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이 되었으니 전반기 음악 이야기나 해볼까 한다. 요즘은 K pop이라고 부르는 아이돌 음악 이야기 한정, 들은 것들 한정, 이미지/포지셔닝 이런 거 다 무관하고 그냥 아이팟으로 듣는 음악 한정. 순서는 약간 의미 있음.
빅뱅의 Still Alive - 전반기에 들은 곡 중 제일 마음에 든 건 사실 Still Alive에 실린 Still Alive였다. 별로 인기가 없었던 거 같기는 한데 그래도 빅뱅 타입의 곡 중에 한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한다. 2월에 나온 게 Alive였고, 6월에 나온게 Still Alive인 건 뭔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여튼 그렇다. 사실 다른 건 다 그냥 그랬고 오직 하나 Still Alive만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에프엑스의 Electric Shock. 이 음반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했으니까 그냥 개인적인 선호도는 Electric Shock > Beautiful Stranger > Zig Zag > 제트별 = Love Hate > 훌쩍 정도. 제트별은 중간에 크리스탈의 브릿지가 너무 어색해서 들을 때 마다 기분이 이상해진다.
애프터스쿨 새 EP 5th Maxi Single(타이틀이 이렇다)은 예상보다 곡들이 꽤 괜찮다. 새롭진 않지만 아기자기하고 탄탄하다. 하지만 뭔가 문제가 좀 있는게 작고 귀여운 애들이 할 법한 곡들을 커다랗고 모델스러운 분들이 (뮤비에서) 캣워크 걷는 듯이 동작하며 이런 노래를 부른다. 뭐 애프터스쿨의 이미지야 원래 그런 거겠지 싶기는 한데 곡이랑 너무 안맞고, 오히려 곡에도 그룹에도 좋을 게 없는 발란스를 만들고 있다. 그다지 멋도 없거니와 둔해 보인다. 딱히 지금의 늘씬 이미지를 밀어붙일 필요가 있을까 싶다. 노래 부를 땐 좀 다른 컨셉으로 가든가 아니면 아예 싸구려처럼 가버리든가. 버라이어티에서나 섹시 이미지 하면 차라리 나을 거 같은데.
티아라는 예의 그 트로트 댄스로 컴백했다. 환영한다. 야야야로 시작한 일탈의 음악은 잠깐은 흥미롭지만 에프엑스나 2NE1만큼 할 수가 없다. 듣다보니 요즘 곡들은 보컬의 어레인지가 꽤 좋은 듯한 기분이 드는 데 단체 걸그룹/보이그룹의 멤버 배치 문제에 있어 이제 노하우가 꽤 쌓인 것 같다. 뮤직 비디오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역시 괴작이다. 진정 허접한 작품은 참여자들이(제작자, 연기자, 무대 장치 등등) 허접한 것을 만들 생각이 전혀 없고 정말 진지하게 좋은 작품을 만들려고 애쓸 때 나온다. 정말 허접한 것을 만들어야지라는 생각 아래 나오는 결과물들은 보통 예술가 타입이 손길이 묻어나오기 마련이라 말은 허접해도 완전히 무너지지 않는다. 하지만 진지하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이들은 정말 이걸 대작 영화를 만드는 기분으로 제작한 것 같다. 여튼 티아라의 뮤비들은 (이번 것도 그렇지만) 하나같이 허접 괴작이라 부르기 손색이 없다. 드라마 찍던 애도 어색한 연기를 하게 만드는 거대한 힘이 있다. 다 모아서 DVD 발매를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중요 사료로 쓰일 듯.
씨스타/에이핑크 새 싱글은 그냥 그랬고, 인피니티는 전작보다는 좀 아쉽다. 미스에이는 나쁘지 않았고, 포미닛은 뭐 여전하고. 틴탑의 투유는 괜찮긴 한데 아직은 좀 어설프다. 앤디가 틴탑으로 돈을 많이 벌어 좋은 프로듀서를 붙여주면 훨씬 나아질 지도 모르겠다.
전반적으로 기대한 것들은 많았는데 생각보다는 별로였던 2012년 전반기였다. 후반기는 카라, 레인보우, 소녀시대 정도 나올 거 같은데 카라 일단 기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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