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는 새벽 4시 30분에 눈이 스르륵 떠졌다. 자주는 아니지만 종종 이런 일이 있는데 그럴 땐 어 뭐지 왜 일어났지 무서워... 하면서 가슴이 싸해지고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 물론 별 일은 없었고 다시 잤다. 그러다 이번에는 7시 30분에 스르륵 깨어났는데 왜 자꾸 이런 식으로 깨는 지 고민하다가 다시 잠들었다. 잠들면서 혹시 오래 자버릴까봐 30분 알람을 해놨는데 나중에 일어나서 보니(8시 30분 쯤 일어난다) 26분인가에 멈춰 있었다. 좀 이해가 가지 않는다.
2. 요새 자려고 누워있다가 스윽 하면서 무서워질 때가 있다. 이 괴상한 공포감이 상당한데(가위 같은 건가? 하지만 뭔가 본 적은 없다) 이유를 잘 모르겠다.
3. 2017년 들어 강아지 웅이를 시작으로 모두 한 번 씩 크게 아프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내 차례인데... 여튼 모두다 건강했으면 좋겠다.
4. 이상한 사람을 미친 사람이라고 간주하기(여기에도 이런 이야기를 쓴 적이 있다)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 이 의견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뭔가 제대로 생각을 못해내고 있는 이들은 덜 배우거나 생각이 잘못되서 그런 게 아니라 정신에 병이 있다는 거다, 그냥 생각에 저 정도도 생각 못하는 건 뇌를 쓰는 방법이 고장 난 거 아닌가 하는 거다 - 문제는 물론 있다.
큰 문제는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인데 이런 걸 범죄자가 형벌을 피하는 데 써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사람을 때렸다 -> 정상인이라면 이유가 뭐든 때릴 리가 없고 때린다는 생각조차 할 수 없다 -> 정신병 -> (범죄 아님. 대신) 치료를 받게 해야 함.
궁극적으로 보자면 그런 식이 꼭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이건 현대 형벌의 목적이 교화인가 배제인가...의 문제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감옥이 교화 혹은 치료에 도움이 되고 있는가의 문제도 있다.
가장 안 좋은 점은 예컨대 가해자-피해자 구도에서 봤을 때 있다. 예컨대 지하철, 거리의 이상한 놈들 -> 병자들임 / 계도의 대상도 아니고 불가능함 -> 치료를 받게 해야 함 -> 일단 피하자... 순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나 같은 경우 그러므로 뭔가 이상하면 피하는데(현재 시스템에서 경찰 역할을 담당할 병원이 없기 때문이고, 현실적으로 정신병으로 인정받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걸 다른 이에게 말할 때 문제가 생기게 된다.
즉 피하자고 하는 건 가해자 중심의 사고이기 때문이다. 피해자는 아무 잘못이 없는데 피해자가 뭔가 해야 하게 된다. 게다가 이런 사고 방식이 자리를 잡으면 피하지 않아서 잘못이다 까지 나아가 버린다.
좀 더 생각해 보자면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그저 피하는 건 사회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회가 꼭 나아져야 하는가, 나아지긴 하는가, 나아질 만한 가치가 있는가 등등의 의문이 좀 있긴 하지만 아무튼 그럼에도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안이 있다면 저런 게 정신병으로 인정받아 치료 감옥 같은 데 넣는 방법이 생기기 전까지는 기존의 방식을 고수한다... 정도가 있겠다. 하지만 정신병 판단 기준점이 애매하고(내가 굉장히 넓게 잡는 경향이 있고, 그렇게 보자면 지금 대충 봐도 정상인으로 판독될 사람이 극히 적을 수 있다) 차칫 잘못하면 독재로 연결될 수가 있다. 나치 시절에도 스탈린 시절에도 말 안 듣는 사람을 정신병으로 모는 건 너무나 흔한 일이었다.
완벽한 제도가 있다면 해결이 되지 않을까도 싶지만 지금까지의 경험과 과거의 기록들로 봤을 때 인간이 만든 제도는 제도만으로 완벽하게 돌아가지 않는다. 특히 이렇게 품이 많이 드는 제도는 운영이 불가능하다. 대상이 인간인 이상 애초에 이상향을 상정하고 제도를 꾸려서는 안되는 거다.
결국 아주 훌륭해 보이진 않지만 원래 하던 데로 하는 게 현재 택할 수 있는 가장 나은 선택지로 보인다. 쉽게 정신병으로 취급하는 건 현실적으로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지금 이 사회의 많은 이들이 정신이 병들어 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 원인은 전근대적 사고가 만들어 낸 광범위한 정신 억압과 군사 독재 시절에 만들어진 트라우마, PTSD 비슷한 병 등등을 생각하고 있다. 사실 우리 사회를 보면 금방 알겠지만 정신적 충격을 만들 원인은 너무나 많다. 지나가면 바로 괜찮아 진다고 생각하긴 어렵다. 어딘가가 탈이 나 있는 거다.
그러므로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대대적인 치료가 없다면 자살율은 낮아지지 않고, 미친 소리나 행동을 하는 사람의 수도 줄어들지 않고, 그런 사람들이 모여 제도를 구성하다 보니 사회 돌아가는 어딘가 미친 구석이 넘실대는 현실은 바뀌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경제는 중요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된다고 이미 다친 정신이 쉽게 낫진 않는다. 그런 점에서 저번 시위 이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는 이대생들의 선택은 무척 탁월하다. 조금이라도 정신적 외상을 받은 분들이 좋은 치료를 받아 정신 건강을 회복했으면 좋겠다.
5. 10페이지 짜리 글은 한 번에 한 가지 이상 말하면 안되는 거 같다. 근데 그게 좀 어렵다...
6. 그건 그렇고 계속 너무나 피곤하다. 스트레스 때문일까. 뭔가 치료를 받아야 하지 않나 이런 생각을 최근 자주 한다. 2~5까지가 다 이와 연관되어 있는 거 같다. 여튼 군대 있을 때 잠 자려고 누울 때 정말 기분이 좋았는데 요새 자려고 누우면 딱 그런 기분이 든다. 그 순간이 정말 너무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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