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26

대중 교통 이용 중 두가지 일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이명박 아웃, 소고기 재협상 등의 피켓을 든 아이들이 십여명 우르르 탔다. 아마도 초등학생인거 같았고 인솔자로 보이는 선생님이 있었다. 학교 선생님이 데려온 건 아닌거 같았고 어떤 종류의 모임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쨋든 애들이 우르르 타자 사람들이 촛불 집회에 가는 거냐고 묻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누군가 시위 현장에서 주의할 점을 이것 저것 설명해 주었고(간단히 요약하면 선생님을 잘 쫓아다녀라), 또 누군가 아이들이 직접 그린 팻말을 보면서 내용에 대해 물으며 이런 저런 칭찬을 해줬다. 그리고 또 누군가 아이들에게 의료 민영화에 대해 설명해 주고 가방에서 민영화 반대 뱃지를 꺼내 아이들에게 하나씩 달아주었다.

지금 이명박은, 조중동은, 공문 받고 우익 집회에 참가했다는 아저씨들은, 아고라 글마다 찾아가며 악성 댓글 올리는 알바들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있는걸까. 조금만 눈을 크게 뜨면 아마도 보일텐데 알고 싶기는 한걸까.

버스를 타고 집에 가는데 길거리에 이런 저런 가판 음식점들이 있는 산 근처의 정류장을 지나고 있었다. 등산객들이 잔뜩 있고 뭔가를 드시고들 계셨는데 버스 앞에서 비둘기 한마리가 얼쩡 얼쩡 거렸다. 그 비둘기를 관심있게 쳐다보던 버스 운전사 아저씨가 차를 세우더니 앞 문을 열고 좌상 아주머니에게 "비둘기 밥 좀 주세요~"하고 외쳤다.

그런데 아줌마 말이 비둘기에게 밥 주면 국립 공원 관리단에서 과태료를 물린단다. 나도 비둘기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밥 준다고 돈 물리는 법도 있나보다.

버스 운전사 아저씨 역시 전혀 납득을 못하더니 아니 그런 법이 어딨냐고 하면서 그래도 밥 좀 줘요, 배고파 보이잖아 (그런데 정말 배고파 보였다) 소리치면서 다시 버스를 다시 운전하셨다. 그러면서 "아니 이놈의 지구 10초만 흔들면 다 죽을텐데 같이 좀 잘 살지"라며 중얼거렸다.

그러게, 같이 좀 잘 살지 대체 무슨 영광을 보겠다고 난리 치는 것들이 이리도 많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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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 평화,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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