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쌍의 2011년 새 음반 제목은 AsuRa BalBalTa이다.
리쌍은 상당히 특이한 길을 걷고 있다. 한때 온통 구질구질한 내용 천지인 노래를 했지만 언젠가부터 버라이어티에 등장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예능계에 임하는 자들이라면 모두 부러워할 토/일 골든 타임의 간판 예능 프로에 나와 활약하고 있다. 그 와중에 2년 간격 쯤으로 나오던 새 음반이 나왔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예전 리쌍의 음악의 기억이라고 하면 단순한 멜로디에 극하게 구질구질한 가사들이다. 돈은 없고, 돈 많은 애들은 부럽고, 겨우 번 돈은 모두 떼이고, 여자는 떠나고, 집세는 밀리고, 자기들이 하는 음악은 무시 당하고, 옆에서는 정신 차리라고 난리고, 세상은 온통 갑갑하다.
하지만 그들은 어느 만큼은 변했다. 한달에 몇 천은 벌고(독기), 유재석에게 성실함을 배우고 음악도 너무 재밌다(회상). 리쌍 식 사랑 노래도 있고(TV를 껐네...), 여전히 헤매고 있는 비지에게 좋은 날이 올거라고 기다리라고 조언도 해준다(죽기 전까지 날아야 하는 새).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무한도전에서 태어났을 때부터 재미없는 사람이라는 캐릭터를 가진 길처럼, 구질구질함은 배경처럼 저변에 깔려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흘러갔고, 그들은 주말 버라이어티의 레귤러고, 음반은 방송 금지를 당하든 말든 각종 인터넷 차트 10위 권 안에 몇 곡이 멤돈다.
그런 만큼 그들은 과거의 구질구질함에 함께 울던, 하지만 그 자리에 여전히 남아있는 사람들을 버려야 하고 동시에 위로해야 하고(잘 먹힐 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했던 것들보다 더 한 곡들을 만들어야 한다. 하림, 개코, 백지영, 정인, 비지, 국카스텐, 10cm 같은 팀들이 그 폭을 넓히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구라의 골수 팬들이 그랬던 것처럼, 옛날 생각에 아쉬운 맘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TV를 껐네... 뮤직 비디오는 참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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