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904

9월 4일

1. 아이뉴잇이면서도 막지 않았던, 혹은 떠들지 않았던 이유는 간단하다. 다른 이들도 비슷하지 싶은데 그들이 뭔 생각을 하든 그것은 기본적으로 그들의 자유이기 때문이다. 방안에 틀어박혀 SM을 하든, 인터넷에서 주인님~ 노예야 하든, 아니면 회의실 안에서 혁명을 모의해 보든 그런 건 그들 마음이다.

이야기가 달라지는 부분은 그들이 바깥으로 뛰어나와 세상을 위협하는 순간, 혹은 실질적으로 위협의 도구를 마련하는 순간부터다. 그 전까지는 뭔 생각을 하든 그들 맘이고 혹시나 솔깃한 이야기를 하기 전까지는 내 알 바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를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의 경우 대부분 그 이유로 그들의 굉장한(그리고 징글징글한) 목표 달성력과 집단성을 들게 되는데 이건 그간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고 그런 임의적 사례와 방식을 그들은 특별하니까 이번에만 사용하는 잣대로 사용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일종의 사회 변혁을 이유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면 대체 그 기준점은 어디가 될 수 있을까.

여하튼 웃기다는 점에서 맥주당 같은 것들하고 뭐가 다른 지 잘 모르겠는데 그건 아마 내가 그런 걸 실질적 위험으로 느끼는 정도가 꽤 낮기 때문이겠지. 그런데 이걸 못 믿는다는 건 군대나 경찰의 힘, 더 넓게는 사회의 자정 능력을 너무 무시하는 게 아닌가 싶다.

이번에 잠깐 느낀 것 중에 하나가(예를 들어 사람 몇 명으로 기차를 점령할 수 있다는 모님의 트윗같은) 그런 종류인데 공병대 무시하는 감... 서로 윽박지르면서 밥만 축내고 있는 게 아님... 여하튼 이걸 꼭 쫓아내고 싶다면 그건 체포 동의나 제명이 아니라 다음 선거여야 한다고 기본적으로 생각한다. 편을 들 생각은 전혀 없지만 그렇다고 이 놈들을 반드시 이 나라에서 축출해내야 한다는 생각도 전혀 없다.

2. 미국의 시리아 공격은 시늉만 내다 말지 싶은데. 영국은 그걸 눈치를 잘 챈거 아닐까, 아니면 골치아픈 상황에 처한 미국에 은근히 힘을 실어준 거라든가. 프랑스야 시리아랑 애초에 평범한 관계가 아니니까.

3. 카라 새 음반은 꽤 훌륭한데 제이팝 아티스트들이 흔한 방식 - instrument라는 이름의 반주 음원 넣기는 마음에 안 든다. 음반을 풀로 구비해놓고 싶은데 골치거리다. CD를 산다면 어쩔 수 없지.. 하겠지만.

4. 지드래곤 새 음반(이건 EP인데 Pt.1로 나온 걸 보니 합쳐서 풀이 되는 건가?)도 훌륭하다. 지디 목소리가 개인적으로 듣다보면 짜증나고 피로해지는 점을 제외하고는 나쁘지 않다. 리디아 백의 랩과 노래를 들으면서 박봄하고 소리를 사용하는 방식이 참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R.O.D를 종일 들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했는데. 늴리리야같은 대놓고 이건 케이팝, 외교를 하지 이런 대표곡 말고는 가장 잘 귀에 들어온다. 이 곡은 에미넴 같은 걸 해보자 한 티가 굉장히 많이 나는데 사실 힙합 뮤지션이 남을 이런 식으로 따라하는 건 아마도 놀릴 때 밖에 없을 거 같다. 하지만 이건 놀림은 물론 오마쥬도 아니고 그냥 비슷한 분위기를 내 본 거다.

이 외에도 스타일이 굉장히 다양한데 이 말은 힙합 뮤지션으로써 자신의 명백한 스타일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런 무색무취함은(대신 뭔가 불어넣으면 증폭되어 바깥으로 튀어나온다) 힙합 뮤지션으로써는 단점이지만 아이돌로서는 강점이다. 그럼에도 미시 엘리옷이 피쳐링을 하는 힙합 뮤지션이고 싸이와 타블로 같은 이들과 같은 소속사다. 이 소속사는 디플로나 윌아이엠과도 작업을 한다.

뭔가 복잡한데 그냥 그런건가 싶기도 하고.

그런데 이런 식의 일종의 씬 바깥에 존재하는 힙합 아이돌(.. 아, 그래서 싸이나 타블로와 계약한 건가...)이라는 게 세상에 또 있나? 90년대라면 메탈 아이돌이 아마도 있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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