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22

날씨, 체력, 위험

 1. 오늘 날씨를 생각해 보면 : 아침에 일어나니 더웠다. 점심을 먹고 나니 갑자기 번개가 치기 시작했다. 번개가 연속으로 30분 넘게 친 거 같고 심지어 아주 가까이(500미터 이내)에도 내리쳤다. 그리고 비가 쏟아졌다. 말 그대로 쏟아졌다. 한참 그러더니 하늘이 조금씩 밝아지며 멈췄다. 이후에도 계속 이런 스타일의 반복이었다. 더웠다, 추웠다, 바람 불다, 비 왔다가, 번개 쳤다가. 날씨에 몸이 대응하는 것만 가지고도 지친다. 그저 가만히 있기 위해서라도 기초 체력이 무척 중요한 곳이다. 


2. 요새 일이 상당히 많다. 좋은 일이지만 집중이 잘 안된다.


3. 그 이유 중 하나는 더운 날씨, 장소, 식사의 문제 등 여러가지가 있다. 아무튼 밥 먹고 샤워, 가만히 있다가 샤워 등등 해서 하루 세 번 샤워를 하는 데 보일러를 여전히 고치지 않아서 찬물만 나온다. 이렇게 많이 찬물 샤워를 하는데 전혀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해수욕장에 바다물에 들어간다...는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다.


4. 바빠서 체육관을 못 가다가 오래간 만에 갔는데 코로나 때문에 역시 사람이 거의 없었다. 여전히 남아 있는 건 오직 근손실을 걱정하는 중량맨들 뿐. 이번에 간 건 사실 다음 3개월 등록 때문이었는데 회비를 냈기 때문에 일단 스케줄은 안정이 되었고 코로나가 좀 괜찮아질 때까지 체육관처럼 위험한 곳은 관두고 동네 달리기나 할까 생각 중이다.


5. 아무튼 화이팅. 기운을 내야 해. 날씨의 영향에서 벗어나야 한다.



20200812

습기, 평정, 온수

 1. 비가 그치자마자 확 더워졌다. 더워졌다 정도가 아니라 너무 습하다. 그렇다고 해도 내일부터 다시 비가 내린다는 이야기가 있고(많이 내리진 않는다, 하지만 모레 예보는 약간 많다), 처서는 8월 23일이다. 라니냐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하는데 라니냐가 발생하면 여름은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날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 중 한명으로서 이게 과연 어떻게 되가는 건지 대체 모르겠다. 역시 날씨에 반응하지 않을 만한 환경을 구축하는 게 더 빠를 거 같다.


2. 집밥, 엄마 밥 이야기 같은 걸 들으면 약간 짜증이 나고 뭐 저런 이야기를 하냐는 생각이 든다. 집밥 같은 기억은 혹시 있더라도 어서 잊어버리고 식사를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식을 장만하는 게 현대인의 삶을 사는 데 무척 도움이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혹시 내 마음 속의 버튼 같은 건가(있지 않았던, 기억하지 않았던, 기억하려 하지 않았던 집밥에 대한 반발?) 싶은 생각도 들지만 그냥 많은 비현대성에 대한 짜증 중 일부에 더 가까운 거 같다. 예를 들어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전화 통화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 아니 왜, 대체 왜.

그렇다고 해도 이건 대 대중 이야기 같은 데나 써먹어야지 바로 앞 타인에게 그러는 건 좀 곤란하다. 세상에는 여러가지 사정이 있고 그런 걸 다 가늠할 수는 없다. 비판은 몰라도 모욕은 안된다. 결정적으로 그런 별 쓸모도 없는데다 감정만 상하는 행위가 만들어 내는 비효율이 더 크다. 이는 다른 짜증나는 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에너지의 보존을 위해서라도 특히 대면 관계에서 가능한 평정을 유지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3. 집 보일러가 고장나서 온수가 나오지 않는다. 


3-1. 기억을 더듬어 보면 장마비가 아주 많이 내린 날 화제 경보가 한 번 울렸고(그 이야기는 한 적이 있다), 그날 저녁 몇 동의 현관불이 나갔다. 즉 비가 어딘가 영향을 준거다. 그리고 보일러가 고장이 났고 AS를 신청했는데, 와서 하는 말이 비슷한 고장이 주변에 급격히 증가해서 부품 신청을 해놓은 상태라고 한다. 이 고장은 불순물이 유입되서 생겼다고 한다. 보통의 경우에도 불순물은 유입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청소를 해야 하긴 한다.

3-1-1. 그렇다면 원인은 다 같이 정기 점검을 하지 않았고 그 문제가 비슷한 시기에 발현이 되었다 혹은 보일러 물 유입과 관련된 어느 파이프, 배관에서인가 문제가 났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다들 후자에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3-1-2. 귀뚜라미 보일러 AS 신청은 홈페이지나 카톡으로 가능하다. 전화 연결을 할 수 있긴 한데 꽤 복잡한 루트를 타야 한다. 디지털 문명에 익숙하지 않으면 보일러 AS 신청도 어렵게 해놓은 건가.


3-2. 그런 이유로 찬물로 씻고 있다. 아무리 덥다 해도 역시 쉽지 않다. 심장마비로 쓰러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머리 감는 건 생각보다 괜찮은데 등과 가슴에 물을 쏟을 때가 역시 문제다. 팁이 있다면 가능한 빨리 온몸에 비누칠을 해 되돌아 갈 길을 막아버리는 게 중요하다. 바디 클렌저는 찬물이어도 거품이 잘 나더군.

3-2-1. 약간 이상한 점이 있는데 분명 순간 체온을 떨어트리는 임팩트는 찬물 샤워가 압도적으로 높다. 하지만 샤워를 마친 후 상쾌함의 지속 시간은 온수 샤워를 했을 때보다 짧은 거 같다. 오늘이 3일 째인데 첫 날은 물이 차다고 대충한 건가 하는 반성을 잠깐 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아닌 거 같다. 문제가 뭘까. 

온수 샤워를 하면 더워져서 땀이 나는 느낌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씻으면서 물 온도를 낮춰간다. 찬물 샤워는 차가워진 몸에 습기가 달라 붙는 느낌이 있다. 아직은 잘 모르겠음.

20200810

여름, 해지, 수리

 1. 블로거가 개편하면서 글쓰기 버튼이 어느 거였는지 헷갈렸는데 이번 업데이트에서는 약간 눈에 띄게 바뀌었다. 그렇지만 글을 수정한 다음에 뭘 눌러야 하는 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2. 2020년은 아마도 코로나와 여름의 길었던 비로 기억이 될 거 같다. 아직 4개월이 남았는데 부디 다른 거 말고 둘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뭐가 더 나오면 너무 힘들다. 그러든 말든 아무튼 뭔가 인간이 살 수 있는 상황으로 되돌릴 수 있는 건 이제 늦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올해에 벌어진 수많은 일들이 특히 그렇다. 


3. 에펜씨는 역시 엔터를 운영할 만한 곳이 아니다. 물론 밖에서는 알 수 없는 많은 일들이 있겠지만 아무튼 부디 민아가 잘 회복되었으면 좋겠다는 게 유일한 바람이다.


4. 디디피의 코워킹 라운지가 다시 운영을 하고 있다길래 왔는데 멤버십은 이미 해지되었고, 운영 방식의 변경으로 연장은 안되고, 오늘 쓸 수도 없다는 걸 어떻게 해서 오늘만 써라 정도로 합의해 지금 앉아있다. 그냥 집에 갈 뻔 했는데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 건가. 학교 열람실은 열 기미도 없고, 구립 도서관은 복잡한 운영 체제에 랩탑 사용하기엔 어딘가 좋지 않은 환경이고. 그나마 저렴하고 멀지 않은 이곳이 다시 열리는 거에 기대를 걸었었는데 여기도 이제 틀렸군. 


5. 오취리 사건도 그렇고 그 비슷한 류의 사건을 가만히 보면 나는 혹은 우리는 인종 차별 같은 걸 할 리가 없다라는 기저가 깔려있는 듯 하다. 이건 너희들이 내 일자리를 빼앗아갔으니 싫다! 같은 혐오적 인종 차별과도 다르다. 또한 다양성을 고려한 사고에 대한 교육과 경험 부족의 결과이기도 하다.


6. 운동하러 가면 랫풀 다운을 정기적으로 하는데(아직 풀업을 못하기 때문에) 견갑 근육이 있어야 근육이 운동을 하는지 최소한 느낄 수라도 있다. 거기서 더 발전해야 도달하는 광배도 마찬가지다. 구조가 존재하지 않으니 오류를 검출하기는 커녕 아예 無라 논의의 대상도 될 수가 없다. 바를 당길 때마다 이 알 수 없지만 어떻게 되고 있겠지 하는 가냘픈 믿음과만 연관되어 있는 견갑을 생각하게 되고( 또한 5와 관련해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다. 


7. 쿨프레소 에어컨 어댑터가 어느날 본체에서 빠지지 않아 잡아당겼더니 전원 연결 부가 떨어져버렸다. 그래서 AS를 받았고(6kg 가량인데 들고 가야했다, 다행히 대기업 제품이라 단종된 지 몇 년이 지났지만 부품 수급과 친절한 수리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조금 아낀다고 이름 모를 회사 제품을 사지 않은 게 다행이다) 수리는 잘 이뤄졌고, 대신 어댑터를 새로 구입해야 했다. 


무게 자체는 강아지 병원 데리고 가느라 며칠 전 들고 간 경험이 있어서(에어컨보다 1kg 정도 가볍지만 대신 끊임없이 움직이고, 화를 내고, 나가려고 하고, 답답해 했다. 에어컨은 그래도 가만히 있는다) 별 문제는 없었고 다만 비가 내릴까봐 걱정이었는데 괜찮았다. 


왜 문제가 생긴 거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봤는데 문제는 열을 받아서 약간 녹은(?) 뭐 그런 거였고 대책은 없다고 한다... 대책이 없다는 게 조금 슬펐다.


8. 하고 있는 일 관련해 금전 관련 문제가 크게 생긴 적은 거의 없는데 이번에는 약간 문제가 있다. 문의와 항의, 합의 등 여러가지 방법이 진행될 수 있겠지만 아무튼 일의 측면에서만 보자면 안정적이지 않은 심리적 기반이라는 게 사람을 꽤 지치게 만든다. 부디 잘 해결되면 좋겠다. 그럴 수 있으려나.


9. 어떤 뉴스에 댓글이 왕창 있어서 그걸 읽어 본다면 대충 네티즌(그런 게 따로 존재하는가),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댓글을 다는 류의 사람들의 여론 동향 같은 걸 알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 전에 코멘트 류의 댓글을 다는 목적, 이유가 정확히 뭔지를 잘 모르겠다. 한두마디 적는 건 별로 효용이 없고, 또 최근엔 아무 관련도 없는 주장형 댓글이 늘어나고 있다. 과연 댓글을 다는 에너지를 소비할 이유가 있는가. 댓글이 모여 여론 동향을 알 수 있도록 노력을 기부하는 행위 같은 걸까. 뭐 팬덤의 총공 그런 것도 있긴 하니까.

20200803

덤디 덤디

이번 아이들 곡 좋다. 사실 아이들 곡 매우 훌륭하고 프로듀스 작곡 멤버가 있는 덕분에 적재적소 배치와 활용이 그 어떤 그룹보다 훌륭하다고 생각하지만, k/da 에서 미연 보컬의 특징을 확 살린 곡의 멋짐을 보고 난 후 소연이 민니의 목소리를 너무나 잘 활용하는 데 비해 미연 목소리 활용법은 조금 아쉽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덤디 덤디에는 그런 면이 전혀 없다. 노래 스타일이 좀 다른 데 그 영향도 큰 거 같다. 뭐 이런 이야기는 됐고. 뮤직 비디오를 가만히 보고 있는데





자기 파트가 아닌데 춤 추는 부분도 아니고 그래서 뭔가 애매한 상태로 연기 비슷한 걸 하면서 배경에 나오고 있는 다른 멤버들의 모습이 상당히 잘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부러 부각시킨 건 아닌 듯 한데(그러면 아예 계획을 하고 뭔가를 하지 않았을까) 그걸 보고 있자니 꽤 재미있음... 겸사겸사 그런 생각도 하고 보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해서 이야기를 해 봄. 

수급, 변함, 위상

1. 아이언 렁이라는 게 있다고 한다( 링크 ). 철 원통으로 몸을 감싸고 기계식 인공 호흡을 하도록 만드는 기계로 사람은 머리만 빼놓고 살게 된다. 소아마비 환자들이 들어가는 데 계속 거기에만 있는 건 아니고 건강이 좋을 때는 잠깐 씩이라도 나올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