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101

단풍, 재생, 흔적

1. 11월이다. 올해가 벌써 이렇게나 지나가버렸다니 믿기지가 않는군. 11월로 넘어가는 동안 날씨가 나빠지고 있다. 단풍은 좀 보고 이 계절을 지나가고 싶은데.


2. 종종 다시 보는 영화들이 있다. 멀홀랜드 드라이브, 프로메테우스, 공의 경계, 이블 지니어스 누가 피자맨을 죽였나, 트루 디텍티브 시즌1 같은 것들. 예전에는 레지던트 이블을 꽤 돌려봤었다. 머리가 피곤해질 때, 뭔가 삶이 똑같은 회전에 빠져있는 거 같을 때 그런 것들을 본다. 영화 자체보다 처음 그런 것들을 봤을 때 뭔가 열심히 몰두했던 시기였는지 에너지를 보충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외에 휴일에 집에 멍하니 있다가 배경 음악 비슷한 용도로 야구여왕 훈련 영상이나 크라임씬을 틀어놓는다. 요즘에 파프리카를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쿠팡플레이에만 있다고 해서 좀 망설이고 있다. 


3. 올해는 할로윈 냄새도 맡지 못하고 지나갔다. 참여는 하지 않더라도 어딘가 거리에서, 매장에서 적어도 분위기를 잠깐이라도 느끼고 지나치곤 했는데 이렇게 흔적도 없이 지나치고 나니까 약간 아쉽기도 하다.


4. 일요일이 이렇게 지나가고 있다. 1일이 일요일이면 13일은 금요일이다.

20261019

구도, 희망, 현상

1. 일요일에 집에 있으면서 몇 가지를 봤다. 우선 넷플릭스의 빌로우. 화면 맨 처음 추천에 뜨길래 봤다. 어부로 먹고 사는 캐나다의 시골 마을과 괴물 크라켄 같은 게 나오는 시리즈인데 코미디가 아니라 진지하다. 전반적으로 이런 배경이 나오는 흔한 픽션의 구도가 그대로 반복되는데 그걸 사뭇 진지하게 만들어가는 바람에 생겨나는 묘한 덜그럭거림이 이 시리즈의 매력이라면 매력이다. 어쩌다 이런 게 나왔지 싶어서 좀 찾아봤더니 애플 TV의 위도우스 베이와 유사성에 대한 이야기가 꽤 있다.


2. 그리고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를 봤다. 예전에 보다 말았는데 끝까지 봤다. 사브 900 터보가 근사하게 나오는 영화다.


3. 역시 넷플릭스 화면 맨 앞에 체인소 맨이 뜨길래 이걸 뭐부터 봐야하는 건지 찾아보다가 2편으로 된 총집편이라는 걸 봤다. 예전에 TVA 시리즈로 봤을 때 주인공이 공안의 데블헌터에 들어가는 초반부까지 보다 말았었는데 이번에 나머지를 봤다. 다 봤지만 이게 왜 그토록 인기가 많은 건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아무튼 2와 유사성이 좀 있는데 드라이브 마이 카, 체호프의 바냐 아저씨, 체인소 맨 모두 꿈도 희망도 없지만 그래도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가 있다.


4. 시험기간이라고 도서관에 사람이 많아서 이번 주는 집에서 일을 할 계획이다. 집에 있으면 계속 배가 고프고, 그래서 계속 먹게 되는 경향이 생기는데 전반적으로 영양이 불균형하다. 운동량이 훅 떨어지면서 생기는 현상 같기도 하다. 

20261015

이유, 정답, 기억

1. 앤 드뮐미스터 패션쇼를 통해 에델 케인이라는 뮤지션을 알게된 후 음반을 쭉 들어보고 있다. 패션인들이 좋아하는 음악, 패션쇼에 사용되는 음악에 약간 편견을 가지고 있는데 꽤 괜찮은 편이다. 라나 델 레이가 싫어한다는 데 그 이유도 조금 알 거 같고.


2. 1의 편견과 관련해 뭐랄까, 시대에 따라 좋아하는 음악이 뭐냐, 요새 듣는 음악이 뭐냐에 대한 패션계의 정답 같은 게 있는 거 같다. 요즘 같은 경우 토킹 헤즈나 데이빗 번 이야기를 하면 꽤 무난한 거 같다. 에델 케인 정도도 나쁘지 않다.


3. 랜덤 인생을 한 번 살아보는 게임(링크) 같은 게 있길래 해봤다. 

말레이지아의 가난한 집안에서 여자로 태어난 후 몇 번의 병치레를 겪지만 잘 이겨냈고 의무 교육을 마치고 진학을 하고 싶었지만 돈이 없어서 관두고 취업, 물류센터에 들어가 열심히 일하며 센터장까지 승진했고 결혼해서 딸도 낳아 결혼 보내고, 두 차례 찾아온 경제위기도 그럭저럭 넘기고, 남편도 일찍 죽어버렸지만 강아지 1 럭키와 고양이 2 날라와 토비를 차례대로 평생 키우며 춤과 텃밭 가꾸기를 취미로 가지며 살다가 80세 생일에 가족 사진을 찍은 후 같은 해 요양원에서 조용히 사망했다. 

뭐랄까 예전에 퓨처라마에서도 이런 식으로 인생, 문명 하나를 스르륵 훑는 걸 보면서 약간의 감동을 느낀 적이 있는데 죽을 것 같은 찰라에 지금까지의 인생이 스쳐지나간다는 이야기도 그렇고 이렇게 긴 삶을 순간적으로 훑는 일이 주는 감흥 같은 게 있는 것 같다. 삶이란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힘든 편이고 그 와중에 순간순간의 기억을 가지고 버티며 살아가기 마련인데 그런 것들이 뭉쳐져 보여지니 기억과 감정을 자극하는 게 아닐까 싶다.


4. 야구여왕 시즌2가 끝났다. 큰 즐거움 중 하나가 사라졌다. 그래도 시즌3를 한다니까 또 기다려야지. 일단은 시즌2를 1편부터 다시 볼까 싶다. 여기에 매 회 함께 나왔던 유튜브 훈련 컨텐츠를 합치면 나름 양이 꽤 된다. 


5. 온도가 급작스럽게 떨어지는데도 어딘가 후덥지근함이 가시질 않는다. 11월에 비가 많이 내릴 거라는 예보가 있던데 말만 들어도 짜증난다. 


6. 이 사이트를 통해 이상한 스팸 메일들이 가끔 온다. 참 열심히들 살아.

단풍, 재생, 흔적

1. 11월이다. 올해가 벌써 이렇게나 지나가버렸다니 믿기지가 않는군. 11월로 넘어가는 동안 날씨가 나빠지고 있다. 단풍은 좀 보고 이 계절을 지나가고 싶은데. 2. 종종 다시 보는 영화들이 있다. 멀홀랜드 드라이브, 프로메테우스, 공의 경계, 이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