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21

두 편의 영화를 보다

극장이 아니라 TV와 DVD. 원래는 제목에다가 'The Help'를 봤다 이런 식으로 포스팅해서 나중에 언제쯤 뭘 봤구나 쓰려고 하는데(아주 예전 싸이 클럽과 이글루스에는 그런 흔적이 남아있다) 딱히 별다른 평을 남기는 것도 아닌데 그럴 필요까지 있나 싶은 생각이 든다. 여튼 로그(log)를 남기고 싶어하는 버릇이 마음에 안 든다. 특히 별로 할 말이 없는 게 두 편 넘게 있으면 그것도 보기에 좋지 않다.

여튼 주말에 동생이 지방에 가는 바람에 동생 집에서 강아지 시터를 했다. 밤, 아침 두 번 세 봉지의 약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그러면서 케이블 TV에서 방영되는 영화와 DVD를 봤다.

이상한 점 중 하나는 집에 있을 때는 TV로 영화 따위는 전혀 보질 않고 버라이어티만 보는데 이렇게 낯선 곳에서 자게 될 때는 버라이어티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서 멍하니 만화책을 보거나, 그냥 강아지랑 놀거나, 아무 것도 안하고 가만히 앉아있거나, 영화 채널에서 하는 영화를 보게 된다. 저번에 일 주일 정도 동생 집에 머무를 때는 정말 많은 영화를 봤었다. 신체 리듬의 변화와 관련된 것일까? 잘 모르겠다.

 

1. 실종 - 김성홍 감독, 출연은 문성근, 추자현 등등. 여튼 혼자 자는 밤에 보기에는 별로 안좋은 영화다. 게다가 밤에 불 다 꺼놓고 누워서 보고 있는데 강아지가 갑자기 어둠 속을 바라보면서 막 짖어대는 바람에 더 짜증이 났다.

영화는, 다른 건 몰라도 문성근 연기가 기가 막힌다. 그 희미한 웃음, 냉정한 표정, 그리고 도끼질이라니. 마지막에 문성근 - 추자현 대결은 사실 리얼리티가 좀 떨어지지 않나 생각되 현실과 완전 유리시키고 영화 자체만 바라보는 측면에서는 아쉬웠다. 정상적이라면 그런 식으로 전개될 리가 없을 거 같고, 비극으로 끝났을 거 같다.

 

2. 신세기 에반게리온 파. 저번에 서에 이어 파를 봤다. TV 시리즈에서는(TV 방영분 26편인가와 End, Death, Rebirth) 관계(남녀 관계든 인간 관계든)에서 오는 성장과 갈등 쪽에 조금 더 무게 중심이 가 있다고 하면, 서-파로 이어지는 신극장판에서는 좀 더 개인적인 측면에 기울어져 있다는 생각이다.

어쨋든 TV판 처음 시작할 때는 별 생각이 없었다가 진행되면서 점점 판을 키운 건 맞는 거 같다. 여튼 연구를 할 생각이 아니라면 기존 시리즈와 신극장판은 따로 봐도 별 상관은 없을 듯. 전반적으로 에반게리온은 별로 정교하지는 않은 미스테리에 기반하고 있는데 그런 스토리보다는 인간 하나 하나의 단면들이 더 중요하게 취급된다. 그러든 저러든 '답답하다'는 느낌이 크다.

6E

영화는 내내 이러고 본 거 같다. 무거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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