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30

컴퓨터

컴퓨터에 대해 바라는건 별로 없다. 아주 느리지는 않았으면 좋겠고, 크롬을 쓸 수 있고, 별 무리없이 음악을 들을 수 있고, 한글과 카테고리 지원이 되는 블로그 툴만 있고, 가끔 영화를 볼 수 있고, 웹서핑하다가 먹통이 되는 일이 보아하니 0으로 만들 순 없는거 같으니 필요 이상으로 과다하게 발생하지 않으면 된다.

데스크톱이 있는데 엑스피가 설치되어 있다. 램은 1기가, 노스우드. 솔직히 말해 게임을 안하니 오류만 안나면 아무렇지도 않다. 하지만 이 놈은 가끔씩 사운드 카드가 오류라며 블루 스크린을 내뿜는다. 그리고 가끔씩 씨드라이브가 없다는 헛말을 한다. 오래되기는 했지만 사운드 카드도 잘 있고, 하드도 잘 있다.

노트북이 하나 있다. 성능은 정말 안좋지만 우분투가 설치되어있고 그럭저럭 할 일은 한다. 이 놈은 ㅂ자가 잘 안쳐지고, 배터리가 무용지물이라 어댑터 없이는 켜지지 않는다.

신형으로 좋은게 있으면 조금 신나고, 지금은 못보는 유투브 hd나 mkv 파일을 볼 수 있겠지만 사실 별로 필요는 없다. 그냥 오류나 안나면 그걸로 충분하고, 나름 그만큼 관리도 해주고 있다.

방금 데스크톱이 씨드라이브가 없어서 부팅을 못한다고 뻣었고, 나는 휴대폰으로 이런 한탄을 하고 있다. 이렇게 훼방질 당하고 있다고 느껴질때 나는 조금 슬프고 우울해진다. 되는 일도 없는데 니들마저 이러면 어쩌니하는 자기연민에 빠진다. 이런 기분이 참 싫다.

20100826

동굴의 우상

정보가 다양해지고 개인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지면서 각종 제품들에 대한 선호같은 작은 일부터 중요한 사회적 이슈, 정치적인 사안까지 내편 아니면 그외로 극적으로 분화되는 현상이 보인다. 즉, 정보가 더 많이 존재할 수록 입맛에 맞는 견해만 보고 듣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사회 현상에 대해 전문적인 교습법을 받지 않은 사람이 인문 과학 서적을 혼자서 읽을때 발생하는 문제점 중 하나는 책을 관통하는 논리적 방법론과 구조를 알아내는 힘겨운 일에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읽다가 자신이 맞다고 생각하는 구절이 나오면 그걸가지고 자신의 생각을 더 굳건하게 만드는데만 사용하게 된다는 점이다.

수많은 현대의 정치인들이 아담 스미스를 거론하며 자유 시장의 우월함을 역설하는 것도 비슷한 경우다. 아담 스미스는 분명 괴물같은 시장이 만들어낼 무서운 측면에 대해 논리를 전개했지만 어차피 그런건 읽지도 않고, 읽었어도 기억에 없다.

이를 넘어서 요즘에는 흘러다니는 정보가 너무도 많고 참여자도 너무나 많다. 인터넷 포럼같은데 존재했던 토론 문화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이런 측면이 극대화된게 트위터다. 트위터는 기술적으로 맘에 드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의 글만 팔로잉하며 읽게 만든다. 수틀리는 이야기를 내뱉는 자는 언팔, 혹은 블록 당할 뿐이다. 이런게 딱히 문제다라고 할 수도 없는게 오고가는 정보가 너무 많고, 그 속에서 자신을 콘트롤하는게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쏟아져 들어오는 허무맹랑하거나 그저 악플일 뿐인 의견들을 조리있게 골라내는 것도 시간이 어지간히 남아도는 사람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다만 다양성 속에서 사고의 레인지를 넓히는 기회가 자꾸 사라지고 있다는건 분명하다. 다른 견해가 어떻게 만들어지는건지 알아내는 작업은 고통스럽지만 가치가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각자 가지고있는 동굴의 우상에서 빠져나올 방법이 과연 이 시점에서 존재하기나 하는지 모르겠다.

20100821

집적도

우리나라는 어느 시골을 가도 아파트가 서있다. 모두 다는 아니겠지만 여튼 어지간한 시골에 아파트 한채가 덜렁 서있는 곳들이 꽤 된다. 그것도 오래되거나 소규모 회사가 지은 아파트라 대부분 참 못생겼다. 볼때마다 참 기괴한 풍경이다 싶고 대체 이 좋은 곳에서 왜 아파트 같은 이상한 건축 양식에서 사는건가 하는 의문이 들고는 했었다.

솔직히 말하면 요즘 이런 저런 책들을 읽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어차피 인간이 어디선가 살아야한다면, 그곳이 시골이든 도심이든, 가능하면 가로로 뻗어서 가만히 있는 숲과 들과 늪지대와 산을 헤치는 것보다는 가능한 작은 지대를 점유하는게 낫다. 집이 여기저기 있으면 개인적 만족도는 높아질지 몰라도, 혹은 약간 더 근사한 풍경을 만들지 몰라도 그 집들을 위해 도로와, 전기와, 상하수도 등등이 만들어져야한다. 어디든 인간이 살면 거기는 지저분해진다. 하지만 어딘가는 살아야하고, 그렇다면 피해 범위를 최소화하는게 낫지않나는 생각이 든다.

그런 점에서 나대지 개발, 신도시 개발은 반대하고 차라리 이왕 망쳐진 도심의 고밀도 개발이 낫지않나 생각한다. 그린 벨트 지역을 광범위하게 넓히자는 뜻이다. 토지 공급이 제한되므로 집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에 고밀도 개발이 낫다. 가능하다면 읍이나 동은 한 채에 다 집어넣어 버리고 남는 곳은 다 산과 들이면 좋겠다.

뉴욕같은 곳은 워낙 인구가 많아 에너지 소비가 높지만 그걸 한명당 평균으로 나누면 상당히 낮아진다. 텍사스에서 자동차로 20분 떨어진 곳에 있는 마트를 가는 사람보다, 옆 코너를 돌면 바로 있는 편의점에서 먹을걸 사는 사람이 삶의 콸러티는 조금 낮아보일지 몰라도(이것도 약간 사람 나름이지만) 적어도 지구에서 망치고 있는 섹터는 더 좁다. 그점에서 우월하다.

일단 이런 생각을 러프하게 하고있음.

20100816

간접세 발상

통일을 위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 잘사는 독일도 통일 이후 근 십년을 헤맸다. 분명 자금이 많이, 그것도 아주 많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 이 시점에 -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많고, 디플레 우려로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고, 우리 경제와 많은 부분 얽혀있는 중국 경제의 장단기적 전망도 별로 좋지않고, 중동 국가와의 안좋은 관계로 AS 수축 가능성이 높은데다가, 바로 얼마전 공공요금 인상과 부동산 경기의 불확실성으로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고 있고, 물가 인상 압박도 거세고, 근 십년을 넘게 이어진 부의 집중화로 계층간 불만도 만연한 바로 지금 이 시점에 간접세를 신설한다는 발상은 이 정부에 대해 신선함을 넘어 경외감을 갖게 해준다.

이 정부가 제정신이 아니거나, 아무 생각이 없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증명된다. 백억 부자의 만원과 사글세 단칸방 거주자의 만원은 둘다 만원이니 공평하다라는 발상이 대체 어떻게 가능한건지 모르겠다. 지하의 롤스가... 말고도 너무 많구나 이 소리를 듣고 우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또한 수축되는 소비에 쐐기를 박아 버리겠다는 명백한 의지도 읽을 수 있다. 과문해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립서비스는 어떨지 몰라도 현정부는 시종일관 소비 억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 뜻을 알아낸다면 기쁘겠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도저히 모르겠다.

여하튼 누군가가 미친건 어쩔 수 없다지만 곱게 미치지도 않았고, 더구나 그게 하필 우리 정부라는게 나를 괴롭게 만든다.

20100812

대이동

이글루스(여기)에다가도 포스팅을 하고 싶은데 요새 엄두가 좀 안난다. 그래서 그나마 뭔가 올리는게 계속 이곳에 한정된다. 이글루스에는 조금 더 덴서티가 높은 이야기를 썼으면 좋겠는데 하는 생각도 하고 있고. 물론 그렇기 때문에 여기에다가 ROUGH SIDE라고 촘촘히 박아놓기는 했다.

 

 

여튼 대이동.

자세하게 말하면 복잡하니까 기호적으로 말하자면 요즘 커피를 마시거나 하면서 나무와 풀이 좀 있는 곳의 벤치에 앉아있는 경우가 많다. 대략 하루에 2번 정도는 앉아있는 듯 하다.

호모 사피엔스 종과의 교류가 상당히 한정적이고 단절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관계로 보통은 멍.... 하니 앉아있게 된다. 그래도 심심하니까 뭐 구경거리없나 하다보니 역시 개미다. 좋아하지도 않는 개미를 요새 자주 보게 된다.

그럼에도 대이동은 위에서 말한 벤치에서의 구경과는 좀 다른 곳에서 본 건데 말하자면 약간 관심이 있는 상태라 보게 된게 아닌가 생각되서 필요없는 이야기를 좀 붙여봤다.

 

 

오늘 가만히 인도(오후 5시쯤, 사람이 별로 없음, 나무 그늘이 져있음, 매미가 계속 울었음, 구름 약간, 매우 밝음)를 걸으며 바닥을 보고 있었는데 마치 땅바닥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다. 내가 결국 미쳤나보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좀 더 자세히 보니 개미들이었다.

보통 개미들을 보면 집 밖으로 나갈때도 일렬로 나가고, 돌아올때도 일렬로 들어온다. 그 와중에 부딪치기도 하는거 보면 어지간히 한심한 면도 많다. 말하자면 어느 정도 '길'로 상정되어 있는 곳으로만 다닌다.

가끔 원정대를 꾸려서 좀 험한 길을 떠나는 모습도 볼 수 있는데, 이 이야기도 신기하기는 하지만 일단 다음으로 미루자.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바닥을 가득, 넓게 퍼져서, 우르르, 꽤 빠른 속도로 이동을 하고 있었다. 그것도 다들 뭔가 하나씩 들고서. 그것은 마치 피난, 혹은 야반도주의 광경이었다.

뭘 들고 있는걸까 궁금했는데 다들 급해보여서 따로 물어보지 못했다. 아마도 이사를 가고 있는게 아니었을까 싶다. 하지만 대체 왜 오후 5시, 평범한 카메라라면 노출을 다 닫고, 셔터 스피드를 풀로 올려도 오버가 나올만큼 밝은 낮에, 위험을 무릅쓰고 이사를 하고 있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대체 누가 결정했을까, 며칠을 고민했을까. 그 부근 개미 왕국이 분열되서 신삼국시대를 맞이하고 있는걸까. 어쨋든 긴 행렬의 끝 무렵이었는지 5분쯤 바라보고 있으니 싹, 그렇다고 한마리도 안남겨놓고, 사라져버렸다.

어딘가 블랙홀 같은게 있어서 빨려들어간 기분이 든게, 어디로 가는건지 궁금해서 앞을 따라갔었는데 다들 어디로 갈지 몰라서 헤매고 있었던 모습을 봤었다. 어쨋든 그들은 어딘가 만들어놓은 새 집, 또는 블랙홀로 다 빨려들어가버렸다. 따라가볼걸 그랬나.

 

 

그건 그렇고 요즘 귀뚜라미와 거미가 이상번식하고 있지 않나 싶다. 너무 많다.

20100807

비가 와

자다가 비와 천둥 소리에 깼다. 바닥이 꽤나 젖어 있길래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나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창문을 닫았다. 컴퓨터 전선들이 창문 가까이 있어서 조금 위험하다. 번개가 계속 친다. 어릴 적부터 습관으로, 천둥소리가 날 때까지 초를 센다. 17초, 12초, 8초... 6킬로미터쯤 떨어져있던 구름이 다가오는걸 느껴본다. 북한산이나 수락산 어딘가를 꿈틀거리며 넘어오고 있겠지.


예전에 경북 어딘가 산꼭대기에서 건너편 산을 넘는 시커먼 구름을 본 적 있다. 스멀스멀. 그 단어가 그토록 어울리는 모습이 또 있을까. 요즘같이 더운 때 창문을 열어놔 그나마 들어오는 찬 새벽 공기 덕에 살아남았는데 그 작은 선물마저 빼앗아 가 버리는 기분이 들어 슬프다. 이 무심한 비라니. 무력함을 자주 느끼는건 좋지않은 버릇이다.


어디선가는 빗소리로 여자를 유혹할테고(마침 금요일 밤이다), 어디선가는 빗소리에 추억과 상념에 빠져들테고, 어디선가는 빗소리를 안주삼아 또 술 한잔을 달리겠지만 나는 이렇게 생존의 어귀에 간당거리며 폼 안나게 덥다는 푸념이나 늘어놓으며 하늘만 원망한다. 더 마지널한 곳에 가있는 사람들에겐 이 또한 모욕이 될 수 있겠지.


코앞에 까지와서 번개를 내리 찍더니 비가 살짝 잠잠해진다. 담배 하나 피고나면 창문을 열 수 있지 않을까. 예전에 살던 아파트에 번개를 맞은 적이 있다. 맞는 순간 딱 알 수 있다. 그 강렬함과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찌릿함이란. 번개와 천둥이 동시에 닥치며 순간적으로 세상이 하얗게보인다. 모든게 느리게 움직이는 기분이 들고 덧 없구나 하는 문장이 떠 오른다.


요즘엔 번개와 자동차 도난 방지기 정도나 세트로 다닌다. 번쩍~ 엥엥엥엥~ 우르릉쾅~. 이제 금방 입춘이란다. 자야겠다. 구름 위에 있을 별이나 헤아릴란다. 하나, 둘, 셋 미치겠다 별들아, 하나 둘 세어봐도 끝이 보이지 않아, 으하하. 아이돌의 노래는 이럴때 편하다.

추위, 오구오구, 훈련

1. 너무 춥다. 집에 오는 길에 날씨를 보니 기온은 0도, 바람이 좀 불어서 체감 온도는 영하 3도 쯤이다. 옷은 작년 한 겨울 쯤 입은 것과 거의 같았는데 셔츠에 플리스, 오리털 파카, 청바지에 운동화였다. 여기에 머플러, 더 추우면 히트텍 정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