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17

20120117 꿈 그리고 환상

1. 저번 주에 몸살 이야기를 했다. 그 이후 꽤 게을러졌고, 꿈을 자주 꾼다. 나름 부지런한 사람이었고, 꿈이라고는 도통 안꾸던 사람이었는데 좀 이상하다. 역시 2012년의 자기장 탓인가.

우선 게으름은 정도가 지나치다. 계속 졸리고, 몸에 힘도 없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세수도 잘 안하고(그 덕분에 얼굴에 뭐가 자꾸 난다), 머리도 잘 안 감는다(얼굴에 뭐 나는 걸 가속화시킨다). 너무 너무 귀찮다. 스케줄이 필요하다. 아무나 저랑 뭐라도 좀 합시다. 그리고 꿈.

2-1. 내가 누군가를 죽였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여튼 죽인 사람을 뒤집어서 구멍을 뚫어 피를 다 빼내고 나니까 납작한 종이장 처럼 되었는데 그걸 통조림 통에 넣었다. 페인트 통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서 산책하는 코스 중간에 있던 어떤 판자집 옥상에 올려놨다.

그렇게 올려놓고 지나가면서 보며 걸리면 어떻하지 하며 가끔씩 걱정을 했는데 결국 누군가가 발견했다. 쫓기는 신세가 되어 막 도망다니면서 일단 저 통조림 통을 치워야 된다는 생각에 그걸 들고 달아났다. 꽤 가벼웠다. 이후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음. 강하게 남아있는 인상은 통조림 통.

2-2. 기차를 타고 있었다. 왜 탔는지는 모르겠다. 어딘가로 막 가는데 할 수 없이 끌려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경치가 꽤 좋았기 때문에 기분이 좋아졌다. 강하게 남아있는 인상은 창밖으로 비치던 전나무 숲. 시베리아 횡단 열차였던 건가.

2-3. 이건 현실과 연결. 여름에 있었던 일이다. 매우 무덥고 습했던 어느 날 밤에 조깅을 하고 반 탈진 상태로 집에 들어오고 있었다. 오는 길에 학교 옆을 지나가는데 큰 길가지만 나무가 많고 사람도 거의 지나가지 않는 곳이다. 터덜거리며 길을 가고 있는데 갑자기 등골이 싸 해졌고 이게 뭔가 하고 고개를 들었다. 눈 앞에 가로등과 나란히 서 있던 큰 나무 아래에 붉은색 삼선 슬리퍼가 가지런히 놓여져 있었다. 나무 위에 뭐가 있는 거지 봐야하는데, 라고 생각했지만 무더위 속의 스산한 바람과 가슴팍까지 올라오는 찬 기운들에 그냥 빠른 걸음으로 집에 들어왔다. 학교 앞 골목을 빠져나와 식당들이 줄지어 있는 곳까지 나오니 찬 기운은 사라졌다. 나중에 신문에서 보니...

3. 가끔씩 여러 아이디어들이 떠오르고 의욕이 넘친다. 하지만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혹시나 실패할 경우 되돌릴 방법이 있는가 하는 고민 때문이다. 애초에 이런 고민을 하는 거 자체가 사실 문제다. 하지만 돌이킬 방법이 없는 것도 역시 문제다. 뭘 해도 지금보다는 나아진다는 것도 맞는 말이다. 그리고 내 삶이 과연 그만큼이나 가치있는 것인가 하는 것도 문제다. 도움이 필요합니다. 제 계좌번호는...

4. 아는 형이 '원래 인생은 좀 지랄같아요'라는 댓글을 어딘가에 남겼다.

5. 이 블로그는 2007년 11월 21일에 첫 포스팅이 있었다. 지금까지 와서 본 사람은 통계에 의하면 5만 명 가량이다. 블로거닷컴의 부실한 stat을 고려하면 그 중 1/3 정도는 나 자신이 아닐까 싶다. 결국 3만 명 가량이 와서 본 정도. 조금이라도 열심히 읽는 사람의 비율을 개인적으로 5~10%로 가정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면 1,500명에서 3,000명 정도다. 포지셔닝 자체가 엉망이라 뭐 이 정도면 남들과 같이 읽자고 만들어 놓은 블로그니까 괜찮은 편이 아닌가 생각된다.

6. 아팠던 저저번 주를 되새김질 하고 있다. 마치 꿈만 같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아플 수 있을까. 부실한 식사 플랜 탓이기도 하고, 또 다른 영향인지 나는 과일 빨을 무척 잘 받는다. 숙취에는 딸기가 최고고 몸살에는 포도가 최고였다.

7. 패션붑(fashionboop.com)이 어떤 길로 나아가는 게 나을 지 무척 고민이다. 일단 뭔가 생긴 걸 좀 바꿔놓고 싶고, 더불어 거기서 뭔가 좀 팔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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