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24

8월의 마지막이 아닌 토요일

8월의 마지막 토요일인가... 하고 확인을 해봤더니 한 번이 더 있다. 31일도 토요일이다. 오늘은 뭔가 많은 일을 한 거 같다. 머리를 깎았고(기다림 + 머리 + 샴푸까지 합쳐서 12분이 걸렸다, 여기를 끊을 수가 없다), 김치찌개를 먹었고(밥을 추가했다), 전시를 봤고(원앤제이, 저번에 갔을 땐 휴일 - 월요일 - 이었다, 왜 홈페이지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전시 시간, 휴일, 입장료를 적어 놓지 않는 건가), 생명 소중함 시위대의 행진을 봤고(어린 학생 분들이 많았다), 광화문 시위로 버스 안에서 교통 정체 속에 한동안 갇혀 있었고, 쿠팡에서 마우스 패드를 샀고, 아침엔 서늘하고 쌀쌀했고, 오후엔 덥고 습했고,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오니 왠 바람이 쌩쌩 불었다. 그 사이에 버스 속에서 뭔가를 사지 않기로 결심했고 또 뭔가를 사기로 결심했다. 이 더운 날 2호선 을지로 3가역 신촌 방향 맨 앞 벤치 바로 옆에는 에어컨이 무지막지한 기세로 떨어지고 있어서 좋았지만 뜨거운 몸이 냉장고처럼 식으면서 저체온증으로 인한 잘못된 판단을 내리지 않을까 잠시 걱정을 했다. 그 상황에서 잘못된 판단을 내릴 만한 게 뭐가 있을까.

그렇지만 아직 16시 30분이 되지 않았고 저녁을 먹으러 나가야 하고 이제는 일을 해야 한다. 잠깐 그럴 듯한 이야기를 해보자면 결국 위의 모든 것들은 "일을 해야 한다"를 위해 존재한다. 근데 너무 지쳤군.

20190814

어쨌든 여름은 지나간다

아직 지나가려면 좀 남긴 했는데 그래도 분명히 지나가겠지. 

요 몇 년 간 관찰에 의하면 대략 8월 15일 정도 쯤부터 밤 온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보통 7월 말부터 급격하게 더워지기 시작해 8월 들어가면 아주 힘들어진다. 가장 힘든 건 높은 습도, 높은 온도, 30도 즈음이 넘는 열대야. 그렇게 흘러가다가 입추에서 말복 정도가 가장 덥다. 

그리고 15일 정도부터 어느 정도 꺾인다. 예전에는 15일 지나면 해수욕장은 못들어간다고 했는데 얼추 맞는 거 같다. 추위 좀 타는 사람들은 물 만져보면 이거 괜찮을까 싶은 느낌이 든다. 막상 들어가면 괜찮겠지만...

그러다가 처서가 오면 올해도 여름을 무사히 넘겼구나 싶은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9월이 되도 덥다. 그래도 미친 날씨는 아니다. 10월까지도 덥다가 상쾌한 날씨가 2주 쯤 지속되고 11월 혹은 12월 즈음 어느날 갑자기 겨울이 된다. 

대충 이런 식인데 오늘은 14일이다. 작년엔 대책없이 초강력한 여름 더위를 맞이하는 바람에 무척 고생을 했는데 올해는 그나마 약간의 대책을 마련했고 또 작년보다는 덜 더운 덕분에 올해 여름도 이렇게 지나가고 있구나 싶다.


그런데 살다가 어느날 지나가지 않는 여름을 만날 거 같긴 하다. 그땐 뭐 인류도 그럭저럭 끝나지 않을까...

20190813

코트, 전선, 생수

1. 저번 달에는 왠지 겨울 코트에 꽃혀가지고 일하는 시간 외에는 계속 코트 구경만 한 거 같다. 저번에 말했듯 심지어 보러 간 것도 있는데 더워서 입어볼 수가 없었다. 여름에 코트 홀릭은 쉽지 않은 미션이다. 아무튼 그러느라 패션붑이 뜸해졌다. 루틴 일상으로의 복귀가 필요한 시점...

2. 노트북을 두 개 쓰고 있는데 도서관에 두고 다니는 것, 집에 두고 다니는 것. 하나를 들고 다니는 게 정상인 인생이겠지만 어떻게든 두 개를 쓰는 게 편하기 때문에 무리를 좀 하고 있다. 집에 쓰는 게 너무 오래된 모델이었는데 이번에 교체했다. 역시 약간 구형 모델이지만 성능은 내가 하는 일 - 주로 문서 작업과 웹 탐색 - 에 비하면 넘치게 좋다.

다만 문제가 몇 가지 있는데 가지고 있는 주변기기와 연결 장치, 케이블 등이 모두 구형이라 이번에 대대적인 교체를 했다. 덕분에 예상보다 비용이 상당히 많이 들었다. 힘든 8월이군.

3.5인치 하드 독, usb 2.0 허브, HDMI-DVI 잭 같은 구시대의 유물을 이번에 과감히 청산했고 괜히 가지고 있던 오래된 노트북 들도 HDD와 램만 떼고 다 버렸다. 램은 사실 필요없는데(요새는 램을 자가로 붙일 수 있는 컴퓨터도 잘 없어서) 왠지 못버리겠다. 중고가 얼마나 받나 검색해 봤더니(예전에 램 열심히 판 적 있어서) 1만원 이하길래 그것도 포기.

다 버리고 책상과 전선도 정리했더니 상당히 개운하다. 무엇보다 열을 뿜는 제품들을 많이 치워서 좋긴 한데 그렇다고 컴퓨터 사용할 때 덥지 않은 건 아니다. 아직 남아 있는 문제는 usb c와 와이파이 간의 간섭으로 인한 효율적 배치의 문제, 마우스 패드를 사야 한다는 것, usb 3.1이나 c 타입 2.5 하드 케이스가 하나 필요하다는 것. 타임머신용으로 쓸 예정이다. 백업용 NAS를 구축해볼까 했는데 그건 돈이 많이 들어서 포기.

내친 김에 책상 밑에 쌓여있는 책도 정리할까 했는데 너무 더워서 포기하고 그건 9월 1일쯤 하기로 설정해 놨다.

오래간 만에 컴퓨터를 정리하면서 뻘짓을 많이 한 바람에 시간을 많이 잡아 먹었는데(7시간 걸리는 하드 복사가 있었는데 연결을 잘못해서 그런 거였고 2시간 남짓이면 해결되는 거였다 + 아이튠즈 보관함을 옮기는 방법은 대체 무엇인가) 지금은 잘못한 부분이 무엇인지 거의 파악을 했다. 다시 하면 훨씬 빠르게 정리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다시 할 때 쯤이면 시간이 너무 흘러 다 잊어버리고 있겠지.

3. 여름에 배탈이 자꾸 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다가 매운 음식, 기름진 음식, 더위에 약해진 몸 등도 있지만 도서관 정수기도 원인 중 하나인 거 같아서 요새 500미리 생수를 자주 사마시고 있다. 여름 한정해서 500미리 세트를 사볼까 생각 중이다. 자판기에서 600원이지만 살펴보니까 1만원 정도면 잔뜩 주긴 하는데...

여기에도 역시 문제가 몇 가지 있는데 1) 어디에 둘 건가. 잔뜩 사놓으면 편해지지만 그러면 둘 데가 없다. 20개씩 사면 좋긴 한데 더 비싸다. 2) 전날 밤에 냉장고에 넣어 뒀다가 하루에 한 개씩 들고 간다고 하면 간단하긴 한데 하루에 500미리 이상을 마신다. 완전 미개봉 생수만 마시기를 테스트 해 봤는데 점심도 먹기 전에 500미리가 끝났다. 그렇다면 두세개를 들고 다녀야 한다는 건데 그러자면 너무 무겁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1리터 짜리는 잘 팔지 않는다. 무료 배송에 없음. 그렇다고 2.5리터 짜리를 들고 다니는 건 좀...

또 다른 방법으로는 밤에 끓인 물을 보온병에 넣어서 냉장고에 식혀 두는 방법인데 이 역시 마찬가지 문제가 있다(사백 칠십 몇 미리였나 그렇다). 상당히 복잡한 문제군.

근데 500미리 20개들이도 무료 배송을 해주던데 그건 어떤 시스템인 걸까. 

20190808

여름 피로

여름에는 특유의 피로감이 있다. 그러니까 집에 감 - 열대야 - 잠을 설침 - 다음날 일과 중 졸림 - 애매하게 일을 마침 - 귀가 - 낮에 애매하게 졸아서 잠이 잘 안 옴 - 거기에 열대야... 의 반복으로 피곤이 계속 쌓이는 거다. 그러다 보면 계속 자는 거 같기도 하고 계속 깨어 있는 거 같기도 한 상태로 고정된다. 이게 여름 피로다.

작년의 경우엔 이러다 몸이 익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올해는 그 정도는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안 덥다는 건 아니다. 예전에는 뉴스에서 30도 이야기만 나와도 덥겠구나! 했는데 이제는 35도, 38도, 체감 42도가 수시로 등장한다. 피로감이 없어진 건 아니다. 이 피로감의 가장 큰 특징은 무력함이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거, 어떤 희망도 가지지 않는 것, 원래 이런 거다...라고 생각하는 것만이 그나마 당장을 견딜 수 있는 힘을 주기 때문이다.

어쨌든 지금의 힘듦은 끝나겠지... 하는 건 군대 있을 땐 꽤 유용했는데 안타깝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계속 뭔가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게 문제다.

20190807

계절의 공포가 사람을 빈털털이로 만든다

최근 지출의 통제에 실패하고 있다. 문제가 좀 심각함. 그 이유를 생각해 보자면...

a) 여름이 다가오는 공포 : 작년에도 겨울이 다가오는 공포 속에서 지출이 크게 늘었던 적이 있다. 예를 들어 방한 옷, 난방 보조 기구 등등. 이번에도 역시 마찬가지다. 4, 5월부터 여름이 온다는 스트레스가 가중되기 시작했고 자잘한 걸 잔뜩 구매했다. 역시 예를 들면 여름에 양말이 부족하지 않을까, 티셔츠가 부족하지 않을까 + 저 양말이 더 좋지 않을까, 저 티셔츠를 입으면 즐겁지 않을까 등등.

실상은 티셔츠 3, 버튼 셔츠 3을 계속 순환하고 있다. 사실 이것도 일상복 루틴 용으로는 많다고 할 수 있는데 옷장 안에는 건들지도 않고 있는 크루넥 티셔츠, 피케 티셔츠가 잔뜩 있다. 기억에서 사라진 뭔가들도 틀림없이 있을 거다. 양말은 뭐 말할 것도 없음. 서랍장이 터질라고 한다. 지금 있는 걸 더하는 식의 대체재 확보로는 개선되는 부분이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함. 또한 공포에 기대 비계획적인 일상복 확보에 실패한 점을 개선해야 한다.

b) 야식 : 아침을 먹지 않고 점심, 저녁을 사먹는데 요새 계속 밤에 집에 가는 길에 한끼 식사에 준하는 야식을 먹고 있다. 쓸모없고 건강에도 좋지 않다. 물론 근본적인 원인은 점심, 저녁이 나를 유지하는데 모자르다는 사실에 있다. 양쪽 다 1천원 씩, 아니 2천원 씩 더 비싼 걸 먹어도 22시에 거하게 먹는 것보다 보통은 저렴하다. 아무튼 정규 식사의 질을 개선해야 한다.

그렇다고 이게 갑자기 줄이면 허기가 심해지고 폭식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당분간 21시 이후 아주 배가 고프면 1천원 이하 간식을 이용하는 방향으로.

c) b)와 연관이 조금은 있는 문제인데 운동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더워서 그나마 하던 스트레칭도 안하고 있음. 이게 가만히 앉아 있다가 무슨 생각만 잠시 해도 몸에서 열이 나고 방이 더워지는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 그렇기 때문에 집에 가면 정말 무심한 상태로 선풍기 바람 속에서 가만히만 앉아 있게 된다. 컴퓨터 켠 지도 한참 됐다. 건들기도 싫다. 정말 멍청해지고 있음.

그래서 이번 주부터 월수금 1시간 일찍 귀가해 야간 산책이라도 일단 할 생각이었는데 비가 오는 바람에 못 나갔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비와도 해야지! 스트레칭, 월수금 야간 산책, 2주 1회 구릉산. 이 정도만 해도 괜찮을 거 같은데... 장기적으로는 자전거를 다시 타고 서울 올레길을 돌아볼까 생각해 보고 있다.

20190801

마디, 천둥, 습기

1. 요즘 손가락 마디가 좀 아픈데 키스킨 사용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하지만 안 쓰면 시끄러워지고 + 더러워진다는 문제가 있다.

2. 올해 장마 시즌에는 비가 꽤 내리고 있다. 특히 며칠 밤, 새벽에 내렸는데 강아지가 비(천둥)를 너무 무서워해서 문제다.

3. 2의 결과로 매우 피곤함...

4. 커피를 하루에 에스프레소 한 잔 만 마시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는데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카페인으로 머리만 깨우면 또 안 좋다고 누가 그러더라고.

5. 상당히 궁금한 옷이 몇 가지 있어서 어제 장대비와 미친 습기를 뚫고 한강을 넘어 옷 가게를 다녀왔다. 겨울 코트라 막상 보니까 엄두가 잘 안나고 집에 가고 싶어졌는데 어쨌든 몇 벌 입어 봤는데 예상했던 문제점들을 다 가지고 있었다. 결론 : 가서 보길 잘 했다...

두통, 공습, 직감

1. 주말에 날씨가 무척 더웠는데 월요일이 되니 비가 내린다. 날씨가 종잡을 수가 없어. 오늘은 왠지 머리가 아파서 집에서 일하는 중. 하지만 졸리다. 2.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이 있었다. 드론과 미사일을 상당히 많이 날렸고 대부분 요격되었다. 돌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