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930

아웃레이지 비욘드를 보다

종일 멍하니 있다가 냉장고 청소를 돕고, 편의점에서 크림빵을 사다 먹으며 아웃레인지 비욘드를 봤다. 

기타노 다케시의 2010년 작 아웃레인지의 후속편 격으로 내용도 연결된다. 아웃레인지 보고나서 쓴 포스팅도 있는데 낮에 갑자기 정전이 되고 전기가 다시 들어오는 과정에서 모뎀에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 컴퓨터로 인터넷을 쓸 수가 없다. 물론 전화기가 있으므로 찾을 수는 있는데 결국은 귀찮다는 이야기...

전편에서 안 죽은 사람들은 계속 나와 이번 편에서 죽는다. 새로 나온 등장인물들은 그 속에서 기회를 잡기도 하고, 또 죽기도 하도 그런  식. 물론 저번 편에서 칼을 잔뜩 맞아 죽은 듯 끝났던 다케시는 주인공이니까 여차저차 감옥에서 살아있는 채로 나온다. 십년 형을 받았는데 가석방 되었으므로 뭐 그쯤 지난 후의 이야기겠다.

다케시가 한창 야쿠자 이야기를 찍을 땐 비교 대상이 없거나, 홍콩 느와르거나, 미국의 마피아 영화였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나라 조폭 영화라는 게 잔뜩 있다. 느낌 자체는 크게 다르진 않다. 얼추 분위기는 비슷하지만 남의 나라 이야기고 좀 더 진득한 느낌은 덜 하긴 하다.

결국 원한 바를 이룬다는 점, 등장한 새 질서도 불안하기 짝이 없다는 점, 각자 그 와중에서 살아남고 이득을 꾀하는 게 다라는 점은 거의 변함없는 아웃레이지, 크게는 다케시-야쿠자 영화의 패턴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 크게 보면 지기만 하던 인간, 좀 더 작게는 야쿠자라는 존재가 이번에는 복수를 달성해 낸다는 건 약간 갸우뚱하게되는 부분이 있다.

다케시 영화의 주인공들은(물론 다케시 본인이니까 캐릭터) 하나같이 자토이치같다. 그 만한 능력은 없어 계속 칼 맞고 그래도 결국은 자토이치스럽다. 

이제와서 보면 시시하긴 하지만 여튼 원조집 같은 게 아닌가 싶다. 남들이 살 많은 아구찜을 내놓고, 대중의 취향도 그쪽으로 바뀌었음에도 말린 아귀에 콩나물을 잔뜩 넣어 찾는 사람만 그 맛을 알고 변하지 않아 좋다고 하는, 뭐 그런 것.

20130927

날짜

1. 말하자면 새로운 나날들이다.

2. ㄷㅁㄴ 끝나고 추석에 한동안 멍하니 있다가 끝난 패션위크 같은 것들을 슬슬 챙겨보고 있다. 큰 의미는 없는데 딱히 할 것도 없는 게 사실이다. FNO를 가볼까 하다가 관뒀다.

3. 날씨가 급작스럽게 추워졌다. 이게 이상 기온인지, 원래 자리로 되돌아가는 건지 감이 잘 안 잡힌다.

4. 미뤄둔 영화를 좀 봐야겠는데 그런 시간이 안 만들어진다. 물리적 시간은 존재하나 마음의 여유가 없는 탓이렸다. 머리가 무슨 생각(보통은 고민이고, 해결도 불가능이다)을 하려들면 자전거 자물쇠를 풀고 있다. 계속 이렇게 살 수 없는 건 분명하다.

20130926

지리했던 하루

1. 지리했던 하루가 끝이났다.

2013-09-26 21.40.59

문득 이 지리한 방황을 기록해볼까 했지만 그것도 귀찮아져서 하다가 말았다. 날씨는 무척 좋았고, 오히려 쌀쌀했으며, H&M에 가서 양말을 사고, 거기에 있던 거의 모든 신발과 외투를 입어보고, 성균관대 앞에서 떡볶이를 먹었다.

H&M은 암만 생각해도 대부분 신제품이 아니라 작년에 봤던 것들이었다. 잘 모르겠다. 그것들이 2013 FW라면 작년 시즌에 비해 극히 변화가 없으므로 구입할 필요가 없고, 만약에 2012 FW라면 세일을 했던 것들이고 곧 세일을 할 것들이기 때문에 구입할 필요가 없다. 약간 이상하다.

나누미 떡볶이(구 맛나분식)의 오뎅(상표명은 부산어묵)은 여전히 맛있었다. 떡볶이도 비슷한데 예전에 비해 덜 매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본지 오래되서 사실 정확히는 모르겠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가격인데 떡볶이는 1인분 3,000원이고 부산어묵은 개당 1,000원이다. 떡볶이 하나와 어묵 두 개를 먹으면 5,000원이다. 혼자서는 암만 생각해도 오버다. 바로 길 건너에 나누미 즉석 떡볶이라는 것도 생겼더라.

2. 런닝과 자전거 포럼/커뮤니티/동호회 같은 곳을 가끔 들어가는데 오늘 가보니 다들 겨울 준비가 한창이다. 윈터 자켓, 털모자, 장갑, 넥 워머, 레그 워머. 새 준비를 하면서 다들 즐겁겠지.

2013-09-26 12.46.53

이런 거 하나 사볼까 싶다.

3. 날씨는 이랬다.

2013-09-26 13.03.12

왼쪽에 보면 커다랗게 이번에 생긴 4N5 광고가 붙어있다. 들어가볼까 하다가 지하에서 빵 구경만 하고 말았다. 오늘 아크네 매장이 오픈했다고 한다.

4. 일부러 구덩이를 파고 들어가 앉아있을 필요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일부러 하하호호 웃고 싶지도 않다. 여하튼 오늘 하루는 이렇게 지나갔다.

20130922

연휴

1. 이번 연휴에는 생각을 안 한다 이런 걸 떠나 그냥 멍청해지고 있는 거 같다. 머리가 멍하다. 티브이를 너무 많이 보고, 잠을 너무 자기 때문이 아닐까.

2. 신들의 봉우리를 다 봤다. 총 5권. 이런 류의 다큐멘터리는 어렸을 적에는 사실 좀 좋아했었는데 언젠가부터 의식적으로 벽을 세워놓고 있다. 지금은 안 보는 정도는 아닌데 그래도 마냥 재미있게 보는 건 아니다. 

신들의 봉우리는 꽤 재미있다. 좋아하는 두 가지, 산과 겨울이 나온다. 구글 어스까지 열어놓고 그들의 루트를 좀 더 자세히 추적까지 해가며 읽었다. 마지막에 의외로 결말 비슷한 게 나와서 조금 놀랐는데 역시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답다고 해야 하나.. 

다큐 이야기를 좀 더 해보자면: 예를 들어 프랑스에서 한식으로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가 있다고 해보자. 왜 거기에 가게 되었는지, 어떤 실패가 있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는지가 나온다. 

남의 경험이지만 분명 직접 마주하고 그 안에 있어야만 알 수 있는 디테일이 흘러 나온다. 꼭 그 업종을 할 게 아니라도 그런 디테일들은 적어도 내 삶의 상상력에 있어 약간이라도 현실감을 더 부여할 수 있고, 상상의 폭도 더 넓힐 수 있다. 좋은 일이고 유익하다.

다만 맨 마지막에 그 식당 주인이 "저도 해냈습니다 여러분도 할 수 있으니 도전하세요"라고 말하는 부류가 있고 "지금 이 순간 노력하고 계시는 분들 힘내세요"라고 말하는 부류가 있다. 전자가 자기 확신이 더 큰 사람이라도 할 수 있고, 나는 그런 걸 보는 걸 못 버텨하는 부류다.

3. 돈을 배춧잎이라고 부르고 자기 차를 애마라고 부르는 사람들과는 도저히 친해질 수 없다.

4. 예능 관련 이야기마다 찾아와 '각본이죠'라고 댓글다는 인간들도 굉장하다. 할 일이 없는 수준을 몇 광년 쯤 넘어서 있다.

5. 너무 재미가 없고 나는 불안에 떨고 있다. 받침이 자꾸 떠ㄹ어죠 나가고 오티가 자꾸 나는 게 저ㅇ말 짜증맘다. 

20130920

다시 더위

1. 추석 연휴를 앞두고 며칠 전부터 다시 더워졌다. 그 정도가 좀 심하다.

2. iOS 7이 나와서 업데이트를 했다. 생긴 게 많이 변했고 천지인 자판같은 것도 들어갔다. 지금까지는 아이튠스 라디오말고는 마음에 드는 부분이 없다. 일단 못생겼다.

3. 인간 관계에서 타이밍이라든가, 리듬감이라든가 이런 걸 잘 믿지 않는다. 우연적 요소에 운명이니 인연이니 따위 깊은 의미를 부여하는 게 일단 마음에 들지 않는다. 혹시나 뭔가 타이밍이 우연히 맞는 경우가 있다해도 가능하다면 일부러라도 틀어버리는 게 낫다. 여튼 이건 악취미가 아니라, 그런 알량한 자리에 손가락하나라도 기대보는 기분 자체가 싫다. 제 앞길에 뭔가가 원래부터 놓여져 있길, 그걸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발견'하길 바라는 마음. 대체 왜? 라는 생각 밖에 안든다. 적어도 나는 그런 취향의 분들하고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듯.

4. 천지인 자판이 생겼길래 지금 이걸 써보고 있는데, 진짜 말도 못하게 불편하군... 140자는 몰라도 긴 문장은 피곤하다.

5. 브라이언 드 팔마의 Passion을 봤다. 여자 둘이 피터지게 싸우는 이야기... 그냥 그랬다.

6. 펄잼이 새 싱글을 냈다길래 들어봤다. Sirens라는 제목인데 Lightning 어쩌구라는 앨범에 들어있는 곡인가 보다. 뭔가 좀 장엄하다고 해야하나 먼 길을 돌아 이윽고 제 집 앞에 선... 유투가 좀 생각났다.

7. 추석이란 건, 명절이란 건, 정말 싫군... 동그랗고 밝은 달을 본 게 그나마 위안이다.

20130908

자전거를 탄다

죽을 거 같은 더위가 지나간 후 슬슬 자전거를 타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타임 테이블을 만들지 않아 좀 엉망으로 내키면 나가고, 나가면 아무대나 돌아다니고, 안 내키면 집에서 뒹굴고 그러고 있다. 심지어 앱도 정해지지 않았다.

1-1. Strava는 휴대폰 3G를 꺼놔도 GPS 로그를 기록한다. 배터리가 간당간당할 때 이건 정말 요긴하다. 그리고 어떤 코스의 기록을 볼 수 있다. 사실 큰 의미는 없지만(400명 중에서 대략 280등 정도...) 약간이라도 도전 정신은 생긴다. 또한 지도를 공유했을 때 Private 설정이 가능하다.

단점은 못 생겼고, GPS 편집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강아지랑 산책 이런 거가 섞이면 한 눈에 파악하기가 좀 이상해진다.

1-2. Runkeeper는 지금까지 해왔던 게 다 들어있고, 목표 거리(예를 들어 1달 200km)를 정해 달성도를 볼 수 있다. 전반적으로 깔끔하다. 달리기, 자전거, 걷기, 강아지랑 산책을 각각 알맞게 기록할 수 있고, 목표 달성도도 종목별로 정할 수 있다.

단점은 GPS가 종종 튄다. Strava에서는 로그 간격 설정(예를 들어 10초에 한 번)이 가능하지만 Runkeeper는 그런 거 없다. 하지만 간단하게 튄 부분을 지우거나 옮길 수 있다. 3G가 꺼지면 아무 것도 기록하지 않는다. 이 말은 데이터를 사용한 다는 뜻이고, 배터리를 더 많이 쓴다는 뜻이다.

1-3. Sports-Tracker는 예전 노키아 사용할 때 부터 써서 익숙하다. 데이터 정리가 깔끔하고 보기가 쉬워서 여기에 모든 걸 넣어두고 싶은 욕구가 있기는 한데 불편한 점이 많다. 예를 들어 Private 설정 같은 건 엉망이다. 지도를 Private으로 감춰놔도 링크로 들어가면 다 보여서 집이 어딘 지도 찾을 수 있다.

사실 자전거 타는 게 운동으로 성립하긴 하는지 최근 약간 의심이 있다. 군대 시절 행군이나 각개 전투 이런 거랑 느낌이 비슷하다. 즉 체력을 기르는 게 아니라 있는 체력을 어떻게 하면 끝까지 다 쓸 수 있느냐를 배우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며칠 쉬다 나가면 모든 게 리셋되어 있어서 금방 지친다. 이런 정신력에 기대는 체육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업힐, 일정한 코스 타임 어택이 아니고 그냥 돌아다니는 건 조깅 만 못한 거 같다.

map

최근 눈여겨 보는 코스는 이거다. 한바퀴 돌면 20km 쯤이고 한 시간이 걸린다. 중간까지는 살짝 내리막, 나머지 반은 살짝 오르막. 안 좋은 점은 우이천 끝나는 곳에서 청계천을 따라 올라가 용두동에서 정릉천으로 들어가야 되는데 여기서 자전거 길을 나와 사거리 신호를 기다려야 한다. 여기 밤에 가보면 자전거가 꽤 많아서 약간 난리다.

로드가 좋다 하지만 MTB가 더 땡긴다. 역시 바퀴 부러저라 하면서 아무대나 막 다니고, 내키면 산 같올라가고 시골길 뒤적거리는 걸 내가 좀 좋아하긴 하나보다. 지금 자전거는 막 몰기엔 애가 많이 약하다 ㅜㅜ

컨셉질

1. 블로그를 여하튼 계속 하고 있으니까 트위터에 긴 글은 잘 못쓰겠다. 그런게 생각나면 바로 여기로 옮긴다. (계속)을 써가면서 잘 쓰는 분들을 보면 - 예를 들어 아사히 계정 - 신기하고 부럽다.

2. 무도에 프라이머리가 나온 걸 봤는데 그 컨셉의 얼굴 박스를 다들 요구해서 벗기고, 선글라스가 나오자 그것도 벗은 모습을 굳이 확인들을 했다. 뭐 어차피 프라이머리는 박스를 뒤집어쓰고 있지만 자주 공개를 하니 큰 상관은 없다라고 할 지 모르겠는데 결국 이런 건 얼굴을 보고자 하는 우리의 습성에서 비롯된 거 같다. 하지만 왜 굳이 얼굴을 봐야 하는 지 잘 모르겠다.

이와 비슷한 이유로 도도하거나 팜므 파탈 컨셉의 음반 활동을 하면서 노래를 한 뒤 인터뷰 때는 씩씩하고 어리고 야망이 넘치는 스무살 소녀로 돌아가 "열심히 하겠습니다" 따위의 말을 하는 걸그룹 멤버들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적어도 활동 기간 중에는 컨셉을 유지하는 게 보는 사람과의 약속이고 그걸 깨트리는 건 역시 컨셉의 연장선 아래 정도에서다. MC가 그걸 깨트리는 건 말도 안되고.

예전에 고양이 컨셉으로 나온 아이돌 가수에게 이시바시가 "이거 괜찮겠어"라고 질문했더니 자신은 없다는 듯이 살짝 웃고 "냥~"하고 대답하는 모습을 본 적 있는데 그 정도가 딱 좋다. (사실 그 장면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 가수의 고양이 컨셉이라는 건 정말 말도 못하게 한심했지만 저 정도라면 이왕 하는 거니 그래도 잘 해라, 활동 기간 몇 주만 잘 버티면 되! 하고 응원하게 된다.

영화배우는 시즌이 뚜렷하게 존재하지 않으니 약간 다르다. 대부분은 영화가 개봉될 때 쯤이면 다른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고, 워낙 영화라는 건 유리된 독립 세계의 느낌이 (내 경우엔) 강하다. 배우 한 명의 캐릭터라는 게 더 길게 스며들어 존재한다.

여하튼 어차피 방송에 나오는 예능이나 음악이나 캐릭터를 만들고 유지하는 걸 보는 즐거움 아닌가. 왜 그걸 굳이 그런 걸 찾아내 박살을 낸 다음 맨 얼굴을 보여주려고 하는지, 또 사람들은 맨 얼굴을 보려고 하는 건지, 왜 시간내서 방송을 보면서 그의 어설픈 날 모습을 봐야 되는 지 모르겠다.

기본적으로 TV에 나오는 사람의 본 모습 같은 건 관심이 없다. 내 친구도 아닌데 그 사람이 알고보니 이상한 놈이면 어떻고, 괴상한 놈이면 어떻고, 착한 놈이면 또 뭐 할건가. 착한 놈이라고 못 하던 개그가 잘 될 리가 없고, 괴상한 놈이라고 멋지던 노래가 멋 없어지지도 않는다. 물론 범죄라도 저지른다면 그건 내가 사는 사회에 영향을 직접적으로 미칠 수 있으니 관심을 가지게 된다.

스캔들도 연예인-연예인의 경우처럼 이후에 보는 예능 방송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둘이 커플인 걸 모른다면 알아들을 수 없는 유머 같은 거)이 있는 것들 외에는 별로 관심없다.

연예인에 대한 인간적 관심이라는 건 암만 생각해도 이상하다. 그가 알고봤더니 바람둥이, 알고 봤더니 성격 안 좋다느니, 알고 봤더니 블라블라... 그런 거 대체 뭐에 쓰는 건지. 그런 점에서 이상하고 괴팍하게 보이는 연예인에 좀 더 호감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어차피 내 친구가 될 가능성도 없고 심지어 내 지인이 될 가능성도 없는 모니터 안의 존재에 왜 '인간적'인 관심을 가지는 걸까. 지나가다 어쩌다 실제로 보면 어 생각하곤 다르게 생겼네 정도의 쾌감은 있을 수 있고 또 많이 양보해서 가십 좋아하는 분들도 있고 그러니 상관없는 부분도 있다고 양보할 수도 있겠지만 굳이 방송에서 일부러 컨셉을 '깨트리는' 모습 따위는 안 봤으면 좋겠다.

3. 오늘은 종일 집에 있었는데 뒹굴거리다 트위터를 보니 김연아 문제로 시끄러웠다. 사실 김연아 문제는 아니고 김연아에 대한 요구 vs 쉴드치는 분들. 이런 사건은 오랫동안 계속되고 있는데 솔직히 요즘 들어서는 어차피 알아들을 생각도 없는 이들에게 낭비되는 시간이 아깝다.

블로그를 오래 하면서 느낀 건 대부분의 사람들이 글자를 읽을 생각이 별로 없다는 거다. 물론 종종 흥미롭고 재미있는 분들을 만날 수 있고 그게 기쁘고 많이 배우기도 하고, 그 분들의 인류애에 가끔 감동도 하지만 그건 북한산 계곡에서 사금을 건지는 것과 비슷한 거다.

인터넷의 유명한 유머, "저 뒤에 공간있다구요" 같은 일은 매일같이 광범위하게 반복된다.

그것과 더불어 솔직히 어떤 기대같은 걸 가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23살의 글로벌 퍼슨이 동료였던 게이의 결혼식 소식에 '곤혹스러운 웃음' 따위를 지었다는 건 믿을 수가 없다. 그 기사 때문에라도 의견 표명하는 걸 듣고 싶어졌다. 만약에 저 기사가 잘못된 거라면 그런 말 한 적 없다는 정정 해명이라도 내야 되는 거 아닌가.

4. 최근 트위터에서 쓸데없는 리플라이를 너무 많이 한 거 같아서 줄이고 싶은데, 타임라인을 보다보면 어느새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누군가 뭔가 궁금해하는 걸 보면 덩달아 궁금해져서 구글을 뒤적거려보고 있다. 찾아봐야 고맙다는 이야기는 커녕 좋은 소리도 못 들으니 요새는 혼자 보고 마는 경우가 많기는 한데 그래도 실수로 리플라이를 단다.

결국은 손을 묶든가, 트위터를 멀리 하든가 둘 중 하나를 결정해야 할 듯.

20130906

9월 5일

1. '살기'라는 태그는 여전히 殺氣가 생각나게 한다.

2. 지드래곤의 쿠데타는 파트2가 벌써 나왔다. 기왕 파트를 나눠놨으니 한참 있다가 나올 줄 알았는데 금방 나오네.. 딱히 별 건 없는 게 혼자 부른 늴리리야, 이미 나왔던 미치GO 이런 곡들이 있다. 삐딱하게(Crooked)라는 곡 MV가 파트2와 함께 나온 것 정도. 뭐 곡, 그리고 지디 전반의 느낌은 이전 파트1에서 한 이야기와 같다.

삐딱하게의 특징은 뜻 모를 분노가 계속 폭발하고 있다는 점인데 그런 점에서 보자면 지방시 광고와 저스트 카발리 광고와의 차이 정도 된다. 작동 방식이 패션 화보, 예를 들자면 헬무트 뉴튼이나 스티븐 클라인 같은 것들과 같다.

요즘에 시각적 충격 + 극한 상황 + 스토리가 담긴 패션 화보가 늘어나고 있다. 장애인, 정신 병원, 시위대, 전쟁 등등 소재도 얼추 방향이 같다. 물론 평범한 모습으로는 누구의 기억에도 남지 않기 때문일 거다. 이런 화보, 그리고 추이에 대해서 생각이 꽤 복잡한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

3. 시간탐험대라는 예능 방송을 봤다. 소문이 꽤 자자한데 조선 성종 때 쓸 수 있는 도구만 가지고 노비로 24시간을 살아보는 리얼 예능이다. 진짜 사나이와 같은데 군대는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기억을 하게 될 사람들, 그 옆의 사람들이 존재하지만 노비는 이야기가 좀 다르다.

뭐 하여간 민속촌, 혹은 생활 박물관이 실감나게 재현되는 생동감은 좀 있다. 보고 있으면 여러가지로 깝깝하다.

4. 마음이 답답하여 몇 가지 책을 좀 읽고 있다. 같잖은 것들이라 뭔지 말하기는 좀 그렇고.

도서관에서 폐책을 나눠준다길래 가봤는데 대부분 800번대, 그러니까 문학 쪽이었다. 그 와중에 몇 권 골랐다가 안 볼 거 같아서 그냥 내려놓고 왔다. 고딕에 대한 옛날 책이 약간 탐나긴 했는데... 그 책은 유난히도 더러워서 -_-

5. 깝깝하다. 죽겠다 진짜.

20130904

9월 4일

1. 아이뉴잇이면서도 막지 않았던, 혹은 떠들지 않았던 이유는 간단하다. 다른 이들도 비슷하지 싶은데 그들이 뭔 생각을 하든 그것은 기본적으로 그들의 자유이기 때문이다. 방안에 틀어박혀 SM을 하든, 인터넷에서 주인님~ 노예야 하든, 아니면 회의실 안에서 혁명을 모의해 보든 그런 건 그들 마음이다.

이야기가 달라지는 부분은 그들이 바깥으로 뛰어나와 세상을 위협하는 순간, 혹은 실질적으로 위협의 도구를 마련하는 순간부터다. 그 전까지는 뭔 생각을 하든 그들 맘이고 혹시나 솔깃한 이야기를 하기 전까지는 내 알 바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를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의 경우 대부분 그 이유로 그들의 굉장한(그리고 징글징글한) 목표 달성력과 집단성을 들게 되는데 이건 그간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고 그런 임의적 사례와 방식을 그들은 특별하니까 이번에만 사용하는 잣대로 사용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일종의 사회 변혁을 이유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면 대체 그 기준점은 어디가 될 수 있을까.

여하튼 웃기다는 점에서 맥주당 같은 것들하고 뭐가 다른 지 잘 모르겠는데 그건 아마 내가 그런 걸 실질적 위험으로 느끼는 정도가 꽤 낮기 때문이겠지. 그런데 이걸 못 믿는다는 건 군대나 경찰의 힘, 더 넓게는 사회의 자정 능력을 너무 무시하는 게 아닌가 싶다.

이번에 잠깐 느낀 것 중에 하나가(예를 들어 사람 몇 명으로 기차를 점령할 수 있다는 모님의 트윗같은) 그런 종류인데 공병대 무시하는 감... 서로 윽박지르면서 밥만 축내고 있는 게 아님... 여하튼 이걸 꼭 쫓아내고 싶다면 그건 체포 동의나 제명이 아니라 다음 선거여야 한다고 기본적으로 생각한다. 편을 들 생각은 전혀 없지만 그렇다고 이 놈들을 반드시 이 나라에서 축출해내야 한다는 생각도 전혀 없다.

2. 미국의 시리아 공격은 시늉만 내다 말지 싶은데. 영국은 그걸 눈치를 잘 챈거 아닐까, 아니면 골치아픈 상황에 처한 미국에 은근히 힘을 실어준 거라든가. 프랑스야 시리아랑 애초에 평범한 관계가 아니니까.

3. 카라 새 음반은 꽤 훌륭한데 제이팝 아티스트들이 흔한 방식 - instrument라는 이름의 반주 음원 넣기는 마음에 안 든다. 음반을 풀로 구비해놓고 싶은데 골치거리다. CD를 산다면 어쩔 수 없지.. 하겠지만.

4. 지드래곤 새 음반(이건 EP인데 Pt.1로 나온 걸 보니 합쳐서 풀이 되는 건가?)도 훌륭하다. 지디 목소리가 개인적으로 듣다보면 짜증나고 피로해지는 점을 제외하고는 나쁘지 않다. 리디아 백의 랩과 노래를 들으면서 박봄하고 소리를 사용하는 방식이 참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R.O.D를 종일 들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했는데. 늴리리야같은 대놓고 이건 케이팝, 외교를 하지 이런 대표곡 말고는 가장 잘 귀에 들어온다. 이 곡은 에미넴 같은 걸 해보자 한 티가 굉장히 많이 나는데 사실 힙합 뮤지션이 남을 이런 식으로 따라하는 건 아마도 놀릴 때 밖에 없을 거 같다. 하지만 이건 놀림은 물론 오마쥬도 아니고 그냥 비슷한 분위기를 내 본 거다.

이 외에도 스타일이 굉장히 다양한데 이 말은 힙합 뮤지션으로써 자신의 명백한 스타일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런 무색무취함은(대신 뭔가 불어넣으면 증폭되어 바깥으로 튀어나온다) 힙합 뮤지션으로써는 단점이지만 아이돌로서는 강점이다. 그럼에도 미시 엘리옷이 피쳐링을 하는 힙합 뮤지션이고 싸이와 타블로 같은 이들과 같은 소속사다. 이 소속사는 디플로나 윌아이엠과도 작업을 한다.

뭔가 복잡한데 그냥 그런건가 싶기도 하고.

그런데 이런 식의 일종의 씬 바깥에 존재하는 힙합 아이돌(.. 아, 그래서 싸이나 타블로와 계약한 건가...)이라는 게 세상에 또 있나? 90년대라면 메탈 아이돌이 아마도 있었을 텐데...

추위, 오구오구, 훈련

1. 너무 춥다. 집에 오는 길에 날씨를 보니 기온은 0도, 바람이 좀 불어서 체감 온도는 영하 3도 쯤이다. 옷은 작년 한 겨울 쯤 입은 것과 거의 같았는데 셔츠에 플리스, 오리털 파카, 청바지에 운동화였다. 여기에 머플러, 더 추우면 히트텍 정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