조곤하니 괜찮다.

어떻게 하다가 장재인이라는 배를 타서 데이브레이커부터 계속 챙겨 듣고 있는데 약간만 더 힘을 뺐으면 좋겠고, 굳이 억지로 리듬을 타지 않아도 본인의 목소리가 꽤 좋다는 사실을 좀 더 잘 활용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 리버럴한 분으로 보이지만 어떤 엄격한 틀 안에 좀 집어 넣은 노래를 들어보고 싶다.

 

5. 현아의 MELTING

타이틀이 멜팅이고 타이틀곡은 아이스크림. 확고하게 현아라는 브랜드를 구축하려 한다라는 느낌을 받는다. 싸이의 뮤비 출연은 아마도 보답성일테고.

좀 더 캐릭터강하게 천연덕스럽고 귀여운 걸 해도 되지 않았을까? 오렌지 캬라멜보다 훨씬 잘 할 거 같은데. 섹시는... 그런 건 그냥 숨겨놓고 아주 아주 조금씩 흘리기만 해도 되는 거라고. 다른 그룹들도 마찬가지인데 보고 있으면 드는 생각이, 왜 아이돌 가수가 팬들을 애타게 만들 길을 갈고 닦지 않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 팬덤 관리의 목표가 기본적으로 상사병이 되게 해야되는 거 아닌가... 그러니까... 음.

내 남자친구에게라는 상당히 뜬금없는 곡이 들어있다.

20121003

공휴일, 몇 가지 음악을 듣다

뒹굴거리면서 이어폰으로 듣다가, 스피커로 듣다가, 헤드폰으로 듣다가, 졸다가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다.

 

1. Kanye West Presents G.O.O.D Music

Kanye는 808's때는 그래도 꽤 좋아했는데 나오는 것마다 개인적으로는 좀 마음에 안드는 방향을 향하고 있다. 그래서 808을 다시 들었다. 로보캅~

 

2. 中森明菜(아니카 나카모리) 30주년 기념 Best Collection

올해 나왔다. CD 두장으로 되어 있는데 한장은 Love Song, 또 한 장은 Pop Song이다. 간단하게 느린 곡, 빠른 곡 분류라고 보면 됨. 슬로우 모션, 세컨 러브, 에키(역), 난파선, 소녀A, 주카이 1984... 주옥같은 음반이다. 하지만 역시 2장을 스트레이트로 듣는 건 조금 힘겹다.

 

3. Pet Shop Boys의 Elysium

예전에는 펫샵 보이스를 들으면 서버비아, 젤러시, 더 웨이 잇 유스트 비, 빙 보어링 같은 게 생각났는데 이제는 런던 올림픽 폐회식 생각만 난다. 그 이미지가 너무 강렬해서 떨어지질 않는다. 그렇다고 뭐 싫어졌다는 건 아니고. 홀드 온이 너무 웅장해서 약간 민망했지만 전반적으로 펫샵 보이스다. 그래도 올림픽....

 

4. Michael Jackson Bad 25주년 기념

마이클 잭슨 CD를 가지고 있는게 댄저러스밖에 없다. LP로 스릴러가 있고, 테입이 몇 개 있다. 어쨌든 배드가 없다. 그래서 Bad 25주년 기념으로 나온 이 음반을 네이버 뮤직에서 구입했다. CD 두 장으로 되어 있는데 태그 정리가 복잡해질 거 같아서 CD 1만 샀다. 

2012 리마스터드 에디션인데 컴퓨터 음악 재생 능력이 그다지 뛰어나지 못하고 원본이 없어서 그 차이를 실감하진 못하겠다.

제목은 모르겠는데 안 들어본 곡이 없다. 여하튼 어휴, 좋다 이거. 완전 신남.

 

이렇게 오늘은 집에 가만히 있었지만 아주 약간이라도 소비를 한 날이 되었다. 그건 그렇고 예전에 오페라 풍으로 만들어진 뮤직 비디오에서 랩을 하는 힙합 음악이 있었는데(대략 90년대 후반쯤 아니면 2000년 초반에 봤음) 그게 뭔지 혹시 아시는 분?

20120908

카라의 두 음반을 듣다

1. 판도라를 듣다. 스텝 이후 꽤 오래간 만에 신곡을 들고 나온 거 같다. EP는 5곡이 실려있는데 마지막 곡은 판도라(Inst.)라 다운받지 않았다. 구입했는데 아이튠스에 4/5가 마지막 곡인 건 역시 좀 마음에 안 드는데 Inst가 한두 곡 씩 포함되는 게 요즘 추세라 어쩔 수 없다.

첫 곡 Way는 중기 타입의 살짝 명랑한 가벼운 곡.

두 번째는 판도라. 최근 카라 곡들이 보여주던 달리는 듯이 밀어붙이는 힘은 살짝 줄어들었다. '섹시'를 강조하고 있는데 기존 카라의 팬들에게는 (즐거운..) 변신으로 받아들여질테니 기쁘겠지만, 걸그룹 사이에 이런 이미지들이 너무 범람하고 있는 상황에서 딱히 카라만의 섹시함 같은 특별한 이미지를 만들어내지 못한 건 역시 아쉽다. 그리고 매번 타이틀 곡에 들어있던 하라의 꺄- 꺄- 하는 코러스가 없다.

세 번째는 Idiot, 동화나 만화같은 아기자기한 곡. 전반적으로 아다리가 안 맞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데 카라 특유의 귀여운 떼창/화음 후렴구가 나오면서 다 묻힌다.

네 번째가 그리운 날엔 (Miss U). 이 곡은 판도라와 함께 음악 방송에 들고 나가는데 살짝 뮤지컬이나 소프트 재즈 풍이 나는 역시 귀여운 곡이다. Bob U라는 발음하기도 어렵고 어감도 이상한 가사를 왜 넣었는 지가 무척 궁금하다.

이렇게 보면 섹시 변신을 시도했다지만 나머지 세 곡이 다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쭉 들으면 타이틀 격인 판도라가 오히려 이상한 길을 걷고 있다. 그게 좀 재미있다...지만 생각해 보면 점핑, 스텝도 이 두 타이틀 곡 이외에는 다 '살짝 어설픈 느낌 + 민망한 가사'의 귀여움으로 승부를 보고 있다.

카라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여전히 판도라보다는 그리운 날에가 아닌가 싶다. 애프터스쿨이 손목시계나 Timeless를 불렀다고 늘씬 늘씬이 생각 안 나는 게 아닌 것과 같다.

 

2. 컬렉션을 듣다. 일본반이다. 멤버들의 솔로곡 모음에 이미 발표되었던 Go Go Summer가 합쳐져있다. 전반적으로 미드 템포의 발라드 곡들이 많다. 이건 풀 음반처럼 나왔는데 반이 Inst다. 아래 뮤비 링크는 카라 팬으로 생각되는 분이 올려 놓은 것들. 유투브에 오피셜 M/V들을 안 올려놨다.

카라네 회사가 원래 그렇더라고. 싸이는 풀 뮤비를 유투브에 올려놨는데도 아이튠스 뮤비 스토어에서 1등인데, 그걸 보고 눈치채는 바가 부디 있기를.

Wanna Do는 지영의 재팬 팝/락 느낌이 나는 발라드. M/V 내용이 아주 민망하지만 여튼 화면과 동작에 느낌이 잘 살아 있다. 전형적인 패턴이라 쉽게 질릴 가능성이 있는데 지영 양이 여러가지로 목소리와 강약을 조절하며 잘 끌고 간다. 꽤 괜찮다 - http://youtu.be/s-uGDmOyYqw

Lost는 니콜의 발라드. 피처링에 2AM의 진운. 둘이 친구로 알고 있는데(예전에 몰카 같은 거 하는 거 본 적 있다) 같이 불렀네. 니콜 목소리가 생각보다 선이 굵은데 진운 분량을 좀 늘렸으면 어땠으려나 - http://youtu.be/Amnz8HbNHV4

Secret Love는 하라. 이건 약간 아쉽다. 어차피 가창력으로 승부 보는 게 아닌데 리듬을 더 복잡하게 쪼개며 아무로 느낌을 좀 더 살렸으면 좋았을텐데 - http://youtu.be/HIAkMZixZPc

Hakuchuumu는 규리. 백일몽이라는 뜻이다. 탱고곡이다. 이런 묻히기 쉬운 컨셉의 음반에서 정말 훌륭한 한 수다. 명확한 자기 인식과 이미지 캐치, 그리고 그 강화. 아무리 봐도 카라 중에서는 제일 크게 될 것 같은 사람이다. 그의 인생에 조금이라도 끼어들 수 있다면, 살짝 괴롭히고 싶다 -_- 뮤비가 있었던 거 같은데 못 찾았다 / Guilty는 승연. 승연 양도 노래 잘 하는 건 아니까 자기가 좋아하는 거 말고, 자기가 잘 하는 걸 잘 좀 골라내면 좋겠다...

20120720

걸 그룹 래퍼들

수많은 걸 그룹들이 있고, 그 안에 표준 구성(노래 반, 춤 반, 래퍼 한 명)으로 래퍼가 포함되어 있다. 구성이 약간 다른 그룹도 물론 있어서 소녀시대의 경우엔 래퍼가 없고(효연과 수영이 겸하고는 있고, The Boys에서는 멤버 전원이 랩 비슷한 걸 했다), 원더걸스는 다섯 명 중에 두 명이나 들어가 있다.

어릴 적 부터 래퍼가 되고 싶다는 꿈을 안고 열심히 연습해가며 걸그룹 멤버가 되었든, 연습생으로 있다가 보니까 돌아가는 판세를 보아하니 난 래퍼로 승부봐야겠구나 결심해 전략적으로 임했든, 아니면 기획사 사장님이 얘야 넌 래퍼가 적당하니 이제부터 랩 연습을 하여라라고 해서 울며 겨자먹기로 시작한 것이든 시작은 여러가지가 있을 거다.

하지만 이들은 이제 래퍼가 되었고 이 시대의 여성 래퍼로 메이저 무대에서 활동하며 그룹과 곡 안에서 약방의 감초/양념이나 향신료/구색 맞추기 역할을 해내고 있다(사실 랩만 하는 멤버는 거의 없고 춤도 추고, 코러스도 넣고, 가끔 노래도 부른다). 물론 팀 내에서 평균적으로 다른 멤버들에 비해 존재감도 인기도 떨어진다는 약점이 있기는하다.

어쨋든 지금 '여성' 래퍼들이 아마도 우리나라 가요 역사상 가장 많이 존재했던 시기를 거치고 있고, 연말 시상식에서 걸그룹 래퍼들을 모아 놓고 공연을 해도(한 적이 있다) 꽤 많은 수를 등장시킬 수 있다. 이제 이들 중에 누군가는 아, 난 랩을 좋아하는구나 결심하며 절차부심해 앞으로 대형 래퍼이자 뮤지션으로 성장해 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아 이따위 짓 빨리 때려치고 연기나 버라이어티를 해야지 하는 분들이 있을 거라는 점도 분명하다.

보면 대충 몇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윤미래, 또는 윤미래 스타일의 변형 미료를 벤치 마크하는 타입 / 미국 랩 스타들을 따라하며 커간 유형 / 내레이션을 좀 거창하게 하는 유형 / 완연한 마이 웨이 타입 정도로 나눌 수 있다. 아래에는 대충 이런 멤버들이 있다는 이야기나 해 볼 생각이다. 무순, 그냥 관심있는 멤버들만.

 

1. 미료 (브아걸) - 매번 나오는 이야기지만 브아걸은 걸 그룹으로 분류하기가 좀 애매하기는 하다. 하지만 어쨋든 아브라카다브라 이후로 걸 그룹 중흥과 함께 가는 행보를 보인 것도 사실이다. 미료의 경우에는 2000년 허니패밀리 객원 래퍼로 데뷔했으니 벌써 저 바닥 12년차이고, 얼마 전에 MIRYO aka JOHONEY라는 솔로 EP를 발매하기도 했다. 일단은 윤미래 다음... 정도의 평을 받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솔로 EP는 나름 좋아하는 편이다. 곡도 좋고, 5곡 뿐이지만 구성도 괜찮고, 개리/써니/나르샤 등과의 조합도 괜찮다. 나름 하고 싶었던 것들을 이리 저리 시도하며 풀어가며 좋은 음반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미료 자신에게 있다. 리듬을 타긴 하는데 은근히 발음이 뭉개진다. 브아걸 음반을 들어봐도 예전에는 그런 부분이 눈에 띄지 않는데 4집 Sixth Sense부터 그런 게 보인다. 자세히 들어보면 예전에는 랩을 할때 중간 중간 쉬는 타임이 좀 있었는데 이때 쯤 부터 그런 걸 없애버리고 전반적으로 예전에 비해 훨씬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랩이 음악의 속도를 못따라가고 있다. 이게 가만히 듣고 있으면 무척 신경쓰인다.

랩 완성도를 좀 높이고 나서 이런 시도를 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덕분에 음반 완성도가 조금 떨어지지 않았나 싶어 조금 아쉽다.

 

2. 유빈 / 혜림 (원더걸스) - 먼저 유빈. 프로 뮤지션의 세계는 결국 톤과 포지셔닝이라고 본다면 유빈은 어쨋든 마이 웨이를 만들었다. 초반 싱글과 음반에서는 그냥 뭐 걸 그룹 아이돌 래퍼였다면 본격적으로 변화한 건 2집의 Be My Baby부터고 Like This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뭐랄까 들리는 순간부터 어딘가 매우 민망한데 곡의 기존 리듬을 한 칼에 가로지른다... 영어로 하는 건 그렇게까지 어색하지 않은데 한글 랩의 경우에 보다 민망한 기분이 드는 게 내가 가지고 있는 편견인가 싶기도 하다. 여튼 롤모델이나 레퍼런스가 상당히 궁금하다.

혜림은 일단 원더걸스 음반에 최초로 랩 기반의 곡(산이와 함께 한 Act Cool)을 수록했다. 유빈으로서는 좀 아쉬었을지도. 유빈처럼 독특한 래퍼는 아니지만 발음이 선명하고 자신만만하다는 게 장점.

 

3. 엠버 (에프엑스) - 엠버는 마이클 시노다, 에미넴, MC몽을 좋아한다고 라디오스타에서 밝혔었는데 그때 에미넴의 Lose Yourself를 불렀었다. 그걸 보면서 확실히 저런 쪽을 좋아하나보구나 하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Electric Shock (EP)에 들어있는 엠버 중심의 곡 Beautiful Stranger는 그런 경향을 두드러지게 보여줬다. 이외에도 이번 EP에서는 각종 코러스 등 참여 지분이 이전에 비해 매우 높아졌다. 자기 색을 좀 더 개발하고 솔로 음반이 나온다면 굉장히 웅장한 뭔가가 나오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4. 화영 (티아라) - 2011년에 티아라에 합류하고 Vol.2 Temptastic부터 활동했다. 생각같아서는 가벼운 트로트가 들어간 댄스곡을 하는 티아라 음악에 랩이 낄 자리가 마땅치 않아 보이는데 적절하게 들어가 있다. 일단 내가 관심을 가지게 된 건 'Ma boo'와 '괜찮아요' 두 곡. 개인적으로 '괜찮아요'는 티아라가 케이팝 씬 안에서 어떤 포지셔닝을 취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프로토타입의 곡이라고 생각한다.

화영은 초기에는 윤미래/미료 스타일로 약간 강한 느낌이 있었는데 Day by Day에서는 티아라 음악이 부드러워지는 것에 맞춰 함께 부드러워지고 있다. 어쨋든 개인적으로 좀 팬이다. 티아라를 아직까지 보는 이유라는.

 

다 써보려고 했는데 귀찮아졌음... -_-

20120716

편견

아직도 라디오헤드하면 파블로 허니를 들고 갑자기 등장한 신인 밴드라는 느낌이 있다. 그래서인지 오오 라디오 헤드라는 말을 어디서 들으면 기분이 약간 이상하다. 음반을 3천만장이나 팔았으니 이런 편견은 집어치울 때가 되었는데 한번 만들어지고 나니 잘 사라지지 않는다.

이게 이쪽 음악을 듣고 있는 도중에 데뷔를 봤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건 아닌 거 같다.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스웨이드(93년 Suede)나 오아시스(94년 Definitely Maybe), 블러(91년 Leisure)는 그런 느낌이 없다... 라고 말하고 보니 오아시스는 약간 그렇다. 에코벨리(94년 Everyone's Got One)는 더 신인같다.

이에 비해 스톤 로지스는 발굴된 유물같고(아무래도 멤버들이), 샬라탄스는 91년 데뷔인데도 19세기 말부터 거기 있었던 것 같고, 해피 먼데이스(1985년 데뷔) 같은 건 거의 오크와 앤젤이 스코틀랜드 숲 속을 돌아다닐 때 부터 있었을 거 같은...(이건 약간 뻥). 뉴 오더와 조이 디비전은 좀 애매하다.

여튼 편견의 집합체처럼 여기 저기 말도 안되는 선입견들이 있는데 평소 때야 뭐 아무 일 없지만 혹시나 이런 주제로 대화를 할 일이 있거나, 뭔가 쓴다거나 하는 일이 있을 때 매번 꼼꼼이 확인을 해야 하는 게 좀 불편하긴 하다.

이에 왜 그런가.. 생각해 보면 꽤나 좋아해서 한 때 열심히 들었던 것과 안 그런 것에서 좀 갈리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라디오헤드는... 나쁘진 않은데 뭐랄까. 오아시스도 좀 그렇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이제 와서 딱히 열광하고 있는 밴드 같은 건 없는 거 같아 약간 슬프다.

해피 먼데이스 스텝 온 같은 게 청소할 때 틀어놓기 괜찮다 정도. 진공 청소기를 돌려도 쿵짝 쿵짝이 전달된다. W.F.L 같은 곡은 청소하면서 춤도 출 수 있다. 사실 Kid A 같은 건 청소기 돌릴 땐 아무 짝에도 쓸모없다.

어쨋든 나중에 좀 자세히 포스팅하겠지만 도미노 2호 발간을 기념한 오프닝이 7월 29일 일요일 오후에 있습니다. 일요일인게 조금 아쉽지만 금/토 주말은 공연을 하는 시간이죠. 전시회 제목은 Heaven입니다. Heaven, heaven is a place, a place where nothing, nothing ever happens. 바로 그 헤븐입니다.

20120705

그냥 생각나는 대로 상반기 케이팝

7월이 되었으니 전반기 음악 이야기나 해볼까 한다. 요즘은 K pop이라고 부르는 아이돌 음악 이야기 한정, 들은 것들 한정, 이미지/포지셔닝 이런 거 다 무관하고 그냥 아이팟으로 듣는 음악 한정. 순서는 약간 의미 있음.

빅뱅의 Still Alive - 전반기에 들은 곡 중 제일 마음에 든 건 사실 Still Alive에 실린 Still Alive였다. 별로 인기가 없었던 거 같기는 한데 그래도 빅뱅 타입의 곡 중에 한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한다. 2월에 나온 게 Alive였고, 6월에 나온게 Still Alive인 건 뭔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여튼 그렇다. 사실 다른 건 다 그냥 그랬고 오직 하나 Still Alive만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에프엑스의 Electric Shock. 이 음반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했으니까 그냥 개인적인 선호도는 Electric Shock > Beautiful Stranger > Zig Zag > 제트별 = Love Hate > 훌쩍 정도. 제트별은 중간에 크리스탈의 브릿지가 너무 어색해서 들을 때 마다 기분이 이상해진다.

애프터스쿨 새 EP 5th Maxi Single(타이틀이 이렇다)은 예상보다 곡들이 꽤 괜찮다. 새롭진 않지만 아기자기하고 탄탄하다. 하지만 뭔가 문제가 좀 있는게 작고 귀여운 애들이 할 법한 곡들을 커다랗고 모델스러운 분들이 (뮤비에서) 캣워크 걷는 듯이 동작하며 이런 노래를 부른다. 뭐 애프터스쿨의 이미지야 원래 그런 거겠지 싶기는 한데 곡이랑 너무 안맞고, 오히려 곡에도 그룹에도 좋을 게 없는 발란스를 만들고 있다. 그다지 멋도 없거니와 둔해 보인다. 딱히 지금의 늘씬 이미지를 밀어붙일 필요가 있을까 싶다. 노래 부를 땐 좀 다른 컨셉으로 가든가 아니면 아예 싸구려처럼 가버리든가. 버라이어티에서나 섹시 이미지 하면 차라리 나을 거 같은데.

티아라는 예의 그 트로트 댄스로 컴백했다. 환영한다. 야야야로 시작한 일탈의 음악은 잠깐은 흥미롭지만 에프엑스나 2NE1만큼 할 수가 없다. 듣다보니 요즘 곡들은 보컬의 어레인지가 꽤 좋은 듯한 기분이 드는 데 단체 걸그룹/보이그룹의 멤버 배치 문제에 있어 이제 노하우가 꽤 쌓인 것 같다. 뮤직 비디오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역시 괴작이다. 진정 허접한 작품은 참여자들이(제작자, 연기자, 무대 장치 등등) 허접한 것을 만들 생각이 전혀 없고 정말 진지하게 좋은 작품을 만들려고 애쓸 때 나온다. 정말 허접한 것을 만들어야지라는 생각 아래 나오는 결과물들은 보통 예술가 타입이 손길이 묻어나오기 마련이라 말은 허접해도 완전히 무너지지 않는다. 하지만 진지하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이들은 정말 이걸 대작 영화를 만드는 기분으로 제작한 것 같다. 여튼 티아라의 뮤비들은 (이번 것도 그렇지만) 하나같이 허접 괴작이라 부르기 손색이 없다. 드라마 찍던 애도 어색한 연기를 하게 만드는 거대한 힘이 있다. 다 모아서 DVD 발매를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중요 사료로 쓰일 듯.

씨스타/에이핑크 새 싱글은 그냥 그랬고, 인피니티는 전작보다는 좀 아쉽다. 미스에이는 나쁘지 않았고, 포미닛은 뭐 여전하고. 틴탑의 투유는 괜찮긴 한데 아직은 좀 어설프다. 앤디가 틴탑으로 돈을 많이 벌어 좋은 프로듀서를 붙여주면 훨씬 나아질 지도 모르겠다.

전반적으로 기대한 것들은 많았는데 생각보다는 별로였던 2012년 전반기였다. 후반기는 카라, 레인보우, 소녀시대 정도 나올 거 같은데 카라 일단 기대중.

20120611

f(x)의 electric shock을 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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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켓도 자켓이지만 일단은 이 사진이 마음에 든다. 이 사진이 현 상황에서 에프엑스의 포지셔닝을 명확히 보여준다. 에프엑스다. 이런 걸 할 수 있는 걸 그룹도 또한 이런 걸 하려는 걸 그룹도 현 시점에서 에프엑스 말고는 없다.

에프엑스는 시작부터 포지셔닝이 독특하다. 같은 회사의 소녀시대 때문에 시대의 리더가 될 수 없을 지는 몰라도 그 대신에 넓은 행보의 폭을 얻었다. 이건 미스에이와도 같은 데 미스에이가 수지라는 원탑(3개 부문 신인왕을 앞으로 누가 깰 것인가)을 키워내는 동안, 에프엑스는 이 보폭의 여지를 십분 활용하며 이제는 뭘 해도 에프엑스니 이해하게 만드는 티켓을 얻었다.

거기에 더해 막내와 페도의 느낌을 섹시하지 않게 / 아주 무던하게 /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리고 제시카가 컨셉을 변경하는 동안 크리스탈은 까칠함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얼마 전 런닝맨에서 봤는데 일이 잘 안 풀릴 때 저런 표정을 지을 수 있는 걸그룹 멤버가 대체 누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2ne1과 바로 이 지점에서 갈린다. 2ne1은 컨셉은 훨씬 강하지만, 예능에서의 모습은 순한 양이다.

어쨋든 이번 EP는 훌륭하다. 특유의 쏴대는 느낌도 여전하지만 거기에 완급과 고저의 조절을 능수능난하게 해내며 곡을 훨씬 풍부하게 만들고 있다. 6곡 밖에 없는 EP지만 곡들의 적절한 배치가 풀 음반 같은 완결성도 준다. 그 덕분에 비슷한 걸 하고 있지만 예전 답습의 느낌이 없다.

Beatiful Stranger와 Love Hate, 훌쩍(Let's Try)라는 약간 다른 장르를 비슷한 분위기에서 소화해내면서 이미지를 공고화하는 동시에 보폭을 더욱 넓힌다. 빅송과 루나는 여전하고 수정-설리의 주고받는 조합도 여전하다.

하지만 이번 음반은 앰버의 올라운드 플레이 활약이 특히 눈부시다. 듣는 동안 내내 우와, 앰버를 외칠 수 밖에 없었다. 청불에서 빠질 때 남 몰래 슬퍼했지만 이렇게 돌아오는 걸 보니 역시 기쁘다. 만약 여유가 생긴다면 하드한 힙합곡을 솔로로 두세 곡만 일단 내보면 어떨까 싶다. 스케일 큰 곡도 잘 해낼 수 있을 듯.

유일한 불만은 10일 0시에 발매된 음반이 아직 뮤비가 안나오고 있는 것. 이제 이번 달 빅 카드로 2ne1이 남았다.

20120610

원더걸스의 Wonder Party를 듣다

wonder girls wonder party

원더걸스는 뭘 해도 착해 보인다... 심지어 한 성격할 것 같은 예은도, 톡톡 쏘는 느낌의 소희도, 옛다 내 랩이다라고 외치는 혜림도 이  안에 껴 있으면 착해 보인다... 이게 문제다. 그런 건 아무 것도 몰라요 하고 있는 얼굴을 하고 있는 데뷔 1년차 걸그룹들이 훨씬 잘한다.

벌써 5년차에 접어든 후크송을 부르던 걸그룹 1세대들은 초반의 너무나 강력했던 이미지 덕분에 선택할 수 있는 길이 그렇게 많지가 않다. 아예 포지셔닝을 다르게 잡고 출발한 2ne1이나 f(x)와도 다르다. 제이팝에 사뿐히 안착한 카라와도 다르다.

이들이 원래 레트로 풍 디스코를 불렀었다고 해서 사정이 그렇게 크게 변하지 않는다. 어쨋든 슬슬 포스를 풍겨야 하는데 귀엽고 예쁜 척 하던 애들이 어느날 갑자기 이렇게 어른이 되었어요하는 것도, 사실은 디바였어요 아아아아~ 하는 것도 영 난감하다.

이미지 변신에는 댓가가 따른다. 당연히 플랜이 중요하다. 별 생각 없이 그걸 실현하려고 하면 무리하게 벗든지, 디바 흉내를 내며 소리를 질러대든지 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그런 위화감을 어떻게든 중화시키며 그 와중에 방긋방긋 웃으며 좋은 것들만 잡으려다 보니 계속 '곡은 분명 좋은 거 같은데 이거 뭔가...'하는 현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태티서가 나왔을 때 차라리 잘 됐다 싶었었는데 이제 그런 건 태티서, 혹은 앞으로 나올 다른 유닛으로 밀어버리고, 소녀시대는 Gee를 더 파고 들어가 보거나 아니면 안착할 다른 지점을 찾는 게 나을 거 같았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이나 다른 나라 시장에도 진출해 있으니 여러가지 더 감안할 문제들이 있긴 있다. 하지만 작곡가 좀 유명한 사람으로 고른다고 해서, 프로듀서를 어디서 데리고 왔다고 해서, 안무를 어디서 사왔다고 해서 금방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라이벌이 없다는 건 시장이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 점에서 원걸이 완착할 만 한 곳은 탄탄한 배경의 신스팝이나 일렉트로 계통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어쨋든 복잡하지 않은 음악을 아주 탄탄하게 해내야 한다. 뭐 다른 게 하고 싶으면 유닛을 하든지, 솔로를 하든지 하면 된다. 2007년 한국을 들썩거리게 했고, 이제 5년차인 중견 그룹 아닌가, 뭔들 못하겠나.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번 음반의 Nu Shoes나 중간에 나온 싱글 the DJ is mine의 등장이 무척 반가웠었다. 적어도 이건 원더걸스만 하는 음악이고, 꽤 어울렸고, 곡도 좋았기 때문이다. 그래, 드디어 맞는 옷을 찾았구나 싶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번에 나온 Wonder Party는 전혀 그런 음반이 아니다. 거의 동시에 음반이 나오는 빅뱅, f(x), 그리고 이제 나올 2ne1을 생각하면 원더걸스가 무슨 길을 걷고 있는지 확실하지 않다. 아니 명확하게 알기는 하겠는데 과연 저 길이 괜찮나 싶다.

저번 음반을 동어반복하고 있다. 물론 완성도가 높은 좋은 곡들이다. 그리고 열심히 한다. 뭔가 안 맞는 듯한 가면들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정말 열심히 한다. 노력으로 모든 걸 극복하려고 한다. 하지만 대체 뭐를, 이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Girlfriend와 Sorry는 좋은 곡이지만 여기에 이런 식으로 끼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R.E.A.L은 Act Cool의 유빈 + 혜림 확장판이고, Like This는 Be My Baby의 연장선에 있다.

20120515

영화, 궁싯, 버라이어티, 음악

1. 아이언 맨 1을 봤다. 후반부에 둘이서 싸우는 부분을 보다보니 예전에 케이블 방송으로 본 적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앞 부분은 못 봐서 몰랐다. 이 영화에 나오는 기네스 팰트로를 참 좋아한다. 그것보다 내가 기네스 팰트로를 좀 좋아하는 듯.

 

2. 비가 왔다. 낮에는 우산가지고 돌아다니기 좀 귀찮다 싶을 정도로 쏟아진 적이 있다. 우산 가지고 돌아다니는 거 참 싫어한다. 손 하나 못 쓰는 게 싫어서 백팩을 즐겨 들고 다니는데 이건 별 수가 없다. 비 옷이 괜찮기는 한데 지하철 이용자로서 매우 거추장스러울 것 같다. 여튼 점심에 맥도날드에서 런치 세트를 먹고 올림픽 기념 컵을 얻었다.

IMG_2577 

예전에 받았던 컵과 비교해 보면 윗 부분은 더 넓어졌고, 이에 대비해 아래 부분은 더 좁아졌다. 중간에 나왔던 건 드럼통같은 일자형이었다. 위-중간-아래로 3등분 한 뒤 사이즈를 대충 조절해 하나씩 내놓는 거 같은데 그걸 또 계속 모으고 있다. 모아뒀다가 누군가에게 선물해야지.

 

3. 어제 두 개의 버라이어티를 봤다.

3-1. 불후의 명곡은 전설이 박진영이었다. 박진영이 전설이라니, 너무 빠르지 않나 싶기는 하지만 매주 방송하는 거니 어쩔 수 없겠다 싶기도 하다. 린과 알리의 노래가 괜찮았다.

3-2. 그리고 신동엽, 김병만의 개구쟁이. 예전 헤이헤이헤이 류의 꽁트 프로그램이다. 요즘에 이런 식의 꽁트 방송은 이 프로그램 정도 밖에 없는 듯. 공연형 꽁트와 예능으로 양분된 상황이라 이런 유머 1번지형 꽁트가 '구식'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편이다.

좀 오래간 만에 봤는데 초반회에 비해 꽁트 비중이 더욱 늘어났고, 한 회의 주제가 생겨서 그걸 중심으로 이야기한다. 어제 본 방송은 주제가 노인 문제였다. 중간 중간에 파고다 공원의 노인들이나 시내의 젊은이들과의 인터뷰도 끼어넣었다. 에듀테인먼트를 별로 안 좋아하는 입장이라 이 부분은 그냥 그랬는데 내용이 요즘 많이 생각하고 있는 '미래'와 관련된 이야기라 열심히 볼 수 있었다.

어제 트위터에도 잠깐 이야기 했었는데, 주제답게 전반적으로 깝깝했는데 중간에 아주 깝깝한 내용의 꽁트가 있었다.

완전 핵가족화 된 사회에서 '노인'을 집에 데리고 살고자 하는 가족이 있는데, 거기 들어가기 위해 독거 노인들이 오디션을 치룬다. 송은이와 김병만이 최종 후보였는데 송은이는 매우 현대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어서 집안 아이가 좋아하지만, 결국 구식의 재미없는 김병만이 완납 했다는 3개의 생명 보험 덕에 결국 김병만이 선정된다.

웃자고 한 이야기인데, 전혀 없을 것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나는 나중에 저런 데 나가도 떨어지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4.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한 마리신 님의 글 링크. 어제 내가 대충 정리해서 포스팅해보려다가 마음만 앞서 이것 저것 넣으려다 일이 복잡해지기도 하고, 잘 모르는 부분도 있어서 관뒀는데 심플하게 정리된 게 마음에 든다. 오해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어서 덧붙이는데, 언제나 그러하듯 입장을 정하는 건 자신의 몫이다.

http://blog.jinbo.net/marishin/350

노/심이 통진당에 왜 들어갔는가를 고려해 보면, 이 사태에 해결 방법이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대로 천년만년 갈 수는 없으니 해결 혹은 봉합이 될 것이다. 그 과정이 약간 궁금하다.

 

5. 이건 여기 소개할 건 아니긴 한데, 따로 다른 블로그에 포스팅하기도 그래서 덧붙인다.

아이폰용 알람앱으로 한동안 XtremeMac에서 나온 앱을 사용하고 있었다. 원래는 그 회사에서 나온 독에 붙이는 앱인데, 독은 없지만 이게 은근히 편해서 아이튠스 스토어에서도 한참 전에 내려가 버렸는데 지우지 않고 그냥 쓰고 있었다. 좋은 점은 밤에 Sleep을 누르면 화면이 아주 어둡게 나온다는 것, 안정적이라는 점, 쓰기가 편하다는 점. 잘 때 바로 옆에다 세워놔도 눈이 안 부시고, 자다가 잠깐 눈떠보면 시계가 보이는 게 편하다.

하지만 좀 지겨워서 다른 앱들을 설치해보곤 했는데 다들 어딘가 마음에 안 드는 구석들이 있었다. 그러다가 Awesome Note를 만든 BRID라는 회사에서 내놓은 TicTok이라는 알람앱이 있는데 그게 며칠 전에 무료로 풀렸다.

http://appshopper.com/productivity/tiktok-alarm

혹시 밤에 켜놓고 자기에 좋은 아이폰용 알람앱을 찾는다면 추천한다. 시계 모양을 커스텀으로 만들 수 있는데 이런 무난한 모양으로 해놓고 있다.

IMG_2578

Panerai-PAM-00104

이런 걸 대충 머리 속에 두고 해봤는데 그렇게까지 커스터마이징이 되진 않으니까 저 정도 선에서 마무리.

 

6. 아무리봐도 일부러 쎄게, 혹은 '그 세계의 사람'인 듯이 말하는 건 자의식 강화나 소속감 강화에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으나 글쎄, 과연 쓸모가 있기는 한 건지를 모르겠다. 책을 많이 읽은 고등학생이나 거대한 가족내 사건을 겪은 중학생을 보는 듯한 달관한 느낌. 그런 걸 보고 있으면 소노의 러브 익스포져 대사가 생각난다.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아무 것도 모르던 거였어".

하긴 그런 소속감이 중요한 건가. 그런데 또한 그런 소속감이 필요는 한 건가, 무엇을 위해? 도피, 안식, 편안함 그런 것들?

물론 내 자신이 그렇게 이야기하는 걸 본다고 이런 식으로 생각하지 않는 분야도 명백히 있으니 편견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편견이란 어느 지점에 가서는 그게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명백히 아는 게 중요하고,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것은 또한 인생의 중요한 애티튜드 중 하나다.

뭐 common한 세계를 붙잡고도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을 누군가는 이해하고, 내가 싫어하는 것들을 누군가는 아껴가며 각자의 스텝으로 알아서들 걸어가는 거겠지. 여튼 걱정에 자조가 아니라 농담이 섞여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거슬린다.

20120513

20120513 충실한 소비, 음악, 영상

1. 오늘도 충실한 소비 활동의 날. 점심은 홈플러스에서 통오징어 짬뽕이라는 걸 먹었다. 짬뽕에 오징어가 한 마리 들어있는 건데 오징어 먹느라 입이 아팠고 짬뽕은 3류 중국집 수준이었다. 아쉽다. 2천원 쿠폰이 있어서 5,500원에 먹었는데 제값 주면 좀 많이 억울했을 듯. 광동 헛개차인가 뭔가를 1,900원에 1.5L 두 병 준다길래 사왔다.

2. 저녁은 세븐일레븐에서 파는 이수근 도시락. 2,800원에 올레 카드 15%, 나쁘진 않은데 양이 작다. 저번에도 말했듯 편의점 도시락은 + 컵라면을 디폴트로 삼고 있다.

3. 태티서의 트윙클 싱글을 들었다. 의외로 곡이 많아 7곡이나 들어있다. 트윙클은 처음에 들었을 땐 뭐냐 했는데 자주 들리니 역시 귀에 익는다. 태연이 살을 너무 많이 뺀 건 맘에 안든다. 그리고 서현과 태연이 너무 디바 포지셔닝을 하는 것도 마음에 안든다.

이름을 슬슬 처녀시대로 바꿔야 하는 것 아닐지.

4. 아이유의 싱글 스무 살의 봄도 들었다. 3곡 들어있다. 아이유가 끌고 가는 이미지가 몇 가지 있는데 저번 곡들로 말하자면 좋은 날 계열, 첫 이별 그날 밤 계열, 나만 몰랐던 이야기 계열 정도다. 이번 싱글은 그 셋을 다 담고 있다.

5. 그리고 민통당 전당 대회 중계를 봤다. 돌아갈 상황을 빤히 알면서 이걸 왜 봤을까 싶은데 어쨋든 계속 틀어놓고 있었다. 뭐 원래 그렇게 만들어진 당이니 할 말은 없다. 학교 다닐 때부터 그랬는데, 어딘가 흥미로워 처음에 잠깐 관심을 보였다가, 뭔가 이상하다 싶어 관심을 끊고보면 어김없다. 전혀 쓸모가 없는 촉이 발달해 있다. 지겹다 정말.

6. 탑밴드 시즌 2도 봤다. 이것 역시 왜 봤을까 싶었다. 재미 하나도 없다.

7. 어제 밤에 자기 전에는 또르(Thor)를 봤다. 이건 꽤 웃기다. 그러고나서 오늘 북유럽 신화에 대해 좀 찾아봤는데 그것도 참 막장 스토리다. 그리스 신화도 읽어보면 그런 느낌을 받는다. 그러고보면 한국 아침 드라마의 프로토타입도 이런 고대 신화에서 왔다고 볼 수 있겠다. 여튼 오딘의 날이 수요일이고 토르의 날이 목요일이다.

8. 45분 정도 4km 조금 넘게 산책을 했다. 살짝 빠르게 걷다가 중간에 잠깐 달렸는데 힘들었다. 오랫동안 운동을 안 한 티가 난다. 천변은 여전히 공사중이다. 작년 초가을에 수해나고 무너진 다음 공사 시작했던 거 같은데 아직도 하고 있다니. 여튼 생긴 건 그대로 둬도 되는데 냄새 나는 건 어떻게 좀 했으면 좋겠다.

9. 이런 토요일.

20120505

RIP Adam Yauch

비스티 보이스의 Adam Yauch가 암으로 사망했다. 1964, 8월 5일 브룩클린 NY ~ 2012, 5월 4일 브룩클린 NY. 어렸을 적에 보고 듣던 많은 사람들이 죽는다. 그러면서 '어떤' 시대가 끝이 나는 것들을 실감한다. 하지만 이 사람은 너무 동시대 사람이다. 비스티 보이스가 결성된 게 1979년, 첫 EP가 1982년, 힙합으로 장르를 바꾸고 낸 첫 EP가 1983년, 그리고 데뷔 앨범 Licensed to Ill이 1986년이다.

개인적으로 비스티 보이스를 듣게 된 경로는 약간 이상하다. 90년대 중반에 펑크를 한참 듣다가, 라모네즈나 블랙 플랙을 듣게 되었고, 데드 케네디스나 미스피츠를 거치다가 비스티 보이스가 펑크를 했었대(그냥 힙합 그룹으로만 알고 있었고 자세히 들은 적은 없었다)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Polly Wog Stew를 접하게 되었다.

이 첫인상은 나름 꽤 커서 얘네는 올드 스쿨 펑크야, 마음 속으로는 지금도 하고 싶을지도 몰라(사실 전혀 안 그렇겠지만)라는 이상한 편견이 박혀 뭘 들어도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다. 사리판단이 불명확해 보이지만 편견이란 원래 그런 것이다.

Holy Snappers

 

Cooky Puss

 

Hey Ladies

 

Hey Ladies는 Paul's Boutique에 들어있는 곡으로, 아마 내가 가장 많이 들었던 비스티 보이스의 곡이다. 이제 다시는 셋이 함께 내놓는 '새로운' 것들은 들을 수 없게 되었다. 세월은 이렇게 흘러간다. Rest in Peace, MCA Adam Yauch.

20120403

20120403 꿈, 음악

1. 필사적으로 기억을 떠올릴려고 하는데 명확히 생각나진 않는다. 기차를 탔고, 어디에선가 내렸다. 전주, 혹은 진주. 어쨋든 꽤 기분이 좋았다. 그게 중요하다.

2. 이건 며칠 됐는데 기억이 좀 남아있다. 6시 비행기로 중국에 가야하는데 5시 40분에 집 앞 지하철 역에 있었다. 역은 조용하다. 이건 어쨋든 불가능일텐데 왠지 빨리 가면 될 거 같았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티켓을 집에다 두고 왔다. 집에 들렀다가면 아슬아슬할 거 같은데 하며 약간 갑갑했다. 하지만 또 생각해보니 비자를 받지 않았다. 어허허 하고 웃으며 깨어났다.

3. 피치포크를 뒤적거리다가 스탭들이 뽑은 1980's 음반 TOP 100인가를 보고 리스트를 체크하며 듣고 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거의 다 가지고 있다... 내가 씨디를 안 모았다면/음악을 안 들었으면 차를 샀던지, 아니면 적어도 지금처럼 거지는 아니었을 거 같은데. 물론 몇 가지 없는 것들도 있다(Minutemen나 John Zorn 등등).

http://pitchfork.com/features/staff-lists/5882-top-100-albums-of-the-1980s/

물론 여러 기준점들이 있겠고 그런거 따지다 보면 끝고 없겠지만 AC/DC가 한 장도 없다. Back in Black도 For Those About to Rock We Salute도 Flick of the Switch도 없다. 약간 이해는 가지만(AC/DC의 명반들은 70년대의 결산 같은 느낌이다) 그래도 Back in Black은 미국에서 2200만장이 팔렸는데, For Those About to Rock We Salute는 빌보드 1위도 했는데.

그런 주제에 Pixies는 세 장이나 들어있다. Surfer Rosa, Doolittle, Come on Pilgrim. 자켓에 원숭이 사진이나 넣는 놈들을! 그리고 Husker Du 음반이 두 장 들어 있던데(Zen Arcade와 New Day Rising), 예나 지금이나 허스커 두의 즐거움이나 가치는 잘 모르겠다.

4. 어제 새벽에는 6월 장마철 마냥 비가 쏟아지더니, 눈이 내렸고, 지금은 춥기는 하지만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꽤 좋다. 바람은 좀 심하게 분다. 지금은 2012년 4월 4일, 대한민국 서울.

5. 한동안은 3의 이유로 Run DMC나 XTC, The Police 같은 것들을 듣게 될 듯. 요즘 곡들에 비해 잔 재미는 약간 덜하지만 둔탁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라는 느낌이 꽤 반갑다.

견제, 더위, 수치

1. 우리나라는 이승만 정권 때 거의 경찰 주도 독재국가였다. 검찰 통제가 있긴 했지만 이승만의 신임 속에서 내무부 치안국, 현 경찰이 가장 큰 권력을 발휘했고 정치 파동, 야당 탄압, 부정 선거, 언론 검열 등을 주도했다. 419 때 총을 쏜 것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