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508

하부구조

마르크스의 이론에 의하면 경제는 하부 구조고 정치는 상부 구조다. 일반적으로 하부 구조에 의해 상부 구조가 결정된다. 즉 경제 발전 단계에 따라 정치 구조가 형성된다. 이렇게도 볼 수 있지만 좀더 단순하게 도식화 시키면 현대 사회의 핵심적인 측면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둘은 동전의 양면처럼 한몸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유난히 경제만 발전하거나 정치만 발전한 사회는 있을 수 없다. 그건 단순히, 몸에 맞지도 않는 옷을 좋다니까 억지로 입고있는 상태 정도로 볼 수 있다.

학자 앨러비는 이와 연관해 다음과 같이 논의를 발전시켰다. 2차 대전 중 식민지 경험이 있는 나라들은 대부분 경제적 기반이 열악한 상황이었다. 이 상태에서 제국 주의 국가의 식민 통치 구조라는, 말하자면 고도의 관료제 프레임이 덮어 씌워지게 된다. 물론 이건 식민지 당사국이 원하는 일도 아니었고, 그들 나라의 당시 수준에서 간단히 도입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이 상황에서 2차 대전이 끝나고 신생 독립국들이 대거 탄생한다. 알다시피 우리도 그런 나라 중에 하나다. 어쨌든 이들 나라는 딱히 뚜렷한 방향이나 목표라는게 있을 수 없는 식민지형 경제 근간 위에, 나름 체계적인 식민지 통치 구조의 유산을 그대로 넘겨받은 상태가 된다. 식민지 기간동안 통치의 기술은 어느 정도 습득할 수 있었지만 경제의 근간이라고 할만한 건 전무하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와 행정이 지나치게 과잉된다. 경제와 정치가 한 몸이어야 하는데 서로 다른 곳에서 받아들었고, 인터액션을 하면서 발전되며 만들어진게 아닌 이상 필연적으로 나타날 결과다. 이런 경험을 가진 나라들 중에 이 맞지 않은 옷을 잘 고치거나, 새로 고쳐 입는데 성공하는 곳이 언제쯤 나올 수 있을까. 벌써 60여년이 지났는데 다들 갈 곳이 멀게 남은거로만 느껴진다.

댓글 2개:

절차, 평화, 부활

1. 국회 경고를 위해 군대를 동원하는 게 대통령의 통치 행위라는 생각이 어떻게 나올 수 있을까. 심지어 이게 국힘의 대통령 옹호, 탄핵 반대 논리를 위해 사용되고 있다. 정말 엉망진창이다. 아무튼 국회 표결에서 204표가 나와서 탄핵이 의결되었고 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