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08

카라의 두 음반을 듣다

1. 판도라를 듣다. 스텝 이후 꽤 오래간 만에 신곡을 들고 나온 거 같다. EP는 5곡이 실려있는데 마지막 곡은 판도라(Inst.)라 다운받지 않았다. 구입했는데 아이튠스에 4/5가 마지막 곡인 건 역시 좀 마음에 안 드는데 Inst가 한두 곡 씩 포함되는 게 요즘 추세라 어쩔 수 없다.

첫 곡 Way는 중기 타입의 살짝 명랑한 가벼운 곡.

두 번째는 판도라. 최근 카라 곡들이 보여주던 달리는 듯이 밀어붙이는 힘은 살짝 줄어들었다. '섹시'를 강조하고 있는데 기존 카라의 팬들에게는 (즐거운..) 변신으로 받아들여질테니 기쁘겠지만, 걸그룹 사이에 이런 이미지들이 너무 범람하고 있는 상황에서 딱히 카라만의 섹시함 같은 특별한 이미지를 만들어내지 못한 건 역시 아쉽다. 그리고 매번 타이틀 곡에 들어있던 하라의 꺄- 꺄- 하는 코러스가 없다.

세 번째는 Idiot, 동화나 만화같은 아기자기한 곡. 전반적으로 아다리가 안 맞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데 카라 특유의 귀여운 떼창/화음 후렴구가 나오면서 다 묻힌다.

네 번째가 그리운 날엔 (Miss U). 이 곡은 판도라와 함께 음악 방송에 들고 나가는데 살짝 뮤지컬이나 소프트 재즈 풍이 나는 역시 귀여운 곡이다. Bob U라는 발음하기도 어렵고 어감도 이상한 가사를 왜 넣었는 지가 무척 궁금하다.

이렇게 보면 섹시 변신을 시도했다지만 나머지 세 곡이 다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쭉 들으면 타이틀 격인 판도라가 오히려 이상한 길을 걷고 있다. 그게 좀 재미있다...지만 생각해 보면 점핑, 스텝도 이 두 타이틀 곡 이외에는 다 '살짝 어설픈 느낌 + 민망한 가사'의 귀여움으로 승부를 보고 있다.

카라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여전히 판도라보다는 그리운 날에가 아닌가 싶다. 애프터스쿨이 손목시계나 Timeless를 불렀다고 늘씬 늘씬이 생각 안 나는 게 아닌 것과 같다.

 

2. 컬렉션을 듣다. 일본반이다. 멤버들의 솔로곡 모음에 이미 발표되었던 Go Go Summer가 합쳐져있다. 전반적으로 미드 템포의 발라드 곡들이 많다. 이건 풀 음반처럼 나왔는데 반이 Inst다. 아래 뮤비 링크는 카라 팬으로 생각되는 분이 올려 놓은 것들. 유투브에 오피셜 M/V들을 안 올려놨다.

카라네 회사가 원래 그렇더라고. 싸이는 풀 뮤비를 유투브에 올려놨는데도 아이튠스 뮤비 스토어에서 1등인데, 그걸 보고 눈치채는 바가 부디 있기를.

Wanna Do는 지영의 재팬 팝/락 느낌이 나는 발라드. M/V 내용이 아주 민망하지만 여튼 화면과 동작에 느낌이 잘 살아 있다. 전형적인 패턴이라 쉽게 질릴 가능성이 있는데 지영 양이 여러가지로 목소리와 강약을 조절하며 잘 끌고 간다. 꽤 괜찮다 - http://youtu.be/s-uGDmOyYqw

Lost는 니콜의 발라드. 피처링에 2AM의 진운. 둘이 친구로 알고 있는데(예전에 몰카 같은 거 하는 거 본 적 있다) 같이 불렀네. 니콜 목소리가 생각보다 선이 굵은데 진운 분량을 좀 늘렸으면 어땠으려나 - http://youtu.be/Amnz8HbNHV4

Secret Love는 하라. 이건 약간 아쉽다. 어차피 가창력으로 승부 보는 게 아닌데 리듬을 더 복잡하게 쪼개며 아무로 느낌을 좀 더 살렸으면 좋았을텐데 - http://youtu.be/HIAkMZixZPc

Hakuchuumu는 규리. 백일몽이라는 뜻이다. 탱고곡이다. 이런 묻히기 쉬운 컨셉의 음반에서 정말 훌륭한 한 수다. 명확한 자기 인식과 이미지 캐치, 그리고 그 강화. 아무리 봐도 카라 중에서는 제일 크게 될 것 같은 사람이다. 그의 인생에 조금이라도 끼어들 수 있다면, 살짝 괴롭히고 싶다 -_- 뮤비가 있었던 거 같은데 못 찾았다 / Guilty는 승연. 승연 양도 노래 잘 하는 건 아니까 자기가 좋아하는 거 말고, 자기가 잘 하는 걸 잘 좀 골라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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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 변함,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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