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11

단점, 구출, 맥락

1. 여고추리반 시즌 3가 끝이 났다. 이번 시즌은 여추반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장점과 단점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모든 시리즈가 장점만 있을 수는 없으니 그건 그렇다쳐도 그 단점을 극복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 이번 시즌 자체의 문제 등이 좀 있는 거 같다. 일단 가장 큰 문제는 여추반 멤버들이 너무 바빠서 시간을 많이 낼 수 없다는 거에 있긴 하다. 하지만 이건 지난 시즌에도 반복되어 있는 문제이긴 한데 이번 시즌은 유난히 군더더기가 많고 그래서 짧게 느껴진다.

일단 장점은 사건의 현실성. 여추반에는 아무튼 귀신도 좀비도 나오지 않는다. 당장 나올 듯한 분위기가 꾸준히 흐르지만 결국은 인간사(약간은 과장된 과학 기술이 있긴 하지만)로 설명이 가능한 수준이다. 특히 이번 시즌은 초반부에 학생들의 메타 버스 - 도박 중독 - 돈 빌림 - 갚아라가 꽤 설득력있게 보여진다. 여기서 돈 빌림을 통해 돈을 이익을 얻는 쪽 = 최종 빌런이 약간 허술할 뿐이다.

이번 시즌의 경우 단점은 npc에 있다. 최종 빌런에 소속된 몇몇을 제외한 나머지 npc는 모두 내가 나쁜 놈이게 아니게를 계속 암시만 해서 여추반 멤버, 시청자 머리 속을 복잡하게 할 뿐이다. 중간에 세미가 멤버들을 구출할 때 장면이 드라마틱했던 이유는 뭐가 뭔지 잘 모르겠는 여러가지 모호한 상황 속에서 갑자기 커다랗고 명쾌한 이야기 하나가 스토리 속으로 빨려들어왔고 거기에 npc가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이거 만한 장면이 더 이상은 없었다. 

특히 선생님들 중 김유정, 기봉권, 김산문의 역할이 지나치게 모호하다. 현실감이 꽤 있어서 초반 몰입에 도움이 되지만 후반으로 갈 수록 역할은 없는데 그냥 치워버릴 수는 없으니 그저 주변을 멤돌게 된다. 차라리 사건을 캐고 있던 김유정의 역할을 확대해 여추반을 만나 결정적인 역할을 함께 한다든가, 김산문에게 후반부까지 이어질 충실한 역할이 주어졌다면 스토리 전개가 훨씬 보기 좋았을 거 같다.

그리고 박지윤의 브리핑. 이 시리즈를 계속 보는 가장 큰 이유가 박지윤이라고 할 수 있고 역시 잘 하긴 한다. 하지만 시즌 1 때 박지윤의 브리핑이 빛이 났던 이유는 위기 돌파를 위해 임기응변으로 만들어 낸 게 설득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반응이 좋았기 때문에 시그니처처럼 이후 시리즈에서 써먹을 수도 있긴 하겠지만 그걸 메인 해결 방식으로 사용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가 있다. 구출이 돋보이고 긴박하게 보여야 하는데 브리핑이 계속 리듬을 끊는 역할만 한다. 클라이맥스를 향해 가기 전 사건을 명료하게 하고, 선과 악을 나누고, 모르던 npc가 깨닫게 하는 정도로 사용했어야 하지 않나 싶다.

아무튼 이번 시즌도 이렇게 막을 내렸다. 마지막에 구영선 가면이 약간 맥락없이 등장하기는 했는데 아무튼 이 시리즈의 최후 빌런으로 낙점이 되어 있는 거 같다. 부디 스토리를 이어갈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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