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30

짧은 산보의 기록 - 진해, 마산

기회가 생겨서 이제는 구(區)가 된 두 도시를 2시간 정도 씩 돌아다녔다. 마치 물건을 사기 전에 사용기들을 쥐잡듯 뒤지듯이 두 도시를 돌아다녀볼 기회에 꽤 많은 자료를 찾아봤다.

 

우선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 보자면,

그러니까 83년 혹은 84년 쯤 아버지 직장 문제로 여름 방학을 이용해 마산에서 한 달 정도 살았던 적이 있다. 그 짧은 와중에 태풍이 몰려와 수해도 났었다(-_-). 어쨋든 이 아무런 연고도 없는 도시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는 건 거의 없는데 곰곰이 떠올려보면 돝섬, 산호 공원, 어느 산에 있던 사람들 많이 놀러오던 계곡 정도다.

이번에 돌아다니며 산호 공원은 찾아갔는데 어릴 적 기억과는 역시 많이 달랐다. 하지만 보통 어릴 적 기억은 굉장히 커보이는데 막상 나중에 가보면 작은 편인데, 산호 공원은 기억 속에는 돌로 된 표지판이 서 있는 조그마한 공원이었는데 막상 가보니 꽤 큰 산이었다.

오래간 만에 가 본 산호 공원과 용마 공원 사이에 낡은 집들이 잔뜩 모여있다. 이번에 갔을 때만 그런 건지 아주 이상한 분위기가 물씬 감도는 곳었는데, 여튼 군데 군데 할아버지들이 가만히 앉아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나를 빤히 쳐다봤고, 몸에 약간 장애가 있는 사람이 산책을 하고 있었고, 어떤 남자가 담 너머에서 나를 보며 우렁차게 짖어(개 처럼...)댔다. 라스 폰 트리에의 킹덤이 문득 떠올랐다.

그리고 마산에 잠시 거주할 당시 쯤 군항제를 보겠다고 가족이 함께 진해에 간 적이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역시 몇 시간 남짓의 짧은 머무름이다. 그 당시 기억은 도심에 대한 건 전혀 없고 거대한 해군 부대와 부대를 돌아다니던 낡은 버스, 그 안에서 군항제 안내를 하던 하얀색 해군복을 입은 군인 정도다. 벚꽃의 정취 따위를 알 나이는 아니었다.

 

 

그리고 찾아본 바에 의하면.

마산은 아주 오래된 도시다. 조선시대에는 마산창이 있었고(조창, 주변 동네의 조세를 다 모아 배나 육로로 서울로 실어나른다), 일제 시대에 마산창을 다 헤쳐버리고 일본인 거주지들이 생겼다. 한때 술, 간장을 비롯해 나름 산업이 융성했는데 지금은 도시 자체가 꽤 빚더미라 마산, 창원, 진해 통합 때도 그 문제로 갈등이 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럼에도 아주 오래된 지형, 골목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몇 안되는 재미있는 곳이다. 꽤 크고, 맛있는 것들도 꽤 많고(민물 생선, 바다 생선 요리가 동시에 발달해 있다), 마산 도심을 연구하는 블로그들도 몇 찾을 수 있다.

진해는 원래 그냥 시골 마을이었는데 1910년대에 일제에 의해 건설된 계획 도시라고 한다. 최초의 방사형 계획 도시로 함경도 나남도 같은 방식으로 건설된 도시라고 한다. 진해는 생각보다 상당히 작았고, 그 와중에 해군의 교육 사령부가 크게 자리잡고 있었다.

 

 

아이폰 여행 기록 앱을 테스트해 보다가 ontheroad.to가 괜찮은 거 같아 정착해 보려고 이번 짧은 산보 동안 이용해 보았는데 그다지 좋지가 않다. 느리거나 이런 건 상관없지만 순간 순간 입력하는 데이터는 제대로 들어가야 하는데 꼬여버리는 바람에 (A 웨이포인트에 B 사진이 들어가는 등등 이상한 일들이 생겨났다) 골치가 좀 아팠다. 그리고 나중에 블로그에 올리고 싶어도 embed가 되지 않는다. trackmytour를 사는 게 나을까 싶다.

어쨋든 이 번에 돌아다녀 보니 두 도시 다 바다에 접해 있기는 하는데, 와 바다구나~ 하는 감흥을 느낄 만한 구석은 없다. 마산 도심에서 아래 쪽으로 구산면 정도 내려가야 거제도를 사이에 둔 좀 제대로 된 바다가 보인단다. 창원 여행 지도를 찾아보니까 구산면 쪽으로 자전거 코스가 있던데 언젠가 한 번 가보고 싶다.

아래는 캡쳐한 지도고 링크를 누르면 조금 더 자세한 사진 같은 걸 볼 수 있다.

1 

진해 http://macrostar.ontheroad.to/3/

 

2

마산 http://macrostar.ontheroad.to/20111/

 

마산은 자전거로 돌아다닌 코스도 기록했다. 오른쪽으로 쭉 갔다가 온 건 딱히 재미있는 볼 거리가 있었던 게 아니라 허당로라는 길 이름이 재미있어서 신나게 가다가 길을 잘 못 들어서 저리 됨.

ro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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