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28

테아닌, 공기, 건조, 정기권

1. 스트레스가 많은 듯 해 뭐 방법이 없나 찾아보다가 테아닌이라는 약을 먹어보고 있다. 녹차 추출물이라고 한다. 설명에 의하면 긴장 완화, 이완 효과가 있고 그래서 긴장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면 아침에 먹거나 잠이 잘 안오면 자기 전에 먹거나 이런 거다. 뭐 이런 류의 약이 그렇듯 먹었으니 힘내자! 쪽이 더 강한 거 같긴 하고 드라마틱한 변화 같은 건 (오면 안되기도 하고) 없다.

여튼 60알짜리를 사서 먹은 지 한 달 쯤 지난 거 같은데 몇 가지 변화가 있다. 참고로 겨울에 자꾸 깨고 잠을 잘 못자서 밤에 먹는다. 우선 잠이 늘었다. 잠이 잘 온다기보다 아침에 잘 못 깬다. 그리고 종종 악몽을 꾼다. 이건 테아닌과 관계된 거라고 하긴 그런 데 작년 겨울부터 종종 그런 현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글을 쓰게 된 이유이기도 한데 어제의 경우 뭔 좀비 괴물 같은 게 로보트 태권브이 처럼 날아와 옆에 사람들을 머리로 쳐대는 꿈을 꿨다. 꿈인지 알았고, 이런 꿈을 꾼 적이 있다는 생각을 했고(하지만 그런 꿈을 꾼 적이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무엇보다 굉장히 무서웠다. 왜 무서웠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여튼 그랬고 잠에서 깼다. 역시 확실하진 않지만 으악! 같은 소리를 질렀을 가능성도 있다. 그게 두 시 사십 몇 분이었다.

이 꿈의 특이한 점은 기억이 꽤 선명하고 오래 지속되고 있다는 거다. 어지간하면 아침에 일어나면 뿌옇게 다 잊어버리는데 여태 기억하고 있다. 물론 이건 너무 이상하니 기억해 놓자라고 생각했던 것 때문일 수도 있다.

어제 특이한 사건 같은 건 없었고 안 먹던 걸 먹은 것도 없었다. 그냥 공기가 나빠서 화가 났을 뿐이다.


2. 오후에 들면서 공기가 확확 좋아졌다. 지옥 같았던 며칠이 드디어 끝난 거다. 왠만하면 신경 안 쓰고 싶은데 초미세 먼지 수치가 높아지면 매우 확실하게 두통이 생겨서 알게 된다. 매번 애드빌 같은 걸 먹을 수도 없는 일이고 난감한 문제다. 애드빌 먹어봐야 원인이 제거되지 않았으므로 다시 두통이 생긴다.

이 문제는 하지만 좀 더 실험을 해봐야 할 필요가 있으므로 먼지 수치를 당분간 의식하지 않아 보기로 했다.


3. 역시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온 몸 여기저기에 상처가 있다. 방이 건조해서 자다 긁는 건가 의심하고 있다.


4. 어깨 안마기를 구입했다. 아무래도 이런 종류가 필요한 거 같다. 지하철 역까지 자전거를 탈 생각이다. 강제적 시행을 위해 정기권을 끊을 예정이다.

20180322

약간의 행운, 그리고 불운, 또 약간의 행운

1. 요새 몇 개의 이벤트에 당첨되었다. 허들이 낮은 종류긴 했지만...

우선 티스토리에서 결산하면 주는 수첩을 받았다. 꽤 두툼하고 안에 아무 것도 없이 백지만 들어차 있는 딱 취향의 적절한 물건이었다. 단지 좀 무겁긴 했음. 그리고 티스토리 스티커(어디에 쓰냐 그거 ㅋ)가 들어있었는데... 모나미 153 블랙 버전이 들어있었다! 금속 볼펜! 살까 말까 했었는데 이렇게 입수하는구나. 하지만 잠깐 검토한 결과 심 별로 안좋고(대신 파카 호환이 된다) 클립이 없어서 들고 다니기 불편함. 후자가 좀 문제.

그리고 집에 식탁을 하나 샀는데 그 후기 이벤트 당첨되어 우드 도마 세트를 받았다. 3종으로 구성되어 있음. 빵 도마는 동생 주기로 했다.

이것들이 오늘 집에서 쉬는 동안 다 와서 좀 즐거웠음...

2. 이런 작은 운에 비해 경제적으로는 문제가 좀 있다. 페이 같은 건 어지간하면 제때 주겠지 하고 그냥 기다리는 편인데(물론 뭔가 이상하거나 궁금하면 물어보지만) 올해 들어서는 원고 쓰는 거 말고는 계속 돈 이야기만 하는 기분이다. 그 이유야 물론 뭔가 계속 이것저것 하는 거 같은데 거지꼴을 못 면하고 있기 때문이지. 여유가 있으면 굳이 뭐 물어보고 할 리가 있나... ㅜㅜ 올해는 좀 나아지려나... 여러분 부디 책을 구입해 주세요 ㅜㅜ

3. 3월 21일인데 서울에 눈이 왔다. 버스를 타고 있었는데 막 내리더만.

4. 아 1만원 이마트 상품권도 하나 받았구나. 이건 꽤 한참 전 이벤트 당첨으로 모바일 상품권이 날아왔다. 그래서 이마트 간 건데 1만원 상품권 받아서 푸드 코트에서 8500원짜리 먹어버렸다. 아침에 갑자기 라면 먹고 저거 하나 먹었음... 뭐 1만원 넘는 거 먹어서 돈 더 쓰지 않은게 어디야(이마트 푸드 코트에는 1만원 넘는 거 없더라. 파스타 같은 거 있으면 그런 거 먹고 싶었는데) 사는 게 그런 거지.

20180318

혐오 규제

아이린이 82년생 김지영을 읽은 문제로 호들갑을 떠는 곳이 있다. 야갤이 본체라 할 레벨갤이다. 예전에 손나은 걸스 캔 두 애니씽이 나왔을 때 남초 팬덤이 난리라길래 에핑갤을 뒤져본 적이 있는데 별 이야기가 없었다. 그럼 어디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거지 하고 찾아봤던 적이 있다. 비슷한 사람들이 잘 가는 곳들이 있다.

사실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아직 잘 모르겠다. 이들은 혐오에서 재미를 찾아 내고 어그로로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보면 반응들이 다들 매우 1차원적인 걸 알 수 있다. 즉각적인 반발, 한심하다는 생각을 이끌어 내는 종류들이다. 당연한게 그게 목적이기 때문이다.

운이 좋으면 사람들의 반응이 크게 달아오르고 그러면 더 무리수라고도 할 수 없는 한심한 반응을 남발한다. 이 역시 일을 키워내기 위함이고 이렇게 욕을 먹으면서 더 좋아하고 그게 이슈가 된다. 예전에는 뉴스화 되진 못하고 커뮤니티 전설의 사건 뭐 이런 식으로 남았는데 이제 가끔 뉴스가 되기도 한다. 여성 혐오, 외국인 혐오, 약자 혐오 같은 경우 사회적 공분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렇게 이슈가 되고 나면? 아마도 일부 그룹들은 저런 뉴스로 이름이 오르내려서 좋을 일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게 될테고 입 조심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게 이런 어그로가 만들어 낼 수 있는 최악의 결과다.

물론 팬덤 중에 한심한 사람들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단체 자체는 저런 데 반응할 만큼 한심하진 않다. 필연적으로 가수 보호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피해는 팬덤이 먹는다. 그렇지만 그쪽에서도 딱히 이 문제를 타개할 방법이 없다. 아무 득도 없이 불필요하게 피곤하기 때문이고 레벨 갤이 갤을 버린 거 같은 사태가 생기기도 한다. 일이 매번 이렇게 흘러가면 그냥 저들의 타겟이 되지 않게, 이슈가 되지 않게 조용히 있어줬으면 하는 생각들을 하게 되고 그게 다시 자신을 억압한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저런 게 만들어 낸다.

손나은 사건의 경우 팬쪽의 반응은 사실 본 게 없고, 사측의 반응이 괜찮았던 건지 나빴던 건지 판단하기 어렵다. 곧바로 게시물을 삭제했고, 담배에 대해 해명했다. 그러고 나선 무대응으로 일관하며 마치 그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하던 일을 계속하고 있다. 방송도 CF도 아무 영향이 없고 SNS도 계속 하고 있다. 이게 뭐가 어때서?라고 말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있긴 하다. 그게 뭐가 어때서. 저자세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당당했다고 보기도 좀 어렵다.

당시 고개를 숙이고 입국하는 사진을 가져다 당당해 지라고 속상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봤는데 그런 발상엔 동의하지 않는다. 원래 약간 숙이고 다닌 사진 많고 그런 사진들 천지에 널려있다. 그리고 7년차 아이돌을 우습게 보는 것도 정도가 있지 그런 일로 그렇게 풀이 죽을 사람도 아니다.

여튼 그때도 같은 사람들이었다.

이게 논리적 설득도 안되고 무슨 방법이 없다. 욕을 먹으면 더 즐거워하고 달아오른다. 그러므로 그냥 무시하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하던 때도 있었지만 그건 옳은 방법이 아니다. 그렇게 무시하다가 그들이 광화문에서 피자를 시켜먹던 장면을 생생히 기억한다. 왜 그랬을까. 아마도 웃기니까. 결국 요즘을 보면 한쪽은 ㅋㅋㅋ에 목숨들을 걸고 있고 또 한쪽은 크으~에 목숨들을 걸고 있다. 다 그게 그거다.

그들이 쓴 말, 글을 가지고 나중에 불이익을 주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미국에선 최근 그런 게 조금씩 먹히는 거 같다. 적어도 말조심을 하게 되는 거다. 어그로는 한심하고 직접적이고 자극적일 수록 더 쉽게 부풀어 오르기 때문에 말조심을 하게 하는 건 큰 효과가 있다. 하지만 KBS 기자 사건을 보면 알 수 있듯 그것도 여기에선 쉽게 돌아가지 않는다. 사람들이 들끓는 익명 기반 게시판도 많다.

일단은 혐오 표현을 규제하고 그 책임을 당사자와 사이트 운영자에게 묻는 게 최선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성, 인종 등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규제 법안이 만들어져야 한다. 하지만 이 정부는 그걸 거부했다. 그렇다고 해도 시작점은 거기가 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더이상 가만히 두면 혐오는 유희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않게 된다. 몇몇 아이들의 장난이 아닌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라는 걸 직시해야 한다.

20180317

식생활, 질서, 비능률

1. 어제는 밤에 집에 가다가 죠스 떡볶이를 먹었고 오늘은 학교에 나오다가 맘스터치 햄버거를 먹었다. 이 시도 때도 없는 떡볶이와 햄버거 습관, 특히 일이 잘된다고 먹고 일이 안된다고 먹고 엉망진창인 식생활에 대한 약간의 반성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이 두가지 음식을 스케줄의 영역 안에 집어 넣기로 했다. 떡볶이와 햄버거는 8주 간격, 콜라는 4주 간격이다. 마감 후 선데 아이스크림 혹은 맥플러리를 먹는 것만 일단은 유지다. 사실 이런 스케줄링은 평소 식사가 일정해야 더 효과가 있는데 그럴 수가 없다는 점에 결정적인 문제가 있다. 일단 해 보고 어떻게 되나 한번 보는 걸로.

2. 어제 밤에는 잠이 안 오길래 블랙 호크 다운을 봤다. 이런 전쟁 영화를 보면 항상 전장과 일상 간의 갭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꼭 전장이 아니더라도 특정 영역에는 특정한 질서가 흐른다. 군대에 있다가 휴가를 나왔을 때 그런 기분을 상당히 크게 느꼈었는데 전장과 일상이라면 그 차이가 너무 커서 그것만으로도 정신적 공황에 이를 거 같다.

아무튼 90년대 초의 소말리아는 정말 지옥이었다. 그런 다음엔 르완다가 그랬지. 지금도 여기저기 지옥들이 있다. 세상엔 해결이 안되는 문제가 있고 자기들끼리 해결 못하면 사람들이 왕창 죽고 또 그걸 남이 해결해 주려고 가면 또한 사람들이 왕창 죽는다. 하지만 남의 일이라고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음이 또한 이곳을 그나마 유지되도록 지켜주고 있는 질서일 지도 모른다.

3. 최근 굉장히 무기력하고 비능률적인데 이게 당장 강아지가 없기 때문인 걸까? 하지만 강아지를 정신적 고통 해소를 위해 두겠다는 발상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 모르겠다 잘. 아무튼 시간이 있었음에도 마감할 원고를 마감날 코앞까지 끌고 오고 있다. 굉장히 힘들고 지친다.

20180307

일, 상황, 눈 간지러움

1. 요새 일, 일의 진행, 주변의 상황 등이 뜻대로 되는 게 별로 없다. 물론 지금까지 뜻대로 되는 게 많게 살아온 건 아니지만 요즘 특히 더 그렇다.

2. 그래도 해야할 일들, 하고 싶은 일들을 해야지.

3. 좋은 팀을 응원하고 있다는 게 위안이 된다. 정말 몇 안 되는 괜찮은 선택이었다.

4.


5. 아이코스와 눈 간지러움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 없는 걸까?

20180301

작업, 책, 마음의 평화

1. 새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여행 같은 거라도 한번 다녀올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뭐 대단한 거 한다고 궁상맞게 혼자 여행이냐 이런 생각을 하다가 어느새 3월이 되어버렸다. 그러므로 이제 지나간 일이 되어 버렸고 본격적인 여름이 오기 전까지 이 작업을 끝낼 생각이다.

2. 잘 만들고 좋은 걸 만들고 이런 걸 떠나 책을 만드는 건 굉장히 재밌는 일이다. 해보기 전에는 막연히 꽤 흥미진진한 일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재밌다. 늘어놓은 것들이 감당 못할 정도로 많아지고 그걸 하는 데까지 수습하며 정신이 혼란에 빠졌다가 다시 회복해 간다. 대하 소설을 쓰는 건 과연 어떤 일일까.

3. 그건 그렇고 요새 몸이 너무 피곤하다. 추위가 빨리 가면 좋겠다. 하지만 더운 건 인간을 더 무력하게 만들지... 정기 칼럼 시작하고 감기 안 걸릴려고 상당히 신경쓰는데 다행히 아직까진 앓아 누운 적이 없다.

4. 주변에 사람도 없는데 강아지도 없다. 이건 확실히 꽤 지친다.

5. 요새 자려고 누워서 유튜브에 보면 수면 유도 뭐 이런 제목이 붙어 있는 자연, 우주 다큐멘터리를 틀어 놓는다. 대부분 한글 더빙이 되어 있고 40분 정도. 수면 유도는 되지 않고 재밌어서 거의 보거나 적어도 이불 속에서 듣고 있다...

들은 바에 의하면 8억년 전에 지구는 매우매우 추워서 적도 근처에도 빙하가 떠 다녔고 한국 근처는 두께 1000미터 정도 되는 얼음으로 뒤덮여 있었다고 한다. 생물 거의 다 죽음.

그리고 3억년 전에는 또 막 덥고 습해져서 세상이 식물 천지에 온통 정글처럼 되었다고 한다. 곤충을 비롯해 양서류 등이 대거 서식했는데 이것들은 또 지구 전역에 걸친 대규모 화산 폭발로 거의 다 죽음. 이 정글 천지가 6천만년 정도 계속 되었는데 그 사이에 쌓인 식물들 -> 석탄이 됨, 해양 생물들 -> 석유가 됨. 결국 현재의 인간은 3억년 전 지구 덕분에 먹고 살고 있다.

그리고 나서 또 1억년 안쪽으로 들어오면서 공룡도 나오고 유성이 날아와서 다 죽이고 그 이후 포유류 전성시대가 시작되었다. 유성 떨어진 건 그냥 그렇다고 알고 있었는데 다큐멘터리에서 보니까 칙술룹 분화구라고 멕시코 근처에 떨어졌다고 한다. 2007년인가 찾았는데 그때 떨어진 게 에베레스트 산 만한 거였고 딱 6500만년 전이었다고 한다.

여튼 흥미진진함... 시간의 단위가 지나치게 커서 상상의 대상 밖이라는 점도 마음에 든다. 인간이 문명 만든 거부터 아무리 길게 쳐도 5천년 가량인데 그 사이에 인류가 얼마나 변했나 생각해도 엄청난데 이건 뭐 일단 억 년 단위로 계산을 하고 있으니까...

휘청, 유지, 저편

1. 도서관 사람이 많아서 집에 이틀 있었다가 오늘 나갔다. 이틀 정도만 집에 있어도 다리가 살짝 휘청거려. 하체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하나 봄. 2. 하이브 - 어도어 사건에서 흥미로운 지점 중 하나는 민희진이 지분을 20%나 가지고 있는 것. 자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