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꾸 바이러스 감염에 걸리는 문제도 있고 자다가 깨서 기침도 하고 목도 아픈 문제가 방이 너무 건조해서 그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가습기를 하나 샀다. 어디 둘 데가 없어서 차량용 작은 걸 샀는데 괜찮은 거 같기는 하다. 약간 귀찮은 건 충전식인데 전원을 연결해 놓고 쓸 수가 없다. 그런데 충전도 3, 4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다. 번거로움.
2. 좁은 방에 이것저것 쓸게 있다보니 가습기는 물론이고 청소기 등등 모두 차량용이다. 컴퓨터는 맥미니, 에어컨은 쿨프레소였지만 이건 고장나서 이제 못쓰고... 전화기도 아이폰 미니. 미니 의자, 라꾸라꾸 모두 미니미니.
3. 미스터리 수사단 시즌 2를 보고 있다. 오래간 만에 나오는 추리 예능이라 기대를 많이 하고 보고 있는데 시즌 1 때도 그렇고 그냥 그렇기는 하다. 문제가 뭘까 생각해 봤는데 추리 예능을 돌리는 큰 축은 몰입도와 캐릭터라 할 수 있다. 보통 예능과 다른 점은 몰입도다. 이중 몰입도가 너무 커도, 너무 작아도 문제다. 크면 영화가 되고 작으면 방탈출 토크쇼가 된다. 그 미묘한 지점을 캐치하고 출연자가 모두 그 위에서 줄타기를 해야 하는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이런 일을 모두 출연자에게 전가할 수는 없다. 캐릭터야 출연자가 잘 가꿔나갈 필요가 있지만 몰입도는 스토리와 장치가 보조를 해줘야 한다. 그런 게 잘 된 케이스가 많지 않긴 한데 예전 무한도전 추격전 중에 돈을 갖고 튀어라나 여드름 브레이크, 크라임씬 시즌 2, 3 같은 시리즈들이 발란스가 아주 좋았다.
대탈출이나 여고추리반도 그런 경향이 있긴 했는데 이게 가만히 보면 스케일을 키우는 걸로 몰입도 보조는 할만큼 했잖아 하는 경향이 점점 커지고 있다. 물론 거대한 스케일은 보기에도 좋고 출연자들이 방송을 소개할 때도 괜찮은 이야기거리다. 하지만 크라임씬만 봐도 좋은 평가가 스케일에서 나오는 건 아니다. 함정과 부비트랩이 매우 방대하고 정교하게 설치되어 있어야 하는데 정작 길을 어설프게 만들어 놓고 있으니 방탈출 느낌을 벗어나질 못한다. 이런 방송이 그냥 방탈출이 되버리면 제일 망하는 케이스라고 생각함. 아무튼 그래픽에 몰빵하고 정작 스토리는 어설픈 게임 같다.
여기에 더해 여추반과 비교해 보자면 여고추리반은 F들의 추리 예능, 미스터리 수사단은 T들의 추리 예능 느낌이 있다. 이런 경우에 F들이야 뭐 훌륭하진 않다해도 지나치게 과하게 흘러갈 때면 어휴 왜 저래 하는 정도로 그냥 보게 되지만 쌉T들의 추리 예능이란 저 사람들 대체 뭐하는거야... 하며 함께 민망한 상태에 머물게 된다. 거대한 스케일 속의 메마른 건조함을 이렇게 만들어졌고 그걸 보고 있다.
4. 봄이 오긴 했는데 일교차가 상당하다. 낮에는 점퍼만 입어도 괜찮지만 밤은 아직 다운은 입어야 춥진 않다는 느낌이 든다. 힘든 계절이군. 그러든 저러든 3월이다.
5. 공룡의 넷플릭스 예고편을 봤다.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는 건데 개인적으로 공룡에 아무 관심이 없다. 어렸을 적 다들 거친다는 소위 공룡기도 없었다. 재미가 없어... 그 이유는 아마도 귀엽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닐까.
6. 로살리아가 작년 말에 내놓은 음반 LUX를 듣고 있다. 사실 나온 지도 모르고 있다가 유튜브에서 비요크와 함께 한 브릿 팝 어워드 공연에서 Berghain을 듣고 이 웅장한 음악은 대체 무엇인가 하고 찾아 듣게 되었다. 정규반은 15곡이 들어있는데 오래간 만에 이런 복잡하고, 다채로운 음악을 듣는 것 같다. 앨범에 대한 소개에서 97%를 자기가 만들었고 가사나 작곡 등에서 AI의 힘을 빌리지 않았다고 말한 게 인상적이다. 다국어로 되어 있기 때문에 AI 이야기를 꺼내는 게 이해가 가긴 하지만(14개 언어로 각각 다른 성인 여성의 이야기를 한다) 이제는 그런 말을 해야 하는 시대가 맞기는 한 것 같다. 다만 구글 번역기는 썼다고. 아무튼 이 음반은 로살리아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려주면서 동시에 대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궁금하게 만들어준다. 대단한 음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