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26
20120726
구질거리는 이야기들은 더운 방 안에서 혼자 궁싯거리고 농담이나 계속하며 낄낄거렸으면 좋겠는데 뭔가 계속 꼬이고, 얽히고, 답답해진다. 어쨋든 예정했던 일들은 거의 끝나간다. 다음달 중순 쯤 되면 더 찾을래야 아무 것도 없을 거 같다. 후회를 하든 말든 이미 내 손을 떠난 꽤 많은 일들이 머리 속을 맴돈다. 다시 그 자리에 간다면 뭔가 다를까? 모를 일이다. 다 팽개치고 어떻게든 여길 피하면 뭔가 다를까? 그것도 모를 일이다. 상정할 수 있는 노스탤지어도 레퓨지도 없으니 아예 생각에 시동이 걸리지도 않는다. 이미 만료되어버린 내 여권같다. 사람들과 만나며 상처도 받고, 용기도 얻고 하는 일조차 거의 없어 모서리가 깎이지도 않으니, 필요없이 곤두서기만 한다. 이런 저런 이유로 가끔 어딘가 나가면 어찌해야될 지 잘 모르겠어서 망설이기만 한다. 결국 언제나 결정되는 선택지는 가만히 있는 것 뿐이다. 가만히.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디소셜라이제이션은 이렇게 완성되어 가는 건가. 이제 어쩔 것인가에 대해 계속 생각해 보고 있다. 더 가봐야 아무 것도 없다는 게 너무 명확하니 오히려 기분이 이상하다. 헤븐은 내가 고른 곡은 아니지만, 그런 점에서 너무나 적절하다. 아무 것도 묻지 않고, 아무 질문도 받지 않고, 아무 답변도 하지 않는다. 온도만 계속 올라가고, 가슴엔 점점 통증이 생기고, 담배는 떨어져가고, 7월 초 쯤에 먹은 듯한 더위는 계속 뒤통수에 머물러 울렁울렁 거리고, 몸은 일초씩 일초씩 희미해진다. 아예 희미해지면 세계를 돌며 서커스라도 할 수 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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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청, 유지, 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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