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24

mogwai의 Mr.Beast를 듣다

오래간만에 mogwai같은 걸 들었다. 1996년에 데뷔했으니 모그와이도 벌써 15년이 넘었다. 개인적으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열심히 듣던 시기와 분위기 뭐 이런 것들 때문에 모그와이는 여전히 신인, 혹은 신진 세력의 느낌이 든다. 사실 라디오헤드에 대해서도 조금 비슷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

모그와이의 음반에는 긴 곡들이 종종 껴있다. 2 Rights Make 1 Wrong(9:31), Ratts of the Capital(8:25), Christmas Steps(10:39), Mogwai Fear Satan(16:20), Like Herod(11:40), Stereodee(13:39) 등등.

이렇게 호흡이 긴 곡들은 지하철 같은 곳에서 mp3 플레이어로 듣기가 조금 어렵다. 물론 지하철에서 교향곡이나 오페라같은 걸 듣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쨋든 이 역시 개인적인 습관이다. 혼란스러운 장소에서 10분 넘는 곡을 듣기는 너무 어렵다.

또 언제 듣게 될 지 모르기 때문에 조금은 집중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힘이 조금 부치고, 결국 산만하게 된다. 대중 교통이라는 데가 또 의외의 변수들도 많다. 난데 없이 나타나 카펜터즈를 크게 트는 5개 얼마 CD 판매하시는 분이라도 들어오면 그 웅장한 소리에 모든게 다 묻혀버린다.

결국 이런 시간들이 다 지나가고 기억들이 합쳐지면 나중에 안 좋은 인상 - 그때 들으면서 굉장히 피곤했었지 - 만 남게 된다. 음악에게나 나에게나 서로 좋지 않다. 이런 식으로 피곤한 인상을 가지게 되고, mp3에 넣는 걸 배제하게 된 음악들이 꽤 된다. 대표적으로 소닉 유스.

어쨋든 그나마 모그와이의 음반 중 아이팟에 적합한 게 바로 Mr.Beast다. 2006년(Matador)에 나온 이 음반은 가장 긴 곡이 We're No Here(5:39)이고 영국애들이 툭하면 집어넣고는 하던 히든 트랙같은 엄한 짓도 없다.

초기작에 비해 약간은 단순하다는 느낌을 피할 순 없지만, 사운드에 공이 들어가있고 차곡차곡 쌓이는 스케이프도 부담스럽지 않다. 더구나, 지하철의 덜컹 덜컹하는 소리와도 무척 잘 어울린다.

20110223

따뜻했던 햇빛

따스한 햇빛이 가득했던 낮이 끝나간다. 이렇게 날씨가 좋았던 날에는 해가 지는게 아쉽다. 이제 곧 공기는 차게 식어가고, 여전히 구석진 곳에 남아있는 시커먼 눈뭉치들은 남아있는 냉기 덕분에 또 덧없는 하루를 지속시킬 수 있겠지.

종일 안절부절했고, 몸이 아팠으며, 우울했지만, 따뜻한 햇빛을 받는 동안에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은 채 그저 온 몸에 열기를 느끼며 가만히 앉아있을 수 있었다.

사진은 화장실 세면대에서 마주친 꽃. 청소하시는 분의 작품이 아닐까 짐작하지만, 혹시 험상굳게 생긴 아저씨가 가져다 놓은 것일 수도 있으므로 억측은 금물.

20110222

홍대근방유람기

어제는 명동 유람을 올렸는데 이번에는 패션샵 이야기가 아니라 여기에 올린다.

계속 속이 안 좋아 요즘 매일 한 병씩은 마시고 있는 가스 활명수를 하나 사 들고 슬렁슬렁 걷기 시작했다. 사람이라면 이제 고등학생 나이가 된 닥터 마틴 구두는 무겁고 딱딱하기만 해 빨리 걷고 싶어도 걸을 수도 없다.

치실이 다 떨어진 게 생각나 그랜드 마트에 가서 100개들이 3,000원 세트를 하나 구입했다.

Photo 2월 22, 10 30 36 오후

아무리 둘러봐도 이거 한 가지만 팔고 있다. 그랜드 마트에 간간히 들리니 포인트 카드나 하나 만들자 싶어 안내 데스크를 찾아갔다. 데스크에서 안내와 배달, 비닐 봉투 판매, 담배 판매를 같이 하고 있는데 이상하게 아무도 없다.

지나가던 직원들도 아니 어디에 간거야라는 말만 하지 굳이 찾을 생각은 안한다. 커다란 생리대 세트를 들고 비닐을 구입하기 위해 서 있는 일본 아가씨와 약 3분간 어리둥절한 표정을 하고 가만히 서 있다가 포기하고 먼저 자리를 떴다.

 

이어폰을 귀에 꼽고 약간 서늘한 저녁의 거리를 다시 걷기 시작했다. 스티비 원더의 빅 브라더, 핑크 플로이드의 산 트로페즈, 벨 앤 세바스찬의 이즈 유어 핏 인 더 시, 퀸의 타이 유어 마더 다운, 아이유의 나만 몰랐던 이야기가 차례대로 흘러나왔다.

astray

걸으면서 주변의 가게들을 구경했다. 1번 지역에는 의자 세개짜리 조그마한 커피집이 하나 있었다. 지나가다 안을 쳐다봤더니 헝클어진 머리에 오리털 잠바를 입고 뿔테 안경을 낀 주인 혹은 알바생이 혼자 앉아있다가 나를 쳐다본다.

2번 지역 골목에는 북 앤 쿡, 혹은 쿡 앤 북이라는 북 카페가 하나 있다. 북 카페라지만 그렇게 조용한 분위기도, 책이 많은 분위기도 아니었지만 외진 곳에 있는 게 조금 맘에 들었다. 여전히 북 카페라면 나중에 소개시켜 줘야지 하며 챙겨놓는다. 주변 골목 구석구석에 한번쯤 와 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곳들이 몇 군데 있었다.

 

그리고 2010년과 리비아를 생각했다.

두 명의 진씨 성을 가진 사람을 만난 해. 두 명에게 버림을 받았던 해. 그리고 소리없이 꺼져 들어가는 늪 속에서 아직은 나무 뿌리 몇 가지를 손에서 놓치 않고 간당거리며 버티고 있던 해.

용병들이 민주화 시위를 하는 시민들에게 기관총을 쏘고, F16이 시위대에 폭탄을 날리는 나라. 몇 명이 죽었는지도 모른 채 고립되고 있고, 멀고 먼 동쪽의 어느 나라 방송에서는 살 길을 강구하는 자들을 폭도라 이름짓고 신문에서는 석유값 걱정만 하게 만드는 나라.

 

좀 많이 걸을 생각이었지만 속이 너무 안 좋고 어지러워 포기하고 상수역에서 지하철을 탔다. 공덕역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내리고 또 우르르 타는데, 분명 빈 자리들이 많은데 어떤 남자가 굳이 내 옆에 와 앉는다.

사람 별로 없는 식당이나 커피집에서 바로 마주보는 자리에 굳이 앉는 사람들과 화장실에서 빈 칸 많은데 굳이 옆 자리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내가 세상에서 파쇼와 권위주의자 다음으로 싫어하는 인간 군상이다.

자리를 옮길까 하다 만사가 귀찮아서 요즘 포드캐스트로 듣기 시작한 컬투쇼를 들으면서 눈을 감았다. 옆자리 앉은 인간 군상은 멘스헬스라는 잡지를 꺼내 들더니 끊임없이 몸을 움직인다. 뭔가를 계속 떨어뜨리고 다시 줍는다. 한숨이 나오려고 했지만 컬투쇼가 꽤 웃기는 바람에 웃음이 먼저 튀어나왔다. 웃음은 날카로워진 신경을 완화시켜준다.

 

한동안 가만히 눈을 감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어딘가에서 강렬한 라일락 향기가 몰려온다. 대체 어떤 종류의 향수가 이렇게 직접적이고, 대체 어떤 종류의 사람이 이 시간에 이렇게 향수로 목욕을 한 듯이 지하철을 탔을까 궁금해 고개를 들어보니 건너편 아가씨가 라일락 꽃다발을 들고 있다.

꽃다발이 무척 예쁘다. 하지만 지하철 등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에게는 라일락 꽃다발 같은 건 주지 않아야겠구나 하고 생각한다. 동네 어귀에 한 그루만 있어도 라일락 향이 진동하는데 밀폐된 지하철에서는 가히 굉장하다.

20110221

샤워커튼

빛을, 보이는 모습으로 담는 데는 실패했지만, 몇번의 보정으로 선명해지고 아득해진 샤워 커튼의 모습은 마음에 든다.

한결같음

구제역이 퍼진 걸 두고 벌어진 정부의 립 드립을 가만히 보면 해외여행 탓 - 이주노동자 탓 - 축산업자 탓 - 지방 공무원 탓으로 흘러가다가 다 아니라고 밝혀지니 이번에는 농수산장관탓 -> 장관의 반박 순으로 흘러가고 있다. 남탓을 하는 자들은 결국 돼지의 저주로 시름시름 앓다 흙 속에 파묻히리라.

20110220

구매욕, 식욕

금연하기 시작한 지 10일쯤 지났다. 아침에 깨어날 때 조금 개운하지 않을까 했던 예상은 완전 빗나갔고, 엄청나게 졸렸는데 그건 조금 진정된 듯 하다. 찾아봤는데 졸린 건 금연을 시작한 많은 사람들이 겪는 현상인 것 같다. 하여간 이 졸림이라는 게 정말 굉장하다.

그리고 예상했던 바 식욕과 구매욕은 하늘을 찌른다. 밤이고 낮이고 뭔가 굉장히 먹고 있다. 계속 배가 고프고, 뭔가 계속 먹는데도 또 배가 고프다. 저번에 금연에 대한 포스팅을 쓸 때 군 입대하자마자 금연을 했다는 이야기를 한 적 있다. 그때도 정말 배가 고파서 하여튼 뭐든 막 먹어댔었다. 지금까지는 그게 워낙 군대가 먹을 게 별로 없고 재미도 없고 그러니까 그랬겠지 생각했었는데 문득 그것도 금연하고 어느 정도 관계가 있었겠구나 싶다. 그때와 비슷한 정도의 식탐이다.

또 하나는 뭔가 자꾸 사고 싶다는 거다. 일주일에 만원 조금 넘는 정도니까 조금은 잔돈 여유가 더 생기겠네 생각을 하기는 했는데, 기대보다 많이 남는다. 천원짜리와 동전이 참 많다. 신난다.

그렇다고 해도 대체 언제쯤 담배 생각이 사라지는 건지 막막하다. 한 일주일은 그냥 졸리기만 하고 아무 것도 못한거 같다. 금연 커뮤너티를 요새 자주 들어가는데 대체적으로 첫 3일, 일주일, 한달, 세달, 일년, 천일 이런 식으로 성과 체크를 하고 있다. 포스퀘어 뱃지같은 걸 주면 더욱 기쁠텐데. 여하튼 분위기를 보니 일단 1년은 되야 그래도 좀 편해지나보다. 너무 멀다... ㅠㅠ

 

 

아이폰을 쓰기 시작한 이후 게임에 한동한 몰입했는데 다 지나가고 요즘은 책만 본다. 킨들을 자주 쓰는데(파는 책이 가장 많고, 영영사전 붙어있는 게 참 좋다), 아마존 놈들이 하드웨어 킨들을 사지 않으면 PDF 컨버팅 서비스를 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PDF 때문에 iBook도 설치해놨다.

그렇다고 해도 확실히 책 읽기에는 화면이 너무 작기는 작다. 요즘 눈도 너무 침침해서 아침에 나가면 지하철 역까지 가는 동안 좀 심하게 눈물이 줄줄 난다.

이러니 좀 큰 화면을 볼 수 있는 아이패드, 혹은 완전 책 전용 도구로써 킨들, 아니면 역시 적당한 사이즈가 맘에 드는 갤럭시 탭은 어떨까 고민이 된다. 갤럭시는 써본 적이 없어서 이북이 어떻게 되는지 잘 모르겠는데 분명 뭔가 있기는 할테고 그렇다면 KT용으로 나온다는 와이브로 버전이 괜찮을 듯 하다.

킨들이 책 읽기에는 확실히 마음에 드는데 과연 그 기기 가격에 부흥할 만큼 책을 열심히 볼지 의문이 있기는 하다. 그렇다면 조금 더 범용 기기인 아이패드인데 이건 또 보나마나 한 동안 앵그리 버드와 하버 마스터에 몰두할 거 같고, 가격도 비싸고, 눈에 괜찮을 지도 모르겠다.

이런 생각을 하며 인터넷을 뒤적거리다 구입한 책을 PDF로 스캔해주는 업체가 있다는 걸 발견했다. 페이지당 10원 정도 한다. 1000페이지면 만원. 이 정도면 아주 부담스럽지는 않다.

이에 대한 다른 블로그의 포스팅은 여기를 참조

http://blog.naver.com/nadiakhr2/50103718814

 

킨들이라...

나만 몰랐었던 이야기

아이유의 새 싱글 REAL+ 를 듣고 있다. 싱글이라 2+1곡 밖에 안들어있다. 아이유의 곡은 크게 봐서 BOO/머쉬멜로우/잔소리/좋은날/미리메리크리스마스 등으로 이어지는 상큼 발랄한 곡들이 있고, 또 하나의 줄기로 느리게하는일/첫이별그날밤으로 이어지는 어둡고 칙칙한 곡들이 있다. 이번 싱글은 어둡고 칙칙한 줄기에서 나온 라인이다.

윤종신의 곡이었던 첫이별그날밤도 그랬었는데, 윤상의 곡인 나만몰랐었던이야기를 들을 때도 마찬가지로 과연 이 93년생 아가씨가 이 노래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알기는 하는건가 라는 생각과, 하긴 모를 건 또 뭐 있겠냐 + 모르면 또 어떠냐 하는 생각이 복잡하게 공존한다. 사랑도, 이별도, 식욕도, 섹스도, 흡연의 욕구도 상상 속에서 더욱 증폭되는 법이다.

이해를 하고 있는 것과, 모르지만 분위기를 낼 수 있다는 것 사이에는 여하튼 장단이 있는 법이다. 비음이 살짝 섞인 목소리가 낼 수 있는 포인트를 매우 분명하게 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주변의 서포트가 매우 좋고, 그걸 잘 캐치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나만 몰랐었던 이야기의 가사를 보면

 

...사랑은 아니었더라
내 곁에 머물던 시간이었을 뿐

이제야 어렴풋이 알 것만 같아
왜 넌 미안했어야만 했는지

내가 너무 들떴었나 봐
떠나는 순간마저 기대를했었다니
얼마나 우스웠던거니...

 

대충 이런 식으로 흘러간다. 알고 봤더니 혼자 좋아했었구나, 혹시나 하고 있었는데 끝이었구나라는 스토리. 그런데 이게 뮤직비디오에서는 생각치도 못한 방향으로 증폭시킨다.

일단 처음 든 생각은 아이유의 신봉선스러운 모습을 가능한 최소화시킨 코디와 화장이 굉장하다는 것(사라지진 않지만).

예전 1집인가 있었던 MIA라는 곡의 꽤나 이상했던 M/V가 생각나는데 어쨋든 이 M/V는 논란을 만들자는 의도가 있다는 건 분명해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예전부터 아이유 뒤로 아주 치밀한 거대 기획의 냄새가 풀풀 난다고 말한게 역시 틀린건 아니구나 하고 확인하는 건이 되는데, 이번에는 티가 너무 나서 이전의 로엔스럽지가 않다)

 

MIA의 M/V는 꼭 한번 보기를 바란다, 곡 자체는 이소라의 듄이나 세이렌이 아주 멀리서 얼핏 느껴지는데, M/V는 그야말로 미스테리한 마켓 포지셔닝과 세계관이 들어있다

http://www.youtube.com/watch?v=wvtxTx19PPg

 

예전 곡을 들어보면 바라보기/마주보기 같은 약간 힘을 빼고 김윤아처럼 흘리면서 노래 부르는 창법도 있고, 미운오리 같은 어두운 라인의 약간 다른 톤의 창법도 있는데 머시멜로우/잔소리라는 히트곡 이후 EP/싱글에서는 이런 방식을 넣지 않고 있다. 지금의 동네 꼬마애 같은 면모는 사라지겠지만, 앞으로도 볼 게 꽤 남아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좀 하고 있다.

20110218

거둬들이다

1. 아이폰으로 몇 가지 이북 리더를 테스트해봤다. iBook, Stanza, Kindle, 그리고 예스24에서 나온 앱을 설치해봤는데 최종적으로 Kindle만 남아있다. 이유는 별게 없고, 그냥 책 종류가 가장 많기 때문이다.

내심 우리나라 책은 서점가서 사고, 가끔 보는 외국 서적은 아마존에서 사면 되겠네라고 생각하고 있다.

노키아 시절에 mobi를 쓸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이북 종류를 설치하면 일단 모비딕을 다운받아본다. 허먼 멜빌의 이 소설은 오래되서 펭귄이나 옥스포드 본 같은 특별한 게 아니면 저작권이 풀려있다. 사실 서점에서 구입한 옥스포드 판도 하나 있다.


영문판으로 이 소설에 도전한지 벌써 몇 년째인데 아직도 다 못읽었다. 어렵기도 하고, 지루하기도 하고. 맨날 Call me Ishmael만 보다가 마는 것 같다. 그래도 매번 도전하고 있으니 언젠간 다 읽겠지.

그건 그렇고 킨들은, 아이폰용을 쓰다보면 진짜 킨들이 가지고 싶어진다. 해킨토시도 그렇고, 킨들앱도 그렇고 모든 건 미끼들 뿐.


2. 킹짐이라는 회사가 있다. 예전에 교보문고에 클리어 파일을 사러 갔다가 킹짐이라는 회사의 제품을 만났다.
Photo

사진을 잘 못찍었지만 당시 봤던 클리어 파일 중에 비닐과 파일 사이의 연결 부분이 가장 튼튼했고, 안에 비닐이 가장 좋았고, 겉 플라스틱 색이 가장 예뻤다. 무슨 제품이든 그렇지만 색이 잘 나왔다는 건 회사가 구석구석 신경을 쓰고 있다는 증거 중에 하나라 생각하고 특히 이런 사무용품 구입시에는 무척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리나라 회사인 청X에서 킹짐만큼 다양하진 않지만 거의 비슷한 라인의 사무용품 군을 내놓는다. 사실 청X도 튼튼하게 만들기는 하는데 비닐이 달라서 몇 백원 더 주고 킹짐으로 골랐던 기억이 난다. 안에 스티커같은 것도 잔뜩 들어있었다.

그 이후 이런 종류의 물품은 가능하면 킹짐에서 나온 걸 구입하는데 사실 우리나라에서 은근히 구하기 어렵다. 사실 킹짐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큰 회사다. 아이폰 앱도 내놓고, 샷노트라는 아이폰하고 싱크되는 노트도 있고, 여하튼 별 이상한 아이디어 상품군들을 꽤 내놓고 있다.

좋은 문구류 회사를 하나쯤 알아놓는 건 꽤 중요한 일이다.


3. 거둬들이다가 수확이었다면 좋았을텐데 그렇지 못하다. 벌렸던 팔을 거둬들인다. 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라 혹시나 블로그를 보는 사람이 있어도 무슨 말인지 못알아 듣겠지만 그래도 개인적인 확인의 차원에서 써본다.

이런 건 결심 같은 게 아니라 물이 흘러가듯 찾아오고 변해버리는 것이다. 요 몇년 간 나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애티튜드를 지니고 있었다. 뭔가 잘 해보고 싶었지만, 명백하게 잘 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저항하거나, 혹은 아쉬워 할 생각은 없다. 원래 그러했고, 다시 원래 그러한 인간으로 돌아갈 뿐이다.


4. 소소한 할 일 두가지를 계획 중이다. 하나는 즐거운인생 태그 시리즈인데 #004에서 멈춰있다. 즐거운 일이 생각나지 않는다. 또 하나는 기록이다. Sound@Media에서 예전에 했던 프로젝트와 비슷한 걸 계획하고 있는데 좀 귀찮은 일이라 망설이고 있다. 날도 워낙 춥고 ㅠㅠ

20110215

두 명의 알렌, GTD와 금연

두 명의 알렌이 최근 내 생활 패턴에 꽤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나는 데이비드 알렌. Getting Things Done이라는 책을 쓴 사람이다. 이건 사실 GTD 방식이 정말 효율적이고 좋다는 데서 시작했다기 보다 앱을 사서 써보고 싶은 마음에 연구하기 시작한건데 나름 괜찮은 라이프 솔루션이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면 다음 링크를 참조.

http://macrostar.tistory.com/261

그리고 또 하나는 알렌 카다. 그러고보면 컨설턴트 따위 흥! 이러면서 살아 온 인생인데 두 명 다 컨설턴트다. 컨설턴트라는 직업이 확실히 여러가지 면에서 대단하긴 하다.

 

금연을 하고 있다. 조금 더 알렌 카의 표현에 가깝게 말하자면 "즐겁고 신나는 비흡연자의 인생"을 살고 있다. 이걸 여기저기 알리는 게 좋은 지, 몰래 하는 게 좋은지 의문이 있기는 한데 여기저기 알려놔야 감시의 눈도 좀 높아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이제 일주일 밖에 안 지났기 때문에 솔직히 미래는 모른다. 니코틴이 몸에서 완전히 빠져나가는데 3주~1달 쯤 걸린다고 해서 일단 3월 8일을 D데이로 잡고 그때까지 어떻게 흘러가면 뭐든 되겠지라고 생각하고 있다.

제대로 된 걸로 따지면 이번이 정확히 세번째 금연 시도다.

논산 훈련소가 금연이라 훈련병 시절 내내 금연을 했었다. 한 3개월이 조금 안됐나 그랬다. 그때는 강압적이었고, 딱히 다른 수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인지(아예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금새 깨끗하게 포기했다. 그래서인지 별로 힘든 것도 없었다. 금연침이나 흡연 보조제 같은 걸 주기도 했지만 그런 것들도 전혀 건들지 않았다. 사실 침이 훨씬 무서웠다. 귀에다 쇠꼬챙이를 쑤셔 박다니... -_-

당시의 포기 경험에 비추어보면 니코틴의 금단 현상이라는 게 별게 없다. 사실 주변에서 너무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아 저기가면 살 수 있는데 하는 생각이 금연을 어렵게 만드는 주범이다. 당장 법으로 전면 금연을 실시해도, 화가 난 흡연 유권자들에 의해 정권이 바뀌거나 하는 정도지 폭동같은 건 나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다시 생각해보니 날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3주 정도 금연을 한 적 있다. 지금 일주일 밖에 안된 상태에서, 사실 약간 조마조마한 것도 그때의 경험 때문이다. 이게 다들 쉽게 쉽게 하는 거 같고, 흡연을 해본 적이 한 번도 없는 사람에게는 그냥 안피면 되는 거 아닌가, 뭐가 고민이지라며 전혀 이해가 안되는 일이겠지만, 만만한 일은 분명 아니다.

 

그렇지만 자신에게 일어나는 금단의 증상을 주의깊게 관찰하는 건 살짝 흥미롭다(알렌 카는 그러지 마라고 했다, 자신에 대한 동정이나 희생감의 분출은 사태를 전복시킨다).

어쨋든 당시 3주의 금연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런데 감정이 기복도 심해지고 더불어 매우 raw해 진다. 이렇게 말하면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다른 표현이 잘 생각나지 않는다. 비유적으로 말해 감정이라는 것과 나 자신 사이에 필터같은 게 있었는데 그게 사라진 느낌이다. 날 것. 딱 그거다.

날카로운 거와는 다르고 그냥 무방비인 상태에 가까운 거 같다. 뉴스를 보다가 우울한 이야기가 나오면 확고하고 분명하게 어딘가 송곳처럼 찔리며 우울해지고, 코미디를 보면 세상에 이런 일이 있나 싶게 웃긴다. 예전에는 긴가민가했었는데 이번에 다시 경험해보니 나름 확실하다.

알렌 카는 이런 금단 현상이 몸 속의 니코틴이 다시 흡연을 하게 만드는 거라 꼬득이는 거라고 말한다. 괜찮은 비유다. 예전 속담으로 "회가 동하다"와 비슷하다. 결국 가장 약한 부분 - 감정의 기복이 심한 사람에게는 감정을 - 을 무의식이 붙잡고 늘어지며 니코틴을 다시 부르고 있는 것 정도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원래 냄새, 향에 좀 민감한 편인데 이건 완전 버라이어티하다. 현재로서는 이것과 두통이 조금 문제다.

다시 느끼지만, 니코틴이라는 건 나름 참 굉장하다.

두가지 잡담

잠깐 인터넷으로 뉴스를 훑어봤다. 살짝 마음에 걸린 두가지.

1. 맥도날드 원가 이야기. 빅맥 원가가 팔백 얼마라고 여기저기 기사가 실렸다. 언젠가부터 원가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들린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유는 단 하나, 자극적 제목으로 트래픽 만들기 뿐이다.

물론 터무니없는 제조 원가를 가진 제품을 비싸게 파는 건 폭리이자 사기다. 예전에 가짜 명품 시계 뭐 이런 문제로 떠들썩 한 적도 있었다. 그때도 개인적으로 문제는 과장 광고에 있는 거지 시계의 원가에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구매자의 감식안도 가격 결정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한다. 파텍 필립이더라도 부품 다 녹이면 어차피 철광석 조금에 보석 몇 개 들어가있는 거지 뭐.

물건의 가격을 이런 식으로 따지면 안된다. 그럼 서비스업이나 예술 같은 무형의 제품들은 원가가 없는 건가? 고흐의 그림은 캔버스와 물감 값인가? 신문은 종이값인가? 옷은 천 값인가(이것 역시 많이 오르내리는 문제이긴 하다)? 구글의 기업 가치는 서버 컴퓨터와 하드 디스크 가격의 합인가? 황병기의 미궁 음반의 원가는 플라스틱 CD 가격인가?

이런 발상 자체가 좀 이해가 안간다. 결국은 사람이 개입될 수 밖에 없다. 맥도날드의 햄버거는 아르바이트 생들이 조립하듯 만들어내지만(그래서 매장마다 맛의 편차가 조금 있다), 어디선가(캘리포니아에 거대 연구소가 있다) 최적의 조합으로 만들어 낸 제품들이다. 그리고 대량 생산에 의해 생산 단가가 낮아진다.

이노베이션과 크리에이티브가 결합되면 돈으로 환산되기가 더욱 애매해진다. 결국은 구매자의 만족도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 물론 구매자는 사람마다 다 다르다. 누군가는 에르메스의 가죽 가공 기술에 큰 대가를 선뜻 지불하고, 또 누군가는 가공 기술 보다는 가죽의 두께와 관리의 편함에 대가를 지불한다.

 

2. 모 탤렌트가 일본에서 기무치라는 발음을 김치라고 교정해 줬다고 찬사를 하느니 개념이라느니 기사가 났다. 뭐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역의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다.

마트에서 오렌지를 팔고 있는 상인보고 노노, 오렌지 아니에요 오륀쥐. 노노, 맥도날드 아니에요 믹다-늘즈.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끝이 없다. 수정해 줄 수는 있다. 한국에서 온 음식인데 원래 발음은 '김치'에요. 어차피 그 나라에 외래어로 포함된 언어를 왜 이런 식으로 취급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이런 식이라면 몽고에서 온 음식, 중국에서 온 음식, 남방에서 온 음식 복잡하기 짝이 없어진다.

 

뭐 그렇다는 겁니다. 졸려서 자야겠음 ㅠㅠ

20110214

2011년 2월

1. 공들여 만들어놨는데, 사실 공이라고 말하기 민망한 수준이지만, 아무 것도 안하고 있다. 남이 쓴 이야기들에 덜컥 덜컥 내려앉는 경우가 많아 요새는 트위터 대신 포스퀘어, 트위터 공유없는 RunKeeper, RSS 대신 아이폰용 킨들을 들고 소설책 읽기 등등을 많이 하는 편이다. 아이폰용 킨들은 아이북이나 Stanza 등 여타의 이북 리더같은 책장 넘기기 쇼는 없지만 심플하고 준수하다.

2. 담배를 끊었다. 좀 지났다. 상쾌하다든가, 아침에 잘 일어난다든가, 입맛이 좋다든가 하는 변화는 모르겠고 그냥 인생의 즐거움 하나를 일부러 줄인 듯한 감정에 휩싸여있다. 생각보다 실망스럽다.

3. 막내(강아지)가 아프다. 정신적인 충격이 크고 무겁다. 가족 구성원의 재생산이 멈춰있는 관계로 주변의 모든 것들이 차례대로 늙어만 간다. 새로 태어난 파릇한 것들이 없다. 예전에는 그저 건강하게 오래들 살 길 소망했지만, 요즘은 마음 편히 행복하게 사라져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소망한다. 어느 누가 먼저 사라져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

4. 아이폰 때문인지, CRT 모니터 때문인지 요새 눈물이 정말 많이 난다. 둘이 거의 비슷한 시기에 교체되었고, 눈으로 보는 전자 기기는 이 둘 뿐이므로 둘 중에 원인이 있을 테다. 여하튼 아침에 집에서 나가면 눈물이 줄줄 흐른다. 추워서 눈물이 나는 지 안나는 지도 잘 못느낀다. 그냥 슬퍼서 그런 걸 수도 있고.

5. 강원도에 1m가 넘는 눈이 왔단다. 2월 들어 계속 동해안에 다시 가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이래 저래 잘 안된다. 눈 문제가 조금 소강 상태에 접어들면 따뜻한 곳에 조용히 앉아 있고 싶다.

20110212

이집트 is F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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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바라크가 퇴임을 발표했고 이집트 시민들은 결국 승리했다. 하지만 분명 힘든 일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우리의 경험이, 그리고 독재자를 물리친 거의 모든 나라의 경험이 이를 말해준다. 비어있는 권력의 자리를 놓고 수많은 떨거지들이 몰려들 것이다.

부디 오늘 자유를 만끽하고 앞으로 닥칠 모든 어려움을 지금처럼 잘 극복해 지금 저 자리에 있는 당신들이 꿈꾸는 이집트를 만들길 기원한다.

축하드립니다.

20110211

가끔은 이런 이야기도

Growing up happens in a heartbeat. One day you're in diapers, the next day you're gone. But the memories of childhood stay with you for the long haul. I remember a place, a town, a house, like a lot of houses. A yard like a lot of other yards. On a street like a lot of other streets. And the thing is, after all these years, I still look back...with wonder.


딴지 일보에 나온 케빈은 12살 마지막 회상 내레이션 대사.

20110209

기록, 음울, 날씨

1. 조선시대 왕 옆에는 예문관에서 파견나온 사관 두명이 항상 앉아 있었다. 8명이서 돌아가며 24시간 교대 근무를 하며 왕이 하는 말, 행동, 왕에게 올라온 상소를 하나도 빠짐없이 기록했다. 왕은 중요하니까.

그런 것도 아닌데 머리가 나빠서(잘 잊어버린다), 호기심 때문에(테스트로) 이런 저런 앱을 설치했더니 기록할 게 너무 많다. 운동도 기록하고, 스케줄도 기록하고, 할 일도 기록하고, 흡연량도 기록하고, 잠자는 시간도 기록하고, 가계부도 기록하고, 어디 가면 포스퀘어로 체크인도 하고, 뭐 먹으면 사진도 찍고, 심심하면 트위터도 올리고, 이렇게 블로그도 올린다.

괜히 부산하다는 건 바로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다. 꼭 필요함 혹은 부담없는 재미를 넘어서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비서가 없는 자는 그렇게 열심히 기록하지 않아도 되.

 

2. 어제부터 일진이 안좋다. 뭔가 좋지 않은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는 게 경험적, 감각적으로 느껴진다. 이럴 때는 어딘가 숨어들어가 궁싯거리며 앉아있는게 가장 좋은데 딱히 갈 곳도 없으니, 그저 조용히 즐거운 나날로 돌아가기를 기다리는게 상책이다.

 

3. 날씨가 다시 추워진다고 한다. 오늘, 어쩌면 내일 정도까지 그나마 오후의 햇빛을 만끽할 수 있고 당분간은 또 움추러들어야 한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이 입춘이었는데 단어가 참 보잘 것 없다.

 

4. 이제 며칠 지났을 뿐이지만 금욕의 생활을 유지해 나가고 있다. 담배도 팍 줄였고, 술은 원래 안마시고, 밤에 대나무 향을 피워놓고 조용히 녹차를 마시고, 밥도 시원찮게 먹고, 19금도 멀리 하고,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도 거의 안 본다. 만나는 사람은 극히 한정되어 있는데 그것도 매우 뜸하다. 굶어 죽었다는 작가 이야기가 남 이야기 같지가 않다. 어쨋든 뭔가 이것저것 생각나는 게 있어도 그냥 언젠가 다음에 하면 되겠지 하고 미뤄놓고 있다. 조용히 걷고, 말은 거의 안한다. 이런 시기에는 블로그 포스팅이 늘어난다. 필요없는 것들을 쉴 새 없이 떠들 운명이다. 이런 거라도 없었으면 어디 지하실 구석 벽에 쉴 새 없이 낙서를 하다 지쳐 쓰러지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면 비슷한 경험이 있다. 그게 기분 나쁘다.

 

5. 며칠 전 포스팅한 냄새의 정체에 아무리 봐도 나도 어느 정도 포함되는 거 같다... 겨울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는데 시간은 흐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둘 다 불가능하다.

 

20110207

냄새

1. 안개가 가득 껴서 가시질 않는다. 공기의 무게가 한결 더 무겁고 이들이 소리를 억눌러 세상은 조금 더 조용하다. 고담 시티 분위기를 연휴 내내 내더니 낮에 잠깐 해가 났다. 배트맨은 잠시 쉬러 가도 되겠군. 그리고 냄새가 난다. 뭔들 아니겠냐만 냄새에 민감하다.

내 몸에서 나는 냄새가 싫다. 담배 냄새도 싫고, 아무거나 아무때나 집어먹어서 생긴 구취도 싫고, 살에서 나는 냄새도 싫다. 하지만 요새 유독 많이 난다. 왜 그런가 생각해봤더니 요새 이유가 없는 맥심 모카 골드 인스턴트 커피와 담배가 유독 늘어났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주제에 간절히 커피를 마시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주제에 담배를 펴댄다. 예전에는 적어도 이유는 있었다. 생각을 한다던가, 휴식을 취한다던가, 쓸게 있다던가. 하지만 잉여로움 속의 커피와 담배는 그저 냄새만 만든다.

 

2. 손에 크림을 바르지 않으면 튼다. 하지만 크림을 바르면 - 거의 모든 종류의 핸드 크림에 공통된 반응이 생기는 걸 보면 나도 현대인의 병이라는 알러지가 생긴 건가 의심스럽다 - 이상한 물집 비슷한게 생기고 손이 갈라진다.

선택지는 간결하다. 트는 게 낫나, 갈라지는 게 낫나. 전자는 조금 더 아프고, 후자는 조금 더 보기 싫다. 딜레마다.

 

3. 지하철에 앉아있는데 옆자리 사람이 일어났다. 앞에 서있던 여자가 앉으려고 하던 찰나에 키는 꽤 크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고교생으로 보이는 사람이 샥 나타나더니 냉큼 앉았다. 사연이 있겠지.

그는 다리를 계속 떨었고, 몸 전체를 가만히 두지를 않았고, 휴대폰을 계속 두드려댔다. 그리고 냄새가 났다. 서울역 부랑자들 사이를 걸어가다 보면 나는 냄새. 추위가 서려있는 냄새.

처음엔 설마 나한테 나는 건가 했는데 - 요즘엔 무슨 일이 생겨도 이상하지 않다 - 분명 옆 쪽이었다. 곁눈질로 샥 봤는데 감색 바지는 약간 흙이 묻어있지만 전반적으로 말끔하다. 하얀색 운동화도 신었다. 패딩 잠바도 입었다. 하지만 대체 왜 부랑자 냄새가 나는 걸까.

가출하고 이틀 쯤 된건가 생각해 봤지만 - 마침 중학생 가출 사건을 다룬 해변의 카프카를 뒤적거리고 있었다 - 그러기에 옷이 너무 말끔하다. 그럼 역시 나에게서 나는 거였나생각하고 있는데 그는 동묘역에서 벌떡 일어나 내렸다.

그리고는 냄새는 말끔히 사라졌다. 무슨 일인지 몰라도 세탁을 하든지, 가출이라면 들어가든지 했으면 좋겠다. 거처가 불안정한 자에게 서울의 겨울은, 아무리 봐도 그렇게 녹녹한 장소가 아니다.

극히 개인적인 걸그룹 노래 열전

샤워하다가 너무 추워서 몸에 힘을 꽉 줬더니 다리에 쥐가 났다. 한심해하며 방에 앉아있다가 심심해서 써본다.

 

2007년 원더걸스 이후로 국내 대중 음악의 메인 스트림은 누가 뭐래도 걸그룹이다. 음악을 좋아하고 하여간 뭐든 소리나는 걸 듣는 걸 좋아하는 이 중 한 명으로써, 한 우물만 파는 리스너가 아니라면 좋든 싫든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사실 이 이야기를 쓰려던 건 벌써 꽤 예전, 그러니까 카라가 데뷔했을 때 슬슬 걸그룹 열풍은 끝나겠구나 싶어서(한때 핑클-SES였고, 당시엔 원걸-소시 상황에 주얼리가 양쪽에 발을 걸친 상황에서 카라도 등장했으니 이제 흐름이 조금 바뀌겠구나 하는 단견을 가지고 있었다) 뭔가 생각할 꺼리들을 정리해 볼까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보다시피 상황은 전혀 다르게 전개되어 갔다.

어쨋든 아이돌로 대표되는 상업적 대중 음악이 시스템과 테크닉, 대규모 공연의 노하우를 발전시켜가고, 록밴드나 비상업적인 인디 밴드 그리고 실력 좋은 가수들이 음악신 자체를 발전시켜간다. 이런 정반합으로 결국 대중 음악이라는 전체 신이 발전해 간다고 믿기 때문에 한쪽에 대한 괜한 폄하의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둘이 절묘하게 결합된 마이클 잭슨이나 마돈나, U2 등등의 예가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얼마나 유명하고, 얼마나 많은 돈을 벌었는지를 생각해보면 대충 답이 나온다. 그런 사람이 여기 있다면 벌써 월드 네임드다.

 

그리고 또 하나. 얼마전 트위터, GQ로 이어진 SM 세명(이상)의 노예 드립 발언들을 보면서 또 뭔가 정리하고 싶은 생각들이 생겨났지만 일단 그에 대한 의견은 뒤로 미룬다. 어쨋든 거기서 보여진, 대중 음악이지만 분명 예술의 하나를 하고 있다는 사람들이 가진 비유와 상징에 대한 몰이해와 단어에 대한 집착은, 실망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말하자면 상상력이 부족하고, 아이돌에 대한 (잘못된) 이해는 결국 스스로 양산해내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된다.

 

옛날 사람이라(-_-), 아직 싱글 중심의 음악 시장에 익숙하지 않아 뭐 좀 괜찮다 싶으면 네이버 뮤직에서 무조건 풀 앨범(혹은 EP)으로 구입했고, MV나 방송의 라이브는 거의 안보고 노래만 들었으므로, 아 버라이어티를 많이 보기는 했다, 하지만 멤버에 대한 선호도는 제외하고 일단 음악 듣는 입장에 치중한 선별이다.

2007년 원더걸스 데뷔 이후 걸그룹들이 후보군이고, 브아걸은 제외. 개인적으로 앞으로 내가 음악을 듣는 생활을 계속 해 나가는 데도 영향을 미칠 나름 충격적, 혹은 그럴싸한데 싶은 곡들을 뽑아봤다. 무순.

 

1. 원더걸스, Tell me

어쨋든 이 노래는 첫타자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대중 음악사가 기록된다면 2000년대 초반 걸그룹 전성시대의 시작을 알린 곡이고, 그에 걸맞는 역할을 해냈다. 후크송이 유행이 되었고 수없이 많은 곡들이 등장했지만 여전히 이만한 후크송도 없다.

예전 아이돌 시대의 (사실 별로 안좋아하던 재미없는) 곡들에 비해 오, 이거 들을 만 한데라고 생각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곡 전체에 흐르는 넘실거리는 그루브는 여전히 좋고, 여유롭게 끝까지 흘러가는 감각도 좋다.

 

2. 2NE1, Let's Go Party

2NE1 곡들은 다 좋아하기 때문에 뭐로 할까 고민했는데 아이튠스의 지금까지 들은 재생 횟수가 이 곡이 1위길래 이 곡으로. 작년 언젠가부터 기록이 되기 시작했는데(그 전에는 아이팟 미니와 동기화도 안되었고, 뭔가 문제가 좀 있어서 리셋이 되었다) 지금까지 48회 들었다.

참고로 내 아이튠스 총 9803곡 중 가장 많이 들은 곡 1위는 박봄의 You & I, 2위는 산다라의 Kiss, 3위가 Let's go Party다. 이것만 봐도 최근에 내가 이런 종류의 음악을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그리고 그 중심에 2NE1이 있다는 게 실감이 난다.

2NE1은 여하튼 최고 신난다.

 

3. 티아라, YaYaYa

이 곡에 대한 이야기는 예전에 한 번 한적이 있다.

http://macrostars.blogspot.com/2011/01/2011-1.html 의 8번에 있다. 이 노래는 여전히 신기하다.

그리고 Ma Boo라는 트로트와 일렉트로닉, 후크가 결합된 신기한 곡도 재미있다. 이 곡은 졸면서 듣다보면 한 세 곡쯤 들은 기분이 된다. 사실 Temptastic이라는 EP 자체가 이것 저것 집어넣어 뭐라도 걸려라 싶은 분위기가 있다. 또 티아라의 곡들을 들어보면 기본적으로 트로트가 생각나는 멜로디를 베이스로 하고 그 위에 뭔가 쌓아 올려 덮은 게 많다.

 

4. Miss A, Bad Girl Good Girl

소녀시대나 원더걸스의 반듯한 이미지보다는 대형 기획사 바로 아래 타자인 Miss A와 F(X)의 약간 튀는 애티튜드에 꽤 호감을 가지고 있다.

특히 Miss A의 음악을 들을때 계속 귀를 압도하는 미드음을 중시한 탄탄한 소리를 무척 좋아한다. 원더걸스도 그렇고 이쪽이 이런 둔탁한 소리를 잘 만든다. 이 노래는 시작할 때 나오는 엄한 내레이션을 제외하고 모든 부분이 완벽하다. 지루할 틈도 없고 억지로 집어넣어 튀는듯한 부분도 없다. 굉장히 좋아하는 방식이다.

이외에도 Step Up이라는 곡도 꽤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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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 시작할 때 생각과는 다르게 재미가 영 없으니까 사진도 하나 -_- 페이 달리기 잘하드만.

 

5. F(X), Nu ABO

이 노래는 아무 문장이나 맘에 드는 걸 뽑아 연결한 듯한 가사가 좀 이상하기는 해도 무척 흥미진진하다. 반복적인 베이스와 리드신스가 끌고가는게 꽤 좋고 뭔가 더 대단하게 나아갈 수 있었을 거 같은데 아이돌이라 이 정도에서 정리한 듯해 못내 아쉽다.

20110204

설연휴 티브이 방영기

결국 3일간 한 거라고는 TV 보기, 잠자기, 먹기 정도 뿐인거 같다. 그냥 잊어버리면 그저 덧없는 게 TV 방영기이므로 짧은 시청기라도.

본방은 거의 못보고 재방송만 봤다. 제목이 잘못된 것도 있을 수 있다. 그냥 멋대로 쓰니까 외래어, 일본어, 표준어 상관 안함.

1. 라디오스타 룰라편 - 몇회인가 특집. 이상민이 크라잉 랩 이야기하면서 Papa San 이야기를 하는데 거기에 흥미가 좀 생겨서 자메이칸 힙합을 구해 들어보고 있다. 파파산의 God & I라는 음반, 매우 좋다.

2. 무한도전 정총무가 쏜다편 - 중간에 MBC 코미디언 대기실에 찾아가 뭐 먹을래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박명수가 후배 코미디언에게 "너 오늘 기분 어때" 이런 대사로 네타를 끌어낸다.

보통 신인 코미디언 띄어주려고 뭘 시킬 때 너 코미디 한번 해봐 이렇게 하는데 그것보다 훨씬 세련되고 자연스러운 방법이다. 일단 상대가 뭐로 웃기고 있는 지는 알아야 가능하다.

사실 이런 걸 이시바시 타카아키가 정말 잘 하는데 군더더기가 약간 있기는 했지만 나름 신선했다.

3. 놀러와 세시봉 콘서트편 - 아쉬운 게 있다면 음악 방송이 아니라 버라이어티 전문인 촬영팀에서 찍어서 그런지 노래 하는데 진행자 일동이 함께 앉아있는다든지, 기타 솔로 하는데 가수 얼굴을 보여 준다든지 하는 부분이 많았다.

하도 라이브 공연 방송이 없으니 그런쪽 노하우가 후퇴하는 건가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특히 1부에 많았던 듯. 2부는 훨씬 나아져 공연 방송 비스무레하게 되었다.

함춘호 연주하는 모습을 정말 오래간 만에 본게 좋았고, 강근식이라는 기타리스트는 이름만 대충 알았는데 참으로 폼나는 사람이었다.

4. 아이돌 제왕전 - 정확한 제목은 모르겠다. 파타야에서 한 특집 방송. SBS 예능은 구성에 문제가 좀 있다. 너무 끊어먹었다. 또 김제동이라는 사람을 좋아하기는 하는데 구태의연한 진행 방식(찬성 이겨라, 동해 이겨라가 뭐냐...)이 조금 안타까웠다. 그리고 빅뱅의 승리, 대단한 인간이다 정말.

5. 제목은 모르겠고 아이유랑 김태우 데이트하는 방송 - 재밌었다. ㅎㅎ 아이유 얼굴 참 납작하더라.

6. 복불복 시즌2 - 비앙카가 게스트로 나온 편. 언젠가부터 복불복을 전부 보고 있다. 솔직히 재밌긴 재밌다.

7. 복불복 마라톤 - 밥 먹으면서 우연히 봤는데 정말 산만하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재미있게 봤다.

8. 무한걸스 - 최근에 방송했던거 같은데 서태지, 룰라 흉내내고 하던 편. 연휴동안 제일 신나서 본 방송은 이거였다.

 

뭘 한참 더 본 것 같은 데 생각이 안난다. 이런 설 연휴였음.

20110202

강과 산

서울에만 가만히 있을 땐 잘 몰랐는데 저번에 여행으로 지방에 내려가보고 두가지에 깜짝 놀랐다. 하나는 구제역. 강원에서 경북으로 이어진 여행 내내 우리는 도로에서 구제역 소독 시설을 만났다. 고개 하나 넘으면 나오고, 동네 한번 바뀌면 나오고.

그 추운 날 군인, 공무원, 경찰 등등이 길가에 서서 차에 뿌려지자 마자 창문에 얼어붙는 무언가(석회가루라고 들었다)를 뿌려댔다. 그냥 뉴스로 볼 때는 사실 뭔가 심각하구나 정도 느낄 뿐이지만 직접 보면 현실적으로 실감이 난다. 당사자라면 충격의 강도는 차원이 다를 것이다. 그때부터 벌써 한달이 지났고, 상황은 훨씬 더 심각해져있다.

 

또 하나는 4대강 공사. 낙동강 근처 길을 지나며 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토사들은 과연 뭔가를 한참 생각했었는데 문득 이게 4대강 공사구나라고 깨달았다. 그 거대한 규모 덕에 멀리서 봐야 뭔가 진행되는 구나 알지 가까이서는 이게 뭔지 감도 잘 안잡힌다.

작년에 여주에서 몇 개의 다리가 무너지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한다. 그리고 역행 침식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 링크 참고.

http://www.hanamana.de/hana/index.php?option=com_content&view=article&id=305:2011-01-23-15-26-28&catid=8&Itemid=15

현상을 하나의 이론으로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어쨋든 생각의 range를 넓혀야 한다. 그래야 보다 폭넓은 이해와 대안 마련이 가능하다. 지금 메인 스트림 방송과 뉴스로는 사고의 폭이 전혀 넓어지지 않는다. 반복에 의한 학습이 있을 뿐이다.

대체 어떻게 해야 하냐는게 감이 전혀 안잡힌다. 그리고 그 일을 추진하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서 하필 유난히 추진력이 좋고, 앞뒤 안가리기로 유명하다는 사람들이다. 자연이 조금 뒤틀리기 시작하면 그게 만들어내는 효과는 가늠하기가 무척 어렵고, 되돌리기가 불가능하다. 나중에 구상권을 발동하더라도 돈으로 어떻게 되는 게 아니다. 이 공사의 거대함은 절망감과 동시에 무력함을 느끼게 만든다.

설날입니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새해 인사를 두번씩 하네요. 신묘년이 시작되는군요.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니 단기 4344년, 불기 2555년, 이슬람력 1432에서 1433년으로 넘어가고, 일본은 헤이세이 23년, 민국 100년(중국이라네요), 주체 100년(북한이죠)이랍니다.

그 어디에 계시던 토끼해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통계의 잔인함

거대한 수치라는 건 아무 감정이 없다. 그래서 그런 숫자를 볼 때 마다 복잡한 감정이 된다. 구제역 사태로 돼지 286만 4천 984마리(2월 2일 발표시 까지)가 살처분되었다. 귀여운 돼지, 고민이 많던 돼지, 심약하게 태어난 돼지, 많은 새끼들을 출산하고 주인의 사랑을 듬뿍 받던 어미 돼지, 이들 때문에 가졌던 누군가의 기쁨, 고된 노동, 보람 등등이 모두 286만 4천 984라는 숫자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통계에 익숙한 고위 공무원들은 이 숫자 안에 들어있는 감정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헛소리를 일삼는다. 286만이 보상금으로, 소나 사슴의 숫자가 또 다른 숫자로 그저 치환되기 때문이다.

이거보다 더 심난한 숫자들도 있다. 40대 사망률, 차상위 계층자의 수, 재개발로 쫓겨난 사람들의 수, 겨울에 길거리에서 얼어죽는 노숙자의 수. 이 모두 숫자로 치환되면 보다 더 효율적이 된다. 겨우겨우 마음을 잡고 열심히 살아보겠다며 자리를 잡은 철수와 못난 부모 밑에서 온갖 고생을 하며 거친 방황의 시절을 보낸 영희, 아들 딸 다 사라지고 박스를 모아 생계를 영위하는 할아버지를 쫓아내기는 쉽지 않겠지만, 그냥 3명이 재개발 지구 보상 대상이다라고 말하는 건 쉽다.

마찬가지로 앞뒤 꽉 막힌 상황에서 온갖 고민을 하다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도 그저 40대 자살률에 미미한 영향을 미쳤을 뿐이라고 말하면 가벼워진다. 숫자 속에는 감정이 들어있지만 숫자를 숫자로만 대하면 그것은 그냥 숫자일 뿐이다. 정책을 결정하는 많은 이들은, 그 결정으로 이득을 볼 많은 이들은, 자신이 그 숫자에 포함되지 않는 다는 사실을 잘 알고, 우리 교육 특유의 상상력 부족은, 그들로 하여금 비인간적인 결정이 끊임없이 계속되게 만든다.

이집트

http://blog.flickr.net/en/2011/02/01/anti-mubarak-protests-in-egypt/

이집트가 민주화를 위한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그리고 이 시위는 요르단, 시리아로 확산되고 있다. 언제나 민주주의는 대가를 요구한다. 우리도 많은 대가를 치뤘다. 하지만 작금의 상황을 보면 그걸 잘 유지하려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고도의 구조화는 시민을 삶에 치이게 만든다. 민주주의고 나발이고 돌아볼 겨를도 없고, 똑같은 방송을 공중파 방송국 세군데에서 트는 일을 가능하게 만든다. 뉴스도 매번 똑같은 단어로 시작된다. 누군가의 생존이 걸린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시위는 보도하지도 않는 신문과 통신사는 연일 이집트의 시위 소식을 나른다.

어려운 시절이다. 이집트의 시민들이 반드시 승리하기를 기원한다. 시작보다 중요한 건 마무리다. 미국이 어느 순간 적극 개입할 것이고, 미국이 무슨 소리를 하든, 그들은 절대 손해보는 장사는 안한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추위, 오구오구, 훈련

1. 너무 춥다. 집에 오는 길에 날씨를 보니 기온은 0도, 바람이 좀 불어서 체감 온도는 영하 3도 쯤이다. 옷은 작년 한 겨울 쯤 입은 것과 거의 같았는데 셔츠에 플리스, 오리털 파카, 청바지에 운동화였다. 여기에 머플러, 더 추우면 히트텍 정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