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214

2월도 어느새 중반

1. 이번 달은 뭔가 붕 떠있다. 정착된 계획이 하나도 없고, 생각도 하기가 어려워 간간히 들어온 제안들을 어떻게 해야할 지 전혀 모르겠다. 이대로 가면 틀림없이 굶어 죽겠지 정도의 생각이 어렴풋이 머리 속에 둥실 떠 있을 뿐이다.

2. 아이폰 3gs를 떠나 보냈다. 지난한 지리멸렬의 기간, 특히 늘상 쓰러져있던 지난 1년간 비록 원한 건 아니었지만 가장 많이 열심히 쳐다본 얼굴이었는데 떠나 보내니 마음이 짠하다. 소모성 기계에 마음을 주는 건 바보같은 짓처럼 보일 지 모르지만 동물도, 사람도 다 사라지는 것들이니 마음이 더 쓰이는 법이 아닐까.

이제 뒷판이 깨진 아이폰 4가 내 손에 남아있는데 이건 ㅋㅌ 정지기간 동안 사태의 추이를 관망해 보며 지낼 생각이다. 아이폰 5는 부가 비용이 너무 들어서 어렵지 않을까 싶고(케이스나 케이블)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을 모두 활용할 수 있는 4s가 적당한데 나오는 게 없다. 그냥 뒷판 고쳐서 계속 쓸까 싶기도 하다.

케이스나 필름은 가능하다면 꼭 사는 편인데 딱히 소중한 기계를 보호하겠다는 욕망이라기 보다는 혹시나 문제가 생겼을 때(떨어트렸는데 깨지거나 등등) 사태를 복구할 방법이 현재로서는 전혀 없기 때문이다.

3. 이렇게 구질구질한 생각이나 하고 있으니 되는 일이 없지.

4. 영어 책 읽기에 지쳐서(ㅜㅜ) 저번에 보다가 만 기계산책자를 읽기 시작했다.

5. 조금 가볍게 농담하듯 패션 이야기를 써봐야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허튼 농담을 하면서 쉼없이 떠드는 뭐 그러한... 블로그에 집어넣기는 좀 그런데 아직 잘 모르겠다.

6. 어제 욕망의 퀘사디아 이야기를 썼었는데 오늘 이태원 타코벨에서 먹었다. 사실 퀘사디아에 대한 욕망은 밤을 지나치며 많이 사그라 들었는데 이미 생각했으니 이것도 하자 + 3gs의 새로운 미래에 축복을 보내며(-_-) 이태원에 갔다. 사람이 꽤 많았지만 그래도 먹는데 문제는 없었다.

예전에는 TACOBELL이라고 인쇄된 휴지가 있었는데 오늘 보니 김밥 천국같은 데 있는 하얀색 무명(無名) 휴지다. 이 회사에 문제가 좀 있는 게 아닌가 싶다.

7. 케이팝이라고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서 줄창 들었더니 다른 음악에 손이 안 간다. 어차피 지하철에서 책 읽거나 포켓플레인하는 동안 듣는 정도인데 최신 가요라는 건 '부담없이 드러눕는다'라는 기분이 있다. 실수로 랜덤을 눌렀다가 픽시스나 컨트롤 엑스, 노막같은 게 흘러 나오면 문득 부담스럽다.

하지만 케이팝 플레이리스트도 슬슬 질려가고 있으니 폭을 좀 넓혀야겠지.

8. 사진을 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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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아버지가 농사나 짓겠다고 시골로 내려갔을 때 개를 키웠었다. 얘네들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정기적인 행동 패턴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밥을 먹고 나서 좀 있다가 산을 한바퀴 돌고 오는 거였다. 그때보면 위 사진처럼 줄줄이 일렬로 걸어간다. 그 모습이 나름 장관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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