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18

데님, 충돌, 무상

1.  최근 최저 10도, 최고 20도 정도로 일교차가 상당히 크다. 이럴 때 옷은 참 대책이 없다. 아무튼 지금 추세로 보면 데님 재킷의 자리는 없는 거 같다.


2. 올해 가을에 접어들면서 테크니컬한 옷들을 여러가지로 테스트해 보고 있다. 그런 옷을 입는 이유 중 하나는 몸을 쾌적한 상태로 유지하는 거지만 사실 여러가지 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몇 번 말했듯 달리기, 피트니스, 하이킹 이렇게 세 가지를 하고 있다. 문제는 겨울이 다가오면서 필요한 것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운동이라는 건 특히 그렇찮아도 높은 일교차를 극대화하는 경향이 있다. 뭐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있는 걸로 어떻게 떼워야지 + 이번 기회에 하는 생각이 충돌한다.


3. 아무튼 오늘 망우산에 올라가면서 느낀 게 : 아주 예전에 북한산을 혼자 올라가다가 재미도 없고 지루하고 덥고 힘들어서 그만 둔 적이 있다. 이런 류의 일은 잡 생각이 많아지면 힘들다. 대체 왜 목적지도 없는 데 걸어가는가, 대체 왜 목적지도 없는 데 뛰어가는 가, 대체 왜 필요도 없는 데 무거운 걸 들고 땡겨지지 않는 걸 땡기는 가 하는 등의 생각은 전혀 필요가 없지만 할 때마다 머리 위를 둥둥 떠다니는 게 사실이다. 예컨대 클라이밍, 격투기, 수영 등으로 스킬을 익히게 되는 것과 약간 다르다. 

이럴 때는 오른발 다음 왼발, 왼발 다음은 오른발...을 계속 생각하는 게 가장 낫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은 별 생각없이 가고자 하는 곳까지 갔다. 북한산 솔로잉 트라우마를 극복해 봐야 할텐데. 올 겨울이 지나기 전에 송추 -> 오봉 -> 도봉 입구 라인을 지나는 게 일단 목표다. 


4.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날은 토요일이다. 이 말은 나머지 날에는 뭔가를 해야 한다는 거다. 널려있는 계약들을 열심히 수습합시다.

20201011

문제의 핵심

1. 최근 뭔가 상당히 지지부진하다. 집에서 일한지 어언 7개월이 지났다. 공간의 문제인가, 정신의 문제인가, 둘 다 문제인가.


2. 달리기는 여전히 하고 있다. 피트니스도 하고 산도 오른다. 몸을 쓴다는 행위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이렇게 이것저것 하는 게 나은지 일단 하나에 집중을 해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3. 뭔가 겹치는 일이 너무 많다. 피곤하네.

20201005

다사, 다난, 문제

 1. 피트니스 장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꽤 많은 유튜버들을 알게 되었다. 동네 피트니스 장이 PT도 없고, 있어도 근력이 너무 없는 상태라 지금 시점에서 부터 비용을 투자하는 건 너무 낭비고, 어쩌구 저쩌구 해도 돈도 없고 뭐 그런 결과로 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전혀 모르는 세계, 즉 근육의 이름이라든가, 어깨의 사용법이라든가 같은 것들에 아직 잘은 모르지만 차츰 익숙해지고 있다. 

그렇지만 그러는 사이, 한 5개월 되었나, 그리 길지 않는 시간 동안 알게 되었던 유튜버들은 조회수를 찾아 떠나고, 다쳐서 업로드를 중단하고, 다툼이 나고, 사죄 영상 / 해명 영상을 올리고, 치즈볼 먹방을 하고 뭐 그러고들 있다. 나 같은 무지렁이에게 여전히 많은 유용한 정보 -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라도 알게 된다 - 를 알 수 있는 곳이라 뭔가 궁금하면 열심히 찾아 보고 있지만 저기도 참 다사다난한 동네구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참고로 요새 자주 보는 건 여기(링크).


2. 크게 상관있는 건 아니었지만 추석 연휴가 끝이 났고 갑자기 쌀쌀해졌다. 가을이 깊어진 건 아니고 이틀간 쌀쌀한 다음 다시 회복된다는 듯 하지만 장기적 추세가 추위를 향해 가는 건 피할 수 없다... 그렇겠지...


3. 같은 용도의 옷을 두 개씩 장만하는 버릇을 슬슬 고쳐야겠다. 이게 많은 문제를 만들고 있다.


4. 아무튼 갑자기 쌀쌀해지니까 졸리다.  

20201004

태도, 모험, 문제

 1. 오늘 무슨 이야기인가를 하다가 거주 지역이 사고 형태와 태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잠시 생각해 봤다. 예를 들어 지금 사는 곳은 외진 곳에 위치한 중소 규모의 아파트 단지인데 여기서는 집 안에서 잠을 자고 일을 한다. 다른 일이 생기면 거의 무조건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나가야 한다. 대신 근처 산을 오르고, 내부의 도로를 걷고 뛰고, 몇 군데에 있는 철봉에 매달리고, 단지 내 헬스장을 이용한다. 따지고 보면 규모는 꽤 크지만 내용은 꽤 부실한 피트니스 센터처럼 이용하고 있는 거 같다.

뭔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하면 그런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다. 학창 시절의 대부분을 두 개의 아파트 단지에서 보냈지만 소위 아파트 키드 들이 공유하는 타입의 농담이나 공감을 잘 이해하는 편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몇 가지 기억을 만든 건 단지와 상관없는 바깥에서 왔다. 그런 점에서 벌새나 둔촌아파트의 정서를 잘 이해하진 못한다. 그런 건 살구 꽃이 참 예쁘던 고향 마을... 과 거의 다를 게 없지 않나 생각한다. 


2. 러닝화라는 건 정말 좋은 걸까. 궁금하지만 모험에 나서기엔 망설여지는 부분이 너무 많다.


3. 새벽 4시에 모기 소리에 잠에서 깼고 한 동안의 추격전을 벌이다가 결국 잡았다. 벽과 손에 피가 번졌고 물티슈로 닦으며 잠시 우울해 했다. 한동안 잠이 들지 못했고 그래서인지 오늘 꽤 피곤했다.


4. 며칠 전에 김치찌개를 끓여 먹었는데 의자에서 일어나 재료를 손질하고 끓이고 먹고 치우는 데 까지 딱 58분이 걸렸다.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고 게다가 비효율적이다.


5. 추석 시즌에 해야 할 일을 다는 못했다. 문제가 크다.

20201001

뻣뻣, 복잡, 주의

 1. 처음 생각은 헬스장(사실 근력보다는 스트레칭이 중심이다) - 달리기 - 헬스장 - 달리기를 생각했지만 곧바로 무리라는 걸 알 수 있었고 2.5단계 이후 헬스장 문을 닫은 이후 좀 헤매다가, 다시 연 다음부터는 이틀 간격으로 돌아가면서 하고 있다. 이래선 이도 저도 안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있지만 목표가 뻣뻣한 몸 구석구석을 좀 풀고, 지구력을 기르는 거니까 일단 이렇게 가보자고 생각하고 있다.

2. 예전에 달리기 할 때는 정릉천이나 중랑천으로 바로 나가면 되니까 큰 문제가 없었지만 여기는 달리기 코스가 문제다. 그걸 6년이나 고민 했으니 나도 참 문제다 싶지만... 

아무튼 찾아낸 바로는 언제든 별 문제없이 뛸 수 있는 구간으로 500미터 정도 되는 직선과 200미터 정도 되는 언덕이 있다. 하지만 길이가 인터벌 훈련에나 쓸 만 할 거 같고 나는 그런 걸 할 수준이 아니다.

그걸 나가면 이제 길어지는데 500미터 코스를 끼고 한바퀴 돌면 1.4킬로미터 정도가 나온다. 즉 두 바퀴 돌아도 3킬로가 안되긴 함. 5킬로미터를 목표로 한다면 3번은 돌아야 한다. 그런데 이 루트는 500미터를 벗어나는 순간부터 약간 복잡해진다. 이후 900미터 속에 도로, 터널, 울퉁불퉁한 인도, 흙길, 지하도, 잔디, 시멘트 길, 약간의 언덕, 약간의 내리막이 자잘하게 등장한다. 쓸데없이 버라이어티함...

처음에 이 코스를 돌고 나니 발목이 아파왔고 그렇다면 다른 길을 찾아야 하나 아니면 트레일 화를 하나 사야하는 걸까 고민을 했었다.

저기를 안 가고 500미터를 벗어나 다른 길로 2킬로미터를 뛰어가면 천이 하나 나온다. 거기서부터는 자전거 길이 뚫려 있으므로 아주 좋고 뭐 이론상으로는 팔당댐, 행주산성, 아라빛섬 어디까지든 갈 수 있다. 자전거를 타면 보통 그 길로 나간다. 

하지만 달리기라면 2킬로미터를 가는 게 문제다. 일단 2킬로미터를 뛰어 갔으면 돌아와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전거로 2킬로미터 가서 달리면 어떨까도 생각해 봤는데 자전거와 달리기는 함께 하기가 좀 그렇다. 1) 달리면서 왜 자전거를 두고 이렇게 느리고 힘들게 뛰고 있지라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된다 2) 돌아오는 게 힘들다.

결론은 잘 모르겠으므로 아디다스 코치를 들으며 500미터를 왔다갔다 하고 언덕 인터벌을 해보면 어떨까 싶어서 지금까지 2번 해봤다. 애매함...

3. 사실 지금 이게 문제가 아니라 할 일이 많다. 1과 2는 3을 위해 존재한다. 주의.

탁월, 표현, 방식

1. 듄의 캐릭터 중 가장 재미있는 건 레이디 제시카다. 그리고 집단 중에서도 베네 게세리트다. 예컨대 듄의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건 누군가라고 하면 베네 게세리트다. 수천 년의 계획 속에서 적당히 결함있는 귀족 집단, 황제 집단을 재생산하며 자신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