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먼지는 정말 굉장했다. 세상은 멸망할 듯이 회색이었고 두통이 계속 있고 콧물이 계속 나왔다. 할 수 없이 액티피드를 먹었고 항히스타민제가 주는 그 나른한 졸음에 퐁당 빠졌다. 여튼 뭐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몇 가지를 생각해 봤는데
1. 중국에서 여기로 먼지가 날아오는 건 지구가 반대 방향으로 돌기 전에는 길이 없다.
2. 트위터에서 런던 스모그에 대한 이야기가 더 킹에 나온다는 이야기를 보고 넷플릭스에서 찾아봤다. 당시 가시거리가 1m도 안되서 자기 다리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여튼 주 원인은 석탄과 거기서 나오는 아황산가스. 그렇게 많은 이들이 죽고 병들었는데 처칠이 권력을 유지했다는 건 역시 의문이다.
여튼 그걸 보면서 문득 드는 생각은... 지금 유럽의 공기는 왜 깨끗한가이다. 지구인의 화석 원료 사용이 지난 50년, 60년 사이에 대대적으로 감소했나? 혹시 뭔가 획기적인 변화가 있었나? 기본 틀은 변한 게 별로 없다.
3. 청바지 이야기를 찾아보면 합성 인디고 사용이 환경 오염을 만들기 때문에 천연 인디고를 사용한다...는 브랜드를 볼 수 있다. 물론 맞는 말이기도 한게 현재 환경 오염을 시키는 측면에서 합성 인디고의 영향과 천연 인디고의 영향은 비교가 불가능이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인디고라는 건 이렇게 만들든 저렇게 만들든 오염 물질이 나온다. 원래 그런 색이다. 합성 인디고 사용이 문제가 되는 건 생산량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천연 인디고는 만드는 브랜드도 별로 없고,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생산량이 낮고 비싸고, 그러니까 지구에 문제를 일으킬 정도로 환경 오염을 만들지 않고 있는 정도일 뿐이다.
즉 문제는 대량 생산에 있다. 하지만 이 많은 지구인의 수요를 대기 위해서, 그리고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해서는 대량 생산이 필수적이다.
그러므로. 지금 중국에서 날아오는 오염 물질은 각 선진국에서 위험을 OEM으로 넘긴 덕분에 만들어 진 거다. 1952년 런던을 덮었던 스모그가 중국으로 이사를 간 거 뿐이다. 중국이 그런 모든 위험과 오염을 싼 값에 처리해 주고 있는 세계의 공장으로 가동하고 있는 한 이 미세 먼지는 멈추지 않는다.
만약 중국이 조금 더 잘 살게 되어 미세 먼지를 막기 위해 비용을 내기 시작하면 소비재의 가격이 상승할 거고, 거기서 조금 더 잘 살게 되면 역시 이 위험은 다른 곳으로 이전하게 된다. 그때 쯤이면 여기로 날아오는 먼지는 줄어들겠지만 크게 보자면 같은 양의 먼지가 어딘가를 배회하고 있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소비재 상승을 감수하는 게 가장 빠른 길이긴 하다. 이 미세 먼지의 이득을 세계 모두가 보고 있으므로 이 비용도 세계 모두에게 나눠 내게 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결국. 답은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는 거 밖에 없다. 뭐 그게 대안이긴 한가에 대해 언제나 의문을 가지고 있지만 조금 더 나아지기 위한 방법이 그것 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핵의 경우 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 지 답이 나오지 않는 한 역시 위험 떠넘기기가 계속 될 거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대안은 아니다. 공기가 오염되는 건 마스크라도 쓰지 방사능에 오염되면 길도 없다. 간이형 우주복을 사 입어야 될 거다.
이렇게 보면... 당장은 답이 없다. 그나마 현실적으로 문제를 찾자면 생산이 중국에 집중되어 있다는 거다. 결국 비슷한 수준의 다른 지역이 중국 정도로 발전하는 게 가장 빠른 길이다. 하지만 이 정도 생산량을 커버하려면 아프리카가 발전해 수요를 나눠 가지는 거 정도 말고는 없지 않나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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