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06

11월

1. 생각해 보면 어제 저녁에 내린 비는 November Rain이다. 또 생각해보니 저번 주에 문득 헤비 메탈, 그 중에서도 엘에이 메탈 시절이 생각 나 아이팟에 그쪽 계통 음악들을 꼭꼭 채워 넣었다. 엘에이 건스, 신데렐라, 건스 앤 로지스, 포이즌. 약간 다른 방향으로 세풀트라, 메탈리카, 메가데스, 슬레이어.

꼭꼭 채워넣고 일주일 간 한 번도 아이팟을 틀지 않았다. 그냥 멜론 스트리밍으로 톱 100을 랜덤 플레이로 들은 게 다다. 몇 곡 빼고는 딱히 감흥도 없고, 즐겁지도 않고, 뭐 그런. 타블로에 피처링 태양인 Tomorrow는 다 좋았는데 M/V는 어떻게 할 수도 없을 만큼 한심했다. 괜찮다-라고 생각했는데 이후로는 괜히 붕붕 지나가는 외제차 두 대만 생각난다.

2. 잡담이 많다.

3. 밤 11시에 안암동은 바글바글했다. 화단 옆 넙적한 돌에 앉아 커피에 소시지 빵을 먹었다.

4. 날이 갑자기 풀렸다. 낮 기온이 25도? 깝깝한 기온이다. 기온 때문인지, 어제 내린 비 때문인지 시내의 은행잎은 몽창 떨어져서 꽤 예쁘다. 빈 도로에 낙엽이 떨어져있는 모습을 보면 좀비 영화의 텅텅 빈 마을이 생각난다. 뭔가 불쑥 튀어나오면 더 리얼할 텐데.

5. 좀비 세상이 들이닥치면 난 맨 먼저 좀비에게 먹혀서 좀비가 된 다음, 목이 잘려 죽을 거 같다. 레지던트 이블에 의하면 좀비는 식욕만 살이있는 존재이므로 아프지는 않을 듯.

6. 가끔 내가 벽이 된 거 같다. 사람들이 벽에 얌체공이나 토마토, 낙지를 던지듯 나에게 던져댄다. 아프고 한심하다.

7. 날씨  탓인지 무척 피곤하다. 오늘 타우린 잔뜩 들어있다는 핫식스인가를 마셨고, 진한 아메리카노를 잔뜩 마셨다. 결론적으로 우중충한 기분에 빨리 몸을 뉘이고 싶은데 잠이 오지 않는다. 잠만 오지 않는다.

8. 야후 메일 옆에 메신저가 뜨는 데 가끔 거기 내가 뜰 때가 있다. 혼자 떠들면 좀 웃긴다.

9. 잡담은 9번이 끝인 게 좋다. 10은 두 칸이라 위 쪽 번호들 앞에 다 0을 붙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욕구.. 라는 말은 좀 우습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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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 평화,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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