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울산에 다녀왔다. 비슷한 느낌의 포항, 거제는 살짝이라도 들른 적이 있는데 울산은 처음이었다. 아주 짧은 기간 있었지만 나름 인상적인 부분들이 있다.
이번 울산 체험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울산역, 삼산동, 동구. 이 세 구역은 대중교통으로 1시간 정도 간격으로 떨어져 있고 비연속적이다. 즉 울산역에서 삼산동으로 가는 동안 뭔가 도시가 끊긴 듯한 지역을 거친 다음 약간 다른 타입의 도심으로 들어선다. 동구에 갈 때도 마찬가지다. 추측건대 각자 발전하던 지역들이 모종의 이유로 합쳐진 게 아닐까 싶다.
일단 울산역은 처음에 지도에서 볼 때 아니 왜 여기에 KTX 역이? 싶은 곳에 있다. 머리 속의 울산이 아니라 울진에 있기 때문이다. 울산 주민들에게 불편한 게 아닌가 싶었지만 예상을 깨고 이용객 수가 꽤 많다고 한다. 그래도 울산 본진에서 가까운 태화강 역도 조만간 KTX가 들어선다고 하니 그러면 훨씬 편해질 거 같다. 태화강 역은 청량리 - 부전 열차의 고속철도화 연장선 상에 놓여있다. 아무튼 이 지역은 산넘어 산, 산, 산이다. 첩첩산중으로 가까이에 신불산과 가지산이 있다. 양산까지 이어지는 태백산맥 줄기의 끝부분 정도인 거 같은데 그래서 날씨도 변화무쌍하다. 전국이 다 더웠는데 울산역에 내렸을 때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다. 딱 봐도 소나기인 거 같았지만 너무 내렸는데 다행히 잘 피해서 우산을 구입하지 않고 위기를 넘겼다.
삼산동 구역은 번화가 인 거 같다. 백화점이 현대, 롯데 두 개나 있으면 평범한 지역이라 할 수 없다. 아무튼 이 부분에서 특이점은 도심 가운데 거대한 관람차. 뜬금없이 있어서 저건 뭔가 했다. 그에 이어지는 다른 특징은 여기는 평지다. 이 지역 울산 전체가 다 평지인 거 같다. 사거리를 건너다 보면 도로가 일자로 끝도 없이 보인다. 주변을 둘러봐도 산 같은 건 보이지 않음. 지평선 까지는 아니고 어느 정도 언덕 굴곡이 있긴 하지만 사방이 일자로 길게 뚫려있는 풍경이 보이는 게 상당히 낯설었다. 이 두 가지 특징이 결합하면 관람차를 타면 꽤 전망이 좋을 거 같긴 했다.
그리고 동구. 삼산동에서 태화강을 지나 또 미지의 숲 지역을 지나다 보면 현대 자동차, 현대 중공업이 줄줄줄 나온다. 그리고 그에 연결된 거대 항구와 함께 동구가 나온다. 울산역와 비슷하게 여기는 왜 울산?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아마도 현대 공장과의 연결선상에서 그리 된 게 아닐까 싶다. 동구 자체는 구시가지 느낌이 있는데 지도를 보니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현대백화점도 있고 그렇다. 아무래도 울산이라 현대백화점이 더 쉽게 들어서는 건가 싶기는 하지만 그래도 백화점이 있는 지역이다. 여기서 좀 더 동쪽으로 가면 대왕암도 있고 해수욕장도 있고 그런 구역이지만 동구에서 다시 삼산동으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에 관광지는 전혀 보지 못했다.
뭔가 도시의 세 섹터가 매우 다른 느낌이다. 이외에 전반적인 인상으로 일단 거리 쓰레기통이 없다. 한 번도 못 본 거 같은데 찾아보니까 실제로 51개인가 있다고 한다. 어디 한데 모여있는 건가... 그리고 대중 교통이 상당히 와일드하게 달린다. 아무래도 좀 먼 거리를 가서 그런건가 싶다. 딱히 불친절까지는 모르겠지만 좀 무섭게 달림. 버스 정류장 안내는 좀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는데 다음 정류장 이름이 화면에 나오지 않을 때가 있고 + 버스 안내 목소리가 잘 안들린다.
원래 지방도시에 가면 꼭 지역의 오래된 떡볶이집을 찾아 먹어보는데 이번에는 그럴 시간까진 없었다. 아쉽지만 언젠가 다음 기회를 기약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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