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1

불볕, 정체, 고립

1. 불볕 더위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의 여름 더위는 불볕 더위가 지속되다가 장마, 그리고 이후 찜통 더위 이렇게 나눌 수 있다. 앞은 건식 사우나, 뒤는 습식 사우나. 온도보다 습도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불볕 더위는 그늘에만 있으면 그래도 괜찮아라고 생각하는데 이번 불볕 더위는 좀 너무 심하다. 6월 불볕 더위가 35도 씩이나 찍어버리니 지금까지와는 추세가 좀 다르고 그늘에 있어도 햇빛 받는 쪽의 열기가 전해져 온다. 남쪽 지방에 장마 비가 많이 내린다는 데 그것도 이유가 아닐까 싶다. 아무튼 올해 찜통 더위도 지금까지와는 추세가 좀 다르겠지. 우울하다.

2. 이런 와중에 아산에 다녀왔다. 헷갈렸는데 천안시가 있고 아산시가 있다. 이 둘은 약간 스무스하게 연결되어 있다. 온양은 아산의 일부다. 한때 나뉘어져 있던 흔적이 남아있는데 예를 들어 지하철 아산역은 천안아산KTX와 같은 자리다. 온양은 온천동이라는 이름으로 아산시에 흡수되어 있다. 아산 터미널은 몇 개로 나뉘어져 있는데 아산 배방, 아산 온양 이런 식이다. 

3. 지하철도 가지만 고속 버스를 타면 1시간 반 정도 걸린다. 갈 때는 그려려니 싶은데 올 때 보니까 천안에서 반포 IC까지 오는 시간과 반포 IC에서 고속터미널 들어가는 시간이 비슷하게 걸리는 거 같다. 서울 진입이 너무 막힘. 고속도로에서 버스 터미널로 이어지는 전용 지하도 같은 게 있으면 좋지 않을까...

4. 고속도로를 타고 오다가 논밭이 펼쳐진 허허벌판 위의 아파트를 봤다. 허허벌판 위에 별 이유 없어 보이는 고층 아파트 한두채, 크게는 단지는 예전에 봤을 때는 왜 저런 걸 짓지 했지만 보안, 가사 노동 감소, 냉방과 난방의 효율 등의 측면에서 유리한 점이 많기는 하다. 말하자면 우리식 능률주의와 효율주의의 결과물이다. 

아무튼 그렇게 본 아파트는 북천안자이포레스트라는 단지로 10동에 1348세대나 된다. 세대당 2명이 조금 넘는다고 가정하면 3000명 가까이 되는 사람이 나름 뜬금없어 보이는 지역에 모여살고 있다. 망향휴게소에서 가까운 곳이고 아파트 단지 바로 옆에는 충청남도 119 특수대응단이라는 꽤 큰 규모의 시설이 있다. 멀리서 봤을 때는 그냥 평지 위에 아파트들만 보인다. 바로 뒤에는 몇 개의 저수지가 있는 성거산이라는 산이 있고 캠핑장과 기업 연수원 같은 것도 있다. 저기서 살면 밤에 나가거나 들어오긴 어렵겠다 싶었지만 자세히 보고 있자니 저기서 살 수 있다면 한적함과 산책 코스, 적당히 고립되어 있지만 뒤로 연결되어 있는 성거읍 등 또 꽤 좋지 않을까 싶어졌다. 

다음 지도에서는 이렇게 보인다.



5. 유로 2024가 진행중이다. 이태리는 살면서 봤던 이태리 중 제일 못하는 거 같다. 공격, 미드, 수비 어디 하나 믿음직한 데가 없음. 다만 골키퍼가 굉장하다. 코파 아메리카도 시작되었다. 보기에는 이쪽이 시간이 더 좋긴 하다. 이쪽에서는 브라질 좀 좋아하는 데 이쪽도 올해는 불안불안하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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