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

RFK Jr.

미국 대통령 선거에 케네디가 나와있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미국 법무장관이었던 로버트 F. 케네디의 아들이고 미국 대통령이었던 존 F. 케네디의 조카다. 민주당, 공화당은 아니고 무소속 출마를 했다. 이 분의 이야기를 보면 래디컬 환경 주의자 + 안티 백신 주의자 + 음모론자다.

- 환경 오염이 자신의 성별에 대한 의구심, 성별위화감(Gender Dysphoria)을 만든다. 제초제에 널리 쓰이는 아트라진이 물에 섞이고 그게 사람 몸 속에 들어가면 내분비계 혼란이 일어나 그런 일이 발생하는 거다 뭐 대충 이런 이야기 같다.

- 총기 난사의 원인은 마약이다. 그러므로 총기 찬성.

- 화석 연료도 안 좋고 원자력은 위험하다.

- 지구 온난화 허구설을 주장하는 이들을 법적으로 처벌해야 한다.

- 미국 정부는 미국의 가장 큰 환경 오염원이고 그중 미국 국방부가 최악이다.

- 미국 억만장자들이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미국 중산층을 체계적으로 침식시키고 있다. 

- 백신 음모론(백신은 자폐증의 원인), 코로나 19 음모론(중국이 만들어 냈다)을 믿는다

- 코로나 봉쇄 조치는 파시즘

- 코로나 백신 접종은 소수 민족, 흑인을 대상으로 한 의료 실험이다.

- 푸틴은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선의로 행동하고 있다. 젤렌스키는 현 미국 정부의 강요로 전쟁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푸틴은 괴물, 깡패다. 돈바스 지역은 UN 평화 유지군 관할 하에 둬야 한다.

- HIV 바이러스와 AIDS의 관계에 대해 부정적이다. AIDS의 원인은 마약일 수 있다.

- 사우디 같은 독재 정권과의 동맹을 비판하고 이스라엘 지지자다. 

- 여러 나라의 미군 기지를 폐쇄해 제국을 해체해야 한다.

- 수소 자동차는 녹색 자동차로 위장된 화석 연료 산업이다.

- 투표 과정의 무결성에 대해 비판적이다. 


20240426

따뜻, 앵앵, 증거

1. 시험 기간이 끝났나 보다. 도서관은 다시 조용해졌다. 4월 말의 햇빛도 무척 따뜻하다.


2. 운동을 좀 해야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문제가 무릎과 발이다. 조금만 무리하면 둘 다 아파. 이 둘이 아프면 유산소, 근력 모두 문제가 생긴다. 스트레칭은 생각날 때 마다 하고 있는데 숨이 차는 경험을 일주일에 세네번은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어디서 듣고 나서 그게 꽤 신경이 쓰인다. 하지만 저번 주에 도서관 뒷산에 올라갔다가 일주일 간 잘 걷지도 못했던 과거가 있다.


3. 자려고 누웠는데 모기가 앵앵거리는 소리가 났다. 돌아왔구나 모기. 모기는 앵앵거리는 소리만 없으면 최후의 승리자가 되지 않을까. 애써 잡을 이유가 사라진다. 생존을 위한 최고의 비행술을 위해 앵앵거리는 소리를 낼 수 밖에 없다는 건 뭐랄까, 마블 영화에 완벽한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생태계의 균형감이랄까. 

얼마 전 뉴스에 보니까 미국에서 올해가 매미가 깨어나는 해라 1000조마리인가가 예상된다고 한다. 아마도 모기는 훨씬 더 많을 거다. 이렇게 개체수가 많으면 뭔가 굉장한 돌연변이가 발생하고 그걸 중심으로 진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세상이 그렇게 쉽게 돌아가지는 않나 보다.

아무튼 모기향을 꺼냈는데 이게 머리가 꽤 아프다. 예전에는 괜찮았는데 왜 그럴까 곰곰이 생각해 본 결과 방이 좁기 때문이다. 전자 모기향은 아주 아프고 매트형은 약간 덜 아프기 때문에 작년부터 매트형을 쓰는데 그렇게 큰 차이가 나는 거 같진 않다. 그렇다고 모기향을 피울 수는 없잖아. 연기가 자욱할 거 같은데.


4.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진화에 대해 의심을 하게 되는데 수백, 수천 만년 단위로 변화하는 건 또 나로서는 상상의 영역 바깥이긴 하다. 증거들이 꽤 있으니 믿을 수 밖에. 


5. 유튜브 뮤직에 대한 불만 중 하나는 검색을 할 때 연도별 검색 같은 게 안된다는 것. 관심있는 장르, 분야에서 최근에 어떤 음악이 나오는 지 궁금한데 쉽게 눈에 보이질 않는다.


6. 무슨 대단한 음악을 듣고, 무슨 대단한 세상을 만들겠다고 미성년을 대상화하고 방패막으로 쓰는 분을 옹호하는 걸 보면서 케이팝이라는 거 자체에 좀 질려버렸다. 재미는 없어지겠지만 약간 멀리하려고.

20240424

휘청, 유지, 저편

1. 도서관 사람이 많아서 집에 이틀 있었다가 오늘 나갔다. 이틀 정도만 집에 있어도 다리가 살짝 휘청거려. 하체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하나 봄.


2. 하이브 - 어도어 사건에서 흥미로운 지점 중 하나는 민희진이 지분을 20%나 가지고 있는 것. 자본 투자 없이 어떻게 이렇게 가지고 있나 했는데(예전에 봤을 때는 분명 하이브 100%였다) 옵션이 있었다. 20%라니! 대단하다! 저거 공시가 저번 달인가 그랬더만.

아무튼 이 사건은 본체와 자회사로 운영되는 하이브의 운영 방식에 의문을 남기게 된다. 평상시라면 케이팝이라는 특수한 직종의 특징으로 볼 때 각자의 운영 방식을 유지할 수 있고 적당한 거리감은 서로 윈윈하는 데 도움이 된다. LVMH나 케링 같은 패션 conglemate가 이런 방식이다. 

하지만 자회사가 본체보다 더 수익이 높고 인기가 많은 경우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독립을 꿈꾸게 되는 거다. 법이 어떻게 되어있는 지는 모르겠는데 어도어의 경우 사내이사가 민희진 임명이었다고 한다. 즉 본체로부터 간섭이 없는 상태다. 규모가 작으니까 그러지 않을까 싶은데 이런 구조라면 문제가 안 생길 수가 없다. 처음에는 시스템이 아쉽겠지만 성장하고 나면 왜 내가 먹을 걸 쟤가 가져가지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이럴 경우 본진에서는 팔아 넘긴다와 다 쫓아내고 유지한다 중 선택을 하게 된다.

패션 대기업 집단의 경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경영 CEO를 본진에서 임명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분을 51%만 가지고 있는 경우도 꽤 있는데 아마도 이런 권리를 통해 균형과 견제를 꾀하고 있는 듯. 물론 여기라도 완전히 안정적인 건 아니다. 그렇지만 예컨대 구찌는 케링의 브랜드라는 인식이 사람들에게 그렇게까지 크지는 않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거다. 이건 누가 자본을 대고 이익을 가지고 가느냐의 문제다.


3. 그러고보니 구찌를 두고 벌어진 케링(당시는 PPR)과 LVMH의 인수 대결도 꽤 흥미진진했었다. 예전 일이라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 있었군.


4. 아무튼 하이브의 질문에 대한 어도어의 첫번째 회답은 세상이 다 나를 베끼고 있어 + 뉴진스는 내 편 이 두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거 같다. 이 두 가지 답이 다 문제가 많지만 가장 큰문제는 이게 여론에 특히나 좋지 않다는 것. 이후 답이 있었지만 비공개라서 알기 어렵고 결국 하이브가 배임 혐의로 고발하는 수순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제부터 궁금한 건 하이브는 뉴진스를 어떻게 빼낼 것인가, 그게 가능할까 정도인 듯. 어도어를 껍데기를 만들어서 다시 사들인다는 점과 그 실현 방식에 있어서는 피프티 피프티와 비슷한 점이 좀 있는데 피프티의 경우 아티스트의 계약 당사자가 어트랙트였던 데 비해 뉴진스는 계약 대상이 하이브가 아니라 어도어라는 차이가 있다. 


5. 민 대표의 기자회견 혹은 라방이라 할 만한 일이 있었다. 이걸 보면서 문득 든 생각.

일단 이 무대의 주인공인 방 의장과 민 대표 두 명은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회사 대표들이다. 그게 너무나 전형적이고 그 모습을 그대로 생방에서 이야기 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나름의 공감을 하며 받아들이게 되지 않았나 싶다. 그렇다고 해도 내가 기대하는 건 뉴진스의 음악이지 민희진이 아니기 때문에 이건 별로 도움이 안됨.

아무튼 하이브의 남초 이사진과 민 대표의 막무가내식을 비교해 보자면 양쪽 다 직원들에게는 재앙일텐데 그래도 하이브 고위, 하이브 직원, 어도어 고위, 어도어 직원 사이에는 약간씩 다른 반응이 생기기 마련이다. 우리 사회에서 어느 쪽이 다수냐 하면 당연히 하이브 직원 같은 상황이다. 물론 슬쩍슬쩍 걸러서 본 반응은 커뮤니티 별로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어도어 입장에서 바라본 하이브 고위직의 모습에 빙의를 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기사 딸린 차 타고 골프나 치러 다니면서 같은 말은 매우 효과적이다. '그래 맞아'를 하지 않을 수가 없음.

민 대표의 케이팝에 대한 불만과 별개로 개인적으로는 민 대표 타입의 사람과 일을 해본 적이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그 생각이 지워지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오늘 같은 말투, 언어의 사용 방식은 오랫동안 기억 어딘가에 묻혀 있던 불쾌한 감정들을 자극한다. 시혁님이 개꼰대로 호칭이 바뀌는 타임까지 보고 더 보기가 어려워지고 급격하게 피곤해진 건 그런 이유다. 힘들다. 이걸 다시 기억의 저편에 묻기 위해서는 무엇인가 전환의 계기가 필요할 거 같다.


6. 아무튼 그의 라방 속에는 쉼없는 욕설, 미성년 착취, 엄한 곳에 자아 의탁, 인형놀이, "어렸을 때가 더 예뻤다" 류의 가스라이팅 등등 혐오스러운 모든 것이 들어있었다. 아무래도 케이팝을 그만 들을 때가 된 듯.


7. 야구를 안 본다고 했지만 집에 오는 길에 티빙에서 딱 하기 때문에 조금씩 챙겨보게 된다. 응원할 팀이 딱히 없는데 최강야구에서 본 두 선수가 가 있는 팀 한화와 키움을 일주일 쯤 봤는데 둘 다 정말... 황영묵이 10경기 연속 안타를 치고 있다지만 다 부질없다. 야구는 안 보는 게 맞는 거 같다.

20240422

수급, 변함, 위상

1. 아이언 렁이라는 게 있다고 한다(링크). 철 원통으로 몸을 감싸고 기계식 인공 호흡을 하도록 만드는 기계로 사람은 머리만 빼놓고 살게 된다. 소아마비 환자들이 들어가는 데 계속 거기에만 있는 건 아니고 건강이 좋을 때는 잠깐 씩이라도 나올 수 있다. 어릴 때, 나이가 든 후에는 거기 있어야 한다. 이제는 현대적인 호흡 치료법도 있고 소아마비 자체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쓰지 않는다. 가장 오랫동안 사용한 분이 2명이 있는데 폴 알렉산더와 마사 릴라드다. 

폴 알렉산더는 1946년생인데 1953년에 처음 아이언 렁에 들어갔다. 10살이 넘어가면서 부터 철폐 바깥에서 사는 삶을 늘려갔고 법학 박사 학위도 따고 변호사 자격증도 따는 등 열심히 살았다. 2020년 8년에 걸쳐 집필한 자서전 Three Minutes for a Dog: My Life in an Iron Lung을 내놨고 2024년에는 틱톡 계정을 계설하기도 했는데 올해 3월, 78세로 세상을 떠났다. 아이언 렁 속에 가장 오랫동안 산 사람으로 기네스 북에도 올랐다.

마사 릴라드는 1948년생이고 역시 1953년에 아이언 렁에 들어갔다. 미국에서 아이언 렁을 사용한 거의 마지막 환자였다고 한다. 지금도 아이언 렁 속에 있고 폴 알렉산더 사망 이후 이 기계에 살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한다. 소식에 의하면 오래된 기계라 부품 수급 등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


2. ㅁㅎㅈ이 케이팝의 큰 문제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이건 기획사 성비 균형 문제와 큰 연관이 있는데 덕분에 ㅁㅎㅈ에게 엄한 방어막이 깔린다. 성비가 균형을 이루고 있다면 발을 붙일 수 없을 거다. 사실 사건이 알려진 이후 ㅁㅎㅈ 없는 ㄴㅈㅅ를 약간 기대해 봤고 그럴 때가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한데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그건 쉽지 않을 듯.


3. 시험 기간이라고 도서관이 시끄럽길래 집에 있다. 집에 있으면 2시간 정도 여유가 생기는 게 장점이지만 밥을 해먹고 뒹굴거리고 하는 시간이 늘어나는 단점이 있다. 그래도 할 일을 해야지.


4. 최강야구 시즌 3가 시작되었다. 1회 스토브 리그, 2회 트라이 아웃이 있었는데 이 둘은 역시 좀 재미가 없다. 스토브 리그는 유튜브로만 올려도 충분하고, 트라이 아웃은 더 재미 없지만 그래도 시청자들이 새로운 선수 만나는 거니 반 회차 분 정도면 충분하지 않았을까 싶다. 시즌 3 돌아가는 분위기를 보면 최소 승률 조절이 있는 걸 암시하며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한 새로운 시도가 있는 거 같은데 엄한 몰카를 두 번이나 하는 제작진의 감각을 보면서 약간 왜 저러지 하는 것도 있기 때문에 두고봐야 할 듯. 정의윤은 경고의 의미라도 있어 보이지만 신재영은 그냥 만만해서 저러는 거 아닌가 하는 싶어서 좀 그랬음. 아무튼 시즌 3가 정점이 되어야 할텐데 깔끔하게 떠내 보내는 방법이 무엇이라고 생각하고 그걸 보여줄 지 기대해 보고 있다. 그리고 김성근이 조련하는 니퍼트가 궁금하다. 부디 뭉찬처럼 과도한 무거움과 결과 집착으로 나아가지 않기를.


5. 여고추리반 시즌 3도 이번 주 시작된다. 박지윤이야 그렇다 쳐도 멤버 모두가 이 시리즈가 시작될 때와 소위 위상이 좀 달라져 있다. 연예인 짬을 꽤 먹은 상태라 퀄리티가 꽤 높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20240415

두통, 공습, 직감

1. 주말에 날씨가 무척 더웠는데 월요일이 되니 비가 내린다. 날씨가 종잡을 수가 없어. 오늘은 왠지 머리가 아파서 집에서 일하는 중. 하지만 졸리다.


2.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이 있었다. 드론과 미사일을 상당히 많이 날렸고 대부분 요격되었다. 돌아가는 걸 봤을 때 이란 쪽에서는 현재 확전을 별로 원하지 않고, 그럼에도 공격 받은 거에 대해 뭐라도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방법을 선택하지 않았나 싶다. 대부분 요격 당했다고 해서 이란이 체면을 구겼다는 뉴스도 나오는 데 투입된 자본을 비교해 보면 이란이 딱히 믿지는 장사를 한 거 같지는 않다. 공격 전에 며칠 간 미국과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는 소식도 있다. 즉 대화가 끊겨있는 게 아닌 상황에서 뭐라도 했다는 명분과 확전도 막는 실리를 양쪽 다 적절히 챙기려 하는 거 같다. 문제는 이스라엘인데 처음에는 신중론이 우세했는데 이후 보복 뉴스가 계속 나오고 있다. 정전보다는 보복이 더 뉴스가 되니까 그런 걸 수도 있는 거 같긴 한데 어떻게 할 지 궁금하다.


3. 날이 급격하게 더워지면서 선풍기를 언제 꺼낼 것인가 고민중이다. 아직은 괜찮은 거 같긴 하지만 이게 갑자기 더워지니까 감이 좀 잡히지 않는다.


20240405

외투, 질림, 격차

1. 날씨가 좀 오락가락한데 아침과 밤에 여전히 춥다. 적어도 울 펠트 안감이나 플리스 안감이 들어간 색 코트라도 입어야 된다. 물론 그렇게 입으면 낮에는 덥다. 그러므로 입었다 벗었다 하기 좋게 매니징을 해보고 있다. 좀 귀찮음. 


2. 기본적인 방침은 외투의 단추를 다 채우고 나가서 아무 것도 건드리지 않고도 하루를 쾌적하게 날 수 있는 착장이다. 일교차가 10도가 넘는 나라에서 불가능한 일처럼 보이긴 한다. 그렇지만 어떻게 하면 될 거 같기도 한데 잘 안된다.


3. KT 장기 사용자 쿠폰으로 밀리의 서재를 구독했다. 그래서 밤에 자기 전, 지하철에서, 일하다 능률이 안 오를 때 각각 3권의 책을 읽고 있다. 

밤에 자기 전에는 최근 조 홀드먼의 영원한 전쟁을 읽고 있다. 하인라인의 스타십 트루퍼스를 읽고 나서 그걸 뒤집어 놓았다는 이야기를 선택했다. 둘을 비교해 보자면 완성도 측면에서는 역시 스타십 트루퍼스인 거 같다. 뭔가 단단한 고전, 마스터피스의 느낌이 있다. 조 홀드먼은 그에 비해서는 좀 어수선하다. 그 이유는 아마도 밀리터리 SF에서 한 칸 더 나아가 다른 사상, 다른 이상향이 스쳐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1970년대 히피들은 감명을 받았을 지 몰라도 이제와서 보기엔 좀 민망한 느낌이 있다. 예전에 읽은 거지만 낯선 땅 이방인에서 비슷한 느낌을 받았었는데 다시 볼려고 보니까 절판이군.

지하철에서는 하인라인의 우주복 있음, 출장 가능을 좀 읽다가 지겨워졌다. 기본적으로 청소년 도서 특유의 우화 느낌이 잔잔히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듄, 파운데이션, 낯선 별자리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SF 보기가 약간 질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밀리의 서재에 검색해도 나오는 책이 너무 없어서 뒤적거리다가 존 르 카레의 스마일리의 사람들을 읽기 시작했다. 이건 BBC 드라마로 봤었고 영어 책으로 시도하다가 관뒀었다. 

하지만 이 책은 지하철에서 보기에 적합하진 않은게 등장인물이 너무 많다. 책 속의 이름을 잘 못 외워서 옆에다 A4지 가져다 놓고 이름과 관계 다이어그램을 그리면서 읽는 사람에게 이런 건 좀 힘들다. 이건 중학교 때 폭풍의 언덕을 읽으면서 몇 번을 읽어도 누가 누군지 모르겠고, 누가 누군지 모르겠으니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다가 이름을 적어 놓으면서 읽었더니 이야기 진행 파악이 아주 쉬워지길래 생긴 습관이다. 이번 기회에 그런 거 없이 읽는 데 익숙해져 볼까 하고 있긴 한데 아직 어렵다.

일하다가 졸릴 때 읽는 건 그래도 패션 관련 책들이다.


4. OTT로는 슬로 호시스 시즌 2를 보고 있다. 시즌 1 보면서 개리 올드만이 너무 더러워서 겨우겨우 끝냈는데 뭐 볼까 하다 문득 시작했다. 여전히 너무 더럽다. 게걸스럽게 국수 먹는 거하고 그놈의 코트. 코트를 세탁할 수 있는거야? 하는 대사가 웃기긴 했다. 

그리고 이 시리즈의 장벽같은 문제는 슬라우 하우스에서 잭슨 램과 나머지 다른 사람들 간의 능력 격차가 너무 크다는 거다. 얼치기 같은 놈들이 잔뜩 쌓여서 설레발레 하다가 어쩌다 일을 해결함. 데이터 매트릭스에 기반한다면 일 해결의 확률적 측면에서 필터링이 당연하다. 나름 잘 걸러내고 있는 MI5가 그렇게까지 나쁜 조직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존 르 카레 풍 첩보물은 아직은 BBC가 만든 게 최고다. MI5나 BBC나 얼추 같은 사람들이 인생의 어느 갈림길에서 갈린 결과일테니 그런 거 아닐까 싶기도 하다. 존 스마일리가 BBC에서 일하고, BBC 시리즈의 제작 스탭이 MI5에서 일하는 평행 우주는 그렇게 멀지 않은 데 있을 테니까.

이렇게 해서 한창 우주 전쟁을 보다가 1943년 독일과 싸우는 거를 지나(마스터스 오브 디 에어와 더 뉴 룩), 영국과 소련의 냉전 시대로 넘어갔다.

이상한 점은 애플TV가 참 볼 게 없다고 생각하는 데도 시리즈를 쭉 보는 건 애플TV다. 넷플릭스 구독하면 삼체랑 뭐 이런 거 보게 되겠지만. 근데 삼체 이번 시즌엔 우주인들 쳐들어 오는 거 없다고 해서 약간 시큰둥해졌다.


5. 지구마블 세계 여행 시즌 2가 생각보다는 재미있는데 티빙판과 유튜브 판에 미묘하게 다른 점이 있다. 그래서 둘 다 보게 만들긴 한데 안 보는 사람은 아예 관심 없음, 보는 사람에게 2배의 시간을 쓰게 함 전략은 약간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이 있다. 곧 최강야구와 여고추리반이 시작한다. 그거 나오면 SF, 2차 대전, 첩보 전쟁은 좀 뒤로 밀리지 않을까 싶음. 


6. 야구를 몇 경기 봤다. 한화는 좋은 마무리가 없으면 좀 어렵지 않을까 싶다. 다저스는 글래스노우가 정말 잘 던지던데 내구성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저스는 왠지 별로기 때문에 그들을 견제할 브레이브스를 응원해볼까 하고 최근 경기 하일라이트를 봤는데 화이트 삭스에게 지는 경기를 봤다. 메츠는 뭘 해도 지지부진의 느낌이 있다.

20240401

활력, 패턴, 대비

1. 살면서 주로 하는 일과 다른 종류의 활력이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그런 걸 아이돌 음악이나 예능 방송에서 찾았다. 아이돌 음악에 약간 시큰둥해지고, 예능 방송이 유튜브로 옮겨가면서 불규칙성, 비정기성, 너무 많음 등의 이유로 고민을 하다가 스포츠를 보면 약간 다른 종류의 활력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에 대한 검토가 지난 몇 주간 있었다.


2. 일단 보고 있는 채널이 유튜브, 티빙, 쿠팡 플레이가 있는 상황이다. 

일단 야구. 국내 리그의 경우 딱히 응원하는 팀이 생기지가 않는다. 한화의 최근 활약은 아주 흥미진진하지만 과연 내가 계속 보려나 싶다. 야구의 문제점은 경기가 너무 많다는 것. 매일 해. 이래서는 활력의 '다른 종류'가 되기는 어렵다. 

MLB의 경우는 국내에서 치뤄진 개막전을 보면서 잘하네 재미있긴 하군, 유니폼도 훨씬 좋군, 영상 참 잘 찍네 등의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역시 여러가지 문제가 있는데 매일 한다는 것과 시차. 보려면 지금보다 추가 비용이 들고 새벽에 깨어야 한다. 이것도 지금의 생활 패턴 안에 넣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해도 이왕 보는 거 이 정도 수준의 스포츠라면 감수할 만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몇 팀을 살펴 봤는데 원래 호감이 좀 있던 메츠와 카디널스는 하필 딱 볼 때 졸전을 펼쳤고 재미도 없었다. 파드리스는 유니폼이 장벽이다. 다저스의 경우 무키 베츠의 전성기, 오타니의 전성기를 볼 수 있고 무키 베츠 - 오타니 - 프리먼으로 이어지는 타선이 실로 어마무시하다는 포인트가 있다. 하지만 다저스는 이상하게 정이 좀 안 가.

그리고 축구. 해외 리그는 역시 시차로 접근이 좀 어렵다. 그래도 이번 기회에 몇 가지 챙겨봤는데 EPL은 스포티비를 따로 구독해야 하고 정이 가는 팀이 좀 없다. 예전에 아스날 좋아했지만 벵거 나간 이후 별로 재미가 없고 토튼햄 손흥민 화이팅이지만 역시 좀 그렇다. 하필 아스날에서 토트넘으로 옮기는 것도 좀 이상하고. 맨유나 맨시티는 원래 관심 별로 없다. 그런데 최근 문득 리버풀에 약간 관심이 가고 있다. 다른 종류의 활력을 얻기에는 상당히 좋은 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외에 라리가에서 레알 마드리드 경기를 봤는데 비니시우스 정말 잘하긴 한다. 다음 월드컵 때 대활약을 보게 될 듯. 하지만 라리가는 너무나 레이시즘의 세상, 굳이 접근할 생각이 안 든다. 세리에 A와 리그앙은 응원하고 싶은 팀이 없다. 이외에 쿠팡플레이에 별 자잘한 리그 중계를 다 하고 있던데. 분데스리가를 조금 봤는데 레버쿠젠 약간 재미있었다. 특히 보니페이스 보는 재미가 있었음. 부상으로 지금은 결장 중인데 곧 복귀한다는 거 같다. 티빙에서 해주고 있어서 중계 접근성도 좋다. 잠자는 시간을 조절할 가치가 있는건가 하는 게 문제.

국내 축구의 경우 린가드의 서울과 이정효의 광주가 관심이 갔고 몇 경기를 봤다. 하지만 이전에 말했듯 서울은 과연 저걸 봐야되는 건가 싶은 경기를 계속 치루고 있다. 광주 경기는 재미있는데 이상과 현실 사이에 아직 갭이 좀 있음. 이걸 극복해 가는 과정을 본다면 괜찮을 것도 같은데 스트레스가 좀 생길 거 같다.

F1이 있길래 바레인, 사우디를 하일라이트로 보고 호주의 퀄러파잉과 레이스를 봤다. 졸려서 끝까지 보기가 좀 어려워... 졸면서 재방송으로 끝까지 봤는데 이래서 보는가 보다하는 감이 좀 생기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졸리다.

이런 이유로 거의 모든 종목을 결국 보류중이다.


3. 이렇게 뒤적거리다가 지구마블 세계여행을 봤는데 재미있었다. 사실 저번 시즌은 열심히 봤지만 이번 시즌은 거의 아무런 관심이 생기지 않고 있었는데 막상 보니까 또 재미가 있다. 이게 진행중이고 곧 여고추리반도 방영을 시작하니까 그렇다면 스포츠 없어도 당분간 괜찮겠다 싶다.


4. 구입해 놓고 안 읽던 스타십 트루퍼스 소설을 읽었다. 하루 한 챕터씩 읽었는데 중간에 못 읽은 날도 꽤 생겨서 3주 정도 걸린 거 같다. 폴 버호벤의 스타십 트루퍼스 영화를 꽤 좋아하지만 그것과는 느낌이 좀 다르다. 양쪽 다 충분히 납득은 간다. 소설을 보면 배경 상황을 정밀하게 설정하고 그 속에 주인공의 이야기를 집어 넣는 게 상당히 매끄럽다. 그 세계 안에서라고 생각해 보면 그렇게 생각하고 대비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거다.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최근 영상과 인터넷 화면에 매몰되어 텍스트를 받아들이고, 생각하는 다른 방식을 활성화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가만히 읽다보면 확실히 머리가 리프레시된다. 잠 자기 전 한 챕터 정도가 딱 좋은 듯 해 다른 것들도 계속 읽을 생각이다.

RFK Jr.

미국 대통령 선거에 케네디가 나와있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미국 법무장관이었던 로버트 F. 케네디의 아들이고 미국 대통령이었던 존 F. 케네디의 조카다. 민주당, 공화당은 아니고 무소속 출마를 했다. 이 분의 이야기를 보면 래디컬 환경 주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