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31

20120731

1. 7월의 마지막 날. 경산인가는 40도를 넘었다고 함. 내일 서울의 예상 기온은 최고 35도. 내 몸이 잘 익은 훈제가 되거들랑 서해 바다에 던져주세요. 세렝게티까지는 바라지 않습니다.

2. 세상에 부러워할게 없어 날 보고 부럽다고 하냐. 겉치레라도 행여나 그런 말은 하지 마세요. 벌 받습니다.

3. 저만 불편한가요, 저는 불편합니다.

4. 온 몸에 자잘한 상처들이 너무 많다. 아프진 않지만 싫다. 꽤 옛날 일인데 무슨 영화에서 몸에 작은 흉터가 있는 노예들은 가격이 깎이는 모습을 보고난 이후 상처에 민감해졌다.

5. 방치하지말고 치료하세요, 라는 말은 가슴 아프다.

6. 현대 국가에서 대부분의 경우 자력구제는 금지되어 있다. 자력구제의 금지는 무력의 국가 독점을 말하는 것이고, 이것은 어디까지나 자력으로 구제하지 않을 때 국가가 구제를 해준다는 가정하에서 성립된다.

우리네 한의 정서란 사실 그저 자력구제도 금지되어 있고, 국가(를 위시로한 기존 권력)도 거기에 전혀 부흥해 주지 않기 때문에 생긴 사회적 계약 위반의 한 형태이자 결과일 뿐이다. 박찬욱의 복수 3부작이 생각을 환기시킨 점이 있다면, 실패도 있고 성공도 있지만 우리 사회에게 금지만 되었지 그외엔 별 수도 없는 자력구제를 실행하는 모습을 보다 생생히 보여준 점도 있다. 중학교 때(맞나?) 사건을 평생을 두고 쌓아놨다 철저히 복수하는 모습은 실행하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생각하는 사람은 잔뜩 있다.

한이 화두가 되는 나라들은(예를 들어 포르투갈, 멕시코 등등) 그저 정부가 역사 내내 무능하고 무력하다는 이야기일 뿐이다. 이 따위 걸 우리네 고유 정서라고 교과서에 실은 걸 보면(지금도 실려 있는 지는 모르겠다) 어처구니가 없다. 딱히 굉장한 변화가 있지 않는 한 국가로서는 행동을 바꿀 모티베이션이 전혀 없으므로(이대로도 계속 유리한 상태로 유지가 되는데) 이런 일들은 끊임없이 반복 된다.

최근의 공권력 대행 콘탁투스와 직장내 따돌림 문제가 표면화된 티아라도 그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뒤의 이야기를 좀 더 하자면 자신을 비롯해 특히 자녀들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쉽게 분노는 하지만 그러면서도 사실 별 방법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 역시 고문관 같은 사람이 들어와 자신에게 피해가 생기면 악의적이진 않을 지 몰라도 언제든지 동종의 인물로 변신할 수 있다. 이 분야에서 공적인 장치가 필요한 이유이고, 많은 국가에서 경영인에게 이 문제의 방지를 강제화하고 있다.

(직장 내 따돌림에 소송이 가능한가 궁금해서) 오늘 신문을 뒤적거리다가 보니 왕따가 발생했을 때 가만히 있는 이유 1위는 '내가 나선다고 바뀔 거 같지 않아서'였다. 51%인가 그렇다. 위 검색 이야기를 잠깐 해보면 직장내 따돌림을 당하고 소송을 건 어떤 분은 7년인가를 법정에서 싸웠고 결국 이 분야 최초의 산재 판정을 받아냈지만, 동시에 회사의 손해가 생겼다고 2억원 보상 소송을 당했다. 그 이후 이야기는 안 찾아봤다.

ㅎㅇ양에게 소송을 권해보고 싶었지만(경영인의 의무 태만 문제도 있겠지만 사측의 언론 보도 내용도 충분히 명예훼손 소송감이다) 이 이야기를 읽다보니 역시 전혀 소용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하튼 이런 구조라면 손쉽게 따돌림을 당하는 자에게 책임을 묻고 내쫓는게 합당화된다. 조직의 '융화'를 방해하는 자라면 그 이유가 어떻든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그리고 그런 선택이 기업 입장에서는 훨씬 (소위 말하는) '합리적'이다.

7. 너무 더워서 무슨 소리를 하려고 이걸 쓰기 시작했는지 잊어버렸다. 더위에 허덕이는 강아지가 너무 안타깝다.

20120730

괴상한 피곤함

괴상하게 피곤하다. 끝나지도 않고, 종류를 알 수도 없다. 이게 더위 때문인 건가 생각해봐도 매년 여름엔 이렇게 더웠다. 겨울이 찾아오고 오질라게 추운 바람을 꽁꽁 싸매고 막다가 여름의 경험이 잠시 리셋될 뿐이다. 이것은 마치 제대하고 군대를 다시 떠올려보면 이등병 때의 기억은 병장 때의 기억에 묻혀 중화되어 버리는 것과 같다.

지금은 티셔츠만 입고 다녀도 버겁지만, 6개월 전만 해도 티셔츠 위에 셔츠, 스웨터, 파카, 머플러를 두르고도 머리가 깨질 것만 같았었다. 그렇게 입고 다녔던 날씨가 존재하기는 했는지 경험을 했음에도 믿기지가 않는다.

뭐 이건 지나가는 이야기고 어쨋든 괴상하게 피곤하다. 오늘 로라이즈에 종일 가만히 앉아 먹기만 한 거 같은데 이 괴상한 피곤함이 점점 더 또렷하게 피부를 뚫고 스멀거리며 올라오는 것 같다. 아니, 이건 그냥 땀인가. 뭐 어쨋든 그렇다.

20120726

20120726

구질거리는 이야기들은 더운 방 안에서 혼자 궁싯거리고 농담이나 계속하며 낄낄거렸으면 좋겠는데 뭔가 계속 꼬이고, 얽히고, 답답해진다. 어쨋든 예정했던 일들은 거의 끝나간다. 다음달 중순 쯤 되면 더 찾을래야 아무 것도 없을 거 같다. 후회를 하든 말든 이미 내 손을 떠난 꽤 많은 일들이 머리 속을 맴돈다. 다시 그 자리에 간다면 뭔가 다를까? 모를 일이다. 다 팽개치고 어떻게든 여길 피하면 뭔가 다를까? 그것도 모를 일이다. 상정할 수 있는 노스탤지어도 레퓨지도 없으니 아예 생각에 시동이 걸리지도 않는다. 이미 만료되어버린 내 여권같다. 사람들과 만나며 상처도 받고, 용기도 얻고 하는 일조차 거의 없어 모서리가 깎이지도 않으니, 필요없이 곤두서기만 한다. 이런 저런 이유로 가끔 어딘가 나가면 어찌해야될 지 잘 모르겠어서 망설이기만 한다. 결국 언제나 결정되는 선택지는 가만히 있는 것 뿐이다. 가만히.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디소셜라이제이션은 이렇게 완성되어 가는 건가. 이제 어쩔 것인가에 대해 계속 생각해 보고 있다. 더 가봐야 아무 것도 없다는 게 너무 명확하니 오히려 기분이 이상하다. 헤븐은 내가 고른 곡은 아니지만, 그런 점에서 너무나 적절하다. 아무 것도 묻지 않고, 아무 질문도 받지 않고, 아무 답변도 하지 않는다. 온도만 계속 올라가고, 가슴엔 점점 통증이 생기고, 담배는 떨어져가고, 7월 초 쯤에 먹은 듯한 더위는 계속 뒤통수에 머물러 울렁울렁 거리고, 몸은 일초씩 일초씩 희미해진다. 아예 희미해지면 세계를 돌며 서커스라도 할 수 있을텐데.

20120724

20120724

계속 덥다. 그리고 습하다. 햇빛 아래로 나가면 목 뒤가 따끔거린다. 좋지 않다.

도미노 2호가 나온다. 시행 착오들이 꽤 있었지만 그래도 즐겁게 작업했다. 그리고 잡지가 (내 생각 뿐일지 몰라도) 꽤 재미있다. 이건 정말이다. 그런 점에서 많이들 읽어 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시기적으로 가능하면 빨리 3호를 내면 좋을 거 같은데(9월까지는 하나 더 냈으면 싶은데)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다.

내가 2호에 쓴 건 저번 1호 작업의 연장선이다. 닻을 올리고 다른 곳에 가볼까 했는데 이번에는 그냥 그렇게 가야지 생각했다. 도미노 안에서 역할은 분위기 조성에 일조하는 정도 선으로 생각했다. 내용상으로 미세하게 시선이 바뀌긴 했는데 개인적으로 말고는 큰 의미는 없다. 이 부분에 대해 누군가와 진지하게 이야기하거나 싸우기라도 해야 뭔가 돌파구가 생길 거 같은데 관심을 가지는 상대도 없어서 정체 중이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패션붑 블로그에 조금 자세히 써볼 생각이다.

블로그를 잘못 꾸려서 발생하는 면도 있겠지만 코디와 쇼핑에 대해 다루지 않는 패션 블로그를 (그런 시각을 내재하고) 보는 사람이 있기는 한 건지 요즘 약간 회의적이다.

여튼 문제는 너무 덥고 습하다는거다. 잠을 못잔다.

20120720

걸 그룹 래퍼들

수많은 걸 그룹들이 있고, 그 안에 표준 구성(노래 반, 춤 반, 래퍼 한 명)으로 래퍼가 포함되어 있다. 구성이 약간 다른 그룹도 물론 있어서 소녀시대의 경우엔 래퍼가 없고(효연과 수영이 겸하고는 있고, The Boys에서는 멤버 전원이 랩 비슷한 걸 했다), 원더걸스는 다섯 명 중에 두 명이나 들어가 있다.

어릴 적 부터 래퍼가 되고 싶다는 꿈을 안고 열심히 연습해가며 걸그룹 멤버가 되었든, 연습생으로 있다가 보니까 돌아가는 판세를 보아하니 난 래퍼로 승부봐야겠구나 결심해 전략적으로 임했든, 아니면 기획사 사장님이 얘야 넌 래퍼가 적당하니 이제부터 랩 연습을 하여라라고 해서 울며 겨자먹기로 시작한 것이든 시작은 여러가지가 있을 거다.

하지만 이들은 이제 래퍼가 되었고 이 시대의 여성 래퍼로 메이저 무대에서 활동하며 그룹과 곡 안에서 약방의 감초/양념이나 향신료/구색 맞추기 역할을 해내고 있다(사실 랩만 하는 멤버는 거의 없고 춤도 추고, 코러스도 넣고, 가끔 노래도 부른다). 물론 팀 내에서 평균적으로 다른 멤버들에 비해 존재감도 인기도 떨어진다는 약점이 있기는하다.

어쨋든 지금 '여성' 래퍼들이 아마도 우리나라 가요 역사상 가장 많이 존재했던 시기를 거치고 있고, 연말 시상식에서 걸그룹 래퍼들을 모아 놓고 공연을 해도(한 적이 있다) 꽤 많은 수를 등장시킬 수 있다. 이제 이들 중에 누군가는 아, 난 랩을 좋아하는구나 결심하며 절차부심해 앞으로 대형 래퍼이자 뮤지션으로 성장해 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아 이따위 짓 빨리 때려치고 연기나 버라이어티를 해야지 하는 분들이 있을 거라는 점도 분명하다.

보면 대충 몇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윤미래, 또는 윤미래 스타일의 변형 미료를 벤치 마크하는 타입 / 미국 랩 스타들을 따라하며 커간 유형 / 내레이션을 좀 거창하게 하는 유형 / 완연한 마이 웨이 타입 정도로 나눌 수 있다. 아래에는 대충 이런 멤버들이 있다는 이야기나 해 볼 생각이다. 무순, 그냥 관심있는 멤버들만.

 

1. 미료 (브아걸) - 매번 나오는 이야기지만 브아걸은 걸 그룹으로 분류하기가 좀 애매하기는 하다. 하지만 어쨋든 아브라카다브라 이후로 걸 그룹 중흥과 함께 가는 행보를 보인 것도 사실이다. 미료의 경우에는 2000년 허니패밀리 객원 래퍼로 데뷔했으니 벌써 저 바닥 12년차이고, 얼마 전에 MIRYO aka JOHONEY라는 솔로 EP를 발매하기도 했다. 일단은 윤미래 다음... 정도의 평을 받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솔로 EP는 나름 좋아하는 편이다. 곡도 좋고, 5곡 뿐이지만 구성도 괜찮고, 개리/써니/나르샤 등과의 조합도 괜찮다. 나름 하고 싶었던 것들을 이리 저리 시도하며 풀어가며 좋은 음반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미료 자신에게 있다. 리듬을 타긴 하는데 은근히 발음이 뭉개진다. 브아걸 음반을 들어봐도 예전에는 그런 부분이 눈에 띄지 않는데 4집 Sixth Sense부터 그런 게 보인다. 자세히 들어보면 예전에는 랩을 할때 중간 중간 쉬는 타임이 좀 있었는데 이때 쯤 부터 그런 걸 없애버리고 전반적으로 예전에 비해 훨씬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랩이 음악의 속도를 못따라가고 있다. 이게 가만히 듣고 있으면 무척 신경쓰인다.

랩 완성도를 좀 높이고 나서 이런 시도를 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덕분에 음반 완성도가 조금 떨어지지 않았나 싶어 조금 아쉽다.

 

2. 유빈 / 혜림 (원더걸스) - 먼저 유빈. 프로 뮤지션의 세계는 결국 톤과 포지셔닝이라고 본다면 유빈은 어쨋든 마이 웨이를 만들었다. 초반 싱글과 음반에서는 그냥 뭐 걸 그룹 아이돌 래퍼였다면 본격적으로 변화한 건 2집의 Be My Baby부터고 Like This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뭐랄까 들리는 순간부터 어딘가 매우 민망한데 곡의 기존 리듬을 한 칼에 가로지른다... 영어로 하는 건 그렇게까지 어색하지 않은데 한글 랩의 경우에 보다 민망한 기분이 드는 게 내가 가지고 있는 편견인가 싶기도 하다. 여튼 롤모델이나 레퍼런스가 상당히 궁금하다.

혜림은 일단 원더걸스 음반에 최초로 랩 기반의 곡(산이와 함께 한 Act Cool)을 수록했다. 유빈으로서는 좀 아쉬었을지도. 유빈처럼 독특한 래퍼는 아니지만 발음이 선명하고 자신만만하다는 게 장점.

 

3. 엠버 (에프엑스) - 엠버는 마이클 시노다, 에미넴, MC몽을 좋아한다고 라디오스타에서 밝혔었는데 그때 에미넴의 Lose Yourself를 불렀었다. 그걸 보면서 확실히 저런 쪽을 좋아하나보구나 하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Electric Shock (EP)에 들어있는 엠버 중심의 곡 Beautiful Stranger는 그런 경향을 두드러지게 보여줬다. 이외에도 이번 EP에서는 각종 코러스 등 참여 지분이 이전에 비해 매우 높아졌다. 자기 색을 좀 더 개발하고 솔로 음반이 나온다면 굉장히 웅장한 뭔가가 나오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4. 화영 (티아라) - 2011년에 티아라에 합류하고 Vol.2 Temptastic부터 활동했다. 생각같아서는 가벼운 트로트가 들어간 댄스곡을 하는 티아라 음악에 랩이 낄 자리가 마땅치 않아 보이는데 적절하게 들어가 있다. 일단 내가 관심을 가지게 된 건 'Ma boo'와 '괜찮아요' 두 곡. 개인적으로 '괜찮아요'는 티아라가 케이팝 씬 안에서 어떤 포지셔닝을 취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프로토타입의 곡이라고 생각한다.

화영은 초기에는 윤미래/미료 스타일로 약간 강한 느낌이 있었는데 Day by Day에서는 티아라 음악이 부드러워지는 것에 맞춰 함께 부드러워지고 있다. 어쨋든 개인적으로 좀 팬이다. 티아라를 아직까지 보는 이유라는.

 

다 써보려고 했는데 귀찮아졌음... -_-

20120718

20120718

1. 카눈인가 칸눈인가 카누인가 하는 태풍이 가까이 오고 있다. 제주도 사는 동생 이야기로는 비가 장난이 아니라고 하는데 460km나 떨어져있으니(다음 지도에서 측정한 직선거리) 아무래도 추세는 좀 다르니까.

2. 정말 덥다. 뇌가 반숙 쯤은 된 거 같다. 날씨에 컨디션이 좌지우지되는 내 자신이 한심하다. 뭔가 몇 가지 생각해 놓은 게 있었던 거 같은데 열과 함께 증발했다. 누군가 에어컨을 제공해 주면 영혼이라도 바칠 듯.

3. 뇌 하니까 에프엑스의 빅토리아가 닭뇌가 맛있다고 한 기억이 난다. 닭뇌를 먹는 건지도 몰랐는데 있어도 난 안 먹을 거 같기는 하다.

4. 간접 경험이 풍부한 사람일 수록(즉 책이나 영화를 많이 보고 상상력/감수성이 풍부한) 직접 경험에 더 호들갑을 보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추론해 보자면 '인상적인' 직접 경험은 보통 간접 경험으로는 결코 상상할 수 없는 패턴을 보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또한 간접 경험이 풍부하다는 건 직접 경험의 빈도가 낮을 수 밖에 없고(개인의 시간 총합 = 직접 경험 시간 + 간접 경험 시간 + 잠이므로) 그러므로 훨씬 더 덴서티가 높은 직접 경험이 더 깊게 몸에 박힌다.

그리고 적어도 그것들이 극복이 가능한(혹은 이미 극복한) 경험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남들은 그런 일이 없을 거라는 확신을 하며 주변에 시그널링을 보내고, 또한 그에 대해 되짚어보며 거대한 트라우마로 재형성한다.

하지만 직접 경험이 정말 많거나 / 별로 예민하지 않거나 하면 / 운빨이 그쪽으로 뻗혀있거나 한사람의 경우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극히 비현실적인 경험을 이야기 하는 경우들이 있다.

딱히 어떤 사람이 더 낫다는 건 아니고, 직접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종종 보이는 특유의 편협함도 짜증나고, 여튼 뭐 이런 저런 삶이 있으니 다 괜찮은데 시덥잖은 호들갑은 좀 지루하다.

5. 강아지 목욕을 시켰다. 애완견 용 샴푸가 없어서 그냥 바디 클렌저를 사용했다. 그걸로 나도 씻었다. 따로 따로. 왠지 이상해서 강아지 앞에선 옷도 안 갈아입는다... 말하고 보니 내가 이상한 거 같기도 하고.

여튼 문득 생각나서 사람 / 개 겸용 클렌저가 있나 검색해 봤는데 그런 건 없는 거 같다. 비오템 남성 라인을 보면 샴푸 겸 바디 클렌저로 쓸 수 있는 제품이 나오는데 이를 보면 사람의 헤어-몸의 차이보다 사람의 몸-개의 몸의 차이가 더 큼을 알 수 있다... 말하고 보니 당연한건가.

6. 어도브 일러스트레이터가 어디에 쓰는 건지 명확히 감이 없는데 왠지 그 비슷한 걸 써 보고 싶어서 오픈 소스의 벡터 렌딩 프로그램(이런 걸 이렇게 부르더라, 비슷한 것으로 코렐 드로우) 잉크스케이프를 설치해봤다. 인터넷에 올라와있는 강좌를 몇 개 읽어보며 실습해 봤는데 하지만 여전히 어디에 쓰는 건지 잘 모르겠다. 무식해 ㅠㅠ

7. 완연한 잉여짓 하나를 계획하고 있는데 정말 심심하면 해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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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사리 종이백의 도면 사이즈를 예측해 봤다... 얼추 맞을 듯. 아일릿도 바늘과 실도 있는데 크래프트지가 없다. 엄청나게 귀찮을 거 같기도 하고.

8. 기차를 좋아하는데 개인적으로 관심이 큰 건 노선도다. 지도와 함께 있는 노선도는 무척 매력적이다.

9. 이게 사는 건지 영 확신이 안 서긴 하네.

초복

초복이다. 태풍 카눈은 제주도 근처에 도달했고, 북한 김정은은 자기가 원수라고 중대 발표를 했다. 나름 요식행위에 참가하지 못하면 좀 아쉬워하는 좋지 못한 성격이라 초복에 영 할 거 없으면 롯데리아 치킨이라도 먹어야지 하고 있었는데(가장 가깝다) 농협 목우촌에서 나온 안심 삼계탕 레토르트가 생겼다. 그냥 봉지채 뜨거운 물에 넣고 8~10분간 데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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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걸 좋아하긴 하지만 어머니 손맛 / 집밥 따위에 대한 로망같은 건 전혀 없는 편이다. 그래서 신경 안써도 되고, 반찬 매일 바뀌는 급식같은 게 제일 좋다. 그다지 크지 않은 돈이면 다 해결된다. 그렇기 때문에 자치구에서 운영하는 관리 괜찮게 되는 급식소 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맛있는 게 생각나면 그때 사먹으러 가면 된다. 급식이라는 표준형 요리에 익숙해지다 보면 가끔 먹는 맛있는 게 더 맛있게 된다. 종종 요리를 하기도 하지만 그건 맛있는 걸 먹어봐야겠다라는 열망에서 나온 행동이라기보다 뭔가 만들어봐야겠다 하는 열망에서 나온 추이가 더 크다.

이에 비해 설거지는 좀 좋아한다. 그릇, 컵이 깨끗해지는 게 눈에 두드러지게 드러나기 때문에 만족도가 크다.

 

여튼 위의 목우촌 안심 삼계탕이 생겼는데 검색해 봤더니 나온 지 얼마 안 지났는지 체험단 모집에 대한 글 이외에 맛이라든가에 대한 평은 거의 없다. 혹시 저걸 사 먹어볼까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가벼운 후기를 남기자면 :

1회분 분량은 1kg인데 가격이 좀 비싸다. 먹은 건 선물 받은 거긴 한데 옥션 검색해보니 2개들이가 17,900원에서 22,000원까지 분포한다. 17,900원이라고 해도 개당 8,950원. 이 정도면 그냥 백제 삼계탕이나 영양센터 가는 게... 레토르트면 5,000원 정도면 적당할 거 같은데 그게 안되서 저런 거겠지만 그래도 그렇지.

내용물은 닭 한마리(영계)에 마늘이 많이 들어있는 국물. 완연한 흰색 불투명 기름물 기반으로 푸른색이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따로 통파라도 썰어넣어야 그나마 신선해 보인다. 하지만 파가 없어서 청양 고추를 썰어넣었다.

밥도 들어있고 인삼도 한 뿌리 들어있는데(꽤 큼지막한) 그런데 전반적으로 좀 부실하다. 그 증거로 먹은 지 3시간 정도 지났는데 현재 배가 고프다. 이게 맛이 있다고 하기도 그렇고, 없다고 하기도 그렇고, 이상하다고 하기도 그렇고, 안 이상하다고 하기도 그렇고 뭔가 애매하다. 이게 뭐냐 하고 못 먹을 맛은 분명히 아닌데 그렇다고 아, 저번에 먹었던 안심 삼계탕 맛있던데 또 사다 먹을까라고 말하긴 또 그렇다.

여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날이니까 쓱싹쓱싹 다 먹었다. 그럼 된거지 뭐.

20120716

편견

아직도 라디오헤드하면 파블로 허니를 들고 갑자기 등장한 신인 밴드라는 느낌이 있다. 그래서인지 오오 라디오 헤드라는 말을 어디서 들으면 기분이 약간 이상하다. 음반을 3천만장이나 팔았으니 이런 편견은 집어치울 때가 되었는데 한번 만들어지고 나니 잘 사라지지 않는다.

이게 이쪽 음악을 듣고 있는 도중에 데뷔를 봤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건 아닌 거 같다.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스웨이드(93년 Suede)나 오아시스(94년 Definitely Maybe), 블러(91년 Leisure)는 그런 느낌이 없다... 라고 말하고 보니 오아시스는 약간 그렇다. 에코벨리(94년 Everyone's Got One)는 더 신인같다.

이에 비해 스톤 로지스는 발굴된 유물같고(아무래도 멤버들이), 샬라탄스는 91년 데뷔인데도 19세기 말부터 거기 있었던 것 같고, 해피 먼데이스(1985년 데뷔) 같은 건 거의 오크와 앤젤이 스코틀랜드 숲 속을 돌아다닐 때 부터 있었을 거 같은...(이건 약간 뻥). 뉴 오더와 조이 디비전은 좀 애매하다.

여튼 편견의 집합체처럼 여기 저기 말도 안되는 선입견들이 있는데 평소 때야 뭐 아무 일 없지만 혹시나 이런 주제로 대화를 할 일이 있거나, 뭔가 쓴다거나 하는 일이 있을 때 매번 꼼꼼이 확인을 해야 하는 게 좀 불편하긴 하다.

이에 왜 그런가.. 생각해 보면 꽤나 좋아해서 한 때 열심히 들었던 것과 안 그런 것에서 좀 갈리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라디오헤드는... 나쁘진 않은데 뭐랄까. 오아시스도 좀 그렇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이제 와서 딱히 열광하고 있는 밴드 같은 건 없는 거 같아 약간 슬프다.

해피 먼데이스 스텝 온 같은 게 청소할 때 틀어놓기 괜찮다 정도. 진공 청소기를 돌려도 쿵짝 쿵짝이 전달된다. W.F.L 같은 곡은 청소하면서 춤도 출 수 있다. 사실 Kid A 같은 건 청소기 돌릴 땐 아무 짝에도 쓸모없다.

어쨋든 나중에 좀 자세히 포스팅하겠지만 도미노 2호 발간을 기념한 오프닝이 7월 29일 일요일 오후에 있습니다. 일요일인게 조금 아쉽지만 금/토 주말은 공연을 하는 시간이죠. 전시회 제목은 Heaven입니다. Heaven, heaven is a place, a place where nothing, nothing ever happens. 바로 그 헤븐입니다.

20120715

20120714 토요일

1. 뭔가 재미있고 싶은데 잘 안된다. 정신적인 문제도 있고, 여름이라 쉬이 지치는 것도 조금은 있고, 최근 들어 극히 부실한 식사 패턴의 문제도 있고. 일주일에 쌀밥은 2끼 정도 먹는 듯.

2. 재미없는 게임을 너무 오랫동안 한 거 같아 당분간 안 할 생각이다. 전작과 더불어 이 회사 게임의 특징은 재미는 없는데 계속 하게 된다는 점이다.

3. 재미없는 이야기를 너무 오랫동안 한 거 같아 당분간 조용히 있을 생각이다.

20120714

노바야제믈랴 제도

몇 번 말했듯이 포켓 플레인스라는 게임을 하고 있다. 방황하는 영혼답게 어디 갈 곳을 못찾고 한동안 반 미치광이(-_-)처럼 게임에 몰두했는데 일단 목표(클라우드라이너라는 레벨 28에 나오는 가장 크고 비싼 비행기 구입하기)를 달성했기 때문에 한시름 놓고 있다.

여튼 비행기를 날릴 때 지도를 보면서 찍기 때문에 도시의 위치를 대충 파악하게 된다는 장점(...)에 대해서는 이미 언급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http://macrostars.blogspot.kr/2012/06/pocket-plane.html 포스팅에서 밝힌 적 있다. 그러면서 지도를 유심히 보고는 했는데(말했듯이 지도 보는 걸 좋아한다) 계속 신경 쓰이는 곳이 있었다. 바로 이곳.

map

바로 동그라미 친 저 곳들. 그냥 저기만 찍어놓으면 어디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나오게 잘랐다. 화면에 작게 자잘자잘하게 뭐라 써있는게 도시들이다. 인구가 0.0M인 곳도 몇 군데 있는데 저 세개의 섬은 게임 상에서는 그냥 비어있다. 그럼 그냥 북극인가 싶은데 심심해서 그걸 좀 찾아봤다.

찾는 거야 뭐 일도 아닌데 포스팅하려면 복잡하니까 맨 왼쪽 섬만. 다른 건 궁금하면 찾아보면 되니까.

왼쪽 섬은 이렇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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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벌레처럼 생겼는데 이 섬 - 남북 두 섬과 주위의 작은 섬들의 조합이다 - 의 이름이 노바야제믈랴 제도다. 북섬은 세베르니 섬, 남섬은 유즈니 섬이다. 그리고 남북이 어디서 갈라져 있는거야 했는데 저 하얀게 끝나는 지점에서 조금 내려오면 갈라진 걸 확인할 수 있다. 강 정도 사이즈로 마토치킨 해협이라고 한다. 길이 100km, 폭 600m라는데 그 부분을 보여주는 사진을 보고 싶었는데 못 찾았다. 거의 일년 내내 얼음 상태라고 한다.

북극 연안이라 텅 비어있는건가 싶은데 아래 쪽에 확대해 보면 이런 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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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ushya 타운이라는 곳이다. 위키피디아에 의하면 북쪽 섬에는 사람이 거의 없고 남쪽 섬에 네네츠인과 러시아인이 400명 정도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네네츠인은 또 뭐냐 싶은데 사모예드 족, 유가그리족으로도 불리는 부족이다. 사모예드는 네네츠, 에네츠, 셀쿠프, 응가나산 네가지 부족을 통합해서 부르는 말이라고.

여튼 네네치인은 기원전 1000년 경에 시베리아 남쪽에서 북극해 주변(북극해 콜라 반도에서 타이미르 반도까지)으로 이주했다고 한다. 아니 왜? 라는 생각이 드는데 무슨 이유가 있었겠지. 러시아에 4만 명 정도가 있고 2만 7천명 정도가 자치구에 거주하고 네네츠어를 사용한다. 우리와 같은 아시아 인족이다.

여름에는 섭씨 5~6도, 겨울에는 -20도 정도. 강수량은 200mm(거의 눈)의 매우 건조한 곳이다. 북섬은 거의 빙하로 덮여있고(사진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남섬은 북극여우, 나그네쥐, 순록 같은 게 산다고 한다.

이미지 검색을 해 보면 이런 사진들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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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제목으로 무슨 영화가 있었는지 포스터와 군인들 훈련하는 모습 같은 게 잔뜩 나온다.

 

이 섬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필연적으로 이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거 같은데 사실 이 섬이 나름 유명해진 건 차르 봄바 실험이다. 차르 봄바(Tsar Bomba)는 소련의 수소 폭탄으로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알려져있다. 1961년 10월 30일에 이 섬에서 실험이 실시되었다. 폭탄의 무게는 27톤, 길이 8m, 지름 2m. TNT 50메가톤의 위력.

원본은 터져버렸을테니 없고 이렇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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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 반도에서 비행기가 떠 10,000m 상공에서 투하, 지면에서 4,000m 지점에서 폭발했다. 화구는 지상까지 닿았고, 100km 바깥에서도 3도 화상이 걸릴 정도의 열이 발생했고, 후폭풍으로 핀란드의 유리창이 깨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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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면 히로시마에 떨어졌던 핵폭탄과의 대충 어느 정도 차이나는 지 느낄 수 있다.

카메라 6대 인가로 촬영되었다고 하는데 아래는 디스커버리 채널에 나온 것.

 

여튼 이런 곳이다.

20120712

유의미한 경향

몇번 말했듯이 패션에 관련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는 주제가 딱히 없기 때문에 통계가 거의 무의미하지만 그래도 그쪽은 한정된 주제라 어떤 경향이 있다. 어쨋든 나름 열심히 하고 있고, 가능하다면 거기서 수익을 내 취재비 정도까지는 커버하면 좋겠다(지금은 도메인 유지비 + 잡지나 관련 책 몇 권 구입 밖에 못하고 있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얼마나 와서 보는 지 신경이 쓰인다.

일단 10명이 온다고 하면 주소나 RSS로 들어오는 사람은 2명 정도다. 말하자면 단골인 고마운 분들이다. 그리고 나머지 8은 검색이다. 얼마나 머물렀나 하는 부분에서는 앞의 2가 그나마 높다. 대부분을 뭔가 찾다가 우연히 걸려서 들어오고, 없다는 걸 확인하고 나가는 패턴이다.

8 중 80%, 6명 정도는 네이버 검색이다. 나머지는 다음, 구글. 결론적으로 블로그 방문자 수의 전체적인 움직임 수를 만드는 건 네이버 검색이다. 저번에 네이버 검색에 문제(?)가 생겨 티스토리 검색이 막혔을 때 평소에 비해 거의 40% 정도의 조회수를 보였다.

블로그 포스팅의 전반적인 주제는 패션이다. 인터넷에서 주로 검색되는 패션이라는 건 연예인 관련된 것, 어떤 특정 상품(남자 지갑, 여자 가방 등등) 아니면 핫팬츠/스타킹이다. 약간 심각하고 긴 글들은 검색으로 잡히지가 않는다. 이건 제목 만들기에 소홀한 내 책임도 있다. 유입자를 늘리고 싶다면 제목이 꽤 중요하다.

결국 블로그 유입자는 네이버 검색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어떤 큰 이슈가 생기면 그대로 타격을 받는다. 이걸 분명하게 느낀 건 저번 총선이다. 갑자기 줄어든 조회수를 보면서 아니 왜 이렇지 생각을 했었는데 결론은 선거였다. SBS의 그 선거 방송 화면에는 아무리 별난 이야기를 해도 이길 수 없다. 그럴 땐 같이 선거 방송이나 보는 게 낫다.

뭔가 떠들석하고 재미있는 일이 있으면 확 줄어든다. 금요일 밤부터 토요일, 공휴일 전날 밤은 네이버 검색창에 핫팬츠/스타킹을 치는 사람도 잘 없다. 나가서 놀아야되니까. 국대 축구, 야구, 사건, 사고 여튼 사이즈가 큰 일이면 뭐든 영향을 미친다.

자영업을 하는 분들은 뭔가 큰 이슈가 있으면 바로 영향을 받는다고 하고, 물론 나도 이야기를 들어서 알고는 있지만 이렇게 명백하게 눈에 보이면 역시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각자의 삶이기 때문에 공공 의견이라는 건 별로 의미가 없고 결국 개별 개체의 선택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고는 있는데, 그래프로 보이는 공공의 움직임은 분명 호소하는 게 있다. 그런 점에서 통계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사람의 생각을 예전에 비해서는 조금 더 이해할 수는 있게 되었다.

이런 이야기를 길게 쓰는 이유는 런던 올림픽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을 절대 이길 수는 없다. 그렇다면 그 시기를 어떻게 극복할까 생각하고 있는데 역시 올림픽 특집을 해야 되는걸까... 무슨 이야기를 할까...

20120710

20120710

하루가 지났다. 어제 밤부터 지금까지 무척 덥다. 비가 오기 직전의 그 습한 무더위. 항상 이럴 때면 압력 밥솥 안에서 밥이 되어가는 쌀알의 기분, 찜통 속에서 익어가는 만두의 기분을 알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여름이 되면 생각이 굉장히 짧아지는데 아마 뇌도 이런 식으로 익어가는 게 아닐지. 그래서 어제 들은 skull hat이 필요한 건가. 아이스팩 내장형 스컬 햇이 있으면 좋겠다. 냉장고에 넣어놨다가 낮에 쓰고 그러면 좋을 텐데.

꽤 진득한 학문을 전공했는데 그러다 패션에 관심을 보인 지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한때 직업이었지만 지금은 그러지 못하고 있다. 내 능력으로는 밥 벌이가 안되니까 할 수 없다. 어쨋든 처음에는 여기서 진득한 걸 찾아내고 싶었는데 그게 잘 안되고, 요즘 들어서는 생각 자체도 꽤 단견화되고 있는 기분이 든다. 이번에 ㄷㅁㄴ에 원고를 쓰다가 더욱 절감했다. 찰나를 잡았으면 긴 줄을 만들어야 되는데 그저 찰나만 잡고 휘둘린다. 예전에는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싶다.

변명이겠지만 패션이란 거 자체가 어차피 찰나적인 한계가 있다. 샤넬인가 지방시인가가 말했듯이 스타일은 영원하지만 패션은 사라진다. 요즘은 스타일도 영원한 지 잘 모르겠다. 다 사라진다. 안 사라지면 폐기물이 될 뿐이다. 괜한 동물들 발에 걸려 꼼짝 못하다 죽는다.

그래도 여기서 뭔가 진득한 걸 찾아내고 싶고, 그걸 연장시켜서 새로운 뷰를 구성하고 싶은데 그게 잘 되지 않는다. 너무 단견에 빠져 있기도 하고, 또한 너무 움츠려들고 있기도 하고, 결정적으로 공부도 부족하다. 그래서 올 초에 큰 맘 먹고 패션 책을 몇 권 샀는데 다 읽고 나니 또 할 것도 없다. 그러고나니 밥이나 사먹을 걸 싶기도 하고 뭐 그런 구렁텅이에 빠져있다고 할까.

기동력이 떨어져 옷을 사다 입어보기는 커녕 구경하는 것도 잘 못하고 있다. 예전에는 그래도 꼬박꼬박 백화점과 매장을 갔었는데 인터넷에 경도되어 귀찮아졌나보다. 인터넷 의존이 너무 높다. 사진과 기사를 보며 유니크한 걸 생각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러다 보니 더더욱 단견에 빠진다. 어쨋든 공부를 좀 해야겠다. 그러면서도 하면 돈이나 쓰지 그래서 뭐하나 이런 생각이 있기는 하다... 뭐 그렇다는. 비가 내리는구나.

20120709

20120709 블루베리 휘트, 목끈

1. 저번에 홈플러스에서 파는 테스코 그래놀라를 샀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꽤 오랫동안 먹었는데 여튼 시리얼이 있으면 굶어죽진 않는다라는 교훈을 얻었다.

엊그제 홈플러스에 갔는데 이것만 세일을 하길래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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옅은 밀(wheats 66%)의 맛에 블루베리(퓨레 3.8%와 향 0.2%이라고 ingredients에 적혀있다), 여기에 우유.

정말 환상적일 정도로 부조화다. 밀과 블루베리도 안 어울리고, 블루베리와 우유도 안 어울리고, 옅은 밀 맛과 우유도 안 어울린다. 정말 총체적으로 어느 하나 매칭이 맞는 게 없다. 세상에 수도 없이 많은 재료 중 딱 세가지를 골랐는데 이 조합이라니, 테스코도 (어떤 면에서) 굉장하다. 더불어 큰일이다. 시리얼이 있어도 굶겠다... 이거 어떻게 다 먹지... 튀길까...

2. 강아지 웅이는 꽤 정상이 되었다. 꽤 라는 말이 붙은 이유는 가출 전/후를 볼 때 약간 다른 습관이 생긴 게 있기 때문이다.

3. 역시 홈플러스에서 세일을 하길래 참 비빔면, 메밀면 이런 것들을 사봤다. 다 맛없다. 팔도 비빔면과 열무 비빔면이 세일을 하지 않는 건 다 이유가 있다.

4. 일 년에 한 번 정도지만 시청 삼성 건물 옆에 있는 이남장(을지로에 있는 본점이 아니다)에서 특 설렁탕을 먹는 걸 좋아한다. 나오는 고기를 가위로 잘라 양념장 찍어서 질겅질겅 먹고 나면 힘이 좀 나는 것 같다. 대부분 특 설렁탕을 시키면 해괴하게 생긴 특수 부위를 넣어 주기 때문에 잘 못 먹는데(...) 시청 이남장은 그런 면에서 안심이었다.

여튼 힘을 좀 내보고자 큰 맘 먹고 며칠 전에 갔는데 시청 이남장이 없어졌다... 커피 집으로 바뀌었다... 슬프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잼배옥을 갔다. 이 쪽이 더 맛있다고는 하는데 특을 시킬 수가 없고, 그러면 모처럼 기분을 냈으니 힘을 내야지라는 행위의 특별함이 사라진다. 잼배옥은 나쁘진 않았는데 고기 양이 많은 대신에 전체 양이 좀 작다. 미식을 즐긴다면 가끔 괜찮은데 어쩌다 먹는 거니 완전 배 부르게 먹어야 한다면 비추천이다.

5. 아무리 봐도 웅이 이 놈은 내가 누군지도 모르는 것 같고 그렇게 고급 견종도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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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은 아직은 이해가 안 가지만 저런 걸 사는 기분이 조금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돈이 있어도 사지는 않을 것 같지만 왠지는 알겠다. 위 사진 같은 건 목끈마저도 가격상으로는 완전 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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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끈이라도 하나 살까 싶다. 마트에서 파는 것들은 이래도 되나 싶게 허접하다. 되먹지도 않은 무늬는 왜 집어넣는거야. 여튼 이건 3가지 색이고 목끈, 목줄 따로 판다.

브랜드 이름이 붙은 채로 제품이 조금만 좋아지면 목끈과 목줄은 따로 팔기 때문에 아무리 저렴해 봤자 무명씨에 비하면 가격 면에서는 비교가 안되게 뛰어버린다. 그래도 AA의 이 제품은 2만원 대에 모두 장만할 수 있다. 문제는 이 가격대 정도로 좋아보이진 않는다는 것. 만원에 풀 셋이면 딱일거 같은데.

내가 Goth라면 이런 걸 사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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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웅이는 요즘 이런 걸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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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얻은 모기 퇴치 팔찌... 사진찍는다고 가만히 있으라고 윽박질러서 저런 표정을 하고 있는 것임. 평소에도 저런 거 아님...

20120705

그냥 생각나는 대로 상반기 케이팝

7월이 되었으니 전반기 음악 이야기나 해볼까 한다. 요즘은 K pop이라고 부르는 아이돌 음악 이야기 한정, 들은 것들 한정, 이미지/포지셔닝 이런 거 다 무관하고 그냥 아이팟으로 듣는 음악 한정. 순서는 약간 의미 있음.

빅뱅의 Still Alive - 전반기에 들은 곡 중 제일 마음에 든 건 사실 Still Alive에 실린 Still Alive였다. 별로 인기가 없었던 거 같기는 한데 그래도 빅뱅 타입의 곡 중에 한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한다. 2월에 나온 게 Alive였고, 6월에 나온게 Still Alive인 건 뭔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여튼 그렇다. 사실 다른 건 다 그냥 그랬고 오직 하나 Still Alive만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에프엑스의 Electric Shock. 이 음반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했으니까 그냥 개인적인 선호도는 Electric Shock > Beautiful Stranger > Zig Zag > 제트별 = Love Hate > 훌쩍 정도. 제트별은 중간에 크리스탈의 브릿지가 너무 어색해서 들을 때 마다 기분이 이상해진다.

애프터스쿨 새 EP 5th Maxi Single(타이틀이 이렇다)은 예상보다 곡들이 꽤 괜찮다. 새롭진 않지만 아기자기하고 탄탄하다. 하지만 뭔가 문제가 좀 있는게 작고 귀여운 애들이 할 법한 곡들을 커다랗고 모델스러운 분들이 (뮤비에서) 캣워크 걷는 듯이 동작하며 이런 노래를 부른다. 뭐 애프터스쿨의 이미지야 원래 그런 거겠지 싶기는 한데 곡이랑 너무 안맞고, 오히려 곡에도 그룹에도 좋을 게 없는 발란스를 만들고 있다. 그다지 멋도 없거니와 둔해 보인다. 딱히 지금의 늘씬 이미지를 밀어붙일 필요가 있을까 싶다. 노래 부를 땐 좀 다른 컨셉으로 가든가 아니면 아예 싸구려처럼 가버리든가. 버라이어티에서나 섹시 이미지 하면 차라리 나을 거 같은데.

티아라는 예의 그 트로트 댄스로 컴백했다. 환영한다. 야야야로 시작한 일탈의 음악은 잠깐은 흥미롭지만 에프엑스나 2NE1만큼 할 수가 없다. 듣다보니 요즘 곡들은 보컬의 어레인지가 꽤 좋은 듯한 기분이 드는 데 단체 걸그룹/보이그룹의 멤버 배치 문제에 있어 이제 노하우가 꽤 쌓인 것 같다. 뮤직 비디오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역시 괴작이다. 진정 허접한 작품은 참여자들이(제작자, 연기자, 무대 장치 등등) 허접한 것을 만들 생각이 전혀 없고 정말 진지하게 좋은 작품을 만들려고 애쓸 때 나온다. 정말 허접한 것을 만들어야지라는 생각 아래 나오는 결과물들은 보통 예술가 타입이 손길이 묻어나오기 마련이라 말은 허접해도 완전히 무너지지 않는다. 하지만 진지하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이들은 정말 이걸 대작 영화를 만드는 기분으로 제작한 것 같다. 여튼 티아라의 뮤비들은 (이번 것도 그렇지만) 하나같이 허접 괴작이라 부르기 손색이 없다. 드라마 찍던 애도 어색한 연기를 하게 만드는 거대한 힘이 있다. 다 모아서 DVD 발매를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중요 사료로 쓰일 듯.

씨스타/에이핑크 새 싱글은 그냥 그랬고, 인피니티는 전작보다는 좀 아쉽다. 미스에이는 나쁘지 않았고, 포미닛은 뭐 여전하고. 틴탑의 투유는 괜찮긴 한데 아직은 좀 어설프다. 앤디가 틴탑으로 돈을 많이 벌어 좋은 프로듀서를 붙여주면 훨씬 나아질 지도 모르겠다.

전반적으로 기대한 것들은 많았는데 생각보다는 별로였던 2012년 전반기였다. 후반기는 카라, 레인보우, 소녀시대 정도 나올 거 같은데 카라 일단 기대중.

녹사평

한때 녹사평을 꽤 자주 갔었는데 요새는 갈 일이 별로 없다. 어쩌다 가봐야 밤 8시 넘어 버스타고 가서 맥도날드 이태원 점 갔다가 1시간 안에 이태원 역으로 들어가 환승 오케이하는 정도의 코스. 그것도 마지막으로 갔던 게 언제인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도 녹사평 역에서 경리단 쪽이나 이태원 맥도날드 쪽은 사람도 없고, 컴컴하고, 조용하고 해서 좀 좋다. 평일 밤 11시 쯤 가면 좀비들이 휩쓸고 지나간 레지던트 이블의 마을처럼 한산하기 그지없다. 삼각지 역 쪽이나 한강 쪽으로 한들한들 걷는 것도 괜찮다. 하지만 한강 쪽에서 녹사평 방면으로는 계속 언덕길이라 힘들다.

 

여튼 갈 때마다 이 역의 이름은 어쩌다 녹사평이 되었나 궁금했다. 일단 동네 이름이 서울 동네 이름 분위기가 아니라서. 행정 구역상으로 부대가 있는 쪽은 용산동, 길 넘으면 이태원동이다. 드디어 생각나서 찾아봤다.

위키피디아에 의하면 이 지역은 조선시대 말까지만 해도 잡초가 무성해 사람이 살지 않고 푸른 들이 무성한 들판이어서 녹사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나름 용산은 조운선이 몰려들고 국제항도 겸한 걸로 알고 있는데 어쩌다 녹사평은 들판이냐 했는데 지도를 보면 용산에서 배가 내리면 물자들이야 삼각지-서울역으로 해서 남대문으로 들어갔을 테니 그 쪽은 대로가 있을 곳은 아니다.

더불어 일제 초기만 해도 비가 많이 오면 한강이 신계동(효창공원역)과 삼각지까지 범람했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촌동 일대는 꽤 큰 백사장이 형성되었고 그 위는 들판, 녹사평이 있었다는 것 같다. 풀이 무성한 뭐 그런 분위기였을 듯. 지금 동서울 터미널 근처가 1980년대만 해도 그런 분위기였다.

들판이 들어간 지명이 하나 더 있는데 노원구 상계동에 마들이라고 있다. 마들은 두 가지 설이 있는데 하나는 상계동에 역참이 있어서 들판에 말을 풀어놓아 마(馬)들, 또는 이 일대가 삼밭이 많아 삼밭의 우리말인 마뜰에서 나온 마(麻)들.

 

위키피디아에 보니까 용산구청이 녹사평 역 주변으로 이사온 이후 지하철 역 이름을 용산구청 역으로 바꿀려고 한단다. 여튼 마음에 드는 게 하나도 없는 용산구청이다.

효창공원역에서 원효대교 쪽으로 내려가다보면 성심여고라고 있는데 그 안에 용산신학교와 원효로 성당이라고 꽤 눈에 띄는 건물이 있다. 용산신학교는 1892년, 성당은 1902년 건물이다. 뭐 그런 것도 있다고.

20120704

콜로라도 로망

미국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그리 큰 관심이 있는 동네도 아니고, 내 생각의 폭이 커버하기엔 커버리지가 너무 넓기도 하고, 비자 시절에는 비자가 안 나올 께 뻔하기도 했고 등등. 하지만 어렸을 적 부터 꽤 관심있는 동네가 있는데 - 사실 이미 여러 번 밝힌 적 있지만 - 콜로라도다.

취향도 작용하겠지만 그러고보면 AFKN의 영향력은 참 지대했던 거 같기도 하다. AFKN 그러다가 AFNK로 바뀌었고, 지금은 지상파 채널에서는 사라진 '미국 방송'에서 광고 타임에 미국의 주를 소개해주고는 했다. 대개가 비슷하다. 도시가 있는 동네는 마천루가 펼쳐진 도시가 나오고, 호수나 산이 있는 동네는 안개에 덮이거나 만년설이 보이는 자연 경관이 나오고.

멍하니 그걸 보고 있는데 콜로라도가 나왔다. 허허벌판에 강이 있고, 곰이 물고기를 잡고 있었다. 그리고 아무 것도 없었다. 정말 아무 것도 없었다. 그걸 보면서 아, 저기에 가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나는 베어 그릴스가 아니기 때문에 그 속에서 생존을 담보할 수는 없다. 어디까지나 구경꾼 시선이다.

이런 아무 것도 없는 곳에 호감을 가지고 있다. 파리, 텍사스나 바그다드 카페 같은 영화에 꽤 큰 호감을 가지고 있는데 거기에 황량하고 아무 것도 없는 곳이 나오기 때문이다. 코엔 영화도 그렇다. 북적북적대는 곳을 영화에서까지 보는 건 좋다/나쁘다 까지는 아니어도 별 생각이 들진 않는다.

자로 대고 주를 나눈 거 같은 미국 지도에서도 완전히 네모난 주는 콜로라도와 와이오밍 밖에 없다. 완전히 네모랗다. 와이오밍도 만만치 않게 흥미진진해 보인다.

 

콜로라도에도 물론 기차가 있다. 노선 자체도 매우 오래되었고, 주를 횡단하며 지나가는 암트렉도 있고, 지역 별로 히스토리컬 관광 열차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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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버가 오로라와 붙어 있는데 Grand Junction에서 Denver까지 California Zephyr 기차가 지나가는데 8시간 15분이 걸린다. California Zephyr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해 솔트 레이크, 덴버를 거쳐 시카고로 가는 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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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ifornia Zephyr 노선도. 노선을 보고만 있어도 흐뭇해진다. 유투브를 찾아봤더니 California Zephyr 동영상이 잔뜩 나온다. 그 중 하나... 열차 안이 꽤 시끄럽군. 저 콜로라도 계곡에 앉아 지나가는 암트랙에 손을 흔들고 싶다...

 

아래는 콜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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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곳이다. 여전히 가보고 싶다.

20120702

피곤함

요즘들어... 라고 말하기는 좀 그렇고 올해들어... 부쩍 피곤하다. 계속 잠만 자던 때가 있다가, 조금 깨어나는 듯 했는데 여름이 오면서 몸 속에서 잠시 쉬던 피곤함이 깨어났다. 그러다 웅이가 집을 나가면서 신경을 너무 써버렸다. 28일 저녁부터 치통과 두통이 두드러지면서 간만에 펜잘을 잔뜩 몸 속에 집어넣었고, 몸에 힘 꽉 주고 온 동네을 막 찾아다녔더니 지금은 두 다리가 다 근육통에 시달리고 있다. 어제는 잘 일어나지도 못했는데(-_-) 지금은 훨씬 낫다. 이것은 병상 일기 같군. 병원 침대만 아니지 사실 손색은 없다. 살면서 많은 것들을 떠나 보냈다. 특히 내가 정말 아끼고 보호하고자 마음 먹었던 것들은 사람도, 물건도 하나같이 훌훌 떠나갔다. 결국 올해들어 지금 이 시간에 주변에서 함께 눈치보며 즐겁자고 남아 있는 건 이제 강아지 밖에 없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다 웅이가 달아났다. 새벽에 동네를 뒤지고 다닐 때는 마음만 급해 별 생각이 안 들었는데 일단 포기하고 집에 들어와 휴대폰으로 인터넷 검색을 하다보니 또 이렇게 속절없이 보내야만 하는 자신이 너무 한심했다. 여튼 시체라도 업고 온다라는 생각을 했고 참 부단히도 돌아다녔고, 어제 말했든 운 좋게도 찾았다. 사실 절대 못찾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찾을 방법이 없었다. 어디로 갔는지 대체 어떻게 아냐. 결국 그저 적어도 후회는 하지 않도록, 뭐 그런다고 후회할 것들이 없지는 않겠지만. 그렇게 겨우겨우 찾아냈는데 보호소에서 그닥 반가워하지도 않고 지금도 데면데면해 하는 거에 약간 마음이 상했다. 이마저 이토록 일방적이었던가, 인생의 방향은 왜 이 모양으로 찌질한가. 온 몸을 뒤적거려 상처 자국 두 군대를 발견했고, 후시딘을 발라줬다. 훌륭한 주인이어서 병원 데려가 검진 시키고 싶지만 이번에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발 아프게 찾아다니는 거 밖에 없다. 여튼 이런 시간을 압축해 지나고 났더니 더 피곤하다. 나도 쿨쿨 자고, 강아지도 쿨쿨 잔다. 사실 신경쓰여서 옆에다 두고 자본 적이 없는데 어제는 둘 다 그냥 쓰러져 계속 잤다. 결국 적어도 하나는 다시 구해왔다. 내 따위 인생에 그거면 이제 됐지 싶기도 하다. 마음만 아프고, 한계만 온 몸 가득히 절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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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간 강아지

머리가 복잡한 김에 소일삼아 써 봅니다.

웅이가 집을 나간게 28일 오전 6시 30분 정도였고, 다시 만나게 된게 29일 오후 3시 정도였습니다. 하루 반 만에 되찾았으니 다른 집 나간/길 잃은 강아지들에 비해 운이 좋은 편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참 여러 강아지들과 함께 했는데 이런 일은 처음이라 황망하더군요.

도망가지 못하게 하는 게 최선이겠지만 뭐 누군들 도망가게 하고 싶었겠습니까. 세상일 아무도 모르니 평소에 몇 가지 정도 확인해 두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이번에 했습니다.

 

* 비슷한 상황에 처한 분들을 위한 실질적인 팁 몇 가지

1. 길을 돌아다니며 직접 찾을 수 있는 확률은 극히 낮은 거 같습니다. 안 할 수는 없겠지만 그런 식으로 만날 확률은 너무 낮아요.

바로 옆에 있어도 어디 숨어있으면 모를 수 있습니다. 강아지가 길을 잃으면 다른 강아지/고양이/그외 다른 것들/자동차 소리/시끄러운 소리/위협적인 사람들을 피해 어디론가 가게 됩니다. 방향을 전혀 짐작할 수 없어요.

보통 도심에서 작은 견들은 1km 정도 이동한다는데, 말이 1km지 그게 어느 방향일지 모릅니다. 큰 견들은 상상도 못하게 멀리 가버린다더군요.

여튼 돌아다니는 건 전단지 붙이는 거라든가와 병행하면서 '혹시나' 정도로 생각하는 게 나은 듯 합니다.

2. 집으로 다시 돌아올 확률이 있기는 한데 역시 낮습니다. 이런 식의 복귀율이 8% 정도 된다더군요. 만약 근처에 숨어있다가 새벽에 다시 돌아온다면 정말 운이 좋은 겁니다.

3. 좋아하는 물건, 강아지 이름, 좋아하는 장난감에서 나는 소리 같은 것도 별로 소용없을 수 있습니다. 당황하면 전혀 아무 생각도 안 해버리는 거 같습니다.

4. 전단지에 보면 습성, 습관, 좋아하는 것, 버릇 이런 거 써놓으신 분들이 많습니다.

위에서 말했듯 강아지가 당황하면 다 잊어버리기 때문에 그런 건 필요없을 수도 있습니다. 집에 있을 때 진짜 좋아하던 소리나는 악어 장난감이 있는데, 동물구조센터에서 그 소리를 냈더니 무서워하며 도망갔습니다. 또 옷이나 목끈도 모를 일입니다. 웅이는 맨 몸으로 나갔는데 다시 만났을 때는 왠 목끈을 하나 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같은 견종끼리는 비슷비슷하게 생긴 게 많고, 며칠 바깥에 있던 개들은 꽤나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절대 안 변할 신체적 특징들을 기억해 놓는게 좋습니다. 웅이의 경우 아래 이빨 중 하나가 살짝 비툴어져있고, 배 특정 부위에 점이 하나 있고 뭐 그런 것들 몇 가지가 있었습니다. 강아지를 키우신다면 그런 것들을 꼭 기억해 놓으세요.

5. 일단 사라지면 먼저 좀 찾아보겠죠. 그 다음 몇 개 사이트가 있습니다.

animal.go.kr / animal.or.kr / karama.or.kr / angel.or.kr 이 꽤 큰 거 같습니다. 그리고 강사모 등 포털에 카페 몇 개도 있습니다. 거기에 사진과 함께 제반 사항을 올려놓는 게 좋습니다. 이상한 사람들 많기 때문에 전화 번호 정도만 함께 올리면 됩니다. 사례금이 높으면 찾을 확률이 훨씬 늘어난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이상한 전화도 많이 온다더군요. 그래도 뭐.

그리고 위 사이트에 발견되어 보호소로 온 동물들 리스트가 올라옵니다. 보면 강아지, 고양이 뿐만 아니라 앵무새, 병아리, 고슴도치도 있더군요. 앵무새는 날아가지 않을까 싶은데 여튼 잘 모르겠습니다. 하루에 올라오는 수가 꽤 많습니다. 그걸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또 인터넷을 잘 사용하는 사람들이 발견한다면 여러 사이트에 올릴 수도 있습니다. 특히 애견 동호회 같은 활동하는 분들은 보호소로 갔다가 주인 못찾으면 강아지들이 어떤 운명을 맞이하게 되는 지 빤히 알기 때문에 어떻게든 직접 맡아서 찾아주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6. 전단지를 만듭니다. 위에서 말했듯 직접 발견할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누군가 발견하고 그걸 보관하든지, 보호소에 보내든지 둘 중 하나입니다. 보호소에 보내면 5번의 사이트 망에 걸립니다. 누가 보관한다면 전단지 밖에 없습니다.

전방 1km 내에 여기저기 붙이라고 하더군요. 저는 사실 28일에 몇 장 안붙이고 다음날 A4지에 전단지 파일 만들어 프린트 준비하다가 행방을 찾아냈기 때문에 전단지를 많이 돌리고 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위 사이트에 강아지 다시 찾은 이야기 이런 거 읽어보면 역시 전단지가 가장 확률이 높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평소에 신체적 특징을 기억해 놓는게 일단은 제일 중요한 거 같아요.

 

* 웅이의 사례

아침 6시 반에 열려있는 현관으로 뛰쳐나갔습니다. 어디선가 깨갱하는 소리가 들린 게 마지막입니다. 바로 알았기 때문에 뛰쳐 나가서 2시간인가 돌아다녔는데 못찾았습니다. 아침에 나갔다가 인터넷 검색해보고 위 사이트들에 올리고 트위터에도 올리고 했습니다.

그리고 간단하게 전단지 몇 장 프린트해서 저녁에 집에 오면서 주변 동물병원에 주고, 좋아하던 장난감 들고 아침에 소리 들렸던 방향 쪽으로 올라가면서 계속 찾으며 몇 장 붙였습니다. 1km 안이다 라고 해봐야 동그랗게 그리면 정말 넓습니다. 웅이는 집에 왔지만 지금은 제가 다리 근육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혹시나 돌아올까 싶어서 새벽에 내내 신경썼는데 역시 안왔습니다. 답답했어요 정말.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또 동네 한바퀴 돌고 나가서, 점심먹고 어제 검색했던 거 참고로 좀 더 나은 전단지 파일을 만들고 오후에 프린트해야지 생각하면서 위에서 말한 사이트를 뒤적거렸습니다. 한참 보고 있는데 거기서 발견했습니다. 사실 웅이 맞는지는 솔직히 모르겠고 여러가지 특징이나 그런 것들을 보고 바로 전화했습니다.

IMG_2830

이 사진이었어요.

요키치고 저렇게 허리 긴 놈이 세상에 몇이나 있겠냐 싶어 확인한다고 바로 갔습니다. 동물구조관리협회는 양주에 있습니다. 제가 신촌에서 출발했는데... 신촌-양주 지하철이 한시간 좀 넘게, 거기서 25 혹은 25-1번 버스를 타고 또 40분 정도 가야됩니다. 가다보니까 아니면 어떡하냐... 는 생각하고 맞으면 어떻게 데려오냐...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아닐 수도 있지만(강아지 분실 사연을 보면 갔다가 허탕치고 오시는 분 꽤 많습니다. 마음의 준비는 하셔야되요) 맞으면 데려와야 하니까 위치상으로도 자동차가 있으면 제일 좋고, 캐리어라도 챙겨가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특히 버스를 타야하기 때문에... 동물구조관리협회 가면 팔기도 해요.

이제 가서 봤는데 하루 밖에 안 지났는데 완전 너저분하고, 이름도 못 알아먹고, 나 보더니 모른 척하고, 눈도 안마주치고, 장난감으로 소리냈더니 도망가 버리고, 바닥에 오줌 질질 싸대고 -_- 특히 거기 직원이랑 저랑 둘이서 웅이야하고 불렀는데 직원에게 냅다 달려가는 ㅠㅠ 한 삼일 만에 발견한 거면 완전 새출발이 될 뻔했습니다. 여튼 그래서 신체 특징을 알고 있어야되고 사진같은 거 있으면 좋아요. 당황하고 주눅들어 있어서 그런지 표정도 완전히 다릅니다.

평소에 동생하고 카니너라는 앱으로 (동생이 키우는) 막내와 웅이 사진 서로 보여주고 그러는데 그나마 거기 있는 사진들 덕분에 직원의 의심에서 조금 풀렸습니다. 사실 이상한 사람들(예를 들어 개장수)이 내 강아지다 주장하고 오는 경우 많을 거 같아요. 자세한 스토리는 알 수 없지만 이야기들어보니까 소방서에서 데려다 보호소로 넘겼다군요. 소방관 분들 감사합니다.

여튼 그렇게 데려왔습니다. 신분 확인을 하기 때문에 신분증이 있어야합니다. 그러면 바로 돌려줘요. 가방 밖에 없었기 때문에 거기에 넣고(-_-) 버스는 아무래도 어려울 거 같아 택시를 불렀습니다. 거기 말하면 금방 옵니다. 하지만 냄새 너무나서 창문을 열고 탔다는.. 가방 속에 들어있던 웅이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운전하시는 아저씨도 그렇고 모두 다 함께 쪄 죽는 ㅠㅠ

그리고 지하철 타고 집으로 왔습니다. 집에 와서도 완전 데면데면했는데(지가 어디 온 건지도 완전 모르는 얼굴 - 그래도 화장실, 자기 집은 일단 알아서 가더군요) 목욕시키고 났더니 좀 나아지고, 하루밤 자고 났더니 더 나아졌네요. 확확 나아지고는 있는데 사실 지금도 약간 이상합니다. 안 하던 짓을 몇 가지 해요. 좀 아픈가 싶기도 하고. 조금 전에는 사라져서 찾아봤더니 목욕탕 어디 구석에 숨어서 자고 있는... 그런 거 처음 봤습니다. 여튼 병원 한 번 데려가서 체크 좀 해봐야 될텐데.

 

뭐 이런 과정을 거쳤습니다. 사실 인터넷 잘 못하거나 하신 분들은 웅이 식으로 이동해서 공고되면 절대 발견 못할 거 같습니다. 사이트 봐야지 아는 거니까요. 그런 경우에는 어떻게 할까 싶네요. 여튼 주변에서 혹시나 길잃은 강아지가 보이면 파출소나 소방서라도 데려가는게 일단은 최선인 거 같습니다.

추위, 오구오구, 훈련

1. 너무 춥다. 집에 오는 길에 날씨를 보니 기온은 0도, 바람이 좀 불어서 체감 온도는 영하 3도 쯤이다. 옷은 작년 한 겨울 쯤 입은 것과 거의 같았는데 셔츠에 플리스, 오리털 파카, 청바지에 운동화였다. 여기에 머플러, 더 추우면 히트텍 정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