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22

중국발 미세먼지

요 며칠 먼지는 정말 굉장했다. 세상은 멸망할 듯이 회색이었고 두통이 계속 있고 콧물이 계속 나왔다. 할 수 없이 액티피드를 먹었고 항히스타민제가 주는 그 나른한 졸음에 퐁당 빠졌다. 여튼 뭐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몇 가지를 생각해 봤는데

1. 중국에서 여기로 먼지가 날아오는 건 지구가 반대 방향으로 돌기 전에는 길이 없다.

2. 트위터에서 런던 스모그에 대한 이야기가 더 킹에 나온다는 이야기를 보고 넷플릭스에서 찾아봤다. 당시 가시거리가 1m도 안되서 자기 다리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여튼 주 원인은 석탄과 거기서 나오는 아황산가스. 그렇게 많은 이들이 죽고 병들었는데 처칠이 권력을 유지했다는 건 역시 의문이다.

여튼 그걸 보면서 문득 드는 생각은... 지금 유럽의 공기는 왜 깨끗한가이다. 지구인의 화석 원료 사용이 지난 50년, 60년 사이에 대대적으로 감소했나? 혹시 뭔가 획기적인 변화가 있었나? 기본 틀은 변한 게 별로 없다.

3. 청바지 이야기를 찾아보면 합성 인디고 사용이 환경 오염을 만들기 때문에 천연 인디고를 사용한다...는 브랜드를 볼 수 있다. 물론 맞는 말이기도 한게 현재 환경 오염을 시키는 측면에서 합성 인디고의 영향과 천연 인디고의 영향은 비교가 불가능이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인디고라는 건 이렇게 만들든 저렇게 만들든 오염 물질이 나온다. 원래 그런 색이다. 합성 인디고 사용이 문제가 되는 건 생산량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천연 인디고는 만드는 브랜드도 별로 없고,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생산량이 낮고 비싸고, 그러니까 지구에 문제를 일으킬 정도로 환경 오염을 만들지 않고 있는 정도일 뿐이다.

즉 문제는 대량 생산에 있다. 하지만 이 많은 지구인의 수요를 대기 위해서, 그리고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해서는 대량 생산이 필수적이다.


그러므로. 지금 중국에서 날아오는 오염 물질은 각 선진국에서 위험을 OEM으로 넘긴 덕분에 만들어 진 거다. 1952년 런던을 덮었던 스모그가 중국으로 이사를 간 거 뿐이다. 중국이 그런 모든 위험과 오염을 싼 값에 처리해 주고 있는 세계의 공장으로 가동하고 있는 한 이 미세 먼지는 멈추지 않는다.

만약 중국이 조금 더 잘 살게 되어 미세 먼지를 막기 위해 비용을 내기 시작하면 소비재의 가격이 상승할 거고, 거기서 조금 더 잘 살게 되면 역시 이 위험은 다른 곳으로 이전하게 된다. 그때 쯤이면 여기로 날아오는 먼지는 줄어들겠지만 크게 보자면 같은 양의 먼지가 어딘가를 배회하고 있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소비재 상승을 감수하는 게 가장 빠른 길이긴 하다. 이 미세 먼지의 이득을 세계 모두가 보고 있으므로 이 비용도 세계 모두에게 나눠 내게 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결국. 답은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는 거 밖에 없다. 뭐 그게 대안이긴 한가에 대해 언제나 의문을 가지고 있지만 조금 더 나아지기 위한 방법이 그것 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핵의 경우 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 지 답이 나오지 않는 한 역시 위험 떠넘기기가 계속 될 거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대안은 아니다. 공기가 오염되는 건 마스크라도 쓰지 방사능에 오염되면 길도 없다. 간이형 우주복을 사 입어야 될 거다.

이렇게 보면... 당장은 답이 없다. 그나마 현실적으로 문제를 찾자면 생산이 중국에 집중되어 있다는 거다. 결국 비슷한 수준의 다른 지역이 중국 정도로 발전하는 게 가장 빠른 길이다. 하지만 이 정도 생산량을 커버하려면 아프리카가 발전해 수요를 나눠 가지는 거 정도 말고는 없지 않나 싶은데...

댓글 없음:

댓글 쓰기

피곤, 시합, 용어

1. 어제는 덥긴 했지만 전국 곳곳에 폭우가 내린 탓인지 선선한 바람도 불고 공기도 맑고 그랬다. 오후 4시 정도까지는 평화로운 날이었는데 그때부터 뭔가 꼬이기 시작했다. 아무튼 버스를 3회 정도 타게 되었는데 매번 10분씩 기다렸고 선선한 바람 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