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15

두가지 잡담

잠깐 인터넷으로 뉴스를 훑어봤다. 살짝 마음에 걸린 두가지.

1. 맥도날드 원가 이야기. 빅맥 원가가 팔백 얼마라고 여기저기 기사가 실렸다. 언젠가부터 원가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들린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유는 단 하나, 자극적 제목으로 트래픽 만들기 뿐이다.

물론 터무니없는 제조 원가를 가진 제품을 비싸게 파는 건 폭리이자 사기다. 예전에 가짜 명품 시계 뭐 이런 문제로 떠들썩 한 적도 있었다. 그때도 개인적으로 문제는 과장 광고에 있는 거지 시계의 원가에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구매자의 감식안도 가격 결정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한다. 파텍 필립이더라도 부품 다 녹이면 어차피 철광석 조금에 보석 몇 개 들어가있는 거지 뭐.

물건의 가격을 이런 식으로 따지면 안된다. 그럼 서비스업이나 예술 같은 무형의 제품들은 원가가 없는 건가? 고흐의 그림은 캔버스와 물감 값인가? 신문은 종이값인가? 옷은 천 값인가(이것 역시 많이 오르내리는 문제이긴 하다)? 구글의 기업 가치는 서버 컴퓨터와 하드 디스크 가격의 합인가? 황병기의 미궁 음반의 원가는 플라스틱 CD 가격인가?

이런 발상 자체가 좀 이해가 안간다. 결국은 사람이 개입될 수 밖에 없다. 맥도날드의 햄버거는 아르바이트 생들이 조립하듯 만들어내지만(그래서 매장마다 맛의 편차가 조금 있다), 어디선가(캘리포니아에 거대 연구소가 있다) 최적의 조합으로 만들어 낸 제품들이다. 그리고 대량 생산에 의해 생산 단가가 낮아진다.

이노베이션과 크리에이티브가 결합되면 돈으로 환산되기가 더욱 애매해진다. 결국은 구매자의 만족도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 물론 구매자는 사람마다 다 다르다. 누군가는 에르메스의 가죽 가공 기술에 큰 대가를 선뜻 지불하고, 또 누군가는 가공 기술 보다는 가죽의 두께와 관리의 편함에 대가를 지불한다.

 

2. 모 탤렌트가 일본에서 기무치라는 발음을 김치라고 교정해 줬다고 찬사를 하느니 개념이라느니 기사가 났다. 뭐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역의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다.

마트에서 오렌지를 팔고 있는 상인보고 노노, 오렌지 아니에요 오륀쥐. 노노, 맥도날드 아니에요 믹다-늘즈.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끝이 없다. 수정해 줄 수는 있다. 한국에서 온 음식인데 원래 발음은 '김치'에요. 어차피 그 나라에 외래어로 포함된 언어를 왜 이런 식으로 취급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이런 식이라면 몽고에서 온 음식, 중국에서 온 음식, 남방에서 온 음식 복잡하기 짝이 없어진다.

 

뭐 그렇다는 겁니다. 졸려서 자야겠음 ㅠㅠ

댓글 없음:

댓글 쓰기

만사, 음색, 포기

1. 다이어리를 쓰게 되면서 펜을 어떻게 가지고 다닐까가 문제가 되었다. 사라사 볼펜을 쓰고 있었는데 너무 커서 다이어리에 들어가지 않는다. 어케어케 검토 후 사라사, 제트스트림, 유니볼, 무인양품 볼펜 등이 공통 규격의 심을 사용한다는 걸 알게 되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