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29

중국의 1949년에서 1959년

얼마 전 다 읽었다고 했던 옥스퍼드 중국사에서 현대 부분을 다시 읽었다. 한 문장 당 밀도가 매우 높아서(정확히 말하면 아주 긴 이야기를 한 줄로 정리해 놨기 때문에) 생각할 것들이 꽤 많다. 아무튼 역시 흥미로운 부분은 1915년 신청년 잡지 창간부터 시작된 현대 중국의 이야기다. 국공 전쟁과 일본과의 대결은 넘어가고... 1949년부터.

몇 가지 포인트는 중국의 국민당과 공산당, 남한과 북한, 일본과 소련과 미국의 상황이다. 미국은 중국의 공산화를 막기 위해 국민당을 지원하고 있었지만 국민당은 이미 중국인들의 신뢰를 잃은 상태였다. 1950년 마오쩌뚱은 국공 전쟁을 끝내기 위해 대만과의 일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 전쟁이 일어났다고 해도 트루먼은 개입할 생각이 없었고 개입해봐야 소용도 없었을 거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한국 전쟁이 일어났다. 미국 입장에서 보자면 이 전쟁의 배후에는 틀림없이 중국이 있다. 중국 입장에서 보자면 이 전쟁에 미국이 개입한 이유는 중국 공산화를 막기 위해서다. 그러면 국민당 정부가 들어설 거다.

뭐 이렇게 꼬여있는 전쟁이었다.

여튼 이후가 좀 재미(?)있는데...

1956년에 헝가리 민중 봉기가 나자 중국 공산당은 그런 일이 중국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면서 백화제방이라는 정책을 시행한다. 지식인들에게 당이 잘못하고 있는 걸 마음껏 비판하라고 한 거다. 물론 다들 처음에는 하지 않았지만 몇 명이 시작하고 당에서 그걸 공개적으로 찬양하자 많은 지식인들이 동참한다. 1년 후 1957년 6월 마오쩌뚱은 태도를 갑자기 바꾸며 공개 비판에 가담했던 40~70만 가량의 지식인들이 잠재적 우파로 계급의 적이라고 선언하며 직업을 박탈하고 수용소에 보냈다.

또한 1956년 소련의 흐루쇼프가 사망한 전 지도자 스탈린을 비판했는데 마오쩌뚱은 또 이런 일이 중국에서 있을 수 있다고 걱정을 했다. 그래서 대약진 운동이 시작된다. 대약진 운동은 소비에트 체제에 대한 비판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소련과 대립이 시작되고 소련은 중국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게 된다.

뭐 이쯤에서 끝났으면 그나마 다행이었을텐데 알다시피 10년 후 등샤오핑과 대결 속에서 문화 대혁명이 일어난다. 슈페어 책을 읽으면서도 새삼 느꼈는데 권력이란 건 참으로 희한한 게 일단 장악하고 나면, 특히 독재 권력은 정말 어지간한 뻘짓을 수없이 해도 무너지기가 무척 어렵다.

20170328

계속 뭔가를 듣는다

1. 이번 브레이브 걸스의 미니 앨범은 예전과 비슷한 느낌이다. 기본적인 수준은 상당히 높지만 펀치는 여전히 없다. 유려한 멜로디를 가진 좋은 노래들이고 지금 정도의 저조한 성적은 잘 이해가 가지 않지만 그렇다고 지금의 입지를 바꿔 놓을 만큼은 아니다. 예능에서 본 적이 없지만 곡만 놓고 보자면 그럭저럭 괜찮은(요새 나오는 어지간한 신인 아이돌의 곡들 보다야 훨씬 낫다) 곡을 이상한 콘셉트와 구질구질한 가사가 깎아 먹는다.

가만 보면 브레이브 걸스를 비롯해 나인 뮤지스, 스텔라 등이 좀 비슷한 노선을 걷는데 다들 생긴 것과는 전혀 다르게 한없이 구질구질한 이야기만 한다.

왜 그럴까....를 생각해 보는데 일단은 팬 타게팅이 잘못된 게 아닐까 싶다. 섹시한 여성들 -> 남성팬들이 중심일 거다 -> 소녀풍 청순 걸 그룹 아이돌과 다르게 좀 쎄보인다 -> 그러므로 팬의 취향에 맞는 순종적 여성상(뭐 순종까지는 아닐지라도 여튼 이 세 팀은 다들 매달리는 가사가 많다) 이런 순서가 아닐까 싶다. 그렇잖아도 쎄 보이는데 다 꺼져~ 뭐 이런 식이면 도망가지 않을까 하는 염려...

음... 나도 사실 이런 추정이 믿기지 않지만 저런 섹시, 성숙 콘셉트의 걸 그룹들이 구질구질(왜 떠나가니, 날 왜 버리니, 난 못떠나, 너가 좋아했던 향수를 뿌리고 함께 갔던 카페를 갔어 등등)한 내용의 곡을 부르는 이유를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런 거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이건 기본적으로 타겟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아니 시장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 이 지점의 팬들이 밝고 명랑하거나 아련한 청순 대신에 구질구질한 순종적 섹시로 갈아탈 이유가 있을까. 차라리 다 불질러 버리고 함께 불질러 버리고 싶은 여성 팬과 M 타입의 남성 팬을 노리는 게 낫지 않을까. 심지어 팀 이름도 브레이브 걸스잖아.

이분들이 음반을 낼 때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거 같은데 이번에도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수록된 4곡 모두 기본 레벨이 꽤 높은 곡들이다. 너무 말끔하게 떨어져 있어서 사실 재미가 조금 없을 수도 있는데 멤버들의 능력이 상당히 많은 부분을 보완해 낸다. 가사만 듣지 않으면 최상인데 그럴 수 없는 게 문제다.

아쉬운 대로 Outro (Rollin')이라고 타이틀의 instrumental remix가 실려 있고 그것도 꽤 좋은데 굳이 이런 곡을 내놓는 데 걸 그룹일 이유가 없다는 문제가 있다.


2. 위 그룹들과 비슷한 느낌이 있지만 몇 발 앞서 있는 팀으로 걸스데이가 있다. 역시 새 음반이 나왔다. 제목은 I'll be Yours. 너께 될 꺼니 고백해라 뭐 이런 내용이다. 이곡도 뭐 진취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적어도 구질구질하진 않다. 그리고 스윙풍 팝과 결합되어 상당히 씩씩한 느낌이 난다. 알게 뭐야 정도는 아니지만 아님 말고 정도는 된다.

곡 자체는 뭐 멤버들이 다 궤도에 올라있고, 걸스데이가 해왔던 것들의 연속성 상에 놓여 있어 이런 게 걸스데이의 노래라는 느낌이 확 나고, 자신감도 넘친다. 대 히트곡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기분은 좋아지는 곡이다. 민아가 상당히 많은 부분을 끌고 가는데 상당히 긴 브리지가 인상적이다. 이 정도면 브리지라기 보다는 2 테마...라고 해야 할까.

기본적으로 탑을 찍어봤던 그룹이고 팬 규모와 대중적 인지도 등등에서 1번의 팀과 비교가 되지 않기는 하다. 여튼 멜론 10위권으로 진입했다.

며칠 지나 이번 미니 앨범을 다 들었다. 상당히 훌륭하다... 앨범으로 듣다보면 타이틀 곡이 약간 이질적인 느낌이 있는데 이건 타이틀 곡을 중심으로 활동을 해야 하는 그룹들에게서 흔히 보이는 현상이다. 에이핑크 음반을 들어봐도 유독 타이틀 곡만 전체 앨범과 어울리지 않는다.

멤버들이 성장하고 어느덧 만들고 싶은 앨범을 명확하고 정교하게 그려낼 수 있는 시점이 되어 밀도가 높은 음반을 만들어 놓고 히트를 위해 좀 튀는, 그래서 전체와 균형이 틀어지고 약간은 이질적인 곡이 껴 들어가야 한다는 점은 역시 아쉽다. 이 간극을 잘 마무리해낼 수 있는 여건이 되는 팀이 매우 드물다. 이건 멤버, 그룹의 사정에 한정되는 문제가 아니다.

20170322

중국발 미세먼지

요 며칠 먼지는 정말 굉장했다. 세상은 멸망할 듯이 회색이었고 두통이 계속 있고 콧물이 계속 나왔다. 할 수 없이 액티피드를 먹었고 항히스타민제가 주는 그 나른한 졸음에 퐁당 빠졌다. 여튼 뭐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몇 가지를 생각해 봤는데

1. 중국에서 여기로 먼지가 날아오는 건 지구가 반대 방향으로 돌기 전에는 길이 없다.

2. 트위터에서 런던 스모그에 대한 이야기가 더 킹에 나온다는 이야기를 보고 넷플릭스에서 찾아봤다. 당시 가시거리가 1m도 안되서 자기 다리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여튼 주 원인은 석탄과 거기서 나오는 아황산가스. 그렇게 많은 이들이 죽고 병들었는데 처칠이 권력을 유지했다는 건 역시 의문이다.

여튼 그걸 보면서 문득 드는 생각은... 지금 유럽의 공기는 왜 깨끗한가이다. 지구인의 화석 원료 사용이 지난 50년, 60년 사이에 대대적으로 감소했나? 혹시 뭔가 획기적인 변화가 있었나? 기본 틀은 변한 게 별로 없다.

3. 청바지 이야기를 찾아보면 합성 인디고 사용이 환경 오염을 만들기 때문에 천연 인디고를 사용한다...는 브랜드를 볼 수 있다. 물론 맞는 말이기도 한게 현재 환경 오염을 시키는 측면에서 합성 인디고의 영향과 천연 인디고의 영향은 비교가 불가능이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인디고라는 건 이렇게 만들든 저렇게 만들든 오염 물질이 나온다. 원래 그런 색이다. 합성 인디고 사용이 문제가 되는 건 생산량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천연 인디고는 만드는 브랜드도 별로 없고,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생산량이 낮고 비싸고, 그러니까 지구에 문제를 일으킬 정도로 환경 오염을 만들지 않고 있는 정도일 뿐이다.

즉 문제는 대량 생산에 있다. 하지만 이 많은 지구인의 수요를 대기 위해서, 그리고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해서는 대량 생산이 필수적이다.


그러므로. 지금 중국에서 날아오는 오염 물질은 각 선진국에서 위험을 OEM으로 넘긴 덕분에 만들어 진 거다. 1952년 런던을 덮었던 스모그가 중국으로 이사를 간 거 뿐이다. 중국이 그런 모든 위험과 오염을 싼 값에 처리해 주고 있는 세계의 공장으로 가동하고 있는 한 이 미세 먼지는 멈추지 않는다.

만약 중국이 조금 더 잘 살게 되어 미세 먼지를 막기 위해 비용을 내기 시작하면 소비재의 가격이 상승할 거고, 거기서 조금 더 잘 살게 되면 역시 이 위험은 다른 곳으로 이전하게 된다. 그때 쯤이면 여기로 날아오는 먼지는 줄어들겠지만 크게 보자면 같은 양의 먼지가 어딘가를 배회하고 있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소비재 상승을 감수하는 게 가장 빠른 길이긴 하다. 이 미세 먼지의 이득을 세계 모두가 보고 있으므로 이 비용도 세계 모두에게 나눠 내게 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결국. 답은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는 거 밖에 없다. 뭐 그게 대안이긴 한가에 대해 언제나 의문을 가지고 있지만 조금 더 나아지기 위한 방법이 그것 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핵의 경우 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 지 답이 나오지 않는 한 역시 위험 떠넘기기가 계속 될 거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대안은 아니다. 공기가 오염되는 건 마스크라도 쓰지 방사능에 오염되면 길도 없다. 간이형 우주복을 사 입어야 될 거다.

이렇게 보면... 당장은 답이 없다. 그나마 현실적으로 문제를 찾자면 생산이 중국에 집중되어 있다는 거다. 결국 비슷한 수준의 다른 지역이 중국 정도로 발전하는 게 가장 빠른 길이다. 하지만 이 정도 생산량을 커버하려면 아프리카가 발전해 수요를 나눠 가지는 거 정도 말고는 없지 않나 싶은데...

20170311

2017년도 70일 쯤 지났다

1. 마그마의 세계라니 웅장한 자연 다큐멘터리가 아닐까하는 생각으로 보기 시작했는데 감독은 베르너 헤어초크였고, 내용은 화산, 마그마의 위력과 그 주변에 사는 사람들에게 미치는 신적인 영향에 대한 기나긴 이야기들이었다. 난데없이 북한이 나오더니 제복을 입고 줄을 맞춰 걸어와 백두산 천지를 향해 기를 흡수하는... 뭐 그런 장면도 나왔다. 정말 아무 생각없이 뭐가 뭔지 모르고 본 영화라 그런지 화면이 바뀔 때마다 이게 뭐지? 이게 뭐지? 하다가 끝났던 거 같다. 웅장한 마그마의 모습은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는다.

2. 그리고 프레시 드레스드를 봤다. 이건 힙합 패션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내용 자체는 모를 만한 건 없었지만 힙합에 마저(힙합 임에도) 깃들어 있는 유럽 패션에 대한 기나긴 동경과 컴플렉스 그리고 따라잡아 보고 싶은 욕망이 드리워져 있는 게 나름 흥미로웠다. 갱 패션은 스트리트 패션이라는 말로 순화되고 힙합 패션은 칼 카나이, 션 존을 거쳐 고급화의 길로 나아갔지만 현재 스코어 유럽 디자이너들의 손에서 럭셔리로 완성이 되어 있다. 칸예나 리안나가 과연 어떤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

3. 지금이 3월 11일이니까 2017년이 시작된 지 70일 정도가 지났다. 그 사이에 : 강아지가 아팠다, 아버지가 아파서 입원, 어머니가 아파서 입원, 강아지 가출, 보일러 고장, 싱크대 건조기 고장이라는 사건이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 강아지 나음, 아버지 퇴원, 어머니 퇴원, 강아지 찾아옴 정도가 있다. 보일러 고장은 월요일에 연락을 해봐야 한다. 뭐 이제와서 뭔 수도 없고 새옹지마라는 오래된 단어에 운을 걸어본다.

20170307

몇 가지 생각들

1. 어제는 새벽 4시 30분에 눈이 스르륵 떠졌다. 자주는 아니지만 종종 이런 일이 있는데 그럴 땐 어 뭐지 왜 일어났지 무서워... 하면서 가슴이 싸해지고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 물론 별 일은 없었고 다시 잤다. 그러다 이번에는 7시 30분에 스르륵 깨어났는데 왜 자꾸 이런 식으로 깨는 지 고민하다가 다시 잠들었다. 잠들면서 혹시 오래 자버릴까봐 30분 알람을 해놨는데 나중에 일어나서 보니(8시 30분 쯤 일어난다) 26분인가에 멈춰 있었다. 좀 이해가 가지 않는다.

2. 요새 자려고 누워있다가 스윽 하면서 무서워질 때가 있다. 이 괴상한 공포감이 상당한데(가위 같은 건가? 하지만 뭔가 본 적은 없다) 이유를 잘 모르겠다.

3. 2017년 들어 강아지 웅이를 시작으로 모두 한 번 씩 크게 아프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내 차례인데... 여튼 모두다 건강했으면 좋겠다.

4. 이상한 사람을 미친 사람이라고 간주하기(여기에도 이런 이야기를 쓴 적이 있다)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 이 의견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뭔가 제대로 생각을 못해내고 있는 이들은 덜 배우거나 생각이 잘못되서 그런 게 아니라 정신에 병이 있다는 거다, 그냥 생각에 저 정도도 생각 못하는 건 뇌를 쓰는 방법이 고장 난 거 아닌가 하는 거다 - 문제는 물론 있다.

큰 문제는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인데 이런 걸 범죄자가 형벌을 피하는 데 써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사람을 때렸다 -> 정상인이라면 이유가 뭐든 때릴 리가 없고 때린다는 생각조차 할 수 없다 -> 정신병 -> (범죄 아님. 대신) 치료를 받게 해야 함.

궁극적으로 보자면 그런 식이 꼭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이건 현대 형벌의 목적이 교화인가 배제인가...의 문제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감옥이 교화 혹은 치료에 도움이 되고 있는가의 문제도 있다.

가장 안 좋은 점은 예컨대 가해자-피해자 구도에서 봤을 때 있다. 예컨대 지하철, 거리의 이상한 놈들 -> 병자들임 / 계도의 대상도 아니고 불가능함 -> 치료를 받게 해야 함 -> 일단 피하자... 순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나 같은 경우 그러므로 뭔가 이상하면 피하는데(현재 시스템에서 경찰 역할을 담당할 병원이 없기 때문이고, 현실적으로 정신병으로 인정받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걸 다른 이에게 말할 때 문제가 생기게 된다.

즉 피하자고 하는 건 가해자 중심의 사고이기 때문이다. 피해자는 아무 잘못이 없는데 피해자가 뭔가 해야 하게 된다. 게다가 이런 사고 방식이 자리를 잡으면 피하지 않아서 잘못이다 까지 나아가 버린다.

좀 더 생각해 보자면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그저 피하는 건 사회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회가 꼭 나아져야 하는가, 나아지긴 하는가, 나아질 만한 가치가 있는가 등등의 의문이 좀 있긴 하지만 아무튼 그럼에도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안이 있다면 저런 게 정신병으로 인정받아 치료 감옥 같은 데 넣는 방법이 생기기 전까지는 기존의 방식을 고수한다... 정도가 있겠다. 하지만 정신병 판단 기준점이 애매하고(내가 굉장히 넓게 잡는 경향이 있고, 그렇게 보자면 지금 대충 봐도 정상인으로 판독될 사람이 극히 적을 수 있다) 차칫 잘못하면 독재로 연결될 수가 있다. 나치 시절에도 스탈린 시절에도 말 안 듣는 사람을 정신병으로 모는 건 너무나 흔한 일이었다.

완벽한 제도가 있다면 해결이 되지 않을까도 싶지만 지금까지의 경험과 과거의 기록들로 봤을 때 인간이 만든 제도는 제도만으로 완벽하게 돌아가지 않는다. 특히 이렇게 품이 많이 드는 제도는 운영이 불가능하다. 대상이 인간인 이상 애초에 이상향을 상정하고 제도를 꾸려서는 안되는 거다.

결국 아주 훌륭해 보이진 않지만 원래 하던 데로 하는 게 현재 택할 수 있는 가장 나은 선택지로 보인다. 쉽게 정신병으로 취급하는 건 현실적으로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지금 이 사회의 많은 이들이 정신이 병들어 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 원인은 전근대적 사고가 만들어 낸 광범위한 정신 억압과 군사 독재 시절에 만들어진 트라우마, PTSD 비슷한 병 등등을 생각하고 있다. 사실 우리 사회를 보면 금방 알겠지만 정신적 충격을 만들 원인은 너무나 많다. 지나가면 바로 괜찮아 진다고 생각하긴 어렵다. 어딘가가 탈이 나 있는 거다.

그러므로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대대적인 치료가 없다면 자살율은 낮아지지 않고, 미친 소리나 행동을 하는 사람의 수도 줄어들지 않고, 그런 사람들이 모여 제도를 구성하다 보니 사회 돌아가는 어딘가 미친 구석이 넘실대는 현실은 바뀌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경제는 중요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된다고 이미 다친 정신이 쉽게 낫진 않는다. 그런 점에서 저번 시위 이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는 이대생들의 선택은 무척 탁월하다. 조금이라도 정신적 외상을 받은 분들이 좋은 치료를 받아 정신 건강을 회복했으면 좋겠다.

5. 10페이지 짜리 글은 한 번에 한 가지 이상 말하면 안되는 거 같다. 근데 그게 좀 어렵다...


6. 그건 그렇고 계속 너무나 피곤하다. 스트레스 때문일까. 뭔가 치료를 받아야 하지 않나 이런 생각을 최근 자주 한다. 2~5까지가 다 이와 연관되어 있는 거 같다. 여튼 군대 있을 때 잠 자려고 누울 때 정말 기분이 좋았는데 요새 자려고 누우면 딱 그런 기분이 든다. 그 순간이 정말 너무 너무 좋다.

20170303

봄이 오고 있다

1. 이번 태연의 정규 앨범에서 선공개 되었던 i got love라는 곡은 무척 좋다. 아이돌 출신의 가수들이, 서현도 마찬가지였지만, 솔로 활동을 할 때 기존 콘셉트를 넘어서기 위해 쌓아 놓는 단계를, 이건 때로 그다지 몸에 베어 있는 듯 보이지 않는다는 어색함을 드러낸다, i got love는 곡이 시작되자마자 아주 가뿐히 넘어서고 저 멀리 가버린다. 이건 나이의 문제나 활동 기간의 문제가 아니다. 전 영역에서 완성도가 상당히 높다. 오랜 시절 보아왔던 가수가 지금 시점에서 낼 수 있는 최상의 결과물을 보는 거 같다. 그리고 당장 그만 둘 리는 없으니 이제 더 나아가겠지.

나머지 곡들은... 그분의 록 취향이 내 선호의 변화 속에서 좀 멀리 하게 된 것들과 상당히 유사하기 때문에 그렇군... 정도라고 밖에 말할 수가 없다. 하지만 저 분야의 역사적 측면에서 봐도 지금이라면 조금 더 멀리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은 한다.

2. 뭔가 쓰고 나면 아무래도 리트윗 수나 조회수 등의 반응을 보게 되는데 최근 쓴 걸 보면 란제리 이야기는 생각보다 인기가 없었고 모델 이야기는 생각보다 인기가 많았다. 사실 내 머리 속의 생각과 기대는 그 반대였다. 둘 다 중요하지만 란제리 이야기가 더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3. 정작 자신도 개혁, 업그레이드, 이노베이션이 필요한 사람들이 손쉬운 타겟이나 붙잡아 손쉬운 방식으로 타박하는 모습이 굉장히 자주 보인다. 물론 이거야 뭐 나쁠 건 없을 테고 필요한 일이긴 하다. 하지만 이건 그저 자기 만족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자기 모순에서 명백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건 괜찮은 결과물로 나아갈 가능성도 없다. 목표가 무엇인지 보다 명확하게 설정해야 한다. 레벨 업, 레벨 업이라고? 어디로 가고 있는데, 뭘 향한 레벨 업을 하고 있는 건데? 그걸 대체 왜 하고 있는 건데? 더 나은 세상을 향해 가는 거라면 그 세상이 대체 어떤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데?

그리고 많은 이들이 비슷한 생각을 바탕으로 다른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과 뭔가 대립이 있을 때 이야기 전개를 전혀 되지 않고 있다. 당연하지만 어떤 발언과 주장은 좀 더 커다란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는 일이다. 설득은 불가능하고 불필요하겠지만 왜 다른 시야가 있는 지에 대한 고도의 성찰은 자신의 세계관을 더 정교하게 만들어 내는 기능을 한다. 하지만 이 복잡한 단계는 많은 정신적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그 단계의 지리함을 견딜 생각이 없으니 다시 손쉬운 자리로 돌아가 버린다.

포켓몬을 잡는 건 즐겁고 편하지만 세세한 장치를 이해하고 레벨 업을 하는 데는 지리한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귀찮고 지겨워져 관두고 떠나버리는 것과 비슷하다. 포켓몬은 지우면 그만이지만 삶은 그런 게 아니다. 내일 죽을 생각이더라도 하루 만큼 더 나아간 다음에 죽는 게 사람이 아닌가. 어디 갈 생각도 없이 길목에 죽치고 앉아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이러쿵 저러쿵 하고 있는 게 대체 무슨 소용인가.

4. 며칠 전에 내 자신의 걸 그룹을 보는 시선을 재정립할 시기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그중 하나로 예컨대 산업적 귀여움을 배격하고 있다. 그리고 몇 가지가 더 있는데... 이건 뭐 나중에 조금 더 자세히.

20170301

파시즘의 시대

히틀러를 위시로 한 나치가 정권을 장악한 다음 독일인들은 그리고 다른 나라 사람들은 언제 이 문제가 심각하다고 깨달았을까. 체코를 점령했을 때? 폴란드를 점령했을 때? 파리를 점령했을 때? 전쟁이 끝나갈 때?

당시를 되돌아보면 유럽은 공산주의에 위협을 느끼고 있었고(히틀러는 그걸 이용했고 다른 유럽 나라들도 그 때문에 지지했다), 자본주의를 지키고자 했고, 위기에 빠진 독일은 외부에서 원인을 찾아 냈고(이게 다 외국 놈들 때문이다), 독일인들은 히틀러와 나치, 파시즘이 문제를 해결해 줄 거라 믿었다.

하지만 이건 그리 오래가지는 않았는데 예컨대 거의 팝스타를 대하듯 히틀러를 연호하던 독일인들은 체코인가 폴란드인가를 점령했을 때는 아무도 거리에 나오지 않았고(독일이 기어코 전쟁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모두들 긴장하고 있었다) 괴벨스도 딱히 시민을 동원해 축하 행진 같은 걸 하려고 하지도 않았다.

이 당시에는 이미 선을 넘어가 버렸고 언론은 장악되어 있었고(이거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하면 반 독일로 의심을 받았다) 게슈타포 등등이 완전히 자리를 잡고 있었다. 슈페어의 책을 읽으면서 어느 시점에서 돌아올 수 없는 지점을 넘어섰는지 찾아내고 싶었지만 너무나 자연스럽게 흘러가 버렸기 때문에 알아낼 수가 없었다. 실질적으로 그런 지점은 없다고 생각하는 게 맞는 거 같다.

여튼 나치당과 히틀러는 시민들이 선거로 뽑아줬지만 얼마 되지 않아 되돌릴 방법이 없었다. 즉 선거 이후 어느 지점에서 돌아갈 수 없는 선을 넘어버린 거다.

지금. 이 시점의 세계를 100년 뒤 쯤에 되돌아보면 어떤 상태일까. 과연 파시즘, 이건 나중에 다른 이름이 붙을 가능성도 있다, 일종의 선거로 당선된 무력 지지층을 가지고 있는 언론을 무시하고 목적을 위해서라면 법치에 별 관심이 없는 타입의 권력,은 어느 만큼의 선을 넘어 있을까. 왜 독일에서 그랬던 것처럼, 파시즘 걱정을 하는 사람이 이렇게나 없을까. 대체 모르겠다(링크).

만약에 혹시나 언젠가 미국이 이상한 짓을 시작한다면 그에 대항하는 연합군으로 누가 나설 수 있을까. 나머지 다 합쳐도 길이 안 보이는데 아마도 없겠지. 그러면 그게 원래 사는 길이라고들 하게 되려나?

추위, 오구오구, 훈련

1. 너무 춥다. 집에 오는 길에 날씨를 보니 기온은 0도, 바람이 좀 불어서 체감 온도는 영하 3도 쯤이다. 옷은 작년 한 겨울 쯤 입은 것과 거의 같았는데 셔츠에 플리스, 오리털 파카, 청바지에 운동화였다. 여기에 머플러, 더 추우면 히트텍 정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