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501

집회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52847.html

깝깝한 이야기 하나. 이거 말고 건대에서 노동절 행사가 예정되어 있었는데 학교가 봉쇄되었다드라-하는 뉴스도 있는데 그건 생략.

 

경찰이 원하는 건 아마 수사권 독립, 수사권 내에서의 권한 강화 같은 것들일테고 이를 얻어내기 위해 우선적으로 검찰의 기소 독점 주의의 폐지를 추구하고 있다. 이래야 경찰이 주요 사건에서 검찰의 심부름꾼이나 들러리격으로 평가절하 되는걸 막을 수 있다. 이를 얻어내기 위한 방법은 간단히 두가지를 들 수 있는데 하나는 권력의 종이 되어 떨어지는 고물을 얻어먹는 것이고, 또 하나는 시민들의 신뢰를 얻어 경찰에 권한을 강화시키자는 여론을 얻어내는 것이 있다.

전자는 가깝게 보이고, 기한도 짧고, 잘만 되면 확실하게 보이지만 후자는 멀리 보이고, 기간도 오래 걸릴 것이고, 여론이라는게 모호한 면이 있기 때문에 그러한 민의가 형성이 되어도 큰 전환점 같은게 오지 않는한 반영된다는 확신이 없다. 물론 후자가 민주주의 국가에서 올바른 길이고, 만약 경찰이 짧은 시야를 버린다면, 혹은 우리 사회가, 특히 정치의 권력층이 올바르게 간다는 확신이 있다면 그 길로 갈게 분명하다. 하지만 그들은 짧은 시야를 가지고 있고 우리 사회의 권력층이 올바르게 갈거라는 확신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들이 간과하고 있는 점 중 하나는 검사의 기소 독점권이 헌법에 규정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즉, 기소 독점권 폐지는 정치인들의 뜻만으로 되는게 아니라 시민들의 투표로 이루어지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정치인들, 지금의 여권 권력층의 신의를 얻는다고 해도 기껏해야 탁상위에 안건이 오르는 정도의 효용밖에 없다. 물론, 그것도 큰 일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면 그들의 기소 독점권이 헌법에 규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모를리가 없다. 법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일단은 법을 가까이 하고, 숙지하는 사람들이다. 특히 경찰의 상층부들은 말할 나위가 없다.

결국 그들 - 즉 경찰의 최상층부 - 가 어떤 전략을 지금 가지고 있는지 대충은 엿볼 수 있다. 그들의 임기는 길어야 10년 남짓 쯤 남아 있을 것이고 대부분은 현 정권과 운명을 같이 하고 끝나게 될 것이다. 그들도 그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다. 그러므로 그들은 그냥 이런 저런 핑계로 남은 기간 동안 편안히, 자신의 권력을 극대화 시키고 마무리 지을 길을 찾았을 뿐이다.

결국 아직 임기가 10년 이상 남은 그 아래, 앞으로 경찰의 상층부가 될 사람들은, 지금의 최상층부에게 이용만 당하고 정권이 바뀌면 새로운 권력층과(저들은 이 전 권력층에게만 충성하던 사람들일 뿐이다), 시민들(그들이 무엇을 했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의 타박을 받게 될 것이다. 그 조직의 가장 안타까운 점은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 못하고 있든지, 아니면 인지하면서도 그걸 바꿀 수 있는 의지가 없든지 한다는 점이다.

군사 정권 시절에 함께 날뛰던 임관급, 영관급 장교들이 87년 이후 어떻게 되었나를 생각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그들은 자신의 선배들이 정치권, 공기업 심지어 사기업에까지 맘대로 들어가 정치를 뒤에 업고 권력을 휘두르는 모습을 보았고, 너희들도 이렇게 될테니 말 잘 들으라는 정치 장교들의 꼬드낌에 자기도 그렇게 될 줄만 알고 덩달아 날뛰기만 했지, 민주화 같은게 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그와 똑같은 짓을 경찰이 지금 하고 있다. 87년에 새 헌법이 만들어지고 하나회가 없어져 군의 정치색을 거의 사라지게 만들 때까지 6년의 텀이 있었다. 역사가 후세에 알려주는 교훈들을 이리도 못 듣는 사람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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