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잠깐 언급한 적이 있는데 정부가 바뀌면서 경찰 조직이 지속적으로 세력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링크 참조) 그리고 공권력이 불법에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소위 '민주화'시대의 변화에 대해 나라가 바로 서지 못하고 있다며 타박하는 조중동이 이를 서포트해주고 있다.
지난 10년간 사회의 민주화 과정으로 다는 아니지만 꽤 많은 부분에서 권위주의의 해체 과정이 있었다. 권위주의의 해체란 어떤 조직의 힘이 약해진다는걸 뜻한다.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며 자신의 권한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의 제한. 결국 이들은 과거의 그 좋았던 시절을 이야기하고,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부풀게 된다. 마침내 그들이 원하는 대통령이 당선되었고 이 기회를 마음껏 활용하고 싶은 욕망에 휩싸인다.
군대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군부 통치의 시절이 있었고, 이게 지나감에도 하나회는 존속하며 과거의 그 좋았던 시절로 돌아갈 방법이 뭐 없을까 뒤적거렸지만 하나회는 결국 해체되었다. 그리고 강력한 외부 감시(군의 정치 개입에 극히 민감한 반응)으로 그런 생각을 하는 군인이 있든 아니든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우리나라는 가지게 되었다.
쇠고기 파동에 이어 반정부시위로 발전하고 있는 촛불 문화제 과정에서 경찰 조직은 극한 제압을 계속하고 있다. 그것도 예전처럼 화염병으로 무장하고 돌을 던지고 파이프를 휘두르는 것도 아닌 고작 촛불들고 저기로도 좀 걸어가서 이야기좀 해보자고 외치는 사람들에게 살수차, 경찰 특공대를 투입하고 있다. 이런걸 넘어서 전경 한명 한명의 폭력의 도는 이미 수위를 넘었다.
물론 군복이 주는 익명성은 사람을 대담하게 만든다. 또 혈기 왕성하고 감정을 콘트롤하는 능력이 서툰 젊은이들이라 흥분하기 쉬운것도 맞는 일이다. 그러나 촛불을 들고 도망치는 사람을 방패로 치고 있다는건 경찰이라는 조직의 관리 능력 자체에 큰 문제점이 있는게 아닌가 의심하게 만든다.
무기를 든 부하의 감정을 콘트롤할 능력이 없다는건, 혹은 감정을 시민에게 발산시키도록 유도하고 있다는게 의미하는건 만약 전자라면 조직의 구조, 전달 체계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고, 후자라면 이건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조직이라는 의미다.
왜 이런 일이 생기고 있는 걸까. 이건 역시 경찰 조직 자체가 민주화되어있지 않다는 증거이고, 그러므로 맨 아래 조직으로 들어온 의경, 전경들 역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자기들의 본래 역할이 무엇인지 전혀 생각해 본적도 없고 알지도 못한채 방패주고 갑옷 주니까 맘대로 때려도 되나 보다 얼씨구하고 있는 것이다. 즉 민주주의의 포돌이 어쩌구하는 시덥잖은 이야기는 잔뜩 해대면서 정작 자신을 돌아보는대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다.
경찰 조직은 세금으로 운영된다. 그 이유는 시민들에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필요성 때문에 시민들은 기꺼이 세금을 내고 세금은 경찰청에 지급된다. 만약 시민들에게 필요없는 일을 한다면, 그리고 제 몸하나 못가누면서 내부인들의 위법 행위를 방치하고, 감싸주기에만 급급하다면 그 조직은 필요없다. 자신이나 민주화 시켜놓고 우리보고 준법이니 민주주의니 따져라.
경찰은 자신에게 솔직해 져야 한다. 능력도 안되면서 10만명이 넘는, 분에 넘치는 조직을 가지고 있을 수는 없다. 더구나 경찰은 무기를 들 수 있는 조직이다. 제어할 능력이 조금이라도 모자른다고 생각되면 솔직히 고백하고 다른 조직에 넘겨라.
우리가 없으면 경찰은 누가 이끌어 따위의 되도 않는 소리는 안해도 된다. 대체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당장 해체하고 자치 경찰제로 바꾸고 전의경은 본래의 임무 대간첩 작전 수행 중심으로 산속에다 집어넣어놓으면 된다. 교통정리와 고성 방가, 경범죄 위반을 잡기 위해 방패와 곤봉을 든 자들은 필요없다. 무장 간첩이나 테러단 나타나면 그때 내려와라. 열렬히 환영해 주마. 당신들의 분에 넘치는 욕심 때문에 4000만이 넘는 시민들이 모두 피해를 보고 있다.
더불어 이제 대부분 20대 초반들일 전의경들에게 보내는 말을 좀 보탠다. '공권력'은 멋대로 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다. 즉, 전의경의 옷은 폭력 허가증 같은게 아니다. 우리나라 법은 군 또는 이에 준하는 조직에서 상명 하달을 강조한다. 불합리해 보이더라도 상관의 명령이라면 복종해야 한다. 그렇지만 그것이 법에 어긋날때는 따르지 않도록 되어 있고 따르지 않아야만 하게 되어있다.
자신의 불법적 폭력을 위계조직의 상부에서 보호해 줄 것이라 믿지 마라. 위법은 자신의 판단에 의한 것이다. 그리고 그 책임은 온전히 그 행동을 한 당사자에게만 돌아간다. 고참도 간부도 아무 책임도 떠안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뭔가 꼭 저지르고 싶다면 판단을 명확히 해라.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준비를 해라. 시민들은 끝까지 쫒아가 책임을 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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