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14

취향

1. 추석 연휴 기간 동안 탑 밴드를 몇 편 봤다. 아마 이 블로그에 몇 마디 쓴 적도 있을거다. 사실 처음에 탑 밴드를 봤었는데 몇 편 보고 그만 뒀다.

그 이유를 대충 말해보자면 : 보컬이 없는 instrumental 밴드에 대한 홀대, 이와 연계되어 비 다양성(슈게이징은 커녕 하드코어, 랩 메탈도 없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멘토 제도에 대한 불신 정도다.

멘토 제도, 그리고 시청자 투표 제도는 어쨋든 결과를 왜곡시키고, 출연 밴드의 목표를 중위화시킨다. 이게 딱히 나쁘다는 건 아니고(대중 음악의 중심은 대중이니까) 그냥 취향 상 안맞는 거 같아서 안 봤다는 소리다.

 

2. 그러다가 문득 생각나서 봤다. 맨 처음 봤을 때와 똑같게 두 팀 + 한 팀이 눈에 들어왔다.

우선 한 팀은 톡식. 기타 + 드럼이라는 이상한 구성에다가 뭐랄까... 좀 직선화 된 드림시어터 풍이라고 해야 하나, 여튼 재미는 없는데 연습은 많이 해야 하는 종류의 음악을 한다. 공연 자체는 흥미롭기는 한데 톡식이 베이스가 없어도 되겠다라고 생각한 이유가 뭔지 지금까지 궁금하다.

다음 동영상을 찾아보면 한상원도 그게 좀 궁금했는지 어쨋는지 한상원이 베이스를 치며 세션하는 게 나온다. 연습량은 역시 많은 거 같고, 기본기도 괜찮은 편이 아닌가 싶다. 다만 세 번 쯤 잼을 하는데 마지막 쯤에 가면 프레이즈가 좀 질린다.

인기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두 팀. 먼저 POE. 맨 처음 눈에 들어왔던 팀이다. 얘네도 키보드&보컬 + 베이스 + 드럼이라는 변칙 구성이다. 더불어 여성 보컬이 밴드의 음악 색을 혼자 다 메고 간다고 봐도 될 만큼 밴드 음악 내에서 위치가 절대적이다.

어쨋든 처음에는 무척 신선하고 재미있었는데 이번에 다시 보니까 조금 버거운 감이 있다. 너무 무겁기도 하고, 톤이 일정해서 지루하기도 하고.

 

마지막은 게이트 플라워즈. 이 밴드는 다른 것보다 기타가 너무 귀에 들어왔고 베이스 - 드럼 라인의 탄탄함도 무척 좋았다. 보컬은 솔직히 난 잘 모르겠다. 그런데 보컬의 이런 이국적인(아니면 흔하지 않은) 톤의 배합 덕분에 보다 더 신선하게 들리는 점이 있다.

여튼 재미있는 밴드다. 게이트 플라워즈의 악어새든가, 초반에 유치원 생들 모아다 놓고 연주하는 곡은 정말 최고다.

 

3. 누가 우승할 지는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코치해주는 척 하면서 신대철이 기타치는 모습이 좀 더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살짝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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