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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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목적을 가지고 블로그를 운영하는 건 매우 복잡한 일이다. 그 의도나 포지셔닝이 조막만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아무 의미가 없더라도 마찬가지다. 어차피 신독의 세계일지니(이건 좀 과장이고) 그런 것들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운영하고 있는 패션붑 블로그에 올리는 건 사실 '이걸 쓰면 사람들이 많이 보러 오려나'가 포인트다. 여기와는 약간 다르다. 여기는 그냥 멋대로다. 물론 다음의 뷰나 올포스트, 올블로그 같은 메타 블로그 사이트에 가보면 패션 카테고리에서 인기있는 글이 어떤 건지는 알고 있다. 패션붑에 올라오는 것들과는 거리가 아주 멀다.

그러므로 지킬 수 있는 선 안에서 왠지 많이 보러 올 거 같은 소재를 고른다. 물론 대부분 실패한다. 최근 패션붑에 들어온 사람들의 1/5 정도는 '핫팬츠 스타킹'이라는 키워드로 들어왔다. 나머지도 비슷하다. 애드센스 원클릭이 무척 소중하지만 그래도 어떤 선은 존재한다.

이건 간단한 문제다. 공연을 하는 공연장의 주인은 그게 생업이라면 밴드 음악에 대해 호불호를 너무 크게 가지면 곤란해진다. 물론 소녀시대를 섭외한다면(가능하다는 전제 하에) 그 공연장은 미어 터질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소녀시대를 부르지는 않는다. 극단적인 비유지만 뭐 말이 그렇다는 의미다.

그러므로 선은 있지만 가능한 유하게 유지한다. 아예 모르는 것들, 또 너무 카테고리가 다른 이야기는 쓰지 못한다. 예를 들어 패션붑에 '다가오는 봄철 유행 스카프들과 코디법은?' 이런 건 조사하지 않는다(써놓고 보니 올릴 수도 있겠다 싶기는 하다...). 그냥 알맞은 선을 유지하려고 한다.

좋아하는 데 마음에 안들게 돌아가는 걸 목격할 수도 있다. 말하자면 꼰대질을 하고 싶은 경우다. 이럴 때는 침묵하는 게 여러모로 낫다. 어쨋든 이 바닥에서 제대로 밥 벌어먹고 사는 사람도 거의 없고, 그러니 어떻든 다들 잘 되면 좋겠다 정도다. 나도 잘 되면 좋겠는데 아무리 봐도 글렀다. 현재 스코어 곤란하고 예상 스코어 매우 곤란하다.

미묘한 긴장선 안에서는 조심스럽기는 한데 줄타기를 하는 게 낫다. 뭐 역시 좋은 게 좋은거다. 그렇다고 너무 좋은 이야기만 쓰는 거 아냐, 라고 생각할 수는 있는데 편집이라는 건 글의 방향도 중요하지만 올리느냐 안 올리느냐도 중요하다. 세상 일을 다 시뮬라크르로 재구성하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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