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30

라스트 판타지

아이유의 새 음반 라스트 판타지를 듣고 있다. 3집인가? 아마 그럴거다. Boo랑 미아가 있는 음반이 있었고, 좋은 날이 있던 음반이 있었다.

아이유 음반을 듣다보면 좀 어둡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게 편견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이번에도 좀 그렇다. 어린 데 작곡도 하고 기타도 잘 친다네하고 찬양할 생각은 없다. 어차피 음반을 듣는 입장에서는 존 레논도 메탈리카도 비발디도 아이유도 똑같은 선상에 놓고 듣는 음악일 수 밖에 없다.

여튼, 너랑 나가 타이틀인 거 같다. 멜론 같은 걸로 음악을 들으면 편한 점이, 새 음반이 나왔을 때 곡 리스트에 뮤직 비디오 마크가 뜬 걸 보면 따로 설명 안해도 아, 이게 타이틀인가 보구나 하고 짐작할 수가 있다.

타이틀은 잘 모르겠고 쭉 들으면서 괜찮네 하며 지나간 건 비밀과 4AM. 삼촌 같은 건 너무 노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약간 민망했다.

예전에 아이유 한창 때 스케줄이 너무 많아서 팬들이 걱정하는 모습을 많이 봤는데, 뭐 자기가 하고 싶어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었다. 욕심이 많아 보이는 아이다. 오늘 인터넷 뉴스를 뒤적거리다가 -

"아버지가 갖고 싶어하던 차를 선물해드렸다”고 말했다. 국산차인지 외제차인지를 아이유에게 물으니 아이유는 갸우뚱하며 매니저에게 뭐냐고 질문했다.

이런 기사를 봤는데, 이런 거 보면 좀 무섭게 보인다. 정말 몰랐을까? 내가 너무 부정적인 건가. 하지만 신예림 나이가 아니잖아.

컴퓨터

그래픽 카드 윙윙윙 소음 -> 뜯어서 팬 모터에 구리스 바름 -> 윙윙은 멈췄는데 컴퓨터가 자꾸 이상 현상 -> 자꾸 꺼지다가 그래픽 카드 드라이버 꼬임 -> 다시 뜯어서 구리스 닦아냄 -> 드라이버 재 설치 -> 소음 없어지고 일단은 정상

이런 일이 있었다. 증상이 무척 다양했는데 블루 스크린, 그냥 멈춤, 화면 깨짐, 재부팅 등등이다. 이 모든 원인은 단 하나, 그래픽 카드에 붙어있는 쿨러가, 멈춘 것도 아니고 느리게 돌아서 생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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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선풍기처럼 생긴 게 쿨러다.

기계라는 게 다 그렇지만 컴퓨터라는 건 참 신기하다. 별거 아닌 거 같은데 그런게 큰 원인이 된다. 어떤 현상이 생겼을 때 그냥 원인을 찾아내라면 조금 어렵겠지만 어쨋든 뭔가 문제가 생기면 원인이 있는거다. 잘 돌아가던 애가 문제가 생기면 보통 원인은 한 가지다. 가장 최근에 한 행동에 문제가 있었던 거다.

아주 가끔이지만 둘 이상의 고장이 한꺼번에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하나만 더 있어도 인과 관계 재 구성이 꽤 복잡해진다.

지금까지 대충 경험에 의하면 블루 스크린이 유난히 자주 뜨기 시작하면 램이 문제인 경우가 많았다. CPU, 하드, 메인보드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지만 절대적이진 않다. 청소한다고 컴퓨터 뚜껑 열었다가 헐거워진 쿨러 핀에서도 문제가 발생한다.

오늘처럼 보기에는 별 이상이 없는데 문제가 있을 곳은 여기 밖에 없다는 생각 때문에 다시 해봐서 멀쩡해지는 경우도 있다. 지금은 아무 이상없이 잘 돌아가고 있다.

이런 단순함이, 문제 해결 과정의 명확함이 마음을 편하게 만든다. 중간에 마음이 변하지도, 아니면 심적인 문제로 고통을 겪는 경우도 없다. 어제 아침에 먹은게 체해서 꽤 고생을 했는데, 밤 12시에 잠 자려고 누을 때 까지 뭐가 문제인지 몰랐다. 이런 것보다는 훨씬 쉽다. 물론 세상 만사가 이렇게 시작과 끝이 명확하게 떨어져서 이해가 쉽지는 않다.

20111124

우중충한 오후

특별 등기라는 걸 기다리다가 집에서 점심이 지나갔다. 특별 등기. 이름이 참 거창하다.

배가 고팠는데 딱히 먹고 싶은 게 없다. 어제 강아지 밥이 똑 떨어지는 바람에 웅이도 하루를 굶었다. 어제 밤에 닭고기로 만든 간식 세개랑 개껌을 하나 줬었다. 줬다가 다시 가져오려고 붙잡으면 안 뺏길려고 발악을 한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슬퍼진다. 설마 내가 니 밥을 뺏어 먹겠냐...

어쨋든 둘 다 굶은 채 가만히 앉아있다. 만사가 귀찮아 세수도 하지 않고 있다가 커피를 끓여 마셨다. 새로 구입한 전기 주전자는 용량도 커지고, 손잡이 부분도 좋아졌는데 못 생겼다. 머리만 큰 고려시대 돌 불상을 보는 거 같다. 그래도 물은 잘 끓여진다. 이것 저것 투덜거릴 때가 아니다.

그리고 또 가만히 앉아있다. 아이폰으로 TV나 볼까 싶어 틀었다가 이내 꺼버렸다. 시끄럽다. 바람소리가 창문을 친다. 차라리 그걸 듣고 있는 게 낫다. 그러다가 우당탕 우당탕하는 소리를 듣는다. 방 옆 베란다에 보일러가 설치되어 있는 데 그 위는 양철 지붕이다. 아무래도 거기에 까치가 집을 튼거 같다. 어떻게 해야 하나 했지만, 하고 말고 할 것도 없다.

라면이 하나 있길래 끓여먹었다. 온 집안이 구석구석 지저분하다. 웅이가 들어온 이후 그런 경향은 더욱 가속되고 있다. 매번 그거 하나는 열심히 닦아내는 데 강아지 오줌 냄새가 여전히 나는 거 같다.

요즘은 후각이 민감하다. 길바닥에서 지나가버린 고양이 흔적도 찾아낸다(이건 약간 과장이고 아파트 화단 옆 같은 곳을 지나면 고양이 오줌 냄새가 난다).

딩동 딩동하는 신경질 적인 소리가 들리고, 등기가 온다. 등기가 두 개다. 둘 다 별 볼일 없는 거지만, 그렇다고 별 볼일 없는 것 때문에 우체국 아저씨가 왔다 갔다 하는 것도 힘들고, 우체국에 찾으러 가는 것도 힘들다. 받는 게 별 볼일 없음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벌써 3시. 이제 어떻게 하나 생각하다가 역시 집을 나가기로 한다. 집에 있으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담배만 피게 된다. 밖에 나가면 그나마 입맛이 생긴다.

여전히 춥다. 바람은 좀 가셨지만 그렇다고 추위가 사라진 건 아니다. 큰 벽에 둘러쌓여있고 유니콘이 뛰어다녔다든가 하던 무라카미의 소설이 생각난다. 저기 어디에 벽이 있을 거 같다. 그러고보니 조깅을 한 지 꽤 오래되었다.

겨울이라는 건 너무 춥다. 찬 바람이 불면 가슴이 아프고 구역질이 난다. 이제 곳 방 온도는 보일러를 아무리 틀어도 15도 이하로 떨어질 것이다. 어제 뉴스에 보니 겨울철 실내 권장 온도는 23도, 차상위 계층 겨울철 집안 평균 온도는 15도, 그 중 30%는 13도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통계 따위 정권의 속임수일 뿐이라 하며 안 믿는 편인데 이걸 보니 왠지 잘 못 생각하고 있던게 아닌가 싶다. 매우 적합하다.

아이팟을 랜덤으로 돌리고 있는데 스퀘어푸셔가 나온다. 갑자기 짜증이 난다. 햄버거를 먹을까 생각을 했다. 아니다, 밥이나 먹자. 요즘 밤 11시에 GS25에서 파는 김탁구 빵을 사먹는 버릇이 붙었다. 김탁구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이게, 은근히 맛있다. 800원.

해가 졌다. 가만히 서서 보니 왼쪽 하늘에 하나, 오른쪽 하늘에 하나 뭔가가 반짝반짝 빛난다. 인공위성인가? 그런데 인공위성은 왜 빛나는 거지? 하늘 빛이 정말 예쁘다. 아이폰 카메라 따위로는 담을 수 있는 종류가 아니다. 해가 지는 하늘만 보면 녹색 광선을 찾게 된다. 인상이라는 건 정말 오래도록 남는다.

가격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고들 한다. 많은 부분 그것은 옳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1차 산업 부산물, 재료, 원료 등의 경우 눈에 확 보이게 나타난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게 그저 흘러가면서 자연적으로 결정되는 건 아니다. 정보에는 불균형이 존재하고, 거래 비용도 있다. 또 담합이나 독점도 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겠냐, 싶지만 요즘 거대 다국적 기업이나 거대한 권력은 손가락으로도 하늘 정도는 쉽게 가릴 수 있다.

덕분에 아디다스의 구형 유로파나 나이키의 고추장 에어 포스같은 나름 사연들이 있는 아이템들도 존재한다. 여기에 아디다스나 나이키가 개입하고 있느냐는 모르겠다.

모델들을 돌려가면서 PPL이나 광고, 연예인 손목에 채우는 롤렉스는 중고 가격에 명백히 개입하고 있다. 이렇게 순차적으로 모델들이 유행의 흐름을 타는 브랜드도 드물다. 샤넬 같은 경우에는 끊임없이 가격을 과도하게 올려가며 중고 가격을 유지시킨다. 물론 이건 수요가 확보되어 있기에 가능한 일인데, 여기에는 다음 시즌에는 가격이 지나치게 올라갈 것이다라는 구매자들의 예상도 함께 개입되어 있다.

언제나 그렇듯 원래 잘 만들어진 고급품은 계속 가격이 비싸다. 고려 청자는 고려 중기에도 아무나 쓸 수 없는 그릇이었고, 지금은 아무도 쓸 수 없는 그릇이 되었다. 당시에 고려 청자 장인이 브랜드를 만들었다가 1000년 쯤 지나서 망해버렸다면 또 이야기가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고려 청자에는 브랜드나 만든 이의 서명 같은 건 없다.

 

 

갑자기 가격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오늘 본 두가지 이야기 때문.

우선 체리. FTA로 체리 가격이 내릴 거라는 신문 기사가 널리 회자되었다. 안타깝게도 관세 하락 따위가 가격을 내리지는 못한다. 이건 대체재와도 관련된 문제다. 지금은 미국산 소고기의 수요가 한정적이라 가격을 함부로 올리지 못한다. 하지만 이게 어느 정도 시장 안에 파고 들어간 이후라면 미국산 소고기를 호주산이나 뉴질랜드 산보다 아주 낮게 유지할 이유가 사라진다. 결국 마진만 높아진다.

체리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딱히 체리 없으면 못사는 필수재도 아니고, 대체재도 많이 있다.

 

 

그 다음 에르메스. 가끔씩 여러 사람들이 모이는 게시판에서 에르메스 가방 가격이 회자되는 경우가 있다. 버킨, 3500만원. 뭐 이런 건 화제가 되기 충분하다.

이건 뭔가 좀 더 복잡하기 때문에 망설여지기는 하지만 대충 이야기해 보자. 우선, 에르메스는 아주 훌륭한 가죽 구입 루트를 세계에 확보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가장 좋은 품질의 가죽은 가죽 업자가 직접 쓸 게 아니라면 어지간하면 에르메스로 흘러들어간다. 이건 에르메스에게 무척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물론 이런 확보 비용들은 고스란히 가방 값으로 전이된다.

예전에 로로 피아나의 베이비 캐시미어에 대한 이야기를 쓴 적이 있는데 가죽이나 원단 이런 걸 중시하는 회사들의 재료 확보에 대한 집착은 나름 대단하다.

http://fashionboop.com/11

 

그리고 에르메스에는 어셈블 라인이 없다. 혼자 만든다. 에르메스의 모든 제품이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버킨이나 켈리같은 가방은 혼자 만든다. 혼자 만들고, 만든 사람의 이름을 넣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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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의 69E가 만든 사람 표시다. 오른쪽 네모 L은 만든 연도로 2008년 생산분임을 알려준다. 버킨백을 혼자 만드는 광경은 시범이지만 여기(링크)서 볼 수 있다. 에르메스 장인은 에르메스가 세운 가죽 학교 출신으로 뽑는다.

이름을 새겨 놓는 이유는 뭐냐하면, 가방을 만들 때 가죽을 남겨 놓는다. 그리고 만든 사람이 나중에 수리 요청이 들어오면 그때 가죽을 가지고 직접 해준다(하지만 공짜는 아니다). 말하자면 평생 책임제 비슷한 거다. 만든 사람이 은퇴하고 나면 어떻게 되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자 이렇게 해서 3,500만원이다. 비싸냐 하면 물론 비싸다. 가죽으로 할 수 있는 최고로 비싼 것들을 합쳐 놓은 다음에 최고로 비싸게 받고 있다. 과연 소나타 값 정도 되는 가방을 들고 다니는 여자는 머리가 어떻게 된거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벤츠 값 정도 되는 시계를 손목에 차고 다니는 남자도 있는 게 세상이다.

에르메스는 이렇게 가격을 조절하고 있다.

 

뭔가 이런 걸 쓰려던 게 아니었는데 내용이 이상해졌다... -_-

20111123

하나만 믿고 간다

일본은 원전 문제로 아마도 골치가 아플 지경일텐데 대충 묻어놓은 채 미래만 보고 간다는 마인드인 것 같다. 유일한 피폭 국가이면서도 그 에너지가 주는 가공할 힘에 반한 건지, 질린 건지, 어쩐 건지 어쨋든 일본 사회 재건립의 토대로 원자력 에너지는 자리매김을 했다. 또한 제국주의 시대가 끝나고 냉전 이후에는 미국이 제공하는 핵우산의 안락함도 만끽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일본의 원자력 발전에 대한 태도는 엄청나게 큰 사태가 터졌음에도 크게 달라지진 않아 보인다. 물론 반대와 우려는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아사히 신문 조사에 따르면 47개 지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탈 원전으로 가야 한다는 사람은 2명 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즉 무슨 일인가 생기고 있음을, 그것도 아주 안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내심 직감하고는 있지만 다른 방법을 찾아내기는 너무 어렵고, 그래도 위험을 감수해야 겠지만 그래도 믿을 건 이것 밖에 없다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다.

 

이 위 내용은 다른 분 글이라 대충 이 정도까지만 하고,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게 뭐가 있을까를 곰곰이 생각했는데 어제 FTA 의회 통과를 보며 든 생각은 바로 수출이라는 거다.

 

극한 빈국에서 군사 혁명이 나더니 어느 날 부터 수출만이 살 길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말 그대로 우리 나라는 어딘 가에서는 많은 걸 잃었을 지 몰라도, 수출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극한 빈곤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것은 경이 그 자체일 거다.

그리고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섰지만 여전히 그 기억을 떼어 내지는 못하고 있다. 수출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것에 한 푼 보탬이 된다면 독재도 용인되고, 부정이나 부당함도 용인되고, 경공업이나 다른 분야의 손해도 용인되고, 몇 군데 대형 기업 중심의 경제 정책도 용인된다.

수많은 불편함들이 있지만 그냥 넘어가고, 부정이나 부패마저 떠 안고 만다. 결국 수출은 이데올로기처럼 작용한다.

FTA에 대해서 우려들은 하고, 극한 반대도 나타나고 있지만 (그다지 믿을 수는 없을 지 몰라도) 여론 조사나, 또 나이 드신 어른 들은 여튼 수출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 찬성하는 분들도 많이 있다.

여러 곳에서 말하듯 불편함이 있을 지도, 손해가 있을 지도, 또는 서민 이하 계층의 경우 아주 극한 위험한 상황으로 치닫게 될 수도 있을 지언정 그건 당장의 일도 아니고, 또 수출에 도움이 된다하니 정작 이익을 볼 당사자가 아닌 입장에서도 용인한다.

물론 곳곳에서 패러다임 쉬프트는 일어나고 있다. 대기업 몇 군데가 수출을 열심히 해 봐야 대기업이나 유력한 직군에 적을 두지 못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자기 살림에는 하나 도움도 안되고, 오히려 손해(특히 복지 분야나 물가 등에서)만 본다는 사실을 알게 된 사람이 점점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출에 도움이 된다니까'는 여전히 강력한 무기로 자리잡고 있다. 어쨋든 수출 덕분에 다시 일어선 국가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FTA에 대한 찬성도 가능해진다. 뭔가 위험하다는데, 정말 괜찮을까 싶기는 한데, 그래도 자유 무역은 수출을 증대시킬 거라는 일종의 립 서비스는 여전히 잘 먹히고 있고, 이것 때문에 살 수 있다는 믿음도 여전히 굳건히 자리잡고 있다.

 

왠지 휘성의 '놈들이 온다'가 생각나는 군. 자세히 쓸까 싶었지만 대충 이렇게 단상만... -_-

20111122

지나가는 것들

FTA는 계속 반대해왔다. 세상엔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다. MB가 못생겼다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KB가 불쌍하다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이런 걸 기반으로 하는 게 대의 민주주의다.

정말 옳은 것들, 논리적으로 우위에 있는 것들이 결국 승리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도 있겠지만 인간이라는 존재가 그렇게 이성적인 존재가 아니다. 만약 그랬다면 애초에 소비에트 실험도 성공했을 것이다. 소비에트라는 건 완벽에 가까운 계획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피곤한 시스템이고, 감시가 없을 때 빠질 수 있는 구멍도 많았다. 즉 본능과 다르게 움직이려니 귀찮았고, 가만히 내비뒀더니 스탈린 같은 괴물을 키우게 되었다.

그렇다면 대의 민주주의는 틀렸나 하면 적어도 아직은 그렇지 않다. 아무리 똑똑한 왕이라도 그가 다스리는 독재에 비해 낫다고 믿고, 또 현 상황에서 이것 만한 게 없기도 하다. 만약 가능하다면 좀 더 소규모 지방 자치를 중심으로 한 시스템이 더 낫지 않을까 싶은데 요새는 워낙 복잡해지고 돈도 많이 들어서 이런 것도 점점 더 녹록치 않게 된다. 몽테스키외나 로크가 이야기하던 시절과도 또 엄청나게 다르다.

여튼 FTA에는 반대한다. 한미든 한일이든 아니면 어디든 다 같다. 두 가지 근본적인 이유가 있는데 하나는 비교 우위설이라는 게 그다지 믿기지가 않고(FTA는 비교 우위에 기반하고 있다), 그리고 한계 효용이 감소한다는 것도 그다지 믿기지 않기 때문이다.

후자는 전자의 논거이기도 한데, 매번 이야기하는 심플한 예가 밥이다. 배고플 땐 밥이 맛있지만, 배가 부르면 밥이 맛없어진다. 즉 한계 효용은 Q가 늘어날 수록 감소한다. 뭐, 맞는 이야기다.

하지만 예를 들어 돈을 생각해 보자. 돈이 많아지면 효용이 감소할 거 같나? 과연 어느 시점에서 감소할까. 100억? 1000억? 1조? 감소점이 존재하기는 하나? 돈이 많아지면 더 많은 돈을 만드는 데 쓸 수 있다. 그래서 이제 그만 벌어도 되겠네, 하는 사람이 세상에 몇 명이나 있을까. 더구나 물려주거나, 주변에 쓸 수도 있다.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 효용 따위 100조가 되도 한 눈금도 감소하지 않는다.

결국 한계 효용이 감소하지 않는 재화는 존재한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가지면 이제 필요없다는 자연의 논리(사자들은 배가 부르면 사냥을 하지 않기 때문에 톰슨 가젤이 살 수 있는 여백이 존재한다)는 인간 세계에는 완벽히 적용되지 않는다.

이 부분은 사실 보다 많은 숙고와 논거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쯤에서 치운다. 그냥 대충,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거다.

어쨋든 비교 우위에 의해 우리가 팔 수 있는 것과 미국이 파는 것 사이에 균형이 존재할 거라는 사실은 아무리 생각해도 믿기지 않는다. 이런 거래는 물건만 존재하는 게 아니고 나라 간 힘의 균형이라는 외적 요인이 함께 존재한다. 경제가 경제만 홀로 서있고, 그런 외적 요인을 무시하는 건 그저 나이브한 바람일 뿐이다. 여튼 이게 틈을 만들어내고, 틈이 존재하면 그게 뭐든 파고 들어온다.

 

그건 그렇고 항상 의문은 왜 우리의 대기업들이 한미 FTA를 찬성하는 가 하는 점이었다. 현대는 미국에도 공장이 있고, 반도체는 원래 관세라는 게 그다지 높지 않다. 그리고 공장은 점점 커지며 외국으로 옮겨간 곳도 많다. 그렇다면 FTA는 그다지 이익이 될 거 같지 않다. 오히려 관세 없이 들어오는 미국 자동차 같은 게 더 위협적이지 않을까.

물론 지금 미국 자동차가 별로 안팔리는 게 가격 탓이라고 생각하는 오바마도 좀 웃기긴 하지만 사실 오바마도 아마도 잘 알면서 미국 자동차 업계 종사하는 노동자들에게 립 서비스 정도(관세가 내리면 아마도 잘 팔릴 거에요)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오바마도 재선이 발등에 불이다(개인적으로는 현 상황에서는 별 이변이 없는 한 안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어쨋든 이런 상황에 소가 쥐잡듯 별종 하나 만들어지면 꽤 잘 팔릴 가능성도 있겠지만 그런 건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현상이다.

중소기업들이 찬성하는 건 약간은 의미가 있을 수 있다. 이런 시장에는 빈틈들이 있기 마련이고 누군가 운 좋고, 머리 좋은 사람들이 선점해 들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나라 사람들이 그토록 중시하는 수출에서 대기업 : 중소 기업의 비중은 7:3 정도다(참고로 중소 기업의 고용 창출은 99 정도다. 정부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비효율적이고 통계나 재선에 도움이 안되는 무리도 없다).

그나마 3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30%라는 작은 수치를 점유하고 있고, 그나마 갈갈이 흩어져 있어 딱히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이들을 위해 정치권이 발벗고 나서고 있다고는 믿을 수 없다.

 

그렇다면 다시 대기업.

FTA로 무역 자유화가 진행되어도 미국 기업들이 마음대고 들어올 수는 없다. 뭔가 교두보, 발판, 현지 소식통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거대한 사업이 진행될 때 대기업과 합작(내지는 그냥 투자) 정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자본의 규모가 커질 수 있으므로 이런 면에서는 대기업에 좋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아마도 공공 기관들이 시장에 나오는 것이다. 특히 물(상수도, 하수도), 전기, 공항, 도로, 의료, 연금 같은 대규모 자본이 들어가고, 반독점 상태로 운영되는 분야들이다. FTA로 모든 분야의 시장화가 더욱 진행될 것이고 여러 압박들을 통해 이런 것들이 시장에 나올 거다. 아프리카, 중남미, 동남 아시아, 러시아 등 국가가 증명하듯 이런 분야는 문자 그대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그런 나라에는 미국이나 유럽 기업들이 직접 들어갔지만 여기는 골목이어도 만만치 않은 갑부들이 꽤 많다. 결국 대기업들이 잔뜩 쌓아놓고 투자 안하고 붙잡고 있는 돈들은 아마 여기에 쓰이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이런 분야의 사영화는 계속 진행될 것이고, 결론적으로 삶의 유지 비용은 점점 올라가게 될 거다.

그러면 어떻할 것인가.

여당에 2/3에 달하는 의석수를 몰아주고, 삼성이 수출 많이 하면 괜히 기뻐하고, 성희롱을 하든 말든 자기네 동네에 도로라도 하나 더 놔 준다면 의원으로 뽑아주는 작금의 상황에서 극복 방법은 전혀 없어 보인다.

삼성이 건강 보험 분야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의료비가 오르기 시작하고, 가난한 이들이 병을 치료할 방법을 찾지 못해 헤매고 다니고, 또는 포기하고, 그래서 결국 삼성 매출액 드디어 500조 돌파~ 라는 기사가 헤드라인에 나온다고 해도 우리 나라 기업이 잘 된다니 이 얼마나 좋은가, 역시 삼성이구나 하며 감탄할 사람들이 여기에 얼마나 많은데.

어쨋든 만약 가능하다면 관련 대기업 주식을 한 푼이라도 사 놓으면(이것도 잘 골라야지 엄한데 넣으면 독박이다) 그나마 입에 풀칠들은 하지 않을까 싶다.

uduac

20111121

두 편의 영화를 보다

극장이 아니라 TV와 DVD. 원래는 제목에다가 'The Help'를 봤다 이런 식으로 포스팅해서 나중에 언제쯤 뭘 봤구나 쓰려고 하는데(아주 예전 싸이 클럽과 이글루스에는 그런 흔적이 남아있다) 딱히 별다른 평을 남기는 것도 아닌데 그럴 필요까지 있나 싶은 생각이 든다. 여튼 로그(log)를 남기고 싶어하는 버릇이 마음에 안 든다. 특히 별로 할 말이 없는 게 두 편 넘게 있으면 그것도 보기에 좋지 않다.

여튼 주말에 동생이 지방에 가는 바람에 동생 집에서 강아지 시터를 했다. 밤, 아침 두 번 세 봉지의 약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그러면서 케이블 TV에서 방영되는 영화와 DVD를 봤다.

이상한 점 중 하나는 집에 있을 때는 TV로 영화 따위는 전혀 보질 않고 버라이어티만 보는데 이렇게 낯선 곳에서 자게 될 때는 버라이어티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서 멍하니 만화책을 보거나, 그냥 강아지랑 놀거나, 아무 것도 안하고 가만히 앉아있거나, 영화 채널에서 하는 영화를 보게 된다. 저번에 일 주일 정도 동생 집에 머무를 때는 정말 많은 영화를 봤었다. 신체 리듬의 변화와 관련된 것일까? 잘 모르겠다.

 

1. 실종 - 김성홍 감독, 출연은 문성근, 추자현 등등. 여튼 혼자 자는 밤에 보기에는 별로 안좋은 영화다. 게다가 밤에 불 다 꺼놓고 누워서 보고 있는데 강아지가 갑자기 어둠 속을 바라보면서 막 짖어대는 바람에 더 짜증이 났다.

영화는, 다른 건 몰라도 문성근 연기가 기가 막힌다. 그 희미한 웃음, 냉정한 표정, 그리고 도끼질이라니. 마지막에 문성근 - 추자현 대결은 사실 리얼리티가 좀 떨어지지 않나 생각되 현실과 완전 유리시키고 영화 자체만 바라보는 측면에서는 아쉬웠다. 정상적이라면 그런 식으로 전개될 리가 없을 거 같고, 비극으로 끝났을 거 같다.

 

2. 신세기 에반게리온 파. 저번에 서에 이어 파를 봤다. TV 시리즈에서는(TV 방영분 26편인가와 End, Death, Rebirth) 관계(남녀 관계든 인간 관계든)에서 오는 성장과 갈등 쪽에 조금 더 무게 중심이 가 있다고 하면, 서-파로 이어지는 신극장판에서는 좀 더 개인적인 측면에 기울어져 있다는 생각이다.

어쨋든 TV판 처음 시작할 때는 별 생각이 없었다가 진행되면서 점점 판을 키운 건 맞는 거 같다. 여튼 연구를 할 생각이 아니라면 기존 시리즈와 신극장판은 따로 봐도 별 상관은 없을 듯. 전반적으로 에반게리온은 별로 정교하지는 않은 미스테리에 기반하고 있는데 그런 스토리보다는 인간 하나 하나의 단면들이 더 중요하게 취급된다. 그러든 저러든 '답답하다'는 느낌이 크다.

6E

영화는 내내 이러고 본 거 같다. 무거워 -_-

20111119

트라우마

이건 어디까지나 트라우마에 관련된 일이다. 만약 어딘가를 올라야 하거나, 어딘가를 가야한 다면 그렇게 해야만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법이다.

20111118

소소한 근래의 리슨과 와칭

1. 라구람 라잔의 폴트 라인을 여전히 천천히 읽고 있다. 너무 천천히 읽는 거 같기는 하다.

2. 러셀의 철학이란 무엇인가도 겸사 겸사 보고 있다. 러셀은, 재미있는 사람이다. 이 책은 너무 오래되서 마치 사해 문서 같은 걸 보는 기분이다. 종이는 금방이라도 분해될 것 처럼 바스락거리고 냄새, 옛날 책에서 나는 그 냄새, 도 많이 난다.

3. La Reux(라 루라고 읽나보다)라는 영국 그룹을 우연히 소개 받아 들어봤다. 여성 2인조 듀오로 레트로한 분위기의 신스팝 그룹이다. 요즘 오밀조밀한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 볼륨을 좀 키워놓고 듣는 때가 많은데 이 그룹은 무엇보다 당당거리는 신스 베이스 음이 매력적이다.

4. Perfume 이야기를 며칠 전에 잠깐 했는데 그들의 모든 음반을 다 구했다. 하지만 얘네들은 음악보다 춤이 더 매력적인거 같다. MV로 구할 걸 그랬다. Perfume만 계속 들으면 골치가 아파오는 데 랜덤으로 듣다가 중간에 한 번씩 나오면 그건 참 좋다.

5. 어제 귤을 먹으면서 폴트 라인을 읽으며 아이튠스 DJ를 틀어놨는데 셀로니우스 몽크가 흘러나왔다. 그래, 이렇게 좋은 게 있었지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6. 잠을 자려고 누워있다가 갑자기 생각나 신세기 에반게리온 극장판 : 서를 봤다. 머리가 복잡할 때 이런 식으로 도주하는 건 좋지 않은 데 자꾸 그런다. 여튼 덕분에 오늘 종일 고스란히 졸리다.

동생이 에반게리온을 꽤 좋아해 잔뜩 얻어놓은 게 있었는데, 보다가 보니 나는 이 영화를 처음 보는 거였다. TV 판만 봤던 거 같다. 그리고나서 위키피디아에서 몇 가지 관련된 내용을 읽어보고 잠들었다. 내가 연표 보는 걸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다. 조만간 TV 판을 다시 돌고 파와 사도신생, 에어도 보게 될 거 같다.

딱히 확 끌리는 게 있는 건 아니고, 에반게리온이 분명 어느 특정 연도 쯤 출신의 사람들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친 거 같은데 그 정확한 느낌은 잘 모르겠다. 내 쪽을 예로 들자면 더 영향을 미친 건 역시 999와 아키라 쪽이다. 그리고 공각기동대를 조금 좋아한다(그 웃기는 진지함이 너무 좋다).

7. 이태리의 새 총리는 마리오 몬티라는 사람이다. 학부는 경제학 전공으로 이태리에서 마치고 예일대로 가 토빈의 제자였단다. 포트폴리오 이론, 토빈의 q, 토빈세, 케인지안, 합리적 기대가설을 부인한 바로 그 토빈이다. 여기서 요지는 정치계에 꽤 머무르긴 했지만 어쨋든 경제학자가 총리가 되었다는 점이다.

8. iTunes Match를 구독하고 싶다. 음원 세탁도 매력적이지만(불법 음원에 비용을 매기는 데 성공한 건 정말 천재적 발상이 아닌가 생각한다), 데스크탑에만 묶여있는 mp3들을 해방시켜 여기저기서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일단은 지금 쓰고 있는 멜론이 끝날 때 까지(보름 쯤 남았다)는 가보고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아이팟 나노에서의 불편함(연결, 선곡, 전송)은 전혀 해소되지 않는다는 게 마음에 걸린다.

Blogger 아이폰용 공식 앱

아이폰 앱스토어를 뒤적거리다가 Blogger 공식 앱이 나와있는 걸 발견했다. 대체 언제 내놓은거야.

기념으로 사진 첨부도 테스트. 가끔 써봐야겠다. 참고로 사진의 저 우동, 허접하게 보이지만 정말 맛있다. 옆에 김밥도. 뜨끈뜨끈해서 감기엔 정말 최곤데 먹고 싶다 ㅠㅠ


참고 : Setting에서 사진 크기를 미리 손 봐 놓아야 함.

20111116

트랄랄라

어제 이 UV의 신곡, 감정 과잉의 드라마를 본 후 얘네들도 초기와는 많이 달라졌구나, 어지간히 헤매네 했는데 어제 밤에 계속 이 노래를 들었다. MV 말고 그냥 음악은 보다 더 간촐해서 조금이나마 더 나은 거 같다.

여튼 딱히 음악적인 방향 따위 없기 때문에 복고, 디스코, 블루스, 트로트, 댄스, 록앤롤 아무거나 막 해도 된 다는 건 스타일이 중요한 음악 신에서 나름 복이다. 음악 스타일은 딱히 없고 - 만약 있다면 뮤지나 유세윤 식의 어떤 ㅆㅂ ㅈㄴ 멋져 정도, MV에서도 그런 대사가 잠깐 나온다 - 그룹의 스타일만 남아 있다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그러므로 뭘 해도 이해가 된다.

20111114

구질구질한 이야기

1. 할 일이 꽤 많다. 밀린 일도 많고, 오늘 할 일도 많고, 앞으로 할 일도 많다. 그런데 돈 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러니 밥 걱정, 차비 걱정을 끊임없이 해야 하고, 그러다보니 능률도 전혀 오르지 않는다. 뭐 그렇다는 이야기.

2. 빅뱅 이론 시즌 4, 올해 했던 거,를 봤다. 등장 인물이 꽤 많아졌다.

3. 춥다. 요즘 패딩 조끼가 땡긴다.

4. 자라 이번 가을/겨울은 예쁜 남자옷들이 꽤 많다.

5. 머리를 너무 안쓴다는 반성에 책을 좀 읽기로 했다. 소설책 이런 거도 괜찮지만 당분간은 복잡하고 머리를 많이 쓰는 책을 읽을 생각이다. 일단 지금 읽고 있는 폴트 라인이 끝나면 디버블링을 읽을 예정이다.

그 이후로는 근 10년간 방치되어 있던 독서 계획을 시작할 생각이다. 원래는 좀 여유가 생기면 하려고 했는데, 돌아가는 모습을 보아 하니 여유 따위는 죽는 순간 까지 안 올 거 같다.

프레게의 '산수의 기초'를 시작으로 카르납의 '과학 철학', 비트겐슈타인의 '수학의 기초의 이해' 등을 읽을 예정이다. "Well, God has arrived. I met him on the 5.15 train." 퍼스나 셀라스 까지 나아가보고 싶기는 한데 혼자 읽는 독서에 그렇게 까지 장황하게 힘을 뺄 필요가 있을 까 싶다. 괜찮은 코치(Coach)가 있으면 좋겠는데 구할 수 없다는 게 좀 아쉽다.

원래 리차드 로티의 책 몇 권 번역본으로 구입 해 읽으려고 했는데(예전 험한 시절에 감행한 원서 제본판을 몇 권 가지고 있기는 하다), 다 절판이다.

웃긴게 로티의 책이 원래 정가가 10,000원에서 15,000원 정도 되는데, 헌책방에 3만원에서 5만원 정도 가격이 매겨져 올라와있다. 어디선가 로티가 대 유행을 한 건가, 왜 이 모양이 되도록 출판사에서는 다시 발행을 안하고 있는 걸까, 200권만 더 내놔도 초과 수요는 싹 사라질 거 같은데.

20111113

TV를 켰네

개리는 맨날 TV를 끈 다는데 나는 열심히도 켜놓고 있다.

1. 영화를 봤다. The Help. 내가 가장 안좋아하는 타입, 그러니까 환난 극복의 교훈적인 드라마인데, 그래도 생각보다 꽤 재미있게 봤다. 이런 드라마는 괜한 감동 유발을 유도한다던가, 진득진득하지 않게 유지시키는 부분이 포인트인 거 같다. 그러나 저러나 미국이라는 나라는 참 넓다.

 

2. 예전에도 이야기한 적 있는데, 코미디를 무척 좋아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TV로 보는 라이브 스탠딩 개그는 좋아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그런 건 무대를 찾아가서 현장감을 즐기며 봐야하는 것이라는 선입견도 있고, 이왕 TV로 보는 거라면 완성도 높게 짜여진 쪽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방송에 우연성이 너무 개입되는 것도 - 차라리 버라이어티에서 복불복 같은 걸로 형성된 우연성은 괜찮은데 짜여진 연기를 소화하다가 나오는 우연성, 즉 현장성은 -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런 쪽으로 역시 완벽한 건 영화인데, 코미디로 1시간 30분 이상은 그것도 좀 보기에 부담스럽다.

여하튼 그래서 개콘, 웃찾사 뭐 하나 열심히 본 게 없다. 그런데 요새 TvN의 코미디 빅리그를 챙겨보고 있다. 다 보는 건 아니고 옹달샘, 아메리카노 안영미 부분, 아3인 도입부 이렇게 세 팀.

옹달샘은 이제 버라이어티에서 무르익은 3인방의 짜여진 콩트 도전이라 매번 궁금하고, 아3인은 관람객 참여 전까지 흡인력이나 밀도감이 꽤 마음에 든다.

그리고 아메리카노. 안영미는 무한걸스 같은 리얼 버라이어티에는 솔직히 좀 안 어울리다고 생각해서 개인적으로 별로인 코미디언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메리카노에서는 그야말로 최고다. 안영미가 저런 사람이었나 매번 생각을 한다. 정말 완벽히 캐릭터를 소화하고 있다. 이런 사람은 콩트를 해야 되.

20111110

Tip the Scale, the Roots

오피셜이 있는데 한국에서는 볼 수 없게 막혀있다. 그나마 되는 건 2분 후 쯤에서 끊기고. 이건 그래서 야매... 로 하려고 했는데 보니까 2nd Verse부터는 가사만 있고 아직 곡 발표는 안한 듯. 12월 6일 공개 예정이다.

 

영어는 정말 자신없지만(ㅠㅠ) 대충 보면

tip the scale은 무게가 나간다, 뭐 이런 느낌. Urban Dic에서 찾아보니까 뭔가 넘치게 가지고 있다는 뉘앙스도 있는 거 같다. 그러니까 I live life tryna tip the scale에서 tryna는 trying to니까 나도 좀 잘 살려고 했다, 정도.

Rob Peter to pay Paul은 Paul한테 갚기 위해 Peter껄 훔쳤다, 즉 뭔가 해결하려고 하다 점점 더 꼬여간다는 의미...

정확하게 못 알아들어서 문제지 딱히 모르는 글자는 없다... 그래도 굉장히 갑갑한 분위기라는 건 알 수 있을 듯. 자신없는 분야는 이쯤에서 그만. ㅠㅠ

 

[Chorus : Dice Raw]
I’m a side of suicide
Heads or tails
Some think life is living hell
Some live life just living well
I live life tryna tip the scale
My Way, my way
My Way, my way

[1st Verse - Black Thought]
Yo, I’m always early
I never take off cause I got a job
Rob Peter to pay Paul
Now I realize it’s the winner that takes all
Do what I gotta do cause I can’t take loss
Picture me living life as if I’m some animal
That consumes it’s own dreams like I’m a cannibal
I won’t accept failure unless it’s mechanical
But still the alcohol mixed with the botanical
I guess I be referred to the owners manual full of loaners
Full of all the homeless throwaways and the stoners
Soldiers of the streets with 8th grade diplomas
And the world awaiting their shoulders as a bonus
Look, let he without sin live without sin
Until then, I’ll be doing dirty jobs like swamp men
Counting the faces of those that might have been
It’s like living that life but I won’t live that life again

[Chorus : Dice Raw]
I’m a side of suicide
Heads or tails
Some think life is living hell
Some live life just living well
I live life tryna tip the scale
My Way, my way
My Way, my way

[2nd Verse - Dice Raw]
Lotta niggas go to prison
How many come out Malcolm X
I know I’m not shit
Can’t even talk about the rest
Famous last words
You under arrest
Will I get popped tonight
It’s anybody’s guess
I guess a nigga need to stay cunning
I guess when the cops coming need to start running
I wont make the same mistakes
From my last run in
You either done doing crime now or you done in
I got a brother on the run and one in
Wrote me a letter he said when you comin
Shit man I thought the goal’s to stay out
Back against the wall
Then shoot your way out
Getting money’s a style that never plays out
Till you in a box
And your stash money’s paid out
The scales of justice
Ain’t equally weighed out
Only two ways out
Digging tunnels or digging graves out

[Chorus : Dice Raw]
I’m a side of suicide
Heads or tails
Some think life is living hell
Some live life just living well
I live life tryna tip the scale
My Way, my way
My Way, my way

20111109

고양이

요즘 고양이를 기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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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티쉬 숏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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벵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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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시니안.

 

코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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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안 블루.

 

하지만 집에 가면 웅이가 눈을 껌뻑거리며 달려드니 차마 그럴 수가 없구나.

공론의 장

검찰이 FTA 괴담에 대해 구속 수사 방침을 밝혔는데 현 여당에서 반발이 있었다. 그리고 오늘 또 그에 대한 반발이 나왔다. 여당 모 의원은 '거짓말도 공론의 장에서 자유롭게 하도록 내버려둬야 한다는 말인가?'라고 말했다.

나 뿐만 아니라 이 분의 과거사에 대해 할 말이 참 많고, 이미 또 많이 거론되었지만 사실 그런 일 따위 아랑곳 하지 않는 의지의 표상이지만 그런 건 여기선 넘어가자.

 

심 의원이 무슨 뜻으로 말한 건지는 알겠지만 이 말은 당연히 잘못되었다. 당연히 거짓말도 공론의 장에서 자유롭게 하도록 내버려둬야 한다. 만에 하나, 자신만 진실을 알고 있고, 나머지 아래 시민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게 두렵고, 또 그 때문에 어린 백성들이 호도되는 게 두렵다면 거짓말을 막을 게 아니라, 그게 사라지도록 대답을 하고, 반박이 있으면 투명하게 밝히면 된다.

천안함 사건 때 의혹이 확산된 이유는 무엇인가. 정보를 차단했기 때문인가, 정보를 공개했기 때문인가.

여당 의원들은 주어 없는 모님 들러리 서느라 그런 건지 어디가 앞이고 어디가 뒤인지 구별도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나중에 모님께서 과연 빵이라도 한 그릇 사줄 거 같은가?

 

일단 이런 분야에 있어서 '막는다'는 발상이 대체 어떻게 가능한 지 궁금하다. 반대의 입장으로 만약 FTA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모 의원의 FTA 찬성 의견을 막으려고 한다면, 막힐 건가?

분명한 건 그도 아마 자신이 한 말이 엉망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만약 모르다면 그건 정말 잘못된 일이지만 아무렴 그 정도로 사고 체계가 엉망일 거라고는 믿지 않는다.

아마도 그저 다음 총선에서 보수층의 표를 몇 장이라도 더 받기 위한, 또는 FTA를 오매 불망 기다리며 공공 서비스 분야를 구입하기 위해 현금을 잔뜩 준비 중인 대기업들의 후원금이나 지지의 빛을 조금이라도 맛보기 위한 립 서비스 정도로 생각된다.

 

집권 여당이라면 거짓말에 호도되는 시민들을 걱정할 게 아니라 왜 정부에서 발표한 대답들이 시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가를 고민하는 게 우선 아닐까. 이런 게 너무나 지나친 상식이라서, 그리고 그런 걸 기대하는 바람에 이렇게 사람들이 한심한 눈으로 바라보게 된 걸까.

 

* 오늘 SNS 차단이 화제인데 웃기는 가정을 한 번 해보자면

정치글 만연 -> 트위터 차단 -> FTA 통과 -> 트위터 정치적 차단 등의 행위로(이건 어떻게 보면 진입 장벽이다) 미투데이 등과의 경쟁에서 불이익을 받는다고 한국 정부 제소(ISD는 이런 데 쓰라고 있다) -> 정부는 차단 이후의 손해에 대해 배상 -> 트위터 차단 해제

뭐 이런 것도 가능할 듯. 만에 하나 한미 FTA가 통과된다면 국보법이 통상 장벽이라고(예를 들어 며칠 전 넷의 자유를 주장한 에릭 슈미트) 주장할 수도 있을 듯.

20111107

열꽃

주말이 되기 전에는 금전 문제로 마음 앓이를 하고, 주말이 되고 나서는 또 다른 문제로 마음 앓이를 했다. 그리고 월요일,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았지만 집에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낫기 때문에 밖으로 나갔다. 입맛도 전혀 없어 궁싯거리며 졸았지만, 알량한 내 위는 해가 질 때가 되자 배가 고프다는 동물적 신호를 계속 보냈다.

화장실이 급할 때, 배가 너무 고플 때, 내 동물적 본능에 또 다시 절망하고 운명을 탓한다. 이럴 때 마다 예전에 장나라가 스토커로 나오는 한국 영화의 장면, 헤어져서 슬퍼 죽겠는데 배가 고파 비빔밥을 먹는 장면이 떠오른다. 여튼 잠깐 뭔가를 먹었지만 배고픔이 사라지는 순간 다시 이성과 감정이 고개를 든다.

오래간 만에 좀 걸어다닐까 싶어 광흥창으로 갔다. 서강 대교와 마포 대교. 한 때 열심히 걸으며 건너던 다리들. 바람이 많이 불었고, 싸구려 츄리닝 바지 때문에 발목이 계속 시렸다. 하지만 두 치수 큰 거대한 패딩 조끼는 생긴 거의 한심함과는 다르게 충실히 역할을 수행했고, 등에서 땀이 흘렀다. 밑창이 뜯겨진 운동화 바닥으로 잔 돌이 자꾸 들어왔다. 한강 대교 인도에 왠 잔돌이 그리 많은지.

한창 공사중이었던 여의도 공원 건너편의 거대한 건물은 공사가 끝났는지 밝게 빛나고 있었다. 쌍둥이 빌딩, 신한 은행, 여의도 공원, 순복음 교회, 국회 의사당. 그리고 건너편에서 지나치게 빠르게 지나가는 자동차들의 헤드라이트. 낯 익은 풍경.

하지만 눈이 아프다. 앞에서 얼굴이 시커멓게 보이는 몸집이 큰 남자가 담배를 피면서 다가온다. 약간 무섭지만 그도 나를 쳐다보지 않는다. 두 치수 큰 국방색 패딩 조끼에 발목이 짧은 회색 츄리닝 바지를 입은 남자가 다가오는 모습이 그에게 어떻게 보였을 지 잠깐 궁금하다.

타블로의 열꽃은 한강 대교를 밤에 건널 때, 그 조용함과, 그 어두움에 너무 잘 어울린다. 목적에 적합한 음악 리스트가 있는 건 기쁜 일이다. 바람소리가 이어폰 너머로 들리고, 시커먼 강물이 천천히 흐르는 모습이 보이고, 자동차들이 속절없이 지나가는 동안 피아노 소리가 들린다.

요새 밤에 한 편씩 보는 디스커버리의 다큐멘터리 Man vs Wild에서 베어 그릴스가 캐나다 북쪽 빙하 구역에서 산 아래를 보며 냉혹하지만 아름답다며 감탄하던 장면이 떠오른다. 그 곳은 대체 얼마나 멋질까. 그런 곳이라면 북극곰에게 잡혀 먹어도 행복할 거 같다.

여의나루 역 앞에서 왜인지 집에 있길래 들고 나온 초코 파이를 먹는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쿠폰이 하나 있는데 갈까 말까 잠깐 고민한다. 화장실에 가서 손을 씻고, 지하철을 탄다. 뜨거운 물이 나오는 온천에 가서 목욕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만약 간다면 한 번도 써보지 않았지만 이태리 타월이라는 걸 사들고 가고 싶다.

Be my Baby

그러니까 어제 0시에 음반에 멜론에 출현하고 지금까지 타이틀 곡 Be my Baby를 다섯 번 들었고, 이제서야 (적어도) 이 곡이 왜 타이틀이 되었는 지는 살짝 알겠다. 그렇다고 이 곡을 타이틀로 정한 데에 동의한 다는 건 아니다. 풀 음반을 두 번 정도 들었는데(Stop!과 Nu Shoes는 몇 번 쯤 더 들었다), 대충 이 정도 쯤에서 뭐라도 적어본다.

그러니까 시간을 좀 앞으로 돌려보자. 2007년 원더걸스가 아이러니로 데뷔를 했다. 그리고 소녀시대가 다시 만난 세계로, 카라가 Break It으로 차례대로 데뷔했다. 첫 싱글의 어중간함을 거쳐 차례대로 2007, 2008년 대 히트곡들을 내놓으면서 걸그룹 아이돌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사실 2009년, 2010년 계속 걸그룹 시대가 슬슬 끝나지 않을까 생각하는 포스팅을 했었는데, 세상은 전혀 그렇게 돌아가지 않았고, 8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중순까지 태어난 연예인을 하고 싶은 여자 아이들은 거의 데뷔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수많은 걸그룹들이 등장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흘러 일본, 동남아, 유럽, 미국 등으로 활동의 폭도 넓어졌고, 아이들은 소녀에서 아가씨가 되었고, 음악은 후크에서 좀 더 세련된 팝으로 변신했다.

그리고 우리나라도 여전히 걸그룹의 파워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나가수 이후 보컬리스트에 대한 관심이 보다 커졌고, 그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TV 버라이어티를 통한 장르의 재 조명이 있었다.

아무리 노래를 잘 한다지만 그래도 걸그룹은 창작곡이라도 부르지, 나가수와 불후의 명곡으로 이어진 과거 노래에 대한 재조명 집중은 약간 아쉬운 면도 있기는 하지만 어쨋든 획일화는 또 다른 전기를 맞이한 게 사실이다.

 

어쨋든, 이렇게 저렇게 흘러가며 2011년 카라, 소녀시대가 차례대로 정규 음반을 발표했다. 그걸 보면서 이제 정말로 걸그룹의 시대가 저물어 가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왕 이렇게 된 거 문을 열었던 원더 걸스가 깔끔하게 마무리 지으며 문을 닫고 끝내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런 개인적인 기대와는 다르게 티아라가 이 틈에 껴버렸다)

즉 순수히 개인적으로 이번 원더걸스 음반에 대해 기대하던 건 그런 마무리였고, 어제 그 음반이 나왔다.

 

어제 밤에 처음 들을 때는 사실 여러가지 면에서 납득이 좀 안갔지만 너무 부흥하지도, 너무 무너져버리지도 않을 정도라는 점에서 그럭저럭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Art Cool은 좀 웃겼고, Nu Shoes는 괜찮았고, Be my Baby / Stop!은 그럭저럭이다. 두 곡 중에서는 Stop!이 그나마 좀 낫고, Be my Baby도 Rad.D 믹스가 좀 더 낫다.

그러고보면 5명 구성인데 래퍼가 둘 이라는 건, 그럼에도 랩 중심의 그룹은 아니라는 건, 그리고 또한 둘 다 그렇게 랩을 잘 하는 건 아니라는 건 좀 재밌다.

뭐 이런 생각을 하면서 듣고 있다.

20111106

11월

1. 생각해 보면 어제 저녁에 내린 비는 November Rain이다. 또 생각해보니 저번 주에 문득 헤비 메탈, 그 중에서도 엘에이 메탈 시절이 생각 나 아이팟에 그쪽 계통 음악들을 꼭꼭 채워 넣었다. 엘에이 건스, 신데렐라, 건스 앤 로지스, 포이즌. 약간 다른 방향으로 세풀트라, 메탈리카, 메가데스, 슬레이어.

꼭꼭 채워넣고 일주일 간 한 번도 아이팟을 틀지 않았다. 그냥 멜론 스트리밍으로 톱 100을 랜덤 플레이로 들은 게 다다. 몇 곡 빼고는 딱히 감흥도 없고, 즐겁지도 않고, 뭐 그런. 타블로에 피처링 태양인 Tomorrow는 다 좋았는데 M/V는 어떻게 할 수도 없을 만큼 한심했다. 괜찮다-라고 생각했는데 이후로는 괜히 붕붕 지나가는 외제차 두 대만 생각난다.

2. 잡담이 많다.

3. 밤 11시에 안암동은 바글바글했다. 화단 옆 넙적한 돌에 앉아 커피에 소시지 빵을 먹었다.

4. 날이 갑자기 풀렸다. 낮 기온이 25도? 깝깝한 기온이다. 기온 때문인지, 어제 내린 비 때문인지 시내의 은행잎은 몽창 떨어져서 꽤 예쁘다. 빈 도로에 낙엽이 떨어져있는 모습을 보면 좀비 영화의 텅텅 빈 마을이 생각난다. 뭔가 불쑥 튀어나오면 더 리얼할 텐데.

5. 좀비 세상이 들이닥치면 난 맨 먼저 좀비에게 먹혀서 좀비가 된 다음, 목이 잘려 죽을 거 같다. 레지던트 이블에 의하면 좀비는 식욕만 살이있는 존재이므로 아프지는 않을 듯.

6. 가끔 내가 벽이 된 거 같다. 사람들이 벽에 얌체공이나 토마토, 낙지를 던지듯 나에게 던져댄다. 아프고 한심하다.

7. 날씨  탓인지 무척 피곤하다. 오늘 타우린 잔뜩 들어있다는 핫식스인가를 마셨고, 진한 아메리카노를 잔뜩 마셨다. 결론적으로 우중충한 기분에 빨리 몸을 뉘이고 싶은데 잠이 오지 않는다. 잠만 오지 않는다.

8. 야후 메일 옆에 메신저가 뜨는 데 가끔 거기 내가 뜰 때가 있다. 혼자 떠들면 좀 웃긴다.

9. 잡담은 9번이 끝인 게 좋다. 10은 두 칸이라 위 쪽 번호들 앞에 다 0을 붙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욕구.. 라는 말은 좀 우습군.

20111105

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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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누비라라는 무궁화호 수준 정도되는 전기 열차다. 대전 근처까지 다니는 거 같다. 타본 적은 없다. 이렇게 보니 이것도 소위 충룩(蟲look)이다.

기차라는 걸 참 좋아한다. 기차도 좋고, 기차역도 좋고, 기차길도 좋다. 그닥 매니아는 아니어서 딱 보고 몇 호 열차고 특징은 뭐고 하는 건 전혀 모르고, 그저 보고 타는 걸 좋아할 뿐이다.

가끔 국내 여행을 다닐 때 외진 곳에 있는 기차역을 가보기도 한다. 승부역, 부전역, 나전역, 구절리역 등등등. 내가 가본 역 중에 이미 사라진 곳도 많다. 아쉽다.

대학 때 여행 삼아서 비둘기호로 부산을 간 적이 있다. 하여간 징그럽게 오래 걸린다. 그래도 그때는 맨 뒷 칸 문이 열려있어서 거기 메달려 담배도 피고, 졸기도 하고, 터널 지나갈 때 소리도 지르고 했었다. 도착하고 났더니 얼굴에 까맣게 먼지가 달라붙어 있었다. 여튼 그건 좀 못할 짓이다. 이 열차편은 아니지만 기차를 좀 오래 타보고 싶다면 지금도 도전해 볼 만한 코스는 있다.

청량리역에서 부전역까지 가는 무궁화호 기차가 아침하고 밤, 하루에 두 번 있다. 이 열차 코스는 흥미진진하다. 청량리에서 출발해 동쪽으로 향해 원주, 제천을 거친 다음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희방사를 지나 영주, 안동으로 내려온다. 여기서 동쪽으로 빠지며 경주와 불국사 역을 지나고 동쪽 해안 라인을 따라 월내, 좌천, 기장을 거쳐 부산 시내로 진입한다. 그리고 해운대와 동래를 거쳐 부전역에 도착한다. 이렇게 8시간이 걸린다. 이 열차는 3만원이다.

기차 정도는 아니지만 지하철도 좋다. 기차라는 게 하나같이 특유의 좀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경향이 있지만 뭐 사실 시내 버스에서 나는 냄새보다는 낫지 싶다.

또한 서울역 2층에서 3층 사이에 있는 긴 계단에 앉아 멍하니 아이폰 같은 걸 보면서 들리는 도착과 출발을 알리는 안내 소리와, 멀리서 라이트를 빛내며 기차가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있는 것도 좋아한다. 그 계단 진동이 굉장해서 앉아있으면 엉덩이가 아프다.

여튼 기차는 특유의 안정감이 있다. 일단 레일 덕분에 좌우로 흔들리지 않는다. 그게 가져다 주는 안정감이 굉장하다. 그래서 버스를 타도, 승용차를 타도 뭔가 불안하다. 좌우 뿐만 아니라 위 아래로도 흔들리는 비행기나 배는 말할 것도 없다. 사실 비행기라는 건 그 쇳덩어리가 뜬 다는 게 아직도 그닥 믿기지는 않는 운송 수단이다.

이런 경향은 약간 철이 없는 면도 있어서, 논산 훈련소에서 훈련 끝나고 밤에 자대로 떠나는 기차를 타는데 그것도 약간 설레었다. 살면서 타본 유일한 공짜 기차다. 더플백을 메고 줄을 쭉 서서 멀리서 들어오는 기차를 보면서, 우왕 기차를 타네~ 속으로 생각했다.

아쉽게 나는 논산 연무대 역에서 서대전 역까지만 간 다음에 거기서 내렸다. 생각해 보니까 입대할 때도 혼자 입석표 끊어서 기차로 갔다. 두껍고 촌티나는 나일론 오리털 잠바를 입고 논산 훈련소로 털레털레 들어갔었지.

그렇지만 기차는 버스에 비하면 꽤 비싼 편이고, 시간 맞추기도 어려워서 잘은 못탄다. 그래도 동해선 어딘가 쯤 열차길 근처에 앉아있다가 털털털 거리며 지나가는 걸 보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소박하지만 하나같이 적어도 어딘가를 가야 한다는 점에서 내 꿈은 이루기가 참 어렵다.

20111103

한우의 날

어제 트위터에서 본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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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봤는지 찾기가 어려워서 트위터에서 '한우의 날' 검색. @skk955라는 분이 올린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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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이게 생각난다. 핑크 플로이드의 1977년반 Animals.

이 음반은 조지 오웰의 동물 농장에 바탕을 두고 있다. 사회를 돼지(정치인), 개(부자, 사업가), 양(노동자)로 나누고 이 중 Dogs에 가장 날선 비판을 가져다 댄다. 그냥 도식적으로 음악 길이를 봐도, Dogs가 17분 10초, Pigs가 11분 29초, Sheep이 10분 21초다. 뭐, 조지 오웰이나 핑크 플로이드나 지금 눈으로 보면 너무 도식적인 감이 있기는 하다.

그냥 음악의 측면에서 개인적으로 이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을 뽑으라면 Dogs다. 드라마틱하다.

저 소를 누가 저기다 띄운 건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2011년 현 시점에서 나름 훌륭한 오브제다. 보통 그러하듯 작가와 관객의 시점은 괴리되기 마련이다.

20111102

아이콘 팩

가끔 쉬지 않고 떠들 때가 있다. 바로 지금.

오랫동안 로켓독이라는 독 애플리케이션을 윈도우에서 사용하고 있다. OS X에 들어있는 독의 아류 쯤으로 보면 되는데 이게 나름 가볍고해서 계속 쓴다. 이게 아이콘을 세팅해 놓을 수가 있는데 한동안 토큰 화이트라는 아이콘 팩을 사용해왔다. deviantart에서 구했던가, 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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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긴 팩이다. 블랙 버전, 화이트 버전 두 가지가 있는데 화이트 버전을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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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이런 모습이다. XP에서도 거의 똑같은 모습으로 사용하고 있다.

여튼 뭐 이랬는데 슬슬 지겹다... 그래서 아이콘 팩을 찾아 나섰는데 딱히 마음에 드는 게 없다... 뭐 좀 솔깃한 거 없으려나. 결론은 아이콘 팩 추천 좀 해주세요 ㅠㅠ

20111101

경주텔... -_-

모텔 이야기는 아니고... 인터넷 게시판에 와레즈 이야기가 나온 걸 보니 문득 생각이 난다.

그러니까 아주 옛날 옛날, 01410, 01411 뭐 이런 걸로 삑삑 거리는 소리 들으며 인터넷... 이 아니고 그땐 뭐지, 여튼 그런 데 접속하던 시절이 있었다. atdt인가. 아직도 기억이 나네.

당시에 하이텔 - 나우누리를 거쳐 유니텔로 자리를 옮겨갔는데 딱히 아주 열심히 동호회 활동을 한 기억은 없다. 모든 망에서 go humor와 go plaza를 즐겨 쳤고, Rock 동 글이나 읽었고, 나우누리 시절에는 U&Me 블루 팬클럽에 가입했었고, 유니텔에서는 그래도 모던락 소모임 정모도 자주 나가고 그랬다.

처음 텔넷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맨 처음 접속해 본 해외 인터넷 망은 브라질의 어떤 도서관인가 뭔가 하는 곳이었다. 리스트를 보고 가장 멀리 있는 거 처럼 보이는 곳에 들어갔었다.

여튼 그러던 시절에 01410 접속해 보면 하이텔, 나우누리 말고도 여러가지 뭔지 모를 것들이 있었다. 심심할 때 마다 하나씩 들어가보고 대부분은 가입이라든가 이런 관문 때문에 그냥 나왔었는데 그 중 하나가 경주텔이다... 여기 자료실 안에 IBM에서 에뮬로 돌리는 애플 게임들이 있었다... -_-

한때 애플 II를 붙들고 마법을 쏘고, 약초를 모으고, 오크를 때려 죽이고, 동료가 데몬의 마법에 죽어 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복수를 다짐하고, 마법 도끼를 찾아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할 일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지금도 비슷하지만... 울티마를 다시 해보기로 하고 3, 4, 5를 받아서 플레이했다.

그래픽이 오밀조밀한 건 역시 5였지만, 게임의 재미는 4다. 애플 시절 가장 재미있게 한 게임은 Bard's Tale과 울티마 4였다. Wizardry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딱히 취향은 아니었다. 오히려 아류작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Shadow of Lords던가 하는 건 조금 좋아했다.

여튼 울티마 4는 드라마틱한 게임이다. 오크들과 싸우고, 명상을 하고, 문스톤을 모아 열쇠를 찾고, 동료들을 취합하고, 브리타니카 대륙을 돌아다닌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8가지 미덕이 있고, 그걸 상징하는 문스톤을 모으고, 그게 3가지 진리 뭐 이런 걸로 취합되고 최종적으로 하나로 합쳐진다 이런 거였다.

그리하여 마지막 동굴을 탐험하며 질문들에 차례로 대답을 해야 하고, 맨 마지막 대답은 Infinite였다... 그렇다... 니가 있어야만 여기가 패러다이스, 억지로 너를 가둬버린 패러다이스의 그 인피니트다..

흐음. 이런 생각이 드네.

그냥 이야기

1. 요새 일기는 일기 블로그에, 잡담은 트위터에, 패션은 패션붑에, 그외 잡다한 다른 하지만 조금이라도 검색해서 찾아 들어올 만한 이야기는 에브리붑에 올리고 있다. 그러므로 여기는 애매한 포지셔닝에 의해 할 말이 별로 없다. 약간 미화시켜 말하자면 트위터에 올리기에는 조금 긴 잡담, 일기장에 쓰기에는 조금 심각한 이야기나 되면 WLW에서 '발전소' 탭을 누른다.

 

2. 말하자면 이건 긴 잡담이라는 소리다.

 

3. 요새 밥을 잘 안 먹는다. 그래도 일정하게 유지되던 템포가 깨졌고, 제자리 찾기를 어려워하고 있다.

 

4. 타블로의 열꽃 Part I과 II를 듣고 있다. 이소라가 참여한 '집'과 태양이 참여한 'Tomorrow'가 특히 마음에 든다. 하지만 이렇게 감정적인 음악은 정신 건강에 좋지 않을게 분명하다. 그래도 타블로는 아주 냉정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선을 지킨다. 보통은 그렇다.

나는 가수다에 나오는 윤민수가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자기가 하려던 개그에 먼저 웃어버리는 개그맨을 보는 거 같다.

 

5. 멜론 플레이어를 노트북에 설치했다. 스트리밍 1개월 이용권이 생겨서 써볼 생각이다. 노트북의 알량한 하드는 음악을 많이 집어넣기가 좀 그렇다. 하지만 WIN7에서 관리자 권한이니, 뭐니 하는 것들은 아직도 이해가 잘 안된다. 왜 아이튠스나 푸바는 관리자 권한을 요구하지 않는데, 멜론은 그것을 요구하는 거고, 뭔가 잘못되면 프로그램 아이콘 마저 보이지 않는 걸까.

뭔가 숨어있다... 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6. 오렌지 카라멜의 상하이 로맨스는 최고다. 이왕 이렇게 하려면 이 정도는 해야지.

 

7. 나의 어머니는 요리에 취미도, 재능도, 의지도 없다. 그래서 어렸을 적부터 대충 먹었고, 고등학교 때 매점을 처음 만났을 때는 마치 신천지가 열리는 거 같았다. 결론적으로 소위 '집 밥'에 대한 로망은 거의 없다.

미식에 딱히 큰 뜻이 있는 건 아니지만 아주 조금은 관심이 있고, 보통은 여튼 맛 없지만 않으면, 그리고 못 먹는 게 들어있지만 않으면 잘 먹는 편이다. 못 먹는 리스트는 많이 까탈스럽지는 않지만 존재한다.

이거 말고 내 식성의 특이한 점은 똑같은 걸 두 번 연속 먹는 거에 민감하다는 거다. 이건 아마 급식 버릇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싶다. 학생 식당이든, 함바집이든, 이름 적으면서 먹는 회사 앞 정식 부페든 똑같은 반찬이 연속으로 두 번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어쨋든 그리하여 나는 급식을 좋아하는 사람이 되었다.

지방에 놀러가도 별미를 찾아가는 게 아니면 대학 식당 같은 데서 먹는 게 편하다. 뭔가 고르지 않아도 되는 것도 마음에 든다. 주는 대로 먹어도 어딘가 숨어있는 영양사가 그래도 나름 이것 저것 발란스를 맞춰 놓았을 거다. 청결 이런 건 어차피 사 먹는 것들은 비슷할 거라는 생각이고, 그래도 요즘 급식은 대형화 되었으므로 감시의 눈길도 나름 많지 않을까 싶다.

군대 있을 때도 먹을 거가 문제인 경우는 거의 없었다. 내 군 생활 식단의 약간 특이한 점은, 거의 하루 두 끼만 먹었고, 그 대부분을 간부 식당에서 얻어 먹었다. 간부 식당은 보급이 아니라 사실 장교, 하사관들이 사다 먹는 건데 여튼 그들이 낸 돈 덕분에 나름 맛있는 걸 많이 먹었다. 이제와 이야기지만 고맙다. 그리고 간부 식당 취사병 최고참이 내 1개월 선임이었는데 맛있는 거 좀 잘 만들었던 거 같다.

지금도 밥은 어디선가 정 시에 배급 좀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좀 한다. 계란찜하고 꽈리고추에 멸치 함께 볶은 거만 자주 주면 나는 만사 오케이다.

 

8. 매번 하는 말 같지만 이번에도 벽에 부딪혔다. 이번에는 좀 더 단단하고, 끝이 정해져있고, 그래서 나는 막막하다.

8-1. 밤에 서울 한 바퀴만 돌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차도 없고, 자전거도 없네.

8-2. 이런 쓸데 없는 이야기는 왜 하고 있는 거야.

추위, 오구오구, 훈련

1. 너무 춥다. 집에 오는 길에 날씨를 보니 기온은 0도, 바람이 좀 불어서 체감 온도는 영하 3도 쯤이다. 옷은 작년 한 겨울 쯤 입은 것과 거의 같았는데 셔츠에 플리스, 오리털 파카, 청바지에 운동화였다. 여기에 머플러, 더 추우면 히트텍 정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