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07

계절의 공포가 사람을 빈털털이로 만든다

최근 지출의 통제에 실패하고 있다. 문제가 좀 심각함. 그 이유를 생각해 보자면...

a) 여름이 다가오는 공포 : 작년에도 겨울이 다가오는 공포 속에서 지출이 크게 늘었던 적이 있다. 예를 들어 방한 옷, 난방 보조 기구 등등. 이번에도 역시 마찬가지다. 4, 5월부터 여름이 온다는 스트레스가 가중되기 시작했고 자잘한 걸 잔뜩 구매했다. 역시 예를 들면 여름에 양말이 부족하지 않을까, 티셔츠가 부족하지 않을까 + 저 양말이 더 좋지 않을까, 저 티셔츠를 입으면 즐겁지 않을까 등등.

실상은 티셔츠 3, 버튼 셔츠 3을 계속 순환하고 있다. 사실 이것도 일상복 루틴 용으로는 많다고 할 수 있는데 옷장 안에는 건들지도 않고 있는 크루넥 티셔츠, 피케 티셔츠가 잔뜩 있다. 기억에서 사라진 뭔가들도 틀림없이 있을 거다. 양말은 뭐 말할 것도 없음. 서랍장이 터질라고 한다. 지금 있는 걸 더하는 식의 대체재 확보로는 개선되는 부분이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함. 또한 공포에 기대 비계획적인 일상복 확보에 실패한 점을 개선해야 한다.

b) 야식 : 아침을 먹지 않고 점심, 저녁을 사먹는데 요새 계속 밤에 집에 가는 길에 한끼 식사에 준하는 야식을 먹고 있다. 쓸모없고 건강에도 좋지 않다. 물론 근본적인 원인은 점심, 저녁이 나를 유지하는데 모자르다는 사실에 있다. 양쪽 다 1천원 씩, 아니 2천원 씩 더 비싼 걸 먹어도 22시에 거하게 먹는 것보다 보통은 저렴하다. 아무튼 정규 식사의 질을 개선해야 한다.

그렇다고 이게 갑자기 줄이면 허기가 심해지고 폭식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당분간 21시 이후 아주 배가 고프면 1천원 이하 간식을 이용하는 방향으로.

c) b)와 연관이 조금은 있는 문제인데 운동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더워서 그나마 하던 스트레칭도 안하고 있음. 이게 가만히 앉아 있다가 무슨 생각만 잠시 해도 몸에서 열이 나고 방이 더워지는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 그렇기 때문에 집에 가면 정말 무심한 상태로 선풍기 바람 속에서 가만히만 앉아 있게 된다. 컴퓨터 켠 지도 한참 됐다. 건들기도 싫다. 정말 멍청해지고 있음.

그래서 이번 주부터 월수금 1시간 일찍 귀가해 야간 산책이라도 일단 할 생각이었는데 비가 오는 바람에 못 나갔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비와도 해야지! 스트레칭, 월수금 야간 산책, 2주 1회 구릉산. 이 정도만 해도 괜찮을 거 같은데... 장기적으로는 자전거를 다시 타고 서울 올레길을 돌아볼까 생각해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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