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17

20120917 저녁

종일 태풍으로 비가 내린다. 바람은 생각보다 많이 안 불고 있어서 그런지 태풍 비 같지 않고 장마 비 같다. 두통이 심하다. 이유를 모르겠다. 아침에 창문을 닫으면서 잠시 오한이 느껴졌는데 몸살이나 감기 같은 게 걸린 걸지도 모르겠다. 미장원에 다녀왔다. 정기적으로 가야지라고 생각하면서도 매번 뒤늦게 찾아간다. 그래서 약간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팁이라도 줘야지 싶은 생각도 자주 드는데 그것도 좀 애매하다.

여하튼 미장원 의자에 앉아 형광등 불빛 아래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가만히 보는데 정말 가관이었다. 특히 얼굴빛이 너무 안 좋다. 사는 게 아무리 지랄같아도 할 수 있는 한 좋은 모습을 유지시키자는 내 나름대로의 약속이 있었는데 올해 들어 박살이 난 기분이다. 거기다 얼굴에 뭐가 많이도 났고, 전반적으로 깨끗해보이지도 않는다. 개인적인 목표 중 하나가 어디 구석에서 변사체로 발견되더라도 아름답진 못할지언정(이건 타고나야 되는 게 있다) 깔끔하고 깨끗한 모습으로 발견되자라는 거고, 나름 가능한 범위 안에서는 유지시키고 있었는데 보고 있으니 영 글러먹었다는 생각이 퍼뜩 든다.

머리는 정말 별 생각이 없어서 항상 가면 하는 말이 뒷머리는 짧게 치고 나머지는 거기에 대충 맞춰주세요다. 뒷머리가 손에 잡히는 기분, 목을 덮고 있는 기분을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주문은 매번 같지만 결과는 항상 다르다. 그게 나름 재미있기도 하다... 어쨌든 머리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이 없는 거 같다.

잘 좀 씻고, 로션도 열심히 바르고 해야 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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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 표현,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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