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30

더위와 효율

날씨는 덥고 매우 습하다. 물론 2018년의 여름보다는 훨씬 낫고 작년보다도 덜 더운 거 같긴 하다. 그렇지만 올해는 코로나가 있다. 일을 하는 곳을 독립하지 못했다. 그러므로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다. 2018년 같은 날씨에 코로나였으면 정말 괴로웠겠지. 어떤 솔루션을 찾을 수 있었을까? 아직 모르겠다. 게다가 사실 여름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이제 곧 8월이다. 참고로 올해 처서는 8월 23일이다.

어쨌든 이동식 에어컨이라는 현대 문명의 도구를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엄청나게 부족하다. 보존에 약간의 두뇌 활동이 가능한 정도다. 약간의 두뇌 활동이 가능함 덕분에 조금이라도 뭔가 해보려고 하고 있다. 

아무튼 약간만 움직여도 몸은 끕끕해진다. 심지어 조금 흥분하거나, 화가 나거나, 생각이 많아지거나 해도 비슷하다. 컴퓨터에게 어려운 일을 시키면 곧바로 뜨거워지며 팬이 도는 소리가 나는 데 인간의 몸도 크게 다르지 않구나 하는 걸 요새 새삼 느끼고 있다. 회전을 하면 열이 발생한다. 그러므로 회전을 멈춰야 열이 가라앉는다. 가라앉아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하지만 다음 생각을 하면 또 열이 발생한다. 악순환이자 이뤄질 수 없는 꿈이다. 

그래도 나아진 게 아주 없지는 않다. 3년 전까지 쓰던 노트북은 7월 중순이 넘어가면 스스로의 열을 감당하지 못해 혼자 꺼졌다. 지금 쓰는 건 적어도 그런 식으로 매정하게 꺼지진 않는다. 1.8평 정도 되는 이 공간 안에 과연 뭘 어떻게 해야 약간이라도 효율을 높일 수 있을까. 대체 모르겠다.

20200723

언제나 고민

생각하고 있는 걸 어떤 식으로 실현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여전히 어려운 복잡한 문제다. 예컨대 무슨 생각을 하느냐도 문제고, 그걸 실현하는 방식이 무엇이냐도 문제고, 그걸 보는 다른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느냐 하는 것도 문제다. 이 각각은 또한 그 안에서 복잡한 내용을 가지고 있다.

트위터에 쓰는 짧은 이야기든 책 정도 되는 긴 이야기든 마찬가지다. 물론 짧거나 길다 자체가 미치는 영향도 있다. 어떤 책에 들어갈 원고를 쓰면서 내가 지금 왜 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건가라는 생각을 꽤 많이 했다. 물론 그 이야기가 들어가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쓰기 시작한 거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가 들어갈 수도 있을 거고 그러면 전체의 양상은 매우 달라졌을 거다.

잡지 같은 경우도 어떤 목표를 향해야 하고 그걸 위해 어떤 이야기를 모아야 하는 건가, 누가 있지, 그게 가능한 건가 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 책의 경우에도 결국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엇이고 그걸 위해 뭐가 필요한가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최근 많은 고민이 있다. 

20200722

후원, 습기, 우울

1. 패션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잡지를 만들고 있고 텀블벅도 열었습니다(링크). 부디 많은 관심과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링크)를 참고해주세요.

2. 장마가 지속되고 있어서 아직 막 덥지는 않은데 그래도 꽤 습하다. 집에서 보내야 하는 시절이 오니까 이게 쉽지 않다. 그래서 이동식 에어컨을 틀고 - 물을 버리는 행위(물통에 물이 차면 버려야 하는 시스템이다)를 계속하고 있다. 아주 쾌적하다고는 할 순 없지만 살 만은 하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기 위해서라면 아마 이 정도가 괜찮을 거 같다.

3. 서울시 도서관, 미술관 등등을 다시 연다는 소식을 듣고 일을 해왔던 장소 몇 군데에 연락을 해봤지만 아직은 운영 계획이 없다고 한다. 그래도 뭔가 좀 나아지려나.

4. 동네 아파트 동 사이에 작은 공간이 하나 있다.



오른쪽의 풀밭은 언덕이고 언덕 위로 올라가면 놀이터다. 사진의 왼쪽은 운동기구와 놀이터가 있는데 좁다. 그리고 저 노란 작은 공간이 하나 있고 거기서 아이들이 종종 야구를 한다.

문제는 저기서 벽에 공을 던지면 벽이 울린다. 벽쪽에 집이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러면 시끄럽기도 하고 강아지도 어쩔 줄 몰라한다. 또 근처에 유리창 등도 많아서 위험하다. 그래서 공을 던질 때마다 나가서 벽이 울린다고, 공 던지지 말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결국 유리창을 깨먹었고 운동 금지 벽보가 붙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여전히 저기서 야구를 한다. 말을 들은 아이는 괜찮은 데 어느새 또 못보던 아이가 와서 벽에 공을 던진다. 그러면 또 나가서 벽에 공을 던지면 안되는 이유를 설명한다. 이 모든 과정이 우울한 일이다. 축구공이라도 차면 더 우울해진다.

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야구를 할 만한 공간이 있으면 된다. 족구, 배드민턴, 놀이터 등등 여러가지가 있지만 아이들은 축구, 농구를 하고 싶어한다. 그렇지만 초등학교 운동장은 보통 문을 닫고 요새는 코로나까지 문제다. 다른 공터가 어디 있을까 해도 다 좀 나가야 한다.

그렇지만 벽에 공을 던지면 시끄럽고, 강아지는 불안에 떨고, 또 사고의 위험이 있고, 분명 이러다 언젠가 창문을 깨먹을 거기 때문에 또 나가서 이야기를 한다. 이렇게 해서 애들이 공 던지고 있으면 야구하지 말라고, 딴데가서 하라며 스르르 나타나 떠들고 가는 이상한 아저씨가 되어 버렸군...

20200717

증폭, 리듬, 티저

1. 재택도 벌써 5개월째다. 기본적으로 집에서 뭔가 만들어 먹는 건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뭘 먹을까 생각하고, 만들고, 치워야 한다. 만약 맛이 없으면 데미지가 증폭된다. 그렇지만 문제는 집 근처에 식당이 없다. 문득 김천 기본 김밥이라도 먹고 싶으면 버스를 타고 나가야 한다. 이건 더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다. 그래서 간편식 쪽으로 방향을 잡았는데 이미 질렸다. 그런 결과로 최근 들어 가끔 뭔가 만들어 먹고는 한다. 그래봐야 김치찌개나 만드는 거지만 막상 만들어 먹어보면 간편식과는 역시 다르다. 뭐하나 쉽게 돌아가는 게 없다.

2. 시간 리듬이 흐트러졌다. 다시 되돌릴려면 지금 깨어 있으면 안되는데.

3. 레벨의 몬스터는 그렇구나 했는데 놀이 티저는 좀 폼이 난다. 

4. 장마 전선이 북으로 올라가지 못하는 이유는 시베리아에 발달한 고기압 때문이라고 한다. 시베리아 힘내라!

5. 요새 유튜브에서 핵폭발에 대한 영상을 많이 본다. 이런 일이 보통 그러하듯 몇 개 찾아보고 나면 첫 화면에 계속 등장한다.

6. 그게 문제가 아니라 왜 이렇게 배가 고프지.

20200713

과식, 시점, 조절

1. 최근의 과한 칼로리 섭취는 잠깐 되돌아 볼 필요가 있는 거 같다. 우선 금요일에는 점심에 일인 보쌈 세트 라지를 먹었고 회의를 하면서 빵을 몇 개 먹었다. 저녁에는 감자탕을 과식했다. 그리고 토요일에는 점심 때 코스트코 소고기 버섯 비빔밥 1회분을 먹었고 저녁에는 초밥 세트, 사시미 세트를 먹었다. 일요일에는 점심 때 장어 구이를 과식하면서 갈비찜을 먹었다. 저녁에는 피자 배달이 잘못 되어서 두 판이 되었는데 한 판을 먹고 파스타를 하나 먹었다. 그리고 오늘 월요일에는 점심에는 역시 코스트코 소고기 버섯 비빔밥 1회분, 저녁에는 육개장 사발면에 밥을 말아 먹으면서 핫윙 세 조각을 먹었다. 그런데 밤에 치킨이 생겨서 다섯 조각을 먹었다. 

왜 이렇게 많이 먹고 있는걸까.

2. 집에서 일 할 때 가장 안 좋은 점은 에어컨 문제 그리고 일의 시작, 마무리 시점을 정하기가 어렵다는 것. 에어컨 문제는 뭐 일 할 때는 계속 틀고 있자는 식으로 생각하면 되는데 후자는 좀 컨트롤이 어렵다. 집중의 시간과 휴식의 시간을 조금 더 철저하게 분리할 필요가 있다.

3. 장마비 때문에 바깥은 나름 쌀쌀한데 방 안은 후덥지근한 전형적인 더위 시작의 시즌이다. 이게 조절이 잘 안되. 아무튼 곧 더워지겠지.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4. 유튜브에 유머1번지 같은 게 잔뜩 올라와 있길래 몇 편을 봤다. 설정도, 대사도, 극본도 말 그대로 희극이다. 

5. 이런 개인적인 문제와 별개로 세월이 매우 하수상하다. 과연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6. 추사 김정희의 제주 유배 시절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당시 제주도의 기본 식단은 조밥에 쌈채소, 생된장이었다고 한다. 유배자라 그런 게 아니라 원래 그렇게 먹었다고. 간장 같은 건 거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부인에게 먹을 거 보내달라 하고 그러면서 지내다가 아내가 세상을 떠난 후 제주에서 후학을 가르치고 뭐 그랬다는 데 당시 제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던 생선은 은어라고 한다. 은어라니 왠 은어! 하면서 찾아보니까 제주가 은근 은어 맛집이라고.   

탁월, 표현, 방식

1. 듄의 캐릭터 중 가장 재미있는 건 레이디 제시카다. 그리고 집단 중에서도 베네 게세리트다. 예컨대 듄의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건 누군가라고 하면 베네 게세리트다. 수천 년의 계획 속에서 적당히 결함있는 귀족 집단, 황제 집단을 재생산하며 자신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