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26

코미디 코미디언

주어진 시간이 별로 없는 고로 예전부터 생각했던 시시껄렁하고 쓸데 없는 몇 가지 포스팅들을 빨리 마무리 짓기로 했다. 이름하여 졸렬하고 경박한 포스팅 시리즈다. 타이밍이 약간 중요한 몇 개를 빼고 나니 그나마 남는 것도 없다.

여하튼 첫번 째는 좋아하는 코미디언 일람이다. 코미디와 버라이어티를 한참 동안 즐겨온 팬으로서 그냥 좋아하는 코미디언들의 이름을 남겨놓는 포스팅을 하나 정도는 만들어 놓고 싶었다.

영화나 음악 등과 마찬가지로 이 쪽도 취향이 하나로 통합되는 건 아닌데, 버라이어티에서 말을 주고 받다가 생각도 못한 이야기를 잘 내뱉는 순발력, 탄탄한 꽁트 경험에 의한 상황극으로의 빠른 전환과 천역덕스러움, 그리고 순발력과 타이밍이 좋은 사람들을 선호하는 것 같다. 엄한 감동 모드 타입을 가장 싫어함.

그냥 생각나는 데로, 코미디언 아니라도 MC도 포함, 좋아하는 이유와 생각나는 작품 정도만.

 

 

1. 이시바시 타카아키 - 나는 이시바시 류의 코미디를 무척 좋아한다. 국내에서도 다운타운 등 요시모토 코미디언들에 비해 인기가 처지는 것 같고, 이제는 정점을 찍고 내려가고 있다는 인상이 많지만 이 사람만큼 자주 감탄한 사람도 없다. 상당한 시건방짐, precise함, 매우 훌륭한 기억력, 토크에서 타이밍, 그리고 연기력 모두 훌륭하다.

올나잇후지, 올나잇니폰은 띄엄띄엄 자료로만 대했을 뿐이라 좀 아쉽고, 돈네루즈 여러분의 덕택입니다는 별로 재밌다는 생각은 없다. 우타방 2003~2007년 정도 까지는 정말 최고였고 그 중간에 27시간 테레비 같은 것들도 재미있었다.

2. 신동엽 - 이렇게 길게 말할 건 아니었는데 이시바시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다. 신동엽 역시 산전수전 다 겪으며 이제 전성기를 조금 지나긴 했지만 처음 등장한 꽁트(안녕하시렵니까)부터 헤이헤이헤이까지는 중간에 잠깐 사고 빼고 정말 최고의 스텝이었다. 그가 좀 더 젊었을 때 케이블 등에서 섹드립 말장난을 좀 더 길게 볼 기회가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요즘 김병만하고 하는 개구장이는 그래도 볼 만하다.

점잖음을 조금만 빼고 건방짐을 조금만 넣으면 내 취향으로는 더 재미있게 볼 거 같다는 생각을 하지만 내가 좋아했던 코미디 프로그램들 다수가 조기 종영했기 때문에 크게 할 말은 아니다.

3. 신봉선 - 이 사람도 아주 좋아한다. 팬이다. 팬클럽 가입해서 구경가볼까 생각도 했었다. 트위터에서 팔로우 하고 있는데 말은 별로 안해서 아쉽다. 여튼 어디 나와도 제 몫하는 거 보면 딱히 그라운드를 타는 거 같지는 않지만, 무한걸스에서의 모습을 보면 역시 구장이 딱 맞으면 하늘을 훨훨 날 타입이 아닌가 생각된다. 현재로서는 무한걸스에서 단연 최고다. 멤버 중에서도, 그리고 신봉선이 하는 방송 중에서도.

4. 사마즈 - 둘 중에서는 미무라 마사카즈를 더 좋아하지만 이들은 역시 약간 팀으로 움직이는 느낌이 강해서 이건 사람 한 명이 아니라 팀으로 쓴다. 한창 버라이어티 보던 시절에는 골든 타임에는 패널 정도로, 지방 방송이나 심야에는 레귤러 MC 정도로 활약했었다. 패널 들 중에서는 유난히 탄탄하구나라는 느낌 정도였는데 팬이 된 건 역시 레귤러 방송들. 잡담하고 둘러대는 발상은 정말 좋다. 괜히 호감가는 타입.

5. 신정환 - 탁재훈과 막상막하지만 한 명을 꼽으라면 역시 신정환. 이런 타이밍과 기발한 발상은 전무후무하지 않을까. 가볍지만 그게 캐릭터를 더 탄탄하게 만들어준다.

6. 아카시아 산마 - 시끄럽게 자신을 돋보이게 만드는 수많은 코미디언들이 있다. 하지만 아무리 떠들어도 다들 그렇기 때문에 보통은 드럽게 시끄럽네 하고 지나가기 마련이다.

아카시아 산마라는 이 시끄러운 아저씨는, 사실 생각만 해도 시끄러운데, 그럼에도 낄낄거리며 듣게 되는 게 매력인 거 같다. 이 55년생 아저씨의 사는 방식, 삶의 태도는 솔직히 약간 존경한다. 저 나이에 저렇게 낄낄거리며 시끄럽게 떠들면서 여자 밝히는 건 아무리 코미디언이라지만 아무나 하는 건 아닌 거 같다. 여튼 연초에 산타쿠 보는 재미는 여전히 쏠쏠하다. 

7. 마츠모토 히토시 - 이 사람은 일단 멋지다. 가키노츠카이도 좋지만 그런 이미지 때문에 시마다 신스케랑 같이 조용히 떠드는 방송 같은 데서 더 빛이 나는 거 같다. 간만에 꽁트를 한다는 MHK나 비트 다케시랑 같이 한 스페셜 방송을 보고 싶기는 한데 요즘은 하도 본 지가 오래되서 그런지 그저 귀찮다.

8. 장동민 - 그러고 보니까 좋아하는 한국 코미디언들이 다 '신'씨다. 이상하다.. -_- 옹달샘 3인방 안에서도 그렇고, 복불복에서도 그렇고, 개식스에서도 그렇고 장동민은 정말 잘하는 거 같다. 요즘 코미디 빅리그도 잘 보고 있다. 상위권 몇 팀 중에서 시즌 2 들어가면서 그토록 컨셉을 바꾼 팀이 없어서 그 단호한 결정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초반 순위가 워낙 쳐져버리는 바람에 프레임 자체는 예전과 같아진게 약간 아쉽다.

약간 다른 이야기지만 여튼 요즘 코빅에서 단연 관심사는 라이또가 어떻게 될 것인가다. 분위기로는 치고 올라갈 거 같기도 한데...

9. 이제 누굴 할까... 안영미는 꽁트는 정말 잘하는데 버라이어티에서는 아쉽다, 김신영도 상황을 좀 타는 거 같다 / 탁재훈, 유세윤, 장동민은 위 리스트에 연관된 사람들 속에 포함 / 무한도전 패밀리는 이젠 그냥 정으로 가고 있다, 또 전형적인 팀플 코미디라 개개인은 죽는 경향이 좀 있다, 주간 아이돌에서 정형돈은 좋아한다. 그리고 예전에 서커스 꽁트하던 유재석 - 송은이 조합이 기억에 많이 남아있다, 고거 나름 재미있었는데... / 아리요시 히로이키가 잘한다고 생각은 한다 / 김구라는 그 캐릭터의 전형성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상하게 그 사람이 하는 프로그램은 거의 보게 된다 / 진나이는 분명 준 A급이긴 한데 잘 모르겠다, 간사이 시청률 18%의 결혼식도 그렇고 간사이의 별이라고 할 만 한데 바람은 왜 피워서 코빅 나와서 고생인지 / 토리 미유키 좋아한다, 캐릭터 자체도 그렇고 볼 수록 대단한 사람이다 / 하리센본의 콘노 하루나도 정말 잘한다 / 야마자키 호세도 재미있는데 약간 억지인 감이 있다 / 아츠시가 빠졌네 / 토모치카도 빠졌다, 좋아한다 / 에가시라 2:50 역시 마찬가지

이건 뭐 이렇게 보니까 싫은 사람이 없구나. 코미디언 님들 존경합니다, 덕분에 많이 웃었습니다.

번외 : 도모토 쯔요시 - 이 사람을 여기 집어넣는게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난 얘가 정말 웃긴다고 생각한다. 본격적으로 MC 계열로 나섰으면 나카이 정도까지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본인이 별로 뜻이 없는 거 같기도 하고, 약간 모자르는 거 같기도 하다고 생각하는 듯. 아쉬운 마음에 포함시킨다.

댓글 2개:

  1. 도모토 쯔요시와 장동민 저도 좋아해요. 도모토 쯔요시, 고등학교 야자할 때 야금야금 숨어서 애들이랑 보곤 했는데ㅎㅎ 오히려 그쪽 감이 더 뛰어난 것 같은데, 쟈니즈 출신이라 몸사리는 것 아닌가-하는 느낌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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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묘한 리듬감도 있고 코미디언을 보는 나름 날카로운 눈과 허심탄회한 웃음도 있고 해서 꽤 좋아하는데 좀 아쉬어요. 음악이 더 좋다하고 잘 먹고 잘 살고 있으니 뭐 뭐라 할 건 아니겠지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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