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30

20100130

특정 목적을 가지고 블로그를 운영하는 건 매우 복잡한 일이다. 그 의도나 포지셔닝이 조막만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아무 의미가 없더라도 마찬가지다. 어차피 신독의 세계일지니(이건 좀 과장이고) 그런 것들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운영하고 있는 패션붑 블로그에 올리는 건 사실 '이걸 쓰면 사람들이 많이 보러 오려나'가 포인트다. 여기와는 약간 다르다. 여기는 그냥 멋대로다. 물론 다음의 뷰나 올포스트, 올블로그 같은 메타 블로그 사이트에 가보면 패션 카테고리에서 인기있는 글이 어떤 건지는 알고 있다. 패션붑에 올라오는 것들과는 거리가 아주 멀다.

그러므로 지킬 수 있는 선 안에서 왠지 많이 보러 올 거 같은 소재를 고른다. 물론 대부분 실패한다. 최근 패션붑에 들어온 사람들의 1/5 정도는 '핫팬츠 스타킹'이라는 키워드로 들어왔다. 나머지도 비슷하다. 애드센스 원클릭이 무척 소중하지만 그래도 어떤 선은 존재한다.

이건 간단한 문제다. 공연을 하는 공연장의 주인은 그게 생업이라면 밴드 음악에 대해 호불호를 너무 크게 가지면 곤란해진다. 물론 소녀시대를 섭외한다면(가능하다는 전제 하에) 그 공연장은 미어 터질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소녀시대를 부르지는 않는다. 극단적인 비유지만 뭐 말이 그렇다는 의미다.

그러므로 선은 있지만 가능한 유하게 유지한다. 아예 모르는 것들, 또 너무 카테고리가 다른 이야기는 쓰지 못한다. 예를 들어 패션붑에 '다가오는 봄철 유행 스카프들과 코디법은?' 이런 건 조사하지 않는다(써놓고 보니 올릴 수도 있겠다 싶기는 하다...). 그냥 알맞은 선을 유지하려고 한다.

좋아하는 데 마음에 안들게 돌아가는 걸 목격할 수도 있다. 말하자면 꼰대질을 하고 싶은 경우다. 이럴 때는 침묵하는 게 여러모로 낫다. 어쨋든 이 바닥에서 제대로 밥 벌어먹고 사는 사람도 거의 없고, 그러니 어떻든 다들 잘 되면 좋겠다 정도다. 나도 잘 되면 좋겠는데 아무리 봐도 글렀다. 현재 스코어 곤란하고 예상 스코어 매우 곤란하다.

미묘한 긴장선 안에서는 조심스럽기는 한데 줄타기를 하는 게 낫다. 뭐 역시 좋은 게 좋은거다. 그렇다고 너무 좋은 이야기만 쓰는 거 아냐, 라고 생각할 수는 있는데 편집이라는 건 글의 방향도 중요하지만 올리느냐 안 올리느냐도 중요하다. 세상 일을 다 시뮬라크르로 재구성하는 건 아니다.

20120126

20120126

01. 또 잡담이다. 며칠은 나불댈 거 같다.

02. 쌓아놓고 안보고 있던 영화를 보고 있다. 음악은 그래도 아이팟을 들고 다니니 다운받거나 인코딩한 다음에 듣지 않고 지나쳐버리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영화는 시간이 애매해서 그냥 가만히 두고 있는 것들이 많다. 다 치워버릴 생각이다.

03. CD들이... 조금 아깝다.

04. 위가 정말 줄어들었나보다. 입맛이 없기도 한데, 뭘 먹어도 금방 배가 부르고 거북하다. 아주 맛있는 거면 무리를 하겠는데, 그럴 수도 없으니.

05. 날씨가 엉망이다. 아주 춥든지, 눈이 오든지, 심지어 비가 오든지 하는 것들을 요 몇 주간 본 거 같다. 일단 눈과 비는 싫다. 자연과 직접 마주치는 기분이 든다. 아예 작정하고 등산이나 오지든가 찾아가는 거라면 몰라도, 도심 속에서 가로수나 공원 정도면 족하지 이런 식으로 자연을 직접 마주치는 건 무섭기도 하고, 초라해지기도 하고, 여튼 별로다.

06. 초라해지는 느낌. 이런 거 참 안 좋다. 의도적으로라도 피하는 게 상책이다.

07. 대놓고 맘대로 가져다 쓰세요~ 아임 올웨즈 프리~ 라고 말했는데 사용도가 없는 것도 슬픈 일이다. 역시나 이런 인간이었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 그런 이야기는 하는 게 아니었다.

08. 뭘 잘 못 먹었는지 어제 새벽부터 속이 안좋다. 먹은 것도 없는 데 왜 이러는 지 몰라. 억울하다!

09. 패션붑에는 전혀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10. 담배를 너무 많이 피웠더니 목이 쉬었다. 멍하니 트위터를 보는 일도 잦다.

11. 살다보면 여러가지 선택의 기로가 찾아온다. 선택에 의해 많은 것들이 바뀐다. 이런 선택의 과정을 추적해 보면 하나의 이유로 소급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냥 그렇게 살아온 것이다. 누구도 자부심을 가질 필요도,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우월함이나 열등감을 가질 필요도 없다. 그냥 그런 것이다.

코미디 코미디언

주어진 시간이 별로 없는 고로 예전부터 생각했던 시시껄렁하고 쓸데 없는 몇 가지 포스팅들을 빨리 마무리 짓기로 했다. 이름하여 졸렬하고 경박한 포스팅 시리즈다. 타이밍이 약간 중요한 몇 개를 빼고 나니 그나마 남는 것도 없다.

여하튼 첫번 째는 좋아하는 코미디언 일람이다. 코미디와 버라이어티를 한참 동안 즐겨온 팬으로서 그냥 좋아하는 코미디언들의 이름을 남겨놓는 포스팅을 하나 정도는 만들어 놓고 싶었다.

영화나 음악 등과 마찬가지로 이 쪽도 취향이 하나로 통합되는 건 아닌데, 버라이어티에서 말을 주고 받다가 생각도 못한 이야기를 잘 내뱉는 순발력, 탄탄한 꽁트 경험에 의한 상황극으로의 빠른 전환과 천역덕스러움, 그리고 순발력과 타이밍이 좋은 사람들을 선호하는 것 같다. 엄한 감동 모드 타입을 가장 싫어함.

그냥 생각나는 데로, 코미디언 아니라도 MC도 포함, 좋아하는 이유와 생각나는 작품 정도만.

 

 

1. 이시바시 타카아키 - 나는 이시바시 류의 코미디를 무척 좋아한다. 국내에서도 다운타운 등 요시모토 코미디언들에 비해 인기가 처지는 것 같고, 이제는 정점을 찍고 내려가고 있다는 인상이 많지만 이 사람만큼 자주 감탄한 사람도 없다. 상당한 시건방짐, precise함, 매우 훌륭한 기억력, 토크에서 타이밍, 그리고 연기력 모두 훌륭하다.

올나잇후지, 올나잇니폰은 띄엄띄엄 자료로만 대했을 뿐이라 좀 아쉽고, 돈네루즈 여러분의 덕택입니다는 별로 재밌다는 생각은 없다. 우타방 2003~2007년 정도 까지는 정말 최고였고 그 중간에 27시간 테레비 같은 것들도 재미있었다.

2. 신동엽 - 이렇게 길게 말할 건 아니었는데 이시바시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다. 신동엽 역시 산전수전 다 겪으며 이제 전성기를 조금 지나긴 했지만 처음 등장한 꽁트(안녕하시렵니까)부터 헤이헤이헤이까지는 중간에 잠깐 사고 빼고 정말 최고의 스텝이었다. 그가 좀 더 젊었을 때 케이블 등에서 섹드립 말장난을 좀 더 길게 볼 기회가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요즘 김병만하고 하는 개구장이는 그래도 볼 만하다.

점잖음을 조금만 빼고 건방짐을 조금만 넣으면 내 취향으로는 더 재미있게 볼 거 같다는 생각을 하지만 내가 좋아했던 코미디 프로그램들 다수가 조기 종영했기 때문에 크게 할 말은 아니다.

3. 신봉선 - 이 사람도 아주 좋아한다. 팬이다. 팬클럽 가입해서 구경가볼까 생각도 했었다. 트위터에서 팔로우 하고 있는데 말은 별로 안해서 아쉽다. 여튼 어디 나와도 제 몫하는 거 보면 딱히 그라운드를 타는 거 같지는 않지만, 무한걸스에서의 모습을 보면 역시 구장이 딱 맞으면 하늘을 훨훨 날 타입이 아닌가 생각된다. 현재로서는 무한걸스에서 단연 최고다. 멤버 중에서도, 그리고 신봉선이 하는 방송 중에서도.

4. 사마즈 - 둘 중에서는 미무라 마사카즈를 더 좋아하지만 이들은 역시 약간 팀으로 움직이는 느낌이 강해서 이건 사람 한 명이 아니라 팀으로 쓴다. 한창 버라이어티 보던 시절에는 골든 타임에는 패널 정도로, 지방 방송이나 심야에는 레귤러 MC 정도로 활약했었다. 패널 들 중에서는 유난히 탄탄하구나라는 느낌 정도였는데 팬이 된 건 역시 레귤러 방송들. 잡담하고 둘러대는 발상은 정말 좋다. 괜히 호감가는 타입.

5. 신정환 - 탁재훈과 막상막하지만 한 명을 꼽으라면 역시 신정환. 이런 타이밍과 기발한 발상은 전무후무하지 않을까. 가볍지만 그게 캐릭터를 더 탄탄하게 만들어준다.

6. 아카시아 산마 - 시끄럽게 자신을 돋보이게 만드는 수많은 코미디언들이 있다. 하지만 아무리 떠들어도 다들 그렇기 때문에 보통은 드럽게 시끄럽네 하고 지나가기 마련이다.

아카시아 산마라는 이 시끄러운 아저씨는, 사실 생각만 해도 시끄러운데, 그럼에도 낄낄거리며 듣게 되는 게 매력인 거 같다. 이 55년생 아저씨의 사는 방식, 삶의 태도는 솔직히 약간 존경한다. 저 나이에 저렇게 낄낄거리며 시끄럽게 떠들면서 여자 밝히는 건 아무리 코미디언이라지만 아무나 하는 건 아닌 거 같다. 여튼 연초에 산타쿠 보는 재미는 여전히 쏠쏠하다. 

7. 마츠모토 히토시 - 이 사람은 일단 멋지다. 가키노츠카이도 좋지만 그런 이미지 때문에 시마다 신스케랑 같이 조용히 떠드는 방송 같은 데서 더 빛이 나는 거 같다. 간만에 꽁트를 한다는 MHK나 비트 다케시랑 같이 한 스페셜 방송을 보고 싶기는 한데 요즘은 하도 본 지가 오래되서 그런지 그저 귀찮다.

8. 장동민 - 그러고 보니까 좋아하는 한국 코미디언들이 다 '신'씨다. 이상하다.. -_- 옹달샘 3인방 안에서도 그렇고, 복불복에서도 그렇고, 개식스에서도 그렇고 장동민은 정말 잘하는 거 같다. 요즘 코미디 빅리그도 잘 보고 있다. 상위권 몇 팀 중에서 시즌 2 들어가면서 그토록 컨셉을 바꾼 팀이 없어서 그 단호한 결정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초반 순위가 워낙 쳐져버리는 바람에 프레임 자체는 예전과 같아진게 약간 아쉽다.

약간 다른 이야기지만 여튼 요즘 코빅에서 단연 관심사는 라이또가 어떻게 될 것인가다. 분위기로는 치고 올라갈 거 같기도 한데...

9. 이제 누굴 할까... 안영미는 꽁트는 정말 잘하는데 버라이어티에서는 아쉽다, 김신영도 상황을 좀 타는 거 같다 / 탁재훈, 유세윤, 장동민은 위 리스트에 연관된 사람들 속에 포함 / 무한도전 패밀리는 이젠 그냥 정으로 가고 있다, 또 전형적인 팀플 코미디라 개개인은 죽는 경향이 좀 있다, 주간 아이돌에서 정형돈은 좋아한다. 그리고 예전에 서커스 꽁트하던 유재석 - 송은이 조합이 기억에 많이 남아있다, 고거 나름 재미있었는데... / 아리요시 히로이키가 잘한다고 생각은 한다 / 김구라는 그 캐릭터의 전형성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상하게 그 사람이 하는 프로그램은 거의 보게 된다 / 진나이는 분명 준 A급이긴 한데 잘 모르겠다, 간사이 시청률 18%의 결혼식도 그렇고 간사이의 별이라고 할 만 한데 바람은 왜 피워서 코빅 나와서 고생인지 / 토리 미유키 좋아한다, 캐릭터 자체도 그렇고 볼 수록 대단한 사람이다 / 하리센본의 콘노 하루나도 정말 잘한다 / 야마자키 호세도 재미있는데 약간 억지인 감이 있다 / 아츠시가 빠졌네 / 토모치카도 빠졌다, 좋아한다 / 에가시라 2:50 역시 마찬가지

이건 뭐 이렇게 보니까 싫은 사람이 없구나. 코미디언 님들 존경합니다, 덕분에 많이 웃었습니다.

번외 : 도모토 쯔요시 - 이 사람을 여기 집어넣는게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난 얘가 정말 웃긴다고 생각한다. 본격적으로 MC 계열로 나섰으면 나카이 정도까지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본인이 별로 뜻이 없는 거 같기도 하고, 약간 모자르는 거 같기도 하다고 생각하는 듯. 아쉬운 마음에 포함시킨다.

20120121

불편함

아주 옛날 이야기를 해보자. 내가 처음 개입한 신문/혹은 잡지의 이름은 '해방일지'였다. 생긴 건 일간 타블로이드이지만 발행은 월간으로 했다. 지금 봐서는 고리타분한 이름이다. 사실 그때도 고리타분한 이름이었다. 어둠 속에서 이 이름을 끄집어 냈고, 반대가 많았지만, 살렸다.

고리타분하다고 그 의미가 퇴색되는 건 아니다. 그때는 나 자신이 지금보다 약간 더 이데올로기 적이었다. 더불어 조금은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고리타분함을 전면에 세우는 건 꽤 즐거운 일이다. 그리고 신문 제목의 왼쪽에는 사인펜으로 '학습하라, 선전하라, 조직하라'라고 써놨다. 알 만한 사람은 아는 말이다. 모른다고 해서 별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 어쨋든 80%는 가내 수공으로 만들어졌다.

개인적으로 매우 세심하게 프로듀싱했지만, 결론적으로는 그 함의는 아무도 몰랐다.

여기에는 두가지 문제가 있다. 미학에서의 논의와 비슷하다. 우선 내가 숨긴 코드들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 작가는 토끼를 그렸는데 보는 사람마다 당나귀라고 하는 경우와 비슷하다. 이건 실력의 문제다. 수긍할 수 밖에 없다. / 그리고 또 하나 디테일은 많은 부분 컨텍스트에서 이해된다. 그렇기 때문에 컨텍스트 경계에 있는 자가 컨텍스트 내부를 시뮬라크르하며 만들어진 텍스트와 디테일은 이해되기가 무척 어렵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공유하는 자가 '아주 조금'있었고, 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있다. 암호를 뿌리는 입장에서, 해독지를 들고 찾아온 자는 반갑기 마련이다. 지금은 안 그럴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드는데 그때는 그랬다. 어쨋든 어린 나이였으니까.

그렇게 2년 정도를 했고 편집장 자리를 넘겨줬다. 여기에는 복잡한 분파 문제가 있는데 그 이야기는 생략한다. 어쨋든 자리가 넘어가자마자 '그 쪽'에서는 신문 이름을 바꿨다. '문화 어쩌구'인가 하는 허접한 이름이었다. 눈에 가시처럼 여기는 시선을 외면하며 2회 정도 참여했지만 결국 나는 빠졌다.

어차피 내 손을 떠난 문제이기 때문에 상관할 바는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침몰할 게 빤한 자신이 만든 배를 보는 기분은 착찹하기 마련이다. 왜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소중한 종이를 낭비하는 건지도 알 수 없었다. 그때는 내 자신이, 지금보다 더 까칠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외에 다른 문제가 있었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아니 이렇게 말하는 건 조금 어폐가 있다, 어떤 사람들은 글에 감정이 매우 깊게 실린다. 대체 왜 표면에서 한 발자국도 들어가지 않는가 이해를 할 수 없지만 들어가지 않는다. 들어갈 생각도 없고, 들어가는 일 자체가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당면한 a가 중요하고, a가 만들어내는 감정의 개인적 경험들을 중시한다. 그리고 그걸 공유하고 상대가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 걸 알려고 하고, 거기서 기쁨이나 슬픔을 느끼고, 더불어 모두와 함께 나누려고 한다. 이런 게 정말 짜증이 났다.

그들은 내가 하는 이야기, 쓴 글을 볼 때 아마 비슷한 생각을 할 것이다. 왜 빙빙 돌려서 이야기하는가. a가 중요한데 왜 A, 심지어 B, C를 끄집어 내는건가. 너의 감정은 어디있는가.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감정에 겨워 앞뒤 모른 채 다만 아무 소리도 안하고 있는 것 뿐이다. 여튼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그렇게 생각을 하게 된 영문을 전혀 짐작할 수 없기 때문에 뭐라 할 말이 별로 없었다.

 

오늘 사온 잡지에는 매우 신경을 거슬리는 말투들이 있다. 솔직히 말해 그런 게 매우 불편하다. 롯데리아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글을 읽다가 참으로 오래간 만에 이런 종류의 분노를 느꼈다. 기시감이 있었고, 그게 뭐였을까 생각하다가 떠오른 기억이 위의 일들이다. 이번 건은 내부 사정을 정확히는 모르지만 분명 그런 결이 느껴졌다. 매우 어려운 문제다. 여전히 나는 성숙하지 않은 건가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성숙하면 좀 더 본격적으로 반론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함께 든다. 하지만 모두들 잘 됐으면 좋겠다. 이게 결론이다.

생존과 의욕

1. 만약에 이 블로그 '발전소'가 지속된다면 좀 더 세심하게 포지셔닝을 할 생각이다. 필요없는 감정의 플럭스들은 다 삭제할 생각이고, 그렇다면 아마 거기에 이 글도 포함될 것이다. 하지만 지속이 과연 되려나, 정작 이게 문제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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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MINO와 칼방귀. 아주 조금씩이지만 내 지분들이 들어있다. 이 블로그를 와서 보시는 분들 즈중에 조금이라도 여유와 관심이 있다면 구입 부탁 드립니다. 서점이 멀다면 일단은 저에게 말씀하시면 보내 드리겠습니다.

3. 며칠 간 의욕이 전혀 없었고, 어제는 결국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윽고 고요함이 찾아왔다. 조금 더 연원을 뒤져보면 본격적인 불의욕은 얼마 전 감기 몸살을 앓을 때 즈음이고 조금 더 파고 들면 약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마 더 앞으로 소급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역사가 모두 그렇듯이 그 인과의 결과물이다.

산 속에 들어가 옅은 볕을 받으며 돌이 되려고 했고, 여러 계획들도 구체적으로 세웠다. 지금은 그것마저 귀찮은 판국이다. 오래된 이야기지만 '용감하지 못함'에 대해 소설쓰시는 ㅈㅇㅈ님과 이야기를 잠시 나눈 적이 있다. 그 말만 화석이 되어 계속 머리를 맴돈다.

4. 정병산, 다카마쓰, 아오야마가 후보지다. 아오야마가 좋지만 시코쿠 섬이 괜히 땡긴다. 만약 가게 된다면 나의 라스트패스 닷컴 아이디를 누구에게 보내 정리를 부탁할까 고민이다.

5. 오늘은 계속 떠든다. 커다란 DB 속에 내가 남긴 글자들처럼 먼지가 되어 간다.

6. 위스키 vs 보드카로 매우 고민 중이다.

7. 딱히 필요없는 논쟁은 하고 싶지 않지만, 다음 이야기가 있다.

20120119

rest

이제 그만 실패는 됐다. 긴 시간 나름 튼튼하게 버텨왔지만 마침내 균열이 생기다.

20120117

20120117 꿈 그리고 환상

1. 저번 주에 몸살 이야기를 했다. 그 이후 꽤 게을러졌고, 꿈을 자주 꾼다. 나름 부지런한 사람이었고, 꿈이라고는 도통 안꾸던 사람이었는데 좀 이상하다. 역시 2012년의 자기장 탓인가.

우선 게으름은 정도가 지나치다. 계속 졸리고, 몸에 힘도 없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세수도 잘 안하고(그 덕분에 얼굴에 뭐가 자꾸 난다), 머리도 잘 안 감는다(얼굴에 뭐 나는 걸 가속화시킨다). 너무 너무 귀찮다. 스케줄이 필요하다. 아무나 저랑 뭐라도 좀 합시다. 그리고 꿈.

2-1. 내가 누군가를 죽였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여튼 죽인 사람을 뒤집어서 구멍을 뚫어 피를 다 빼내고 나니까 납작한 종이장 처럼 되었는데 그걸 통조림 통에 넣었다. 페인트 통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서 산책하는 코스 중간에 있던 어떤 판자집 옥상에 올려놨다.

그렇게 올려놓고 지나가면서 보며 걸리면 어떻하지 하며 가끔씩 걱정을 했는데 결국 누군가가 발견했다. 쫓기는 신세가 되어 막 도망다니면서 일단 저 통조림 통을 치워야 된다는 생각에 그걸 들고 달아났다. 꽤 가벼웠다. 이후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음. 강하게 남아있는 인상은 통조림 통.

2-2. 기차를 타고 있었다. 왜 탔는지는 모르겠다. 어딘가로 막 가는데 할 수 없이 끌려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경치가 꽤 좋았기 때문에 기분이 좋아졌다. 강하게 남아있는 인상은 창밖으로 비치던 전나무 숲. 시베리아 횡단 열차였던 건가.

2-3. 이건 현실과 연결. 여름에 있었던 일이다. 매우 무덥고 습했던 어느 날 밤에 조깅을 하고 반 탈진 상태로 집에 들어오고 있었다. 오는 길에 학교 옆을 지나가는데 큰 길가지만 나무가 많고 사람도 거의 지나가지 않는 곳이다. 터덜거리며 길을 가고 있는데 갑자기 등골이 싸 해졌고 이게 뭔가 하고 고개를 들었다. 눈 앞에 가로등과 나란히 서 있던 큰 나무 아래에 붉은색 삼선 슬리퍼가 가지런히 놓여져 있었다. 나무 위에 뭐가 있는 거지 봐야하는데, 라고 생각했지만 무더위 속의 스산한 바람과 가슴팍까지 올라오는 찬 기운들에 그냥 빠른 걸음으로 집에 들어왔다. 학교 앞 골목을 빠져나와 식당들이 줄지어 있는 곳까지 나오니 찬 기운은 사라졌다. 나중에 신문에서 보니...

3. 가끔씩 여러 아이디어들이 떠오르고 의욕이 넘친다. 하지만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혹시나 실패할 경우 되돌릴 방법이 있는가 하는 고민 때문이다. 애초에 이런 고민을 하는 거 자체가 사실 문제다. 하지만 돌이킬 방법이 없는 것도 역시 문제다. 뭘 해도 지금보다는 나아진다는 것도 맞는 말이다. 그리고 내 삶이 과연 그만큼이나 가치있는 것인가 하는 것도 문제다. 도움이 필요합니다. 제 계좌번호는...

4. 아는 형이 '원래 인생은 좀 지랄같아요'라는 댓글을 어딘가에 남겼다.

5. 이 블로그는 2007년 11월 21일에 첫 포스팅이 있었다. 지금까지 와서 본 사람은 통계에 의하면 5만 명 가량이다. 블로거닷컴의 부실한 stat을 고려하면 그 중 1/3 정도는 나 자신이 아닐까 싶다. 결국 3만 명 가량이 와서 본 정도. 조금이라도 열심히 읽는 사람의 비율을 개인적으로 5~10%로 가정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면 1,500명에서 3,000명 정도다. 포지셔닝 자체가 엉망이라 뭐 이 정도면 남들과 같이 읽자고 만들어 놓은 블로그니까 괜찮은 편이 아닌가 생각된다.

6. 아팠던 저저번 주를 되새김질 하고 있다. 마치 꿈만 같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아플 수 있을까. 부실한 식사 플랜 탓이기도 하고, 또 다른 영향인지 나는 과일 빨을 무척 잘 받는다. 숙취에는 딸기가 최고고 몸살에는 포도가 최고였다.

7. 패션붑(fashionboop.com)이 어떤 길로 나아가는 게 나을 지 무척 고민이다. 일단 뭔가 생긴 걸 좀 바꿔놓고 싶고, 더불어 거기서 뭔가 좀 팔고 싶다.

20120116

20120116

1. 요즘 필요없는 말을 너무 많이 하고, 필요한 말을 너무 하지 않는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딱히 별 것도 없는 거고 언젠가 떠들고 잊어먹었을거다.

2. 몇 개의 음반을 듣고 있다.

1) Adele의 21 - 요즘에는 딱히 음반 정보에 대한 소스가 없다. 국내 가요는 그래도 네이버 뮤직 같은 걸로 신곡들을 종종 들으니 대충은 알게 되는데 나머지는 우연한 기회가 아니면 알 길이 없다. 내가 아델을 알게 된 과정은 그 와중에도 꽤 특이한 데 작년에 영어 공부한다고 VOA(Voice of America)를 한참 들은 적 있다. 많이 어렵지 않고 스크립트도 있어서 공부용으로는 괜찮은 편이다. 여튼 이 프로그램은 미국의 정치, 문화 등 여러가지를 다루는데 거기서 아델이 나온 적 있다. 이렇게 직접적으로 가수를 홍보하다니 이런 생각도 했었고, 거기서 들려주는 곡을 듣고 이런 거 하나보구나 했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유명한 사람인지 그 이후에도 계속 여기저기서 그 이름과 노래를 듣다가 드디어 21을 다 들어볼 생각을 하게 되었다. 대충 이런 과정.

2) The Mighty Underdogs의 Droppin' Science Fiction과 The Prelude - Quannum 쪽 음악은 다른 건 그래도 무리없게 듣는 편이다. 정작 Quannum은 가끔 이게 뭔가 싶을 때가 있다. 더 프렐루드는 EP, 드로핑 사이언스 픽션은 정규 음반이다. 예상보다 무난하다.

3) Linkin Park의 Hybrid Theory - 린킨 파크는 가끔 지나가다 듣기는 했는데 내 메탈 음악 시대는 일단은 끝났기 때문인지 별로 궁금하다는 생각이 없었다. 그러다 문득 눈에 걸리길래 듣고 있다. 생각보다 멜로디 라인이 유연하다.

4) DJ Shadow의 Entroducing... 이건 CD 시절에 열심히 들었었는데 그냥 기억으로만 가지고 있다가 저번에 DJ Shadow 최근 음반을 하나 듣게 된 김에 생각나서 인코딩했다. 컴퓨터가 찐따라 너무 오래 걸려서 이거 말고 몇 개 더 인코딩하고 싶었던 게 있었는데 포기했다(LA 메탈을 요즘 좀 듣고 싶었다). 이런 그루브 중심의 곡들은 몸이 따라가기가 너무 쉬우면 시시하고 판에 박힌 느낌이 들고, 따라가기가 너무 어려우면 맘 편히 듣기가 어렵다. 아까 말한 Quannum이 후자의 경우다. 이 시절 DJ Shadow는 아슬아슬하게 그 사이를 가고 있었던 기분이 든다.

5) Wheel & Deal Dubstep Vol.1 - 어제 아이팟에 넣어 가지고 다니며 열심히 들었다. 재미있다. 야외에서 돌아다니며 듣기는 좀 그렇다.

20120112

보너스 아미(Bonus Army)

Occupy에 대한 글을 읽다가 후버빌과 보너스 아미에 대한 이야기를 봤다. 후버빌은 대충 아는데(대공황 때 노숙자들이 텐트를 치며 모여 생긴 마을이다, 당시 대통령이자 대공황의 직접 책임자 허버트 후버의 이름을 따서 후버빌이라고 불렸다) 보너스 아미는 처음 잘 모르겠어서 찾아봤다. 대부분의 내용은 위키피디아에서.

 

그러니까 때는 1932년.

17,000명의 일차대전 참여 군인과 그의 가족들, 그리고 여타 이와 관련된 시민 단체 등 43,000명이 워싱턴 DC에 모여서 밀린 임금을 내놓으라는 시위가 벌어졌다. 미디어에서는 이를 Bonus March라고 불렀고 또는 Bonus Expeditionary Force라고도 불린다. 시위 캠프가 차려진 곳은 Anacosta 강 주변의 습기차고, 진흙 지대인 후버빌이었다.

이 참전 군인들은 대부분 대공황 기에 직업을 잃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1924년 법에 의해 참전을 했고, 그 법은 보너스 지급을 명시하고 있었다.

퇴역 해병 장군인 Smedley Butler가 이 시위대 캠프를 방문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7월 28일 후버 대통령의 대책을 기다리던 시위대에게 미군 대변인 William D. Mitchell 장군은 참전 군인들에게 모든 정부 재산을 돌려놓으라고 명령했다. 이 과정에서 워싱턴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이 있었고 두 명의 참전 군인이 다쳤다(후에 사망한다).

허버트 후버 대통령은 군대에 진압을 명령하고 당일 오후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이 6대의 탱크로 호위한 보병대와 기병대를 이끌고 찾아가 다 쓸어버리고 불질러 버린다. 참전 군인, 가족들, 시위대가 건물에서 쫓겨나 강가 쪽으로 밀려난다.

후버 대통령은 공격을 멈추라고 지시했지만, 맥아더는 이 시위를 미국 전복을 위한 공산당의 책략이라고 여겨 명령을 거부하고 재공격을 지시한다. 이 과정에서 12주된 어린이 한 명이 최류 가스에 의해 사망하고, 55명이 다치고, 135명이 체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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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군사 작전 동안 나중에 미국 대통령이 되는 아이젠하워도 맥아더의 주니어 보좌관으로 일하고 있었다. 아이젠하워는 나중에 미국을 위해 희생한 참전 군인들을 공격하는 건 잘못된 것이다라고 맥아더에게 말했다고 했지만("I told that dumb son-of-a-bitch not to go down there,"), 후에 맥아더의 행위를 공식적으로 승인하는 리포트를 쓰게 된다.

후버의 이 작전은 명백히 여론에 안좋은 영향을 미쳤고 1932년 선거에서 루즈벨트에게 패배하게 된 계기 중 하나가 되었다. 대통령 선거 기간동안 루즈벨트는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공약을 내놓는다.

1933년 5월 시위대들은 다시 모였고, 루즈벨트는 평온한 방법을 선택했다. 버지니아의 캠프사이트에 모여있는 시위대들에게 하루 3식을 제공했고, 협상을 계속한다. 시위대를 범죄자, 혹은 공산주의자로 묘사하는 언론들 속에서 부인 일리너 루즈벨트가 캠프에 방문해 참전 군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이 만든 노래를 듣고 뭐 그런 걸 한다. 나중에 이 사건은 그럭저럭 잘 마무리된다.

헌법 제 37조

김정일 조문과 관련된 국가보안법 이야기를 어제 새벽에 했는데, 그러자마자 국보법 사건이 하나 또 발생했다. 박정근이 구속된 거다. 그는 트위터에서 북한에서 개설된 것으로 추정되는 트위터 계정을 리트윗했고, 이와 더불어 여러 이야기를 한 혐의로 구속되었다. 국가보안법 제 7조 1항과 5항 위반 혐의이다.

이 사건의 내막을 조금만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게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가 할 것이다. 그는 명백히 놀리고 있었고, 장난을 치고 있었다. 더구나 사회당 당원이다. 예전에 박홍이 주사파 뒤에 사노맹이 있다고 했던가 사노맹 뒤에 주사파가 있다고 했던가 여튼 사정을 조금만 들여다봐도 앞뒤가 하나도 안 맞는 주장을 해서 정작 당사자들은 웃고 말아버렸던 사건이 있었다. 하지만 더 기가 막혔던 건 그 프레임이 먹혀들었다는 거다.

사노맹, 조평통, 사회당, 민노당, 주사파 이들끼리의 관계가 어떤 지 사람들은 관심이 별로 없다. 그리고 이 무관심은 '누군가에게' 언제나 무척 좋은 재료가 되어 준다. 그리고 사실 언론의 자유, 양심의 자유, 행복 추구권의 측면에서 그가 정말 종북을 하든 말든 그런 건 별로 상관도 없다. 앞에서 말했듯이 만약 그가 정말로 무장해 뭔가 문제를 일으켰다면 그때 가서 형법으로 처벌하면 된다. 트위터 팔로우와 리트윗으로 국가 안보가 흔들릴 일은 없다.

이런 황당한 법이 세상에 있다니 하고 놀라고, 나름 시위도 쫓아다니고 했던 게 벌써 20여년 가까이가 지나갔다. 지긋지긋하다. 나보다 더 전 세대부터 좀 더 큰 실질적인 피해를 막심하게 본 분들은(이따위 법으로 죽은 이들만 대체 몇 명인가) 이 몇 십년을 버텨와 줄기차게 사람들을 괴롭히는 법을 보면서 나와는 비교도 안되게 지긋지긋한 감정을 느낄 것이다.

더 웃긴 건 그들의 동료들이 의회로 정치로 샥샥 진출하면서도 이 법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사실이다. 평소에는 숨을 죽이고 있다가 가끔 생각났다는 듯이 튀어나와 사람들을 괴롭힌다.

국보법이 왜 악법인가는 저번 포스팅에서 잠깐 이야기했으니 여기서는 넘어간다.

http://macrostars.blogspot.com/2012/01/20120110-2.html

이 사건은 너무나 엉망진창이지만 몇 가지 이야기는 해놓고 싶다.

 

1. 국보법은 헌법재판소에서 몇 번 합헌 판결을 받았다. 헌법 제 3조의 영토 규정이 국보법의 기반이고, 제 37조 2항의 국가 안전 보장, 질서 유지 또는 공공 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해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국보법이 만들어져있고 유지되고 있다.

이 말은 이건 어디까지나 입법의 문제라는 뜻이다. 즉 국회에 의해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 제 37조 2항의 규정에 따라 법률로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는 법을 만들었다. 그게 국보법이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필요없다고 생각하면 입법에 의해 없애면 된다. 국회 구성에 달려있고 즉 이건 어디까지나 선거만 잘 해도 없앨 수 있다.

하지만 이 말은 그렇게 간단하게 흘러가지 않는다. 이 문제에 잠시라도 천착해 본 사람은 누구나 알겠지만 우리 사회는 반공에 의해 구성되어 있고, 정작 당사자들이 우리는 공산당이 아니에요든가 종북주의 꺼져라고 말해 봤자 진보 계열이 통으로 도매급 취급되는 경우도 너무나 많고, 결정적으로 이런 문제에 대한 심리적 저항선이 생각보다 높다는 사실이다.

만약 진보적인 국회가 구성되어 국보법을 없애려 시도한다면 국회 앞에 어버이 연합이나 바르게 살기 위원회 정도만 올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생각보다 심리적 방어의 벽이 높다.

내 생각에 우리 나라의 일반적 정서는 중도 성향의 안정 추구가 아니라 강성 대국이다. 그걸 못해서 안타까워하는 국가다. 여차하면 파쇼 국가로 변신할 수도 있겠구나 싶을 정도로 대단히 폭력적인 경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런 군사적 대치 상황에서 북한의 위험을 '정말로' 걱정하는 사람도 대단히 많다.

그러므로 이런 저항선에 변화가 오지 않는 한 국보법은 어지간해서는 없어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2. 그러므로 오히려 이 쪽이 더 가능성있는 문제제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사건에서 가장 한심한 부분은 검사가 구속 영장 발부를 신청했다는 거고, 결정적으로 법원이 그 청구를 받아들였다는 거다. 백번 양보해 검사가 구속 영장 발부를 신청한 거 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고 쳐도, 법원이 그걸 받아들였다는 건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정말 궁금하다.

이런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저번에 명예 훼손에 대한 이야기에서도 한 적이 있는데 검찰의 기소 독점제 때문에 비롯된다. 우리 헌법 제 12조 3항에서 이 문제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즉 '체포, 구속, 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

사실 이 규정은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져있다. 국가가 맘대로 사람들을 체포, 구속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검사가 신청을 하고, 법원이 받아들여야 구속이 가능하도록 만들어놨다. 하지만 이런 규정은 검사가 제대로 일할 때에 유효해진다.

이것은 사실 임의로 구속 신청 여부를 판단하라고 만들어진 규정이 아니다. 하지만 이 부분이 권력화되면서 검사에게 대단한 힘이 발생했다. 임의적으로 판단해서 수사를 시작하기 때문에 재벌이나 권력자 쪽은 제대로 수사가 시작도 되지 못한다. 검찰 자신 역시 문제가 생겼을 때 은근슬쩍 덮여지기 일쑤다.

더구나 검찰청은 마땅한 감시나 견제 기관도 없다.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 3권은 모두 다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있지만 특히나 사법부는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매우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여튼 결정이 내려지면 빼도 박도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법원은 청구가 들어온 사건만 판단하지 적극적으로 나서 사회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그 권한 행사가 제한된다.

하지만 검찰은 행정부 소속이지만 사법에도 발을 걸치고 있다. 그렇게 움직일 수 있는 강한 권력임에도 제어할 만한 기관도 제도도 없다. 그저 검찰청의 바른 판단을 믿을 뿐이다. 강금실 법무부 장관 시절에 검찰청 제어 기관을 법원에 두기위한 시도를 한 적이 있다. 당연히 강한 반발로 실패하고 말았다.

제대로 된 감시 기구, 제어 기구가 존재해야 한다. 그런데 검찰이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한 이 것도 그리 녹녹치가 않다. 행정부 안에 만드는 건 택도 없고, 의회에다 만들어놓으면 의원들은 꼬투리 잡힐 까봐 그냥 가만히 있고, 법원도 마찬가지다.

역시 가장 좋은 방법은 검찰의 과대 권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책적으로라도 경찰의 권한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둘 다 마음에 안 드는 사람들이 있을 지 모르겠지만 이를 통해서 이 둘 간의 견제와 균형을 도모해 서로 잡아먹게 하는 방법이 사실 가장 현실적이다. 경찰에게 검찰 수사 권한을 줘야 한다.

또한 기소 독점의 문제에 있어서는 헌법을 개정하는 건 문제가 복잡해지니까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다수 위원회 같은 걸 차라리 따로 만들고 그 결정에 강제성을 둬서 검찰은 신청만 하도록 해 버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다.

 

검찰 총장의 직선제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이건 사실 현 상황에서는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지금 대통령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검찰 총장 정도의 막강한 권한을 지닌 자리에 엄한 사람이 들어앉는 날에는 정말 빼도 박도 못할 복잡한 일들이 잔뜩 발생하고, 직선제에 의해 확보된 민주적 정당성에 의해 누가 제대로 견제도 못할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위에서 말했듯이 우리 사회는 무척 보수적이고, 특히 권한을 많이 가진 이들은 더욱 보수적이다. 투표로 결정하게 된다고 해서 진보적인 인사가 검찰 총장에 직선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교육하고는 다르다. 언젠가는 이런 식으로 가야하겠지만 아직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또 잘못된 구속 영장 청구, 혹은 구속 영장 청구를 해야 하는데 안하는 경우에 대한 제어 규정이 대폭 강화되어야 한다. 엄한 짓들을 너무 많이 하는데 별 대책이 없다. 위에서 계속 말했듯이 검찰의 권한 축소가 핵심이다.

 

3. 법원이 왜 이 구속 영장 청구를 받아들였는가는 전혀 모르겠다. 누군지 몰라도 자발적으로 검찰에 이용당하는 걸 마다하지 않은 이 판사에게는 사법 시험 합격 취소 소송이라도 내고 싶다.

2012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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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모씨가 블로그에 김정일 조문에 대한 이야기를 올렸다.

개인적으로 그 입장에 동의한다. 입장이라는 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보안법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이다. 前, 그리고 그 前 정권의 정책 중 매우 실망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리고 조문 행위가 닭짓이라는 의견에도 동의한다. 종북주의는 나로서는 그걸 따르는 이유를 도무지 알 수가 없는 미지의 이데올로기다. 하지만 닭짓이라고 비판을 할 수도 있고, 마찬가지로 그들이 그런 행위를 하는 이유를 항변할 수도 있고 또 그걸 들을 수도 있다.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는 그러라고 존재한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는 사실 많이 복잡하기 때문에 여기서는 아주 대강만 비철학적으로 결과론적인 부분에서 허접하게 정리한다, 이런 논의가 필요하다는 거 자체가 아무리 생각해도 웃기다 ;

인간은 신이 아니고 불완전한 존재다. 그러므로 반드시 지켜야할 완결 무결한 것 따위는 아무 것도 없다. 그 어떤 것도 틀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뭔가 - 정신적인 부분을 수호하고 지키는 법은 쓸모 없다.

만약 골방에 모여 앉아 혁명을 꾀하던 자들이 어떻게 하다 본격적으로 동지들을 모아 무장을 하고 반란 책동에 나선다면 그건 그때가서 형법으로 처벌하면 된다 / 소수가 모여 책동을 시작했는데 그걸 막을 수 없다면, 그건 망해도 되는 나라다. 그 정도 사후 방어가 불가능하다면 그 나라는 그거 아니라도 망한다 / 만약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그에 동의해 세상에 혁명의 기운이 넘실댄다면, 그건 현 상황에 진짜 큰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가 있는 걸 지킬 필요는 없다.

그리고 또 국보법의 문제 중 하나는 만약 자본주의에 기반한 자유 민주주의에 심각한 문제가 발견되고(이미 발견될 것으로 보인다) 대안이 마련되어 모두들 그리로 움직이기 시작할 때 우리 발목을 잡을 덫이 된다.

A와 ~A에 대한 논의를 통해 B로 나아가야 하는데 우리는 국보법하에서 A만 논의한다, 그러므로 B는 나오지 않는다. A 안에서 아무리 논의하고 지지고 볶아도 B는 나오지 않는다. B에게는 A뿐만 아니라 ~A도 필연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아주 간단한 이야기다.

 

 

해프닝 이야기를 하자면 얼마 전에 잡지 도미노를 발간하고 전시회를 하면서 한 명씩 돌아가며 전시장을 지켰다. 그리고 내가 지키고 있는 타이밍에 영등포 경찰서에서 찾아왔다. 보안계라는 곳이다. 20년 전에 이런 식으로 만났으면 조금 무서웠을텐데, 뭐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다.

도미노 창간호의 주제는 부고였고 그래서 작년, 재작년의 죽은 사람들 또는 문화, 예술, 사회의 흐름 같은 걸 다뤘다. 인쇄를 시작할 무렵에 김정일이 죽었고, 기사를 넣기에는 너무 늦었기 때문에 부록으로 제작한 엽서를 껴 넣었고 전시장에는 김정일 사진을 나름 근사한 액자 안에다 넣어 뒀다. 그 모습이 어딘가로 새어 나갔나보다. 딱히 감추려고 한 건 아니었기 때문에 새어 나갔다라는 말은 좀 이상하다.

어쨋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참 나눴고 해프닝은 끝이 났다. 예상대로 '조문 정국'과 관련된 이슈가 이유였다. 혹시나 실적 껀수를 기대했을 지 모르는 형사 분들 입장에서는 약간은 안타까웠을 지도 모르겠다. ㅎ모씨의 블로그에서는 좀 더 본격적인 조문을 다뤘다. 서울대에서 있었던 일인가보다.

해프닝이었던 도미노에서나, 아니면 정말 조문 시도였다는 서울대에서나 사실 딱히 다를 건 없다. 로라이즈에서 도미노 전시의 사진을 보며 정말 비통해 했던 사람이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고, 비웃는 마음으로 서울대 조문 장소에 찾아간 사람도 있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한 길 사람 속은 아무도 모른다고 하지 않나.

그리고 위에서 말했듯이 딱히 조문 따위 한다고 무너지거나 흔들릴 나라라면 그냥 없어져버리는 게 여러모로 낫다. 그 따위 나라라면 억지로 수호해 봐야 골치아픈 일들만 더 생긴다.

 

그건 그렇고 책 좀 사주세요 ^^

http://domino-mag.kr/ 에 가면 대강의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구매처는

더 북스 02-733-8949
더북소사이어티 02-325-5336
유어마인드 070-8821-8990
컬리솔 070-4211-8953

위 사이트에서도 온라인 구매가 가능한 곳들이 있습니다. 조금 더 큰 유명 인터넷 서점도 지금 이야기 중입니다. 구입하시고 읽어보시면 소감이라도 부탁드려요~ ^^

20120110

1. 이 블로그에서 검색해봤더니 가장 최근의 지독한 감기 또는 몸살은 2011년 3월이었다. 나는 기억들을 시계열 상에 놓고 있는 스타일이 아니라, 말하자면 주제별로 섞어 놓기 때문에 그게 정말 마지막 시간인지는 확실치 않다. 아픔의 기억은 의외로 쉽게 사라지고 그때의 이미지 같은 것들만 강렬하게 남는다. 그저 일어날 정도가 되었을 때 머리는 산발을 하고, 면도를 하지 못한 어리버리한 얼굴에, 볼이 쏙 들어가고, 세수를 못해서 얼굴은 사막에서 마른 가죽처럼 텁텁하고, 눈은 퀭하니 초점이 없는 상태로 이 몰골 참 한심하구나 하며 실실 웃으며 화장실 거울에 대고 사진을 찍는다. 이렇게 찍은 사진을 세 장 쯤 가지고 있다.

2. 이번에는 대체 무슨 바이러스나 세균에 씌운 건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경과 보고를 해보면 :

수요일 밤에 집에 들어오는데 뭔가 심상치 않음을 잠시 느꼈다. 뭔가 많이 힘들어서 근처에 사는 후배에게 전화를 걸어 집에 좀 데려다주라고 말할까 잠깐 생각은 했는데 그냥 말았다. 그리고 밤 10시에 들어와 TV를 보며 좀 피곤하네 하고 드러누웠다.

그리고 그 다음 날 밤 10시까지 거의 꼼짝을 못하고 누워있었다. 보일러를 열심히 틀었지만 너무너무 추웠고, 머리가 너무 아팠고, 땀이 너무 났다. 그냥 그렇게 끙끙대다 배가 너무 고픈데 마땅히 먹을 게 없어서 밤 9시 쯤 편의점에 다녀왔다.

그리고 좀 괜찮나 싶어 방종하다가 다시 드러누워서 다음날 2시 쯤 일어났다. 그리고 좀 살아나는 구나 싶은 상태로 나갔다가 아직 완전한 상태는 아니구나 싶어 벌벌 떨다가(끊임없는 오한이 특징이다), 본죽에서 죽을 반쯤 먹고 집에 들어왔다.

오는 길에 원래 2번 갈아타면 빨리 오는데 1번 갈아타는 코스를 택했는데 그게 나름 괜찮았던 선택이었나보다. 지하철에서 쿨쿨 잤고(지하철 만큼 숙면에 좋은 장소도 없는 듯 - 몸이 만진창이로 피곤할 때 4호선 사당에서 지하철타고 오이도 찍고 오면 완전 개운하다, 의자도 뜨끈뜨끈) 역에서 나와 걸어오면서 뭔가 회복되었구나라는 느낌과 강렬한 식욕을 느꼈다.

그리고 토요일 완연히 회복되어 정상인의 삶을 살았다. 다만 간헐적인 기침과 땀이 많이 나는 건 지속되고 있다. 새벽에 깨어 티셔츠를 갈아입고 다시 자는 게 3일 째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 슬슬 사라져간다.

3.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요즘 감기 몸살 잘못 걸리면 한달동안 가만히 있으라니 하는 이야기를 듣는 다는데 압축적인 이틀로 해결봤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올레~ 알레~

4.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20120104

20120104

1. 날짜로 제목을 잡는게 습관이 된다. 동생집을 봐주기 시작한 게 3일 째다. 몸과 마음이 편하기는 한데, 약간 심난한 구석이 있어서인지 머리 속이 무아의 상태다. 나는 대체적으로 앵커(anchor)를 어딘가 내려놨다는 자의식이 있어야 뭔가 생각을 좀 하는 편이고, 그 자의식은 보통 여기서 이동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공간에서 나온다. 작업을 하기 위한 장소로 모교의 도서관을 선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커피집 같은 곳은 재미는 있지만 곧 떠나야 한다라는 생각이 계속 머리 속을 지배하기 때문에 계속 뜨내기 기분에 머문다. 가장 적합한 장소는 따뜻하고 버려진 광 같은 곳이 아닐까 싶다.

2. 강아지 챙기는 건 만만치 않다. 아침 2, 저녁 3의 약을 먹는다. 약의 스테로이드 성분이 그의 식욕을 모티베이트 시키기 때문에 저래도 되나 싶게 밥을 왕성하게 먹는다. 이걸 동생이 꾸준히 챙겼다는 게 대단하다.

3. 제주도에 가고 싶다. 모슬포에서 마라도까지 가는 배의 그 아슬아슬한 느낌 - 여기는 정말 깊은 바다다라는 실감 - 이 계속 그립다. 포항에서 울릉도 가는 배도 비슷한 느낌인데 거기는 너무 길다.

4. 돈이 조금 생겼고, 공연을 안봤기 때문에 살짝 여유가 있어서 책을 살까 생각하고 있다. 사는 건 당연한 일이지, 라고 말하고 싶지만 한계 상황에서 이런 여유는 굉장한 고심을 필요로 한다.

예전에도 쓴 적 있는 거 같은데, 교보문고에서 어떤 부랑자 아저씨를 본 적 있다. 감색 작업복 잠바에 골덴 바지를 입고, 메신저 백을 메고 있었다. 어쨋든 그 아저씨는 신문지로 곱게 싼 만원짜리 몇 장을 꺼내더니 거기서 몇 만원 가량을 가지고 독-한 사전을 구입했다. 한참을 고심했었고, 구입하더니 싱글벙글 계속 웃고 있었다.

이 비슷한 사연을 또 본 적 있다. 신림동 고시촌에 대한 TV 방영을 보는데 이제는 신림동 산꼭대기 부근에 살며 노가다로 생을 전전하는 아저씨가 밥통 안에 돈을 모으고 있다가 매년 때가 되면 민법이니 헌법이니 하는 근 4~5만원 짜리 교과서를 몇 권 사들이고 보지도 못 할텐데 계속 쌓아놓고 있는 모습이었다.

둘 다 뭔가 아쉬움이 있지만, 현실이 전혀 받혀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포기해야할 때가 지났지만 하염없이 붙들고 있는 최악의 상황. 문득 이런 기억이 떠오르면, 책을 구입한 다는 게 허무해진다. 구입하려던 책은 다행인지 불행인지 품절이다.

5. 강모 의원이 출연한 화성인 바이러스를 잠깐 봤다. 그의 대단한 점은 매우 유연하다는 점이다. 위기에 처했거나, 계기가 필요한 유명 인사들은 보통 점잖은 토크쇼에 출연해 신변 잡기를 보여주며 자신에 대한 세간의 인상을 리프레시하려고 한다. 박모 의원의 경우 기억을 떠올려보면 출연한 버라이어티는 일밤에서 탁구 치는 모습과 이번에 힐링 캠프 정도다. 선을 명확히 지키고, 웃기지는 않지만 점잖게 웃을 수 밖에 없는 농담을 한다.

강모 의원은 전혀 다르다. 그 상황에서 화성인 바이러스를 생각해 내고, 거기에 고소 중독으로 출연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매우 흥비롭다. 그는 아마도 40%의 부동층을 겨냥할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 자체가 그에게 득이 되겠지만.

6. 매우 피곤하다. 계속 졸리고, 아무리 자도 피곤이 전혀 풀리지 않는다. 어제 트윗을 지우면서 보니 지나가면서 하는 말들 대다수가 춥다와 피곤하다다. 나머지는 약간의 의도가 들어있는 이동 패턴 보고, 사진, 대답, 리트윗들. I already said so much라는 모님의 프로필 문구가 실감났다.

7. 오늘은 1월 4일이다.

20120102

20120102

1. 2012년이다. 작년, 재작년에는 삼척, 동해 뭐 이런 곳에서 서성거리며 새해를 맞이했다. 올해는 마침 동생의 결혼식이 있는 날이라 원래 계획은 결혼식을 끝내고 집에 들어와 좀 더 조용하게 시간이 흘러감을 느끼며 가만히 있으려고 했다.

그랬는데 로라이즈와 대공분실 두 군데에서 0시를 넘기는 공연이 있는 걸 알게 되었고 둘 중에 하나를 가볼까 싶다는 생각을 했다. 로라이즈는 좀 멀고, 집에 오는 길이 멀기는 하지만 궁금한 밴드들이 더 많고 리스트가 대공분실에 비해서는 좀 더 자분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대공분실은 좀 시끄러울 거 같기도 하고, 절망 콘서트라는 이름이 조금 마음에 걸렸지만(괜한 감정 이입은 위험하다) 일단 가깝다.

그래서 고민을 하다 축 처지느니 행사 분위기나 내봐야지 싶어 조금 먼 로라이즈에 가야지 하고 마음을 먹었는데, 갑자기 뭔가 좀 꼬이고 그러면서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고 보니 종로 보신각 타종 행사장의 수많은 인파 속에서 사람 많으니 따뜻하다~ 이러고 있었다.

어쨋든 칸트가 말한 언제나 주어진 시공간 중에 제 혼자 끊임없이 흐르는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인간이 나눠놓은 구획에 따라 2011년은 2012년이 되었다. 달력 회사와 다이어리 회사는 돈을 벌고, 술집과 레스토랑과 호텔도 돈을 번다. 자동차는 2012년형이 되고, 교통비와 수도세와 가스비는 혼란을 틈타 가격이 오른다.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 진다. 그러면 된 거다.

농담처럼 지껄이기는 했지만 나는 2012년을 맞이 할 생각이, 특히 기쁘게 맞이할 생각이 전혀 없다. 2011년을 끝내며 꼭 만나봐야지 하는 사람을 세 명 만났다. 한 명은 못 만났다. 그리고 먼저 보낸 메시지에 대한 답으로 온 새해 복들은 감사하지만, 다 흩어져 먼지가 될 게 뻔하다는 생각도 한다. 불운이라 돌려버리고 싶은 자아의 침잠은 끝이 없고, 계속 갈등하고 있다.

하지만 극히 소소한 몇 개의 약속들을 지키기 위해 2012년을 맞이했다. 그저 지나가는 말의 날짜도 붙잡고 마는 진지함이 짜증나지만 성격인 건 어쩔 수 없다. 공교롭게도 둘 다 1월 10일에 끝이 난다.

특유의 조바심 현상이 찾아와 몸이 살짝 붕 뜬거 같지만 침착하려고 한다. 스테로이드 부작용으로 몸이 잔뜩 불은 강아지 막내의 애처로운 표정은 자꾸 마음을 심난하게 만든다. 농담같은 말을 너무 뱉어냈고, 진창같은 머리 속에서 자꾸 뭔가 뽑아내려고 하고 있다. 필요없는 집중에 몸이 영향을 받고 있다. 이럴 때는 가만히 앉아있는게 최선이라는 걸 알지만, 그럼에도 가만히 있으면 이대로 가라앉게 될 거라는 것도 안다.

2. 일단 8일간 동생 집에서 혼자 지낸다. 먹을 걸 잘 해결해야 하는데 영 귀찮아서 ㅠㅠ

3. 모두들 해피한 2012년.

추위, 오구오구, 훈련

1. 너무 춥다. 집에 오는 길에 날씨를 보니 기온은 0도, 바람이 좀 불어서 체감 온도는 영하 3도 쯤이다. 옷은 작년 한 겨울 쯤 입은 것과 거의 같았는데 셔츠에 플리스, 오리털 파카, 청바지에 운동화였다. 여기에 머플러, 더 추우면 히트텍 정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