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30

짧은 산보의 기록 - 진해, 마산

기회가 생겨서 이제는 구(區)가 된 두 도시를 2시간 정도 씩 돌아다녔다. 마치 물건을 사기 전에 사용기들을 쥐잡듯 뒤지듯이 두 도시를 돌아다녀볼 기회에 꽤 많은 자료를 찾아봤다.

 

우선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 보자면,

그러니까 83년 혹은 84년 쯤 아버지 직장 문제로 여름 방학을 이용해 마산에서 한 달 정도 살았던 적이 있다. 그 짧은 와중에 태풍이 몰려와 수해도 났었다(-_-). 어쨋든 이 아무런 연고도 없는 도시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는 건 거의 없는데 곰곰이 떠올려보면 돝섬, 산호 공원, 어느 산에 있던 사람들 많이 놀러오던 계곡 정도다.

이번에 돌아다니며 산호 공원은 찾아갔는데 어릴 적 기억과는 역시 많이 달랐다. 하지만 보통 어릴 적 기억은 굉장히 커보이는데 막상 나중에 가보면 작은 편인데, 산호 공원은 기억 속에는 돌로 된 표지판이 서 있는 조그마한 공원이었는데 막상 가보니 꽤 큰 산이었다.

오래간 만에 가 본 산호 공원과 용마 공원 사이에 낡은 집들이 잔뜩 모여있다. 이번에 갔을 때만 그런 건지 아주 이상한 분위기가 물씬 감도는 곳었는데, 여튼 군데 군데 할아버지들이 가만히 앉아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나를 빤히 쳐다봤고, 몸에 약간 장애가 있는 사람이 산책을 하고 있었고, 어떤 남자가 담 너머에서 나를 보며 우렁차게 짖어(개 처럼...)댔다. 라스 폰 트리에의 킹덤이 문득 떠올랐다.

그리고 마산에 잠시 거주할 당시 쯤 군항제를 보겠다고 가족이 함께 진해에 간 적이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역시 몇 시간 남짓의 짧은 머무름이다. 그 당시 기억은 도심에 대한 건 전혀 없고 거대한 해군 부대와 부대를 돌아다니던 낡은 버스, 그 안에서 군항제 안내를 하던 하얀색 해군복을 입은 군인 정도다. 벚꽃의 정취 따위를 알 나이는 아니었다.

 

 

그리고 찾아본 바에 의하면.

마산은 아주 오래된 도시다. 조선시대에는 마산창이 있었고(조창, 주변 동네의 조세를 다 모아 배나 육로로 서울로 실어나른다), 일제 시대에 마산창을 다 헤쳐버리고 일본인 거주지들이 생겼다. 한때 술, 간장을 비롯해 나름 산업이 융성했는데 지금은 도시 자체가 꽤 빚더미라 마산, 창원, 진해 통합 때도 그 문제로 갈등이 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럼에도 아주 오래된 지형, 골목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몇 안되는 재미있는 곳이다. 꽤 크고, 맛있는 것들도 꽤 많고(민물 생선, 바다 생선 요리가 동시에 발달해 있다), 마산 도심을 연구하는 블로그들도 몇 찾을 수 있다.

진해는 원래 그냥 시골 마을이었는데 1910년대에 일제에 의해 건설된 계획 도시라고 한다. 최초의 방사형 계획 도시로 함경도 나남도 같은 방식으로 건설된 도시라고 한다. 진해는 생각보다 상당히 작았고, 그 와중에 해군의 교육 사령부가 크게 자리잡고 있었다.

 

 

아이폰 여행 기록 앱을 테스트해 보다가 ontheroad.to가 괜찮은 거 같아 정착해 보려고 이번 짧은 산보 동안 이용해 보았는데 그다지 좋지가 않다. 느리거나 이런 건 상관없지만 순간 순간 입력하는 데이터는 제대로 들어가야 하는데 꼬여버리는 바람에 (A 웨이포인트에 B 사진이 들어가는 등등 이상한 일들이 생겨났다) 골치가 좀 아팠다. 그리고 나중에 블로그에 올리고 싶어도 embed가 되지 않는다. trackmytour를 사는 게 나을까 싶다.

어쨋든 이 번에 돌아다녀 보니 두 도시 다 바다에 접해 있기는 하는데, 와 바다구나~ 하는 감흥을 느낄 만한 구석은 없다. 마산 도심에서 아래 쪽으로 구산면 정도 내려가야 거제도를 사이에 둔 좀 제대로 된 바다가 보인단다. 창원 여행 지도를 찾아보니까 구산면 쪽으로 자전거 코스가 있던데 언젠가 한 번 가보고 싶다.

아래는 캡쳐한 지도고 링크를 누르면 조금 더 자세한 사진 같은 걸 볼 수 있다.

1 

진해 http://macrostar.ontheroad.to/3/

 

2

마산 http://macrostar.ontheroad.to/20111/

 

마산은 자전거로 돌아다닌 코스도 기록했다. 오른쪽으로 쭉 갔다가 온 건 딱히 재미있는 볼 거리가 있었던 게 아니라 허당로라는 길 이름이 재미있어서 신나게 가다가 길을 잘 못 들어서 저리 됨.

route

20110927

사용기들

에브리 붑이라는 솔직히 약간 수익 목적의 블로그가 있는데, 거기에 지샥 이야기를 올렸다가 지웠다. 이거 뭐, 별 것도 없는 삶을 중계하는 것도 아니고 사람이 숨기는 맛이 있어야지.. -_-

여튼 그냥 심심하고 졸린 김에 읇조리는 이야기다.

우선 커피. 집에서 커피를 마시는 데 드립 커피는 비싸고 귀찮고, 캡슐 커피는 비싸고 맛없고(기대를 많이 했는데 통조림 같은 느낌에 무척 실망했다), 티백형은 만들 때 마다 맛이 너무 다르고(매우 민감하다), 달짝지근한 인스턴트 모카 맥심은 아무리 생각해도 몸에 많이 안 좋은 거 같아서(요새는 마시면 오바이트가 쏠린다, 그러면서도 계속 마셔..) 다시 인스턴트 블랙 커피로 돌아왔다.

한때 대비도프를 구입해다가 인스턴트의 맥시멈을 뽑아내겠다고 연구를 해가며 마시던 바로 그 병 인스턴트다.

이건 좋은 점이 몇 가지 있는데 일단 제조가 간편하고(커피 스푼과 물의 조화만 잘 파악해 놓으면 된다, 표준은 1.8g과 120ml http://macrostar.egloos.com/4031674 참고) 청소가 쉽다. 다만 블랙으로만 마시면 좀 지겨운데 그럴 때는 1.8g에 60ml + 180ml 우유로 카페 라테 흉내를 내면 된다. 그것도 귀찮으면 1.8g에 240ml를 넣어 연한 커피, 60ml를 넣어 진한 커피를 만들어 마실 수도 있다... 뭐 사실 물에 섞는 종류는 뭐든 이런 식으로 마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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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비도프, 이과수, 치보, UCC, 맥심(도 맛있다) 등등 병 인스턴트 커피들이 있지만 UCC The Blend를 사봤다. 114는 마셔봤는데 이번 건 스미야키라는 커피다. 스미야키는 에콰도르산 커피를 숯으로 로스팅해 스모키한 향이 나는 특징이 있다. 둔해서 그런지 스모키를 느끼기는 좀 힘들었다.

UCC의 대표작은 114와 117인데 둘 다 브라질, 에콰도르 등 산지의 커피를 블렌딩(섞은) 인스턴트 커피다. 114는 부드럽고, 117은 좀 쓰다. 

 

이거 말고 라면도 하나 처음 먹어봤다. 원래 꼬꼬면을 사볼려고 했는데 헤매고 다니다 결국 실패하고 나가사끼 짬뽕을 사봤다. 요즘 이런 식으로 나가사끼 짬뽕을 먹게 된 사람들이 무척 많다.

참고로 신라면은 박스로 사다놓고 매일 밤 11시에 2년을 먹은 적이 있는데 그게 10년도 전 일이다. 그 이후 한 때는 신라면이라면 냄새도 맡기 싫고 봉지도 보기 싫었는데, 요새는 있으면 먹을 수는 있는데 직접 사는 경우는 없다.

한 때는 경건한 자세로 연구하며 라면을 먹었는데, 저번에도 말했듯이 요새는 정확한 제조 방법을 지켜 나만의 노하우 어쩌구로 완성하는 따위보다 그저 남이 끓여주는 라면이 최고다. 귀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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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長崎)는 사실 맛있는 게 많은 도시인데 대표적으로 짬뽕, 가마보코(어묵), 카스테라 같은 게 있다. 나가사키 카스테라 완전 맛있다든데 못 먹어봤다 ㅠㅠ

여튼 이 짬뽕은 원래 별로 안매운 걸로 아는데 삼양 나가사끼(철자가 다르구나) 짬뽕은 살짝쿵 매콤하다. 이거, 이름을 떠나 꽤 맛있다. 이걸 먹고 났더니 그렇다면 꼬꼬면은! 하며 더 기대가 된다.

 

그건 그렇고 마말레이드 잼은 왜 안파는 거야. 딸기잼 샀잖아 ㅠㅠ

구질구질한 세계, 리쌍

리쌍의 2011년 새 음반 제목은 AsuRa BalBalTa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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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쌍은 상당히 특이한 길을 걷고 있다. 한때 온통 구질구질한 내용 천지인 노래를 했지만 언젠가부터 버라이어티에 등장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예능계에 임하는 자들이라면 모두 부러워할 토/일 골든 타임의 간판 예능 프로에 나와 활약하고 있다. 그 와중에 2년 간격 쯤으로 나오던 새 음반이 나왔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예전 리쌍의 음악의 기억이라고 하면 단순한 멜로디에 극하게 구질구질한 가사들이다. 돈은 없고, 돈 많은 애들은 부럽고, 겨우 번 돈은 모두 떼이고, 여자는 떠나고, 집세는 밀리고, 자기들이 하는 음악은 무시 당하고, 옆에서는 정신 차리라고 난리고, 세상은 온통 갑갑하다.

하지만 그들은 어느 만큼은 변했다. 한달에 몇 천은 벌고(독기), 유재석에게 성실함을 배우고 음악도 너무 재밌다(회상). 리쌍 식 사랑 노래도 있고(TV를 껐네...), 여전히 헤매고 있는 비지에게 좋은 날이 올거라고 기다리라고 조언도 해준다(죽기 전까지 날아야 하는 새).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무한도전에서 태어났을 때부터 재미없는 사람이라는 캐릭터를 가진 길처럼, 구질구질함은 배경처럼 저변에 깔려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흘러갔고, 그들은 주말 버라이어티의 레귤러고, 음반은 방송 금지를 당하든 말든 각종 인터넷 차트 10위 권 안에 몇 곡이 멤돈다.

그런 만큼 그들은 과거의 구질구질함에 함께 울던, 하지만 그 자리에 여전히 남아있는 사람들을 버려야 하고 동시에 위로해야 하고(잘 먹힐 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했던 것들보다 더 한 곡들을 만들어야 한다. 하림, 개코, 백지영, 정인, 비지, 국카스텐, 10cm 같은 팀들이 그 폭을 넓히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구라의 골수 팬들이 그랬던 것처럼, 옛날 생각에 아쉬운 맘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TV를 껐네... 뮤직 비디오는 참 예쁘다.

식욕의 패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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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를 평균선으로 예전에는 상단의 형태였는데 요새는 하단의 형태로 바뀌었다. 나이 탓인건가 ㅠㅠ. 여튼 극심한 공복감이 계속되고 있음.

20110923

중앙 은행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중앙 은행의 할 일은 물가의 안정이다. 물론 아닌 곳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대세와 같이 물가의 안정이다.

이건 한국은행법 제 1조 설립 목적에 나와있다.

한국은행법 제 1조 이 법은 한국은행을 설립하고 효율적인 통화신용정책의 수립과 집행을 통하여 물가안정을 도모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 3조에서는 한국 은행의 통화 신용 정책은 물가 안정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정부의 경제 정책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 5조에서는 정부와 협의해 물가 안정 목표를 정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정부는 경제 성장을 추진하고, 한국 은행은 물가 안정을 추진한다는거다. 서로가 서로에게 제한 요인이 되어 주는 거다. 정부는 한국 은행의 물가 안정 정책을 기정 사실로 간주하고 그 제한 속에서 경제 성장을 추진하고, 한국 은행은 정부의 성장 정책을 기정 사실로 간주하고 그 제한 속에서 물가 안정을 추진한다.

 

며칠 전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경제에 무리를 주면서 물가 상승률 목표치를 달성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전에 나경원 의원이 자위대 기념 행사를 찾아가 놓고 그게 뭔지 몰랐다고 변명하는 것처럼, 이 사람도 한국 은행이 뭐 하는 곳인지 잘 모르고 가 앉아 있다.

우리나라는 이런 게 통한다. 헌법에 농지의 임대차 및 임대 계약이 금지되어 있다고 써 있어도 몰랐어요 하면 통하고, 법률에 부동산 매매시 신고 가격을 낮게 하면 안된다고 되어 있어도 몰랐어요 하면 통한다.

물론 몰랐어요는 아무나 통하는 게 아니다. 나 같은 사람이 몰랐어요라고 하면 법의 강한 원칙 중에 하나 '무지는 죄를 소각하지 않는다'가 나타난다. 한국의 법은 아주 당연하게도 만민에게 공통으로 적용되지 않는다.

모르면 몰랐어요라고만 하는게 지금까지 추세였다면, 이 분은 더욱 나아가 법률에 적힌 목표는 알바 없고 내 맘 마인드다. 더 엉망 만들기 전에 빨리 그만두고 나왔으면 한다.

20110922

J.E.후버

후버댐의 후버가 아니다. 참고로 후버댐의 후버는 허버트 클락 후버로 1800년대 말 미국 대통령이다.

여튼 존 에드가 후버라는 사람이 있었다. 주경야독해 야간 대학을 졸업하고 법무부에 들어간 이후 그는 수사국에서 일했다. 여기서부터 비밀 서류를 만든다든가 은밀한 임무를 처리한다든가 하는 노하우를 익힌 후버는 1924년에 수사 국장이 되고 1935년에 이 조직을 FBI로 확대 개편해 내는 데 성공한다. 그는 이 조직의 수장을 48년간 역임한다.

후버가 관심의 초점이었던 이유, 그리고 그를 아무도 내치지 못한 이유는 바로 정보의 독점이다. 유력자들과 관련된 각종 정보들은 그를 법 위에 존재하게 만들었고, 그 법 위에서 그는 더욱 정보를 수집했다. 아무도 그를 제어하지 못했다. 해외 정보망까지 장악하려는 후버에 대항해 트루먼이 CIA를 창설하는 정도가 고작이었다.

후버 사후에 실시된 조사에 따르면 FBI의 공식 수사 문건 중에 정작 안보와 관련된 것들은 20%밖에 안되었다. 나머지는? 국가 안보와는 전혀 무관한 내용들이었다. 매커시즘 열풍 속에서 스파이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도청, 불법 침입을 불사했다.

그 중에서도 정작 중요한 것들은 소위 후버의 비밀 파일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영화나 소설의 소재가 되고 있다. 그게 어디 있는 지 없는 지는 모른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 김대중 정권이 탄생했을 때 안기부 곳곳에서 어떤 문서들을 계속 활활 태워버렸다는 '소문'이 떠오른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이런 정보의 독점자는 국정원과 검찰이다. 둘다 전혀 제어가 되지 않는다. 사기관으로는 많은 이들이 삼성이라는 곳을 든다.

국정원은 그나마 대통령의 직할 조직으로 대통령의 콘트롤이 약간은 미치지만 검찰 쪽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말을 듣는 척 하는 거 같지만 따지고 보면 그 쪽은 그 쪽의 이익 만을 쫓고 있다. 왜 그럴까.

 

감시의 기관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사법부의 힘은 엄청나기 때문에 대부분의 나라에서 사법의 힘을 제어한다. 사법부는 주도적으로 정책을 펼치지 못하고 들어온 재판의 판결을 통해서만 의지를 표출할 수 있다. 그리고 대통령과 국회의 강한 제어를 받는다.

물론 우리의 경우에는 제어가 좀 심한 편이고 그래서 정부의 눈치를 많이 보는 편이다. 예전 군사 정권때도 어처구니 없는 짓들에 비분 강개해 뛰쳐나가버린 그래도 의식있는 재판부가 있었는데 요즘엔 그런 것도 별로 안보인다.

시간이 많이 흐르고 나면 대학의 헌법이나 법률 교과서에서 두고두고 놀림을 당하겠지만(그래서 판결문에는 재판관의 이름이 적히는 법이다) 그런거야 나중 일이다. 나중 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면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고 있지도 않을거다.

검찰은, 행정부 소속이지만 실상 사법부에 발을 걸치고 있다. 누구도 그들을 감시하지 않고 제어도 없다. 자기들이 직접 한다. 덕분에 강력한 힘과 기동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거기에 다가, 정보가 있다.

전현 정부에서 검찰 개혁을 위해 감사 창구를 둔다든가 하는 묘안들을 생각하고는 했지만 다 실패했다. 아마도 법원 개혁보다 훨씬 어려울 거다. 왜 그러냐하면 기존 양 정당에서 정치 좀 했다는 사람들 치고 검찰에 아쉬울게 없는 사람들이 없기 때문이다.

 

이건 후버도 마찬가지였다. 미국 대통령들은 아쉬울 때 후버를 긴요하게 써먹었지만 동시에 부메랑이 되어 자신의 목을 죄어왔다. 도덕 군자 뭐 이래야 된다는 게 아니다. 이런 사람들은 뭔가 있는 듯 하며 립 플레이만 해도 상대방은 쫄게 되어 있다.

 

미국의 경우에 후버가 자연사하고 후버의 비밀 파일이라는 게 사라지면서(혹은 발견되지 않으면서, 또는 아예 있은 적도 없으면서) 자연스럽게 이 문제가 해결되었다. 우리의 경우는 다르다. 왜냐하면 일 인에 기대고 있는 게 아니라 조직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훨씬 더 강력하고 처치 곤란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없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결국 시민들의 손에 달려있다. 기존 거대 양당제가 청산되어야 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여기에도 존재한다. 완전 새로운 사람들을 뽑아야 한다. 능수능란하지 못할 지 몰라도 차라리 그게 낫다.

큰 결정을 내려야 하는 몇가지 투표가 점점 다가오며 이 쪽 방면으로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여당, 야당, 검찰, 그리고 이에 편승한 몇몇 조직들의 생사가 걸려있기 때문에 아마도 많은 제어가 잇다를 것이다. 미국의 정책들이 점점 어리숙해 지는 것도(동시에 힘의 과시로 흐른다) 양당제가 너무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여러가지 세력들이 존재해 왔지만 따져보면 다 엇비슷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힘을 너무 과시했고 덕분에 텐션이 너무 강해졌다. 이제 무슨 짓을 더 할 수 있을 지 모른다. 다가올 선거들은 그래서 너무나 중요하다.

20110919

인스턴트

1. 요즘은 패스트 패션 브랜드에서 나온 옷만 입는다. 아이돌의 음악들을 주로 듣고 그것도 대부분 싱글로 듣는다. 버라이어티를 많이 보고 읽는 건 대부분 인터넷이다. 먹는 건 편의점 도시락, 햄버거, 김밥 헤븐, 식당 들이다. 다행이라 할 수 있는 건 라면을 먹는 빈도가 예전에 비해 아주 많이 줄어들었다는 거다.

인생이 인스턴트 같다.

2. 여튼 좀 재미가 없다. 그래서 약간 진득한 취향 재개발에 나섰다. 옷과 밥은 비용적인 문제로 조금 힘들고 일단 처음은 가지고 있던 풀 음반을 주르륵 다시 듣기다. 예전부터 몇 번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했는데 잘 안된다. 그리고 책도 조금씩 읽기 시작했다. 아주 길고 지루한 책으로.

3. 그 전에 요새 들은 아이돌을 비롯한 메이저 시장의 음악 이야기를 먼저.

- B2ST의 'Fiction'은 재미있었다. 아이돌 곡 답게 유순하고 부드럽게 연결되어 있지만, 약간 고약함과 구질구질함이 기저에 깔려있다.

- 장우혁의 '시간이 멈춘 날'은 솔직히 꽤 마음에 들었다. 컴백하고 나서 무대도 TV에서 본 적 있고, 버라이어티에 나와서 그 신기한 춤 추는 것도 본 적 있었는데 아무래도 TV라 그런지 음악은 그렇게 귀에 들어오지 않았었다.

대충 들어보고 아이팟에 넣어놨다가 지하철에서 랜덤으로 듣고 있는데 이 노래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장우혁이라고는 전혀 예상을 못했다. 이제 솔로 3집차고 좋은 노래를 가지고 있는데도 너무 아이돌 타입으로 시장에 접근한 거 같다. 춤이 장점이기는 하지만 그걸 보여주는 데 너무 집중할 필요는 없지 않았을까. 여튼 너무 빨리 사라진 거 같아 약간 아쉽다.

- 카라의 STEP은 그냥 신난다. 예전 카라의 매력은 걸그룹다운 어설픔을 양껏 귀여운 척과 씩씩함으로 커버하는 거였는데 이번 곡은 좀 많이 세련됐다. 그래도 기존의 카라스러움을 아주 버리지 않고 군데군데 쌓아 올라갔다는 점에서 제작진의 실력이 꽤 좋은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HotShot. 이 곡과 이 곡이 포함될 음반은 아직 풀 버전이 나오진 않았는데 유투브에 오피셜로 풀린 1분 46초 짜리 버전을 들었다. 브아걸 입장에서는 이번 음반에 대한 부담이 아마도 엄청나게 클게 분명하고, 그 만큼 개인적으로도 꽤 기대하고 있다.

공개된 곡을 듣고 시부야 케이, 혹은 칸노 요코의 카우보이 비밥 오프닝 곡 분위기의 냄새가 상당히 난다는 생각을 했다.

- 현아의 솔로 음반도 꽤 들을 만 하다. 버블팝도 괜찮았고 G.NA와 용준형이 참여한 A Bitter Day도 좋았다. 현아의 랩은 은근히 매력적이다. 

- 이건 약간 다른 이야긴데 틴탑의 향수 뿌리지마라는 곡은 정말 굉장하다. 이승기의 누난 내 여자 운운 따위와는 비교가 안되게 민망하다.


4. 그리고 EMF의 Shubert's Dip과 리쌍의 .. 음반 제목 이름을 못외웠다... 새 음반을 듣고 있다.

20110914

받아쓰기 기사의 폐혜

나도 작은 회사를 다녀 보면서 대충 느꼈지만 하여간 중소 기업 - 정부 - 언론 - 금융권 이 편대는 엉망진창이다. 나라에서 무슨 산업을 육성한다고 세금으로 자금을 마련하면 여튼 벌떼처럼 한 몫 잡아보려는 자들이 몰려든다.

예전에는 기껏해야 인테리어에 온갖 정성을 다 들인 다음 구경시키고 밤에 술 마시면서 정부 지원금이나 금융사에서 빌려주는 펀드 정도 떼먹는 수준이었지만 요즘에는 증권이라는 틀을 통해 훨씬 더 대규모로 피해자들을 분산시키며 사기를 친다.

사실 이런 분야에서 엄청나게 능력이 좋고 앞 뒤 세심하게 꼼꼼한 분을 우리는 다들 알고 있다.

여튼 저 집단들 중 시민들의 콘트롤이 가능한 부분은 정치를 통한 정부와 구독/신뢰를 통한 언론사인데 현 시점에서 보면 둘 다 허망하기 그지없다. 인터넷 댓글들 모아 기사를 쓰는 건 좋다. 그래도 기자라면 확인 정도는 발품을 팔아 해봐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은데 어떤 '목적'(작게는 트래픽 확보에서 크게는 정치적 영향력 만들기)이 존재하다보니 뒷 일은 알게 뭐냐가 되버린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절독을 선언하는 건데 욕을 해대면서도 계속 읽고들 있으니 할 수 없다.

이런 실태를 보면 예전에 케이블 TV에서 파파라치의 일상을 다룬 TV의 다큐멘터리가 생각난다. 그 방송에 보면 미국인들의 파파라치에 대한 태도는 매우 부정적이다. 몰래 숨어서 사진을 찍고 있으면 주변 시민들의 왜 그렇게 사냐, 그런 식으로 살지 마라하는 훈계와 충고가 이어진다.

하지만 파파라치가 존재하는 이유는 당연히 그걸 보는 사람들 때문이다. 다큐멘터리에 나온 파파라치에 의하면 흥미 만점인 사진의 경우 1000만 명 정도가 본다고 한다. 이거야 뭐, 파파라치로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아무도 안보고, 그래서 팔리지도 않을 그렇게 애를 써가며(내 생각보다 훨씬 대규모고 정보력/자본력도 좋아보였다) 스타를 쫓아다닐 이유가 없다.

 

어쨋든 이런 기사를 보고 문득 생각나서 올려본다. 저 기자는 자신이 쓴 기사로 사기에 일조했다는 사실을 자각이나 하고 있으려는지.

http://articl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2313461&cloc=

http://www.segye.com/Articles/NEWS/ECONOMY/Article.asp?aid=20110914004539&subctg1=&subctg2=

딜레마

여름은 더워서 못 살겠어서 싫고

그렇다고 더위가 끝나는 건 세월이 흘러가는 느낌이 피부에 닿아서 싫다.

이제 겨울이 오면 추워서 못 살겠어서 싫겠지.

이런 이야기는 차마 트위터에는 못 올리겠다.

취향

1. 추석 연휴 기간 동안 탑 밴드를 몇 편 봤다. 아마 이 블로그에 몇 마디 쓴 적도 있을거다. 사실 처음에 탑 밴드를 봤었는데 몇 편 보고 그만 뒀다.

그 이유를 대충 말해보자면 : 보컬이 없는 instrumental 밴드에 대한 홀대, 이와 연계되어 비 다양성(슈게이징은 커녕 하드코어, 랩 메탈도 없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멘토 제도에 대한 불신 정도다.

멘토 제도, 그리고 시청자 투표 제도는 어쨋든 결과를 왜곡시키고, 출연 밴드의 목표를 중위화시킨다. 이게 딱히 나쁘다는 건 아니고(대중 음악의 중심은 대중이니까) 그냥 취향 상 안맞는 거 같아서 안 봤다는 소리다.

 

2. 그러다가 문득 생각나서 봤다. 맨 처음 봤을 때와 똑같게 두 팀 + 한 팀이 눈에 들어왔다.

우선 한 팀은 톡식. 기타 + 드럼이라는 이상한 구성에다가 뭐랄까... 좀 직선화 된 드림시어터 풍이라고 해야 하나, 여튼 재미는 없는데 연습은 많이 해야 하는 종류의 음악을 한다. 공연 자체는 흥미롭기는 한데 톡식이 베이스가 없어도 되겠다라고 생각한 이유가 뭔지 지금까지 궁금하다.

다음 동영상을 찾아보면 한상원도 그게 좀 궁금했는지 어쨋는지 한상원이 베이스를 치며 세션하는 게 나온다. 연습량은 역시 많은 거 같고, 기본기도 괜찮은 편이 아닌가 싶다. 다만 세 번 쯤 잼을 하는데 마지막 쯤에 가면 프레이즈가 좀 질린다.

인기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두 팀. 먼저 POE. 맨 처음 눈에 들어왔던 팀이다. 얘네도 키보드&보컬 + 베이스 + 드럼이라는 변칙 구성이다. 더불어 여성 보컬이 밴드의 음악 색을 혼자 다 메고 간다고 봐도 될 만큼 밴드 음악 내에서 위치가 절대적이다.

어쨋든 처음에는 무척 신선하고 재미있었는데 이번에 다시 보니까 조금 버거운 감이 있다. 너무 무겁기도 하고, 톤이 일정해서 지루하기도 하고.

 

마지막은 게이트 플라워즈. 이 밴드는 다른 것보다 기타가 너무 귀에 들어왔고 베이스 - 드럼 라인의 탄탄함도 무척 좋았다. 보컬은 솔직히 난 잘 모르겠다. 그런데 보컬의 이런 이국적인(아니면 흔하지 않은) 톤의 배합 덕분에 보다 더 신선하게 들리는 점이 있다.

여튼 재미있는 밴드다. 게이트 플라워즈의 악어새든가, 초반에 유치원 생들 모아다 놓고 연주하는 곡은 정말 최고다.

 

3. 누가 우승할 지는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코치해주는 척 하면서 신대철이 기타치는 모습이 좀 더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살짝 있다.

웅이 이야기

오늘은 웅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여기저기 돌아다녔더니 매우 피곤하다. 그래도 잠을 자기는 좀 그렇고 해서 이런 이야기나 써볼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름은 웅이, 요크셔테리어, 올해 태어났다. 이름을 보면 알 수 있듯 남자 아이다. 네이밍에 나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만약 내가 관여했다면 '웅이'같은 이름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왠지 마초적인 느낌이다. 지금 만약 이 강아지가 내 눈앞에 떨어져 이름을 지어야 한다면.... 모르겠다. 하나마나한 생각은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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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가 웅이다. 요크셔테리어라는 건 하나의 가설일 뿐이다.

이 강아지 이야기를 하려면 먼저 촐랭이라는 이름의 강아지 이야기를 먼저 해야 한다. 지금껏 6마리 정도의 강아지들이 우리집을 거쳐갔다. 되돌아보면 꽤 많다. 한 번에 둘이 산 적은 거의 없다.

그 중 촐랭이라는 강아지가 있었다. 이 역시 지어져서 온 이름이다. 여튼 그 아이는 무척 식탐이 심했다. 라면이라도 하나 끓여먹을라고 하면 옆에서 난리를 쳐댔고 할 수 없이 라면 먹는 동안 방에 가둬두면 문짝을 긁어대며 서럽게 울었다.

아침에 밥상을 차려두고 밥이라도 먹을라 치면 저 멀리서 기회를 노리다가 후다닥 뛰어들어와 식탁을 덥쳤다. 그리고 자기가 원하는 걸 물고 사라졌다. 달래도, 욕을 해도, 혼을 내도 소용이 없었다. 그의 눈에는 먹을 것 이외에는 아무 것도 들어오지 않았고, 관심도 없었다. 목표가 생기면 아랑곳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돌진했다.

결국 촐랭이는 포기하고 마침 시골에 강아지 한마리 있었으면 하는 집이 있어 거기로 보냈다. 처음에는 방에서 같이 살다 같은 이유로 쫓겨났고, 마당에서 살게 되었다. 그리고 커가며 식욕은 호기심으로 치환되었다. 아무대나 쑤시고 다녔다.

촐랭이는 마당에서 살면서 닭장 철망 사이로 닭들이 부리를 조금만 꺼내면 그걸 물고 늘어지는 짓을 해 댔다. 그는 결국 방치되었고 마을을 무대로 떠돌아다녔다.

하지만 촐랭이는 큰 미움을 받지는 않았다. 집이라는 좁은 카테고리가 그를 소화해 낼 수 없었을 뿐이다. 눈치가 전혀, 지독할 정도로 없었지만 강아지라면 그건 그것대로 즐거운 점도 있는 법이다. 커다란 골치거리였지만 그래도 밥먹을 때 나누는 대화의 웃음 거리 - 굉장한 놈이었지 정도의 - 는 되어 줬다.

 

 

지금껏 함께한 귀엽고 착한 강아지들 사이에서 촐랭이는 단연 튀는 존재였다. 하지만 그보다 더 한 놈이 나타났으니... 바로 웅이다.

이 아이의 특징은 첫째 긍정적이다. 무한 긍정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라는 걸 몸소 보여준다. 노홍철의 무한 긍정따위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그를 부르든, 그를 혼내든, 그에게 밥을 주든, 그가 물고 간 화장실 슬리퍼나 빗자루를 뺏든 이 모든 건 단지 그에게는 '놀자'로 들릴 뿐이다. 그러므로 혼을 내도 양껏 기뻐하며 달려든다.

웅이는 화장실을 명확하게 가린다. 정규적인 대소변은 어김없이 화장실을 찾아 간다. 하지만 문제는 그 정도 비중의 '비정규적' 대소변이 있다는 사실이다. 사람을 보면 소변을 본다. 다른 강아지를 봐도 소변을 본다.

더 큰 문제는 어릴 적 부모나 형제 강아지의 교육을 받은 적이 없어서 그런지 물과 물 아닌 것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결국 '나를 본다 - 오줌을 지린다 - 야, 화장실 가야지라고 화내며 말한다 - 이는 '놀자'로 치환된다 - 그 위를 뒹굴며 함께 즐겁자고 한다'가 반복된다.

같이 놀자가 압축되어 있다는 점에서 그는 목욕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런 만큼 쓰레기 더미 위에 아무렇지도 않게 누워서 잘 수도 있다.

또 하나의 특징은 고집이 세다. 강아지가 고집이 세다라는 게 어떤 느낌인 지 잘 몰랐는데 이번에 명확히 알게 되었다. 고집이 세다. 물불을 가리지 않고 꺾이지 않는 전투적인 마인드로 하고자 하는 것 - 놀자 아니면 먹자 - 를 향해 돌진한다.

그러면서 잘 삐진다. 피치못할 사정으로 고집이 꺾였을 때, 놀자고 달려드는 데 모두가 외면하는 순간 삐진다. 그러면 자기 집을 찾아가고 불러도 오지 않는다. 불러도 쳐다보지 않는다. 문제는 5분 쯤 지나면 다 잊어버리고 다시 '놀자'로 치환되어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달려온다. 이 놈이 머리가 좋은 건지 바보인 건지 갈피를 못잡게 되는 지점이 여기에 있다.

뭐 이런 놈이다. 다 괜찮으니 제발 지 오줌 위에서 뒹구는 짓만 안 했으면 좋겠다. 냄새 나 죽겠다. 대책이 없다.

20110911

추석 연휴 중 잡담

1. 잡담만 한다.

2. 닭을 많이 먹었다. 오늘은 맥도날드의 상하이 스파이스 치킨 버거 딜럭스 세트와 놀리타에서 닭강정 같은 게 들어있는 샐러드와 닭 허브 튀김이 들어있는 파스타를 먹었다. 오늘 밤에 알을 낳거나 닭들의 반란 같은 꿈을 꿀지도 모르겠다.

3. 저번 잡담 포스팅에서 담배를 끊고 15만원짜리 에센스 같은 걸 사는거야!라는 말을 했었다. 내심 시슬리에 가보는거야 뭐 이따위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오늘 문득 생각나서 롯데닷컴에 들어가 봤더니 시슬리는 택도 없다는 걸 깨달았다.

토너인 레진느 트로피칼이 8만 5천원, 공망이 11만 5천원으로 그나마 접근 가능하다. 안티에이징 스킨 케어는 25만원, 크림은 43만원이다. 시슬리의 벽은 정말 높구나.

4. 박재범의 신곡 Demon을 들었다. R&B를 하든 힙합을 하든 어쨋든 한국인이 부르는 미국 노래는 뭔 짓을 해도 한국 냄새가 베어있기 마련인데 이건 그냥 미국 노래다. 좀 놀랐다.

5. 너무 피곤하다. 너무 너무 피곤하다. 왜 인지 모르겠다.

20110910

소회

1. 그분은 안 어울리게도 미디어 정치를 하고 있다. 베를루스코니, 멀리는 무솔리니가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다.

2. 강호동 사건이 내 예상보다 더 커지고 있다. 대중들은 역시 쉬운 상대를 원한다. 어쨋든 이 사건을 보면서, 그리고 약간 다르지만 신스케 사건을 보면서 TV에 관해 그 외적인 이야기를 하는게 얼마나 한심한 일인가를 통감하게 되었다. 나가수 같은 방송에 흥분하며 이 이야기 저 이야기 포스팅하던 지난 날을 반성한다.

3. 스팸보다 맛있는 게 세상에 몇 개나 있을까.

4. 담배를 끊고 그 돈으로 아주 좋은 수분 로션, 혹은 에센스를 사고 싶다. 대략 한 갑에 2500원, 한 달에 5만원, 3개월이면 15만원 정도 되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따지면 굉장히 슬퍼진다.

5. 한국의 정치와 정부도 한심하지만 미국도 아무리 봐도 한숨만 나온다. 그들의 대통령은, 그에게 투표한 사람들이 왜 뽑아줬는지에 대해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엉뚱한 일만 계속 벌이고 튼튼한 기존 프레임에서 단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처음에는 역시 기존 자본 프레임의 힘은 대단하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곰곰이 되돌아보면 선거 때 립 서비스 말고 그에게 뭔가 이노베이션할 생각이 과연 있기는 했는지 의심스럽다. 내 짧은 의견으로는 재선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6. 강아지(웅이) 한 마리는 망나니가 되어 가고 있고, 또 한 마리(막내)는 삶의 무게에 버거워하고 있다. 단백질을 흡수하지 못하는 종류의 호르몬 이상이라는 데 안쓰러울 정도로 말랐다. 일단 같이 살고 있는 웅이 훈련을 좀 시켜야 되는데 - 집에서 미움받고 있는게 신경쓰인다 - 요새 만날 기회가 잘 없다.

7. 여전히 어딘가 툇마루가 있는 시골 구석에서 개랑 놀면서 한 달 쯤 지내고 싶다. 추위가 오기 전에 해보고 싶은데 아는 곳도 없고, 다리 뻗을 구석도 딱히 없고 뭐 그렇다.

8. 곽노현 구속 결정은 웃기는 일이다. 검찰은 그려려니 해도 법원이 창피하다.

9. 트위터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라고 되어 있고 페이스북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가요?'라고 되어 있다. 이 문구만으로 보면 트위터는 보다 형이하에 관심을 기울이며 실체적이고 페이스북은 보다 형이상적이고 관념적이다.

하지만 조금 더 생각을 깊게 해보면 페이스북은 자아에 집중하고 있고 찰라의 대답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나는 지금 짜장면을 먹을까 생각 중이다. 하지만 트위터 쪽은...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정말 알고 싶다.

추석입니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또 지방 어딘가를 방황하다가 오늘 서울역에 도착했습니다. 와서 보니 연휴의 시작날이더군요. 서울역은 한 짐 가득 짊어진 사람들로 바글바글했습니다. 평범한 시민들의 삶은 날로 팍팍해 진다지만 그래도 어쨋든 즐거운 추석입니다. 저 역시 나아지는 건 하나도 없고 날이 갈수록 캄캄합니다. 뭐 이런 게 사는 거라면 별 수 없겠죠. 뭐 한가위만 같으라던데 너무 어두운 이야기로 시작했더니 어떻게 해도 빠져나갈 길이 안보여 말을 줄입니다. 남들이 뭐라 하든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즐거운 연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

20110907

TVs

1. 며칠 간 TV를 참 많이 봤다. 기본적으로 TV라는 건 채널을 빙빙 돌려가며 닥치는 대로 보는 스타일을 견지하고 있다. '팝콘과 맥주를 사놓고 방영 시간을 기다렸다가 뭔가를 본다'라는 행위를 해본 적이 없다.

그런 점에서 VOD에 대해 부정적이다. 한번에 채널 두세개 씩 막 봐대야 TV 좀 본 기분이 나지. 영화 같은 경우에는 역시 무작위로 지정된 자리에 불편하게 앉아 극장에서 봐야 본 거 같다. 사실은 이게 귀찮아 요즘은 영화도 잘 안보고 있다. 문화 생활을 하려면 첫째는 돈이 있어야 하고, 둘째는 부지런해야 한다.

뭐, 이런 건 습관의 부분도 크기 때문에 금방 고쳐질 지도 모른다.

케이블 방송들을 쭉 보면서 느낀 건 채널 자체가 예고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는 느낌이다. 계속 예고다. 막상 본방은 그냥 무덤덤하고 또 본방이 시작되면 또 이번 주말에 방영될 프로그램의 화려하고 충격적인 예고편들이 반복된다.

무척 재미있는 현상이다. 주객이 전도된 상태에서 예고편의 압축적인 영상이 반복되니 딱히 본 건 없어도 기다렸다 봐볼까 싶은 프로그램들이 늘어난다.

2. 케이블 방송에는 범죄 프로그램들이 너무 많다. 강도, 강간, 살인, 폭행으로 뒤덮여있다. 그래서인지 약간 무섭다. 도끼에 찍히거나 칼에 찔려 죽는 거 보다는 굶어 죽는 게 차라리 나을 거 같다.

3. 휴대폰을 하나 사야하고(어머니), 인터넷을 바꿔야 한다(약정이 끝났다).

얼마나 복잡한 지 골치가 아프다 정말. 최저가를 찾는 다기 보다는 뭔가 억울한 꼴은 안 당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이것 저것 찾게 된다. 자료들을 막 찾아 이렇게 저렇게 맞춰나가다 보니 이런 종류의 컨설팅을 해 볼까 싶다. 그래봐야 몇 년에 몇 만원 아끼는 거니 누가 돈을 내려나 싶기도 하지만.

4. 여전히 정신이 하늘에 붕 떠있다. 그러니 패션붑의 포스팅도 뜸 하거나 기껏 써 내려가도 허공에 손을 저어대는 느낌이다. 덴서티가 너무 낮다. 현재 신상에 문제가 너무 많다.

5.... 아, 모르겠다. 배가 계속 고프다.

6. 강호동 탈세 이야기 따위 이건희가 안 낸 세금 다 받은 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

20110906

모든 건 정치다

안철수-박원순이 후보 단일화로 일단락되었다. 정확히 이들이 어떤 스킴을 그리고 있는 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요 며칠 간의 움직임으로 도화지가 꽤 커졌다는 느낌은 분명하게 받을 수 있다. 행보가 아주 좋다.

그들의 계획이 뭔지는 아직 잘 모른다. 현 양당 체제를 끝낼 지도 모르고, 흐지부지하며 사라질 지도 모른다. 어떤 기회라도 열려있고 그것은 이제 앞으로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달려있다.

저번에 말했듯이 나는 기본적으로 누구든 뜻이 있는 사람이라면 창당 하는 걸 지지한다. 이념(이 말이 너무 고리타분하게 느껴진다면 큰 청사진이라고 하겠다)을 좀 더 명확하게 가다듬고, 함께 할 사람들을 구하고, 세력을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

어쨋든 레이스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해질 지도 모르겠다. 바야흐로 다시 정치의 시절이 다가왔나 보다. 더구나 세계의 움직임을 가만히 보고 있자면 이번 선거는 내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일이 될 지도 모른다.

20110905

간만에 정치

저번 주민 투표때 의견을 썼다가 지운 적이 있다. 뭐, 보통 머리 속에서 이야기가 이리저리 재구성이 되기 때문에 말을 하면서 의견이 만들어질 때도 있고, 바뀔 때도 있고, 굳을 때도 있고 그렇다. 내가 그냥 머리 속으로 구성했던 것보다 워낙 엉망인 투표였다.

여튼 의견이라는 건 아마 누구나 그럴 것이다. 그러다가 투표일이 다가오고 다들 뭔가 결정을 한다. 가기로, 혹은 안가기로, A를 혹은 B를.

마치 운동 선수가 컨디션 조절을 통해 결승전에 최적의 컨디션을 맞추듯 이 타이밍을 만들어내는게 사실 프로훼셔날 정치가가 할 일이다. 선거일 한달 전에 돌풍의 인기를 몰고 왔어도 선거 당일날은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세상사다. 아카데미 시상을 노리는 영화들이 괜히 비슷한 타이밍에 개봉하는 게 아니다.

 

투표에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철저히 정당 투표를 고수한다. 사실 개개인의 공약이라는 건 아무리 봐도 아무 의미가 없다. 자기가 그렇게 하고 싶다고 해서 정부나 국회, 정부가 밀어주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기존 정당이라면 공약 실현에 있어 약간은 더 가능성이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약간일 뿐이다. 결국은 정당의 이념, 정당의 이익을 따라가게 되어 있다.

예전에 잠깐 이야기한 적 있지만 지금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몇몇 진보적인 인사들이 농촌 쪽 정책이 매우 진보적이라고, 그런 점에서 훨씬 생각을 많이 한 결과라고 칭찬을 한 적이 있다. 그걸 보고 어이가 없었는데 : 그런 진보적인 의견이 나온 이유는 내 생각에는 - 그 쪽에 별로 관심이 없어서 딱히 직접 손본 게 아닐 뿐이다.

그런 게 실현될 거라고는 당사자도, 그 정책안을 만든 담당자도, 심지어 그들의 지지자도 아무도 믿지 않는다. 그냥 빈 칸을 메운거다. 그런데 물리학자들이 자연 현상을 둔 장난에 잘 속듯이(너무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는 탓이다), 진보적인 학자들도 이런 꼬임에 잘 속는다(역시 너무 열린 마음을 가진 탓이다, 세상은 그렇게 착한 곳이 아니다).

여튼 무슨 정책안이든 100짜리 아이디얼에 실현 가능성 1 vs 30짜리 아이디어에 실현 가능성이 20이라면 20을 뽑아야 한다. 그래야 20이나마 볼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열린다. 왜 아이디얼이 30이냐고 백날 욕해봐야 소용없다. 그런 결과로 우리는 매번 100짜리 립서비스와 1짜리 결과물들을 볼 뿐이다.

 

국회 의원과 지방 의원, 자치 단체장은 주민이 투표를 통해 정책을 반영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지자체 쪽은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자치 단체라는 곳은 현행법 상 정부의 입김을 강력하게 받고 있다. 어떤 정책을 추진하든 자금, 법률, 사람, 인허가 등등 모든 면에서 정부의 지원을 받아줘야 그걸 이룰 수 있다.

무소속으로 블룸버그가 당선된 뉴욕 같은 곳하고는 다르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자치제도가 뭉쳐져서 만들어진 곳이다. 우리는 강력한 정부에서 파생된 지자체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

뭐 대충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 더 자세히 들어가면 복잡해지고 문제도 발생할 수 있으니 그냥 여기까지. 여튼 무소속 출마를 생각한다면 차라리 정당을 만드는 걸 추천한다.

20110903

귀가, 벌레, 습성

1. 귀가했다. 일주일 만에 집에 들어 왔더니 방의 새 주인은 벌레로 바뀌어 있었다. 벌써 사이클을 몇 바퀴 돌았는지 심지어 허물 같은 것들도 있었고 무덤 같은 곳도 있었다. 가만히 앉아 하나씩 창문 밖으로 던졌다. 부디 좋은 곳에서 새 삶을 살기를.

2. 신세계 몰은 아무 것도 사지 않으면 에메랄드 등급이다. 에메랄드가 이런 취급을 받다니.

3. 한 아파트 단지, 한 동네의 고양이는 다 비슷하게 생겼다. 이쁜 애가 왕이면 다 이쁘고, 못생긴 애가 왕이면 다 못생겼고, 터프하게 생긴 애가 왕이면 다 터프하다. 아파트 별 길 고양이 경연대회가 있으면 재미있겠다. 우리 동네는 하나같이 머리가 크고, 성질이 포악하다.

4. 가지고 다닐 마우스 패드가 필요한데 이건 사기도 그렇고, 줍기도 그렇고 애매하다. 참고로 구글에서 마우스 패드를 이미지 검색하면 결과가 웃긴다. (링크)

5. 아이폰용 Nintaii가 무료로 풀렸다. 이거 그래픽은 좀 한심하지만 꽤 재미있다.

http://appshopper.com/games/nintaii

6. 실로 오래간 만에 어둠의 세계를 뒤적거리다가 런던하츠를 봤다. 내가 일본 버라이어티 방영 시대를 마감한게 걸그룹으로는 거함 모닝구 무스메가 서서히 침몰하고 있고, AKB48이 이제 막 데뷔해 이런 저런 버라이어티에 나오던 때다. AKB48이 이렇게 유명해질지는 몰랐다. 코미디언은 부침이 심해서 딱 잘라 말하기가 어렵다.

여튼 런하와 생각난 김에 다른 것들도 몇 편 찾아서 봤는데 대충 2/3 정도는 아는 사람들이고 1/3 정도는 모르는 얼굴들이다. 한 일년 하다 사라질 줄 알았는데 의외로 지금까지 버티는 사람들이 많아 놀랐다.

런하는 여전하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코미디언 이야기를 언제 써보려고 했는데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7. 예전에 포털 사이트를 뒤적거리다가 '김앤장 불매 운동을 합시다'하는 댓글을 본 적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김앤장에 사건을 맡기지 맙시다라는 뜻이겠지. 여튼 상황 판단이 좀 안되는 댓글이기는 한데 그렇다고 비웃을 이야기는 아니다. 사실 '김앤장 일반 형사 사건 수임 운동'을 해도 될까 말까다. 여튼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다.

8. 며칠 째 발바닥이 아프다.

9. 토요일 오후 두시 반에 집에서 나오는 데 달이 떠 있었다. 원래 그런 건가. 원래 그런 거겠지 뭐 별일 이려고.

추위, 오구오구, 훈련

1. 너무 춥다. 집에 오는 길에 날씨를 보니 기온은 0도, 바람이 좀 불어서 체감 온도는 영하 3도 쯤이다. 옷은 작년 한 겨울 쯤 입은 것과 거의 같았는데 셔츠에 플리스, 오리털 파카, 청바지에 운동화였다. 여기에 머플러, 더 추우면 히트텍 정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