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28

20120928 뭐 여러가지

1. 저녁에 무척 맛있는 걸 먹었다. 그러고 들어오면서 콜라를 하나 사왔는데 어제 먹다 둔 크리스피 글레이즈드 도넛이 있는 게 생각나서 같이 먹었다. 지금 당분 섭취가 과다하여 몸이 무척 좋지 않다. 둘은 같이 먹으면 안된다.

 

2. 어제 밤에 the라멘 방송에 대한 글에 누군가 익명 댓글을 남겼다. 아는 사람이 아닌 경우 반말 댓글 불게재는 일종의 조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미발행했지만 흥미로운 내용이라 여기에 써 본다.

라멘을 씹지 않고 훌훌 마시는 거 같아 내 속이 다 불편한 거 같다라는 내용 때문이었는데 댓글 내용에 의하면 그렇게 먹어야 맛있다는 것. 그 예로 도쿄 츠케멘 전문점 테츠에 라멘 먹는 방법이 붙어 있는데 거기도 나와있다는 것이다.

동아시아 국가는 거의 모두 면을 자르는 걸 금하고 있고(대부분 국수는 수명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북한도 안 자르는데 우리나라는 이상하게 면을 잘라 먹는거에 둔감하다) 뜨거우면 살짝 식혀서 후루룩하며 먹는 게 예의라는 거 까지는 알고 있었다.

특히 예전에는 일본에서 모두들 조용조용 먹고 그러는 상황에서 면을 후루룩 먹는 게 유일하게 용인된 거라 일종의 스트레스 해소였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그 다음 내용인 씹지 않는 것 까지는 몰랐다. 면을 좋아하는 사람 중 하나로서 꽤 재미있는 이야기라 검색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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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케멘 집 테츠의 면 먹는 법에서 면을 씹지않는다를 짐작할 수 있는 건 아마도 이 그림의 3번인 거 같은데 거기엔 汁を飛ばす勢いで라고 적혀있다. 말하자면 국물을 날리는 기세로 먹는다 뭐 그런 뜻. 이건 그냥 후루룩 먹으라는 이야기다.

 

めん 食べ方(면 먹는 법)라고 야후 재팬에서 검색도 해 봤는데(링크) 그런 이야기는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일본인 친구에게도 한번 물어봤다(면 매니아는 아니다.. 아마 아닐거다). 일어로 문장을 만드려면 머리를 짜내야 되기 때문에(ㅠㅠ) 그냥 영어로... 이것도 뭐 비문이긴 할텐데 여튼 뜻만 통하면 되는거니까(ㅠㅠ).

내 질문은 : I heard in Japan it is better that eat noodle(udon, ramen) without chewing it. Is it real? Have you ever heard about it?

답은 NO~~! Though it's a Japanese, especially men, custom to slurp noodle, they are chewing! without speed eating men... by the way, i don't slurp. because i don't like to splash soup to clothes. so slurping noodles is said "manly, it's better".

후루룩거리기는 하는데 그렇다고 안 씹는 건 아니다. 내 친구는 후루룩 거리지 않는데 국물이 옷에 튈까봐.

 

물론 이것이 면 마니아들의 제대로 먹는 방법 이런 걸 수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라멘 고수들이 득시글한 교토의 오래된 라멘집이나 시코쿠의 우동집에서 면을 씹어먹고 있으면 저 인간은 대체 뭐야 하는 시선을 받을 가능성은 아직 열려있다. 특히 the라멘에 나오는 라멘 전문가가 그렇게 먹고 있다는 점이 신경 쓰인다. 여하튼 조금 더 찾아볼 생각이다.

 

3. 그건 그렇고 어제가 생일이었는데 후배 김군이 오늘 밥을 사주겠다고 해 약수동에 갔다. 너 밖에 없구나 흑흑. 남포(지도를 찾아보니 백두산 바로 옆에 있는 동네다) 막국수인가 하는 집인데 찜닭을 하는 집이다. 찜닭하면 봉추, 안동 찜닭밖에 몰라서 그런건가보다 하고 있었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음식이 나왔다.

닭이 양념없이 삶아져있고(그러니 찜닭), 그 위에 역시 삶은 파가 얹어져 있는 접시가 나온다. 그러면 식탁 위의 3종 소스를 조합해 거기에 찍어서 먹는다. 아무 것도 모르고 가면 뭘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를 정도로 낯선 식사법이 존재하는 곳이다. 이게 꽤 맛있었다.

그런데 이게 문제가 아니라 비빔 막국수라는 걸 먹었는데 이게 정말 정말 맛있다. 이건 뭐 완전 놀라움, 입맛에 딱 맞음. 물 막국수와 온면도 있고 만두도 있던데 하나씩 먹어봐야겠다. 국수류, 만두가 7,000원으로 저렴한 집은 아닌데 뭐 할 수 없는거지.

메뉴가 여러가지라 찜닭 + 막국수, 막국수  2종 + 만두, 만두전골 + 비빔 막국수 등등 여러 조합이 가능하다.

 

4. 그다지 멋진 사람이 아니라 인터넷에 내 사진 올린 적이 거의 없는데 하나는 송광사 앞 소나무 숲에서 그 멋진 절경을 보고 있는 사진이었다. 그 비슷한 걸 또 하나를 올려본다. 찍은 사람은 역시 위에 나온 후배 김군. 텀블러에도 올렸는데 그거 링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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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리 너무 신기해.

20120927

404의 1을 듣다

404의 1을 듣고 있다. 구석구석 모든 부분을 다 납득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다. 개인적으로 올해 들은 음반 중에선 최상인 듯.

작년에 나온 EP(11/4/4/13/8)에 들어있던 곡들 중에 2곡(너의 눈이 나에게 말했다네, 차라리 아무 생각없는 게 낫겠다)이 빠지고 2곡(검은 바탕 위의 흰 점들, 가죽 지갑)은 들어갔다. 7곡이 새로 들어가서 총 9곡이다. 빠진 두 곡이 약간 아쉽긴 하다.

하지만 이 음반의 곡들 배치 덕분에 실려있는 두 곡도 EP에 있을 때 보다 훨씬 살아난 거 같은 기분이다. 1번에서 4번까지 이어지는 느낌과, 미리 풀린 춤을 거친 다음에 살짝 난데없는 기분이 드는 '날 보러와요'가 등장하는 부분이 꽤 마음에 든다.

내일(2012년 9월 28일) 로라이즈에서 음반 발매 쇼케이스가 있다고 한다.

이벤트 링크 : http://www.facebook.com/events/430858040284076/

거지꼴(...)이라 못 갈 가능성이 큰데 가능하다면 음반도 할인가에 판매한다고 하니 라이브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 울렁울렁거리며 퍼지는 소리는 역시 귀로 듣는 게 아니라, 스피커 사이에서 몸으로 들어야 하는 종류다.

20120926

20120926 의욕

1. 역시 잔잔하게 가라앉아 흘러가 버리는 게 낫다. 개인적으로 약간 특별한 날이라 아무 것도 안 올릴까 했으나 뭐 그러면 뭐하고 저러면 뭐하냐의 단계까지 왔다. 이건 마치 어렸을 때 기분이 우중충하면 앨리스 인 체인스 같은 거 들으면서 젠장할 인생 이러다가 다시 살아나는 것과 같다.

2. 평소에는 인간 관계에 있어 거의 의욕을 부리지 않는 편이다. 낯도 가리고, 대화의 기술도 부족하고, 심적으로 굉장히 부담을 느끼기도 하고(친한 사람 만나러 가는 것도 부담을 느끼는 판국에), 사실 뭐라도 할 경제 능력의 한계도 있고 등등.

여튼 그러다보면 이게 사는 건가 싶어서 가끔 의욕을 부린다. 강아지랑 같이 오래 지내서 그런지 이럴 때 보면 강아지를 닮아가는 건가 싶기도 하고. 대충 보면 대략 2~3년에 한 번 정도씩 사이클이 돌아오는 거 같다. 그렇게 사이클이 찾아오면 평소에 궁금했던, 보고 싶었던 사람을 만나곤 한다. 작용-반작용이란 이런 것이다. 중용의 길을 전혀 가지 못하고 극점 사이를 헤매며 그 간극에 힘겨워한다.

여하튼 최근 들어 잠깐 의욕을 보이고 있다.

3. 모 잡지에 기고한 원고료가 살짝 들어와서 404 씨디를 샀다. 책도 좀 사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부족할 듯. 최전선이 밥, 그 다음이 차비, 그 다음은 인스턴트 커피 50개 짜리, 그 다음이 문화비 순이다. 인스턴트 커피는 안 마시면 머리통이 깨질 거 처럼 울렁거려서 밥, 차비, 문화비가 소용이 없어지기 때문에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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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헌팅캡이 사고 싶은 것이다. 소비의 파도는 항상 이렇게 어처구니 없이 찾아온다. 하지만 구입하지는 않을 것임. 이렇게 여기저기 떠들면서 다른 걸 열심히 보다보면 욕구가 사라진다.

4. 약간 맥심하게 끌고 가보는 의견

포퓰리즘은 안되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보수 정당이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복지에 책정되는 예산을 막기 위해 하는 말이다. 하지만 투표로 대표되는 대의 민주주의는 사실 포퓰리즘일 수 밖에 없다. 인기는 이해가 복잡한 정책들 보다 직접적이고 간단한 인상에서 더 쉽게 나온다.

'합리적'이라는 말은 이와 비슷하게 남용되는 경향이 있다.

끊임없는 계도와 계몽으로 선심성이 아닌 정책을 선택할 투표를 유지하려면 그 방법은 공고한 공교육 제도의 확립 밖에 없다. 하지만 여기엔 돈이 많이 들고, 정작 사람들이 계몽되고 나면 포퓰리즘은 안되라고 외치던 관료 및 기존 정치권이 일순위로 밀려날 대상이 된다.

자본주의 국가의 교육 이념은 평범하고 반항적이지 않은 회사원 양성이 아니던가. 그러므로 이건 그 어느 누구에게도 유인이 없다. 아닌 사람도 물론 있다. 하지만 후기 자본주의의 대의 민주주의라는 건 그런 사람들에 의해 이끌려 가지 못하도록 제도화 되어있다.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이 많아지면 경제가 알맞게 어려워지면 해결된다. 먹고 살아야되니까.

중위 투표란 보통은 이런 것이다.

20120924

20120924 아침

착하고, 부지런하고, 남에게 폐 안끼치려 하고, 마음씨 곱고, 자기 일은 묵묵히 하고, 성실하고, 큰 욕심 작은 욕심 내지 않고, 허튼 짓은 하지 않고, 점잖고, 소심하고, 돈없는 사람들이라는 존재.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가장 살아가기 어려운, 세상이라는 것.

20120923

잡설

부엌일은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요리고 또 하나는 설거지다.

우선 요리는 매우 흥미로운 분야이고, 곧잘 이것 저것 만들어먹기는 하는데 아무리 봐도 훌륭한 요리사가 될 재목은 아닌 거 같다. 또한 흡연자, 그리고 취향이 딱 있어버리는 결정적인 핸디캡도 있다.

잘 모르는 분야(특히 요리와 여행)는 정확한 매뉴얼을 무척 중시하는데, 이 두 분야의 중요한 특징이 매뉴얼대로 돌아가는 게 하나도 없다는 거다. 3분 동안 조리하면 이렇게 된다는 데 생긴 게 전혀 다르고, 정류장에서 산을 보고 앞으로 30m쯤 걸어가면 뭐가 나온다는데 막상 가보면 4면이 온통 산인 경우가 다반사다.

그러므로 위기 대처 능력과 자유도의 활용이 매우 요긴한 분야다. 다른 분야에서는 그럭저럭 괜찮은 편인데 요리와 여행에서는 이 부담으로 마음 고생을 좀 한다. 물론 될대로 되겠지 마음을 언젠가는 먹게 되고, 그러고 나면 편해지는 건 똑같다.

 

그리고 설거지. 이 두 분야로 한정하자면 내 재능은 이 쪽이 더 크다. 그렇다고 30년차 주부처럼 능숙하고 능률적으로 일처리를 하진 못한다. 하지만 그릇이 깨끗해지고, 싱크대가 깨끗해지고, 모든 게 원래 자리로 돌아가면 된다라는 원리의 이해가 매우 간단하다는 게 무척 마음에 든다.

실패의 가능성이라고는 그릇이 깨지는 것과 미끄러진 칼이 발에 꽃히는 거 정도 밖에 없다는 것도 두려움을 줄여준다(요리 실패의 폐혜는 실로 감당하기 어렵다).

아무리 낯선 곳에서 시도해도 성과가 눈에 보이고(다만 수압이 낮은 곳은 좀 짜증 남), 지저분한 것들을 잠시만 참으면 깔끔해진다. 반짝반짝한 싱크대처럼 예쁜 것도 없다. 특히나 대책없어 보이는 곳을 청소와 더불어 원상 복귀해내는 만족감도 무척 크다. 또한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고(보일러에 문제가 있는 곳도 좀 짜증 남) 좀 더 좋은 핸드 크림을 구입하는 모티베이션도 된다.

20120923 새벽

생활 리듬이 좀 안 좋다. 이 시간에 매우 피곤하지만 전혀 졸리지 않는다. EFES라는 맥주를 한 캔 마셨는데 그게 꽤 독했다. 지금보니 그냥 5%네. 그렇찮아도 위장이 좀 안 좋았는데 자극이 되었나보다. 여하튼 컨디션이 그다지 좋진 않다. 너무 면만 먹고 있나 싶어서 저녁에는 일부러 편의점에 가서 도시락을 사다 먹었다.

토요일 예능 방송을 두 개쯤 봤고, 음악을 좀 들었고, 책을 읽었다. 패션쇼 뉴스가 지겨워서 다른 패션 쪽 소식 뭐 없나 뒤적거렸는데 RSS 리더는 온통 패션쇼 이야기로 꽉 차 있다. 중간 중간에 섞여있는 자잘한 연예인 이야기, 몇 개의 시상식, 아이폰 5 이야기는 더 재미가 없다.

세상 사람들 중에 패션쇼 뉴스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생각해 보면 역시 뭔가 이상하다. 거의 아무도 안 보는 블로그를 열심히 쓰고, 잡지를 열심히 만드는 것과 거의 같다. 그래도 저 바닥은 거대한 배후 사업이 있고, 거부 소비자들이 있고, 그래서 거대 스폰서들이 있으므로 적어도 몇 명은 갑부로 만들어준다. 좋은 순환이다.

여하튼 기운도 없고 재미도 없다. 이 블로그는 검색에는 잘 걸리는지 연예인 이름이나 방송 이름을 적으면 대번 조회수가 평상시의 수십 배 쯤 뛴다. 아무 이야기도 들어있지 않은데 그냥 적혀 있다는 이유로 괜히들 들어온다.

그건 내 탓도 아니고, 들어오는 사람 탓도 아니고, 검색 엔진 탓도 아니다. 세상이 재미가 없는 탓이다. 참고로 바로 전에 올린 얼굴이 탄 이야기는 올린지 몇 시간 쯤 지나 이제 볼 사람은 다 봤을 거 같은데 조회수가 2다. 뭐 이런 인생.

20120922

20120922 얼굴이 타다

1. 주말인데 집에나 있자라고 어제 밤부터 생각했다. 새벽 6시에 깨어났지만 앗싸하며 다시 잠들었다. 군대 훈련소에 있을 때 자다 깨어나 불안한 마음에 시계를 봤는데 아직 잘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았다는 게 확인되면 무척 기쁘다. 그 비슷한 느낌. 하지만 창으로 태양이 내려쬔다는 사실을 깜빡하는 바람에 느즈막하게 깨어났을 때는 얼굴이 따끔거렸다. 얼굴이 건조해 벗겨지길래 잠결에 스킨도 몇 번 바르고 그랬던 기억은 어렴풋이 난다.

 

2. 2013 봄/여름 옷들을 선보이는 패션쇼가 한참 진행중이다. 꽤 예전에는 그래도 챙겨봤는데 최근 몇 년은 챙겨 본 적이 없다. 거기 가 있는 사람들도 있는 판에, 여기서 사진이나 동영상 뒤적거려 봐야 뭐하나 이런 생각도 사실 좀 있고. 사진-동영상-패션쇼 직관-매장에서 만져보는 것-몇 년 입어보는 것 사이의 간극이 무척이나 큰 분야라 애초에 쇼 접근이 불가하면 다른 길을 찾는 게 낫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쇼 스케쥴이 나와있는 구글 캘린더를 발견했고 - 심심해서 등록해 봤고 - 달력에 보이니 계속 보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아무래도 챙겨보다보니 할 말이 생기고, 그러다보니 블로그에 떠들고, 그러다보니 블로그 유입자 수도 완만한 감소 추세를 보인다. 사람들이 관심있는 패션은 예쁘게 입을 거, 싸고 예쁘게 입을 거, 아주 비싼 거, 야한 거, 유행하는 거에 집중되어 있다보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쇼에 대해 떠드는 건 품은 많이 들고, 위험 부담도 높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득도 없다. 거기에 직접 가서 보고 있는 것도 아니니 그나마 나중에 봐도 남을 만한 이야기도 없고 별 볼일 없는 이야기만 하게 된다. 수X 버블이나 다X앤 정도 유명해지면 다시 가게 되려나.

 

3. 약간 조바심나는 두 개의 메일을 받고 기대에 찬 답장을 보냈으나 둘 다 답이 없다. 특히 앞에 것 때문에 토요일 내내 조금 쳐져있다. '기대'를 가지지 않는 게 내가 살아남는 길이다. 약간 다른 이야기지만 사람을 만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에 비해 기대하지 않았던 원고료가 들어올 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건 물론 기쁘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분으로부터 블로그 도네이션도 받았다. 이것도 많이 기쁘다. 요새 워낙 어려워 그나마 이런 단비로 살아 남는다.

 

4. 그저께 밤에 문득 냄비 우동이 먹고 싶어졌다. 양은 냄비에 뜨겁게 끓여져 있는... 그래서 막 검색을 해 봤는데 괜찮은 냄비 우동집은 하나같이 마산, 진해 같은 곳에 있다. 그게 경상도 음식이었나?

물론 서울에도 괜찮은 집들이 있다. 특히 보천이나 동문 같은 곳은 훌륭하다. 하지만 혼자 쭈그리고 앉아 후르륵거리며 먹는 냄비 우동을 먹는 건 역시 싸구려가 어울린다. 주말에 동문 같은 데 가봐야 유명한 우동 먹겠다고 찾아온 커플 손님들 사이에 어색하게 끼일 뿐이고.. 그리고 돌냄비 우동집들이 많다. 송옥이나 장수 분식 좋아한다.

어쨌든 막 검색을 하다보니 욕망은 보다 구체적이 되었고, 보다 생생해졌다.

그래서 금요일 밤 상수동 쪽에는 뭐가 있지 않을까 싶어 쭉 걸어갔는데 사람이 너무 많고, 허름한 집은 기계 우동집 밖에 없고 해서 낙담하고 있다가 냄비 우동집을 하나 발견했다. 4,500원으로 예산 제한선에 비해 비쌌지만(3,500원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귀찮아졌기 때문에 먹었다. 그렇게 훌륭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여튼 뜨끈뜨끈하고 약간 매콤해서 급한 마음은 달랠 수 있었다.

음식에 대한 코멘트는 잘 안하지만 감히 조언하자면 기계 우동면을 냄비 우동에 쓰면 안 되는 거다. 가솔린 자동차에 디젤을 넣지 않고, 모카 골드 인스턴트 커피에 레몬을 넣지 않는 것과 같다. 안타깝다.

20120921

동네방네

동네방네 동네방네. 발전소 블로그의 페이스북 자동 포스팅을 끄다. 조용히 좀 더 조용히. 봐야 할 사람들, 보고 싶었던 사람들, 아쉬울 사람들을 좀 봐야겠다.

20120920

20120920 균형

민방위 훈련 4시간, 그것도 가만히 앉아있기만 했는데 넋이 나가게 피곤해졌다. 밥을 챙겨먹고 9시 쯤 잠들었는데 갑자기 눈을 번쩍 떴다. 아침이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지만 왠걸, 0시. 멍하니 앉아있다가 트위터를 잠시 보고, 비쥬얼드를 몇 판하고,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알베르타 페레티 패션쇼를 보고, 멜론을 먹었다. iOS 6 업데이트가 나왔다길래 그거나 하고 다시 자야지 싶어 다운로드를 받고 있다. 뭐 그렇다고.

20120919

은하수

힐링캠프를 보는데 이경규가 서호주에 갔을 때 처음으로 은하수를 봤다는 이야기를 했다. 아마도 남격에서 갔을 때 봤나보다. 사실 좀 이상한 이야기인데 아마도 젊을 적에는 바쁘게 사느라 못 본 거겠지. 어렸을 때 서울 살았지만 은하수를 자주 봤다. 별 보는 거 좋아해서 그 달의 별자리 지도가 그려져있는 과학동아를 들고 옥상가서 매번 하늘을 봤었다. 은하수라는 건 누가 설명하지 않아도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아무리 봐도 질리지가 않는다. 마찬가지로 질리지 않는 파도와 약간 다르다. 둘 다 무력감을 느끼게 할 만큼 멋지다는 건 같다.

여하튼 별의 강이라는 게 전혀 빈말이 아니다. 서호주만큼 선명하진 않았겠지만 그래도 잠실 옥상에서도 충분히 정말 장관이다라고 느낄 수 있을만큼 보였다. 여름 방학 때 장판들고 옥상에 올라가 멍하니 쳐다보다 잠들었었지. 지금은 아무리 시골에 가도 그때처럼 압도적인 모습은 볼 수 없다.

그때 말고 인상적이었던 건 대학 때 서해의 섬에 갔을 때. 별똥별은 그때 처음 봤는데 정말 밤새 계속 떨어졌다. 하늘에서 돌덩이가 저리도 많이 떨어지나 생각했었다. 그 바다는 인이 많다나 어쨌대나 해서 밤 중에 바다물을 손으로 훑으면 형광 물질이 떠올랐다. 그건 신기하긴 했지만 예쁘다기 보다는 약간 기괴했다. 그때를 기점으로 바다에 대해 저 안에 뭐가 있을까 하는 종류의 약간의 공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걸 같이 봤던 친구 중 하나는 바다에 반해 다이빙을 취미로 삼게 되었다. 나도 기본적으로는 그 시커멓게 넘실거리는 거대한 물덩어리를 좋아한다.

최근 들어서는 가지산 자연 휴양림. 밤에 휴양림에 도착했는데 정말 별이 쏟아질 듯 흩뿌려져 있었다. 은하수를 느낄 정도는 아니었지만 쏟아지는 기분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거 매우 좋아한다. 또 하나는 승부역. 낮에 내리던 눈이 그치고 사방에 무릎 깊이만큼 가득 쌓여있는 밤이었는데 그새 구름이 싹 사라져 있었다. 달에 비쳐 하얗게 빛나는 눈과 산 위로 비치는 별들, 그리고 가끔 지나가는 기차.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다 모여 있었다. 정말 죽고 싶은 날이었는데 그것들이 너무 좋아 넋놓고 바라보다가 살아 돌아왔다. 덕분에 이 고생이다.

20120917

20120917 저녁

종일 태풍으로 비가 내린다. 바람은 생각보다 많이 안 불고 있어서 그런지 태풍 비 같지 않고 장마 비 같다. 두통이 심하다. 이유를 모르겠다. 아침에 창문을 닫으면서 잠시 오한이 느껴졌는데 몸살이나 감기 같은 게 걸린 걸지도 모르겠다. 미장원에 다녀왔다. 정기적으로 가야지라고 생각하면서도 매번 뒤늦게 찾아간다. 그래서 약간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팁이라도 줘야지 싶은 생각도 자주 드는데 그것도 좀 애매하다.

여하튼 미장원 의자에 앉아 형광등 불빛 아래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가만히 보는데 정말 가관이었다. 특히 얼굴빛이 너무 안 좋다. 사는 게 아무리 지랄같아도 할 수 있는 한 좋은 모습을 유지시키자는 내 나름대로의 약속이 있었는데 올해 들어 박살이 난 기분이다. 거기다 얼굴에 뭐가 많이도 났고, 전반적으로 깨끗해보이지도 않는다. 개인적인 목표 중 하나가 어디 구석에서 변사체로 발견되더라도 아름답진 못할지언정(이건 타고나야 되는 게 있다) 깔끔하고 깨끗한 모습으로 발견되자라는 거고, 나름 가능한 범위 안에서는 유지시키고 있었는데 보고 있으니 영 글러먹었다는 생각이 퍼뜩 든다.

머리는 정말 별 생각이 없어서 항상 가면 하는 말이 뒷머리는 짧게 치고 나머지는 거기에 대충 맞춰주세요다. 뒷머리가 손에 잡히는 기분, 목을 덮고 있는 기분을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주문은 매번 같지만 결과는 항상 다르다. 그게 나름 재미있기도 하다... 어쨌든 머리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이 없는 거 같다.

잘 좀 씻고, 로션도 열심히 바르고 해야 될텐데.

20120915

the라멘

이유는 모르겠는데 채널J에서는 이 방송의 제목을 이렇게 표기하고 있다. 몇 번 말했듯이 더 라멘을 열심히 보고 있다. 규슈 편이 끝났고, 훗카이도 편이 중반을 넘어가고 있다. 라멘을 궁금해 하기도 하고 우리나라 라멘집에도 가끔 가서 맛있게 먹는다.

하지만 오사카에서 유명하다는 어떤 라멘집에서 먹은 라멘은 정말 입맛에 안 맞았는데(짬과 느끼함이 결정체를 이루고 있었다 -_-) 그 덕분에 한국에서 먹는 건 어찌 되었든 우리 식으로 중화된 것들이 아닌가 하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그때는 상식이 꽤나 부족했기 때문에 지금 가서 뒤적거리고 다니면 또 어떨 지 모르겠다.

여하튼 더 라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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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한츠'라고 말하자면 라멘 마니아다. 2,500여 라멘집을 전전했다고 하고, 책도 쓰고, 컨셉 라멘샵 디자인도 하고 뭐 그렇단다. 뭐든 어지간하면 즐거워하며 지금 화면과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전형적인 오타쿠다. 내가 본 일종의 오타쿠들은 넷상의 전형적인 모습과 달리 하나같이 일종의 여유가 만들어내는, 저 표정과 거의 비슷한 편안한 웃음을 가지고 있었다.

오른쪽은 '바바'라고 방송 PD다. 라멘을 좋아해서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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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보면 둘 다 뭐든 라멘이 나오면 좋아한다. 맛 이런 것도 별로 안 따지는 것 같고 그냥 즐거운 얼굴 들이다. '제대로 된 라면이군요'같은 따지고 보면 엄격한 대사도 어쩌다 나오는 게 아니라 한 회에 한 두 번 씩은 나온다. 지금까지 보면서 라멘 남기는 모습을 딱 한 번 봤다(관광지에 있는 특산물 라멘을 한츠가 남겼다). 이런 거야 뭐 여러가지 사정이 있을테니 그려려니 한다.

보면서 몇 가지 신경쓰이는 것들이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

1) 둘 다 면을 젓가락으로 우선 길게 뺀 다음 후루룩- 하며 한 번에 먹는다. 섞는 일은 거의 없다. 섞지 않는 건 나도 거의 그렇게 먹기 때문에 이질감은 없는데, 한 번에 먹는 방식은 역시 신경쓰인다.

2) 후루룩- 다음인데 한츠는 면을 거의 씹지 않는다. 계속 그걸 보고 있으면 내가 다 소화가 안 되는 거 같다. 이게 너무 신경쓰인다.

3) 중간에 어딘가 해변을 가는 에피소드가 있다. 규슈 편 중에 하나였을 거다. 남자 둘이 여행을 다니는 거는 나도 참 많이 하는 거기 때문에 보면서 아, 저런 걸 하면 재미있겠구나 하고 생각하는 점이 좀 있다. 그런데 해변 에피소드에서 이 둘은 -

해변을 둘이 달리기를 한다, 둘 다 맨 위 한츠의 웃음 표정을 하고 있다 / 한츠가 팔굽혀 펴기를 하고 바바는 옆에서 구경을 한다 / 발로 물을 차고, 서로 웃으며 즐거워한다

이런 걸 했다. 팔굽혀 펴기 장면은 정말 너무나 이상해서 보면서도 대체 저게 뭐하는 거냐 하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다. 아니 왜 해변에서 한 명은 웃으며 팔굽혀 펴기를 열심히 하고, 한 명은 그걸 응원하듯 보고 있던 걸까, 그것도 방송에서. 해변의 즐거운 놀이라고 하기엔 너무 이상한데.

20120914

20120914 어제와 같은 밤

1. 어제 밤에 잠깐 고민했던 두 가지 중 전자를 살짝 시도했다. 하지만 역시 성격에 안 맞는 것 같다. 오늘의 첫번 째 실수.

2. 오래간 만에 이태원 타코벨에 갔다. 고기는 뜨끈하고, 야채는 차갑고가 좋은데 갈 때 마다 점점 엉망이 되어 가는 듯. 맥도날드 안 갈거면 그냥 케밥이나 이태원 타코나 칠리칠리를 갈 걸 그랬다. 뭐 아쉬워도 할 수 없지, 다음 기회에. 두번 째 실수.

3. 가만히 앉아 있는데 옆에 외국인 3명이 너무 시끄러워서(영어/스페인어/프랑스어 권 사람들은 소위 말해 목청이 트여있는 거 같다, 너무 우렁차..) 지하철 역에 가다가 소화도 잘 안되는 거 같고 해서 한강진까지 걸어갔다. 금요일 밤의 이태원. 이태원 프리덤~ -_- 젠장. 녹사평 쪽으로 걸어갈 걸. 세번 째 실수.

4. 이 밤이 지나가기 전에 세 번의 실수를 했으니 이제 된 걸까.

5. 공개 블로그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 생각을 좀 많이 하고 나왔고, 사람들과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 싶은 포스팅과 유입/조회수가 높은 포스팅의 극명한 차이는 역시 아쉽다. 물론 이런 건 내가 쓰는 역량의 문제이기도 하다. 여전히 인기가 높은 건 핫팬츠 스타킹 같은 거다.

사실 별거 하는 것도 아닌데 이런 것과 상품 리뷰/코디로 꽉꽉 채우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기는 하다. 그런 블로그가 엄청나게 많지만, 세상이 찾아 보는 것도 그런 거다. 어차피 블로그 운영이 애드센스, 즉 유입량과 조회수에 기대고 있는데 딱히 이런 걸 쓰니 재밌다 외의 다른 보람이 없는 상황에서 생각이 복잡하다.

문제는 약간 가증스럽게 리뷰해 소위 말하는 파워블로거가 되는 능력이 내게 경쟁력이 있을 정도로 있는가 하는 점인데. 흠.

6. 사는 게 재미가 하나도 없다. 정말 하나도 없다. 뭘 어떻게 해야 조금이라도 재미있어질까. 이대로는 절대 못 버티겠는데.

7. 섹스 스캔들은 영 흥미가 안 생긴다. 남자든 여자든 개인적으로는 거의 비슷하다. 내가 하는 것도 아닌데 남이야 하든 말든.

20120913 밤

말(은 어차피 거의 안하고 있으니)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내뱉는 글자들을 줄이면 뭐가 좀 나아질까? 트위터에, 애스크에펨에, 블로그에 쉬지도 않고 떠들고, 말 좀 걸어 달라고 중얼거리고 있는데 그것마저 없어지는 단절이 두렵기도 하고, 이렇게 계속 떠들어 대다가 문제 생기지 싶으니 그것도 두렵고. 무서운 것도 참 많아라. 이 시간에 배가 고프니 그것도 짜증이다라고 생각을 했는데 낮에 세일이라고 홈플에서 구입한 머핀이 생각났다. 먹자꾸나.

20120913

Coriandrum sativum L.

제목은 고수, Coriander의 학명. 고수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들은 건 일본 방송이다. 보통 파쿠치라고들 한다. 저게 대체 뭘까 궁금해 했는데 타이 요리집에서 처음 먹어봤다. 그 이상한 맛은 정말 뭐라고 형언할 수가 없었는데 이태원 타코집에서 비로소 익숙해졌다.

여전히 웃기는 맛이다라고 생각은 하는데, 고수가 들어가야 할 음식에 그게 없으면 허전하다. 그런게 향신료의 힘이겠지. 심심해서 정리. 쓰다보니 타코 먹고 싶네.

 

위에 썼듯이 고수, 영어로는 코리앤더라고 한다. 미나리과의 일년초다.

중국집에서는 항차이, 항채라고 한다. 시앙차이, 윤소유(광동어), 라오후차이(동북 지방) 다 같은 말이다.

태국에서는 파쿠치라고 한다. 똠양꿍이 일본에서 유명해 져서 알려졌기 때문에 일본에서 파쿠치라고 부르는 거 같다.

베트남에서는 자우무이라고 한다. 알다시피 포(쌀국수)에 들어간다.

중남미에서는 실란트로(Cilantro, 스페인어), 쿠란트로라고 한다. 이게 멕시코로 넘어갔기 때문에 타코, 부리토에도 고수가 들어간다.

포르투갈에서는 코엔트로(Coentro)라고 한다. 카타플라나라는 돼지고기, 해산물과 야채넣고 전골처럼 끓이는 포르투갈 요리가 있는데 거기 들어간다. 카타플라나는 우리나라에는 흔하지 않은데, 일본에서는 이상하게 인기가 많아서 카타플라나 전용 구리 냄비도 한참 인기였다.

cataplana de marisco

이렇게 생긴 요리. 이거 요리집 있으면 잘 될 거 같은데.

인도에서는 다니야라고 한다. 물론 카레에 들어간다.

20120913 낮

어느새 날은 쌀쌀해져서 후드를 걸치고 따뜻한 물을 떠다가 후후 불며 마신다. 책을 잠깐 보다가 덮었고, 방송을 잠깐 보다가 껐고, 뭘 잠깐 끄적거리며 쓰다가 관뒀다. 강아지랑 잠깐 놀다가 시큰둥 해 하고 있었더니 자기 집으로 돌아갔고, 방이 어두워서 형광등을 켰지만 수명이 다 했는지 깜빡거려서 다시 껐다. 트위터를 잠깐 보고, 표정이 안보이는 사람이 내뱉는 완결된 글자의 모둠이 조금은 지겹다고 생각하고, 이제 비가 그친 거리를 잠깐 내다보고, 인스턴트 커피를 끓여 마신다. 오늘 꽤 많이 마신 거 같다. 빈 시간들이 설탕이 잔뜩 들어간 커피로 채워진다. 컴퓨터로 음악을 틀어 봤다가, 프로그램이 업데이트를 한다길래 버튼을 누르고, 껐다 켜져야 한다길래 또 버튼을 누르고, '동의' 버튼을 누르라길래 또 버튼을 누르고, 랜덤 플레이를 눌렀더니 '밀물'이라는 곡이 나오고, 그냥 끈다. 유튜브를 뒤적거리다가 예전에 탑 기어에서 봤던 좋아하는 영상을 다시 한 번 본다. http://youtu.be/5Q0Svvdrx_E 차를 떠나서(뭐 차도 좋겠지만, 약간 두꺼비처럼 생겼다) 이 화면에 나오는 길이 좋아 보인다. 내친 김에 구글맵을 어제처럼 또 열어놓고, 오른쪽으로 아래쪽으로 뒤적거린다. 여길 갔었지, 여긴 어떨까. 방값을 알아보고, 열차 시간표를 찾아본다. 모스크바에서 밀라노까지 길찾기를 해놓고 3D화면으로 시뮬레이션하는 장면을 멍하니 바라본다. 도심을 지나고, 호수 옆을 지나고, 국경을 넘고, 산을 넘는다. 그러고보니 커피를 마시러 온 다던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철암역에 가자고 해서 난처하게 만들어야지. 아니 사실, 말하고 나면 난처해지는 건 나 뿐이겠지. 컴퓨터를 끄고 공들여 설거지를 하고, 공들여 방을 쓸어낸다. 먼지가 훨훨 날아다닌다. 어디선가 음식이 썪는 냄새가 난다. 부디 내 옷장 속은 아니길, 이라고 잠깐 생각한다.

20120912

20120912 탈출

잠시 집을 나선 '덕분'에 이틀을 집에 짱박혀 있다. 한심하네. 사실 낮에 계산을 좀 해봤다.

부산은 토요코인이 싱글 55,000원 정도
우등버스가 32,800원
지하철은 교통카드.
서울에서 왕복하면 32,800X2 + 55,000 = 120,600

 

그러다가 강원도 짱박히고 싶다는 이야기를 트위터에서 보고 마침 어제 승부 여행다녀온 거 정리하던 생각이 나서 좀 뒤적거려봤다. 철암역에서 5km 떨어진 곳에 자연휴양림이 하나 있다.

청량리에서 철암까지 10시 25분 출발~15시 18분 도착 14,800원
오는 차는 철암에서 17:51출발~22:46 도착 14,800원
철암역에서 택시로 자연휴양림까지 10분 안팎 10,000원
자연휴양림 비수기 평일 30,000

서울에서 왕복하면 14,800X2 + 20,000 + 30,000 = 79,600

철암에 뭐가 있나 찾아봤더니 봉래장 여관, 철암 모텔이라는 게 있기는 하다.
5km니까 사실 걸어가도 된다.

 

밥값을 제외한 비용이다. 역시 강원도 쪽이 저렴하다. 택시비도 저렇게 안나온다. 부산 왕복할 비용이면 철암에 2박 3일 있을 수 있다. 승부, 철암, 백산, 동점 같은 강원도-경북 경계 주변의 기차역이 있는 중소 도시들은 그야말로 짱박히기 좋은 곳이다. 주변에 보이는 산 아무거나 골라 1km만 걸어 들어가도 아마도 뼈가 될 때까지 발견도 안 될 가능성이 높은 그런 곳들.

좋네. 갈까...

20120911

2011 삼척 울진 영월 안동 부석사

사실 이 여행의 내용은 이미 쓴 적이 있다. http://macrostars.blogspot.kr/2011/01/blog-post.html

삼척 찜질방에서 2010년을 보내는 방송을 보면서 잠들었다가 새벽에 눈이 온다는 술렁거림에 깨어났었다. 2010년 1월 1일에도 거의 같은 일이 있었기 때문에(당시엔 속초에 갇혀버렸다), 새벽에 탈출을 시작했고 영덕 고래불 해수욕장에서 해가 뜨고, 영덕에서 떡국을 먹고, 해맞이 공원을 들린 후에(원래 일출 시간에 여기에 닿을려고 했는데 실패했다), 안동 병산서원 - 하회 마을 - 부석사를 거쳐 서울에 왔다.

태백시에 있는 고등어 조림집은 '초막고갈두'라는 곳인데 꽤 맛있다.

승부역은 다시 가보고 싶다. 아무 것도 없는 곳이다. 별이 한 가득 보였고 그래서 당연히 다음날 눈이 안 올거라 생각하고 삼척에 간 거였다.

병산서원도 정말 좋은 곳이다.

여행 관리 앱

거의 대부분의 여행앱들이 여행지의 재미있는 것들 검색, 지금 나는 어디에 있지롱을 SNS에 공유, 호텔 예약 / 비행기 예약 등의 기능에 치중해 있다. 내게 필요한 건 지나간 여행의 정리와 리스트 정리인데 이쪽 수요는 정말 없는 거 같다. 그래서 지금까지 몇 개나 되는 앱을 테스트 했었고 사용상 장점이나 문제점에 대해 리뷰를 많이 남겼는데 너무 많아서 여기에 쓰는 건 무의미하다.

여하튼 이번에 DB 정리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는데 결론적으로 사진은 GPS 태그 / 구글 플러스 - 피카사, 여행 일정 정리는 트립라인으로 통일하는 게 제일 나은 듯 하다. 특히 예전 여행을 정리하는 경우 이것 만 한 게 없다. 피카사에서 GPS 태깅이 들어있지 않은 사진에 위치 정보를 넣을 수 있고, 트립 라인에서는 사진의 위치 정보 / 시간 정보를 따라 알아서 그룹을 만들어 준다. 이런 기능을 이용해 2010년 12월 31~2011년 1월 1일까지의 여행을 정리해 봤다.

이런 사용의 안 좋은 점 중 하나는 사진 업로드가 피카사 / 트립 라인에 겹친 다는 것.

후유증

여행이라는 건 집에 가만히 있으면 계속 떠나고 싶고, 막상 떠나있으면 어떻게든 시간아 멈춰버려라, 지금 세상아 멸망해 버려라는 기분에 잠기지만 특히 나처럼 매번 달랑 오천원 들고 편승하는 여행은 따지고 보면 운명에 예정되어 있지 않은 일이고 그러므로 불일치가 만들어내는 후유증이 만들어질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특히 이번에는 자잘하게 후회될 일들이 이상하게 기억에서 떠나질 않고, '일상'이라는 걸로 복귀했는데 트위터에다 대고 할 말도 없고, 보는 것도 왠지 지겹다. 사람 만나 자근자근 떠들고 싶은데 그것도 여의치 않고. 이것도 안되고, 저것도 안되고 블라 블라 블라.

20120910

2012 지리산 여수

1. GPS를 기반으로 장소 도착할 때마다 찍어놓는 게 귀찮아서 포스퀘어를 기반으로 했더니 배치가 좀 이상해졌다. 그게 문제가 아니라 후배 자동차의 시가잭 휴즈가 고장이 났고, 덕분에 전화기 충전을 할 수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배터리가 13% 남아있었고, 사진 몇 장 찍고 나니 꺼져버렸다.

다음 번 충전은 성삼재에 있는 카페 베네. 의자가 없는 테이크 아웃 점이라 기대했던 아이맥은 없었지만 커피를 마시면서 충전을 부탁했는데, 다행히 일하고 있던 두 청년 중 한 명이 아이폰 유저라 충전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몇 분 있을 수 없었기 때문에 포스퀘어를 찍고, 사진을 하나 찍고 메시지에 답장을 보내다가 다시 꺼졌다.

그러고는 여수에 들어가서야 이마트 앞 카센터에서 휴즈를 고쳤고 충전이 가능해졌다. 덕분에 사진을 찍고, 포스퀘어를 체크하는 등 정작 필요할 때는 배터리가 3%~꺼짐 사이를 맴돌다가 집에 오는 동안에는 완충까지 올라갔다. 지하철에서 트위터는 볼 수 있었다.

 

2. 2008년 여수에 간 적이 있고, 그때 서대회를 먹었었다. 이건 집에와서 컴퓨터로 찾아낸 기록이 내게 보여주는 자료다. 하지만 막상 그 자리에서는 언제 여수에 갔었는지, 서대회를 먹은 게 순천인지 여수인지 통영인지, 겨우겨우 여수라는 기억이 떠올랐을 때는 당시 먹었던 집이 어디인지(상당히 맛있었다) 도무지 찾아낼 수가 없었다. 그러면서 기록 체계의 문제점에 대해 생각했다. 정리를 좀 다시 해야겠다.

 

3. 여수 아쿠아리움을 갔다. 1인 20,500원. 수족관이라는 사실에 흥분했지만 솔직히 사정상 약간 무리였다.

어쨌든 사람이 거의 없던 4층의 벨루가 수조 위 쪽에서 멍하니 물을 들여다 보고 있는데 갑자기 하얀 그림자가 다가오더니 벨루가 한 마리가 붕하고 떠올랐다(얘네는 점프는 하지 못한다).

살짝 무서웠지만(-_-) 계속 다시 떠오르길래 나도 귀엽다 귀엽다 하며 머리를 계속 툭툭 쳐줬다. 살이 딴딴할 줄 알았는데 스폰지처럼 푹신푹신하다. 하는 행동이 강아지같다. 사람을 좋아하고, 잠깐이라도 만져주고 애정을 주면 기뻐한다. 얘네는 정말 물고기가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벨루가 생태 설명할 때 파트너인 사육사를 대하는 모습은 정말 애정을 갈구하며 주인에게 안기고 싶어하는 강아지의 모습과 똑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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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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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전리에서 구례까지 861번 지방도. 이 길은 멋지다. 특히 성삼재까지의 급하게 솟은 산 사이로 구불구불하게 이어지는 도로 위에 빽빽하게 들어찬 숲은 넋을 잃고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잠시 쉬려고 내려선 곳에선 바람소리와 물 소리 말고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좋아하는 도로들인 평창에서 정선으로 넘어가는 42번 국도의 드라마틱함이나, 묵호에서 울진까지 7번 국도의 고즈넉함이나, 태백에서 포항까지 31번 국도의 터프함과는 또 다르다. 지리산이란 이런 것이다를 눈부시게 보여준다.

20120909

20120909 여행 단상

남해와 지리산이 가능한 후보군에 올랐지만 이만원 차이에 가볍게 바다를 포기했다. 일요일 아침 서울은 온화하고 상냥한 공기가 몸을 감싸고 있었지만 소백 산맥에 들어서자 조금씩 비가 날리기 시작했다.

배가 고팠고, 휴게소에 들러 우동을 먹었다. 이제 꽤 길어진 역사가 생긴 군대에서 만난 후배와의 여행,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후배의 여행에 들러 붙어 말동무나 되어준 여행의 필수적인 아이템이다.

지리산 섹터 안은 비가 내렸다가, 그쳤다가, 구름은 아래에도 있다가, 위에도 있다가 멋대로다. 백무동 계곡의 물은 꽤 불어나 있었지만 우리는 예약해둔 안락한 장소 안에서 밥을 먹으며 천막과 선거, 김기덕과 문재인, 그리고 이 계곡에 빠지면 낙동강에서 떠오르겠지, 바다에 빠져 죽을 거면 마라도에 가야지 반도의 해안에 떠오르지 않을거다 같은 시덥지않은, 하지만 지금 유행하는 내용의 대화를 나눴다. 지

리산을 언제 와봤더라... 기억이 맞다면 96년 겨울이었다. 얼굴에 따끔하니 열이 난다. 계곡의 물소리가 여전히 크게 들리고, 티브이에서는 이제 사라져버린 영등포 대림 시장 상인이 재미있었던 옛날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함양에서 보낸 일요일이 끝나간다.

20120908

카라의 두 음반을 듣다

1. 판도라를 듣다. 스텝 이후 꽤 오래간 만에 신곡을 들고 나온 거 같다. EP는 5곡이 실려있는데 마지막 곡은 판도라(Inst.)라 다운받지 않았다. 구입했는데 아이튠스에 4/5가 마지막 곡인 건 역시 좀 마음에 안 드는데 Inst가 한두 곡 씩 포함되는 게 요즘 추세라 어쩔 수 없다.

첫 곡 Way는 중기 타입의 살짝 명랑한 가벼운 곡.

두 번째는 판도라. 최근 카라 곡들이 보여주던 달리는 듯이 밀어붙이는 힘은 살짝 줄어들었다. '섹시'를 강조하고 있는데 기존 카라의 팬들에게는 (즐거운..) 변신으로 받아들여질테니 기쁘겠지만, 걸그룹 사이에 이런 이미지들이 너무 범람하고 있는 상황에서 딱히 카라만의 섹시함 같은 특별한 이미지를 만들어내지 못한 건 역시 아쉽다. 그리고 매번 타이틀 곡에 들어있던 하라의 꺄- 꺄- 하는 코러스가 없다.

세 번째는 Idiot, 동화나 만화같은 아기자기한 곡. 전반적으로 아다리가 안 맞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데 카라 특유의 귀여운 떼창/화음 후렴구가 나오면서 다 묻힌다.

네 번째가 그리운 날엔 (Miss U). 이 곡은 판도라와 함께 음악 방송에 들고 나가는데 살짝 뮤지컬이나 소프트 재즈 풍이 나는 역시 귀여운 곡이다. Bob U라는 발음하기도 어렵고 어감도 이상한 가사를 왜 넣었는 지가 무척 궁금하다.

이렇게 보면 섹시 변신을 시도했다지만 나머지 세 곡이 다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쭉 들으면 타이틀 격인 판도라가 오히려 이상한 길을 걷고 있다. 그게 좀 재미있다...지만 생각해 보면 점핑, 스텝도 이 두 타이틀 곡 이외에는 다 '살짝 어설픈 느낌 + 민망한 가사'의 귀여움으로 승부를 보고 있다.

카라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여전히 판도라보다는 그리운 날에가 아닌가 싶다. 애프터스쿨이 손목시계나 Timeless를 불렀다고 늘씬 늘씬이 생각 안 나는 게 아닌 것과 같다.

 

2. 컬렉션을 듣다. 일본반이다. 멤버들의 솔로곡 모음에 이미 발표되었던 Go Go Summer가 합쳐져있다. 전반적으로 미드 템포의 발라드 곡들이 많다. 이건 풀 음반처럼 나왔는데 반이 Inst다. 아래 뮤비 링크는 카라 팬으로 생각되는 분이 올려 놓은 것들. 유투브에 오피셜 M/V들을 안 올려놨다.

카라네 회사가 원래 그렇더라고. 싸이는 풀 뮤비를 유투브에 올려놨는데도 아이튠스 뮤비 스토어에서 1등인데, 그걸 보고 눈치채는 바가 부디 있기를.

Wanna Do는 지영의 재팬 팝/락 느낌이 나는 발라드. M/V 내용이 아주 민망하지만 여튼 화면과 동작에 느낌이 잘 살아 있다. 전형적인 패턴이라 쉽게 질릴 가능성이 있는데 지영 양이 여러가지로 목소리와 강약을 조절하며 잘 끌고 간다. 꽤 괜찮다 - http://youtu.be/s-uGDmOyYqw

Lost는 니콜의 발라드. 피처링에 2AM의 진운. 둘이 친구로 알고 있는데(예전에 몰카 같은 거 하는 거 본 적 있다) 같이 불렀네. 니콜 목소리가 생각보다 선이 굵은데 진운 분량을 좀 늘렸으면 어땠으려나 - http://youtu.be/Amnz8HbNHV4

Secret Love는 하라. 이건 약간 아쉽다. 어차피 가창력으로 승부 보는 게 아닌데 리듬을 더 복잡하게 쪼개며 아무로 느낌을 좀 더 살렸으면 좋았을텐데 - http://youtu.be/HIAkMZixZPc

Hakuchuumu는 규리. 백일몽이라는 뜻이다. 탱고곡이다. 이런 묻히기 쉬운 컨셉의 음반에서 정말 훌륭한 한 수다. 명확한 자기 인식과 이미지 캐치, 그리고 그 강화. 아무리 봐도 카라 중에서는 제일 크게 될 것 같은 사람이다. 그의 인생에 조금이라도 끼어들 수 있다면, 살짝 괴롭히고 싶다 -_- 뮤비가 있었던 거 같은데 못 찾았다 / Guilty는 승연. 승연 양도 노래 잘 하는 건 아니까 자기가 좋아하는 거 말고, 자기가 잘 하는 걸 잘 좀 골라내면 좋겠다...

20120908

하도 심심해서 패션붑에 여자 구두 취향에 대해 주절주절 자세히 쓰다가 다시 보니 아, 이거 안되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전반적으로 웨지(통굽), 오픈토 + 스타킹, 구겨신은 슬링백은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뭐 그렇다는...

brogue_wedge 

확실히 컬러에 좀 민감하게 반응하는 듯. 이와 거의 흡사하게 하고 다니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는데 그 사람은 전반적으로 파란톤이었다.

 

매우 제네럴한 구두

prada

이건 사다가 책상 위에 가져다 놓고 싶다. 이왕이면 주황색이 좋을 거 같은데 안 보이네. 별거 하겠다는 건 아니고, 슈즈 페티시가 딱히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장식용 오브제로 유리 선반에 넣어두고 싶다.

하여간 신발은 중요할 땐 벗으라고 있는 거다.

slingback

이것도 나쁘지 않은데 슬링백은 신지 않으면 뒤에 끈이 쳐져서 싫다. 그렇다고 막대기 대는 건 더 싫고. 뭐 이렇게 떠들어봐야 내 신발 살 돈도 없는 판국에 잉여 구두는 생각할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종이접기 구두판도 주지.

 

사실 프라모델을 하나 만들어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기회가 되서 종이접기를 하고 있다(참고 - http://fashionboop.com/526) 나름 난도가 좀 있다. 색을 칠하고 싶은데 그게 역시 아쉽다. 색연필이나 형광펜으로 칠할 수도 없고. 시트지를 붙여볼까.

 

아 무슨 이야기를 하는거야 대체.

20120907

20120907 날씨 쌀쌀함

1. 나 역시 많은 편견을 가지고 있겠지만 그다지 동감이 안 가는 편견은 역시 거슬린다. 특히 계급화 / 단편화 / 일탈에 관련된 일화들(세상에 이런 일이 있대... 같은)은 사실 지금 있는 평범한 자리에서 한 칸만 더 나아가면 만날 수 있다.

사뭇 곱게 자라 짧지만 지독한 몇 개의 경험을 자아에 인상적으로 품은 경우에 이런 현상을 자주 보이게 되는데 - 세상엔 참 웃기는 일도 많고, 끔찍한 일도 많고. 물론 조금만 더 들어가면 아마 내가 상상하기 어려운 종류의 일들도 많을 것이고.

현실의 해괴한 일들은 상상으로는 만들어내기가 무척 어려운 종류들이 많다. 한결같이 그게 특징이다. 어쨌든 세상엔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고,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고.

2. 음... 뭔가 다른 게 생각났는데 역시 쓸데없는 코멘트는 안하는 게 좋겠다.

3. 해가 지면서 부터 먹을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보천. 미타니야, 삼국기, 사카에, 장수분식... 맛있는 우동이 먹고 싶다. 우동 우동 우동 우동.

20120905

프로필 고양이

트위터 프로필에 이 고양이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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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스에서 부터 가끔씩 쓰기 시작했다. 어제 문득 대체 얘는 이름이 뭘까, 잘 살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내 컴퓨터에 저장된 날이 2011년 5월쯤이다.

여튼 구글링을 시작했는데 재미있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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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이렇게 해놓고 Mystic 고양이라고 인기를 끌고 있다. 이건 몇 달 전부터 생긴 경향인데 누군가 장난을 친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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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도 있다. 저건 뭐야. 동방불패냐. 이건 미스틱 고양이보다는 인기가 없다.

 

어쨌든 이 이미지가 너무 많고 텀블러를 통해 마구 퍼지다 보니 대체 어디가 출발점인지 찾을 수가 없었다. 2011년 1월 19일에 올라온 게 확인이 되는 가장 최초의 포럼 글인데(링크) 그것도 어디서 집어온거다. 텀블러는 2010년 12월부터 있는데 가서보면 날짜가 좀 이상하다. 이런 결과로 보아 2010년 12월, 혹은 2011년 1월 경에 누군가 인터넷에 올린 사진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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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긴 비슷한 놈이 있는데 눈, 수염이 약간 다르다. 얘가 눈코입이 더 모여있다.

결론은 이름도 성도 못 알아냈음. 얘야~~ 잘 살고 있니~~!

어제 떠들던 그 곳

트위터에 떠들던 건 다 지워버렸지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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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많이 온 날

1. 비가 많이 왔다. 우산이 말썽이었지만 다행히 내가 움직이는 동안에는 괜찮은 편이었다. 밤에 여의도에 갔다가 잠깐 고생했구나.

2. 겨울옷 마련할 방법을 궁리하다가 3종의 이벤트에 응모했는데 하나가 된 거 같다. 다만 연락이 없어서 어떻게 될 지 아직은 모른다.

3. 홀리스터는 고용한 모델을 통제하지 못한다, 혹은 통제할 능력이 없다라는 사실을 만방에 알렸다. '개인적인 행동'으로 끝내버리는 모습은 아쉬움을 넘어 꽤 한심하다. 어리버리한 인간들이야 세상 어디든 있는 법이지만, 그를 고용하고, 불러온 기업이 그런 식으로 대처하면 곤란하다.

기업의 태도, 사태에 대한 대처 능력이라는 건 어쨌든 전형적인 패턴을 가지는 것으로 혹시 다른 일이 생겼을 때, 아니면 다른 방향의 부분에서도 어떤 식으로 행동할 지를 대강은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 이야기에 대해선 혹시 나중에 패션붑을 통해서..

4. 패션붑 카테고리를 살짝 바꿨다. 좀 긴 내용을 담은 포스팅들을 사실 이북을 만들 생각에 구글 블로그에 모으고 있었는데(구글이 그나마 PDF화가 쉬운 편이라 여기에 모았다, 패션붑 아티클이라고 비록 소수이지만 아시는 분도 있을텐데..) 내가 만들 이북의 비사업성에 대해 곰곰이 생각한 결과 일단은 미뤄놓기로 했다.

그래서 그냥 기존 패션붑 사이트에 아티클(이라는 이름이 전혀 마음에 안 들지만 딱히 생각나는 것도 없고 그래서)이라는 카테고리를 추가했다. 일주일에 하나 정도 좀 더 많이 생각한 이야기를 올리는 게 목표인데 어떻게 될 지는 잘 모르겠다. 자초한 일이기는 하지만 요즘 ㅍㅇ블로거니 뭐니 하는 이상한 이야기를 자꾸 들어서 그냥 좀 조용히 조신하게 덴서티도 높여서 글을 올릴 생각이다. 지면만 있어도 포스팅 하나도 안 할텐데 능력이 안되니 다 내 팔자지 뭐.

5. 율포 해수욕장이라는 곳이 있다. 전남 보성 아래 쪽 남해안에 있는 해수욕장이다. 큰 목욕탕이 있고, 해수욕을 하고 있으면 저 건너편 가까운 곳에 어부들이 그물로 뭔가 끌어올리고 있는 곳이다. 어부의 행동 반경과 해수욕장의 끝이 얼마나 가까운 지, 이거 까딱하면 내가 저 그물에 낚이겠는데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그 곳에 갔던 98년, 2001년은 정말 인생이 깝깝하던 시절이었다. 모든 게 마냥 삐툴어지기 시작했던 97년의 휴유증들. 당시 복내면 계당산 산 속에 누워 살면서 이보다 더 깝깝할 수 있을까, 그건 아니겠지하며 자신을 달랬다. 하지만 이만큼 지나고 나니 적어도 정신적으로는 지금하고 전혀 댈 바가 아니게 그 시절이 나았다. 요 몇 년간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오길 기대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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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로드뷰도 가장 최근이 2009년 사진이다. 시간이 정지해 있을 거 같은 곳이지만 들리는 이야기로는 꽤 이것 저것 들어섰다는 것 같다. 징크스같은 걸 은근히 믿는 편인데(-_-) 다시 가면 뭔가 리셋이 될까. 그럴 수 있다면 걸어서라도 갈 텐데. 하지만 글쎄, 그 자리에 아예 영혼을 나둬 버리게 될 가능성이 더 큰 거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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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QUGI의 Gransofa + Nightingale을 듣다

Fuqugi는 아마도 다이키 사카에라는 분의 개인 프로젝트일텐데 무슨 다른 정보는 잘 모른다. 유투브에서 찾아보면 꽤 나오니까 들어보면 된다. 2009년에 나왔다.

이 음반은 딱히 음악의 미래 따위도 아니고, 감상적이고 늘어져서 꽤 졸린다. 하지만 아주 가끔일 지라도 때때로 위안이 된다. 시니컬하게 자신을 방어할 줄 모르는 사람에게 특히 그러하다. 그냥 밀려나버리자라는 생각을 해버리자면 이 정도가 적합하다.

습도가 가득한 날씨에 이 음반을 들으며 윌슨을 읽었다. 사실 어떠한 것도 도움은 되지 못했지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 많은 것들이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하는 건 결코 희귀한 일이 아니다. 옛날 여자 친구의 말 대로 난 혼자서는 아무 것도 못하는 게 맞는 듯. 누가 옆에서 봐주기라도 해야 기꺼이 땅이라도 파는 듯. 구질구질합니다. 그런 거에요.

나의 왼손은... 을 읽다

한유주의 소설집인 '나의 왼손은 왕, 오른손은 왕의 필경사'를 읽다.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이곳 저곳에 실렸던 단편들의 모음집으로 2011년 문학과 지성사에서 나왔다.

'나는'이라는 글자가 지금까지 읽은 어떤 책보다 많이 등장하는 게 아닌가 싶은 이 소설집은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방향의 글을 꽤 좋아하기 때문에 재미있게 읽었다. 글자들이 조금만 더 힘을 가졌으면, 그래서 좀 더 강하게 날 후드려 쳤으면, 덴서티가 좀 더 높아 늪에 밀려들어가듯 빠져버려 허우적 거릴 수 있다면 이라는 마음이 있었지만, 그것은 다만 오늘 내 컨디션 탓일 것이다.

윌슨을 읽다

몇달 전 쯤에 토미네의 '완벽하지않아'를 읽었는데 오늘 문득 같은 출판사(세미콜론)에서 나온 윌슨이라는 만화가 보였다. 미국 만화 시리즈를 낼 생각인건가? 여하튼 책의 크기도 같고, 두께도 비슷하다.

토미네는 읽고 나서 이야기를 안 했으니 잠깐 덧붙이자면 벤-미코 / 앨리스의 이야기다. 여하튼 아주 간단히 요약하자면 벤이 애인, 친구 등등 모든 걸 다 잃고 마는 과정. 전반적으로 미국 타입의 시니컬이 가득 들어있는데 그런 만큼 허망하다.

윌슨은 데니얼 클로즈라는 만화가의 작품.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윌슨이다) 시니컬을 넘어서 말이 못됐다. 거의 아무한테나 말 걸고 욕하는 1호선 방랑자 할아버지 마인드인데 그런 만큼 허망의 크기는 더 크다.

이 이야기를 보면서 생각난 이야기 : 한때 공공 도서관에 다녔는데(동대문) 시설이 별로 좋지 않은 공공 도서관이라는 곳은 정말 이런 곳이 세상에 있는가 싶을 정도로 이상한 기운이 감돌고 사람들도 어딘가 삐툴어져있다. 물론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여하튼 그 속에서 나도 함께 이상한 기운을 뿜어내고 함께 삐툴어졌다.

대체 왜 여기 와 있는지 모르겠는 사람들이 물론 꽤 있는데 어떤 젊은 산발의 청년이 자리를 넓게 차지하고(이런 분들의 특징), 바랜 빛의 두터운 재질의 검정 베낭을 옆에 두고 뭔가 알 수 없는 옛날 책들을 보고 있었다. 가끔 시끄러운 말 소리를 내고 그러면 사람들의 얼굴이 잠깐 열람실 책상 위로 올라왔다가 다시 사라지는 패턴의 반복.

화장실에 갔다가 그 청년이 변기가 있는 칸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난 양치를 하고 있었다. 조금있다가 정말 서럽게 우는 소리가 나면서 그 청년은 엄마를 찾으며 죄송하다는 말을 연신 반복했다. 그렇게 한참을 있다가 나오더니 다시 민폐형 도서관 청년으로 변신.

뭔가 저러면 쓰나 싶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이해가 갔다고나 할까... 윌슨을 보는 기분이 이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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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트위터와 블로그에 대고 궁싯거리기는 이제 정말 그만해야겠다. 딱히 위로도 위안도 안되고 근래 들어서는 도리어 놀림만 당하고 있는 것 같다. 구덩이는 좁고, 길게 딱 내 몸만 들어가게 파 조용히 누워야지. 먼지가 흩날리며 후드득거리는 소리. 낯선 나무의 감촉. 땅바닥에서 올라오는 서늘한 기운. 노래는 틀지 않아도 좋아요. 시끄럽잖아요.

2. 멜론을 좋아해서 마트에 가면 항상 멜론 가격을 확인한다. 망고도 확인하는데 없는 경우가 많다. 멜론은 거의 언제나 있기는 있다. 살 수 있는 날은 일 년에 며칠 안되는데 15,000원까지 하는 경우도 있고 8,000원 정도 하는 경우가 많고 그렇다. 오늘 갔는데 한 개 3,500원. 뭐냐 이거 하고 하나 사다 1/4를 먹었다. 멜론 좋아 멜론. 생긴 건 매력 없어도 맛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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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라는 글자가 마음을 아프게 하는구나.

1. 몇 가지 일 때문에 굉장히 심난하면서도 분주한 날이었다. 심난의 이유야 명확한데, 분주의 이유는 잘못된 동선 / 더위 / 인파 때문이다. 최근 한 달은 너무 좋지 않다.

2. IFC 여의도에 홀리스터 구경을 갔는데 줄이 너무 길어서 못봤다. 뭐 딱히 꼭 봐야지 이런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하필 날씨가 끕끕하기 그지 없는 날 애써 갔는데 아쉽다.

2-1. 버스를 잘못타서 순복음 교회 건너편에 내렸는데 일요일이라 한강 쪽 / 산업은행 방면 여의도 안쪽 모두 인산 인해였다. 특히 순복음 교회 끝나는 시간에 맞춰 벌어지는 마늘 등을 파는 각종 장터, 주차 관리원 아저씨들이 도로 중앙 잔디밭에 동그랗게 모여 기도하는 모습 등이 인상적이었다.

2-2. 커피빈 순복음 교회점 옆에 파스타 집이 있었는데 국대 떡볶이로 바뀌었다. 여기는 '외부 음식 환영'이라는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2-3. 여의도 공원에 딱 들어섰는데 눈은 긴가 민가 하는데 몸이 길을 온전히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잠시 놀랐다. 그리고 세종대왕 상 앞에서 어떤 아저씨가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모습에 또 놀랐다. 세종대왕이 소원을 들어주시나. 언제부터 그랬지.

2-4. IFC는 사람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특별한 감상은 없다. 더웠다.

3. 생일 선물로 받았던 백팩의 손잡이가 떨어졌다. 유상 AS 한계 기간이 2년인데, 20일 정도가 남아있다. 이게 고쳐지는 건가도 모르겠고 그런데 여튼 계속 쓸 가방이라 매장에 가 볼 생각이다. 다행히 증빙 서류들은 다 보관하고 있다. 깝깝하네, 왜 이런 일이 ㅠㅠ

4. 예측이 만들어내는 즐거움 vs 오해가 만들어내는 절망 : 둘 중에서 후자가 더 무섭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상대가 의식적 의사 표시를 하지 않으면 잘 못 움직인다. 의식적 의사 표시라고 대 놓고 말하라는 건 아니지만 여튼 그렇다. 구질구질한 성격 같지만 그래도 오해가 부르는 파멸이 싫다. 사실 더 이상 뭔가가 망쳐지는 모습을 보고 싶지도 않고. 덕분에 많은 걸 놓친 것 같은 기분이들지만 현재는 어쩔 수 없다. 낙관주의 따위... ㅠㅠ

5. 초정광천수 1.5L 짜리를 사다가 온연히 한 PET를 혼자 다 마셨다. 여전히 왜 마시는 지 잘 모르겠다.

6. 강남에서 왔어요에 대한 올바른 대답은 무엇인가. 1) 아, 네 2) 그런데요? 3) 주차는 저기로 가야합니다 4) 저는 석관동에서 왔어요. 중학교 때 이사를 갔는데(아파트) 옆집 아주머니가 나와 슬그머니 어디에서 이사왔냐고 물어보던 기억이 난다. '어디에서'는 내 예상보다 중요하게 취급되는 듯 하다.

7. RT가 되지 않을 트윗만 올리자라고 며칠 전에 생각했는데 실수로 이게 뭐야! 웃기잖아 이러면서 치즈 버거 피자라는 걸 올렸다. 이런 쓸데 없는 트윗은 여지없다. 여튼 결국 알티 알림을 껐다. 일찌감치 끌 걸 왜 여태 켜놓은 거야.

어제 알티는 할 일이 없어서 상황 전개를 주시했다. 올려놓고 15분 쯤 있다가 친구-모르는 분이 차례로 알티를 하길래 그런가보다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떤 분'이 알티를 했고 그 순간부터 갑자기 폭주하기 시작했다. 재밌는 건 프로필이 애니메이션인 분들이 절대 다수였다는 점. 그러다가 하루를 넘기면서 다양하게 확대되었다.

RT가 퍼져나가는 과정은 추적의 가치가 약간 있는 듯 한데 역시 귀찮다. 어제의 수확은 애니메이션과 피자의 희미하게 연결된 관계를 알게 되었다 정도라고나 할까.

8. 누가 저 드라이브 좀 시켜줘요. 제가 옆에서 계속 떠들어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차를 약간 무서워합니다. 그렇다고 뛰쳐나가진 않아요.

9. 일이 조금 있어서 마치고 함께 연남동의 툭툭 누들 타이라는 곳을 갔다. 먹으면서, 생긴 건 타이식인데 맛이 너무 입맛에 맞는게 이상하다라고 생각했다. 외국 음식 특유의 위화감이 없다. 하지만 타이 사람이 만들고, 먹으러 온 타이 사람도 있었다. 그래도 잘 모르겠다. 타이에 가면 정말 사람들이 이런 음식을 먹고 있는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다. 껍질도 먹을 수 있는 게로 만든 어쩌구 저쩌구인가, 그게 꽤 맛있었다.

오래간 만에 좋은 사람들과 즐겁게 식사를 했는데 들떠서 그런지 너무 떠든 건 조금 후회된다. 요새 사람 만나면 항상 너무 떠들고 집에 오면서 후회한다. 인생에 대사가 너무 없어서 그런건가. 뭐 그런 인생인거지 어쩔꺼야... -_-

0. 아 뭐케 구질구질해. 앞으로는 좀 더 정제된 이야기를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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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01, 지도가 아니라 영어

요즘 영어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한다고 해도 막 열심히 하진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슬렁거리면서 리듬을 찾고 있다고 해야 하나 뭐 그렇다.

얼마  전 알게 된 잉글리시코리안 홈페이지를 뒤적거렸는데 추천 미드 항목이 있었다. 사실 미드는 거의 본 적이 없고, 봐도 영어 목적은 전혀 없었다.

어쨋든 거기 나온 리스트를 보다가 트루 블러드가 재미있을 거 같아 시즌 1을 수소문해서 구했다. 남부 영어(...)에 관심이 좀 있다. 영어에 능하지 못하는 사람도 억양과 액센트, 특유의 이디엄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법이다. 예전에 카크니 액센트(런던 이스트 노동자 말투)에 대한 이야기를 포스팅한 적도 있었다.

뭐 간단히 말하자면 좀 재미있는거 같은 데 잘 모름. 영어 자체가 재미있다기 보다 분류와 특징이 재미있다. 영어 자체를 재미있어 했으면 영어를 잘 했을텐데, 분류를 재미있어하니까 지도만 외우게 되었다. 인생은 이런 식으로 갈린다. 이 와중에도 더 무용한 걸 택한 나는 슬프다.

남부 영어에 대해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느낌은 예전에 블루스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뮤지션들의 영어. 루이지애나 사람들이 많은데 입을 다물지 않고, 계속 조금은 벌린 상태로 프랑스어 듣는 거 같은 느낌의 영어를 한다.

참고로 입을 안 다무는 건 영국 영어도 가만히 듣다 보면 좀 그런 경향이 있다. 그거 좀 좋아한다...

루이지애나 사투리는 케이준, 크레올, 얫 같은 게 있다. 뉴올리언스 세인츠(풋볼) 동네 팬을 Yat Dat이라고도 하는데 이 얫이 그 얫이다. 케이준은 내륙 쪽, 미시시피의 사투리고 크레올은 바닷가쪽이다.

크레올은 사실 다른 언어다. 바다 상인들이 쓰던 말로 예전에는 무역항을 중심으로 지역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캐리비안 근처, 솔로몬 제도 등등에서 사용된다. 이게 정착된 외국인들과 결합되어 대를 넘어가면서 포트투갈 크레올, 프렌치 크레올, 잉글리시 크레올 이런 식으로 정착되었다.

위키(링크)를 보면 변종들이 다양하다는 걸 알 수 있다.

루이지애나 크리올은 프랑스어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건 서울말-제주말 정도 차이가 아니라 한국어-일본어 정도 차이라고 보면 된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케이준 액센트.

 

루이지애나 크레올 유용한 표현을 배워봅시다.

 

옛날 케이준 잉글리시. 루이지애나 스토리인가 하는 작품이라고 한다. 이걸 듣다 보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나오는 남부 장군들의 말투가 떠오른다.

뭐 그렇다고. 트루 블러드에는 남부 액센트를 쓰는 사람들이 잔뜩 나오는데 별로 재미는 없다. 그게 문제 -_-

추위, 오구오구, 훈련

1. 너무 춥다. 집에 오는 길에 날씨를 보니 기온은 0도, 바람이 좀 불어서 체감 온도는 영하 3도 쯤이다. 옷은 작년 한 겨울 쯤 입은 것과 거의 같았는데 셔츠에 플리스, 오리털 파카, 청바지에 운동화였다. 여기에 머플러, 더 추우면 히트텍 정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