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611

f(x)의 electric shock을 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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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켓도 자켓이지만 일단은 이 사진이 마음에 든다. 이 사진이 현 상황에서 에프엑스의 포지셔닝을 명확히 보여준다. 에프엑스다. 이런 걸 할 수 있는 걸 그룹도 또한 이런 걸 하려는 걸 그룹도 현 시점에서 에프엑스 말고는 없다.

에프엑스는 시작부터 포지셔닝이 독특하다. 같은 회사의 소녀시대 때문에 시대의 리더가 될 수 없을 지는 몰라도 그 대신에 넓은 행보의 폭을 얻었다. 이건 미스에이와도 같은 데 미스에이가 수지라는 원탑(3개 부문 신인왕을 앞으로 누가 깰 것인가)을 키워내는 동안, 에프엑스는 이 보폭의 여지를 십분 활용하며 이제는 뭘 해도 에프엑스니 이해하게 만드는 티켓을 얻었다.

거기에 더해 막내와 페도의 느낌을 섹시하지 않게 / 아주 무던하게 /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리고 제시카가 컨셉을 변경하는 동안 크리스탈은 까칠함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얼마 전 런닝맨에서 봤는데 일이 잘 안 풀릴 때 저런 표정을 지을 수 있는 걸그룹 멤버가 대체 누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2ne1과 바로 이 지점에서 갈린다. 2ne1은 컨셉은 훨씬 강하지만, 예능에서의 모습은 순한 양이다.

어쨋든 이번 EP는 훌륭하다. 특유의 쏴대는 느낌도 여전하지만 거기에 완급과 고저의 조절을 능수능난하게 해내며 곡을 훨씬 풍부하게 만들고 있다. 6곡 밖에 없는 EP지만 곡들의 적절한 배치가 풀 음반 같은 완결성도 준다. 그 덕분에 비슷한 걸 하고 있지만 예전 답습의 느낌이 없다.

Beatiful Stranger와 Love Hate, 훌쩍(Let's Try)라는 약간 다른 장르를 비슷한 분위기에서 소화해내면서 이미지를 공고화하는 동시에 보폭을 더욱 넓힌다. 빅송과 루나는 여전하고 수정-설리의 주고받는 조합도 여전하다.

하지만 이번 음반은 앰버의 올라운드 플레이 활약이 특히 눈부시다. 듣는 동안 내내 우와, 앰버를 외칠 수 밖에 없었다. 청불에서 빠질 때 남 몰래 슬퍼했지만 이렇게 돌아오는 걸 보니 역시 기쁘다. 만약 여유가 생긴다면 하드한 힙합곡을 솔로로 두세 곡만 일단 내보면 어떨까 싶다. 스케일 큰 곡도 잘 해낼 수 있을 듯.

유일한 불만은 10일 0시에 발매된 음반이 아직 뮤비가 안나오고 있는 것. 이제 이번 달 빅 카드로 2ne1이 남았다.

댓글 2개:

  1. 간결하면서도 정확한 문장들이 부럽습니다. 패션붑에도 재밌는글들이 많아서 감사한 마음으로 뿌듯하게 읽고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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