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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18

보일러, 녹차

1. 며칠 전에도 추위에 대한 이야기를 포스팅했었다.

http://macrostars.blogspot.com/2011/01/blog-post_6668.html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춥다. 이번 추위의 특징은 집요하고, 거대하다는 점이다. 피할 곳이 없고, 운명적이다. 왜 이렇게 추운가하고 찾아봤더니 지구 온난화든 뭐든 하여튼 그 영향으로, 극지방이 추위를 묶어놓지 못해 그 추위가 아래로 내려오고 있기 때문이란다. 무슨 소리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언뜻 이해는 간다.

가만히 보면 지구의 기온 변화는 극지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각 지역의 이상 기온은 그 여파로 인해 만들어지고 있다. 여하간 결론은 춥다.

각 게시판에 보일러 동파에 대한 이야기가 넘치고, 역시 내가 사는 곳의 보일러도 파이프가 얼었다. 다행히 난방은 되는데 온수가 안나오는 문제. 인터넷을 막 뒤져봤더니 온수가 급수되는 파이프가 얼어서 그런 경우가 많으니 뭐로든 녹이라고 되어 있더라. 작년에 파이프를 꽁꽁 싸놨었는데 자세히 보니 틈이 있었다.

여하튼 오밤중에 헤어 드라이어들고 아무리 해봐도 안나오길래 뭔가 크게 잘못된건가 걱정했는데 낮에 보일러에 대고 전기 난로를 한시간 정도 틀어놨더니 다시 나온다. ㅠㅠ 다행이다.

 

생각해서 쓰기 귀찮으니까(ㅠㅠ) 전기 누진세에 대한 글 두개 링크. 내 의견과 미묘하게 다른 부분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구조 자체가 문제라는 점에서 동의한다.

http://ozzyz.egloos.com/4522604

http://goo.gl/ZJmrW

 

아무리 대의가 중요하다지만 사람이 살기 위해 나라가 만들어진 건데, 이 나라는 결국 하위 10%부터 차례대로 얼어죽기라도 해야 만족하지 않을까 싶다.

 

2. 어쨋든 추워서 밤에 집에 들어와 몸을 녹히며 녹차를 마신다.

213608

아래 포스트에서 말한 오설록 덖음차다. 역시 비리다.

http://macrostars.blogspot.com/2011/01/blog-post_8121.html

 

요새 밤에 뭐든 먹기만 하면 체한다. 그래서 그냥 녹차에 초콜렛이나 먹으려고 했는데 뭔가 부족해 땅콩도 먹는다. 초콜렛은 제주 감귤 초콜렛. 하르방 웃는 얼굴이 귀엽다. 동생은 백년초 초콜렛을 줬는데 그 하르방은 표정도 조금 다르고 다리도 길다.

20100524

라뤼보고관 2

딴지일보에 라뤼보고관의 연세대 강연과 기자회견의 번역본이 올라왔다. 내가 내지르는 천마디 헛소리보다 백배는 가치있는 내용이다.

http://www.ddanzi.com/news/20505.html

 

가만히 읽어보면 일면 교과서적이고 이런건 누구나 할 수 있는 말 아냐 싶은 이야기들 뿐이다. 당연하다. 그런게 인권의 원칙이기 때문이다.

인권과 언론, 집회의 자유는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이 사회에서는 이미 사문화되버린 듯한 교과서 적인 내용과 현실 사이에 얼마나 큰 간격이 있는지, 그 간격을 조금이라도 좁히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아프고, 다치고, 심지어 죽기 까지 했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주어가 없는 그 양반이 전쟁 기념관까지 가서 말 같지도 않은 이야기를 내뱉고, 지하철 역 마다 두 명씩 짝지은 경찰들이 돌아다니고, 불심검문과 가방 검사를 받았다는 글이 각종 커뮤니티 자유게시판에 툭하면 올라오는 2010년 5월이다.

20100512

hemming and hawing

머리에서 깡통 소리가 난다. 뎅강뎅강. WLW에는 블로그에 올리려고 조금 끄적거리다 만 글들 - style fluxes, 공기 인형, 짬뽕집, 에르메스의 폴딩 여행 벨트, 노키아 N8 Q&A - 이 잔뜩 쌓여있다. 혼자, 심심해서, 재미로 하는건데도 이렇게 쌓여있으면 부담스럽긴 하다 - 덥석 지워버리기도 애매하다.

 

이글루스 카테고리를 유심히 보면 알겠지만 나름 잡지 구성이고 - 패션/피쳐/뷰티/시사/미셀러니 - 원래 계획대로 라면 정기적으로 뭔가를 써내는거였기 때문에 (사실은 pdf로 만들 생각을 했었다) 이런 의도적인 부담이 짜증나는 수준은 아니다. 그래도 삶에 치이다 보면 이런 생각도 나고, 저런 생각도 나고.

 

다른 문제들을 다 차치하고 블로그에 한정시켜 생각하자면 요즘 콴터티(Quantity)를 떨어뜨리고 퀄러티(Quality)를 높이는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부암동을 다녀오고나서 옛날에 여기저기 써놓았던 글들을 다시 뒤적거리다 보니, 이거 방향이 영 이상해 졌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로 의존성, path dependency, 즉 관행의 함정에 빠져버렸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이렇게 쏟아 붇는, 임계 질량 도달(압도적인 양이 언젠가 질적 변화를 만들어낸다는 개인적인 이론 - 즉 퀄러티가 안되면 콴터티로 승부하라)을 노린 블로그 질이라도 안하면 그렇잖아도 둔탁해진 깡통같은 사고의 폭이 더 좁아질거 같은 두려움이 있기는 하다. 이것마자 관행이라면 관행이다.

 

거진 10년 전에 의도하고 시작했던 걷기 순례에서 한 발짝도 못 나간거 같은 두려움의 엄습은 어찌되었든 마음을 답답하게 만든다. 뭐가 변하긴 한건가? 이럴려는 거였으면 차라리 투기나 경마 같은 걸 연구해서 돈을 왕창 벌든, 망하든 해버렸던게 더 의미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동물원에서 찍은 사진을 가만히 다시 보는데 정작 재미있게 보았던 것들 -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가만히 앉아있던 롤랜드 고릴라, 고기를 먹겠다고 몸을 번쩍 들고 다리를 휘두르며 싸우던 사자, 예쁘게 생긴 설표(snow leopard가 우리말로 설표였다), 내가 소리를 지르면 귀찮게 한번씩 쳐다보던 늑대 같은건 구경하느라 정신이 팔려서 한 장도 찍은게 없다. 사진 작가의 삶을 타고난건 아닌게 분명하다.

 

제목은 hemming and hawing. 짐작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이 관용구를 배웠기 때문에 어떻게 써보면서 익히고 싶었는데, 마땅히 쓸데가 없어서 이렇게라도 해본다. 결국 말이 그렇다는 이야기. 어쨋든 여기는 다이나믹 발전소라고. 쿵쾅 쿵쾅.

20100205

iPad 관련 괜시리 글, 그리고 트위터

사실 얼마 전에 다른 블로그에다가 iPad 이야기를 썼는데 그냥 또 주절주절 생각나서. 이걸 어디다 마땅히 올릴 곳도 없고 해서 그냥 여기다 올린다.

블로그 세개를 카테고리처럼 하나는 패션 및 예술 분야를 비롯해 사는 이야기, 또 하나는 모바일 제품과 관련된 이야기, 그리고 여기는 여행과 경제, 정치 관련된 이야기를 올리는 식으로 살고 있는데(어차피 전부다 WLW로 쓰니까 일일이 찾아다니고 하면서 귀찮거나 하지는 않다) iPad 이야기를 우선은 모바일 관련 블로그에 올리고 나니 또 생각나는 것들은 어디에 써야되는지 마땅치가 않다. 카테고라이즈라는 선입견식 분류는 이래서 위험하고 상상력을 마비시킨다. 역시 블로그는 일기 쓰듯 생각나는 이야기들을 줄줄 내려 써야하고, 애초에 그랬어야 하는데, 이건 이제와서 되돌리기도 그렇고, 괜히 아깝고.

 

iPad와 관련해서 회사들, 특히 언론사, 출판사들이 아주 바쁘게 돌아가고는 있다. 인터넷 초기에 신문들이 뭐가 뭔지 모르고 그저 페이지뷰/영향력 늘어난다는 생각에 포털 사이트에 기사를 뿌려댔다가 손해를 좀 막심하게 봤고 꽤 많은 회사들이 망하거나 망하기 직전의 상황으로 완전 사양 사업 취급을 받고 있었는데(아무리 봐도 수익원이 존재하지 않고 페이지 뷰로 인한 수익은 포털들이 다 가져가고 있으니) 모바일 분야에서는 어떻게든 포지셔닝을 잡으려고 애쓰고 있다.

그 중 하나가 iPad을 이용한 신문 구독. 이게 좀 궁금한게 잡지 같은 경우에는 한달이라는 텀이 있으니까 뭔가 쌓아서 보내주면 괜찮을 듯 한데 신문 같은 경우에는 어떤 식으로 배달을 할지 궁금하다. 설마하니 요즘 같은 실시간 시대에 매일 아침 배달해 줍니다 방식으로 하지는 않을거 같다.

결국 홈페이지는 지금처럼 열어놓고 속보 같은걸 전하고, 사설이라든가 좀 복잡한 이야기는 배달하는 방식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이건 솔직히 말하자면 너무 구태의연하게 보인다. 뭔가 획기적인 방법이 없을까 곰곰히 생각해 봐도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 iTunes Store에서 음악 사듯이 기사 한개당 얼마 이렇게 하는 것도 웃기고. 아주 고급의, 정말 이 신문 아니면 볼 수 없으면서도 무척이나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게 아니라면 이런 식으로는 승부 보기는 어렵지 싶은데. 뭐 그건 머독이 잘 생각해 낼테고.

결국 구글이 만들어놓은 뉴스는 무료라는 세상은 오래 갈 종류는 아니었다. 기사를 만드는 사람들이 수입원이 택도 없이 작으니 어떤 식으로라도 유지가 가능할 정도의 보상이 이뤄졌어야 한다. 그 사이를 애플이 치고 나가고 있고 - 내 말대로 하면 니들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잡스의 외침이 여기까지 들린다 - 이로서 구글의 수입 약화는 분명해 보인다. 결국 애플이 iPad를 내놓으면 구글도 타블렛을 같이 내놓거나 혹은 구글 뉴스 어플을 만들어 유료화 시켜서 한 배를 타는 방법 밖에 별 수 없지 않나 싶다.

그게 아니면 차라리 구글 뉴스라고 언론사를 만들어 기자를 직접 뽑아버리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비용이 많이 커지기는 하겠지만 덤으로 더욱 강력한 영향력을 챙길 수 있고 잘하면 타블렛 신문을 유명무실하게 만들 수도 있다. 물론 이러면 너무나 큰 독점이 - 실로 구글 월드 - 되버릴 가능성이 높기는 하지만.

미국이 이런 식으로 돌아가면 우리나라도 아마 태블릿을 두고 - iPad는 아닐거 같지만 - 한동안 잡음이 오고갈 듯 하다. 저 모델이 성공적이면 분명 우리나라에서도 한국형 모델이 등장할 테니까.

분명한 건 신문을 보기 위해 다시 돈을 내야 하는 시기가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가격 책정이 문제겠지만 딱히 큰 불만은 없다). 부디 그 도구가 한국에서 S모사걸 반드시 써야하지 않아도 되기를 바란다. 더불어 광고 잔뜩 띄어놓고 쓰잘데기도 없는 기사 몇개 포털에 뿌려놓고 보여주면서 생색내는 몇몇 신문을 이제 일부러 찾아가지 않는 한 다시는 안봐도 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꽤 기쁘다.

 

갑자기 또 생각나서.

트위터가 슬렁슬렁 가입자 수를 유지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선거가 복병이 될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그랬었지만, 특히 우리나라처럼 다양한 법규로 선거 운동이 막혀있는 상황에서 트위터가 어떤 역할을 할지 기대가 된다.

구글 블로그나 텀블 블로그에 비리 사실이나 후보자의 문제점 올려놓고 지메일로 가입되어 있는 트위터에서 RT 때려대면, 낙선 운동 이런거 하기는 딱 좋다. H모당이 그리도 좋아하는 규제가 없는 자유 경쟁이다. 오, 위대한 시장이여. 자유 경쟁이라는게 말만 자유지 얼마나 환경과 초기 인프라에 의해 좌우되는지 그 사람들도 좀 겪어봤으면 싶다.

어쨋든 오늘 뉴스를 보니까 경찰이었나, 여튼 거기서 트위터를 선거 홍보로 삼는걸 단속할 예정이라고 한다. 뭐 분명 실정법 위반이 있으면 나중에 헌법 소원으로 흘러간다고 해도 단속 대상인건 맞다. 경찰은 일단 법대로 해야 하는 조직이니까(가끔 임의 적용을 해서 문제지).

다만 과연 어떤 식으로 단속을 하려나 그게 궁금하다. 내가 아는 범위 안에서는 잘 모르겠다. 나야 뭐 딱히 선거 운동 같은거 하는 체질은 아니지만 여튼 흥미 진진하게 지켜볼 생각이다.

20090528

2009년 5월 말 즈음

솔직히 현 정부의 전략이 정확히 이해가 가지는 않는다. 우리로서는 너무나 분에 넘치는 10년의 세월이 지난 후 새로 찾아온 정부는 싱가폴이나 두바이 식의, 민주주의는 안해도 되니까 잘 살면되지 않느냐하는 방식이었다가 외교 문제가 얽히면서 이스라엘 식으로 턴하려고 하는게 아닌가 라는게 대략적인 느낌이다. 물론 이런 전략이라면 미국의 동조 내지는 아낌없는 지원이 필수적이고 그래서 PSI 전격 참여도 선언한거 아닌가 싶은데 그게 부시 시기에는 잘 통했을지 몰라도 지금은 이스라엘도 오바마 정부를 바라보며 노심초사하고 있는 시기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팔레스타인의 관계를 두근거리며 바라보고 있고, 한국은 미국과 북한이 관계를 두근거리며 바라보고 있다. 공통점은 어쨋든 평화가 찾아오는건 달갑지 않다 라는 점이다.

북한 역시 강경파와 온건파 대립 사이에서 균형이 무너져있기는 마찬가지다. 그 나라 역시 관료제의 모순이 극에 달해 있는데다가, 집권 기간의 연장 내지는 정권의 보존 외의 어떠한 정책적 목표도 가지고 있지 않다. 이런 모든 일들이 결국 남쪽에서 벌어진 선거 한 번이 가져온 결과라는 점에서 대의 민주주의라는게 얼마나 허약한 기반에 기대고 있는지 실감하게 된다. 그러고보면 남북 모두가 이제 세계의 정치적, 경제적 흐름에서 거의 사라지고 있는 끝자락들을 꼭 붙잡고 놓치지 않기 위해 발악을 하고 있다. 우리네 역사 발전 단계를 놓고 보면 이 정도 까지 할 수 있는건가 싶다. 청산해야 할 것들을 청산하지 않은 결과가, 그리고 정신적 균형이 담보되지 않은 배금주의의 결과가 이렇게 찾아온다.

저번에 공민왕 이야기에서 잠시 썼던 것처럼 이게 역사가 발전하기 위한 극한 반동의 시기 정도로 이해한다면 그 이상 낙관적일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대충 느긋하게 맘 잡고 기다려 보자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사태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음모론을 타박하는 사람들이 흔히 펼치는 반론은 음모론의 대상들이 얼마나 바쁜 사람들인데 모여서 그런 세세한 것들까지 고려한다는게 말이 되냐고들 한다. 맞는 이야기다. 하지만 루니와 박지성이 골을 넣을때 이렇게 저렇게 하자고 말하고 시작하지 않는다. 프로훼셔널의 세계의 작전이란 눈빛만 보면 읽을 수 있고, 그에 맞춰 반응해 골을 집어넣는 세계다. 남북 정부 모두 상대의 반응을 보면서 적대적 전략을 쑥쑥 키워가며 자기들의 이익을 챙기려 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결국 영결식 문제에 대해 한치도 양보를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서울 광장 개방 요구에 전의경 200 중대 배치로 화답했다. 도대체 내일 저녁에 무슨 일이 생길지 전혀 짐작이 가지 않는다. 아무리 투표로 당선된 정부라지만, 정책을 수긍하는데도 한도가 있는 법인데 시민들이 정말 이대로 수긍하고 말 것인지 궁금하다. 사람 모이는게 싫다 싫다 해도 이 정도인건 정말 대단하다.

그리고 전면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처럼 압도적인 군사적 우위가 아닌한 정권 유지가 목표인 대립에서 전면전은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국지전 발생 가능성은 엄청나게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신선 놀음에 시민들만 피곤하다. 가장 충돌 가능성이 높은 서해안 부근에 근무하는 장병들의 안전을 기원할 뿐이다.

참, 골치아픈 상황이다.

20090501

집회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52847.html

깝깝한 이야기 하나. 이거 말고 건대에서 노동절 행사가 예정되어 있었는데 학교가 봉쇄되었다드라-하는 뉴스도 있는데 그건 생략.

 

경찰이 원하는 건 아마 수사권 독립, 수사권 내에서의 권한 강화 같은 것들일테고 이를 얻어내기 위해 우선적으로 검찰의 기소 독점 주의의 폐지를 추구하고 있다. 이래야 경찰이 주요 사건에서 검찰의 심부름꾼이나 들러리격으로 평가절하 되는걸 막을 수 있다. 이를 얻어내기 위한 방법은 간단히 두가지를 들 수 있는데 하나는 권력의 종이 되어 떨어지는 고물을 얻어먹는 것이고, 또 하나는 시민들의 신뢰를 얻어 경찰에 권한을 강화시키자는 여론을 얻어내는 것이 있다.

전자는 가깝게 보이고, 기한도 짧고, 잘만 되면 확실하게 보이지만 후자는 멀리 보이고, 기간도 오래 걸릴 것이고, 여론이라는게 모호한 면이 있기 때문에 그러한 민의가 형성이 되어도 큰 전환점 같은게 오지 않는한 반영된다는 확신이 없다. 물론 후자가 민주주의 국가에서 올바른 길이고, 만약 경찰이 짧은 시야를 버린다면, 혹은 우리 사회가, 특히 정치의 권력층이 올바르게 간다는 확신이 있다면 그 길로 갈게 분명하다. 하지만 그들은 짧은 시야를 가지고 있고 우리 사회의 권력층이 올바르게 갈거라는 확신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들이 간과하고 있는 점 중 하나는 검사의 기소 독점권이 헌법에 규정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즉, 기소 독점권 폐지는 정치인들의 뜻만으로 되는게 아니라 시민들의 투표로 이루어지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정치인들, 지금의 여권 권력층의 신의를 얻는다고 해도 기껏해야 탁상위에 안건이 오르는 정도의 효용밖에 없다. 물론, 그것도 큰 일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면 그들의 기소 독점권이 헌법에 규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모를리가 없다. 법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일단은 법을 가까이 하고, 숙지하는 사람들이다. 특히 경찰의 상층부들은 말할 나위가 없다.

결국 그들 - 즉 경찰의 최상층부 - 가 어떤 전략을 지금 가지고 있는지 대충은 엿볼 수 있다. 그들의 임기는 길어야 10년 남짓 쯤 남아 있을 것이고 대부분은 현 정권과 운명을 같이 하고 끝나게 될 것이다. 그들도 그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다. 그러므로 그들은 그냥 이런 저런 핑계로 남은 기간 동안 편안히, 자신의 권력을 극대화 시키고 마무리 지을 길을 찾았을 뿐이다.

결국 아직 임기가 10년 이상 남은 그 아래, 앞으로 경찰의 상층부가 될 사람들은, 지금의 최상층부에게 이용만 당하고 정권이 바뀌면 새로운 권력층과(저들은 이 전 권력층에게만 충성하던 사람들일 뿐이다), 시민들(그들이 무엇을 했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의 타박을 받게 될 것이다. 그 조직의 가장 안타까운 점은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 못하고 있든지, 아니면 인지하면서도 그걸 바꿀 수 있는 의지가 없든지 한다는 점이다.

군사 정권 시절에 함께 날뛰던 임관급, 영관급 장교들이 87년 이후 어떻게 되었나를 생각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그들은 자신의 선배들이 정치권, 공기업 심지어 사기업에까지 맘대로 들어가 정치를 뒤에 업고 권력을 휘두르는 모습을 보았고, 너희들도 이렇게 될테니 말 잘 들으라는 정치 장교들의 꼬드낌에 자기도 그렇게 될 줄만 알고 덩달아 날뛰기만 했지, 민주화 같은게 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그와 똑같은 짓을 경찰이 지금 하고 있다. 87년에 새 헌법이 만들어지고 하나회가 없어져 군의 정치색을 거의 사라지게 만들 때까지 6년의 텀이 있었다. 역사가 후세에 알려주는 교훈들을 이리도 못 듣는 사람들이 있다.

20090429

요즘은 왜 이러는지

1. 날씨가 이상하다. 파란 하늘에 햇빛이 쨍하니 내리 쬐다가 커피 한 잔 마시고 보면 비가 내리고 있다. 먹구름 몇개가 동실 동실 떠다니며 내키는대로 비를 뿌려댄다. 스마트폰 구입하면 제일 먼저 해보는게 날씨 어플 설치해 구경하는 거라는데 핸디 웨더라는 이 놈은 기상청 보다 더 못난 놈이다.

Screenshot0015

2.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2D&mid=sec&sid1=105&sid2=226&oid=008&aid=0002137993 다들 해외 이메일로 떠나고 있다고 한다.

3. http://maps.google.com/maps/ms?ie=UTF8&hl=en&t=p&msa=0&msid=106484775090296685271.0004681a37b713f6b5950&ll=22.22809,-111.357422&spn=35.796953,63.896484&z=4 며칠 전까지만 해도 돼지 인플루엔자였다가 지금은 SI로 이름이 바뀐 독감도 난리다. 이 병의 특징은 멕시코 인 외에 사망자가 없다는 점, 사망자가 모두 25세 이상의 성인 점이라는 사실이다. 지금까지의 독감을 생각해 보면(보통은 어린 아이와 노인이 취약하다) 이건 인플루엔자가 아니라 뭔가 다른 이상한 놈이 아닐까 의심스럽다(잘 모르고 하는 이야기니 신경쓰지 말 것). 어쨋든 돼지 고기와는 별 관계 없다고 한다(별 관계가 있다는 생각도 사실 안든다, 무슨 단백질 변형도 아니고 바이러스인데)

4. 할 수 없이 폰 핵(hack)의 세계에 입문했다. KTF에서 Welcome to KTF… 라는 글자를 휴대폰에서 안보이게만 해 줬어도(뭐 자랑이라고 배경 화면에 반드시 보이게 만들어놨다) 이런 귀찮은 짓은 안했을 거다. 회사나 사람이나 쓰잘데 없는 짓을 하면 안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낀다.

5. 오늘(4월 29일)은 국회의원 재보선 선거가 5곳에서 있는 날이다. 내가 사는 곳은 해당 사항 없지만, 해당 지역에서 선거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부디 높은 투표율이 나왔으면 좋겠다. 정치 중심의 사회와 경제 중심의 사회가 서로 배척하는 관계가 아니라 중용과 조화를 이루는 관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6. 방에서 책장 하나와 책상 하나를 내다 버려야 하는데 그냥 방치해 두고 있다. 널부러져 있는 안쓰는, 더구나 막 무너져내린 모습을 보면 깝깝하기는 한데 정말 귀찮아서 손도 못대겠다.



PS 선거 결과가 나왔다. 재보선 선거치고 투표율도 엉망으로 나오지는 않았고, 여당은 한 명도 안되었고 진보신당 후보 한 명이 당선되었다. 생각보다 결과가 좋다. 화이튕!

20090408

전환기에 있어서 교육

*어제 우분투를 켜고 이걸 쓰다가 날려먹었다. 구글 블로그는 기본적으로 자동 저장을 하는데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공민왕이 즉위했을 당시 고려는 원(몽고) 지배 하에 있었다. 막강한 원의 세력 덕분에 고려 내에서도 친원 세력과 권문 세가들의 보수 정치의 폐단이 만연해 있었다. 이러쿵 저러쿵 해도 폐단의 핵심은 토지의 점탈이다.

공민왕은 즉위 후 원의 연호, 관제를 폐지하고 내정 간섭을 하던 사법 기관 이문소를 폐지한다. 그리고 친원파와 권문 세가들을 숙청하고 원의 직속령이었던 쌍성총관부를 탈환한다. 이는 원이 세퇴해 가고 신진 국가인 명나라의 세력이 커지고 있는 당시 세계 정세를 읽은 시도이기도 하다.

하지만 물론 친원파와 권문 세가들의 반발이 있었고 부인인 노국대장 공주가 난산으로 사망한 일도 겪는다. 공민왕은 이에 굴하지 않고 신돈을 기용해 개혁을 주도하게 한다. 신돈은 보수 세력이 불법 탈취한 토지를 돌려주고 억울하게 노비가 된 사람들을 해방 시키는 등의 개혁을 한다.

그리고 공민왕은 성균관을 다시 부흥시켜 당시 시대상황으로는 래디컬한 사상이었던 성리학을 공부한 학자들을 무더기로 배출시킨다.

결국 개혁은 실패하는데 신돈의 악행과 공민왕의 실수 등도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개혁을 뒷받침할 세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공민왕이나 신돈 같은 개인이 일사천리로 진행한다고 될 일도 아니고 될 수도 없는 일이다.

무슨 개혁이든 적어도 위 아래 모든 계층의 1/3이라도 포섭하는 공통된 마인드가 있어야 하는데 오직 위에서 아래로의 개혁만이 있었다. 물론 이는 시민 교육을 의도적으로 등한시 시킨 원의 책략도 숨어있다. 우민 정책만큼 효과적인 개혁의 장애물은 없다. 공민왕은 실의에 빠져있다가 결국 시해당한다.

그리고 우왕이 즉위하고 극단적인 반동 보수 정치가 시작된다. 원의 쇠퇴와 함께 친원파 세력이 조금은 수그러들었지만 기존 권문 세력의 횡포는 제어가 불가능했다. 토지 겸병이 자행되고 “가난한 사람은 송곳 꽂을 땅도 없다”는 말이 돈다. 그리고 이들은 새로 부흥하는 명을 적대시하고 망해가는 원을 가까이하는 시대 역행적인 외교를 펼친다.

이런 극단적인 보수 반동 정치는 공민왕 시절의 개혁 정치가 실패했던 원인 중 한가지인 공통된 마인드 형성에 이바지한다. 도저히 이대로는 살 수 없다라는 생각이 횡횡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바로 성균관을 나온 개혁 성형의 학자들이다.

이렇게 혁명의 조건은 완벽히 갖춰졌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민중 혁명은 일어나지 못하는데 성균관을 나오는 부르주아들이 시민의 힘을 빌릴 필요도 없이 왕조 개창에 성공해 버리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는 이성계를 위시로 한 무장 세력의 도움이 컸다.

결국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으로 실권을 장악하고 우왕, 창왕을 차례로 내쫓고 공양왕 시기에 토지 개혁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공양왕 2년에 옛 토지 대장을 모두 불태워 버리고, 공양왕 3년에는 전격적으로 과전법을 실시 우리 역사상 최초이자 마지막인 무상몰수 무상분배의 토지 개혁을 실시한다(북한은 광복이후 실시했다). 그리고 그 다음해인 1392년 7월 17일 도평의사사의 인준으로 조선왕조를 개창한다.

 

** 위에서 잠시 언급했듯이 혁명은 어느 정도의 세력 형성이 없으면 실패한다. 이건 모든 분야에서 마찬가지다. 보수 세력의 이권을 위한 결집은 대단히 큰데 그에 대항하는 자들이 가질 모티베이션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순이 어지간히 커지지 않으면 혁명은 일어나지 않는다. 2차 대전 이후 영미, 유럽권 국가들은 그런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에 정치가 극단으로 치닫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물론 이런건 전후 50여년이 지나고, 전후 세대가 주도가 되어 그런 모순의 극단화된 상황에 대한 기억이 없는 자들이 신자유주의라는 극단적인 사상을 등장시키기 전까지의 이야기다.

개혁에 위아래 공통된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는건 아주 소소한 이야기에도 응용할 수 있다. 모바일 산업의 발전은 눈부시지만, 통신 3사의 담합에 익숙해져있는 대다수의 국내 소비자들은 통신 3사가 제공하는 사고의 틀에 얽메어 있다. 그래서 뭐가 잘못되고 있는지조차 제대로 깨닫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들(생산자와 서비스 프로바이더)이 찔끔찔끔 보여주는 기술의 일면에 감탄하도록 인식이 재구성되어진다.

이런건 단지 우리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경쟁이 훨씬 치열해 할 수 없이 여러 기술을 미리 미리 내보내야 하는 영미, 유럽권 국가에서도 소비자들은 통신 요금이라는 벽 때문에 사고에 제한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모든게 무상으로 공급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이런 건 사실 필연적인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훨씬 더 치열한 경쟁 상황”이 그나마 소비자들의 편의를 더 좋게 만들어주고 있다.

20090404

Mad bullying disease

Economist 2 April, 2009

북한이 이번 주에 김정일 체제를 비판하고 북한 여성의 탈북을 도우려던 한국 남성 한명을 억류시켰다. 이건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더 놀라운 일이 아래쪽 경계 넘어에서 있었다. 한국 검찰은 지난 주에 두번째로 큰 TV 방송국인 문화방송의 프로듀서와 24시간 뉴스 채널인 YTN의 노조원 네명을 체포했다.

전 농림부 장관과 그의 대리인이 2008년 4월 방송이 자신들을 비방했다고 고소했고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시사 프로그램인 PD 수첩의 이춘근 PD는 감옥에서 48시간을 보냈다. 프로그램은 미국산 소고기가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한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한승수 총리는 방송의 잘못된 정보가 미국산 소고기 수입에 대한 정부의 결정에 반대하는 수많은 거리 시위로 “한국을 혼란에” 빠트렸다고 말했다. 체포 영장은 나머지 다섯명의 PD 수첩 기자들에게도 발부되었다. MBC 사원들 중 일부는 그들의 경찰이 비디오 테잎과 노트들을 빼앗아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방송국 로비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YTN의 노종면 노조 위원장과 다른 세명은 구본홍 사장의 출근을 막은 혐의로 체포되었다. YTN 노조는 정부가 작년에 임명한 구본홍 사장이 방송의 편집 독립권을 회손시킬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논쟁이 진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노조 위원장의 구금에 대해 사원의 거의 반 정도가 파업에 참가했다. 앰네스트 인터내셔널은 그의 체포가 “정부가 한국의 언론을 장악하기 위한 늘어나고 있는 시도"들”의 일부라고 규정했다. 그리고 작년 다른 네개의 언론 그룹 - 가장 큰 방송국인 국가 소유의 KBS, 한국 방공 광고 공사, 아리랑 TV, Sky Life - 의 사장이 친 정부 인사로 교체되었다고 전했다.

현 여당은 인터넷에 정확하지 않거나 잘못된 정보를 올리는 일을 처벌해야 하는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정부의 경제 관리에 대해 조롱했다는 이유로 12월에는 블로거 박대성이 체포되었다. 그는 여전히 감옥에 있다. PD 수첩의 이춘근 PD는 “한국의 모든 언론인들이 지금 공포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 The Economist는 전통적으로 기자 이름도 직함도 쓰여있지 않다. 영국도 인터넷 자유 측면에서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소식을 요새 듣는다(무슨 법인가가 통과되었든가, 통과된다든가 그렇다). 다들 갑갑한 일들 뿐이군.

20090308

지리멸렬

원래 여기에 '힘들다'라는 포스팅이 있었는데 너무 직설적이라 거슬려서 이걸로 바꾼다. 원래 RSS 리더에 올블로그 베스트글과 이글루스의 이오공감을 등록해 놨었는데 며칠 전에 다 빼버렸다. MB 취임 이후 하도 헉-하는 뉴스들이 많아서 이제는 질려버린 감이 있다. 그리고 이로부터 수많은 논쟁들이 파생되어 벌어지고 있다. 근 몇 달간을 그러고 있는거 같다. 

솔직히 말하자면 인터넷으로 아무리 떠들어봐야 별 볼일 없기는 하다. 왜냐하면 지금 정권에 동의하는 사람들은 알바를 제외하고는 인터넷을 안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블로그에서의 담합, 혹은 논쟁은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들끼리의 회합, 또는 알바와의 소모적 논쟁이 대다수를 이룬다. 물론 사고의 끝 지점에서 결정을 위해 조금 더 정보가 필요한 사람들도 있다. 그런 이들에게 논쟁은 생산적일 수 있다. 하지만 아닌 경우가 너무 많다. 

이 정도의 물가 상승과 실업난, 그리고 신입 사원 임금 삭감같은 말도 안되는 정책에 폭동이 나도 시원찮을 형편인데, 현 정부가 경제 상황을 점점 더 어렵게 만들면서(딱히 의도하지는 않았다고 믿지만) 폭동을 일으키러 나갈 힘조차 빼놓고 있다. 

안타깝지만 자인하건데 지쳤다. 전형적인 현실 도피의 증세다. 예전에 봉준호가 감독 데뷔 하기 전에 '지리멸렬'이라는 독립 영화를 만든 적이 있다. 그 영화에서는 검사, 신문사 논설 위원, 교수라는 사회 주요층의 지리멸렬하고도 3류스러운 일상의 모습을 대비시켰는데 지금은 딱 내 꼴이 지리멸렬이다. 

이러다 보니 민감한 뉴스를 보는걸 피하게 되고 민감한 논쟁에 끼어드는 것도 피하게 된다. 대체 현 정부가 뭘 노리고 있는 건지 완벽하게 이해가 가지 않기 때문에 더 그런 걸 수도 있다. 분명 무슨 로드맵이 있는데, 그 로드맵이라는게 아무리 생각해 봐도 통으로 말아먹는 로드맵이다. 설마 그려랴하는 일말의 의심이 결론을 허공에 떠돌게 한다. 물론 남미식 토호주의가 헤게모니를 잡은 자들에게 무척이나 유리하다는건 분명한 팩트다. 정말 이들은 그걸 원하는 걸까?

며칠 전 러시아의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연설을 했다. 요지는 지금 러시아의 경제 위기는 세계 경제 위기 탓이 아니다. 우리가 대응을 잘못했기 때문이라는 내용이다. 물론 이건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되는 내용이 깔려있다. 푸틴이 영구 집권 금지 때문에 앉혀놓은 메드베네프가 어느덧 독자 노선을 걷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푸틴의 세력을 비판하기 위한 초석을 깔려는 시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는 푸틴의 영구 집권을 돕기 위해 러시아 관료들을 압박하기 위한 초석일 수도 있다. 

매우 모순적인 의견들인데 러시아의 정치는 그들의 외교만큼이나 아주 복잡한 어떤 선을 따라가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논란이 확산되자 곧바로 푸틴과 메드베데프의 관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어쨋든 꽤 스마트한 연설이었다. 그냥 저렇게 앞잡이나 하다가 사라질 사람은 아니지 싶다.

어쨋든 인터넷에서 의견을 모으고, 밖에서 움직이는 유비쿼터스의 세상이 빨리 찾아왔으면 좋겠다. 모든 걸 망쳐놓기에 5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Solidarity는 분명히 우리를 구원해 줄 수 있다. 


또 하나 : 좌파의, 혹은 반 보수주의 노선의 결정적인 약점은 도덕론에 메달리느라 목표를 자꾸만 놓친다는 점이다. 전투 방식에는 선도 없고, 악도 없다. 왜냐하면 전투는 이겨야 하는 경쟁이기 때문이다. 헌법 기관들의 좌우 균형은 시민들에 의해 결정되게 되어 있고, 그건 우연이 아니라 의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권력 분립에 기반한 민주주의는 매우 능동적인 시민을 요구한다. 가만히 앉아서 떡이나 먹으면 저절로 균형이 이루어지고 서로 견제해 시민들에게 이익이 되도록 만들어진 제도가 애초에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매한 민중이 폴리스를 망칠 수 있다는 염려에 플라톤과 소크라테스같은 사람들은 민주정에 반대했었다. 지금은 경제적 식견이 정치적 우매를 만들어 고대의 철학자들이 염려했던 것과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므로 사실, 이 모양 이 꼴이 되어도 할 말이 없는게 사실이다. 결국은 시민들이 만들어 놓은게 지금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때는 그저 흘러가는대로 라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의지를 지닐 때이다. 목표는 균형이다.

20081115

G20 국가들 상황

가디언지에 간략한 인덱스가 실렸길래 옮겨본다. 원문은 이곳(링크)에서 볼 수 있다. 알파벳 순.

국가명 - 국가 채무 액수 - 위험도(높을 수록 위험) 순이다.

아르헨티나 - 1500억불 - 5

오스트리엘리아 - 1410억불 - 3

브라질 - 5900억불 - 3

캐나다 - 9000억불 - 4

중국 - 5800억불 - 3

프랑스 - 1조 6300억불 - 4

독일 - 2조 700억불 - 4

인도 - 6370억불 - 1

인도네시아 - 1470억불 - 2

이태리 - 2조 1900억불 - 5

일본 - 7조 4500억불 - 3

멕시코 - 2030억불 - 4

러시아 - 760억불 - 4

사우디아라비아 - 910억불 - 3

남아프리카공화국 - 880억불 - 2

대한민국 - 2690억불 - 3

터키 - 2570억불 - 4

영국 - 1조 2000억불 - 5

미국 - 8조 4000억불 - 5

유럽연합 - 15개국 ? - 4

가디언지는 지금의 혼란을 해소할 키 플레이어로 인도를 주목하고 있다. 그리고 이 위기의 최대 승자는 중국, 일본은 차세대 리딩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 힘쓰는 중이라고 평한다.

위험한 상태로 지목된 국가는 아르헨티나, 이태리, 영국, 미국이다.

아르헨티나는 디폴트 선언한게 2001년인데 그새 또 많이도 빌렸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민간 연금 펀드를 모두 국유화할 예정이다. HSBC 등 10개 민간 기업들이 주식, 채권으로 연금 펀드를 운영했었는데 이게 손실이 엄청나다고 한다. 그래서 국유화 하는 건데 그럼에도 살아날 가능성이 희박하다. 어쨋든 일단 당장 갚아야 할게 올해 70억불, 내년 140억불인데 이걸 해결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전망이다.

이태리는 인구 대비 GDP로 우리와 경제 규모가 비슷한데 그냥 봐도 국채가 너무 많다. 물론 지하 경제 규모가 막강하고, 탈세를 사랑하는 나라라 정확한 측정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 이태리 정부는 400억 유로를 은행권에 투입했고, 기업권 대출 보증을 위해 6억 5000만 유로 정도의 펀드를 구성했다.

영국과 미국은 생략.

우리나라에 대한 부분을 좀 더 자세히 보면: "은행 국유화는 없지만 정부는 악성 부채와 저성장에 대한 우려에 대비해 유동성 공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흔들리는 중(Wobbling)"

사실 경제 규모로 봤을 때 우리나라의 국가 채무가 유난히 많은 수준은 아니다. 다만 유동성 문제에 직면해 있는데 그것을 해결할 방법이 별로 없다는 것, 그리고 그걸 해결할 방법을 현 정부가 좀 엉뚱한 곳에서 찾고 있다는게 문제로 보인다.

기업이 흑자 도산하는 경우가 괜히 있는게 아니다. 기업은 물건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채가 있고, 주식이 공개되어 있다면 현금 관리도 잘 해야 한다. 현금 관리를 못하는 회사는, 아무리 체력이 튼튼하고 지구력이 좋아도 운동화에 신경을 안쓰는 마라토너와 똑같다. 안타까워 할게 아니라 능력이 없음을 인지해야 한다.

좀 더 나가면 사원 관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제품을 아무리 잘 만든다고 해도 노조 문제로 갈등하고 있다면 역시 회사로서 살아나갈 능력이 부족하다고 봐도 된다. 김연아가 상금 대비 원가 비용 아끼겠다고 녹슨 스케이트화를 신고 대회에 출전하지는 않는다. 사원 만족도 못시키는 회사가 소비자 만족을 시키겠다라니 어불성설이다.

여하튼 빌린 돈들이 이렇게 많은데 그럼 누가 빌려줬을까 하면 어차피 그 놈이 그 놈들이다. MB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국가를 기업으로 본다면 상호 출자에 의해 커가고 있었다고 보면 된다.

이게 꼭 나쁘다는 건 아니다. 다만 채무 관리를 잘 해야 이게 득이 될 수 있다는 건 국가든, 기업이든, 개인이든 그 누구에게나 분명하다. 관리를 잘 할 수 있다면 1조불도 괜찮은 거고, 관리를 못하면 100억불도 나라를 무너뜨릴 수 있다. 건설 회사 살생부 작성할 때가 아니라, 은행권 자금 상황을 명확하게 실사하는게 먼저가 아닐까 싶다.

20080703

1999년 시애틀의 교훈

1999년 시애틀의 시위와 2008년 우리나라 시위는 비슷한 점도 있고, 다른 점도 있다. 일단 1999년 시애틀 이야기부터.

1999년 시위의 목적은 알다시피 시애틀에서 열리는 WTO회의를 무산시키는 것. 이를 위해 목적을 달리하는 여러 단체가 한데 모여서 오직 한가지 목표 회의의 무산을 위해 시위를 시작했다. 외부인이 약 5만명 정도가 시애틀에 모였다. 어쨋든 시위가 시작되었고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는 회의장을 둘러싸고 회의국의 입장을 막았다. 여기서 문제가 생기는데 센터를 경호하던 경찰 병력 일부가 시위대 내부에 고립되버렸다.

결국 시애틀 경찰은 고립된 경찰 병력을 구하고 회담장 안에 이미 들어가있던 사람들을 구해내기 위해 강경 진압을 선택한다. 최류탄, 고무탄 등이 사용된 강경 진압과 체포는 하지만 시위를 더욱 격화시켜버린다. 특히 요새 국제 규모의 시위에 항상 등장하는 무정부주의 단체 블랙 블록이 방화 등의 과격 시위를 시도하는데 그렇다해도 이 시위 역시 비폭력(자기 방어를 위한 바리케이트, 물리적 저항 수준의) 기반이라 시위대에서의 자체 제어에 나름 성공한다.

비록 야간 통행 금지와 도시 전역에 비상 경계령이 선포되고 시위 금지 구역이 설정되었지만 밤사이에 과격한 충돌은 자제되었다. 어쨋든 이런 시위를 통해 WTO 회의를 무산시키는데 성공했다.

이 진압의 결과로 경찰 서장은 해임되고 다음해 시애틀 시장도 낙선한다. 그리고 법정 투쟁에 들어가는데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시위 금지 구역 바깥에서 체포된 157명에게는 불법 체포를 이유로 25만불을 배상해준다. 그리고 2007년 시위 금지 구역 내의 (바깥이 아니라 금지 구역 안이다) 공원에 모여 노래를 부르며 연좌 농성을 벌이다 체포된 175명에게 납득할 만한 이유나 확실한 증거 없는 불법 체포였다는 이유로 100만불을 배상하고 체포 기록도 삭제되었다. 뒤의 판례는 법원에서 경찰의 진압 자체가 수정 헌법 4조의 위반이라는 판결을 받는데 사실 100만불 배상은 시애틀 정부가 가입한 보험 회사와 시위대 간의 합의가 이루어졌기 때문이고 시애틀 정부는 항소를 포기한다.

가끔 미국은 폴리스 라인 설정해 놓고 넘어오면 다 때려 잡는다느니 발포해 버린다느니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도 때에 따라서다. 그게 가능하려면 현실된 위협의 존재와 그걸 증명하는게 매우 중요하다. 가난한 시위대나 반항자(특히 흑인이나 히스패닉, 그리고 아시안)들이 별 이유 없이 총 맞고, 그러고도 경찰에게 무죄가 나와버리는 이유 중 하나는 어설픈 변호사와 부족한 증거 확보라는 점도 있다. 시애틀 정부도 물론 이런 서류 작업의 미비 때문에 패배했고, 그걸 아쉬워했다.

결국 시위대와 경찰 및 정부 양쪽 다 증거의 확보가 가장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경찰 중대장이 횡단 보도 막고 '내 맘이다' 따위의 대답을 하는 일은 어떤 경우에도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된다. 어쨋든 이외에도 다른 몇차례 소송에서 시애틀 정부는 80만불 정도를 더 배상했다.

미국이 개인의 권리를 소송에 의해 보장하며 유지하고 있는 나라라는건 확실해 보인다. 돈이면 하여튼 다 되는걸 보면(변호사 마련도, 증거 확보도 다 돈이다) 웃기는 나라인거 같기도 하고, 적어도 그 시스템 안에서는 돈만 있다면야 완벽한 나라인거 같기도 하고.



우리나라의 소고기 반대 시위 역시 소고기 재협상이라는 단일 목표를 이루어내기 위해 나가고 있다. 정치적 관심이 덜한(즉 뚜렷한 노선을 가지고 있지 않은) 시민들이 주도한 덕분에 반 FTA나, 반 신자유주의 등의 문제로 확대시키지 않을 수 있었고 한국내 우파 중 소수와 좌파 단체들이 참여하면서 확대 일로를 걷게 되었다. 참여한 단체가 천개가 넘는데 사실 주도하고 있는건 정치적 단체들은 아니고 무소속자 또는 생활 관련 단체들이다.

시위의 본진이라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모 조직에서는 비조직 노동자라고 지칭했던데 이건 좀 이상한 이야기다. 물론 허위 의식이라고 설명하면 비조직 노동자가 맞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이론적으로는 편하고 손쉬운 설명이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측면이고 현 시점을 전혀 설명해내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제대로 이해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라 생각된다. 지금에 와서 논의의 폭이 조금씩 넓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애초에 자본주의의 모순을 노동자 관점에서 깨닫고 시작한 시위가 아니다.

만약 비조직 노동자가 맞다면 기륭 전자나 이랜드, KTX 노조에 대한 무관심(아주 약간 관심이 늘고는 있다)을 어떻게 설명할 건가. 아무리 의식 수준이 낮다고 해도 3달이 지나는 동안 관심이 많이 가지 않는다는건 이상하지 않나.

기존 좌파(서구에서는 신좌파의 등장으로 구좌파로 불리는) 쪽도 마찬가지다. 민주주의 제도에 속하는 자들의 당위로서 참여할 지는 몰라도 정치적 확대의 측면에서는 전혀 지지를 못 얻고 있다. 시위 현장에서 진보 신당은 대환영을 받지만 여전히 지지율은 10%에 못미친다. 노회찬 말대로 이건 서포터로 인식하고는 있지만 대안으로 인식하고 있지는 않다는 증거다.

노조 역시 노동자 의식을 투철히 쌓아나가는데 설령 성공했을지는 몰라도, 연대에 의해 쟁취되는 민주주의 의식을 투철히 쌓아나가는데 실패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의 침묵 상황은 앞으로 노조에게도 무거운 짐이 될 수 있다. 2달을 이어온 촛불 시위에 대한 응답이 2시간 파업이라니, 이에 과연 누가 환호와 지지를 보낼 것인가. 평범한 시민들은 임금 몇퍼센트, 복지 수당 몇퍼센트 때문에 얼마나 오랫동안 열심히 투쟁을 했었는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애초에, 자신들의 활동의 정당성과 지지를 부여받을 수 있는(뭐 역사적 이론적 정당성 운운하면 할 말 없지만) 이런 기회를 날려먹는건 전혀 전략적이지 못하다. 지금까지 시민들의 별다른 지지 없이도 잘만 성공해 왔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위험한 발상이다. 부메랑은 언제나 뱅뱅 돌며 날아다니고 있고, 다음엔 누구의 목을 치기 위해 날아올지 모른다.

임금 투쟁은 너무 현실적이라 시민들의 외면을 받을 수 있고, 여전히 남아있는 노동자의 세상 운운은 너무 비현실적이라 시민들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좌파 입장에서는 이 시위에 대해 별 다른 대안을 가지고 있지 못하고, 가질 수 있는 저력도 부족하지 않나 싶다. 그게 좀 안타깝다.

어쨋든 이런 주체와 참여자라는 점에서 국내적 연대는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국제적 연대와 관심을 얻는데에는 실패했다(기 보다는 시도도 안하고 있다, 이게 반 FTA로도 잘 안 나간다).

이건 우리 관점으로는 절차의 문제, 정부의 기망 문제, 국내 민주주의 문제, 크게는 대의 민주주의의 미래 등등이 섞여있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이슈다. 하지만 소고기 수입 문제 때문에 몇십 만명이 모여 시위를 하고, 또 저렇게 강경하게 진압을 한다는건 외국인들에게는 거의 해프닝으로 보이기 쉽다. 물론, 이건 이 시위를 소고기 수입 반대로 한정시켜서 보도하고 있는 외신의 문제이기도 한데, 이들이 한국 사회를 그렇게 잘 이해하고 있다고 볼 순 없기 때문에 제대로 설명하기는 조금 난감한 문제다.

어쨋든 시애틀과 마찬가지로 우리 나라도 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인해 시위도 강경한 노선으로 흐르던 와중이었는데 사제단 등 종교계의 개입으로 일단 현재 관점에서 진정된 상태다.

그러나 이 시위가 계속된지 3개월째인데 6개월 전의 우리나라 상황과 비교해보자. 결론적으로 소고기의 검역권은 더 약화되었고, 그때도 대운하는 보류였는데 지금은 약간 더 강한 의미에서 보류 상태다. 정부 말로는 수도, 전기 민영화 계획은 없었고 다른 공기업 민영화 계획만 있었다고 하니 그것도 바뀐건 없다. 결국 3개월의 시위 동안 얻은건 거의 없는 상태다. 청와대 비서진들 교체가 유일한 성과지만 그게 그거인 상태에서 별 의미도 없다.

이 다음부터가 문제다. 과연 정부가 말을 들을까? 만약 안듣는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일단은 위 시애틀의 예처럼 경찰의 불법 행위에 대한 손해 배상이나 절차법 위반 사항에 대한 고소는 계속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통해 경찰 간부급의 불법 행위를 처벌할 수 있어야 시민들이 불법적으로 당한 고통을 조금이나마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이다. 법원이 과연 들어줄까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권양숙 사건 에서도 87년 시위가 시민들의 잠정적 승리로 끝나고 나서야 재정 신청을 받아준 놈들이다) 그래도 일단 제도권 내에서 중요한 루트다.

정치적으로가 문제인데 선거는 너무 멀리있고 소환제도는 존재하지 않는다. 탄핵 제도가 존재하기는 하는데 의석수 상 국회에서 통과될 리가 없다. 헌법이 대통령과 국회 의원의 임기를 보장하고 있지는 않으므로 (물론 이거엔 법적인 논란이 있겠지만) 국회 의원을 소환시키는 법이라도 만들면 좋겠지만 역시 발안권도 없다.

헌법을 개정시키면 가능하겠지만 이게 또 국회 다수(그것도 아주 많이)를 한나라당이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려운 일이다. 헌법 개정안 발안권도 시민들에겐 없다. 그리고 시민들이 원하는 헌법 개정안이 마련되지 않을 것이고, 한나라당이 원하는 헌법 개정안은 시민들이 통과시켜주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이야 할 수 없다 쳐도 여당과 (합체할 가능성이 있는) 그 비슷한 당을 국회에 너무 많이 뽑아준 결과가 역시 나타나고 있다. 제왕적 대통령이니 어쩌니 하는데 사실 대통령의 국회 해산권이 없고, 국회의 대통령 탄핵권이 있는 우리 헌법은 국회 2/3를 차지하고 있는 정당이 폭주할 경우 이를 막을 방법이 전혀 마련되어있지 않다.

지자체장들을 소환시켜 간접적으로 국회와 행정부를 압박하는 방법도 있는데 이건 너무나 번거롭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데다가 이루기도 어렵다.

과연 어떤 방법이 있을까. 목표는 시애틀처럼 간단 명료한데 이루어낼 수 있는 방법이 뚜렷하지가 못하다. 시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관념과 지식이 높아지고 연대에 대한 확신이 높아지는 것들 다 좋다. 하지만 결과를 꼭 얻고 싶다. 특히 절차상의 문제를 이렇게 지나쳐 버리면 이건 5년 내내 반복될 거다. 현 정부가 조금이라도 의견을 듣고 협상이라도 하면 좋겠는데 전혀 안 들을거 같다는게 문제를 참으로 어렵게 만든다. 무슨 방법이 있을까 과연.

20080603

총체적 부조리에 빠져있는 경찰이라는 조직

이전에 잠깐 언급한 적이 있는데 정부가 바뀌면서 경찰 조직이 지속적으로 세력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링크 참조) 그리고 공권력이 불법에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소위 '민주화'시대의 변화에 대해 나라가 바로 서지 못하고 있다며 타박하는 조중동이 이를 서포트해주고 있다.

지난 10년간 사회의 민주화 과정으로 다는 아니지만 꽤 많은 부분에서 권위주의의 해체 과정이 있었다. 권위주의의 해체란 어떤 조직의 힘이 약해진다는걸 뜻한다.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며 자신의 권한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의 제한. 결국 이들은 과거의 그 좋았던 시절을 이야기하고,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부풀게 된다. 마침내 그들이 원하는 대통령이 당선되었고 이 기회를 마음껏 활용하고 싶은 욕망에 휩싸인다.

군대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군부 통치의 시절이 있었고, 이게 지나감에도 하나회는 존속하며 과거의 그 좋았던 시절로 돌아갈 방법이 뭐 없을까 뒤적거렸지만 하나회는 결국 해체되었다. 그리고 강력한 외부 감시(군의 정치 개입에 극히 민감한 반응)으로 그런 생각을 하는 군인이 있든 아니든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우리나라는 가지게 되었다.


쇠고기 파동에 이어 반정부시위로 발전하고 있는 촛불 문화제 과정에서 경찰 조직은 극한 제압을 계속하고 있다. 그것도 예전처럼 화염병으로 무장하고 돌을 던지고 파이프를 휘두르는 것도 아닌 고작 촛불들고 저기로도 좀 걸어가서 이야기좀 해보자고 외치는 사람들에게 살수차, 경찰 특공대를 투입하고 있다. 이런걸 넘어서 전경 한명 한명의 폭력의 도는 이미 수위를 넘었다.

물론 군복이 주는 익명성은 사람을 대담하게 만든다. 또 혈기 왕성하고 감정을 콘트롤하는 능력이 서툰 젊은이들이라 흥분하기 쉬운것도 맞는 일이다. 그러나 촛불을 들고 도망치는 사람을 방패로 치고 있다는건 경찰이라는 조직의 관리 능력 자체에 큰 문제점이 있는게 아닌가 의심하게 만든다.

무기를 든 부하의 감정을 콘트롤할 능력이 없다는건, 혹은 감정을 시민에게 발산시키도록 유도하고 있다는게 의미하는건 만약 전자라면 조직의 구조, 전달 체계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고, 후자라면 이건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조직이라는 의미다.

왜 이런 일이 생기고 있는 걸까. 이건 역시 경찰 조직 자체가 민주화되어있지 않다는 증거이고, 그러므로 맨 아래 조직으로 들어온 의경, 전경들 역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자기들의 본래 역할이 무엇인지 전혀 생각해 본적도 없고 알지도 못한채 방패주고 갑옷 주니까 맘대로 때려도 되나 보다 얼씨구하고 있는 것이다. 즉 민주주의의 포돌이 어쩌구하는 시덥잖은 이야기는 잔뜩 해대면서 정작 자신을 돌아보는대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다.

경찰 조직은 세금으로 운영된다. 그 이유는 시민들에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필요성 때문에 시민들은 기꺼이 세금을 내고 세금은 경찰청에 지급된다. 만약 시민들에게 필요없는 일을 한다면, 그리고 제 몸하나 못가누면서 내부인들의 위법 행위를 방치하고, 감싸주기에만 급급하다면 그 조직은 필요없다. 자신이나 민주화 시켜놓고 우리보고 준법이니 민주주의니 따져라.

경찰은 자신에게 솔직해 져야 한다. 능력도 안되면서 10만명이 넘는, 분에 넘치는 조직을 가지고 있을 수는 없다. 더구나 경찰은 무기를 들 수 있는 조직이다. 제어할 능력이 조금이라도 모자른다고 생각되면 솔직히 고백하고 다른 조직에 넘겨라.

우리가 없으면 경찰은 누가 이끌어 따위의 되도 않는 소리는 안해도 된다. 대체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당장 해체하고 자치 경찰제로 바꾸고 전의경은 본래의 임무 대간첩 작전 수행 중심으로 산속에다 집어넣어놓으면 된다. 교통정리와 고성 방가, 경범죄 위반을 잡기 위해 방패와 곤봉을 든 자들은 필요없다. 무장 간첩이나 테러단 나타나면 그때 내려와라. 열렬히 환영해 주마. 당신들의 분에 넘치는 욕심 때문에 4000만이 넘는 시민들이 모두 피해를 보고 있다.


더불어 이제 대부분 20대 초반들일 전의경들에게 보내는 말을 좀 보탠다. '공권력'은 멋대로 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다. 즉, 전의경의 옷은 폭력 허가증 같은게 아니다. 우리나라 법은 군 또는 이에 준하는 조직에서 상명 하달을 강조한다. 불합리해 보이더라도 상관의 명령이라면 복종해야 한다. 그렇지만 그것이 법에 어긋날때는 따르지 않도록 되어 있고 따르지 않아야만 하게 되어있다.

자신의 불법적 폭력을 위계조직의 상부에서 보호해 줄 것이라 믿지 마라. 위법은 자신의 판단에 의한 것이다. 그리고 그 책임은 온전히 그 행동을 한 당사자에게만 돌아간다. 고참도 간부도 아무 책임도 떠안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뭔가 꼭 저지르고 싶다면 판단을 명확히 해라.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준비를 해라. 시민들은 끝까지 쫒아가 책임을 물을 것이다.

호포읍 이야기

1. 호프를 보고 왔다. 영화를 보고나니 생각나는 것들 몇 가지.  a) 우선 이 영화의 제목은 "호포읍 대소동"이 더 어울릴 거 같다. "대소동"이라는 나름 전통적인 단어가 들어간 최고 제작비 영화가 됐을 수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