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24

mogwai의 Mr.Beast를 듣다

오래간만에 mogwai같은 걸 들었다. 1996년에 데뷔했으니 모그와이도 벌써 15년이 넘었다. 개인적으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열심히 듣던 시기와 분위기 뭐 이런 것들 때문에 모그와이는 여전히 신인, 혹은 신진 세력의 느낌이 든다. 사실 라디오헤드에 대해서도 조금 비슷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

모그와이의 음반에는 긴 곡들이 종종 껴있다. 2 Rights Make 1 Wrong(9:31), Ratts of the Capital(8:25), Christmas Steps(10:39), Mogwai Fear Satan(16:20), Like Herod(11:40), Stereodee(13:39) 등등.

이렇게 호흡이 긴 곡들은 지하철 같은 곳에서 mp3 플레이어로 듣기가 조금 어렵다. 물론 지하철에서 교향곡이나 오페라같은 걸 듣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쨋든 이 역시 개인적인 습관이다. 혼란스러운 장소에서 10분 넘는 곡을 듣기는 너무 어렵다.

또 언제 듣게 될 지 모르기 때문에 조금은 집중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힘이 조금 부치고, 결국 산만하게 된다. 대중 교통이라는 데가 또 의외의 변수들도 많다. 난데 없이 나타나 카펜터즈를 크게 트는 5개 얼마 CD 판매하시는 분이라도 들어오면 그 웅장한 소리에 모든게 다 묻혀버린다.

결국 이런 시간들이 다 지나가고 기억들이 합쳐지면 나중에 안 좋은 인상 - 그때 들으면서 굉장히 피곤했었지 - 만 남게 된다. 음악에게나 나에게나 서로 좋지 않다. 이런 식으로 피곤한 인상을 가지게 되고, mp3에 넣는 걸 배제하게 된 음악들이 꽤 된다. 대표적으로 소닉 유스.

어쨋든 그나마 모그와이의 음반 중 아이팟에 적합한 게 바로 Mr.Beast다. 2006년(Matador)에 나온 이 음반은 가장 긴 곡이 We're No Here(5:39)이고 영국애들이 툭하면 집어넣고는 하던 히든 트랙같은 엄한 짓도 없다.

초기작에 비해 약간은 단순하다는 느낌을 피할 순 없지만, 사운드에 공이 들어가있고 차곡차곡 쌓이는 스케이프도 부담스럽지 않다. 더구나, 지하철의 덜컹 덜컹하는 소리와도 무척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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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 시합,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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