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투NE원의 2012 글로벌 투어(링크)를 본 김에 좀 더 본류, 코어템을 찾아서 봐보자 하는 생각에 보게 되었다. 2012년 카라 공연 디비디는 한국콘하고 일본콘 두 가지가 나온 거 같다. 일본콘의 경우 요코하마 아레나를 시작으로 사이타마까지 3개월 간 12번을 했고 그 중 디브이디는 주로 사이타마 공연이다. KARASIA라는 타이틀로 나왔다.
몇 백년이 지난 후 아발론 연대기같은 한국 대중문화 신화가 적힌다면 카라는 원더걸스, 소녀시대, 2NE1과 함께 케이팝, 아이돌, 걸그룹이라는 교집합의 한 가운데에 함께 등장하겠지만, 물론 투NE원 디브이디하고는 완전히 다르다.
여하튼 화면으로 보고 있자니 - 저런 행동과 저걸 보고 있는 나라는 - 민망한 구석도 나름 있지만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하지만 약간 아쉬운 점을 말해 보자면 :
카라는 허니, 점핑, 스텝, 두잇 두잇처럼 내달리는 곡들과 그리운 날에(Miss You), 윈터 매직, 今, 贈りたい「ありがとう」같은 오글거리는 곡들을 시치미 뚝 떼고 하는 두 가지가 장점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이런 것들을 익스트림하게 끌고 가면 뭔가 대단한 장면을 볼 수 있을 거 같은데 기본적으로 오글거리는 걸 깔고 내달리는 걸 양념으로만 사용하고 있다.
멤버고 관객이고 다들 싱글벙글 즐거워하는 건 물론 좋지만 구조적으로 펑하고 터지는 극적인 지점이 없어서 아쉬웠다.
그러고보니 카라도 일본 공연, 한국 공연 모두 2시간이 넘게 끌고갈 수 있는 리스트와 그 안에서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관록을 어느새 확보하고 있다. 세월이 이렇게나 흘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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