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모르겠는데 채널J에서는 이 방송의 제목을 이렇게 표기하고 있다. 몇 번 말했듯이 더 라멘을 열심히 보고 있다. 규슈 편이 끝났고, 훗카이도 편이 중반을 넘어가고 있다. 라멘을 궁금해 하기도 하고 우리나라 라멘집에도 가끔 가서 맛있게 먹는다.
하지만 오사카에서 유명하다는 어떤 라멘집에서 먹은 라멘은 정말 입맛에 안 맞았는데(짬과 느끼함이 결정체를 이루고 있었다 -_-) 그 덕분에 한국에서 먹는 건 어찌 되었든 우리 식으로 중화된 것들이 아닌가 하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그때는 상식이 꽤나 부족했기 때문에 지금 가서 뒤적거리고 다니면 또 어떨 지 모르겠다.
여하튼 더 라멘.
왼쪽이 '한츠'라고 말하자면 라멘 마니아다. 2,500여 라멘집을 전전했다고 하고, 책도 쓰고, 컨셉 라멘샵 디자인도 하고 뭐 그렇단다. 뭐든 어지간하면 즐거워하며 지금 화면과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전형적인 오타쿠다. 내가 본 일종의 오타쿠들은 넷상의 전형적인 모습과 달리 하나같이 일종의 여유가 만들어내는, 저 표정과 거의 비슷한 편안한 웃음을 가지고 있었다.
오른쪽은 '바바'라고 방송 PD다. 라멘을 좋아해서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한다.
가만 보면 둘 다 뭐든 라멘이 나오면 좋아한다. 맛 이런 것도 별로 안 따지는 것 같고 그냥 즐거운 얼굴 들이다. '제대로 된 라면이군요'같은 따지고 보면 엄격한 대사도 어쩌다 나오는 게 아니라 한 회에 한 두 번 씩은 나온다. 지금까지 보면서 라멘 남기는 모습을 딱 한 번 봤다(관광지에 있는 특산물 라멘을 한츠가 남겼다). 이런 거야 뭐 여러가지 사정이 있을테니 그려려니 한다.
보면서 몇 가지 신경쓰이는 것들이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
1) 둘 다 면을 젓가락으로 우선 길게 뺀 다음 후루룩- 하며 한 번에 먹는다. 섞는 일은 거의 없다. 섞지 않는 건 나도 거의 그렇게 먹기 때문에 이질감은 없는데, 한 번에 먹는 방식은 역시 신경쓰인다.
2) 후루룩- 다음인데 한츠는 면을 거의 씹지 않는다. 계속 그걸 보고 있으면 내가 다 소화가 안 되는 거 같다. 이게 너무 신경쓰인다.
3) 중간에 어딘가 해변을 가는 에피소드가 있다. 규슈 편 중에 하나였을 거다. 남자 둘이 여행을 다니는 거는 나도 참 많이 하는 거기 때문에 보면서 아, 저런 걸 하면 재미있겠구나 하고 생각하는 점이 좀 있다. 그런데 해변 에피소드에서 이 둘은 -
해변을 둘이 달리기를 한다, 둘 다 맨 위 한츠의 웃음 표정을 하고 있다 / 한츠가 팔굽혀 펴기를 하고 바바는 옆에서 구경을 한다 / 발로 물을 차고, 서로 웃으며 즐거워한다
이런 걸 했다. 팔굽혀 펴기 장면은 정말 너무나 이상해서 보면서도 대체 저게 뭐하는 거냐 하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다. 아니 왜 해변에서 한 명은 웃으며 팔굽혀 펴기를 열심히 하고, 한 명은 그걸 응원하듯 보고 있던 걸까, 그것도 방송에서. 해변의 즐거운 놀이라고 하기엔 너무 이상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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