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18

소소한 근래의 리슨과 와칭

1. 라구람 라잔의 폴트 라인을 여전히 천천히 읽고 있다. 너무 천천히 읽는 거 같기는 하다.

2. 러셀의 철학이란 무엇인가도 겸사 겸사 보고 있다. 러셀은, 재미있는 사람이다. 이 책은 너무 오래되서 마치 사해 문서 같은 걸 보는 기분이다. 종이는 금방이라도 분해될 것 처럼 바스락거리고 냄새, 옛날 책에서 나는 그 냄새, 도 많이 난다.

3. La Reux(라 루라고 읽나보다)라는 영국 그룹을 우연히 소개 받아 들어봤다. 여성 2인조 듀오로 레트로한 분위기의 신스팝 그룹이다. 요즘 오밀조밀한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 볼륨을 좀 키워놓고 듣는 때가 많은데 이 그룹은 무엇보다 당당거리는 신스 베이스 음이 매력적이다.

4. Perfume 이야기를 며칠 전에 잠깐 했는데 그들의 모든 음반을 다 구했다. 하지만 얘네들은 음악보다 춤이 더 매력적인거 같다. MV로 구할 걸 그랬다. Perfume만 계속 들으면 골치가 아파오는 데 랜덤으로 듣다가 중간에 한 번씩 나오면 그건 참 좋다.

5. 어제 귤을 먹으면서 폴트 라인을 읽으며 아이튠스 DJ를 틀어놨는데 셀로니우스 몽크가 흘러나왔다. 그래, 이렇게 좋은 게 있었지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6. 잠을 자려고 누워있다가 갑자기 생각나 신세기 에반게리온 극장판 : 서를 봤다. 머리가 복잡할 때 이런 식으로 도주하는 건 좋지 않은 데 자꾸 그런다. 여튼 덕분에 오늘 종일 고스란히 졸리다.

동생이 에반게리온을 꽤 좋아해 잔뜩 얻어놓은 게 있었는데, 보다가 보니 나는 이 영화를 처음 보는 거였다. TV 판만 봤던 거 같다. 그리고나서 위키피디아에서 몇 가지 관련된 내용을 읽어보고 잠들었다. 내가 연표 보는 걸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다. 조만간 TV 판을 다시 돌고 파와 사도신생, 에어도 보게 될 거 같다.

딱히 확 끌리는 게 있는 건 아니고, 에반게리온이 분명 어느 특정 연도 쯤 출신의 사람들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친 거 같은데 그 정확한 느낌은 잘 모르겠다. 내 쪽을 예로 들자면 더 영향을 미친 건 역시 999와 아키라 쪽이다. 그리고 공각기동대를 조금 좋아한다(그 웃기는 진지함이 너무 좋다).

7. 이태리의 새 총리는 마리오 몬티라는 사람이다. 학부는 경제학 전공으로 이태리에서 마치고 예일대로 가 토빈의 제자였단다. 포트폴리오 이론, 토빈의 q, 토빈세, 케인지안, 합리적 기대가설을 부인한 바로 그 토빈이다. 여기서 요지는 정치계에 꽤 머무르긴 했지만 어쨋든 경제학자가 총리가 되었다는 점이다.

8. iTunes Match를 구독하고 싶다. 음원 세탁도 매력적이지만(불법 음원에 비용을 매기는 데 성공한 건 정말 천재적 발상이 아닌가 생각한다), 데스크탑에만 묶여있는 mp3들을 해방시켜 여기저기서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일단은 지금 쓰고 있는 멜론이 끝날 때 까지(보름 쯤 남았다)는 가보고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아이팟 나노에서의 불편함(연결, 선곡, 전송)은 전혀 해소되지 않는다는 게 마음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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